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사랑과 관계를 말하는 우디 앨런

(연합뉴스) 미국 우디 앨런(72) 감독의 영화에는 현대 사회의 인간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영화 내내 계속되는 속사포 같은 대사와 쌉쌀한 유머에 담긴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실제의 앨런 감독 역시 완벽한 답변이 아니면 말을 아끼는 탓에 인터뷰하기 까다롭기로 미국 내외 언론에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그가 프랑스 칸으로 날아와 17일 오후(현지시각) 전 세계 언론 앞에 섰다.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 그의 최신작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hristina Barcelona)'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영화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 영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여름을 배경으로 보헤미안 아티스트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가 크리스티나(스칼릿 조핸슨), 비키(레베카 홀), 마리아 엘레나(페넬로페 크루스) 등 여성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

이 영화는 특히 성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녀의 사랑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가벼운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앨런 감독만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바르셀로나에서 온 사람들이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면 투자를 하겠다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하며 "관객이 로맨스에 대해 살펴보는 한편으로 크게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명과의 관계에 대한 환상이 있는 질문에 "한 사람과 하기도 충분히 벅차다"고 농담을 섞어 답한 뒤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이 그런 상황을 견디기는 어렵다"고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나온 것과 같은 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감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며 "물론 내 영화에서는 과장된 캐릭터를 다뤘던 만큼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전 남편인 남자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여자 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스는 앨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배역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의 나라면 전반적으로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할리우드에 떠돌았던 바르뎀과의 열애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웃음으로만 받아 넘겼다.

바르뎀은 이날 시사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앨런 감독은 "바륵뎀은 집안 문제로 올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앨런 감독은 이날 한국 입양아 출신인 아내 순이와 함께 시사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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