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의 무죄판결로 제가 당당해졌다는 게 아닙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는 몸으로 호텔에서 다른 여성과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큰 잘못을 했습니다. 그러나 ‘개그맨 권영찬 강간치상 긴급체포’란 보도만 기억하지 마시고, 제가 겪은 일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팬 여러분, 네티즌 여러분의 무죄판결을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해 6월16일 개그맨 권영찬은 긴급체포됐다. 6월5일 새벽 5시 반부터 오전 8시 반까지 3시간을 한 호텔방에서 보낸 여성이 6월9일 오후 1시 경찰에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7월20일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 한 달 이상 구치소에 감금돼 있었고, 지난해 9월5일 1심 유죄판결을 거쳐 올 6월8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는 1심과 2심 법정에서 말을 바꿔 진술한 상대 여성 Y씨를 위증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그리고 지난 11일 몇몇 언론은 “서울중앙지법, 개그맨 권영찬 ‘성폭행 위증’ 여성에 체포영장 발부”란 제목의 기사로 그의 결백이 입증됐음을 보도했다. 긴급체포, 수감, 유죄판결, 다시 무죄판결…. 드라마 같은 일련의 사건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단편적 보도가 아니라 그의 입으로 ‘풀 스토리’를 들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서 지난 14일 권영찬을 만났다. 결론은 잠시 미뤄놓고 차근차근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긴급체포와 마약 검사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된 권영찬은 경찰에서 마약 검사까지 받았다. “4시간 동안 6번이나 강간당했다”는 상대 여성 Y씨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마약을 복용한 상태였던 것 아니냐’는 추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검사 결과 마약 복용 흔적은 없었지만 그는 긴급체포됐고 한 달 이상 구치소 생활을 해야 했다. 구속 영장이 발부된 가장 큰 이유는 주거 불명이었다. 권영찬은 당시 케이블 TV 등 5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었고, ‘개그개그 PC방’을 체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다. 권영찬은 어디에 사냐는 경찰 질문에 “잠원동에 삽니다. 그런데 PC방 체인점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어 오산 지점에 가면 근처 형님 댁에서 자고, 부천 지점에 가면 또 근처 형님 댁에서 잡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이 답변 때문에 주거불명자가 된 것 같다”며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었기에 답변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유죄판결이 무죄판결로 바뀌기까지 “강간은 커녕 성관계도 갖지 않은 상대가, ‘(집에) 잘 들어갔노라’고 통화까지 한 상대가 며칠 지나 나를 ‘강간치상’으로 고소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진실은 밝혀지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고,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1심 유죄판결을 받은 뒤부터 모든 시간은 Y씨 진술 하나하나가 사실이 아님을 밝혀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1. 연예인 지망생 Y씨에게 연예인 시켜주겠다며 유인했다? Y씨는 ‘개그개그 PC방’ 모 지점의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권영찬에 따르면, Y씨는 자신을 캐나다에서 한국문화를 배우러 온 대학생이라고 소개했고, 아는 사람이 없으니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파티나 모임이 있으면 초청해 달라고 부탁했다. 권씨는 물론 여자친구에게 이런 사실과 Y씨 존재를 얘기했고,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사건 이후 Y씨가 ‘방송 코디네이터’ ‘연예인 지망생’으로 보도돼 당황했다고 한다. Y씨가 근무했던 지점의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법정에서 “Y씨가 처음 구직을 위해 지점을 방문했을 때 ‘여기가 개그맨 권영찬이 사장인 PC방이냐’고 물었다”고 진술하는 것을 듣고서야 접근이 의도적이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권영찬은 “지금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만, 재외동포의 도움 요청인지,의도적인 접근인지 분간하지 못한 잘못이 내게 있다. 그 때 아예 선을 그었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그는 “Y씨가 종종 전화를 걸어 ‘지금 어디냐’고 물었고, 사람들과 함께 있다고 답하면 ‘나를 초청해달라’고 청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에 초청해 달라는 부탁을 번번이 거절하기도 미안해서, 사고 당일을 포함해 세 번 그녀에게 와도 좋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Y씨가 연예인 지망생임을 알았든 몰랐든, 그의 모임에 Y씨가 참석한 것만으로도 상황은 권영찬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런데 ‘연예인 시켜주겠다’며 유인하지 않았음이 의외의 증거자료로 증명됐다. Y씨는 “성폭행을 당한 뒤에는 너무 몸이 아파 움직일 수 없었고 그래서 고소가 늦어졌다. 대신 중간에 성폭행 상담소에 전화로 상담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제출했다. 이 통화내역이 오히려 권영찬에게 유리한 증거가 됐다. 통화내역에 나타난 권영찬과 Y씨의 통화 기록을 보면 권영찬이 아닌 Y씨가 늘 먼저 전화한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권영찬이 연예인 시켜주겠다며 전화로 불러내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Y씨 진술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개그맨 이성미의 도움으로, Y씨가 현지 블렌치 맥도날드 패션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아니며 그녀가 졸업했다고 주장한 캐리브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Y씨는 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위증한 사실을 2심 재판부가 추궁하자 “남들에게 창피해서 그렇게 말해왔고, 말해온 대로 진술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2. 성진단 키트, 산부인과 진단서도 없이 ‘유죄’? “아무리 술 취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순간의 유혹을 넘기지 못하고 다른 여성과 호텔에 함께 간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시 저는 탈모방지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그 약이 너무 독해 성관계를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냥 함께 있다가 저는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깬 후 오전 8시30분쯤 함께 호텔을 나섰습니다. 제가 정말로 그녀가 주장하듯 4시간 동안 6번 강간을 했다면, 겁없이 경찰서 앞에 Y씨를 내려줬겠습니까. 집 근처라고 해서 청파경찰서 앞까지 차로 바래다 주었습니다.” 지난해 6월4일 밤, Y씨가 세번째로 권영찬의 모임에 참석했다. 그날도 그녀가 먼저 오겠다고 했고, 권영찬 일행이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찾아왔다. 이 날 행적은 권씨의 카드결제 기록이 말해준다. 이태원 나이크클럽에서 5일 새벽 5시3분 계산을 한 뒤, 5시38분 여의도 호텔에서 결제됐다. 그리고 8시30분 체크아웃했다. 권영찬에 따르면, Y씨는 지난해 6월9일 권영찬을 강간치상으로 고소할 때 날짜 및 시간과 관련해 모두 잘못 진술했다. 물론 나중에는 권씨의 진술에 맞춰 날짜와 시간을 변경해 진술했다. ‘아무도 볼 수 없는’ 3시간 동안 강간이 발생하지 않았음은 어떻게 증명됐을까. Y씨는 지난해 6월9일 경찰에 고소한 뒤 경찰과 함께 병원으로 갔다.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에서 진단서를 끊고 성진단 키트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산부인과 진단을 거부했다. 결국 특별한 외상이 없어 상해진단서 발급은 불가능했고, 산부인과 진단은 실시되지 않았으며, 범인의 DNA가 담긴 정액이 체취된 성진단 키트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DNA 확보는 피해여성에게도 아주 유리한 증거인데, 그 자체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권영찬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처녀막 손상이 확인됐다. 정액 체취도 끝났으니 유죄를 인정하라’는 수사관 말에, 권씨는 되레 기뻤다고 했다. 정말로 정액 체취를 했다면 자기 것일 리가 없고, Y씨가 정말 강간을 당했다면 범인이 다른 사람임이 밝혀지리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검사 결과는 오지 않았다. 보내지도 않은 검사 결과를 기다린 것이다. 앞서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갔던 Y씨는 목에 난 상처에 바를 연고를 하나 처방 받았다. 엉뚱하게도 이 연고는 Y씨가 반항하다 생긴 상처에 처방된 것으로 오인됐다. 권영찬은 이 연고가 금속류 목걸이를 착용했을 때 생기는 알레르기 처방이었음을 밝혀내야 했다. 3. 6번 성폭행 당한 후 동대문 쇼핑? 성폭행 했다는 증거도 없지만, 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 이번에도 그녀의 거짓말이 권영찬의 결백을 증명해줬다. ‘6번 강간 당해 움직일 수조차 없어 이틀간 몸져 누워 있었다’고 주장한 Y씨는, 사건 당일 저녁 동대문에서 쇼핑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의 카드결제 내역으로 입증된 것. 밤 9시30분쯤 사용된 카드경제 내역이 증거로 제출되자, Y씨는 “자고 일어나 점심쯤에 남대문쪽에서 아버지를 만났고, 저녁에 아는 언니를 만나 동대문에서 쇼핑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권영찬이 구속된 뒤인 지난해 6월22일 Y씨는 자신의 온라인 미니홈피에 권영찬 모임에 두번째로 나갔던 날에 찍은 사진과 함께 ‘즐거웠던 날!’이라는 적은 글을 올렸다. 이 사진과 글을 찾아낸 사람은 바로 권영찬의 여자친구 김씨. Y씨가 가명을 써온 터라 비슷한 이름의 온갖 개인 홈페이지를 며칠 동안 확인한 끝에 본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홈피를 발견한 것이다. 이에 Y씨는 ‘사건 전에 미리 예약 등록을 해놓은 것이지 22일에 올린 것이 아니다. 비공개로 설정해 놓은 것이었는데, 고소 등의 절차를 밟느라 바빠서 관리를 못했더니 저절로 설정이 풀려 22일에 자동 등록됐다’고 주장했다. 권영찬은 미니 홈피를 운영하는 통신사에 질의를 넣었고, 해당 통신사는 서면 답변을 통해 Y씨가 주장한 것과 같은 일은 없으며 ‘처음 등록한 날짜대로 날짜가 표시된다’고 확인해줬다. 결국 Y씨는 6번 강간당했다고 주장한 당일 동대문 쇼핑을 하고, 한참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22일 ‘가해자’ 권영찬과 있었던 일에 대해 ‘즐거웠다’는 심경을 표한 사실이 드러났다. 성폭행 당했다는 그녀의 주장은 이 때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다. ‘무죄 판결’ 그 후 “아무 준비 없이 그저 ‘나는 하지 않았으니 진실이 밝혀지겠지’ 하며 넋놓고 있다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대로 팬들 기억 속에 ‘강간치상범’으로 남을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떠나갈 줄 알았는데 나를 믿고 굳건히 곁에 있어주는 여자친구를 위해서도 강간범으로 남을 순 없었습니다. 강간범으로 낙인 찍힌 저 때문에 상처받은 부모님과 가족 걱정도 됐구요.” 어려울 때 친구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권영찬은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주변에 좋은 분이 많았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개그맨 이성미가 캐나다에서 발로 뛰어 주었고, 낙지를 비롯해 많은 개그맨 후배들이 자기 일처럼 앞장서 도왔다. 가족의 물심양면 도움도 고마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이별을 고한대도 아무 변명 못하고 용서만 빌었을 텐데, 지금까지 곁을 지켜준 여자친구에게는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감사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인 ‘주병진 사건’을 맡았은 이재만 변호사 도움을 받은 것도 행운이었다. 이 변호사의 도움으로 그녀가 고소 당시부터 법정에서 한 말들이 거짓임을 하나하나 밝혀 나갔다. 그렇게 하나씩 진실을 밝혀내다 보니 ‘무죄 판결’에 도달했다. “무죄판결도 받은 상태이고 위증한 Y씨에게 체포영장도 발부됐고…. 사실 조용히 있고 싶기도 했지만 인터뷰에 응한 것은 팬 여러분의 무죄판결을 받고 싶어서였습니다. 제가 호텔에 간 것은 꾸짖으시되 성폭행범이 아님을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팬 여러분의 용서와 믿음이 저와 제 여자친구, 제 가족이 지난 1년3개월간 겪은 고통을 치유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권영찬에게서 휴대전화가 오면 ‘다시 뛰자! 권영찬’이라는 문구가 뜬다. 그는 “사실 1년 넘게 재판을 하며 온몸의 기운이 빠졌습니다. 나를 위해서라면 지금 다시 뛸 힘이 솟지 않았을 겁니다. 눌러도 눌러지지 않는 억울함이 있고, 억울함과 답답함에 미쳐버릴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아닌, 나를 끝까지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힘과 용기를 냈습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무죄판결로도 보상되지 않고, 그를 울먹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권영찬은 자신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어 언론 인터뷰가 불가능했음에도, 몇몇 언론사가 보도자료만 보고 마치 본인을 인터뷰한 것처럼 작성해 “권영찬, 합의 하에 성관계”라고 보도했던 것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차례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무죄판결만 보도됐을 뿐 정정보도는 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기사로 인해 저는 ‘합의 하에 성관계했다’고 주장했다가 ‘관계조차 없었다’고 말을 바꾼 사람이 됐습니다. 그리고 무죄판결을 받고도 ‘강간이 아닌 합의에 따른 성관계’였기에 무죄를 받은 것으로 오해될까 두렵습니다.” 다시 뛰기로 했기에 겉으론 씩씩한 모습이지만, 권영찬의 마음 속 상처는 아직 ‘날 것’인 듯했다. 사람들의 오해에 무척 민감해 했다. 그는 판사의 무죄판결보다 팬의 무죄판결을 받고 싶다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끝으로 서울중앙지법이 위증 혐의를 인정, 지난 1일 Y씨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Y씨는 영장 발부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캐나다로 이미 출국했다. 사건은 피의자의 소재불명으로 기소 중지된 상태다. 모든 먹구름이 걷히고 개그맨 권영찬이 다시 시청자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할 날을 기대해 본다.
하반기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타짜’가 첫 선을 보였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을 고정 관객으로 가지고 있는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데다, 김혜수 조승우 백윤식 유해진 등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들이 동시에 출연하고,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 한 편으로 국내 영화제를 휩쓴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들이 맞물리면서 관객과 업계의 기대 수준이 높았던 게 사실. 18일 오후 2시 서울 CGV용산에서 첫 공개된 완성품은 그 기대치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만족감을 안겨준다. 다만 방대한 분량의 원작과 하나하나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은 금물. 등장인물과 도박이라는 소재를 차용한 새로운 작품이라고 감상한다면 2시간 넘는 상영시간이 어느덧 지나고 스탭 스크롤이 스크린 위로 흐른다. 알려진 이야기를 영화화했으면서도, 이야기는 찰진 인절미를 씹는 것처럼 쫀득쫀득하다. 재담꾼 최동훈의 두 번째 이야기 한 치 뒤도 예상할 수 없는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와 연출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최동훈 감독.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와 스토리를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원작이 있는 영화, 위험 부담을 안고 시작할 때는 어떤 자신감이 있었을 것 같다고 최 감독에게 물었다. 최 감독은 먼저 “그렇다, 잘해야 본전이다. 주변에서 말렸다. 그렇지만 영화라는 게 이미 말해져 왔던 거를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있든 없든 새로울 건 없다. 이야기를 구성해내는 힘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화를 보고나서 도박이나 타짜에 대한 내용이 워낙 상세해 ‘취재 안해도 되겠구나, 3개월이면 쓰겠구나’ 했는데 1년 걸렸다. 쓰면 쓸수록 어렵더라”며 원작을 영화화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워낙 등장인물이 많고, 특히 이번에 영화화한 1부의 경우 드라마가 느슨하다. 인물과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얽는데 주력했다. 영화를 보면, 시작 후 1시간까지 새로운 인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나머지 1시간 20분 동안 이야기와 인물들의 관계를 하나의 원 안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원작 만화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탈출하는 것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름값 하는’ 스타들의 농익은 연기 간혹 함량미달 주연에 빛나는 조연들의 활약 덕에 가까스로 ‘낙제점’을 면한 영화들을 만난다. 그러나 ‘타짜’는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는 고니 역을 맡은 조승우의 칼칼한 연기와 해를 더할수록 농염해지는 김혜수의 매력이 극의 긴장감을 타이트하게 조인다. 원본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렵진 않았을까. 조승우는 “솔직히 말해 ‘타짜’가 허영만 선생님의 만화인 줄 몰랐다.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고, 그 다음 인물 분석을 위해 원작을 읽었다. 원작의 고니는 읽고 잊어버렸다. 원작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로 봐주셨으면 한다”면서 ‘타짜’가 새로운 작품, 새로운 캐릭터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조승우는 만화 속 고니와 사뭇 다른 광기와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극의 흐름을 주도해 나간다. ‘도박의 꽃’ 설계자 정 마담을 연기한 김혜수. 2차원 만화에서 3차원으로 살아나온 듯하다는 평을 듣고 싶었을까, 김혜수 식의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 싶었을까.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고, 시나리오의 느낌에 충실하려고 했다. 사실 영화를 시작할 때, 정마담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전혀 모른다.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연기하는 게 아니다. 연기를 하는 과정에 충실할 뿐이며,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그저 나 스스로 캐릭터가 자리잡혀 가고 있다고 느낄 때 좀더 자유로워진다. 연기는 배우의 몫이고, 평을 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평을 하셔도 달게 받겠다”고 우문현답을 돌려줬다. 잘 되는 영화엔 ‘빛나는’ 조연이 있다 ‘타짜’에 주연 둘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싸움을 가르쳐도(영화 ‘싸움의 기술), 씨름을 가르쳐도(‘천하장사 마돈나’), 도박을 가르쳐도(‘타짜’) ‘폼이 나는’ 백윤식이 두 사람의 뒤를 받치고 있다. 미묘한 말투와 표정의 변화로 영화마다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백윤식은 진정한 ‘타짜(프로페셔녈)’ 배우다. ‘왕의 남자’를 비롯해 이루 출연작을 셀 수 없는 영화들에서 감초 역할을 해온 유해진. 그가 연기한 인간적이면서도 코믹한 고광렬은 영화에 기름칠을 하고, 흥을 돋우는 추임새 역할을 한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동구 아버지 역으로 출연해 많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윤석도 ‘타짜’에 합류했다. 이미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의 뮤지컬 무대를 좌지우지해 온 김윤석은, ‘범죄의 재구성’에서 맡은 작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것을 인상깊게 봤던 최 감독이 다시 캐스팅한 배우다. 이번에는 고니의 숙적인 타짜 아귀 역을 맡아 능글능글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김혜수 ‘여유’-조승우 ‘긴장’ 영화에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은 김혜수의 ‘빛나는’ 노출신이 등장한다. 혹시 영화사의 흥행 노림수는 아니었을까. 김혜수의 답변은 이번에도 분명하고 여유롭다. “노출신은 아무 부담없이 찍었다. 마케팅 전략은 물론 아니고, 사전에 설정돼 있던 신도 아니었다. 촬영 전에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 얘기하면서, 정 마담과 고니의 관계를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으로 정사신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완성된 영상을 볼 때,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조승우는 긴장했다. 상영 전 무대인사에서 그는 “간밤에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처음 하는 영화도 아니지만,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작업이었기에 긴장감이 컸던 것 같다”며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영 후 간담회에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너무나 만족스럽고, 이 작품에 출연한 것이 내게 너무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 노력하면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찍은 필름을 오늘 처음 봤는데 너무 좋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스타 조승우의 밤잠도 앗아버린 영화 ‘타짜’는 오늘 28일 관객의 심판을 받는다. 사진 맨 위부터 최동훈 감독, 배우 김혜수 조승우 백윤식 유해진 김윤석.
재탕 삼탕 방송은 이제 그만! ‘지상파 콘텐츠의 무덤’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케이블TV 프로그램 사업자(PP·Program Provider)들이 자체 제작 드라마나 영화,쇼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콘텐츠의 다양화와 지상파와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재방이 아닌 제작을 이끄는 선두주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복수 방송채널사용 사업자(MPP·Multi Program Provider)들이다. OCN 수퍼액션 온스타일 등을 운영하는 온미디어의 경우 지난 7월 여름 시즌을 맞아 미스터리 공포물인 ‘코마’를 총 5부작으로 선보였다. 수퍼액션 역시 8월 30일부터 ‘다세포소녀’를 40부작 시리즈로 방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OCN을 통해 방송된 성인 시트콤 ‘가족 연애사’는 같은 시간대 지상파 일부 채널보다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Mnet,XTM,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갖고 있는 CJ미디어는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 ‘프리즈’를 조만간 내보낼 계획이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담아낸 5부작 미니시리즈인 ‘프리즈’는 이서진 박한별 손태영 등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CJ미디어는 또 다음달 9일 개국하는 오락 전문 채널인 TVN을 통해 김민종 윤다훈 등이 주연한 신작 드라마 ‘하이에나’를 선보인다. MBC 드라마넷은 최근 제주방송,포항방송 등 전국 8개의 지역 개별 케이블 방송국(SO)과 공동 투자해 코믹 미니시리즈 드라마 ‘빌리진 날 봐요’를 제작한다. SO와 PP간 프로그램 공동제작은 이번이 처음으로 방송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간의 교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장근복 대표는“공동제작모델은 향후 방송장비,제작인원의 교류와 공동펀드 조성 등 발전적 사례를 낳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만화전문 채널인 투니버스나 게임 전문 채널,종교 방송들도 다양한 형식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준비하거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케이블 TV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제작 역량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지상파 위주의 방송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해사를 정면으로 다룬 KBS 대하사극 ‘대조영’의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TNS미디어 따르면 ‘대조영’은 첫회가 방송된 16일 1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주몽’이 16.3%,SBS ‘연개소문’이 22.9%의 첫회 시청률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런 성적이다. 그러나 17일 방송분은 16.6%로 4.7%포인트나 뛰었다. AGB닐슨 미디어의 집계에서도 16일 12.6%에 이어 17일에 16.0%로 급상승해 ‘국민드라마’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렇게 시청률이 뛰고 있는 데는 퓨전을 지향하는 기존의 사극과는 달리 ‘대조영’은 역사적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 전통적인 사극 시청층을 많이 흡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시청률(남자 20%,여자 18%)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통 사극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대조영’을 크게 반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덕화 임동진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웅장한 전투신도 시청률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한편 전체 시청률 순위에서는 KBS 주말연속극 ‘소문난 칠공주’가 3주 만에 MBC ‘주몽’을 제치고 주간시청률 1위 자리를 회복했다. KBS1 일일극 ‘열아홉 순정’은 전주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며 SBS 금요드라마 ‘내사랑 못난이’ 역시 4위를 고수했다. 비 드라마 부문에서는 KBS2 ‘개그콘서트’가 1위에 올랐으며 주간 전체순위로는 6위를 차지했다.
BBC월드와이드는 10월8일부터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드라마와 코미디물 위주의 'BBC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BBC 엔터테인먼트' 채널은 기존의 'BBC 프라임'을 대체해 스카이라이프 채널 334번에서 방송된다. BBC 프라임이 다양한 장르를 망라했던 것과 달리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에 초점을 둔 편성을 하게 된다고 BBC월드와이드는 설명했다. 영국에서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축구선수들의 아내(Footballers Wives)' '범죄예방수사대(Murder Prevention)' '망자의 한(Waking the Dead)' '기상천외한 뉴스'(Broken News)' '엑스트라스(Extras)' '인생은 영화(My Life In Film)'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최진실이 MBC 새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좋은 여자'(극본 이홍구, 연출 이대영)의 주인공으로 확정됐다. '나쁜 여자, 좋은 여자'는 '얼마나 좋길래' 후속으로 연말께 방송 예정인 드라마. 6살 난 딸이 있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여주인공이 6년간 남편이 이중생활을 했다는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최진실은 고아로 자랐지만 밝고 착하고 씩씩한 성격을 가진 주부 이세영 역을 맡았다. 최진실은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 이후 1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게 됐다. '장밋빛 인생' 출연 당시 그는 MBC와 맺은 전속계약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MBC 드라마 출연은 2004년 6월 종영된 '장미의 전쟁' 이후 2년반 만이다. 최진실은 "'장밋빛 인생' 캐스팅 당시 약간의 오해도 있었으나 당시 최종적으로 KBS 출연을 양해해준 MBC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친정에 다시 돌아온 기분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
개그맨 김경민은 의외로 꾸밈 없이 솔직하고 담백했다. 어린이같은 스타일로 한때 시청자들의 눈을 종종 부담스럽게 했던 그였다. 한 방송사의 ‘호기심 천국’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처럼 평소에도 조그만 털복숭이 캐릭터 가방을 등에 메고 커다란 오리신발을 신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그를 마중 나갔다. 매니저와 함께 등장한 그의 첫인상은…. 삼십대 초반? 방송인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더니 그 사이 나이도 먹지 않았나 보다. TV 화면으로 보던 얼굴과 별로 차이가 없다. 주름살도 별로 없고…. 키가 182㎝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커보이진 않았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모자를 꼭 눌러 쓴 모습이 나름대로 깜찍 스타일이었다. 연예인들은 끼가 줄줄 흘러 엄청난 말솜씨로 정신을 쏙 빼놓을 것이라는 환상과는 달리 인터뷰 내내 얌전했다. 조근조근한 말솜씨에 겸손함까지 완전 매너맨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셨느냐’는 나름대로 준비한 질문에 “요즘 방송은 안하지만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활동사항을 소상하게 늘어 놓았다.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이름은 ‘김경민의 이젠 정말 떠야한다!’란다. 주로 토크쇼형식으로 진행되다 노래 한두곡을 들려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고민이나 사연들을 주로 보내 오는데 나름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의 얘기를 듣는 동안 청취자들의 고민들이 사라진다나? 그는 개그맨 시험에 응시한지 5번만에 4전5기로 SBS 공채 1기가 됐다. 당시 개그 컨셉은 ‘일본까기’. “아이디어 남발죄로 현상금 1억원인 이 사람을 체포해야 SBS를 살릴 수 있다”는 멘트로 공들인 이력서는 현상금 포스터처럼 만들었다. 덕분에 공채 1기에 1등 입사의 영예로 기자와 인터뷰도 하고 생각보다 크게 기사까지 나갔다. 시작이 좋다 싶었다. 다 좋았는데, 이름이 ‘김경민’이 아니라 ‘김경식’으로 나갔다고 크게 웃는다.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덕분에 틴틴파이브 김경식만 덕을 봤다나.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 익어 편한 대화가 오고가자 반은 장난스럽게 “이렇게 점잖으신 분이 왜 그런 차림의 컨셉을 했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바로 장난기가 발동됐다. “점잖지 않습니다. 술만 마시면 상에 다리 올려놓고 그럽니다. (웃음) 솔직히 튀려고 강한 컨셉을 했었는데, 이젠 약발이 떨어졌는지 반응이 없어 그만뒀습니다.” 너무 담백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경민이 SBS 공채 1기여서 유재석이나 지상렬이 “다 내 밑에서 내가 가르친 후배들”이란다. “동기인 김용만이 MC로 잘나가서 배가 아팠죠. 그래서 ‘김용만이 입냄새가 심하다’는 소문을 퍼트렸어요. 그래서 김용만이 모 프로그램 MC를 그만뒀어요. 요즘 김용만이 섹션 TV에서 현영이랑 또 MC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현영이 축농증을 앓고 있다고 했죠.” 김용만의 최근 활동이야기와 함께 농담섞인 개그를 건네는 김경민의 뒤로 그의 고민이 엿보인다. 주위 개그맨들과 경쟁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바보일 것이다. 김경민은 힘든 일이 있어도 지금 둘째를 임신 중인 아내와 4살짜리 아들 푸른이가 있어 큰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자리를 동석했던 매니저도 “내가 아는 연예인 중 가장 착하고 인간적인 바른생활맨”이라고 거든다. 평소에도 공처가 비슷한 애처가라나. 외모로 보면 총각으로도 볼 수 있을 듯한데 벌써 결혼 4년차라니 놀랍다. 방송용 나이만도 38살이라니, 지상렬이 후배라고 할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시트콤 프로부터 쇼 오락 프로까지 다음 스케줄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진짜 진행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경민 왈 아웃사이더용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단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청취자들의 고민을 개그로 풀어 힘을 주는 컨셉을 말하는듯 했다. 그의 말처럼 ‘아웃사이더용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무거운 주제라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이혼·실직의 고민으로 삶이 버거운 아웃사이더들에게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MBC는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를 종영하고 11월 새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가제)'을 방송할 예정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신설은 10년간 이어진 청춘시트콤이 막을 내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MBC 청춘시트콤은 1996년 첫 방송된 '남자셋 여자셋'을 시작으로 '논스톱' 시리즈 등을 거치며 인기를 모았으나 젊은 시청자들이 점차 지상파TV를 떠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에 두 고교생과 20대 이혼남 등을 중심인물로 내세운 '거침없는 하이킥'은 10대뿐 아니라 전 연령층을 시청 대상으로 삼는다. 고등학생인 한 살 터울의 형제 이윤호와 이민호 역은 신예 정일우와 김혜성이 맡았다. 정반대 성격인 두 사람은 대한민국 청소년의 두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다. 이들의 가족으로 이순재, 전원주, 정준하, 박해미가 출연할 예정이다.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27살의 이혼남 최민용이다. 코요태의 신지가 민용의 전 부인으로 등장한다. 그 외 김범, 서민정 등이 출연한다.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의 공동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가 외주 제작하며 연출은 '순풍산부인과' 등의 김병욱 PD가 맡았다. 제작진은 "인터넷과 케이블TV 등으로 지상파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지며 10대 이하의 시청률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 시청자 그룹을 유지하되 새로운 연령층을 포괄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드라마를 시도해 볼 시기"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인물의 난립으로 인한 중복을 피하면서 연애담만이 아닌 성장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일상적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장점을 살리면서 주변 인물들의 비밀을 통해 추리극의 성격을 동시에 갖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디즈니채널(스카이라이프 654번)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미디 시리즈 '한나 몬타나'를 23일부터 매주 토ㆍ일요일 오후 6시 방송한다. 올해 3월 미국에서 첫 방영된 '한나 몬타나'는 낮엔 평범한 학생으로, 밤에는 인기 절정의 하이틴 가수로 활동하는 10대 소녀 마일리 스튜어트의 이중생활을 다룬 코미디물. 미국에서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하이틴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미국 첫 방영 당시 프리틴(9~14세) 계층으로부터 540만명 시청이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연합뉴스
'주몽'의 송일국-한혜진 커플이 조상을 가장 잘 섬길 것 같은 연예인으로 뽑혔다. 이는 G마켓이 추석을 맞아 네티즌 1만1천9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의 남녀 주인공인 송일국과 한혜진이 나란히 1위에 올라 눈길을 모은다. 남자 연예인 중 송일국은 전체 응답자의 37%의 지지로 1위에 올랐으며 감우성(19%), 송강호(17%), 장동건(6%), 강동원(5%) 등이 뒤를 이었다. 여자 부문에서는 한혜진(24%)에 이어 박진희(17%), 노현정 아나운서(13%), 고현정(12%), 김혜수(9%) 등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지난 8일부터 5일간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남자 3천429명ㆍ여자 8천524명이 참여했으며, 20~30대가 전체 응답자의 82%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