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라면 누구나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신규 시장의 문을 여는 이른바 블루오션 개척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아이디어의 홍수 속에서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기존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틈새 시장의 문을 여는 융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작은 아이디어들이 융합할 때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혁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발맞춰 산업분야도 융복합 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융합 활성화를 도모하고 한국형 산업융합의 성공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4일 산업융합 선도기업 20개사를 선정했다. 지난 10월 10일부터 모집공고, 서류심사, 현지실사 등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20개 기업들은 글로벌 트렌드, 웰니스(Wellness), 문화, 안전, 에너지, 스마트 교육, 공장 자동화 등 7개 분야에서 탁월한 융합역량과 기술력의 우수성, 경제적ㆍ기술적 파급 효과 등을 인정 받았다. 그중에서도 스마트 교육(Smart Education) 선도형 기업으로 선정된 (주)아하정보통신(대표 구기도)은 단연 눈에 띈다. 이 업체는 디지털 교실에 필요한 전자칠판의 핵심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교육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점을 인정받았다. 신개념 자가혈당측정 시스템 개발을 통해 웰니스(Wellness) 선도형 기업으로 선정된 아이센스(공동대표 차근식)도 대표적인 산업융합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아이센스가 개발한 자가혈당측정기는 검사지의 코드 정보를 별도로 입력해야 하는 불편없이 0.5L 소량의 혈액으로 5초만에 혈당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의 편의성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자전거 제조 공장을 보유한 알톤스포츠(대표 박찬우)는 가치형 경량 전기자전거로 문화 선도형 기업에 뽑혔다. 기존 일반자전거에 배터리와 전력기반 동력장치를 융합한 알톤스포츠의 전기자전거는 타 제품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고효율, 저소음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제품으로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 제품에 작은 아이디어를 더해 편리함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아하정보통신의 경우 전자칠판에 다양한 터치 센스를 장착, 자유로운 판서기능을 더해 타국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기했고, 아이센스는 일일이 검사지 코드 정보를 입력해야하는 불편을 없앤 신개념 제품으로 혁신을 일으켰다. 또 알톤스포츠는 기존에 개발된 전기자전거보다 더 가볍고, 더 조용하고, 더 친 환경적인 전기자전거를 개발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위대한 발명이라기보다는 기존 제품에 작은 아이디어를 융합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산업융합의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아하정보통신, 독자 기술로 글로벌 강소기업 자리매김 김포시에 자리잡은 아하정보통신은 산업융합을 통해 스마트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 2006년 전자 유도 방식을 이용한 디지터이저 기술 개발에 성공해 2007년 정보통신부로부터 신기술 인증(NEP)을 획득한 이 업체는 차별화된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자유도 방식을 활용한 차별화된 기술력의 핵심은 바로 섬세한 판서기능이다.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채용해 멀티터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한 제품들은 기존의 전자칠판과는 달리 자유로운 첨삭이 가능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들은 국내 각급 학교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국내 1천500여개 대학교는 물론 전국 초ㆍ중ㆍ고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서울시 교육연수원, 순천시청, 한국패션센터, 제주농촌진흥원, 중앙대 의료원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또 미국, 유럽, 러시아, 인도, 중동 등 34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업체들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차별화된 전자칠판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하정보통신이지만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멀티미디어 학습 장비 유통회사로 출발한지 3년만인 지난 1997년, 외상으로 구매한 13억원 어치의 제품을 도둑맞는 악재를 만나게 된 것이다. 결국 아하정보통신의 구기도 대표는 직원을 모두 정리하고 집과 땅 등 개인재산을 모두 처분하는 등 30대 청년 사업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겪어야 했다. 사무실 한켠에 살림을 차리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연구를 거듭해야하는 악조건을 감내한 구대표는 지난 1999년 다시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자체 기술 없이는 큰 성공도 없다는 신념 아래 각고의 노력을 거듭한 아하정보통신은 지난 2006년 전자 유도 방식을 이용한 디지터이저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벤처 기업 인증과 이노비즈 기업 인증, 신기술 인증, ISO9001, 4001, 특허실용신안, 의장 등록, 프로그램 등록증, 인터넷 무역 인증, CE, FCC, MIC, 부설 연구소 인증, S/W 사업자 확인서, 정보통신공사업 등록증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증과 특허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방울이 뿌려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구기도 대표는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고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만큼 어려웠던 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의 사훈도 처음처럼이라며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전 세계의 교육 환경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유비쿼터스 기술의 발전으로 도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IT기술의 발전에 따른 기기, 인프라, 서비스의 진화로 대표되는 유비쿼터스 패러다임은 이종산업 간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새로운 도시의 구성 요소로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 도시와는 차별화된다. 실용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지능적인 도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도시로의 진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도시공간에서도 유비쿼터스 기술과 도시 서비스 간의 융복합을 통한 보다 발전된 U-City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의 자치단체들은 한국형 21세기 정보통신 융합도시 U-City 시대의 도래로 생활양식 변화에 따른 도시공간 변화를 꾀하고 있다.2014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편리한 도시, 안전한 도시, 건강한 도시, 쾌적한 도시로 대변되는 U-City 구축에 따른 도시공간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한 창조의 길을 모색해본다. ■ ICT-도시기반시설-서비스 통합관리 U-City 시대 도래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 만명에 육박하는 등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스마트워크, 스마트러닝과 같이 새로운 문화와 생활양식이 적응하기 조차 힘든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미래도시가 제안됐고, 국내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유비쿼터스 기술을 도시 기반시설 등에 결합시켜 도시의 주요기능에 관한 정보를 서로 연계한 유비쿼터스 도시, 즉 U-City라는 고유 브랜드가 도입돼 일선 자치단체는 이를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U-City를 미래의 진보된 기술을 토대로 도시내 모든 기반시설이 지능화돼 관리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도시로 정의했다. 결국 ICT(기술)-인프라(기반시설)-서비스-관리가 지능화돼 통합 관리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9월 준공된 화성 동탄을 시작으로 용인 흥덕, 수원 광교, 파주 운정, 인천 청라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U-City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집에 앉아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동사무소에 가지 않고 행정업무를 볼 수 있는 편리한 도시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자신의 건강상태를 한눈에 알고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도시 △CCTV 모니터를 통한 방범활동, 홍수 범람과 같은 자연재해 예방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안전한 도시 △대기나 수질, 토양의 오염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 오염 배출원을 줄이고 정화시켜주는 쾌적한 도시 등 U-City 도시생활 양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 지자체별 교통안전복지 등 첨단서비스 단계적 구축 화성시는 지난 2009년 8월 유비쿼터스도시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당시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동탄에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U-City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초에는 향남2택지지구를 비롯해 남양뉴타운, 동탄산업단지, 동탄2택지지구, 송산그린시티 등 계획예정인 택지지구 및 산업단지 등 5개 지구가 U-City로 건설될 방침이었다. 일부 사업지구의 개발지연과 사업 차질로 인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화성시는 지속적으로 거점별 특화 U-City 개발을 통해 안전과 교통, 의료복지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15개 분야 41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용인 U-City는 신도시 위주로 추진되는 기존 U-City와 달리 국내 처음으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용인시 전역에 유비쿼터스 첨단정보통신망을 구축, 5개 생활권별로 특화된 방범보안ㆍ민원행정ㆍ복지ㆍ문화관광ㆍ원격건강관리ㆍ평생학습 등의 공통 U-City서비스 등 모두 40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지생활권은 교통과 환경정보, 용인생활권은 친환경 그린 IT, 기흥ㆍ구성생활권은 R&D 및 문화관광정보, 남이생활권은 산업체 지원과 물류유통관리정보, 백원생활권은 체험학습, 농산물이력관리정보 등을 특화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파주 교하신도시도 U-City 인프라를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도시 전반에 구축되도록 설계해 첨단공공생활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인천 송도, 수원 광교, 성남 판교, 안산시, 시흥 시화, 남양주 별내, 평택 소사벌, 김포 한강, 양주 옥정, 오산 세교, 고양 삼송, 수원 호매실, 인천 영종, 청라, 시흥 장현, 시흥 목감 등 U-City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는 2015년에는 U-City 생활인구가 약 2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 도시공간 경계 무너뜨리다 U-City는 네트워크와 IT 기술을 적용, 원격근무 및 U-쇼핑 등이 가능하게 돼 주거ㆍ업무ㆍ상점ㆍ여가 기능이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져 용도지역의 융복합화, 3차원적 입체화ㆍ세분화 등 토지용도의 복합화를 촉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도시내 도로, 상하수도, 가스, 전기 등 기반시설물에 대한 설치ㆍ유지보수를 연계해 통합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스폭발 등의 사고 발생시 U-센서를 통한 상황감지 및 유관기관으로 자동전파, 피해확산방지 및 응급복구 처리 등 일련의 대처방안이 통합관제센터에서 무인시스템으로 실시간 처리가 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U-City 상품을 브랜드화해 LH형 신도시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김영호 LH 도시시설처장은 새정부 출범과 대내외 환경변화 속에서 정보통신과 도시공간의 융ㆍ복합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창조경제의 일익을 담당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동안 위축됐던 유시티 사업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확대 추진,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대형마트와 SSM에는 없지만 전통시장만이 갖고 있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이야기다. 전통시장에는 대형마트와 SSM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우리네 삶의 정겨운 이야기와 일상이 오간다. 최근 대형마트와 SSM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통시장이 자신들만의 이야기에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ㆍ정보통신)옷을 입고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다. 전통시장이라고 해서 오래된 이야기만 가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SNS, 블로그, QR코드 등 첨단 ICT를 만나 스마트한 시장으로 전통시장의 새 이야기와 역사를 써내려갈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살맛납니다. 몇 년 간 장사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요즘엔 나이 먹는 게 아까울 정도랍니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2동 시범길 먹자골목에서 10년간 닭백숙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숙씨(59ㆍ 파주식당)는 요즘 말그대로 신바람이 났다. 스마트폰으로 고객들과 직접 대화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면서 잃었던 상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되찾고 있다. 이씨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이번 주 가게를 등록한 손님 수를 확인하고 고객 분석 페이지를 보면서 어떤 메뉴가 호응이 좋은지 살펴본다. 스마트폰으로 쿠폰도 종종 발행해 손님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도 하고 있다. 예순을 바라보는 이씨는 SNS나 IT에는 젬병이었다. 가게 홍보는 전단지를 돌리고 간판을 제작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시장에 구축된 ICT기술 스마일로(Smilero)앱을 활용하면서 문 닫을 날만 기다리던 가게는 다시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씨는 최근 블로그를 운영해 손님에게 닭을 배달하는 시스템 구축도 계획 중이다. 스마일로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 가게를 홍보하다보니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파주식당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성남시 수정로 일대 상권이 ICT기술을 만나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앙시장을 비롯한 성남시 수정구 태평역부터 숯골사거리까지 30만5천㎡에 이르는 일대에는 현대시장, 중앙시장, 신흥시장 등 3개 시장과 각종 상점가 등 2천여곳의 점포가 밀접해 지역문화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 곳은 지난 2011년까지만해도 죽어가던 상권이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불황을 이어가던 중 지난 2009년 시청사 이전, 2010년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1년 2천153개의 점포 중 253개가 문을 닫았다. 대형마트 입점과 시청사가 이전한 지 불과 2년만이었다. 성남상권활성화재단은 침체에 빠지고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성남시 수정로 일대 상권을 살리고 더불어 지역주민이 스스로 참여해 만들어가는 지역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기에 착수했다. ICT 기술을 전통시장에 구축하는 스마트워크 사업이 진행됐다. 그 첫 번째 탄생물은 지난 2012년 개발한 소비자와 상인이 소통하고 함께 만드는 지역상권정보 앱 스마일로(Smilero)다. 고객들은 점포정보 검색과 점포별 할인쿠폰 확인, 포인트 적립까지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상인들은 단골고객을 확인하고 무료 메시지 발송, 모바일 쿠폰 발행 등 다양한 타깃 마케팅을 시작했다. 현재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점은 총 2천200개로 이 중 30%인 750개 점포가 모바일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디지털케이블 텔레비전형 스마일로도 시행됐다. 기존 스마일로 앱 정보 내에 수록된 전체 점포들이 디지털케이블 방송으로 송출돼 성남시민 모두가 집에서 상권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변화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젊은층이 관심을 나타내며 시장으로 하나 둘 찾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주요 고객층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점포에 반영했다. 성남 중앙시장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배화자씨(50ㆍ강원반찬)는 스마일로를 활용한 후 매출이 20%가량 늘었다. 손님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고객 시선에 맞춰 점포 인테리어도 바꿨다. 지난해 명절에는 특정 시간대에 제수용 음식을 50% 할인하는 타임세일, 반짝세일 쿠폰을 발행해 한 시간여만에 동이 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최근에는 경기도 명품점포로 선정됐다. 변한 것은 매출 뿐만이 아니었다. 침체로 활기를 잃었던 상인들은 상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기 시작했다. 상인대학을 만들어 3개월 씩 교육을 받고, 찾아가는 스마트 아카데미 교육, 선진시장 견학 등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 총무성과 후생노동성 공무원으로 꾸려진 방문단이 찾아와 상권활성화 사업과 스마트워크사업을 배우고 갔다. 불과 2년 만에 실패사례에서 모범사례가 됐다. 배씨는 그동안 고객 분석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ICT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고객과 대화하고 반응을 살펴보며 대형마트 못지 않게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ICT활용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이 일대 신흥1동 풍물길 상인회 거리에 상권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일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대형 화면에 실시간으로 뜨는 상권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상권데이터를 분석해 상인들의 마케팅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다시 활기를 되찾는 성남시 수정로 일대는 상권활성화를 넘어 지역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꿈을 꾸고 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상인들의 이야기와 ICT의 만남. 이들의 융합은 분명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홍보ㆍ데이터관리 매출 분석ㆍ고객 마케팅 한번에 시장의 스마트한 변신은 현재진행형 지난해 10월 2013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는 기상천외한 미래의 전통시장 모습이 구현됐다. 참가자들은 근거리무선통신 NFC를 활용해 모바일상품권을 내려받고 스마트폰으로 카드 결제는 물론 현금영수증도 발행했다. 즉시 사용이 가능한 모바일 쿠폰도 팡팡 쏟아져 각종 특산물을 최대 50% 싸게 구입했다. 시장의 스마트한 변화는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소비자가 더욱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자체 커뮤니티 생성을 꾀하기 위해 전통시장에 ICT를 적용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홍보부터 데이터관리로 매출 분석, 고객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정보 시스템이 전통시장에 구축될 전망이다. 우선 중소기업청은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전통시장 130곳에 ICT 기술을 접목시키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전통시장에는 스마트폰으로 상품 검색부터 배송까지 한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이 구축되며, 고객센터에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가 설치된 ICT카페도 생긴다. 시장의 데이터베이스화를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소비자들의 전통시장 이용 패턴과 관련된 7억4천만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업종별 매출 추이와 전망, 임대 시세 등을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한다. 경기지역에는 문화관광육성형 시장으로 선정된 구리전통시장, 화성 발안시장, 양평시장에 와이파이(Wi-Fi)존, QR코드 게시판이 설치돼 앞으로 고객이 스마트폰 등으로 편리한 장보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 못골시장은 지난 2012년 KT에서 못골시장 앱을 개발, 앱에 시장 점포를 소개하고 할인행사 정보를 올리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라 활성화는 되지 않았지만 상인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IT활용 교육 등으로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강헌수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ICT가 전통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본부장은 전통시장은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마켓이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장소의 경계와 접근성은 한계가 없다며 전통시장이 가진 장소의 매력적 가치를 콘텐츠로 삼아 온라인 중심의 세상을 빠르게 접목하면 인정미 넘치는 전통시장의 매력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올해 중소기업에 총 3조8천200억원의 정책자금이 공급된다. 중소기업청은 1일 올해 정책자금 예산규모가 3조8천2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시설투자 자금인 신성장 자금이 지난해 예산보다 2천억원 늘어난 8천350억원 규모로 편성됐으며 청년창업 전용자금(1천500억원), 재기중소기업인 대상 재창업자금(500억원) 등도 지난해보다 예산이 늘었다. 특히 올해 정책자금은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우대를 확대했다. 추가 고용 1인당 0.1% 포인트씩 최대 1% 포인트 인하하던 정책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하고, 10인 이상 고용창출 기업은 개별기업 융자한도(45억원)에 예외를 적용해 70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창업 촉진을 위해 창업자금의 가산금리 조건부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기업평가 4등급 이상에서 5등급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에 창업자금 지원업체 중 연대보증 면제를 신청할 수 있는 업체 비율이 현행 6.3%에서 53.8%로 늘어난다. 올해 정책자금 금리는 연간 조달금리 대비 0.8%포인트(지난해 1.0%포인트)씩 분기별로 차등 적용하되, 1ㆍ4분기 정책자금 기준금리는 전분기(3.57%) 보다 낮은 3.29%로 운영하기로 했다. 정책자금 신청은 매월 1~20일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www.sbc.or.kr)에서 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동심동덕(同心同德)의 자세로 노력해 중부청을 국세청의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 지방청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학영 제16대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지난 31일 중부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관리자와 직원들이 소통으로 목표와 추진전략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같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청장은 국세행정 운영방향인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구현을 위해 중부청 가족 모두가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함께 노력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부청 특성에 맞는 세원관리가 필요하다. 세원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내 지역별로 세원 미노출이나 회피 등 취약분야가 어디인지 가려내고 발굴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확인과 관련 데이터를 심도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청장은 행정의 모든 분야 가운데 세정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재산권 침해와 관련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업무에 임할 때는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납세자를 배려하는 세정을 펼쳐주기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지난 한 해 우리 경제계는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문 닫고 쓰러지는 기업과 소상공인이 속출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수출, 최대 무역흑자,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 경제계를 이끌어가는 경제5단체장들은 2014년 갑오년 신년사에서 회복과 정체의 기로에 선 한국 경제가 새해엔 반드시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부도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환경을 구축해달라고 주문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한국 경제는 불안 요인들을 잘 극복하면 다시 한번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사회공헌 및 동반성장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도 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고 경제활성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기회복기를 선점하려는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경쟁파고를 이겨낼 준비 기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면서 올 한 해가 경제회복 열차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점검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회장은 기업들은 새로운 시대의 거대환경 변화를 통찰한 후 사업을 재정의하고 인재양성과 기업시스템 재구축에 힘쓰겠다며 정부도 대내외 위험요인에 선제적 대응하고, 제조업 경영환경 개선과 창업활성화, 내수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올해도 글로벌 경제 사정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고, 노사관계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에 기업가 정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모적인 노사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세수 부족과 복지수요 증가로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투입이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며 기술개발과 성숙한 기업문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넓어진 세계 경제 영토를 지혜롭게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은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며 2020년 세계무역 5강, 무역 2조 달러 달성이라는 도전을 향해 나서야할 때로 반세기 전의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제2무역입국을 통해 한국경제가 재도약 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국세청은 기업의 전자세금계산서 자료를 조달청이 일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은 국세청 e-세로 시스템에 등록한 전자세금계산서 내역을 매월 조달청에 제출하고 조달청에서는 이 자료를 조달가격 협상에 활용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국세청에 등록한 내용을 다시 내려받아 조달청 시스템에 등재하는 작업을 매달 반복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또 조달청은 기업이 내려 받은 자료의 수정 가능성 등으로 진위 여부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계시스템 구축에 따라 기업은 동의 절차만으로 조달청에 별도로 전자세금계산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졌으며 조달청은 전자세금계산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정보 공유는 정부기관 간 협업으로 민간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뿐만아니라 정부업무의 신뢰성을 높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철도 노조가 30일 파업을 전격 철회하면서 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철도 파업이 22일째 사상 유례 없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을 우려해야 했다. 이번 파업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은 시멘트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산업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큰 타격이 이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시멘트 업계는 철도 수송 비율이 30%가 넘으면서 철도 파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철도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시멘트 생산, 출하와 대체수송, 주 연료인 유연탄 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평일 기준 하루 8억~9억원, 총 200억원(60만t)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대체 운송(22만3천t)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은 8억9천만원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2009년 철도 파업처럼 길어봐야 8일 정도 파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파업이 장기화해 당혹스러웠다며 지금이라도 파업이 철회돼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나마 제한될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공사현장에 콘크리트 납품 차질을 우려했던 도내 콘크리트업계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도내 콘크리트 업계는 직접적인 손실은 없었지만, 원재료인 시멘트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큰 피해가 우려됐다. 수송률 30% 넘던 시멘트업계 총 200억원 매출 피해 눈덩이 해돋이 연말특수 상품 줄취소 여행업계 이제라도 다행이다 심옥주 경기도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날씨가 풀리는 2~3월에 공사현장에 제품을 출하하려고 미리 제고를 만들어 놔야 했는데 시멘트 부족으로 제고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지금이라도 파업이 철회돼 제때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돼 천만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운송업체도 파업 기간 수출 화물 선적기일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 한덕식 한국통합물류협회 상무는 연말을 앞두고 지난주 후반에 물량이 많았지만, 차량을 투입해 철도 운송하지 않는 부분을 해소해 왔다며 이제라도 파업이 끝나서 잘됐다고 안도했다. 관광용 임시 열차 중행 중단으로 연말연시 특수에 고스란히 찬물을 맞아야 했던 도내 여행사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여행사들은 관광열차가 운행을 멈추면서 무궁화호 열차나 전세 버스 등으로 교통편을 대체하거나 상품을 취소해야 했다. 수원의 A여행사는 연말과 새해를 맞아 해넘이, 해돋이 열차관광상품이 취소되면서 연말연시 수요가 늘어나는 기차 여행 상품이 지난해 비해 30%가량 감소했다면서 연말연시 특수는 이미 끝났지만, 새해까지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수원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농촌진흥청 등 7개 기관 부지(198만㎡)가 농업테마박물관과 지역별 테마형 주거단지 및 친환경적인 자족시설용지로 활용된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지난 2년간 수원시 등 지자체와 국토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와 조정과정을 거쳐 활용계획안을 마련하고 최근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농진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ㆍ국립농업과학원ㆍ국립식량과학원ㆍ축산과학원)은 전북혁신도시(전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종자원은 경북혁신도시(김천)로 오는 2015년까지 이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에 따른 농진청 등 7개 기관의 이전재원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수도권 지역의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충족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뒀다. 수원지역 종전부동산은 여러곳으로 분산돼 위치해 있어 인접한 부지를 군집화해 6개 지구로 구분하되, 개발단계에서 여건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계획지표를 적용했다. 또한 전체 개발면적의 35%를 공원녹지, 도로 등 기반시설로 계획해 공공성을 확보했으며, 대상부지가 기존 시가지와 인접해 있음을 감안해 인구밀도 200인/ha(계획인구 약 3만인)의 중밀도로 주변 산업단지 등의 배후 생활편익시설 및 주거용지를 반영했다. 특히 수원시는 농진청(서둔동) 일원이 정조시대부터 농업 발전의 메카였던 점을 감안해 역사ㆍ문화적 상징성을 보전하고자 국립농어업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해당 부지(10.2만㎡)를 공원으로 반영했다. 국토연구원은 농진청 등 이전부지가 대규모여서 도심공동화 방지를 위한 테마형 정주공간 조성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약 2만3천여 명의 고용 창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해당 지자체인 수원시는 활용계획을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하게 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국토부수원시와 협력해 농진청 등 해당기관의 지방이전시기(2015년 예정)에 맞춰 실수요자에게 매각하거나 개발사업 등을 통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지난 2007년 등장한 사회적기업의 면면은 화려했다. 무엇보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경영방침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사회적기업을 발굴ㆍ육성하면서 경기도에만 400여 곳의 사회적기업이 생겨났다. 하지만 최근들어 생산에서부터 판로확보,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문을 닫는 사회적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중소기업, 심지어 대기업까지 경영난을 호소하며 흔들리는 상황에서 장애인, 취약계층 등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은 생산성에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역민,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경기일보는 2014년 연중기획으로 사회적 기업, 착한소비가 살린다를 주제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경제를 창출해 나가는 사회적기업과 제품을 조명해 이들의 착한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 따뜻한 경제를 일구는 사회적기업에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더불어 착한 소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왜 사회적기업인가 사회적기업은 윤리경영과 착한 소비를 기본 정신으로 강조한다. 기업은 이윤을 덜 남기더라도 사회 취약계층의 고용을 담당하고, 소비자는 사회적기업이 만든 물건을 사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넓은 의미에서는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도 사회적기업의 범주에 속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후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탄생하며 차가운 자본주의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들의 취업을 돕는 메자닌아이팩, 시각장애인 연주단으로 장애인 공연 예술을 발전시키고 예술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빛 예술단, 결식 이웃에게 무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행복도시락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도내 사회적기업도 급성장했다. 도내에는 예비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사회적기업이 562개(11월 기준)에 달한다. 마을기업 164개, 사회적기업 145개, 예비사회적기업 253개이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에 큰 역할을 한다. 도내 사회적기업 종사자 수 6천560명 중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3천601명(50%)에 이른다. 일자리제공형이 275개(67%), 사회서비스제공형이 36개(9%), 혼합형이 45개(11%) 등이다. 청소ㆍ경비, 식품, 교육, 간병, 보건, 사무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이 탄생했다. ■ 화려한 성장 이면엔, 기로에 서 있는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을 일컫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게 현실이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도내 사회적기업은 지난 2007년 5천378만8천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2009년 -1억6천470만5천원, 2010년 -1억3천93만2천원, 2011년 -1억4천726만9천원으로 2009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을 내는 사회적기업도 지난 2009년 28%에서 2010년 20.5%, 2011년 19.6%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10년부터 올 8월까지 총 16곳의 사회적기업이 문을 닫았다. 주된 이유는 경영악화(12곳), 사업부도 (1곳)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다 폐업에 이르렀다. 마을기업 역시 사업부진을 이유로 6곳이 폐업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의 2012 사회적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지원 사항은 공공기관 우선구매가 14.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사업비 지원(14.3%), 시설비 지원(13.0%), 인건비 지원(1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쟁력 요인의 약점을 분석한 결과 자본력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홍보, 마케팅 능력(17.9%)으로 나타나 자생력을 갖추려면 판로지원이 당면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온기 착한경제 대두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이 수행하는 역할을 강조한 사회적경제가 대두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삶의 질 증진, 빈곤, 소외극복 등 공공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호혜를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생산, 교환, 분배, 소비가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지난 4월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는 우리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서 김재현 건국대 교수는 한국은 지금 사회 양극화와 가족해체 증가 등으로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기업 육성이 한국사회의 빈부격차와 일자리 부족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외감까지 해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인터뷰> 이부영 경기도 경제정책과장 "지역민과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 튼튼한 수익구조 판로개척 지원" 지난 20일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을 통합관리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경기도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례안이 시행되면 도내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적가치 실현이 한층 더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부영 경기도 경제투자실 경제정책과장은 사회적 경제가 기존의 경제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부분을 해결해 나가고 지역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사회적 기업 등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지 6년만에 도에 400여곳의 사회적기업이 문을 열었다.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지난 2007년 11개 기업에서 출발해 2011년 282개, 2012년 357개, 올해 398개로 급성장했다.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도 2천221명에 달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문제 해결과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한 공급이 확대되는 걸 알 수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창업은 물론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판로개척과 마케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 우선 구매 목표제 시책 추진을 통해 공공기관에서 앞장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입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또 도를 권역별로 나눠 사회적 기업들의 시장인 나눔장터 개설도 추진 중에 있다. 나눔장터에는 이들 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상설 판매장을 설치하고 교육 및 컨설팅을 담당할 지원 시설과 네트워크 공간을 조성해 이곳이 사회적경제 클러스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시책과 성과가 궁금하다 사회적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인 마케팅과 판로개척 지원 강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대형마트인 하나로마트와 백화점에 우수 기업 5개가 입점했고, 네이버 N샵에서 25개 기업의 56개 제품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 공공기관 우선구매 활성화를 추진한 결과 도와 31개 시ㆍ군, 공공기관 등에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매한 실적이 350억원에 달했다. 영세 기업에 자금지원을 확대해 108개 기업에 66억원의 특례보증을 실시, 건강한 성장을 도왔다. -최근 경기도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마련됐다.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용 및 복지를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 지역사회도 더불어 건강하게 발전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다변화된 산업사회로 발생한 우리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나눔의 사회, 함께하는 사회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