막내 티 벗은 kt wiz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wiz가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 1군에 뛰어든 kt는 1년 새 막내티를 완전히 벗고,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kt는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둔 6일 현재 3승1패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건 창단 후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4경기를 돌아보자면 kt의 ‘성장 폭’은 두드러진다. kt는 지난해 기존 형님구단과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개막 11연패를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월까지 kt가 거둔 승수는 고작 3승(22패). 승률은 겨우 1할(0.12)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중심을 잡아줄 주력 선수가 부족했다. 선수 절반이 프로 2년차 이내 신예들이었고, 두 번이나 방출을 당한 김사연처럼 기존 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나머지 반을 차지했다. 특별지명을 통해 9개 구단으로부터 얻은 이대형, 김상현이 없다면 제대로 된 라인업을 짜기도 어려웠다. 조범현 kt 감독도 “계산이 서질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비시즌 이진영, 유한준, 김연훈 등 남부럽지 않은 구슬을 그러모은 kt는 SK 와이번스와 개막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했고, 홈 개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겼다. 특히 삼성전 승리는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해 kt는 삼성에 3승13패로 유독 약했다. 2015년 8월4일부터는 내리 7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kt는 이번 홈 개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삼성전 7연패 사슬을 끊을 수 있었다. 조 감독은 “이진영, 유한준이 주력 선수로서, 고참 선수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는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본인 활약도 있지만,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는 조언이 있다. 위에서 열심히 하니 밑에 선수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고참 그룹이 만든 좋은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실제로 kt의 분위기는 현재 최고조다. kt는 5일 삼성전에서 중심타자 김상현과 앤디 마르테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신구조화가 돋보였다. 고참 선수인 유한준(3타수 2안타 2타점)과 이대형(2타수 1안타 3볼넷)이 앞에서 이끌고, 하준호(5타수 3안타 2타점), 고영표(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등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쳤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꽉 뭉쳐 든든한 느낌이다”며 “내가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요즘 우리 애들은 칭찬을 안 해줄 수가 없다. 집중력이 정말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조성필기자

달라진 하준호에 kt wiz도 휘파람

“우리 준호가 달라졌어요.” 시범경기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하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wiz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로도 자신의 베팅을 하더라. 분명 한 단계 성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속된 말로 MSG를 친 말인 줄 알았다. 하준호는 당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보자면 당시 kt 관계자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닌 것 같다. 5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 경기까지 포함한 지난 4경기에서 하준호가 거둔 성적은 타율 0.500(14타수 7안타), 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071. 완전히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나서 5일 삼성전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까지 자처했다. 2008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던 당시만 해도 하준호는 좌완 투수 유망주였다. 2009년과 2010년 1군 무대에서 총 25경기 15.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2011년 4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도 받은 하준호는 2013년 고민 끝에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그는 지난해 5월 2일 롯데에서 kt로 팀을 옮겼다. 이적 후 타율 0.271, 5홈런, 25타점으로 활약한 하준호였지만 올 시즌 입지는 불안했다. 동 포지션에 유한준, 이진영 등 베테랑이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하준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었다. 코칭스태프가 휴식을 취하라고 해도 스스로 그라운드로 나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아픈 곳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를 가리켜 “고생을 더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스프링캠프에서 흘린 땀은 정규시즌에 들어 결실을 보고 있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하준호는 이제 kt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그는 “이제 진짜 야구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지난해 부상으로 약 2달 동안 1군에서 제외됐는데 올해는 건강히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하준호의 성장에 kt도 휘파람을 불고 있다. kt는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둬 창단 후 처음으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개막 11연패를 당하는 등 ‘동네북’ 신세가 되면서 다른 팀들의 ‘승수 자판기’ 취급을 받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하준호는 “올해 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선배들이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와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며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조성필기자

달라진 kt, 안방서 사자 사냥

kt wiz의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30)가 ‘승리 요정’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에이스 본능은 여전했다. 밴와트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개막 경기에서 5이닝을 1점(비자책)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안타 5개를 맞았지만, 삼진 3개를 잡는 등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밴와트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삼성을 8대3으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지난 시즌 수원 홈 개막 경기에서 맞붙었던 kt와 삼성은 올 시즌에도 공교롭게도 다시 만났다. 지난해에는 kt 크리스 옥스프링이 4이닝 만에 6실점하며 무너져 삼성이 8대6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결과는 정반대였다. 신(新) 에이스 밴와트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면서 kt가 1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밴와트 개인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승리였다. 그동안 밴와트는 삼성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과의 경기에 3번 등판한 밴와트는 1승1패, 평균자책점 5.00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쾌투로 ‘사자 징크스’를 떨쳤다. 시범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한 밴와트는 지난 1일 벌어진 SK와의 시즌 개막 경기의 선발로 점쳐졌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과 가진 면담에서 홈 개막전 선발로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고, 승낙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자신이 왜 홈 개막 경기에 선발 등판했어야 하는지 몸소 증명했다. 초반은 불안했다. 1회를 실점 없이 마친 밴와트는 2회초 삼성 박한이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후속 백상원의 타구를 이대형이 놓치면서 1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이지영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김상수를 외야 뜬공을 잡으면서 한숨 돌렸지만, 구자욱에게 또 한 번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만루에 처했다. 그러나 밴와트는 위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박해민을 내야 뜬공으로 잡으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밴와트는 이후 4·5회에도 출루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고비처마다 삼진과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밴와트의 호투 속에 kt 타선도 힘을 냈다.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밴와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유한준은 6회말 삼성 불펜 정인욱의 124㎞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고향팀에서의 첫 홈런을 신고했다.조성필기자

케이티 위즈 파크, 야구에 흠뻑 빠지다

5일 kt wiz의 홈 개막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평일인데도 관중 1만3천575명이 몰렸다. 경기 시작 3시간부터 겨우내 야구에 목말라던 팬들이 모였다. 경기장 내 인기 먹거리 부스에는 50여명이 줄을 서 음식을 구입하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경기장 안팎이 시끌벅적했다. 외곽에서는 정조대왕 능행차 퍼레이드가 펼쳐졌고, 안쪽에선 ladywiz(kt wiz 치어리더), 걸그룹 ‘우주소녀’의 홈 개막전 축하공연이 열려 팬들을 매료시켰다.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씨의 소개에 따라 kt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때는 관중들이 하늘로 날린 풍선이 물결을 이뤄 또 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시구 또한 인상적이었다. 전광판 꼭대기에 설치된 수원 화성(華城) 모형의 문에서 불꽃이 터져 나왔고, 전광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 연결된 선을 따라 불꽃 공이 날아들었다. 지난 시즌 홈 개막전에서 한 차례 선보인 적 있는 무인 불꽃 시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kt가 수원과 만나 야구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준 명품 시구였다. KBO리그 최초로 선보인 가상현실(VR) 콘텐츠도 인기였다. VR이란 360도로 펼쳐지는 영상과 음향을 통해 실제와 흡사한 가상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kt는 VR 서비스를 위해 1루와 3루, 포수석에 총 3대의 VR 카메라를 설치했다. 관중들은 머리에 쓰는 카드보드 VR 기기(HMD)를 사용해 그라운드를 상하좌우로 360도 영상으로 감상했다. VR 서비스를 접한 유진수(32)씨는 “경기 현장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소하고 신기했다”며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조성필기자

‘중심 타선 붕괴’ 조범현 감독 “다들 빠지니 휑하긴 하더라”

“중심 타자들이 모두 빠지니 ‘휑’하긴 하더라.”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이 부상으로 결장 중인 중심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3일 SK와 경기는 유한준, 김상현, 앤디 마르테 없이 치렀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한준과 김상현, 마르테는 시즌 전부터 kt의 중심타선을 책임질 자원으로 꼽혔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60억원이란 잭팟을 터뜨리며 넥센에서 이적해 온 유한준은 지난 시즌 타율 0.362, 116타점을 기록한 KBO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는다. 시범경기에서도 주로 3~5번 타순에 배치돼 타율 0.375, 6타점을 터뜨리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상현 역시 4번과 5번을 오가며 타율 0.333, 홈런 5개를 때리며 입지를 공고히 했고, ‘효자 용병’ 마르테도 타율 0.346, 7타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지난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가장 먼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건 마르테였다. 시범경기 말미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개막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개막 후에는 유한준과 김상현이 부상자 대열에 합류했다. 유한준은 2일 SK전에서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발목을 삐끗했으며, 김상현도 같은 날 연장 10회 수비 도중 넘어져 오른 발목을 접질렸다. 중심 타자들의 줄부상에 조 감독도 고민에 빠졌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쏴 올린 문상철은 임시로 4번 타자로 올려보기도 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문상철은 3일 SK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도 2개나 당했다. 조 감독은 이날 삼성과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도 마르테와 김상현을 제외했다. 마르테와 김상현은 경기에 앞서 러닝 등 가벼운 훈련을 진행했지만, 조 감독은 이들의 몸상태가 완전치 않다고 판단해 과감히 이름을 뺏다. 마르테와 김상현은 더그아웃에서 대기하다 대타로 기용될 예정이다. 다행히 유한준은 4번 타자로 출격한다. 가벼운 부상이었던 만큼 이틀간 휴식으로 경기 출전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조 감독은 유한준 외에 이진영과 박경수를 각각 3·5번 타순에 넣어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다. 뒤로는 윤요섭-김연훈-문상철-박기혁이 차례로 포진됐다. 테이블세터는 하준호와 이대형이 맡는다.조성필기자

[위클리 스타] kt wiz 내야수 김연훈… 야구인생 제2막 개봉

계약금 1억원. 연봉 4천700만원. 프로야구 kt wiz 내야수 김연훈(32)이 올해 구단과 맺은 계약 조건이다. 수십억원대 계약이 흔한 요즘 프로야구 시장에서는 박봉에 속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개막 3연전에서 선보인 김연훈의 활약은 억대 연봉 선수 못지않았다. 3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4타점, OPS(장타율+장타율) 1.235를 기록했다. 해결사 기질도 돋보였다. 그는 1일 친정팀 SK 와이번스와 개막전에서 0대0으로 맞선 2회초 SK의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3일에는 0대2로 패색이 짙던 7회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2007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김연훈은 사실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SK에 트레이드 된 2008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주로 대주자나 내야 백업 선수로 기용됐다. 김연훈은 “1군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자 발버둥치던 시기였다”며 “그러던 차 허리 부상이 겹치면서 회의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이 있었지만, 방망이가 약했다. 결국 SK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 때 김연훈을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방출에 가까웠다. 하지만 kt가 지명권 한 장을 쓰면서 김연훈은 야구인생 제2막을 열 수 있었다.kt에 새 둥지를 튼 김연훈은 지난 겨울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언제까지나 백업 요원으로 전전할 수 없다’는 간절함이 그를 일깨웠다. 수비뿐 아니라 방망이로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자 손바닥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방망이를 휘둘렀다.스프링캠프에서는 타격 폼을 수정했다.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는 힘을 빼기 위해 스윙을 짧고, 간결하게 만드는 데 온힘을 쏟았다. 김연훈은 “조범현 감독님부터 황병일 수석코치님, 이숭용·최종범 코치님까지 모두 나서주셔서 단점을 세심히 지적해주셨다”며 “그 부분을 보완하고자 부단히 연습했다”고 말했다.김연훈은 “대수비든, 대주자든 매 경기 나갔을 때마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kt 목표인 탈꼴찌도 놓칠 수 없다. “매번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시즌 kt가 꼭 탈꼴찌를 하고 싶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하도록 최선을 다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조성필기자

kt wiz, 개막3연전 위닝시리즈 장식… 시즌 돌풍 예고

프로야구 kt wiz가 개막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2016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kt는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에서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6회까지 0대2로 끌려갔으나, 7회초 김연훈의 2타점 적시타와 이진영의 3점 홈런을 묶어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앞선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던 kt는 이날 승리로 시즌 2승째를 신고,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 더그아웃 분위기는 다소 어두웠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부상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심타선이 모두 빠지는 불운이 따랐다. 앤디 마르테가 햄스트링 부상, 김상현과 유한준은 발목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차·포를 떼고 장기를 두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했던가. kt는 이진영(2타수 1안타 3타점), 김연훈(3타수 1안타 2타점)이 타선을 이끌며 부상으로 빠진 중심 타자들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조범현 kt 감독은 “중심타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며 “향후 경기를 치를 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마운드도 제 몫을 다하며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선발 등판한 요한 피노는 6.2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안타 5개를 맞았지만, 볼넷을 1개밖에 안 내줄 정도로 제구가 안정적이었다. 5대3으로 쫓기던 9회말 무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마무리로 등판한 김재윤도 삼진 1개를 솎으며 승리를 지켰다. SK 김성현의 내야땅볼 때 1점을 잃었지만, 승계주자 실점으로 자책점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SK는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종훈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투구 수가 이미 100개를 넘긴 상태였다. 제구가 흔들렸고, 결국 연속 사구로 무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SK는 부랴부랴 김승회를 소방수로 투입했지만, 달아오른 kt의 분위기를 잠재우기에는 때가 늦었다. 8회말과 9회말 2사 2, 3루 기회에서 이재원(4타수 1안타)과 헥터 고메즈(5타수 1안타)가 범타로 물러난 점 역시 뼈아팠다.조성필기자

kt, 김광현 상대로 또 한 번 화력쇼… 개막전 승리 장식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1일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선발 김광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kt wiz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에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이다. 김 감독은 “광현이가 준비를 많이 했다. 오늘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김광현도 단단히 벼른 모습이었다. 지난해 kt와의 다섯 차례 만남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한 그였다. ‘올해는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표정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하지만 kt의 방망이는 생각 이상으로 매서워져 있었다. kt는 김광현을 상대로 4.2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9안타를 터뜨리고 7점을 뽑았다. 포문은 지난해 SK에서 이적해 온 김연훈이 열었다. 김연훈은 0대0이던 2회초 2사 1루에서 김광현의 147㎞ 직구를 밀어쳐 선제 투런 홈런을 쏴 올렸다. 카운트 펀치는 포수 윤요섭의 몫이었다. 4대4로 맞선 5회초 2사 2루에서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두들겨 역전 2점 아치를 그렸다.대포 2방에 김광현은 휘청댔다. 허공을 향해 한숨을 깊게 내뱉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후 kt 김사연과 박기혁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1점을 더 헌납한 김광현은 결국 김연훈의 타석 때 채병용과 교체됐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김광현의 표정은 자존심이 상한 듯 잔뜩 굳어 있었다.상대 에이스를 조기에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은 kt는 7회 1점을 더해 8대4로 이겼다.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조범현 kt 감독은 “타자들이 골고루 자기 역할을 잘 해줘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kt 선발 슈가 레이 마리몬은 6이닝을 4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3회말 SK 헥터 고메즈에게 3점 홈런을 맞고, 4회말 박재상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다. 마리몬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파이팅을 보여줘 힘을 얻었다”며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