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록'이란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액션스타 드웨인 존슨 주연의 미식축구 영화 '그리디론 갱(Gridiron Gang)'이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기대작 '블랙 달리아(The Blakc Dahlia)'를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5~17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그리디론 갱'은 사흘 동안 1천5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1위로 개봉했으며, '블랙 달리아'는 1천40만 달러로 2위에 그쳤다. '그리디론 갱'은 마크 월버그 주연의 '천하무적'에 이어 극장가에 선보인 또 한 편의 미식축구 영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소년원의 미식축구팀 실화를 토대로 만든 드라마로 역시 미국에서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드라마가 관객을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 5번째 영화에 출연한 '더 록'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름으로써 액션스타로서의 위치를 더욱 탄탄히 굳히게 됐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하고 조시 하넷, 스칼렛 요한슨 등 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블랙 달리아'는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상 도전에는 역부족임을 보여주었다. '블랙 달리아'는 할리우드 한 여배우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살인미스터리 영화.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 주 개봉한 또다른 할리우드 미스터리 이야기 '할리우드랜드'보다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수퍼맨'으로 스타덤에 오른 조지 리브스의 의문사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랜드'는 270만 달러로 9위에 랭크됐다. '그리디론 갱'과 '블랙 달리아'의 개봉으로 가을 북미지역 극장가에는 미식축구 영화와 할리우드 스타들의 의문사를 그린 누아르 스타일의 미스터리 영화가 두 편씩 상영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고 크리스토퍼 리브스가 메가폰을 잡던 중 사망했고, 그의 아내 데이너가 지난 3월 사망하기 전까지 제작을 맡았던 애니메이션 영화 '모든 사람의 영웅(Everyone's Hero)'는 620만 달러로 3위로 개봉했다. 4~10위는 '마지막 키스'(470만 달러), '커버넌트'(470만 달러), '천하무적'(390만 달러), '마법사'(380만 달러), '리틀 미스 선샤인'(340만 달러), '할리우드랜드'(270만 달러), '크랭크'(270만 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무도리(無道理)'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길이 없는 마을', 그리고 '도리가 없는 마을'. 영화의 무대인 첩첩산중 무도리는 실제로 눈이 많이 오면 들어갈 길 막막한 마을이다. 이곳은 동시에 남의 불행을 통해 부를 축적하려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이 마을 터줏대감인 봉기(박인환 분), 해구(최주봉), 방연(서희승) 등 노인 3인방은 마을로 몰려드는 자살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한다. 무도리에는 낮에도 안개가 휘휘 돌면서 아래로 떨어지게끔 사람을 홀린다는 '도깨비골'이 있는데, 이곳이 한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유명해지면서 순식간에 '자살 명당'으로 소문이 난 것이다. 이곳에 초보 방송작가 미경(서영희)이 특종을 노리고 잠입해 온다. 노인 3인방 역시 처음에는 자살자의 출현에 대경실색했다. 그러나 유족들이 사례로 남긴 돈맛에 취하면서 자살을 독려하는 입장으로 바뀐다. 생활보호대상자인 이들에게 돈은 비록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을지언정 달콤한 것이다. 결국 이들은 동네 폐가를 단장해 자살하러 온 사람들을 위한 민박을 운영하기에 이른다. MBC프로덕션의 드라마 PD로, 이번에 처음으로 영화를 연출한 이형선 감독은 "허점 투성이의 순박한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려다 일어나는 어설픈 소동극을 그린 영화"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단 1%라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데서 출발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행복과 따스한 인간애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소재는 참 매력적이다. '자살 명당'을 둘러싸고 스멀스멀 일어나는 욕망을 포착하겠다는 의도는 발칙한 재미를 준다. 좋은 블랙코미디로 탄생할 소지가 다분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런 소재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화면은 시종 어수선하고 드라마는 길을 잃고 갈지(之)자로 걷는다. 감정과 드라마의 강약 조절에 실패한 탓에 생(生)과 사(死) 사이에 놓인 무수히 많은 메시지와 여운을 어느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다. 이 때문에 베테랑 연기자들의 연기마저도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버리게 된다. 그러다보니 충분히 충격적일 수 있었던 반전 역시 가진 에너지를 부분적으로밖에 발산하지 못한다. 무도리는 실제로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 있는 지명.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름만 차용, 내용에 맞는 한자를 붙였다. 전국 230만 명을 모은 '달콤 살벌한 연인'에 이어 MBC프로덕션과 싸이더스FNH가 손잡고 만든 HD영화 프로젝트.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혼성 3인조 거북이가 인기가요순위 차트 상공을 3주째 고공비행하고 있다. 거북이의 '비행기'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 벅스(bugs.co.kr)가 집계하는 인기가요 순위 '벅스차트'에서 이번 주 역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주에는 MBC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의 O.S.T '알 수 없는 인생'(이문세)이 지난주보다 19계단 높은 9위에 오르고 10년 만에 음반을 낸 공일오비의 '그녀에게 전화 오게 하는 방법'이 30위에 랭크되는 등 중견 가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성그룹 씨야와 브라운아이드걸스가 함께 부른 '더 데이(the Day)', 이문세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임재범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솔로로 데뷔한 클릭B 출신 오종혁의 '죽을 만큼'은 음원이 공개되자 마자 36, 38, 40위에 각각 오르며 '핫 데뷔'했다. 국악 연주곡으로는 드물게 숙명가야금연주단의 '캐논변주곡 올 포 원' '헤이 주드'가 34위와 50위를 각각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벅스는 1주 동안의 스트리밍, MP3 다운로드, 음반 판매량을 토대로 매주 벅스차트를 발표한다. ◇온라인 가요 베스트 20 1.비행기(거북이) 2.미친 사랑의 노래(씨야) 3.투모로(환희) 4.연예인(싸이) 5.사랑을 찾아서(MC 더 맥스) 6.메이비 아이 러브 유(걸프렌즈) 7.홀드 더 라인(조PDㆍ브라운아이드걸스) 8.위 빌롱 투게더(빅뱅) 9.알 수 없는 인생(이문세) 10.좋아 좋아(서영은) 11.그녀를 사랑해줘요(하동균) 12.그래서…(타이푼) 13.술이야(바이브) 14.해피 데이(체리필터) 15.사랑한다는 말(김종국) 16.아이 고(럼블피쉬) 17.사랑 안 해(백지영) 18.내 사람(SG워너비) 19.남자를 몰라(버즈) 20.러브 미 러브 미(이지혜) /연합뉴스
하루가 멀다하고 연예뉴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탤런트 양미라.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그가 갑자기 화제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확연히 달라진 얼굴 때문이다. 양미라는 올 초 태국 해변에서 섹시 이미지를 강조한 모바일 화보를 찍었다. 이 사진은 인터넷에 급속도로 유포됐고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얼굴에 네티즌은 “완전히 딴 사람이 됐다”며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 그가 성형수술을 받은 건 이미 얼굴에 ‘써있었다’. 소속사측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수술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다”면서 “양미라는 연기를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지만, 코믹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한정된 역할만 해야 했다. 좀 더 여성스럽고 섹시한 느낌을 살려 폭넓은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 코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백 뒤 양미라는 연일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양미라측은 “최근 각종 드라마와 화보 제의가 밀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30일 KBS 2TV 드라마시티 ‘내가 만난 108명의 남자’로 1년만에 안방에 복귀한다는 사실도 크게 보도됐다. 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혜빈도 6월 2006 국제보석시계전시회 주얼리 패션쇼 축하 무대에 섰다가 성형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소속사측은 “2월 무술연습 중 다친 얼굴을 치료하기 위해 성형외과 치료를 받다 코 성형수술까지 받게 됐다”며 “코 수술과 함께 약간 튀어나온 앞니를 바로잡는 치열교정도 했다”고 밝혔다. 전혜빈은 10일 KBS 2TV ‘해피선데이-여걸식스’ 코너의 새 멤버로 합류하면서 “‘여걸식스’에 나오기 위해선 안티팬이 많아야 하고, 모든 진실이 파헤쳐질 각오를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성형을 하고 와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모든 조건을 갖췄다”며 성형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발언 역시 각종 포털사이트 뉴스 게시판을 도배했다. 연예인 성형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신감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청자에 대한 일종의 서비스”라며 옹호하는 의견과 “개성이 사라지고 인공미만 남았다” “일반인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는 반대 의견이 맞서 왔다. 성형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탓에 성형수술 사실을 밝히는 일도 드물었다. 2001년 영화배우 김남주는 눈과 코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됐다. 성형 논란에 선 연예인은 대부분 “성형수술이 아니라 치아교정만 했다”거나 “살을 빼서 예뻐졌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기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성형 사실을 밝히는 게 ‘용기있는 고백’으로 여겨지는 추세다. 연예인이 성형수술 사실을 밝히면 어김없이 각종 포털사이트 주요 기사가 된다. 예외없이 ‘당당한 성형 고백’ ‘솔직 고백 눈길’ 등의 제목이 달린다. ‘솔직한 성형 고백에 네티즌 응원 쏟아져’ ‘당당한 모습 보기좋다는 반응’ 같은 제목이 붙은 기사도 자주 눈에 띈다. 이는 인터넷 연예뉴스의 팽창에 따라 시시각각 쏟아지는 ‘연예뉴스 전쟁’과도 관련이 있다. 신문이나 방송과는 달리 분량의 제한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선 연예인의 작은 행동도 바로 기사화된다. 특히 연예인 성형수술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소재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최근에는 성형수술 논란을 타고 ‘뜨는’ 스타도 있다. 7월 싱글 앨범을 발표한 가수 이지혜가 대표적이다. 이지혜는 활동을 재개하면서 격렬한 춤동작 때문에 “가슴을 성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지혜는 결백하다며 몸소 비키니를 입고 나와 ‘시연회’를 펼치며 성형수술 의혹을 부인했다. 이는 큰 화제를 모았고 이지혜는 솔로 1집 실패 때와 대조적으로 각종 음악 순위 10위 안에 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연예인 성형 고백이 유행처럼 번지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도 긍정적이지만, 네티즌들은 막상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 듯하다. 양미라 성형 관련 기사 댓글에는 “솔직 당당하게 고백했다기보다 얼굴이 너무 달라져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뿐”이라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또 “예전 양미라는 무척 매력적이었는데,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다른 연예인과 비슷해져 아쉽다” “연기하고 싶어 수술을 했다니… 수술 안하면 평생 연기를 못하는 건가” “진정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더니 성형 기사로만 도배되는 상황은 뭘까” 같은 내용도 많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성형 1번지’ 서울 강남지역 성형외과 400여곳 중 150여곳은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이 없는 의사가 개업한 곳”이라면서 “비전문의 성형외과 개원이 늘면서 성형 부작용에 따른 의료분쟁도 빈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B성형외과에서 턱뼈 성형수술을 받던 이모(24)씨가 수술 중 기도 질식으로 3일만에 숨지고, 같은 동 B성형외과에서 지난해 5월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김모(32·여)씨도 전신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3일만에 사망하는 등 성형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안티 성형’ 커뮤니티엔 13일 현재 성형 피해 사례 관련글 2400여건, 피해 분쟁 관련글 1200여건이 올라 있다. 성형수술은 개인의 욕망에 따른 선택이고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적절치 않다. 하지만 성형수술 고백을 ‘당당하고 용기있는 행동’으로까지 치켜세울 필요가 있을까.
미국 CBS 방송의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는 지금으로서는 영국의 대표적인 민영방송 ITV를 인수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14일 경제전문 사이트 마켓워치에 따르면 문베스는 13일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은행 여러 군데서 ITV를 인수하라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ITV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려면 영국 현지 사정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춰야 하는 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골드만삭스가 이끄는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ITV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문베스는 투자은행들이 ITV 매각을 위해 CBS와 비아콤 및 다른 미국 방송사들의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영국 광고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현지 사정에 대한 지식도 부족해 ITV 인수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ITV는 영국 광고시장이 위축되면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CBS는 CBS 텔레비전 네트워크, UPN, 킹 월드,쇼타임,CBS 라디오,CBS 아웃도어, `시몬 앤드 슈스터', 파라마운트 파크스, CBS 디지털 미디어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복합 미디어 기업 비아콤은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M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문베스는 CBS가 작년 말 비아콤으로 부터 떨어져 나온 이후 사장 겸 CEO를 맡고 있다. /연합뉴스
홍석천(36). 그의 이름 석 자가 대한민국에서 갖는 상징성은 매우 강렬하다. 그는 연기자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그의 앞에는 항상 특정한 수식어가 붙어다니며, 사람들 역시 그를 연기자로만 보지 않는다. 6년 전 그가 유명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단행했을 때 대한민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수면 밑에만 있던 세상과 삶이 햇볕 아래로 드러나자 그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그러나 6년 후 지금은 그때에 비해 세상이 무척 많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에서도 '퀴어 영화제'라는 말, '동성애자의 인권'이라는 말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홍석천은 '최초'라는 십자가를 진 탓에 여전히 앞장서서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고 있다. 특히나 연기자로서 그것은 무척 큰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그는 꿋꿋하다. 14일 개봉한 영화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감독 김태경, 제작 눈엔터테인먼트)이 반가울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그의 모습 때문이다. "그동안 정말 숱한 작품들이 캐스팅 최종단계에서 제 손을 떠나갔습니다. 그만큼 아직도 저를 캐스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 때문에 투자가 안되고, 제작이 안된다니 어쩌겠습니까. 그런데 이번 영화는 저를 찾아왔습니다."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에서 그는 주연이다. 문성근, 주진모, 김현성, 박준석과 함께 다섯 명이 공동 주연인 이 영화에서 그는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과격한 마초 '노'를 연기했다. 주연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 마초 캐릭터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이미지로 어필해온 그로서는 파격 변신이다. "처음에 섭외가 왔을 때는 농담하는 줄 알았어요. '이 사람들이 장난치나' 싶더라구요. 그런데 감독님이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하더군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다니고, 말끝마다 욕을 하는 '노'를 연기하면서 홍석천은 꾹꾹 눌러담았던 마음 속 응어리를 꺼내보이게 됐다. "희열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제게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거든요. 항상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제게도 왜 어두운 면이 없겠습니까. 그럼에도 평소에는 그것을 죽이고 살았고 그로 인해 답답함이 많았는데, 이번에 '노'를 연기하면서 제 속의 '욱'하는 감정들이 솟아나오더군요. 저 스스로도 참 신기했어요. 연기하는 동안은 그런 모습을 현실에서도 유지하려고 하니 평소 같으면 백번 참고 넘어갔을 일에도 맞바로 대응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상대도 놀라고 저도 놀라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는데 솔직히 되게 시원했어요.(웃음)" 동료 배우 문성근이 그의 인간성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은 것을 봐도 알 수 있지만 홍석천은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기 힘든 아픔에도 불구하고 늘 밝은 미소로 사람들 앞에 선다. 그런 그이기에 비록 연기이긴 하지만 '노'를 만난 것은 그에게 세상에 대한 살풀이의 기능을 했다. "제가 커밍아웃을 한 것은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한 충격을 각오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연기도 그만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오기가 생기더군요. 같은 동성애자들까지도 저를 욕하는 것을 보고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동성애자들에게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면 저 하나 희생해도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커밍아웃하고 났더니 저보다 더 잘난 사람이 커밍아웃했어야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더군요." 이로 인해 그는 연기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곳곳에 놓인 편견과 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재를 알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커밍아웃 전과 후의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 전에는 나름대로 연기자로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위치였지만 그 후에는 출연 자체가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김수현 선생님 덕분에 드라마 '완전한 사랑'으로 연기에 복귀하고 '슬픈 연가'까지 찍었어요. 그런데 그러기까지의 과정은 너무 힘겨웠습니다.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연기를 해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들고, 나를 캐스팅하려는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내 욕심만 채우려는 게 아닌가 회의가 들더군요. '나 하나 연기 안 하면 그만인데' 싶은 거죠." 편견과 맞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이런 식으로 꺾일 무렵 찾아온 것이 바로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이다. "처음에는 이 영화만 끝나면 연기를 그만두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역할, 이런 비중의 연기까지 했으면 나로서는 누릴 만큼은 다 누렸다고 생각한 거죠. 그냥 가끔 내가 좋아하는 연극이나 하면서 살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노'를 연기하면서 저를 다시 돌아봤고, 오랜만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인생에 자신감도 생겼구요. 아마도 '노'를 통해 세상에 대해 실컷 욕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웃음)" 물론 앞으로도 출연은 여전히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안다. 그래서 계획을 다시 세웠다. "무작정 기다리며 속을 태우기보다는 제 역량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내년 초에 대학로에 연극 한편 올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생각을 전환, 저 자신을 좀 편하게 하려고 합니다. 물론 출연 섭외가 들어오면 감사하게 응해야죠." 이제는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말.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 홍석천의 선한 본성이 다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에 위트 있는 말을 던졌다. "이번에 제 연기 어떠셨어요? 그래도 물에 기름 뜨듯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다음 작품은 참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격려의 의미에서 남우 신인상 후보라도 안될까요?(웃음)" 홍석천. 그의 이름 앞에 연기자 외의 불필요한 수식어가 붙지 않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본다. /연합뉴스
"신인이라 부족한 면도 있지만 한컷 한컷 항상 소중하게 찍고 있습니다." MBC 시트콤 '소울메이트'로 신선한 반응을 얻었던 신동욱이 이번에는 정극 드라마 주인공이 됐다. 18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월화드라마 '구름계단'(극본 유현주, 연출 김용규)에서 그는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의사의 꿈을 포기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가짜 의사 행세를 하게 되는 최종수 역을 맡았다. 13일 오후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동욱은 "나는 참 운이 좋은 것 같다"면서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맡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일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름계단'은 '실낙원'의 저자인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의학과 멜로가 버무려진 드라마. 외딴 섬에서 무면허로 환자를 치료하며 살아가던 최종수는 병원장의 딸 윤정원(한지혜)를 만나 의사로 오해받으면서 성공과 야망을 위한 외줄타기 인생을 살게 된다. 이 작품으로 첫 정극 주연을 맡은 신동욱은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힘들 것 같아 마음 고생도 했는데 지금은 촬영을 즐기고 있고 재미있다"면서 "3년 전 '구름계단' 읽은 적이 있고 일본 의학드라마 '하얀 거탑'도 본 적이 있다"고 드라마와 역할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포도밭 그 사나이' 후속으로 방송되는 '구름계단'은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주몽'과 맞붙는다. 이에 대해 신동욱은 "제작진과 연기자들 서로 호흡이 정말 잘 맞아 시청률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서도 "'주몽'과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텐데 도전하는 입장이라 재미있는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연출은 맡은 김용규 PD는 "신동욱은 신인이어서 큰 기대 없이 오디션을 봤는데 '어디 갔다가 이제야 왔느냐'라고 말했을 정도로 느낌이 좋았다"면서 "아직 백지 도화지 같은 배우인데 촬영할 때의 눈빛을 보니 이 드라마에서 원하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인간의 욕망과 사랑에 관한 보고서'라고 '구름계단'을 설명하는 김 PD는 "7년 전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려고 했으나 당시에는 일본 원작에 대한 거부감과 가짜 의사의 의료 행위 등에 대한 반발 등으로 어려웠다"면서 "시청률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원작의 힘과 이 드라마만의 색깔을 믿으며 네 배우가 하모니를 이루면 상대 드라마와 관계없이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름계단'에는 신동욱과 함께 한지혜, 김정현, 임정은 등이 출연한다. /연합뉴스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으로 2004년 KBS TV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은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8)이 2집 음반 발매와 함께 다음달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두 차례의 독주회(호암아트홀)에서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그는 이번에는 활동반경을 한층 넓힌다. 10월11일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6개 도시를 돌며 7차례에 걸쳐 공연하는 것. 프로그램은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소르 '라 로마네스카', 보테시니 '엘레지' D장조 1번, 쇼스타코비치 '갯플라이' 모음곡 중 로망스와 전주곡, 블로흐 '기도' 등 최근 나온 2집 음반 'Lachrymae(눈물)'(유니버설뮤직)의 수록곡 위주로 짜여졌다. 뉴욕 줄리아드 음대를 나온 오닐은 현재 미국 링컨센터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ll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2007-2008 시즌 카메라타 파시피카 수석 비올리스트로 선정됐다. 2년 전 미국 입양아인 어머니 이복순 씨, 미국인 조부모와 함께 살아온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소개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오닐은 10월27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오프닝 공연 때 솔리스트로 무대에 오르며, 12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에도 참가한다. 공연일정 : 10월11일 예술의전당/14일 경기도 문화의전당/20일 대구 학생문화센터/21일 노원문화센터/22일 부산문화회관/24일 춘천문화예술회관/28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2만-5만원. ☎02-751-9608. /연합뉴스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는 세계 최대의 HD(고화질) 채널 방송국이 있다. 뉴욕에서도 중심가인 맨해튼 펜 플라자에 위치한 '붐(VOOM) HD 네트워크'는 미국 내에서 스포츠, 패션, 음악, 예술, 공연, 영화, 라이프스타일 등 15개 장르의 HD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3년 세계 최초로 24시간 HD 전용위성을 발사해 화제를 모았던 세계 최대의 HD 채널 보유 방송국이다. 국내에서도 정부 관련부처와 방송업계, 가전업계 등을 중심으로 HD 방송이 서서히 방송의 주류를 점령해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HD 방송은 미래 방송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자가 13일(현지시간) 찾은 붐 HD 뉴욕 본사는 때마침 진행중인 뉴욕 패션주간 행사를 HD와 SD(표준화질) 방송 콘텐츠로 제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그레고리 모이어 붐 HD 전무는 "패션은 붐 HD의 주력 콘텐츠 중 하나"라며 "2003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열리는 뉴욕 패션주간 행사를 HD 방송 콘텐츠로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이어 전무는 "약 50만명의 미국 시청자들이 붐 HD의 패션전문 채널인 '울트라 HD'를 통해 뉴욕 패션주간 행사를 시청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SD 채널에 비해 시청층이 많지 않은 만큼 대부분의 HD 방송 콘텐츠를 SD급으로 변환해 'NYC TV(뉴욕시 TV)' 등 SD 채널에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 100명 가량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붐 HD 뉴욕 본사 사무실에 설치돼 있는 대부분의 HD 방송용 TV가 삼성 제품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울트라 HD'의 편성책임자인 엘리자베스 듀이는 "패션쇼를 HD 방송으로 제작하면 SD급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세한 실루엣과 주름 하나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면서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주요 패션쇼의 70% 가량을 취재해 HD 콘텐츠로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패션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면서 "최신 수영복 트렌드를 중심으로 한 마이애미 패션쇼 같은 독특하고 새로운 패션쇼를 발굴해 붐 HD가 진출해 있는 한국 등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붐 HD는 최근 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인 스카이 HD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체결해 9월부터 국내에도 스포츠, 패션, 음악, 예술, 공연, 영화, 라이프스타일 등 7개 장르의 HD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HD TV나 HD 전용 셋톱박스가 고가여서 HD 방송의 보급률이 더뎠으나 최근 붐 HD가 일정한 약정을 할 경우 무료로 HD 전용 셋톱박스를 공급해주는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쳐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HD 채널 가입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붐 HD측은 설명했다. 스카이 HD 관계자는 "수년 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일정한 약정만 하면 거의 무료로 단말기를 제공해주던 것과 비슷한 마케팅 정책을 붐 HD가 펼치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HD 방송사들의 빈약한 재정와 소극적 마케팅 등으로 HD 방송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모이어 전무는 "한국은 방송과 가전 두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HD 방송의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봐가며 2년쯤 뒤에 독자적인 채널을 한국에 론칭할 계획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붐 HD는 새로 진출한 한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 출신의 예술가나 패션 디자이너를 다룬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미술전문 채널인 '갤러리 HD'에서는 백남준 타계 1주년을 겨냥해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울트라 HD'는 최근 뉴욕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 출신 패션 디자이너 정두리 씨의 작품 세계를 집중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듀이는 "미국이나 유럽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구상중"이라며 "특히 한국 출신 예술가들의 높은 성과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붐 HD는 한국시장 진출을 필두로 올 연말께 홍콩에는 IPTV 형태로, 싱가포르에는 IPTV와 케이블로 HD 채널을 론칭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프랑스가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에 대항해 출범시키는 국제 뉴스전문 TV 채널인 '프랑스 24'가 오는 11월 15일에서 12월 5일 사이에 방송을 시작한다고 회사 측이 13일 밝혔다. 프랑스 24의 알랭 드 푸질락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150개 도시에 160명 이상의 기자들을 배치해 프랑스의 시각으로 국제 뉴스를 취재,보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24는 불어 채널과 주로 영어로 방송되는 채널 등 2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영어, 불어, 아랍어 뉴스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 방송은 케이블, 위성, 통신회선 ADSL을 통해 유럽, 아프리카, 중동에 방송을 내보내고, 2008년 말까지 아시아와 미주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전 세계 이미지 전쟁에서 자체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2002년 부터 뉴스 전문 TV 채널 창설을 추진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