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송승환씨 뒤치다꺼리했어요. 한 20여년동안 트레이닝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 같네. 하하.”(강석우). 강석우(50)와 송승환(50), 이제 오십줄에 접어든 25년지기가 나란히 MBC 라디오 표준FM(91.9㎒) ‘여성시대’를 거쳐간다. 3년동안 양희은과 호흡을 맞췄던 송승환에 이어 오는 5일부터는 강석우가 그 빈자리를 채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석우는 “TV 드라마도 송승환씨 대타로 데뷔했고 송승환씨가 여행갈 때 케이블TV 연예프로그램 진행도 대타로 해줬다”며 너털웃음부터 지었다. 둘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82년 KBS 드라마 ‘보통 사람들’부터. 주연을 맡았던 송승환이 출연을 못하게 되자 영화로 데뷔한 강석우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그때만 해도 서로 안면은 없었던 사이. ‘보통 사람들’을 찍던 중 이상한 소문을 듣고 송승환에게 사실 확인차 따지러 갔다가 친구가 됐다. “나는 그냥 저 사람 친구라는 게 좋았어요. 송승환씨, 세상에서 제일 쿨한 사람이거든요. 평소엔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인데 일할 때 보면 직원들을 쥐 잡듯 잡기도 해요. 젊은 시절 만난 좋은 친구예요. 손 보러 갔다가 친구된 거죠, 뭐(웃음).” 이번에 ‘여성시대’ 새 진행자로 발탁된 것도 3년 전 송승환이 외국에 나갔을 때 자리를 메웠던 게 제작진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강석우는 ‘여성시대’가 7년만의 라디오 진행이다. “7년 전과 무엇이 달라진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뜸 “내가 제일 많이 변했죠”란 답이 돌아온다. “세월이 지나니까 가르치려는 게 몸에 배는 것 같아 걱정스러워요. 마음을 열고 사람들에게, 그들이 돼서 들어주고 위로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예전엔 라디오 진행하다 실어증 이야기가 나와 ‘연기자들에겐 대사 안해도 되니 실어증 연기가 꿈’이라고 했다 실어증에 걸린 자식을 둔 어머니에게 인터넷으로 항의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바로 공개 사과했죠.” 송승환은 “이 친구는 휴머니스트고 가정이 우선인 사람”이라며 “그림도 그리고 색소폰도 불고 재주가 많은 친구”라고 치켜세운다. 이제 ‘여성시대’ 애청자들은 강석우의 목소리에 익숙해져야 할 때다. 뮤지컬 ‘대장금’에 집중하기 위해 ‘여성시대’를 떠나는 송승환은 후임 강석우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강석우의 표현을 빌리자. “‘하고 자 싶은 이야기를 30%만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비결이었구나 싶었어요. 저도 타 방송사에서 같은 시간대 아침 프로그램을 다 해봤는데 30%란 말이 마음에 깊이 박혔어요. 이제 청취자들이 양희은·강석우 아니면 ‘여성시대’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실 정도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자리가 파할 무렵 송승환이 문득 한마디 거든다. “도움만 받고 내가 뭐 도와준거 없나 곰곰 생각해 봤는데 강석우씨 사업할 때 내가 보증 서줬어요.” 강석우 얼굴에 대번 웃음꽃이 핀다. “맞다. 맞아.”/연합뉴스
KBS 2TV 오락프로그램 '해피투게더'가 일본에 수출된다. KBS미디어는 2일 "'해피투게더'를 지난해 대만에 수출한 데 이어 일본지역 비디오그램권 수출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비디오그램권이란 프로그램을 비디오테이프나 DVD로 제작해 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번에 수출되는 '해피투게더'는 현지어 더빙이 어려운 오락 프로그램의 특성상 자막 처리해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KBS 2TV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는 현재 중국 저장(浙江)TV에서 방송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장시(江西)TV 등에서도 방송이 추진되고 있다. KBS 관계자는 "그동안 드라마 출연자들 위주로 해외시장에 소개됐으나 이제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한류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면서 "드라마를 통해 만들어진 한류열풍이 오락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4인조 여성 보컬그룹 빅마마가 계약이 만료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엠보트(M.BOAT)를 떠나 음반유통사 ㈜만월당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유희열의 프로젝트 그룹 토이가 소속된 만월당 측은 "빅마마는 20억원 대의 계약금을 제시하는 '묻지마 러브콜'을 거절하고 2월 말 음악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본사와 합리적인 조건에 계약을 마쳤다"며 "5월 첫 싱글을 발표하며 이밖에도 드라마와 영화 O.S.T, 싱글 음반, 기획 음반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YG 양현석 이사도 2일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양 이사는 "오늘 한가지 아쉬운 소식을 전하겠다"며 "YG와 엠보트의 공동 소속이던 빅마마와의 계약이 종료됐으며 협의 하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YG는 빅마마의 음반 제작, 엠보트는 음반 프로듀싱을 맡아 빅마마는 두 회사의 공동 소속이었다. 양 이사는 "각자 두 회사의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돼 모든 일들이 순조로웠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4년간 각자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가수가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지고 엠보트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치며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도 발생했다. YG에서 빅마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또 "YG와 엠보트가 함께 했던 프로젝트는 모두 끝난 상태"라며 "빅마마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지만 워낙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니 어디서든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빅마마처럼 두 회사의 공동 소속이던 휘성은 오렌지쇼크로 이적했고, 거미는 YG와 재계약을 한 상태다. 빅마마는 그간 세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하며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 '체념' 등 많은 히트곡을 냈다. /연합뉴스
SBS TV '외과의사 봉달희'(극본 이정선, 연출 김형식)가 1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26.6%(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했다. 12회가 방송된 2월22일 전국 시청률 25.2%를 기록하며 25% 벽을 넘어섰던 '외과의사 봉달희'는 13회에서 다시 주춤했다가 14회가 방송된 1일 다시 한번 25%대를 돌파했다. 같은 시간 경쟁 드라마인 KBS 2TV '달자의 봄'과 MBC TV '궁S'는 각각 전국 18.2%, 5.3%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날 '외과의사 봉달희'에서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문경(오윤아 분)의 아들 승민의 생부가 밝혀지면서 극의 흥미를 더했다. 문경과 7년 전 하룻밤 사랑을 나눈 뮤지컬 스타 정민(오만석)이 등장하면서 문경과 다시 만나 추억에 빠지고 이로 인해 방황하는 건욱(김민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편 애초 16부로 기획된 '외과의사 봉달희'는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 2회 연장을 결정, 15일까지 방송된다. /연합뉴스
유명 방송작가가 프로그램 기획사로부터 인격권을 무시당하고 일방적인 대본 집필을 강요받았다며 기획사를 상대로 3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방송작가 P씨는 방송용 프로그램 기획 및 음반 제작업체 P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에서 "피고는 원고의 2004년도 작품이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을 했는데도 `남는 게 하나도 없는 작품으로 적자를 봤다'는 식으로 질책해 비난했고, 다른 작가와 비교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P씨는 "피고측은 지난해 두번째 작품에서도 원고에게 제작비를 아낄 수 있도록 소재를 선정하고 등장인물 수도 줄일 것을 강요했다. 등장인물의 비중에 대해서도 `배우로부터 상납이라도 받았느냐'는 식으로 터무니없는 말로 몰아붙였고, 시청률을 놓고 `기여도가 없는 작가'라고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또 P씨는 "피고 회사는 원고와 상의 없이 방송사로부터 편성을 배정받아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집필을 강요했다. 이는 원고가 작품을 공표할 권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으로서 작가로서의 저작인격권인 `공표권'을 침해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P씨는 피고와 2003년 집필계약을 맺고 미니시리즈 50회 분량의 대본을 집필키로 했지만 피고가 계약을 위반해 지난해 10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선급금 3억6천400만원을 돌려줄 테니 법원이 피고와의 각본집필 계약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도 함께 제기했다. /연합뉴스
한류(韓流)가 위기라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의 수출액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한류 스타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도 잇달아 들려온다. 이에 한류의 주요 무대인 중국 상대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에 비유하면 완제품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방식을 추구하는 것. 아예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원산지 표시를 붙일 수 있게끔 현지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려 구조적이고 안정적인 한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드라마, 대중가요, 애니메이션 등에서 한류 현지화를 시도하는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중심으로 이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드라마 드라마 외주제작사 E&B 스타스는 한류의 지속화를 위해 1997년부터 중국 현지화 전략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다가 드라마로 영역을 넓혀 차인표 주연의 '사대명포', '줄라이 모닝', 최지우 주연의 '101번째 프로포즈', 장나라 주연의 '굿모닝 상하이' 등을 드라마를 제작했다. 이 회사는 중국내 제작사와의 직접적인 제휴를 통해 현지인의 입맛과 풍토에 맞는 '맞춤형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다른 제작사의 한류 전략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한국 측에서 주요 인력, 시나리오, 자본 등을 대고 이에 대한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그 덕분에 해외 드라마 방영에 배타적인 중국 TV 프라임시간대에도 이 회사의 드라마는 별 문제없이 전파를 탈 수 있었다. 중국 CCTV를 통해 수출하는 방식 대신 중국 각 성에 직접 드라마를 배급하는 전략을 취해 수익을 높였다. 각 성 배급담당자를 통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구조도 마련했다. 이성욱 E&B스타스 경영지원본부장은 "완제품을 가져다가 일방적으로 현지에 파는 형태는 현지인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역 역조'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어 한류 콘텐츠의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면서 "'한국 드라마가 지겹다'는 평가가 나오기 전에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한국이 아시아 문화 통합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층 안정적인 드라마 제작을 위해 펀드를 통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MBC, 현대증권과 함께 6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SBS '사랑공감'의 중국 리메이크판 '사랑예찬' 등 드라마 3편의 제작에 사용할 금액을 모았다. 현재 드라마 5편을 위한 120억 규모의 2차 펀드를 추가로 조성 중이다. ◇대중가요 보아, 동방신기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베이징에 한ㆍ중ㆍ일 합작회사인 SMAC(가칭)를 6월께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에이벡스와 중국 엔테테인먼트 그룹 청톈의 자회사가 자본을 출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 회사를 통해 신인 발굴, 매니지먼트, 음원 제작, 음반 라이선스 판매 등 음악과 관련된 사업을 폭넓게 진행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가요계에서 중국 현지화 전략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회사로 꼽힌다. 이른바 '3단계 전략'을 통해 체계적으로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1단계는 2000년께부터 시작됐으며 H.O.T, 보아 등 스타를 '수출'하는 개념. 2005년 이후에는 합작 개념인 2단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멤버로 중국인인 한경을 받아들이고, 강타가 대만그룹 F4 출신 바네스와 듀엣을 이루는 등의 전략이다. 마지막 3단계는 완벽한 '현지화 전략'이다. 중국인 신인 장리인의 예처럼 중국인을 발굴해 양성한 다음 데뷔까지 시키는 형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현지에 장리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중국 공략 전략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2001년부터 중국, 미국, 태국 등에서 '글로벌 오디션'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한경은 2001년 오디션에서 3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후 '스타'로 양성됐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한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면 반한류 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쌍방향 문화교류가 필요하다"면서 "수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우리도 중국문화를 즐기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애니메이션ㆍ뮤지컬 제작 및 공연 기획을 하고 있는 여우비아트컴퍼니(이하 여우비)는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방식으로 중국 현지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유력 어린이신문에 만화를 연재해 인지도를 높인 후 이 만화를 책으로 출간하고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가 중국 측과 공동제작한 만화 '바오바오(BaoBao)'는 3월 초부터 중국 어린이신문 가운데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중국 소년보'에 실리기 시작한다. 총 4권 분량인 '바오바오'는 팬더곰 바오바오와 어린이의 우정과 가족애를 그리게 되며, 2권은 한국이 주무대로 등장한다. 조수민 여우비 대표는 "중국 최고의 만화가로 꼽히는 취안잉성(權迎升)이 그림을 그리며 한국 측에서는 자본과 시나리오 개발을 맡아 판권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후 '바오바오'는 중국 베이징아동예술극단과 함께 제작돼 8월께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공연 뮤지컬로 현지 무대에 오른다. 이 뮤지컬에는 오페라 '마술피리', 뮤지컬 '홍가와라' 등을 연출한 임경식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어 '바오바오'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며, 현재 시나리오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이 회사는 또 3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애니메이션 '레전드 오브 드래곤(Legend of Dragon)'도 베이징휘황동화공사와 공동 제작 중이다. 빠르면 2008년께 CCTV의 어린이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된다. 조 대표는 "합작 형태가 아니면 이 같은 중국 시장 진입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기존의 한류 콘텐츠 수출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6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면밀히 조사했고, 3년 전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중국 현지화 전략 관련 사업으로 7월23~27일 제1회 한ㆍ중 어린이 기자단 문화교류사업도 실시한다. 여우비의 주관 아래 한국 무궁나라어린이기자단과 중국 어린이기자협회의 주최로 중국 어린이 기자단 500여 명이 한국을 방문, 한국 어린이 기자단 500여 명과 함께 한국민속촌, 코엑스, 드라마 촬영장 등을 둘러보며 '취재 활동'을 벌이게 된다. /연합뉴스
충무로가 아버지들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자식들을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눈물과 감동을 선사해온 것은 아버지의 부재를 대신한 어머니들이었다. 2002년 '집으로', 2005년 '말아톤'의 흥행성공에 이어, 충무로는 수많은 '모성 키워드'의 영화들이 붐을 이뤘다. 급기야 2006년 하반기에는 가족영화의 범주를 벗어나 '해바라기' '열혈남아' 등 선 굵은 남자영화에서조차 김해숙, 나문희 등 관록 있는 중견 연기자들이 모성연기를 통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올해 초 개봉한 '허브' 역시 모녀간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감동스토리로 13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성적을 얻었다. 하지만 이제 그 사랑의 주체가 아버지로 옮겨가고 있다. 가족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이 시대의 아버지가 2007년 영화계의 핫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모성파워'를 잠재우고 한국영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주요 작품을 미리 살펴본다. 올해 '부성애'를 다룰 영화는 외화를 포함하여 10여 편. 소재 또한 유괴에서 조폭, 입양, 무기수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 결합됐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우선 부성애 영화의 시작을 알린 '그놈 목소리'는 픽션이 아닌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관객들의 마음을 애틋하게 만들었다. 유괴범에게 어린 아들을 빼앗기고, 집요한 협박전화에 시달리게 된 부모의 피말리는 44일간을 그린 이 작품에서 설경구는 유괴된 이형호군의 아버지 역을 통해 눈물 어린 분노와 호소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우아한 세계'(개봉 4월 5일)에서 그려낼 송강호의 가족사랑도 따뜻한 숨결이 느껴진다. 단지 조금 특별하다면 그의 직업이 조폭 중간간부란 점. 하지만 더운물이 콸콸 나오는 전원주택을 짓고 가족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 소망인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문제는 자신을 창피한 존재, 부재한 존재로 생각하는 가족의 태도. 결국 아버지로서 인정받고 싶은 그는 직장을 그만둘 요량으로 큰일을 도모하지만 이는 오히려 가족들을 힘들게 할 뿐이다. 평생 착하게만 살아온 이문식(배기로 역)은 '성난 펭귄'(5월 24일)에서 딸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행강도 인질극을 벌인다. "만약, 딸은 아픈데 집에 돈이 없다면?"이란 화두로 출발한 '성난 펭귄'은 인간의 원초적 사랑(부성애)이 극단적 상황에 부딪혀 범법 행위까지 치닫는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제목 또한 펭귄이 부성애가 강한 동물로 유명한 데다, 극중 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도 펭귄이라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편, '무기수 아버지'라는 공통된 설정을 가진 3편의 영화가 동시에 제작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바로 '아들' '마이파더' '귀휴'다. 세 작품은 모두 오랜 시간 감옥에서 수감중인 아버지들의 이야기로, 드라마틱한 관계 설정이 주는 애틋한 정서가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작품 중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나게 될 '아들'(5월)은 15년 만에 만난 부자(父子)가 단 하루 동안만 함께할 수 있다는 특별한 설정과 함께, 그들이 나누는 서툰 사랑의 모습에서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담아낸다. 차승원은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단 하루의 휴가를 받은 무기수 아버지 이강식 역, 류덕환은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맞이하게 된 사춘기 아들 이준석 역을 맡았다. 다니엘 헤니의 두번째 영화인 '마이 파더'(가을 개봉)에는 사형수 아버지가 등장한다. 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찾은 입양아 제임스가 사형수로 복역 중인 아버지와 만나는 내용을 그린 휴먼 드라마. 사형수 아버지 역은 중견배우 김영철이 맡았다. 신현준과 허준호가 동반 캐스팅된 휴먼 드라마 '귀휴'(가을 개봉) 역시 무기수 아버지 이야기다. 신현준은 무기수 살인범 태주 역을, 허준호는 태주의 옛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 역을 맡았다. 태주는 희귀병에 걸려 죽어가는 딸에게 간을 이식하기 위해 하루의 귀휴를 얻어 감옥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밖에 야구선수가 꿈인 IQ 60의 11세 아들 동구와, 동구의 유일한 친구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날아라 허동구'(5월 10일)와, 조창인씨의 소설 '가시고기'도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외화로는 지난 1일 개봉한 '아포칼립토'와 3월 1일 개봉할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가 있다.
그런 식으로 사회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한다. 처자식은 생각지도 않는 이기적인 가장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MBC ‘하얀거탑’ 최도영 교수 얘기다. 이 드라마는 좀처럼 드문 현상 하나를 보여줬다. 출세를 위해서라면 온갖 협잡과 비굴을 마다않는 장준혁 과장에게는 동정의 시선이 쏟아진다. 반면 진실을 위해 헌신하며 의학의 정도를 걷는 최 교수는 ‘조직부적응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최 교수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을 27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에서 만났다. “시청자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아요. 저도 대본을 보면서 답답한 기분이 들때가 많습니다. 장 과장은 시골 어머니를 찾는 등 인간미를 드러내는 장면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 교수에게는 그런 디테일한 묘사가 없어요. 원작에서는 지방병원에서 노인환자를 돌보기도 하거든요. 극적 효과를 위해서겠지만 선뜻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어떤 대목이 납득되지 않느냐고 묻자 망설임없이 대답이 돌아온다. “의료 사고를 당한 환자가 위독해지자 최 교수가 장 과장이 있는 제주도로 내려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정말 이해가 안됐어요. 친구 준혁을 무너뜨리려는 목적도 아닌데 굳이 법정까지 나가야하는 설정 역시 의아스러웠습니다.” 그는 드라마 초반 최 교수 연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의사 최도영은 선비 같습니다. 장 과장의 화려한 이력에 견줄만한 내적인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런제 제가 너무 일차원적으로 연기하다보니 최 교수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고해성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초반에는 (연기를)잘 못해 겁이 많이 났습니다. 아마 야구나 축구였으면 선수 교체를 당했을지도 몰라요. 제게 할당된 대본 분량이 적기 때문에 그 공백을 연기력으로로 메워야 하는데 충분히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최 교수는 수수한 캐주얼 차림에 늘 택시를 타고 다닌다. 장 과장의 깔끔한 수트나 고급 외제차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 “일본 원작과 비슷합니다. 그래도 의대 교수인데 차 한대 없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감독님께 최도영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것 아니냐고 막 따졌어요.(웃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이선균은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태릉선수촌’ ‘도망자 이두용’ ‘러브 홀릭’ 등 주로 TV단막극에 출연했으며 영화 ‘알포인트’ ‘잔혹한 출근’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에게 ‘하얀거탑’은 처음 도전하는 미니시리즈. “영화보다 드라마가 훨씬 타이트합니다. 일정이 촉박하니깐 꼼꼼하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요. 단막극의 경우 대본이 미리 나와있으니 그림을 그리고 들어갈 수 있지만 미니시리즈는 이마저도 힘듭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병리학 교수로 나오는 변희봉이란다. “예전부터 변 선생님 팬이에요. 신인때 단막극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셨는데 대본에 사인을 받기도 했지요. 물론 술먹고 다음날 잃어버리긴 했지만요. 요즘도 촬영장에서 보면 제 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주세요.” 인터뷰 말미 의사란 직업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손사래부터 친다. “생명을 다룬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스트레스일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고, 혹 자식을 낳게되면 시키고는 싶네요. 노후 대비도 해야되고 …하하.”
제주도를 찾는 중화권 기업체 인센티브 관광단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들어 방문한 인센티브 관광단은 지난 1월 중순 중국 두산공정기계기업 직원 200명을 비롯해 대만의 홍광과학대학 교직원 390명 등 2개팀이 3박4일 일정으로 제주관광을 즐겼다. 이달 들어서는 대만의 니산자동차 직원 720명이 3∼7일, 홍콩의 AIA보험 인센티브단 500명이 7∼10일 각각 찾아오며 4월에는 대만의 도요타 인센트브단 200명이 16∼18일에 제주에 온다. 도는 서귀포시 '섭지코지' 등지에서 촬영된 TV 드라마 '대장금'과 '올인' 등이 중화권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데다 해외 다국적 기업 등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와 도관광협회는 외국의 인센티브 관광단이 입도할때마다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하는 환영행사를 열고, 300명이상 관광단에 대해서는 전체 만찬 행사시 제주민속공연을 지원하는 등 각별한 관심과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중화권 인센티브 관광단은 16개 기업체에 6천여명에 달했다. /연합뉴스
구전 민요를 소재로 포맷을 바꾼 MBC 예능 프로그램 '에너지-우리 소리를 찾아서'(목요일 밤 11시 방송)가 1일 방송을 끝으로 한 달 반 만에 폐지된다. '에너지-우리 소리를 찾아서'는 최윤영 아나운서와 서경석, 박경림이 공동 진행을 맡아 세인의 입을 타고 내려오는 우리 민요와 소리를 소개하고 민요에 관련된 문제를 출연자들이 푸는 방식으로 1월 중순부터 방송돼왔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찬반 입장으로 팀을 나눠 토론을 벌이는 토크쇼 형식으로 지난해 11월 초 신설된 '에너지'는 방송 도중 '우리 소리를 찾아서'라는 부제를 붙이고 구전 민요와 소리를 소재로 의미 있는 포맷 변화를 시도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갑작스런 포맷 변화에 시청자들이 혼란을 느낀 데다 새로운 포맷이 자리를 잡지 못해 한 자릿 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