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미드'…진짜 열풍일까?"

'CSI' '프리즌 브레이크' '로스트'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24' '하우스' '특수수사대 SVU'…. 안방극장에 '미드'('미국 드라마'를 줄인 신조어)가 넘쳐난다.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미드'가 지상파와 케이블TV에 속속 입성하면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미드'가 소개됐다. '미드'가 새로운 콘텐츠로 이목을 끌면서 편당 1천만 원을 넘긴 작품이 등장할 정도로 판권가 역시 부쩍 오르는 추세다. 과연 '미드'는 열풍을 탄 걸까? ◇'미드'의 홍수 사실 '미드'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맥가이버' '브이' '원더우먼', '600만불의 사나이' 등 주로 초능력 캐릭터를 내세운 드라마와 '슈퍼소년 앤드류' '케빈은 열두 살' 등 청소년층을 겨냥한 시리즈물이 미국에서 건너와 1970~1980년대를 풍미했다. 1990년대엔 'X파일'이 명맥을 잇다가 차츰 TV 속에서 '미드'가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프렌즈'와 '섹스앤더시티' 'CSI' 등 미국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TV시리즈들이 차츰 케이블TV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미드'가 본격적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 KBS가 '로스트' '위기의 주부들' '그레이 아나토미' 등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TV시리즈를 연달아 선보였고 케이블TV에서도 'CSI' 등 기존 시리즈의 새 시즌을 비롯해 지상파를 통해 먼저 소개된 시리즈물과 '24'와 '하우스' 등 새 드라마를 앞다퉈 내놨다. 비슷한 시점에 '아메리칸 아이돌' '배첼러' '어프렌티스' '도전 수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 등 서바이벌 형식의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케이블TV로 방송됐고 이는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누가, 왜 '미드'를 보는 것일까. 방송계에서는 국내 드라마에 식상함을 느낀 20~30대 시청자들의 욕구가 '미드'라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범죄 수사물 'CSI'나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처럼 소재 차별화를 꾀하는 '미드'가 여전히 사랑 타령에 목매기 일쑤인 국내 드라마에 비해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 첫 번째 이유. 회당 제작비가 100만~200만 달러에 달해 극적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회별로 완결된 에피소드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 짧은 영화를 한 편 보듯이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KBS 영화만화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미국 TV시리즈는 범죄나 의학 등 우리나라 드라마의 보완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많다"면서 "미국에서도 경쟁이 심해 작품성이 좋고 스토리도 좋은 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 들여올 때는 주로 우리 드라마 트렌드에서 비어 있는 곳을 찾아 채운다"고 말했다. ◇ "'미드' 편당 가격 2~3년 새 두 배" 인터넷 다운로드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던 '미드'가 지상파와 케이블TV를 통해 대중화되면서 판권가 역시 천정부지로 오르는 추세다. 지상파의 경우 심야 시간대에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은 자체 제작물 대신에 완성도 면에서 검증된 '미드'를 편성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케이블TV의 경우 미국에서 이미 인기를 끌었거나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미드'로 채널 인지도가 낮은 케이블TV의 매체 특성을 보완할 수 있다. 또 20편 안팎으로 한 시즌이 구성돼 연속적으로 새 시즌이 나오는 '미드'의 경우 안정적인 편성을 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미드'를 둘러싼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시청자에게 양질의 미국 TV시리즈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의 가격 상승을 불러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반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손승애 CJ미디어 콘텐츠사업본부 구매1팀장은 "최근 2~3년새 미국 TV시리즈의 편당 가격이 2~2.5배로 뛰었다"며 "인기 시리즈를 잡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온미디어 콘텐츠사업국 차장은 "영화 '스파이더맨'을 사서 매일 틀어줄 수는 없는 것이고 한 시즌을 잡으면 안정적인 편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TV시리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 같다"며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사소해 보이는 시리즈까지 가격이 동반 상승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케이블TV는 편당 수백만 원 선에서 '미드'를 들여오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편당 1천만 원을 넘긴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미드'를 둘러싼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상파의 경우엔 접근성이 높다는 매체 특성상 케이블TV와 다른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미드'를 들여오고 있지만 지상파도 점점 '미드'에 대한 관심을 높여 가는 추세라 시청자의 관심을 끌 만한 '미드'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 '미드' 열풍? "그게 언제 얘기야?" 최근 수퍼액션은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새 '미드'를 설 연휴에 22시간 연속 방송해 케이블TV로서는 흔치 않은 1.5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의 시청률을 올린 뒤 뉴스 시간대로 인식된 오후 9시대에 첫 번째 시즌을 공격 편성했다. SBS도 현재 방송 중인 5월부터 '프리즌 브레이크'의 첫 번째 시즌을 방송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미드 열풍'은 현재 진행형일까. '미드'의 경우 '어둠의 경로'라 불리는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로 최신 시즌을 구해 보는 누리꾼들이 인터넷 동호회나 포털 사이트에 시청 소감과 작품평을 올려 입소문을 내고 이후 TV로 뒤처진 시즌이 방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TV 편성이나 시청률만으로 인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미드'의 경우 심야 편성으로 3~5%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고 케이블TV에서도 1%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미드 열풍'이라 부를 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는 셈이다. 또 인터넷 다운로드로 해외 드라마를 신속히 접하는 누리꾼의 수효도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연령대도 넓게 보아 10~30대에 한정돼 있고, 또 이미 마니아층에서는 1~2년 전 인기를 얻었던 '미드'가 TV로 '뒷북'을 때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부 마니아층에서는 "언제적 '미드' 이야기를 이제서야 하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김하정 SBS 영화팀장은 "지상파로서의 서비스를 다하기 위해 남녀노소 볼 수 있도록 더빙으로 시청층을 넓히기도 하지만 아직 미국 드라마가 국산 영화만큼 시청률이 나오기는 힘든 것 같다"며 "미국 드라마의 시청률이 현재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작품성 등에 힘입어) 몇 년은 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손 팀장도 "'미드'를 인터넷으로 먼저 봤다고 해서 TV 시청자로 직결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인터넷으로 '미드'를 보는 누리꾼과 TV로 미드를 접하는 시청자 사이에 인터넷을 매개한 상호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쏜다’ 욕심이 과했나…재미·액션·교훈을 한방에 쏘려다 ‘삐걱’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특사’ 등 내로라하는 코미디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박정우. 2004년 ‘바람의 전설’로 감독에 데뷔했던 그가 두번째 영화 ‘쏜다’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막무가내 코미디가 아닙니다” 6일 오후 2시 신촌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박 감독은 ‘박정우가 만들면 코미디일 수밖에 없다, 코미디일 것이다’라는 편견을 버려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쏜다’의 장르가 코미디인가라는 점에 대해 밤새 고민했는데, 관객들이 장르에 국한되지 말고 감상해줬으면 한다는 바램도 내비쳤다. 뚜껑이 열린 ‘쏜다’를 보니, 박 감독의 고민이 십분 이해됐다. 단순히 코미디라고 하기엔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진지하고, 이어지는 자동차 추격 장면과 시내에서의 레이싱 장면은 액션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자랑하던 김수로의 말맛을 잘 살렸고, 질서의식 강한 박만수(감우성 분)가 보여주는 고지식함이 유머로 읽히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미·액션·교훈 욕심이 과했나…삼박자 갖추려다 ‘삐걱’ 재미도 있고, 시원한 액션도 나오고, 세상사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는 교훈까지 준다면 ‘삼박자’ 두루 갖춘 영화랄 수 있겠다. 그런데 어딘가 아쉽다. 합이 맞지 않는 것들의 조합으로 인해 생긴 작은 틈에서 큰 공백감이 새어나온다. 윤리 선생님인 아버지가 하라는대로, 세상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살아온 박만수.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인생 성적표는 정리해고와 아내의 이혼 요청이다. ‘XX금지’를 일부러 어기며 일탈에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 것조차 그에겐 꿈꾸지 말았어야할 자유다. 노상방뇨 한 번이 그의 인생을 폭풍처럼 세차게 할퀸다. 마침내 분노가 폭발한 박만수는 참고 살던 인생을 내팽개치고 위험한 질주를 시작한다. 보기엔 위험천만이지만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신명이 난다. 작은 일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상황 설정, 이성은 ‘일단 멈춤’된 상태에서 한치의 재고 없이 끝을 모르고 치닫는 주인공의 액션, 등장 인물들의 정형화된 캐릭터 등은 코미디적이다. 코미디영화에 설정된 상황과 캐릭터를 두고 현실성의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쏜다’가 감독 스스로 고민했듯 단순히 코미디영화가 아니고, 주제와 표현에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기에 설정과 전개가 지나치게 인위적이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는 힘을 얻는다. 코미디적인 설정과 그로 인한 과장된 전개에 묵직한 주제를 실으니 영화가 삐걱거린다. 감우성-김수로 호연 빛나 ‘광복절특사’로 2002년 청룡영화상 각본상, ‘라이터를 켜라’로 2003년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감독답게 이야기의 아이디어가 산뜻하다. 특별하게 꼬인 하루에 벌어진 분노의 일탈, 스트레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일탈의 쾌감을 대리만족 시켜준다. 자칫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박만수의 행동이 공감을 얻을 수 있게 한 감우성의 연기가 돋보인다. 그의 섬세한 연기 덕에 갑자기 생겨난 분노로 비치지 않고 쌓이고 쌓였던 응어리가 폭발한 것으로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메시지 전달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막무가내 코미디가 아니라 ‘+α’가 있는 코미디를 추구하는 김수로도 전반부 코미디, 후반부 정극 연기로 감우성과 함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최근 그의 출연작들 가운데 김수로의 코믹성을 가장 잘 살린 캐릭터이고, 김수로 자신도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웃음을 선사한다. 다만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만한 재료들을 다양하게 배합했지만 하나의 요리로 완성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지만, 가벼움과 무거움의 중간 어느 지점에 제자리를 정하지 못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영화가 된 느낌이다. 영화 ‘주먹이 운다’ ‘야수와 미녀’ ‘언니가 간다’와 케이블TV로 방영된 5부작 영화 ‘코마’의 제작사인 시오필름의 다섯번째 영화 ‘쏜다’. ‘쏜다’가 어느 정도 흥행할 것인가의 답은 늘 그렇듯 관객의 선택에 달려있다. 다양한 상품들이 함께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로 사랑받을 지, 확실한 한가지를 원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살지는 오는 14일 밝혀진다. 사진=시오필름 제공.

EBS 특집다큐 '영어강국 코리아…' 방송

EBS는 10~11일 영어 교육의 국내외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특집 2부작 다큐멘터리 '영어강국 코리아 만들기'(오후 11시)를 방송한다. 1부에서는 국내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원어민 교사와 함께 영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전남 장계중학교, 원어민 교사와 공동작업을 펼치고 있는 인천 천마초등학교를 찾았으며 영어를 잘 구사하는 두 명의 학생을 통해 효과적인 영어 습득 노하우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호주 원어민 교사와의 화상수업과 교내 영어 체험시설 설립 등으로 영어 교육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전 덕송초등학교도 소개한다.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2부에서는 말레이시아, 프랑스, 독일, 스웨덴을 찾는다. 말레이시아는 독립 후 자민족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 영어수업을 폐지했던 나라. 그러나 영어가 국가경쟁력의 주요한 변수로 부상하자 1990년대 들어 영어 몰입수업을 시작했다. 유럽 국가 중 영어 점수가 낮은 국가군에 속한 프랑스는 영어에 대해 사회적으로 닫힌 인식과 열악한 영어사용 환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는 이러한 영어교육의 낮은 효율성 문제를 수준 높은 교사 양성을 통해 극복한다는 계획. 또 영어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독일의 사례와 시내에서 누구를 만나도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스웨덴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제작진은 "우리나라가 영어 교육을 위해 1년에 쏟아붓는 돈이 10조 원으로 한 해 교육비 예산 20조 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지만 최근 한국인의 토플 시험성적은 전 세계 147개 국 가운데 93위에 불과하다"면서 "영어구사 능력은 이제 개인의 경쟁력을 넘어 한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시대가 바뀌었으므로 영어강국 코리아 만들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월 영화 관객 '뚝' 떨어져

2월 영화 관객 수가 1월에 비해 14.9% 감소했다. 전년도에 비해서도 0.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1월에 들어있던 데 비해 올해는 2월에 있었음에도 전년도에 비해 관객 수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CJ CGV가 자체 집계한 결과 2월1~28일 서울 391만3천406명, 전국 1천369만3천660명이 영화관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2월 전국 관객 동원 상위 5위의 수치는 작년 동기보다는 앞서 있다. 1위 '그놈 목소리'가 309만9천 명, 2위 '1번가의 기적'이 187만7천 명, 3위 '바람피기 좋은 날'은 173만7천 명, 4위 '복면달호'는 122만7천 명, 5위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 101만4천 명을 동원했다. 그러나 6~10위를 차지한 영화의 관객 수치가 전년도에 비해 115만 명 정도 줄어든 까닭에 근소하지만 전체 수치가 감소한 것. 한국영화 점유율은 67.4%로 전월에 비해 16.8%포인트가 상승했다. 설 시즌을 앞두고 한국 영화들이 2월에 집중 개봉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외화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미국 영화 점유율은 26.6%로 전월 비해 12.3%포인트 감소했으며, 중국 영화는 3.5%, 일본 영화는 0.4%의 점유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장르별로는 47.8%의 점유율을 보인 드라마 부문이 강세를 보였으며,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코미디도 36.8%를 차지해 영화 관객의 대부분이 두 장르 영화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주몽' 51.9% 자체 최고 시청률로 대미 장식

MBC 인기 드라마 '주몽'(극본 최완규ㆍ정형수, 연출 이주환)이 51.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7일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주몽'은 마지막회인 81회가 방송된 6일 51.9%까지 시청률이 올랐으며 또다른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는 49.7%를 기록했다. 마지막회에서는 주몽(송일국)이 이끄는 고구려군이 한나라 철기군에게 대승을 거둔 뒤 소서노가 두 아들을 데리고 남하하고 주몽이 이를 눈물로 바라보는 장면이 연출됐다. '주몽'은 2000년 이후 방송된 드라마 가운데 '대장금'(41.6%ㆍMBC)과 '파리의 연인'(41.5%ㆍSBS)에 이어 평균 시청률이 세 번째로 높은 드라마(41%)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기간 최고 시청률로도 '태조 왕건'(56.6%ㆍKBS1)과 '파리의 연인'(56.3%), '대장금'(55.5%), '진실'(53.6%ㆍMBC)의 뒤를 이었다. 성ㆍ연령별로는 여자 30~50대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자 30대 이상에서도 고른 선호도를 나타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는 '주몽'이 송년특집 방송을 제외했을 때 34주간 연속으로 주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두 번째로 오래 주간 시청률 1위를 지킨 드라마는 '태조 왕건'으로 29주간이었다. 지난해 5월 방송을 시작한 '주몽'은 허준호(해모수)와 전광렬(금와), 오연수(유화부인) 등의 호연에 힘입어 시청률 상승세를 타 2개월 만에 시청률 40%대를 돌파했고 이후 송일국에게 바통이 넘어간 후에도 꾸준히 4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주몽'이 방송되는 동안 같은 시간대의 다른 방송사 미니시리즈들은 대부분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했으며 '주몽'은 비슷한 시점에 출발한 고구려 사극 가운데 시청률 면에서 선두를 지키며 고대사로 사극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몽' 후속으로는 고현정과 하정우가 각각 여형사와 초년 검사로 분하는 '히트'(극본 김영현ㆍ박상연, 연출 유철용)가 19일부터 방송된다. /연합뉴스

건대병원 ‘봉달희 효과’ 톡톡!…‘하얀거탑’ 아주대는 “글쎄”

최근 '하얀거탑'과 '외과의사 봉달희' 등 의학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드라마의 촬영지인 병원들의 인기는 드라마의 색깔에 따라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드라마치고는 비교적 높은 평균 12%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하얀 거탑'의 촬영지는 아주대병원. 아주대병원은 과거 '종합병원'으로 대중들에게 '메디컬 드라마=아주대병원'이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제2의 종합병원이라는 기대를 받고 방영된 '하얀 거탑'의 경우는 어떨까? 결과는 '글쎄'다. 이유로는 하얀 거탑 촬영이 대부분 세트에서 이뤄지고, 병원 촬영은 로비나 복도, 대형 의료장비 등에만 국한돼 이뤄지기 때문에 병원이 노출될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 뿐만 아니라 차가운 느낌의 드라마 성격도 미미한 효과를 가져온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 '종합병원' 당시에는 인간적인 주인공들로 인해 '아주대병원은 좋은 의사들이 있는 병원'이라는 인상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돼 지방에서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종합병원'에 나오는 의사를 보고 의사의 꿈을 키우고자 아주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하얀 거탑'의 경우 인간적인 감동 보다는 선이 굵고 정치색 일색이라 병원이미지나 '종합병원'과 비교했을 때 환자 호응도가 시큰둥한 것 같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비해 '외과의사 봉달희' 촬영지인 건국대병원은 인간적인 드라마 덕분에 동반 이미지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대병원 관계자는 "건대병원은 지난 해 9월부터 지역사회 부녀회를 초청, 정기적인 병원 견학 및 간담회 행사를 가지는데 불과 5개월 만에 건대병원에 대한 인지도 및 이미지가 확연히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외과의사 봉달희'가 현장감 있는 따뜻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의 간격을 좁히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병원취지에도 걸 맞는다고 밝혔다. 실제 의사인 '외과의사 봉달희' 작가는 병원측에서 제공해 준 병실에 상주하며 실제 병원에서 일어나는 실제 일들을 실시간으로 수집, 이를 드라마에 반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장감과 인간미와 더불어 드라마 촬영시 좋은 화면만 선별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건대병원은 쾌적한 병원'이라는 이미지가 높은 것 같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식을줄 모르는 ‘미드’열풍…“백화점도 끊었어요”

회사원 최윤경(30·여)씨는 최근 주말마다 찾던 백화점에 발길을 끊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TV를 켜고 미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밥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온통 브라운관에 시선을 뺏기기 때문. 최씨는 “강한 중독성이 특징인 미드는 어지간한 영화보다 작품성이 뛰어나다”면서 “치밀한 시나리오와 탄탄한 구성,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어우러져 안보고는 못배길 정도”라고 말했다. ‘미드’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미국 드라마에 열광한다는 뜻의 ‘미드족(族)’이란 신조어가 생긴 지는 이미 오래고 케이블TV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가 넘쳐난다. 시청자들은 동호회를 통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자막제작을 통해 단순 소비자에서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케이블TV 영화채널 수퍼액션은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을 21시간 연속방송했다. 위험을 무릅쓴 공격적 편성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 이 채널의 평균시청률보다 3배나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케이블TV 전체 시청률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05년 8월 미국 FOX TV를 통해 방송된 이 드라마는 부통령의 가족을 죽였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친형을 감옥에서 탈출시키려는 천재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석호필’(극중 배역인 스코필드의 한글 이름)이란 애칭으로 유명한 주인공 앤트워스 밀러는 국내 팬카페만 수십개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의류회사와 광고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충효 수퍼액션 팀장은 “주인공이 펼치는 고도의 두뇌플레이와 실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밀도있는 디테일, 촘촘한 이야기 구조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중반 ‘프렌즈’로 시작된 미드 돌풍은 ‘X파일’ ‘섹스 앤더 시티’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거쳐 최근에는 ‘CSI수사대’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 ‘24’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라는 국내 인터넷 인프라가 미드족을 키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미국 드라마를 공유한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여배우가 임신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주인공의 차기작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 국내 최고의 미드족 클럽인 네이트의 ‘드라마 24’는 회원수만 13만명에 육박하고 하루 수백건의 글이 올라온다. 개별 드라마나 배우들을 위한 모임은 부지기수다. 미드의 치솟는 인기는 새로운 드라마 소비형태를 낳았다. 자막동호회가 그 것. 초창기 유학파 중심으로 시작됐던 이들 동호회는 이제는 의학, SF 등 분야별로 분업체제가 형성돼 있을 정도다. 오역을 피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자체 검열 시스템을 갖고 있다. 심지어 의학드라마는 현직 의사나 의대생들이 감수를 하기 때문에 수준이 웬만한 외화번역 뺨친다. 한 인터넷 자막동호회 관계자는 “단순히 미드에 열광하는 차원이 아니라 드라마를 해석하고 만들어간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미드는 일종의 문화코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