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학교에서도… ‘보석’같은 남자
멀리서 180㎝ 장신의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온 정보석(42). 빵모자에 뿔테안경, 총각유행패션이었다. 노메이컵이지만 스타일리쉬한 모습에 어디에서도 40대를 연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의상을 쑥스러워하며 사진 촬영을 피했다.
현재 드라마 ‘대조영’에 출연하며 수원여대 교수이기한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행운아다. 벌써 8년째 수원여대 학생들과 풋풋한 추억들을 쌓아온 정보석, 본인 스스로도 젊은 영향을 학생들에게서 받는다고 말한다.
“처음 수원여대에 연기영상과가 생기면서부터 함께 했습니다. 연극이나 연기를 전혀 모르던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땐, 막연했죠. 여대생들만 있으니, 여성들을 위한 대본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직접 대본 쓰랴, 기획하랴…. 그렇게 8년이 흘렀습니다.”
교수를 시작하고 1년동안은 힘들었다. 심지어 사표를 내고 싶었단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을 처음 시작한 정보석은 나름 열심으로 시작했지만, 10시간 준비해 간 수업이 30분동안 강의하고 나면 할 게 없을만큼 쉽지 않았다. 연기 현장에서 활동해야 하는 그가 강의 준비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리는 만무했다.
배우와 교수 두 토끼를 잡으려던 정보석은 처음 삐그덕거리는 소리에 사표를 결심했었다. 극구 학교의 만류에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교수에 도전한다. 그러나 다시 2번째 사표를 결심하게 된다.
성별도 다르고 젊다 못해 어린 여대생들과의 정신세계에서 오는 갭(Gap)이 생각보다 컸던 탓. 전체적인 학생들의 풍토가 그의 대학시절 교수를 향한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정보석의 색깔과 아이들의 세대가 결합하는 과도기에서 오는 문제점이었다. 교수를 다시 생각해본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이 찾아와 만류, 두번째 사표도 무효가 됐다.
이후 8년. 지금의 정보석은 웃으며 말한다.
“아이들과 너무 정이 들고 친해져버렸죠. 8년째 교수생활을 하다보니 수업도 틀이 잡혔고요. 이제 그만두라고 할까 겁이 난다니까요.”
지난 86년 KBS특채로 탤런트에 입문한 그는 성남고를 거쳐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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