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근무 공무원 “과로 때문에…”

구제역 차단을 위해 방역초소와 가축 살처분에 투입됐던 공무원들이 연일 계속되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귀가길 사고가 잇따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12일 새벽 1시께 안성시청에 근무하는 J씨 등 2명은 안성시 금광면 옥정리 구제역 방역초소에서 근무를 마친 뒤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지방도 302호에서 눈길에 미끄러져 전봇대를 들이 받았다.이 사고로 차량은 크게 파손돼 폐차처리됐고 이들은 온몸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또 지난 10일 오후 5시께 안성시 서운면 조류인플루엔자(AI) 농장 가금류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B씨와 C씨가 매립지 비닐깔기 작업중 깊이 3m 아래 웅덩이에 떨어져 허리 등을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용인지역에서는 차량이 전복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지난 11일 밤 9시25분께 처인구 양지면 물류센터 부근 도로에서 김모씨(48) 등 시 공무원 5명(남 2명, 여 3명)이 타고 있던 무쏘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전복됐다. 이 사고로 여직원 3명이 찰과상 등 부상을 입어 다음날인 12일 오전까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안성시 관계자는 물레방아 처럼 돌고도는 근무와 살처분 현장, 초소활동 등으로 직원들이 파김치 상태라며 자원봉사자를 통한 근무 여건 개선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안성=강한수박석원기자swpark@ekgib.com

손님 발길 ‘뚝’… 축산업·상인들 “죽을 맛”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되면서 도축장, 한우식당, 순대국밥집 등 관련업종으로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더욱이 구제역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예방접종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마저 도내에서 발생하면서 농민뿐만 아니라 중소상인 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도축장 개점 휴업경기도가 지난 6일 폐쇄됐던 일부 도축장의 운영을 재개했지만 도축 물량이 평소의 10%도 채 안돼 울상을 짓고 있다.도는 육류성수기인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6일 축산물 수급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구제역 발생지 10㎞이내에 위치해 폐쇄됐던 3개 도축장의 운영을 재개했다.이에 따라 12일 현재 도내 11개 도축장 중 파주동두천김포 등 3개을 제외한 안성부천남양주안양화성평택포천광주 등 8개도축장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도축장 관계자들은 도축물량이 없어 문을 닫은 것이나 다름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지난 2일 폐쇄된 뒤 6일부터 운영을 재개한 부천축산물공판장은 매년 설 대목이면 하루 소 340두 이상, 돼지 1천두 이상을 도축했다.그러나 12일 하루 동안 소 38두와 돼지 53두를 도축하는데 그쳐 소는 예년 도축량의 10%, 돼지의 경우 5%를 도축하는데 그쳤다.안양 협신식품도 구제역 발생 이전에는 하루 평균 소 200두, 돼지 1천400두 이상을 도축했지만, 이날 도축량은 소 25두, 돼지 118두에 불과했다. 특히 운영을 재개한 6일 이후 주말을 제외한 5일간의 도축량이 소 320여두, 돼지 1천220여두에 불과해 예년의 하루 도축량에 불과했다.■ 음식점도 운영난구제역과 예방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소와 돼지고기를 주메뉴로 하는 식당들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설 대목 코 앞인데 도내 도축물량 평소의 10%도 안돼재료 수급 힘든 전문음식점도 운영난에 개점휴업 상태AI까지 겹쳐 5일장 폐쇄 장기화로 영세상인도 생활苦점심시간이 한창인 12일 낮 12시30분께 한우를 전문으로 수원시 인계동의 식당들은 손님이 거의 없어 대부분 빈 테이블이었다.이들 한우전문점은 구제역 발생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한 식당업주는 손님이 붐빌 저녁 시간대조차 손님을 한 테이블도 받기 힘들다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육회전문점이나 순대국집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최근 매출이 30~40% 감소했다.수원의 한 육회전문점은 최근 매출급감 등으로 문을 닫았다.더욱이 구제역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재료수급도 힘들어진데다 설 연휴가 지나면 도축장이 일괄적으로 폐쇄된다는 루머까지 돌아 음식점 업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5일장 영세상인들도 생활고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되는 민속 5일장이 늘어감에 따라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도내 지자체들이 잇따라 민속 5일장을 잠정 폐쇄하면서 대목인 설을 앞두고 장사를 하지 못하는 상인들의 속도 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12일 현재 도내 72개 5일장 가운데 양평, 포천, 연천, 여주, 이천, 안성 등에서 열리는 20여개 장이 잠정 폐쇄됐다.일부 상인들은 장이 열리는 다른 지역을 찾아다니거나 장이 재개할 때까지 임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라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고 나이가 많아 다른 일을 구하기 힘든 상인들은 대책없이 장이 다시 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이호영 전국 5일장연합회 회장은 구제역 사태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상인들도 어느정도 이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5일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이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병의기자 redsick@ekgib.com

“3년 전 AI악몽… 되풀이 안한다”

주민들 자발적으로 11개조 방역팀 구성마을길목 통제 차량사람 빈틈없이 소독죄송합니다! 마을에 외부차량 통행은 전면 금지됐습니다.11일 오전 11시30분께 안성시 일죽면 장암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38번 국도변과 불과 50여m 떨어진 마을 입구에서 방역복을 입고 있는 주민 3명이 도로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마을로 들어가는 사람과 오토바이, 학원택배 차량 등에 대해 빈틈없이 통제하고 있다.잠시후 택배차량이 진입하자 주민들은 규제봉으로 차량을 세운 뒤 이 차량은 우리마을만 들어오는 차량이 아니죠. 잠시 차량에서 내려 소독 발판에 신발을 담가 주세요라며 운전자에게 말했다.구제역 확산에 이어 지난 6일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마을 인근에서 발생하자 장암리 주민 300여명은 마을회관에 모여 우리마을은 우리가 지킨다는 각오로 방역소독에 나서기로 했다.이같은 주민들의 모습은 지난날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이곳은 지난 2007년 AI발생으로 애지중지 키우던 닭 20만여마리를 매립하는 아픔을 겪었다.축산농민들은 소독기 구입을 위해 십시일반 기금을 내놓고 주민들은 방역소독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주민들은 우선 축산농가 위주로 방역대책팀을 구성, 1개조 3명씩 모두 11개조로 편성하고 마을 6개 진입로 중 5곳을 전면 폐쇄한 뒤 이달 말까지 1곳을 진출입로로 사용키로 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독활동을 벌이고 있다.또 이들은 나름대로 근무 수칙도 만들었다. 모든 차량 및 오토바이 정지 후 소독, 차량하부 소독, 오존적외선 램프로 사람과 차량 내부 소독, 모든 차량 마을차량 전면 금지 등의 수칙을 마련,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이 같은 주민들의 노력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마을에는 후원금을 비롯해 빵, 라면, 음료 등 물품이 쇄도하고 있어 축산농민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우항묵 이장은 어떠한 외부인과 차량도 과감히 차단하여 마을로 들어가는 물건을 방역초소 앞에 내려놓게 한 뒤 주민들에게 연락하고 있다며 불편은 잠시지만 일단은 질병 오염원을 차단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이에 황은성 시장은 마을을 방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제역 퇴치를 위해 철저한 방역에 나선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장암리 마을주민들의 표본을 삼아 자발적 방역 활동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ark@ekgib.com

새벽 용인 아파트서 이중窓 ‘펑’

용인의 한 아파트 안방 창문이 입주민이 잠든 새벽에 갑자기 폭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11일 S건설과 피해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3시30분께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S아파트 14층에 거주하는 A씨의 집 안방 두께 5㎜의 이중창(가로 105㎝세로 155㎝)의 안쪽 유리가 갑자기 펑소리와 함께 깨졌다.당시 안방에는 A씨와 부인, 딸이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었으나 커텐이 쳐 있어 파편이 튀지 않고 창문 바로 밑으로 유리조각들이 떨어져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하지만 A씨는 유리가 외부충격없이 폭발 형태로 깨지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강화유리보다 가격이 저렴한 일반유리로 시공하면서 불량 제품을 쓴 것이 아니냐며 이와 유사한 사고가 지난해 옆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실내건축 전문가는 이중창의 안쪽은 진공상태로 만들어지지만 두 유리의 모양이 서로 다르거나 제대로 끼워지지 않으면 유리면 안쪽에 진공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공기가 들어가 누적된 외부 압력에 의해 파손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S건설 관계자는 담당자를 현장에 보내 정확한 사고 내용을 확인하도록 지시했다며 사고 원인을 확인해보겠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한편 S아파트는 지난 2006년 4월 준공돼 8개동 482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구제역에 AI까지… 안성 ‘당혹’

구제역이 경기지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안성에서 도내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해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10일 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운면 신흥리 오리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 3만3천200여마리 가운데 100여마리가 집단폐사돼 농장주 L씨가 방역당국에 의심신고를 접수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조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안성에서 AI가 발병한 것은 지난 2008년 5월 이후 3년만이다.시는 지난 9일 1차검사에서 AI항원(H5형)이 나오자 해당농장 오리 3만2천여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으며 AI 확진에 따라 반경 500m내 닭농장의 6만여마리도 살처분할 계획이다.또 반경 10㎞내 24개 농가 97만6천여마리에 대해 이동제한조치를 내리고 산란율과 폐사 여부에 대해 집중예찰키로 했다.이와 함께 이동통제초소 26개소에서 출입차량 통제와 소독을 실시 중이다. 안성의 116개 농가는닭과 오리 530만여마리를 키우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죽고삼죽산 등 3개 면에서 9건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방역당국을 당혹케 했다.이날 오전 9시10분께 일죽면 신흥리 D농산에서 사육 중인 한우 25마리 중 몇마리가 수포 발생과 침흘림 현상을 보여 구제역으로 의심 신고됐으며 일죽면 화곡리 한우농가 3곳, 죽산면 매산리 돼지농장 등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한편 안성지역에서는 5곳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으며 시흥의 대야동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구제역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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