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편견의 벽’ 깨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었으면…

지난 2010년부터 위캔 시설장을 맡은 이수경 수녀(47ㆍ마리아)는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위캔의 최종 목표 라고 강조했다. Q 수익 창출을 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A 위캔을 찾아오는 손님들께 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으면, 잘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씀하신다. 사회적기업이 잘한다는 건, 고용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거다. 요즘은 매출이 얼마나 되느냐가 사회적기업의 훌륭한 지표가 되는 것 같다. 경제적 목적 달성만이 중요하다면 사회적기업을 할 필요가 없다. 사회적목적 실현이 동반돼야 한다. 반면 수익이 없으면 사회적목적을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수익을 내려고 애쓴다. 또 수익은 다시 고용에 재투자하는데 이런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 위캔은 두 가지 중요한 부분을 하나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위캔이 나아갈 방향은 어딘가 A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근로자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우리가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가치다. 이들이 사회에서 적응해 나가는 데 필요한 훈련을 통해 지역사회와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대인관계 예절, 직장생활 예절, 본인의 의사표현 등을 익히고 터득하면서 배워나가고 변화하는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A 다양한 사회활동 프로그램과 재활프로그램이 있다. 근로자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특히 문화적으로 소외받지 않고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 달에 한 번 영화관 가기, 레스토랑 가기, 3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 등을 통해 또래들이 누리는 문화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착한소비, 함께해요 국산재료 고집 정말 맛있다! 먹어보면 분명 맛있다고 하실 겁니다. 따뜻한 차와 함께 가지각색의 쿠키를 기자에게 건네며 임주현 사무국장이 말했다. 뭐지, 이 자신감은? 오기가 발동해 제대로 평가해 주겠노라 다짐하며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런데 망설임없이 맛있네요 하는 말이 불쑥 튀어나와 버렸다. 멋적게 웃는 기자에게 이수경 수녀는 100% 우리밀과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기계에서 대량생산한 게 아닌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정성을 기울인 쿠키라 맛을 보면 좋아들 하신다고 거들었다. 이어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감이 있어 질리지 않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키는 재료가 다르게 들어간 10종이 준비돼 있다. 초코칩, 땅콩, 검은깨, 호두, 로즈마리, 유자, 커피, 호박, 차가청국장, 옥수수 등 10종에 이르는 쿠키는 모두 국산 원재료로 만들며 설탕은 유기농을 사용한다. 위캔쿠키 자체 쇼핑몰(http://www.wecanshop.co.kr/)이나 위캔센터(031-969-3533)로 문의하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위캔쿠키 자체 쇼핑몰에서 구입하면 구매금액의 10%를 적립해준다. 우리밀 아몬드 머핀 갓 구운 아몬드 슬라이스로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위캔 마들렌과 머핀에는 방부제, 색소, 유화제 등 화학첨가제가 사용되지 않아 안전한 간식거리다. 아토피 등에 민감한 아이들에게 건강 간식으로 좋다. 75g 2천500원. 우리밀 초코칩 쿠키 달콤한 초콜릿이 입안 가득 퍼져 인기가 좋다. 밀가루, 버터, 유정란, 소금 모두 국산이며 유기농 설탕과 말레이시아산 초코칩을 사용한다. 우리밀 쿠키 시리즈는 초코칩 외에 땅콩, 검은깨, 로즈마리, 유자, 호박, 호두 등 10여 종이 있다. 100g 3천800원. 우리밀쿠키 4종선물세트 검은깨, 단호박, 유자,양파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 입맛에 맞게 3종, 6종, 9종의 쿠키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마련돼 있다. 각 100g씩 총 1만5천원. 만나쿠키 3종 선물세트 담백고소한 쌀쿠키가 아몬드, 코코넛 블루베리와 만났다. 각 100g씩 3종의 아몬드, 코코넛, 블루베리 맛이 들어있다. 1만3천원. 선물용이나 아이들 간식용으로 좋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사회적 기업, 착한 소비가 살린다]2. 사회복지법인 ‘위캔(WE CAN)’

100g짜리 쿠키가 3천800원이라고 하면 비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00%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과자를 판매한 돈으로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고용한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지난 2001년 장애인 자활센터로 문을 연 사회복지법인 위캔(WE CAN)(고양시 덕양구ㆍ시설장 이수경 수녀)은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근로자 56명중 38명(66%)이 지적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은 위캔에서 과자를 구우며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공동체 삶을 배우며 꿈을 꾸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1시 위캔센터의 쿠키 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향긋한 버터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30여 명의 직원들은 위생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각자 맡은 공정에서 분주히 손을 놀리며 반죽, 성형, 포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반죽 공정에서는 8명의 직원이 계량기에 각각 반죽재료를 넣고 찍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버터, 계란, 밀가루, 블루베리 등 각종 재료가 반죽 공정을 위해 부지런히 다듬어졌다. 성형공정에서는 작업자들이 반죽을 14g 중량에 맞춰 앞 사람에게 건네자 오물조물 손으로 비벼져 동그란 쿠키 모양이 나왔다. 지난 2001년 위캔 설립 때부터 일해 온 최고참 안현진씨(36)도 계량 작업에 푹 빠져 있었다. 안씨는 지난 주말 크리스마스 주문이 밀려 작업장에 나와 일했는데,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 힘든줄도 몰랐다고 즐거워했다. 성형판을 섭씨 170도가 넘는 오븐에 넣자 15분 만에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쿠키가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쏟아져 나왔다. 계란반죽을 하고 있던 김용진씨(27)는 제과제빵 수업과 바리스타 수업을 들으며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더욱 맛있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곳에는 기술자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애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하루에 생산하는 3천~4천 봉지(1봉지 100g)는 포스코와 캠코, 두레생협, 성당, 커피전문점, 공공기관 및 기업, 단체 등에 납품하거나 자체 쇼핑몰을 통해 판매된다. 지난해 롯데ㆍGS홈쇼핑에 특별 제품으로 잠깐 방송됐는데, 대박을 쳤다. 3만원짜리 쿠키를 2천개 넘게 파는 완판기록을 세웠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주문이 밀려들어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제품을 급하게 생산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더 바빴다. 위캔센터의 임주현 사무국장은 맛이 좋아 한 번 쿠키를 맛본 손님은 단골손님이 된다며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위캔쿠키는 100%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는데다 청결을 최우선으로 작업한다. 때문에 위생복과 캡, 마스크를 착용한 후 살균소독실을 통과해야만 작업장에 들어갈 수 있다. 지난 2001년 지적장애인들에게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을 돕고자 설립된 위캔은 직업재활센터에서 출발했다. 당시 10명 미만의 장애인 시설에서 출발해 어려움을 딛고 취약계층 고용과 제품 판매에 힘을 쏟은 결과 2007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지난 2001년 6천만에 불과하던 연매출은 2012년 1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단기간에 이룬 값진 성과다. 위캔센터가 주목받는 건 외형적인 성장 못지 않게 내실을 다졌다는 데 있다. 2008년 10월 사회적기업 윤리경영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국제적인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22000)도 획득했다. 위캔쿠키가 입소문을 타면서 부각된 것은 2008년 멜라닌 파동 이후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위캔쿠키의 안전성을 믿고 찾는 고객이 부쩍 늘면서 2009년 매출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제품 품질에 주력한 결과라고 임 사무국장이 설명했다. 위캔센터는 지난 2012년 매출에서 재료비와 근로자 인건비를 빼고 남은 이익 1억여원으로 지난해 장애인근로자 4명을 채용했다. 수익금 전부를 취약계층 고용과 근로자들의 자활프로그램에 사용하다 보니 살림살이는 항상 빠듯하다. 수익을 내기 위한 홍보나 고정적인 판로 확보는 더욱 힘들다. 또 100%국산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전체 매출의 70%가 제조원가로 들어간다. 그야말로 고비용 저효과다. 그러나 위캔은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 사회적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이다. 위캔 건물에 들어서면 벽면에 근로자들이 함께 직접 만들어 붙인 슬로건이 눈에 띈다. 우리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듭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열정으로 쿠키를 굽습니다 이수경 수녀는 기업을 하다보면 수단과 목적이 바뀔 우려가 있다. 위캔은 수단과 목적을 절대로 전도시키지 말고, 어려워도 왜 위캔에 우리가 함께 모였는지를 상기해나가자는 의미에서 직접 직원들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높아지는 환경장벽, 부담스러운 수출기업

세계 각국이 국제 환경규제를 늘리면서 수출기업이 넘어야 할 환경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 도입되는 환경규제로 특히 중소기업이 입게 될 타격이 클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주목해야 할 국제 환경규제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규제위원회에 지난해 11월까지 통보된 환경 관련 기술규제는 221건에 달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19개국에서 106건의 에너지효율 관련 기술규제를 새로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올해부터 냉장고와 세탁기에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에너지가이드 라벨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에너지 절약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국내 가전제품과 산업용 기계의 대미 수출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과 엘지 등 대기업들은 에너지 규정을 이미 준수해 파급 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중소기업은 수출 비용과 시간 증가가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美, 올해부터 냉장고ㆍ세탁기 에너지가이드 라벨 의무 부착 EU 항공기 탄소배출 거래제 등 세계 각국 관련규제 봇물 무역협회 국제무역硏 中企 기술규제 직격탄 대책 시급 EU는 항공기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EU에 이착륙하는 국내 항공사는 유럽 상공 내 운항거리만큼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돼 항공화물 운임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로 국내 항공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1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U는 또 2월부터 보존물질의 일종인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화장품의 수입을 금지키로 했다. 국내에서 EU로 수출하는 화장품의 규모는 지난 2003년 780만 달러(약 83억 원)에서 지난해 3천84만 달러(약 327억 원)로 4배가량 증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화장품업계가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파라벤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물질을 개발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9월부터 한층 강화된 유럽자동차배기가스 규제표준을 적용해 배기가스 배출량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자동차는 EU로부터 수입금지 조치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은 보석류 및 장식품에 화학물질 허용농도를 개정하는 등 유럽 수준으로 규제를 점차 강화하는 등 모든 국가에서 에너지 환경 관련 기술규제를 지속적으로 도입, 확대하는 추세인만큼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수출에 큰 장애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 환경규제에 대해 사후적 대응에 그칠 게 아니라 시장 창출까지 도모하는 선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가계빚 눈덩이’ 1천조 돌파

가계부채가 1천조원을 돌파했다. 위험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는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중산층의 몰락을 야기해 한국경제의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은행과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2개월 전인 9월보다 9조원 늘어난 681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말 기준 가계신용이 991조7천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잔액과 보험사, 연기금, 대부사업자, 공적금융기관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 판매신용을 포괄해 분기별로 산출하는 가계신용은 이미 1천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4년 말 494조2천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가계부채는 8년여만에 두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불어난데는 정부의 41 부동산대책, 828 전월세 대책 등 정부 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6월 말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로 주택대출이 늘면서 지난 2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16조5천억원에 달했다. 또 지난해 12월 41부동산 대책의 세제혜택 막달효과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5천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중산층 몰락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중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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