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겨울나기 비법

24일 오전 11시30분께 수원시 팔달산 JC회관 부근. 크리스마스 이브를 축하라도 하듯 온 산하가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끼니를 떼우기 위해 인근 무료급식소로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래도 행복합니다.” 모닥불로 추위를 쫓던 노숙자 최모씨(40·강원도 홍천)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씨는 자신의 ‘겨울나기 비법’을 자랑삼아 털어놓기 시작했다. 최씨는 지난해 IMF한파로 직장이 문을 닫아 거리로 내몰렸고 부인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집을 뛰쳐나가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 “잠자리는 잘아는 분이 공장 경비원으로 일하는 숙소에서 해결해요. 미안해서 잡일을 도와주지요.” 최씨는 만약 경비원이 근무를 하지않는 날은 교회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씨의 끼니떼우기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귀를 쫑긋 세우기에 충분했다. 점심은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하지만 아침이나 저녁이 문제. 그래서 값이 싼 수원시내 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사먹고 있다. 식사비는 기껏해야 1천5백원이라는 것. 안산시내 모교회에서 주말이면 노숙자들에게 1만원씩 나눠주고 있는데 이 돈을 아껴쓰며 식사값에 보태고 있다. “그러지 말고 공공근로라도 하지 그려” 한 노숙자의 이같은 말에 최씨는 “주소가 강원도로 돼있어 이곳에서는 공공근로도 못해요” 라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낡은 털장갑을 낀 손으로 얼굴과 귀를 만지작거리며 한기를 쫓던 최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공장에 취직이라도 하고 가족들을 찾고 싶다”며 자신의 소망을 피력했다. 흔히들 IMF의 상징이라고 일컫는 노숙자. 이들에게 ‘나눔의 정’이 넘쳐나는 우리의 인정은 언제쯤 되살아날까./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밍크코트 5벌 행방묘연 수사답보

행방이 묘연한 밍크코트 5벌은 정말 로비용일까.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지난해말 보유하고 있던 이 코트들의 처분경로가 검찰수사에서도 좀체 꼬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특검팀의 보완조사 요청이후 검찰은 중간판매상 박모씨를 소환, 정씨와 대질조사까지 벌였으나 ‘반품했다’-‘받은 적 없다’는 진술이 평행선을 달렸다. 검찰은 24일에도 박씨를 불러 정씨와 재차 대질을 벌였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검찰주변에서는 이 옷들이 ‘정품’이 아닐 것이란 점을 들어 둘다 조금씩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밍크코트는 대부분 수입품인데다 고율의 특별소비세가 붙기 때문에 유통구조가 다른 의류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스포사에서 연간 취급하는 밍크코트 물량이 100벌 단위를 넘기 때문에 정씨가 정말 코트의 행방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먼저 중간판매상 박씨가 특검에서 “‘박사장한테 산 물건을 값을 좀 세게 받았더니 그것을 누가 사다가 높은 사람에게 선물을 했는데 다른 고관부인들이 샘을 내서청와대에 찔렀다’는 말을 정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점은 마치 로비나 선물에 쓰인듯한 정황을 담고 있다. 고관부인들에게 먼저 옷을 실어보내고 나중에 흥정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입으라’고 한다는 정씨 특유의 상술도 의문점이다. 아울러 배정숙씨가 매장에서 ‘찍어뒀다는’ 짧은 털 롱코트 1벌은 공급처와 처분경로가 모두 불투명하다.

제설장비 턱없이 부족 악순환 거듭

경기도가 보유한 제설장비가 턱없이 모자라 매년 겨울철에 눈만 오면 교통대란이 벌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관내 31개 시·군이 보유한 제설장비는 그레이더 1대, 덤프트럭 64대, 페이로더 26대, 제설차 38대, 기타 305대 등 모두 434대이다. 그러나 이중 효과적으로 제설작업을 할 수 있는 제설차와 페이로더는 64대로 전체의 15%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염화칼슘이나 모래 등을 운반하는 차량이다. 페이로더는 용인시만이 21대를 보유하고 있을뿐 수원·성남·의정부·안산·안성시등 6개 시는 각 1대씩만을 갖고 있으며, 제설차는 수원시 등 16개 시·군 만이 갖고 있다. 나머지 시·군의 경우 염화칼슘 등을 차에 싣고 수작업으로 도로에 뿌리는 임시방편적인 제설작업만을 하고 있어 눈만 오면 교통대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 이날 오전 경기도내에는 평균 강설량 3.7㎝의 눈이 내렸을 뿐인데도 ▲분당 342번 지방도 정신문화연구원∼청계산 정상(2㎞)구간 ▲남양주 오남면 오남리∼진관면 사능리간 군도 7호선(2㎞) ▲성남 남한산성 순환도로(10㎞) ▲남양주 와부읍∼화도읍(2㎞)구간 등 도내 도로 7곳에서 2∼3시간 동안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이밖에 공식 보고 되지 않은 군소도로까지 합치면 이날 눈으로 도내 수십 곳의 도로가 부분 통제가 되거나 통행이 어려워 시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제설차는 작업 능력은 뛰어나지만 대당 가격이 2억5천만원을 넘는 고가장비여서 대다수 시·군이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제설장비 구매 예산을 확보, 각 시·군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석회 평택시에 매립 거세게 반발

토양오염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인천 동양화학공업㈜의 폐석회를 화성군과 평택시에 매립키로 결정되자 해당 지역 및 도내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철회촉구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경기도와 해당 시·군에 따르면 인천 동양화학이 소다회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폐석회 3백여만t 가운데 28만6천t을 화성군 우정면과 평택시 포승면 일대 공유수면 매립지역의 성토재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매립 결정은 화성군과 평택시가 지난달 동양화학의 폐석회 처리를 맡은 폐기물 처리업체의 사업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으며 이같은 사실은 폐석회를 흙과 2대8의 비율로 섞을 경우 매립재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폐기물관리법 규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동양화학측은 내년부터 폐석회 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해당 지역 및 도내 시민단체들은“인천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왜 이 곳에 매립해 경기도의 토양과 해수를 오염시켜야 하냐”고 거세게 반발하며 매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집단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마찰이 우려된다. 이와관련, 동양화학측은 우리나라 토양의 주요성분중 하나가 석회로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맞서고 있다. 화성군 및 평택시 관계자는“환경 오염의 우려가 없다는 조사 결과 서류까지 첨부해 매립 신청을 했고 또 폐기물 관리법상 문제가 없어 승인했으며 현재 평택시의 경우 매립이 미추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화학은 이에앞서 문제의 폐석회를 인천 송도 일대 공유수면 매립재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인천시와 협의했으나 토양 오염 등을 우려한 인천지역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었다./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가시화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에서 이사장의 공개채용과 시의회 감사기능 강화 등을 명시한 수정조례(안)으로 통과됐다. 수원시의회 자치기획위원회(위원장 모연환)는 24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의원들간에 찬·반논란으로 수차례 표결이 연기됐던 시설관리공단 설립 수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시와 시의회가 6개월간 팽팽히 맞서왔던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오는 27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자치기획위원회가 이날 통과시킨 수정(안)은 우선 이사장 선임문제를 당초에는 추천토록 돼 있는 것을 공개모집토록 명시해 인사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또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 구성은 당초 시장이 2인을 추천하고 시의회 2명, 공단이사회 2명, 공단 감사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토록 돼 있으나 수정(안)은 시장과 시의회가 4명 동수를 추천해 8명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또 시설관리공단 감사 선임은 시장이 임면토록 돼있었으나 수정(안)은 의회가 추천하는 외부전문가를 포함시켰으며, 비상임이사 선임에도 의회가 추천하는 세무 및 회계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했다. 모연환위원장은 “시설관리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인사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등이 중요한 만큼 수정(안)을 통해 이사장을 공개채용토록 하고 시의회가 임원선임과 감사 등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도깨비식 음주운전단속 운전자들 긴장

망년회 등으로 각종 모임이 잦아지면서 음주운전이 급증함에 따라 경찰이 ‘도깨비식’ 음주운전 단속에 나서 운전자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23일부터 최근 세기말과 뉴 밀레니엄 분위기에 편승, 각종 망년회가 잇따르면서 음주운전이 크게 늘고 있다고 보고 낮과 밤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장소를 바꿔가며 예측불허의 단속을 펼치고 있다. 오는 2000년 1월2일까지 10일동안 펼쳐지는 이번 단속에서는 주간, 초저녁, 야간단속은 물론 새벽시간에도 펼쳐지는데다 단속장소를 피해다니는 얌체음주운전자를 적발하기위해 기존 한 장소에서 이뤄지던 고정단속에서 탈피, 1시간 단위로 옮겨다니며 단속하게 된다. 경찰은 이를 ‘도깨비식’또는 ‘게릴라식 단속’이라고 이름붙혔다. 경찰은 단속 첫날인 23일 모두 55명의 음주운전자를 적발했다. 운전자 최모씨(45·수원시 장안구 정자동)는 “음주운전 안전지대로 알려진 고속도로를 타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는데 바로 근처에서 경찰이 단속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해 보다도 음주운전이 크게 늘것으로 예상된다”며 “ 단속을 강화해 경각심 고취와 준법운전을 계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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