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한항공 본사 전격 압수수색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본보 91011일 자 17면)과 관련,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서울시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국제공항 출장사무소 등을 압수수색, 여객기 회항 사건과 관련한 당시 항공기 운행기록과 블랙박스 등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블랙박스는 통상적으로 비행기가 도착한 뒤 일시적으로 보관했다가 다른 비행기에 부착한다. 검찰은 사건 당시 비행기에 있던 블랙박스가 다른 비행기에 부착되기 전에 확보에 나섰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으로, 증거조작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서둘러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조 전 부사장의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국토부도 조만간 승객 인터뷰 등을 마무리하고 조 전 부사장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12일 오후 3시에 출두할 것을 대한항공 측에 통보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는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항공안전감독관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일 조사팀(8명)을 구성해 기장, 사무장, 객실 승무원 등 10명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조사했다.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고성을 질렀는지와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린(램프리턴) 경위,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리게 된 경위 등 3가지가 사실조사의 핵심이다. 조 전 부사장이 객실승무원과 기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 이륙 직전의 비행기를 되돌렸는지를 밝힐 계획이다. 국토부는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적용 여부를 검토해 위반 사항이 있으면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임해 국토부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페이퍼컴퍼니 ‘들러리’… 학교급식 재료공급 낙찰 ‘속수무책’

인천지역 일부 음식재료 공급업체가 학교급식 관련 입찰에서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담합해 온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1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인천지역 A 음식재료 공급업체와 B 업체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급식 관련 입찰 7건에 대해 구매계약 입찰서를 제출하면서 담합을 한 사실을 통보받았다. 특히 감사원은 A 업체 대표가 B 업체 지분의 90%를 소유한 점, A 업체 영업부장이 B 업체 대표를 맡는 동시에 A 업체 관리과장이 B 업체 업무 전반을 담당한 점, 두 업체의 사무실 주소가 같은 점 등 사실상 B 업체가 A 업체의 페이퍼 컴퍼니인 것도 추가로 확인해 시교육청에 부정당업자 제재 등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A 업체와 B 업체를 부정당업자로 올리고, 앞으로 6개월 동안 학교급식 계약 참여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미 관련 업계는 A 업체처럼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학교급식 관련 입찰을 담합하는 불법 행위가 공공연히 퍼져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업체에 대한 제대로 된 현장 확인 없이 HACCP 인증서와 친환경인증서, 각종 등록증과 신고증, 영업허가만 갖춰져 있어도 학교급식 관련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관련법 정비가 시급하다. ㈔인천 초중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지난 7월 지역 내 일선 학교에 음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를 방문점검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한 축산물 업체가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 중인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김현실 연합회 사무국장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식재료 공급업체를 점검하면서 10곳 중 3곳은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이 갈 정도로 엉망이었다며 음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현장 점검을 무조건 진행하는 식으로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A 업체와 B 업체는 같은 IP를 사용하는 등 관련 규정을 어겨 적발됐다며 내년 전수조사를 해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되는 업체를 가려낼 계획이고, 관계기관과 학교에도 업체에 대한 자격 기준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돈없고, 늙고, 힘없어… 전쟁같은 하루하루

연탄 쿠폰을 주면 뭐해, 달동네 꼭대기에는 10만 원은 더 줘야 배달해준다는데 10일 오후 1시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상정로 57번 길 일대. 김모씨(82)는 도둑이 들까 문을 꼭 걸어 잠근 채 하루 시간 대부분을 14인치 TV를 보며 보낸다. 가끔 동네 친구를 만나러 나가기도 했지만, 2년 전 빙판길에서 넘어진 후로는 외출 횟수가 부쩍 줄었다. 방 하나는 천장이 U자로 주저앉자 무너질까 겁나 사용 안 한 지 오래됐으며, 그나마 안방이 멀쩡한 게 다행일 따름이다. 연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보일러는 최대한 아끼고, 온종일 이부자리를 편 채 전기장판에 몸을 의지하고 있다. 김씨는 자원봉사자도 높은 데까지는 오지 않는 건지 올해 연탄 자원봉사를 아직 못 받았다며 눈이 많이 오면 집이 무너질까 봐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바로 길 건너에는 20층도 넘는 아파트가 서 있지만, 이곳에는 아파트 10층 높이는 될 법한 달동네가 마주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예정된 십정 2지구 중에서도 달동네 꼭대기에 자리 잡은 16통 일대 100여 가구가 가장 낙후지역으로 손꼽힌다. 많은 연탄 차량, 봉사 차량 등이 십정 2지구를 오가지만, 대부분 접근성이 좋은 달동네 초입에 발도장을 찍고 가기 일쑤다. 주민들 사이엔 어떤 집은 아직 연탄봉사를 구경도 못한 반면, 어떤 집은 연탄 봉사가 두세 차례 다녀가 1천 장도 넘게 쌓여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16통 100여 가구 중 3분의 2가 빈집으로 방치돼 폭이 1m도 채 안 되는 계단과 골목은 눈이 와도 치울 사람이 없어 곳곳이 언 채 방치되고 있다. 통장이나 비교적 젊은 주민이 염화칼슘을 받아다 제설작업에 나서지만, 수백 개에 이르는 계단과 골목을 다 감당할 순 없는 노릇이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도둑이 싱크대, 전선, 보일러 할 것 없이 다 쓸어가거나 크고 작은 불이 나는 일도 늘어 남아 있는 주민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양학연 16통장은 아무래도 집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관리가 되지 않아 더 빨리 무너지기 마련이라며 달동네 꼭대기에 사는 사람들은 돈 없고, 늙고,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인천경찰 3부체제 확대 개편 2020년까지 경찰서 2곳 신설

인천지방경찰청장 계급이 치안정감으로 격상되면서 하부조직도 연내 3부 체제로 확대개편한다. 특히 도시 개발과 인구 증가에 따른 치안 수요에 대비해 남동구 논현경찰서와 서구 검단경찰서를 각각 2016년과 2020년 문을 열 예정이다. 1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연내 1부에 경무과정보화 장비과경비교통과, 2부에 생활안전과여성청소년과112 종합상황실수사1과수사2과, 3부에 정보과보안과외사과가 편입된다. 현재 경찰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같은 부에 소속된 부서들이 집적되도록 청사 배치를 조정 중이다. 특히 수사과에서 형사 기능이 분리돼 이르면 이달 중 형사과가 신설된다. 형사과가 생기면 광역수사대폭력계강력계과학수사계마약수사대가 수사과에서 분리편입된다. 형사과 신설로 지방청 과장급인 총경 정원이 1명 증원돼 인천경찰청 총경은 26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수사과는 수사2계와 금융범죄수사팀의 외근인력을 통합, 이날 지능범죄수사대로 새롭게 출범했다. 금융범죄수사팀은 폐지되나 수사2계는 내근 인력 위주로 존치된다. 전화금융사기, 주가조작, 대출보험사기 등 전문 수사 활동은 신설된 지능범죄수사대가 주로 맡는다. 지구대와 파출소도 속속 분리 신설되고 있다. 지난 10월 남동서 정각지구대와 서부서 청라지구대가 각각 만월지구대와 서곶지구대에서 분리됐다. 내년 말까지 연수서 송도지구대가 송도 12지구대로 나뉘고, 영종지구대에서는 공항지구대가 분리될 예정이다. 지구대파출소는 72곳에서 내년 말 74곳으로 늘어난다. 이민우기자

인천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