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BASFF)가 21일 오후 7시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개막돼 닷새 동안 경성대와 CGV 대연점, 동명대에서 18개국의 작품 101편을 상영한다. 개막작으로는 영국 매튜 워크 감독의 애니메이션 '존과 카렌', 싱가포르 로이스톤 탄 감독의 영화 '잘못된 속삭임', 미국 톰 하프 감독의 영화 '행운 헌터'가 선정됐다. 영화배우 오광록과 문희경이 사회를 맡은 개막식에서는 버슴새 예술단의 퓨전 타악공연과 '코크 팸'의 여성 힙합댄스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극영화와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익스트림 쇼트(Extreme Short)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개최되는 올해 영화제는 출품자격을 상영시간 40분 이내에서 20분 이내로 대폭 단축했고, 상영시간이 60초 이내인 익스트림 쇼트가 신설돼 단편 영화제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는게 BASFF 조직위원회의 설명이다. 또 세계 3대 단편영화제로 꼽히는 프랑스의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특별전과 미주지역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아시아를 넘어서' 특별전,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에서 제작된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부산.경상 특별섹션'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영화 포스터나 배우 등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 스팟'과 배우 등이 내놓은 소장품을 팔아 수익금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는 행사인 '벼룩시장'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무려 10명의 멋진 남자들이 무대에 올라 세련된 음색을 펼친다.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10명의 테너, 바로 텐 테너스(The Ten Tenors)다. 이들이 처음으로 한국 관객 앞에 선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일)과 KBS홀(28일)을 비롯해 대구(23일, 오페라하우스), 전주(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전(27일, 문화예술의전당) 등에서다. 멤버 가운데 스티브 소우든(Steve Sowden)이 공연을 앞두고 연합뉴스를 통해 이메일로 소감을 전했다. "한국 음식을 자주 먹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화 '올드보이'(한글로 직접 표기)를 봤는데 정말 좋았다"며 "멤버 모두가 첫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다"고 말했다. 팝페라 그룹인 텐 테너스는 1995년 호주 브리즈번 음악원을 졸업한 테너 10명이 주축이 돼 결성했다. 진지한 오페라 음악 등 정통 클래식은 물론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팝 음악까지 두루 소화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브리즈번에서 열린 큰 행사를 위해 동창들이 모인 게 그룹을 결성한 계기였지요. 그 후 창단 멤버와 생각이 같은 멤버를 추가로 발탁하기 시작했습니다. 테너스가 결성될 시기에 스리 테너가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요. 그에 빗대어 텐 테너스를 구상했어요. 어감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들은 1998년 첫 단독 공연을 열었고 2002년 첫 유럽 투어를 펼쳤다. 특히 유럽 투어에서는 15만 관객이 열광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텐 테너스가 팝 감각이 녹아 있는 음악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정통 클래식보다 많은 관객을 상대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번에 무대에 오르기에 10명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숫자가 많을수록 더 즐거워질 것 같다. 멤버의 스케줄 조정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테너만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무대가 단조로울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는 "각자가 가진 힘을 100% 끌어내기만 하면 모든 관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여성 팬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고 설명했다. 멤버가 많은 만큼 각 노래에서 누가 어떤 파트를 맡을지 결정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다. 음악 감독이 최종적으로 이 문제를 결정하며 그 과정을 최대한 민주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음반 수록곡을 정하는 작업도 어려워요. 많은 아이디어를 모은 후 각자 생각을 모두 들어보고 선호도를 매기는 방식으로 결정합니다." 2006년에는 신보 '히어스 투 더 히어로스(Here's To The Heroes)'를 발매하고 월드투어를 갖는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음반에서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비롯해 영화 '글래디에이터',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의 삽입곡을 중후한 음색으로 들을 수 있다. "멤버 모두 '보헤미안 랩소디'를 가장 좋아합니다. 거의 10년 동안 불러왔고 관객의 환호가 가장 큰 곡이기도 하지요. 최근에는 신작 음반 '노스탤지카(Nostalgica)'의 작업을 마쳤으며 6월께 발매할 예정입니다."
(칸<프랑스>=연합뉴스) 18일 오후 1시(현지시각)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 객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 일제히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인디아나 존스'의 잘 알려진 주제곡이다. 또 입장 2시간 전부터 극장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으며 주변에는 '인디아나 존스 티켓 구합니다'라고 쓰인 종이를 든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먼저 들어가려다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의 숙소인 칼튼호텔에 내걸린 '인디아나 존스' 입간판과 대형 걸개 그림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들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이날 처음 공개된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오리지널의 힘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오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원조 액션 어드벤처 시리즈물로서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환갑을 훌쩍 넘긴 '원조 액션 스타' 해리슨 포드를 비롯한 배우들의 땀 냄새 나는 액션 연기는 소박하지만 흥겨워 시선을 사로잡는다. CG의 사용을 대폭 줄인 대신 성실한 로케이션 촬영으로 장엄한 분위기를 살렸다. 페루뿐 아니라 뉴멕시코, 하와이 빅 아일랜드 등에서 촬영한 화면과 1950년대를 재현한 스튜디오 세트, 소품, 의상에 눈이 즐겁다. '트랜스포머' 등 이미 극한의 CG를 체험한 요즘 관객에게 오히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만의 정체성으로 승부를 던진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또한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전편의 숀 코너리-해리슨 포드라는 인상적인 부자 관계에서 해리슨 포드-샤이아 라보프로 이어지는 새로운 관계다. 스필버그 감독이 이날 시사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부자 관계는 내게 중요한 이슈로, 'E.T'나 '인디아나 존스' 모두 내 성장 배경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힌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에서 주인공을 맡아 스필버그 감독의 눈에 쏙 들었다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 라보프의 젊은 연기와 악역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러시아 억양 강한 영어 연기가 새롭고 흥미롭다. 인디아나 존스가 찾아 헤맨 신비로운 유물이 1편 '레이더스'(1981)에서는 성궤, 2편 '인디아나 존스'(1984)에서는 샹카라 돌, 3편에서는 성배였다면 4편에서는 크리스탈 해골이다. 시대적 배경은 2차 대전 이후 냉전이 최고조에 달한 1957년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동료 맥(레이 윈스턴)과 함께 소련의 한 비행장에서 소련 특수부대 이리나 스팔코(케이트 블란쳇) 일당의 추격을 피해 탈출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평범하게 살려 하지만 정부가 대학에 자신을 해고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앞에 청년 머트 윌리엄스(샤이아 라보프)가 나타나 크리스탈 해골에 관한 전설을 들려주며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서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마야 문명 속 전설의 도시로 향하는데 소련의 이리나 일당도 보물을 노리고 이들을 쫓는다. 121분 동안 펼쳐진 액션 어드벤처물이 끝나자마자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박수가 터져나왔다
(칸<프랑스>=연합뉴스) 노장이 돌아왔다. '행동하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배우 해리슨 포드-제작자 조지 루카스 콤비, 그대로. 이들이 3편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 이후 19년 만에 4편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들고 제61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칸에 비경쟁 부문에 초대돼 18일 오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영화는 예상대로 였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승부를 던지기보다 '아날로그 액션'을 택한 것. 환갑을 훌쩍 넘긴 '원조 액션 스타' 해리슨 포드를 비롯한 배우들의 땀 냄새 나는 액션 연기는 소박하지만 관객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는다. 또 CG의 사용을 대폭 줄인 대신 성실한 로케이션 촬영으로 장엄한 분위기를 살렸다. 시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 언론과 만난 스필버그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영화는 디지털 마법이 아니라 실제적인 마법"이라고 설명했다. "블루 스크린에서 연기를 하면 감독이나 배우들이나 고취가 되지 않습니다. 돈이 좀 들더라도 영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거죠. 이 영화는 '디지털 매직'이 아닌 '프랙티컬 매직'입니다. 또 저는 디지털 보다는 필름을 좋아합니다." 이번에도 제작자로 참여한 조지 루카스 역시 "특수효과란 이야기 전개를 더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내셔널 트레저' 시리즈 등 액션 어드벤처 영화가 계속 쏟아졌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액션 어드벤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영화는 존스 일행이 러시아 특수부대와 맞서 전설 속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어찌보면 냉전시대라는 배경 역시 '아날로그적'인 것. 루카스는 "우리의 일은 실제적인 사람들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모험이란 캐릭터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이야기가 얼마나 즐겁고 스릴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백전노장 해리슨 포드의 활약이다. 그는 영화에서 뛰고 구르며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 역시 액션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이번 영화에 참여한 경험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라는 개성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이 캐릭터를 완성하는 것은 위트와 지성"이라고 소개했다. "'인디아나 존스' 이야기를 더 전개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스필버그 감독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20년 넘는 세월을 함께했습니다. 우리 사이에는 강한 신뢰가 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포드가 그의 '비밀병기'인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어떤 감독이든 그와 일하면 그가 비밀병기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늘어놨다. "왜 비밀병기냐고요? 어떤 감독에게나 그럴 겁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그는 굉장히 열심히 일하면서 이야기 전체와 다른 캐릭터들도 고려합니다. 영화 작업 과정 전반도 생각하는 배우죠." 이 영화는 22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칸=연합뉴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 나타났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다큐멘터리 '타이슨'과 함께다. 타이슨은 20세인 1986년 사상 최연소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뒤 프로 복싱 스타로 떠오른 인물. 은퇴 후에는 격투기에 관심을 보이면서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제임스 토백 감독이 만든 이 영화에서 어린시절 성장 배경부터 스타가 된 시기, 그리고 지극히 사적인 경험에 이르까지 자신의 삶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고 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 삶을 영화로 보여준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험난한 삶을 살아 왔다"며 "약물을 사용하기도 했고 위험한 사람들과 함께하기도 했으며 위험한 관계로 인해 나를 죽이려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타이슨은 특히 "제임스 토백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며 "내 은밀한 얘기를 한 데 대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칸에 온 데 대해서는 "여기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줄지 생각지도 못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오른 이 영화와 함께 이번 영화제에서는 또 다른 스포츠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에 관한 에밀 쿠스투리차 감독의 '마라도나 바이 쿠스트리차'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다.
(연합뉴스) 미국 우디 앨런(72) 감독의 영화에는 현대 사회의 인간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영화 내내 계속되는 속사포 같은 대사와 쌉쌀한 유머에 담긴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실제의 앨런 감독 역시 완벽한 답변이 아니면 말을 아끼는 탓에 인터뷰하기 까다롭기로 미국 내외 언론에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그가 프랑스 칸으로 날아와 17일 오후(현지시각) 전 세계 언론 앞에 섰다.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 그의 최신작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hristina Barcelona)'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영화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 영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여름을 배경으로 보헤미안 아티스트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가 크리스티나(스칼릿 조핸슨), 비키(레베카 홀), 마리아 엘레나(페넬로페 크루스) 등 여성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 이 영화는 특히 성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녀의 사랑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가벼운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앨런 감독만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바르셀로나에서 온 사람들이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면 투자를 하겠다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하며 "관객이 로맨스에 대해 살펴보는 한편으로 크게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명과의 관계에 대한 환상이 있는 질문에 "한 사람과 하기도 충분히 벅차다"고 농담을 섞어 답한 뒤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이 그런 상황을 견디기는 어렵다"고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나온 것과 같은 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감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며 "물론 내 영화에서는 과장된 캐릭터를 다뤘던 만큼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전 남편인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여자 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스는 앨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배역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의 나라면 전반적으로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할리우드에 떠돌았던 바르뎀과의 열애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웃음으로만 받아 넘겼다. 바르뎀은 이날 시사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앨런 감독은 "바륵뎀은 집안 문제로 올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앨런 감독은 이날 한국 입양아 출신인 아내 순이와 함께 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필름 느와르는 어둡고 비정한 범죄의 세계를 냉정한 시선으로 묘사하는 영화다. 이런 필름 느와르가 키득거리는 웃음을 쉽게 이끌어내는 동시에 사랑스러운 로맨스까지 담고 있다면?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나이트 버스'는 느와르와 로맨스, 코미디 등 어색할 것 같은 세 가지 장르가 어렵사리 조화를 이뤄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영화다. 레이라(지오바나 메로지오노)는 미모를 이용해 남자로부터 돈이나 여권을 훔쳐내는 도둑이다. 레이라는 어느 날 밤 한 남자를 유혹해 여권 여러 개를 훔치는데, 그날 밤부터 마피아들과 국가 정보기관 요원들이 레이라를 쫓기 시작한다. 지갑과 돈을 모두 잃고 정신없이 달아나던 레이라는 프란츠(바레리오 마스탄드레아)가 운전하는 야간 버스에 뛰어든다. 별 볼 일 없는 남자인 프란츠는 도박에서 돈을 잃고 친구에게 큰 빚을 져 더욱 초라한 신세다. 레이라는 버스 종점까지 이르자 간단하게 프란츠를 유혹해 그의 집에서 묵는다. 그날부터 프란츠도 레이라와 함께 마피아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영화는 느와르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파괴적인 미모를 지닌 팜 파탈과 잔인한 마피아가 선한 남자 주인공의 삶을 망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어리숙한 남자 주인공과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이 약해지는 여자 주인공은 로맨틱한 색깔을 슬며시 덧입히고 조연들의 도움을 받아 로맨틱 코미디로 영화를 이끈다. 영화의 백미는 후반부에 나오는 공항 장면. 여기서 영화는 잠깐동안 냉혹하고 허탈한 범죄의 끝을 보여주면서 느와르의 진수를 슬쩍 맛보여 준다. 그런 다음 시치미를 뚝 떼고 코미디와 로맨스로 완전히 돌아선 채로 유쾌한 결말을 맞는다. 동명 원작소설을 쓴 작가 지암피에로 리고시가 직접 각색을 맡아 살아있는 캐릭터와 단단한 구성을 스크린에 심어놓는 데 한몫했다. 다비데 마렌고 감독은 이 영화가 처음 연출한 장편이지만 깔끔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6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제45회 대종상 영화제 1차 기자회견이 열려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안성기가 인사를 하고 있다. maum@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배우 안성기(56)가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아시아인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제13회 닛케이아시아상' 문화부문에서 수상했다. 안성기는 한국의 영화 문화를 대변하고 보호해 왔으며 일본과 중국, 한국을 포함한 국제 공동 제작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1996년 제정된 이 상은 경제발전과 과학기술, 문화 등 3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연합뉴스) 프랑스가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제작사들을 적극 유치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크리스틴 알바넬 문화장관은 14일 일간 르몽드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상 특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바넬 장관은 "2005년에 촬영된 대작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다빈치 코드'는 큰 도움이 됐다"며 할리우드의 히트작들이 고용과 관광에 기여하는 만큼 프랑스가 이들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알바넬 장관은 미국 대형 영화사들의 유치가 자국내 영화산업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우선 내년도 예산에 세금환급 내용을 포함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영화생산국중 하나인 프랑스는 스스로 영화의 고향이라고 자부하고 있으며 영화산업에 대해 세세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간 규모 영화사들의 도산이 우려되는 등 최근 국내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영화산업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영국과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대형 스튜디오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겟 썸'(감독 제프 워드로)은 눈과 귀로 즐기는 영화다. 관객은 그저 현란한 음향과 영상에 몸을 맡기면 된다. 등장 인물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일단 의문을 품으면 견디기 힘들다. 길거리 댄스에 빠진 젊은이들의 춤과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 '스텝업' 시리즈를 만들었던 서밋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따라서 '겟 썸'이 '스텝업' 시리즈와 소재만 다르지 구성은 유사하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줄거리는 맷집과 끈기는 출중하지만 기술이 전혀 없는 한 젊은이가 좋은 사부를 만나 종합 격투기를 제대로 배워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저히 꺾을 수 없을 것 같은 숙적과 곁에서 조용히 응원하는 미녀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화려한 카메라 워크는 배우들의 근육질 몸매와 격투 장면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다. 액션뿐 아니라 미 남부 상류사회의 생활상, 비트 강한 클럽 음악, UCC(사용자제작콘텐츠)의 빈번한 등장은 '요즘 아이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있는지 확실히 보여준다. 영화 곳곳에 가족의 비밀, 청소년의 성장통 등이 나오지만 혹여 잘 다듬어진 성장 영화를 기대했다가는 실망이 크다. 시종 화끈한 격투신에 중점을 두고 즐기는 편이 낫다. 제이크 타일러(숀 패리스)는 동생이 플로리다에 있는 학교에 테니스 장학생으로 뽑히면서 이사를 온다. 그는 예전 동네에서의 싸움 장면을 담은 UCC가 새 학교에 퍼지면서 주목을 받는다. 제이크는 학교 최고의 퀸카 바하 밀러(앰버 허드)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바하는 학교 최고의 싸움꾼 라이언 매카시(캠 지건뎃)의 여자친구다. 제이크는 바하의 초대로 파티에 참석했다가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는 파이트 클럽에서 라이언으로부터 망신을 당한다. 제이크는 제대로 격투기를 배워보기 위해 장 로카(디지몬 하운스)가 운영하는 도장에 찾아간다. 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