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180㎝ 장신의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온 정보석(42). 빵모자에 뿔테안경, 총각유행패션이었다. 노메이컵이지만 스타일리쉬한 모습에 어디에서도 40대를 연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의상을 쑥스러워하며 사진 촬영을 피했다. 현재 드라마 ‘대조영’에 출연하며 수원여대 교수이기한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행운아다. 벌써 8년째 수원여대 학생들과 풋풋한 추억들을 쌓아온 정보석, 본인 스스로도 젊은 영향을 학생들에게서 받는다고 말한다. “처음 수원여대에 연기영상과가 생기면서부터 함께 했습니다. 연극이나 연기를 전혀 모르던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땐, 막연했죠. 여대생들만 있으니, 여성들을 위한 대본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직접 대본 쓰랴, 기획하랴…. 그렇게 8년이 흘렀습니다.” 교수를 시작하고 1년동안은 힘들었다. 심지어 사표를 내고 싶었단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을 처음 시작한 정보석은 나름 열심으로 시작했지만, 10시간 준비해 간 수업이 30분동안 강의하고 나면 할 게 없을만큼 쉽지 않았다. 연기 현장에서 활동해야 하는 그가 강의 준비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리는 만무했다. 배우와 교수 두 토끼를 잡으려던 정보석은 처음 삐그덕거리는 소리에 사표를 결심했었다. 극구 학교의 만류에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교수에 도전한다. 그러나 다시 2번째 사표를 결심하게 된다. 성별도 다르고 젊다 못해 어린 여대생들과의 정신세계에서 오는 갭(Gap)이 생각보다 컸던 탓. 전체적인 학생들의 풍토가 그의 대학시절 교수를 향한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정보석의 색깔과 아이들의 세대가 결합하는 과도기에서 오는 문제점이었다. 교수를 다시 생각해본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이 찾아와 만류, 두번째 사표도 무효가 됐다. 이후 8년. 지금의 정보석은 웃으며 말한다. “아이들과 너무 정이 들고 친해져버렸죠. 8년째 교수생활을 하다보니 수업도 틀이 잡혔고요. 이제 그만두라고 할까 겁이 난다니까요.” 지난 86년 KBS특채로 탤런트에 입문한 그는 성남고를 거쳐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상당수 여자들에게 다니엘 헤니는 판타지다. 드라마와 CF 속에서 그는 잘생긴 얼굴과 미끈한 체격에 부드러운 미소와 여자를 배려할 것 같은 섬세함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로 등장한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Mr 로빈 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는 그런 이미지의 다니엘 헤니가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일은 똑부러지게 잘하지만 연애는 F학점 수준인 여자 민준이 첫사랑의 상처를 갖고 있는 직장상사 로빈으로부터 연애 코치를 받다 진실한 사랑을 느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사랑에 냉소적이라는 점은 의외의 모습이지만 젊은 나이에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 패셔너블한 스타일,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의 따뜻함 등은 기존의 이미지와 겹친다. 시사회 이후 “다니엘 헤니를 위해 만든 영화 아니냐”는 말들이 쏟아지는데 대해 그는 단호하게 “Absolutly not(절대로 아니다)”이라고 말했다. 이제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는 “연기가 운명”이라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모델 일을 하게 됐고 모델을 하다보니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 CF에 출연했습니다.” “좋은 작품이 있는 곳이면 어느 나라든 가고 싶다”는 그는 “하지만 한국은 근거지이자 내 생활을 하는 곳으로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멋진 스타일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멋진 배우다./연합뉴스
영화 ‘그 해 여름’(감독 조근식,제작 KM컬쳐)의 여주인공 수애(26)를 인터뷰하기 위해 지난 28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만났을 때,기자는 그의 눈부터 유심히 들여다봤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수애의 맑고도 촉촉한 눈이었기 때문. 가까이서 본 그의 눈은 화장기 없던 영화 속에서와는 조금 달랐지만 역시나 풍부한 표정들을 담고 있었다. 그는 “영화에서는 워낙 조명이나 촬영 기술이 좋아 그렇게 나온 것일 뿐이고 게다가 지금은 홍보 일정 때문에 눈이 무척 피로해 보일 것”이라며 양손으로 눈가를 가린 채 웃어보였다. ‘가족’ ‘나의 결혼 원정기’에 이어 세 번째 주연을 맡은 이번 영화에서 수애는 1969년 시골마을 수내리에서 마을 도서관 사서 정인 역을 맡았다. 농촌 봉사활동을 내려온 대학생 석영(이병헌)과 열흘간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지만 시대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석영을 위해 혼자 떠나는 인물이다. 2002년 드라마로 연기를 시작한 수애는 ‘러브레터’ ‘4월의 키스’ ‘회전목마’ 등에서 청순 가련형 여성을 연기했고 영화로 건너간 뒤에는 ‘가족’에서 털털한 모습,‘나의 결혼 원정기’에서는 악착같은 생활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 해 여름’에서는 다시 순애보적 여성으로 돌아갔다. 그는 “세 영화에서 제 역할은 각기 다르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하다”면서 “무엇보다 은근히 강인하면서 따뜻한 속내를 가졌다는 점은 공통적”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배경과 30여년의 시간차를 가진 현대 젊은이로 열흘간의 사랑에 평생을 바친다는 영화 속 설정이 낯설만도 한데,수애는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저에게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이처럼 매력적인 남자와 순애보적인 사랑을 한다면 평생 기억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고,그 점이 이 영화를 택하게 한 중요한 이유였죠. 다만 저라면 정인처럼 순응하기보다는 조금은 더 노력하는 사랑을 했을 것 같아요.” 이제 데뷔 5년차지만 어느새 주연급 여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수애. 그러나 신인 시절 인터뷰마다 “설경구 선배와 연기하고 싶다”고 했던 일을 상기시키자 “아직 그 마음은 그대로”라고 답하고,이병헌과 촬영한 소감을 물으니 “막상 촬영할 때는 잘 몰랐는데 완성된 화면을 보고는 ‘내가 정말 어려서 그렇게 좋아했던 배우 이병헌과 연기를 했구나’ 싶어 감격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풋풋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그 해 여름’은 언제였는지 물었다. “여덟 살 때 어느 여름날 석양이 질 무렵 아버지,동생과 함께 뒷산에 올라갔는데 제가 넘어져서 아버지가 손수건으로 다리를 묶어주셨어요. 평범한 기억이지만 제겐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여름의 추억이고 가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그리고 이런 얘기 홍보성으로 들리실지 몰라도,이제부터는 이번 영화를 찍었던 올해 여름이 특별하게 떠오르게 될 거예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거든요.”
이혼과 불륜은 기본이다. 어떻게 하면 좀더 자극적인 설정과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주부시청층을 대상으로 한 TV 아침드라마의 딜레마다. 4일 첫 방송하는 SBS TV 새 아침드라마 '사랑도 미움도'(극본 이근영, 연출 배태섭) 역시 기본 구성은 이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한 발 더 나간 느낌이다. 본처와 첩의 관계였던 두 여자가 동서지간이 되는 기막힌 사연이 펼쳐지니 말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복잡한 것은 드라마 전개에 필요한 베이스를 깔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며 "어두운 드라마가 아니라 밝고 건강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기구한 사연으로 얽힌 두 여자는 이아현(34)과 이자영(27). 둘은 각각 정희와 인주 역을 맡아 한 남자의 본처와 첩으로 처음 만난다. 악연이라면 악연인 두 사람은 그러나 드라마 첫 회에서 둘 사이에 놓인 남자의 죽음을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은 운명의 장난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한 형제의 각각의 아내로서 동서지간이 된다. 배태섭 PD는 "경쟁사(MBC)의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가 잘되고 있는데 그것에 자극받아 재미있고 독한 드라마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며 "남들이 해보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되 인생을 담으려 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정희와 인주는 단순히 한 남자의 아내와 내연녀의 관계에 머물지 않는다. 욕심 많은 인주는 남자가 죽자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마저 팽개치고 자기 살 길을 찾아 미국 유학을 떠난다. 외도하는 남편 때문에 속앓이를 해온 정희는 그런 남편이 죽었음에도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정성껏 키운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는 씩씩하고 착한 정희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녀 인주의 캐릭터 대비가 드라마의 또 한축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의 대책 없는 언니 역으로 사랑받은 이아현은 그 사이 결혼으로 안정과 여유를 되찾은 모습. 그는 "전형적인 아침 드라마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개가 스피디하고 내용이 다이내믹해 미니시리즈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당신 옆이 좋아', '장길산', '나도야 간다' 등의 이자영은 "난생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떨린다"면서 "악녀 연기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다. 시청자들에게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웃었다. 이들 외에 이아현의 두번째 남편으로 오대규가, 이아현의 절친한 직장 선배 이혜은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여자의 징글징글한 악연의 이야기지만 그 철천지원수지간에도 화해와 용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따뜻한 휴머니즘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SBS TV '연인'이 KBS 2TV '황진이' 추격에 나섰다. 수-목요일 밤 10시대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 '황진이'의 시청률이 '현상유지'를 하는 동안 '연인'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황진이'는 23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26.3%를 기록하며 독주하는 듯했으나 29~30일에는 나란히 22.1%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반면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황진이'의 경쟁작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연인'은 30일 15.2%를 기록하며 상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30일은 '황진이'가 김정한(김재원 분)과 황진이(하지원)의 '합방신'을 내보내며 내심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을 노렸던 날이라 '연인'의 기록이 더욱 눈길을 끈다. 김정은ㆍ이서진 주연의 '연인'은 히트 영화 '약속'을 원작으로 삼아 짜임새 있는 드라마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파리의 연인'의 영광에 도전한 드라마. 그러나 중장년 주부시청층을 꽉 잡고 있는 매력적인 사극 '황진이'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젊은 감각의 트렌디 드라마인 까닭에 '황진이' 추격이 힘에 부쳐보였다. 하지만 7~8회로 접어들며 유진(김규리)과 강재(이서진), 미주(김정은)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에 탄력이 붙고, 강재와 세연(정찬)의 갈등에 얽힌 사연이 공개되면서 다각도로 흥미진진한 내용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MBC TV '90일, 사랑할 시간'은 이날 시청률 4.7%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불과 다섯 달 전만 해도 그는 스케줄이 많지 않은 '한가한' 가수였다. 방송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지역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올랐다.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사인해줄 일도 많지 않았다. 엄연한 '프로' 가수임에도 "노래를 잘하니 가수해도 되겠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만 얻을 수 있어도 고마웠다. 이제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가수 중의 한 명이 됐다. 밤무대를 제외해도 한 달 평균 80~90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전국 곳곳을 누벼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이용해 시간을 맞추고 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담당 매니저도 생겼다. 그의 노래는 한 달간 300회 넘게 라디오 방송 전파를 타고 있다. 국내 모든 가수를 통틀어 5위권 안에 드는 대단한 수치다. 젊고 예쁜 여가수만 주로 출연하는 군인 대상 프로그램에까지 초대받았다. 남자가수, 그것도 트로트 가수로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최근 '땡벌'로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가수 강진 이야기다. '땡벌'은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노랫말과 리듬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1년 발매한 '땡벌'이 갑자기 뜬 것은 조인성이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차 안과 노래방 등에서 부르면서다. 이후 KBS 2TV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도 이승기, 노주현이 '땡벌'의 흥겨운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장면이 종종 전파를 탔다. '땡벌 신드롬'은 오락프로그램에까지 이어졌다. 그룹 V.O.S의 김경록이 SBS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에서 코믹하게 이 노래를 소화했고, 신정환은 KBS 2TV '해피선데이-여걸식스'에서 아예 벌 의상을 입고 출연하기도 했다. 강진은 "강원도 사투리인 '땡벌'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강렬한 데다 노래 가사와 리듬이 독특해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면서 "여기에 스타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또 "노래방 등에서 분위기를 띄울 때도 '땡벌'이 요긴하게 사용된다고 전해들었다"면서 "대학생들은 좋아하는 이에게 고백할 때도 이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는 사실 지난 20년간 철저한 무명의 세월을 겪었다. 1986년 첫 앨범을 내기 전 시절까지 합하면 무려 30년 가까이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수 외의 다른 길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내(그룹 희자매 출신 김효선 씨)와 결혼 후에도 줄곧 가수를 고집했다. "잠시라도 다른 길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노래가 미치도록 좋았죠. 다른 것을 할 재주도 없었습니다. 내 노래 한 곡이라도 사람들이 알아줄 날을 기다리며 참아왔습니다." 그러다가 '땡벌'을 부르게 된 것은 나훈아 덕분. 그는 20여 년 전 나훈아의 앨범에 수록된 '땡벌'이 마음에 들어 나훈아를 직접 찾아가 다시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반드시 그 노래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아내를 데리고 나훈아 선배님을 찾았죠. '곡이 짧다'며 반신반의하셨지만 결국 주셨습니다. 직접 기타로 노래를 부르면서 녹음까지 해 주셨죠. 제가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은 나훈아 선배님 덕분입니다. 정말 고마운 분입니다." 이런 성공 뒤 한쪽에는 안타까운 마음도 자리잡고 있다. 부모님 노릇을 대신 하던 큰형님이 1년 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공연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런 모습을 형님이 직접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5남매의 맏인 그 형님은 저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습니다. 제가 지방공연 등을 가면 꼭 와서 응원해 주셨습니다. 형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후속곡 '화장을 지우는 여자'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가수로서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싶다"면서 "아차하면 팬들의 박수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상당수 여자들에게 다니엘 헤니는 판타지다. 드라마와 CF 속에서 그는 잘생긴 얼굴과 미끈한 체격에 부드러운 미소와 여자를 배려할 것 같은 섬세함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로 등장한다. 12월7일 개봉하는 영화 'Mr.로빈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는 그런 이미지의 다니엘 헤니가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일은 똑부러지게 잘하지만 연애는 F학점 수준인 여자 민준이 첫사랑의 상처를 갖고 있는 직장상사 로빈으로부터 연애 코치를 받다 진실한 사랑을 느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사랑에 냉소적이라는 점은 의외의 모습이지만 젊은 나이에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 패셔너블한 스타일,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의 따뜻함 등은 기존의 이미지와 겹친다. "친구들과는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국말을 하면 다들 쳐다봐 쑥스러워 영어를 쓰게 된다"는 다니엘 헤니는 인터뷰 내내 겸손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화법을 구사했다. 시사회 이후 '다니엘 헤니를 위해 만든 영화 아니냐'는 말이 쏟아지는데 대해 "absolutly not(절대로 아니다)"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떻게 보면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사실 전 걱정했거든요. 저의 실제 모습과 로빈이 너무 달라 내가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고. 감독님께도 그게 제일 걱정스럽다고 말했으니까요." 뭐가 그리 다를까. 영화 속에서도 판타지, 그대로인데. "성격부터 옷 입는 것, 여자를 대하는 태도 등등. 다 달라요. 너무 다른 점이 많아 스스로 작위적으로 느끼기까지 했는데 절 위해 만든 영화 아니냐는 말은 제가 나름대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과 여러 CF를 통해 보여줬던 신사적인 이미지를 한꺼번에 바꿔 냉혹한 킬러나 악역을 맡는다면 여러분들이 보기에 더 부담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다소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는 로빈은 내 배우 인생에서 브리지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언어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해결해가고 싶어한다. 영화 속에서 그는 단 한번 한국어로 "미안해"라고 말한다. 스토리 전개상 결정적인 대사다. "무리해가면서 한국어 대사가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야죠. 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편이에요. 한국말을 못하면 배우로서 내 인생이 끝장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더 안좋을 것 같거든요. 언어가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다행히 행운처럼 지금까지 그런 작품이 주어졌습니다. 심지어 여러 작품 중 고를 수 있었죠." 이제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는 "연기가 운명"이라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모델 일을 하게 됐고, 모델을 하다보니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CF에 출연했습니다. CF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맛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해 이젠 연기가 제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델 일도 힘들지만 연기는 더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떠한 환경에도 잘 맞출 수 있는 능력을 하나님이 주셨다"며 의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어머니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늘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살게 해주셨죠. 대학시절 문제가 있을 때도 항상 '괜찮아'라고 말씀해주셨고,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셨습니다." 대학에서 연기를 부전공한 후 2004년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스승이었던 디나 레비 씨를 연기 생활의 멘토로 삼고 있다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그 외에 해리슨 포드, 제임스 딘 등 좀 오래된 배우를 좋아한다. 배우로서 가야 할 길이 먼 그에게 그들은 그가 기억해야 할 연기를 보여줬다.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제가 갖고 있는 걸 어떻게 잘 구상해 보여줄까 고민합니다. 맡은 캐릭터를 제 삶 속에서 찾아내 재구성해보죠. 로빈 역할 때도 고등학교 시절 농구 코치를 떠올렸어요. 고지식하고 냉정한 분이셨거든요."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는 그가 정작 본인도 스타들을 보면 눈도 못 마주치고 있다. 안성기, 한석규 등 평소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을 때도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파트너 엄정화 역시 그가 엄청나게 좋아했던 선배. 거의 모든 출연작을 봤다. "엄정화 선배가 저보다 나중에 캐스팅됐는데 환호를 질렀어요. 4~5개월 같이 생활했지만 4~5년 된 사이처럼 친해졌습니다. 정말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나저나 영화 속에서 로빈이 연애에 젬병인 민준에게 알려주는 연애 지침이 과연 실제로 맞다고 생각할까. 로빈은 민준에게 '전화가 올 때까지 전화를 걸지 말 것' '차에서 먼저 내리지 말 것' '먼저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지 말 것' 등을 주문한다. "100% 진실은 아니겠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자가 바라는 것과 남자가 바라는 게 다른 경우가 많잖아요. 여자는 한번 빠지면 마음이 움직이는데 남자는 머리가 움직이는 것 같거든요. 이 여자가 진짜 내 여자 맞나 하는 생각은 남자들이 더 재면서 많이 하는 거죠. 그런 대사를 할 때 시사회 때 본 여자 관객이 대부분 '맞아' 하는 표정을 짓던대요." "굳이 할리우드를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 좋은 작품이 있는 곳이면 어느 나라든 가고 싶다"는 그는 "그렇지만 한국은 근거지이자 내 생활을 하는 곳으로 뿌리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멋진 스타일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멋진 배우다. /연합뉴스
오대규가 KBS 2TV 수목드라마 '황진이'에 황진이의 아버지 황 진사로 깜짝 출연한다. 오대규는 30일 방송분에서 교방을 드나들다 진현금(전미선)이 황진이를 갖게 만든 황 진사로 등장한다. 그러나 황 진사는 황진이를 돌보지 않았고 결국 황진이는 기녀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황 진사는 기녀들과 풍류를 즐기다 우연히 황진이를 만나게 된다. 황진사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안 황진이는 술잔을 던지며 한풀이를 한다. 30일 새벽까지 경기도 파주 '황진이' 세트장에서 촬영한 오대규는 소속사 후배 연기자이기도 한 하지원을 위해 홍삼을 달인 물을 준비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황진이는 부녀상봉 장면에 이어 30일 김정한(김재원)과의 '합방신'도 선보인다.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면서도 드러내지 못한 황진이와 김정한이 마침내 일심동체가 되는 장면. 제작진은 "지상파방송이라는 한계 때문에 연기자들의 노출 강도는 심하지 않았고 무난하게 연출됐으며, 분위기는 에로틱하기보다는 가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원은 "첫사랑 김은호(장근석)와의 키스신이 재미있었다면 이번 합방 장면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
SBS TV '긴급출동 SOS 24'(연출 허윤무 외)가 한국방송비평회가 주최하는 제1회 '좋은 방송 프로그램상' 지상파 프로그램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처음 제정된 '좋은 방송 프로그램상'은 올 한 해 방송된 프로그램 중 한국방송비평회 회원들이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상. 방송비평회는 '긴급출동 SOS 24'의 선정 이유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고 있는 폭력 등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출동, 사태 해결 및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솔루션 프로그램으로 방송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밝혔다. 2005년 11월1일 첫 방송한 '긴급출동 SOS 24'은 '노예 할아버지'를 포함해 총 60여 건이 넘는 사례를 소개했고, 약 260여 명의 이상의 피해자들을 폭력의 현장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방송비평회는 이밖에 케이블TVㆍ위성방송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YTN의 '돌발영상', DMB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한국 DMB의 '심심탈출 명랑고교'를 각각 '좋은 방송 프로그램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시상식은 30일 오후 3시 한국방송회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탤런트 윤정희가 '소문난 칠공주' 후속으로 내년 1월6일 첫 방송 예정인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극본 박정란, 연출 김종창)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행복한 여자'는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여자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조명하는 드라마. 윤정희는 주책이 없을 만큼 밝고 활달하며 긍정적이고 꾸밈이 없는 성격의 액세서리 디자이너 이지연 역을 맡았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에 자경 역으로 출연했던 윤정희는 "처음 대본을 읽고 자경이와는 사뭇 다른 밝은 느낌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밝은 역할을 통해 솔직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김종창 PD와 박정란 작가는 2003년 호주제 문제를 다뤘던 KBS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