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17일 개봉
청춘의 이미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늦은 봄인 5월에 만나는 연초록의 나뭇잎에서 청춘의 이미지를 본다.
여름의 작열하는 태양에 맞서는 진한 초록색의 억센 잎이 아닌 그 질감조차 여린 5월의 잎들. 싱그럽지만 아직 여물지 않아 폭풍우에 쉽게 쓸릴 것 같은 그것은 인간의 청춘의 시기와 닮아 있다.
또 한편의 청춘영화가 나왔다. ‘순수청춘열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관객과 만나는 노동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제작 청년필름)이다.
맹렬한 싸움이라는 뜻의 열전(熱戰)이라는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청춘의 아름다움보다는 그 이면의 치열함에 중심을 둔 영화다.
영화는 꿈조차 꿀 수 없는 두 청춘의 삶의 무게를 그렸다. 전작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주목받은 노동석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꼼꼼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주연배우 유아인의 연기는 청춘(靑春)처럼 싱그럽다. 유약한 이미지와 자유로운 몸짓, 유아인은 청춘 그 자체다. 영화의 첫 장면 유아인이 또래들을 피해 달리는 모습에서도 청춘의 이미지가 뚝뚝 묻어난다.
기수 역의 김병석 또한 여물지는 않았지만 고뇌하는 청춘을 나름대로 무게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비전문 배우의 연기로는 박수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런 구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는 새로움이 없다.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청춘영화의 화면과 대사가 그곳에 있다. 그렇다고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낼 만큼의 리얼리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석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면, 장면에 방점을 찍지못했다. 대사·화면·소품 등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만큼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모호함으로 관객의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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