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간부공무원 ‘철없는 피서’

인천시 중구의 한 간부 공무원이 을지연습 중 여름휴가를 내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안전행정부와 구에 따르면 비상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한 대비절차를 확인하는 을지연습이 매년 1차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을지연습은 전국 시군구와 민간업체 등 4천여 기관 40여만 명이 참여해 오는 21일 종료된다. 인천지역은 아시아경기대회(인천AG)를 1개월여 앞두고 있어 과도한 업무량 등을 고려해 종합상황실 설치 등 일부 연습과정이 제외됐다. 그러나 중구 A 국장(4급)은 을지연습 첫날인 17일부터 이틀간 여름휴가를 냈다. 앞서 안전행정부는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을지연습 중 휴가를 지양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첫 연습인 만큼 어느 해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내실 다지기가 주목돼 왔음에도 참여도와 내실을 끌어올려야 할 간부 공무원이 정부 지침마저 어긴 채 휴가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A 국장은 연습을 회피하려 했다면 이번 주 전체를 휴가 냈을 것이다. 인천이 을지연습에서 제외됐다는 소리에 휴가를 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경솔했다며 유학생활하는 자녀가 곧 출국한다. 당초 다음 주께 휴가를 내 자녀와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출국일과 구의회의 의사일정이 겹쳐 휴가를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청라 대우푸르지오 안전진단 믿을 수 없다”

대한건축학회가 청라대우푸르지오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기존 정밀안전진단 보고서의 신뢰도를 부정하면서 부실시공 논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18일 청라대우푸르지오 아파트 수분양자협의회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대한건축학회는 기존 대우건설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각각 진행한 정밀안전진단기관 보고서의 적정성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건축학회는 검토 결과 양 기관이 부실시공 예상 부위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구조해석 및 하중조사를 하지 않고 설계자의 구조 해석을 그대로 인용해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수분양자협의회는 심각하고 중대한 부실시공 사실이 확인됐다며 청라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 대한 사용승인 처분 취소, 부실시공 전면 재조사, 부실시공 및 사용승인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한건축학회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시공에 대한 보완 또는 재시공이 이뤄져야 하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입주민 이주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미 지난해 4~6월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구조기술사학회를 통한 정밀안전진단을 거친 만큼 건축물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당시 건축구조기술사학회 조사가 대한건축학회와 달리 현장 중심에 맞는 조사를 진행한 만큼 이번 대한건축학회 검토 결과에 대해 신뢰도가 낮다고 맞섰다. 한편, 수분양자협의회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용 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은 기각됐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수분양자협의회 관계자는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재감사를 요청하고 대우건설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며 부실시공에 대한 재조사를 끝까지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대한건축학회 검토 결과는 현장조사도 하지 않은 조사 결과로 신뢰도가 낮다며 입주한 사람도 많은 상황에서 사용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백범 김구선생 항일정신 서린 곳… 쓰레기에 묻힌 ‘독립의 혼’

백범 선생이 머무른 곳이라는데 쓰레기만 가득하네요. 18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중구 내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앞. 100여 년 전 특별한 공간이었음을 알리는 안내 팻말이 눈에 띈다. 이 아파트 일대는 일제강점기 일제에 항거한 백범 김구 선생이 두 차례 옥살이 한 인천 감리서 터다. 백범은 지난 1896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분노해 일본인을 살해한 뒤 이곳에 갇혔지만, 2년8개월 후 탈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팻말 주위로 각종 건자재와 생활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울창하게 자란 수풀은 아예 팻말 상당수를 가리고 있다. 주민 A씨(57여)는 백범 선생의 발자취를 느끼며 수십 년간 이 동네에 살았다면서 어느 순간 쓰레기로 가득해졌는데, 이럴 거면 팻말은 왜 세워 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 1984년 시가 이곳에 감리서 터를 알리는 표지석을 세웠으며, 2010년 구는 표지석을 눈에 잘 띠는 아파트 공개공지(외부 화단)에 옮겨 펜스로 경계를 짓고,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상가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며 일대가 각종 쓰레기로 가득한 채 방치되고 있어 주민은 물론 외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는 이곳이 사유지로 관리 권한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중구청 일대에 개항기 일본 조계지 풍경을 재현하고자 수십억 원을 들여 건물 외벽을 꾸미고, 일부 사유지까지 매입해 일본풍 건물을 올린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특히 전남 보성군은 인천서 탈옥한 백범이 은거한 곳을 기념관으로 꾸며 업적을 기리는 데 반해 중구는 일제 모습은 재현하면서, 일제에 대항한 투사의 발자취는 방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관이 직접 나서 감리서 터 관리는 물론, 기념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 관계자는 즉시 해당 공사업자와 사유지 소유주에게 적치물과 쓰레기 처리를 요구할 것이라며 문화재로 가치는 있지만, 지정 문화재도 아니고 방대한 사유지인 만큼 매입 등 보호할 방법이 없었다. 향후 보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상수도 없어 식수난… ‘국제도시 영종’ 명암

세계적 공항에 영종 국제도시란 이름만 거창하지, 오염된 지하수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중구 영종도 동강리(운북동)에 사는 A씨(42여)는 수십 년간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로 불편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상수도 관거가 마을까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2~3년 전부터는 지하수를 틀면 흙탕물이 나와 한동안 가라앉힌 뒤에서야 쓰고 있다. 먹는 물은 생수로 대신한지 오래다. A씨는 신도심은 수돗물이 콸콸 나오고 바로 옆 구도심은 오염된 지하수를 쓰고 있다. 수차례 상수도를 놔달라 민원을 넣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이게 무슨 국제도시냐. 같은 세금 내고도 차별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지역 상수도 보급률이 저조한데다, 지하수마저 오염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7일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지역 127개 동의 상수도 보급률이 99.8%에 달하지만, 영종운서용유동 등 영종지역 보급률은 88.8%에 머무르고 있다. 인천 127개 동 상수도 미급수 인구 6천900여 명 중 대다수인 6천139명이 영종지역에 몰려 있다. 영종 내에서도 하늘도시와 운남운서지구 등 신도심은 상수도가 100% 보급됐지만, 운북동용유동 일부 구도심은 여전히 지하수를 개발해 이용하는 등 지역 편차도 심하다. 특히 영종지역 지하수 수질마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구가 진행한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백운산 용궁사 약수물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사용이 중단됐으며, 운남동 한 가정의 지하수는 탁도와 일반세균이 기준치보다 높아 음용 불가 판정이 났다. 지하수가 아예 고갈된다는 민원도 잇따르는 등 시급한 상수도 보급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김정헌 시의원은 영종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개발사업과 지하수 오염고갈은 분명히 연관이 있다면서 산속 약수터마저 오염되는 마당에 마을 지하수는 안 봐도 뻔하다. 더는 상수도 보급을 미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지하수 관련 민원이 잦은 건 사실이라며 상수도 보급이 필요하다는 걸 공감하고 있다. 일부 예산이 확보됐으며, 영종 구도심에 우선으로 상수도를 보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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