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내 영화 한국 개봉 않겠다”

“이번 영화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제 마지막 작품일 것입니다. 이를 협박으로 듣거나 불평 또는 하소연으로 들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사마리아’ ‘빈집’으로 베를린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각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이 한국에서의 잇딴 흥행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7일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시간’ 시사회에서 김 감독은 ‘빈집’(2004)과 ‘활’(2005) 개봉 때의 관객동원 실패를 거론하며 “‘시간’은 절대 개봉 안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빈집’은 9만5000여명이 들었으며 ‘활’은 8일간 1507명을 동원했다.

그는 “한번 마음 먹으면 뒤로 돌아가지 않는 성격이라 어떤 좋은 조건이 주어진다 해도 이미 늦었다”며 앞으로 국내 영화 프로모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부산영화제 때부터 ‘시간’을 국내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김 감독은 이번에 10여개 관에서 개봉한 이유로 “판권을 보유한 30여개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일 뿐”이라며 “다음 영화부터는 (한국에) 판권도 팔지 않고 국내 영화제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의 성적에 달렸다며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희망하기론 20만명 이상 들었으면 좋겠고 그러면 내 생각도 바뀔 수 있다”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미국에서 32만,‘빈집’이 프랑스와 독일에서 20만 이상 들었기 때문에 그 정도 희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괴물’의 흥행에 대해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잘 만났다”면서 “이 말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듣는 사람에 따라 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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