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안방 컴백 “가족간 뜨거운 정 보여줄 것”

스무 살에 무작정 학원 강사와 결혼한다. 어떻게든 딸의 인생을 되돌리고 싶은 엄마는 딸을 설득해 의사와 결혼시킨다. 문제는 딸이 낳은 자식들. 엄마는 매몰차게 딸을 돌려 세우고 딸도 결국 엄마 뜻에 따른다. 시간이 지나 딸은 중년에 접어들고 버림받은 자식들도 성인으로 자란다. 드라마이니만큼 결국 상봉한다. 최명길이 버린 자식을 20여년만에 만나는 엄마를 연기한다. 1년 8개월만에 TV로 돌아와 예전의 강단 있는 모습을 지우고 우유부단하게 속을 끓인다. MBC 아침드라마 ‘내곁에 있어’(극본 박지현 연출 이형선) 제작발표회에서 최명길(45)은 꼭 자기 나이의 캐릭터 장선희를 맡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제게 강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진 몰라도 세상에 남의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저럴 수 있어’라고 해도 나의 일이 될 수 있죠.” 그에겐 성년이 된 자녀를 둔 어머니 연기가 처음이다.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어서 집에 있는 두 아들이 신경쓰인다”고 하자 임채무가 옆에서 “오랜만에 임채무 씨랑 출연하니까 참 좋다고 말하면 안되냐”며 옆구리를 쿡 찌른다. 남편 김한길 국회의원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출연 결정을 대선과 연결시키는 질문에 최명길이 손사래부터 친다. “남편은 드라마에 대해선 전혀 몰라요. 모든 건 제가 결정하죠.” 최명길이 웃으며 “우스갯소리로 이제 야당이니까 드라마 해야죠”라고 분위기를 맞추자 임채무가 끼어든다. “드라마에선 내 마누라니까 그쪽 얘기는 하지 마세요(웃음).” ‘내곁에 있어’는 ‘있을 때 잘해’ 후속으로 12일 오전 7시50분 첫방송된다.

“이번엔 억척 엄마…”

집안·자녀교육 위해 좌우충돌 지난해 여름 방송된 SBS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로 인기를 모았던 탤런트 심혜진이 17살 아들을 둔 엄마로 분했다. 그는 11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8시55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되는 성장드라마 ‘최강! 울엄마’에서 주인공 최강의 엄마 고민주 역을 맡았다. 고민주는 집안과 자식 교육을 위해서 좌충우돌하면서 때로는 비굴함조차 받아들이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엄마 캐릭터. 세파에 찌들려 악만 남았지만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집안 일은 물론 직장생활까지 해내는, 그야말로 ‘최강’ 엄마이다. 그는 “미니시리즈와 주말드라마 등 전부 성인 드라마들이 많은데 경쾌하면서도 메시지가 강한 드라마를 하고 싶어 ‘최강! 울엄마’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역할은 그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자식의 나이가 가장 많다. 이에 대해 그는 “부담은 없다.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물론 이미지 좋은 역할을 찾지만 언제까지 예쁜 척하는 연기만 할 수는 없다.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한창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사교육에 매달리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교육하진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결혼설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적인 질문은 피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최강! 울엄마’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들의 분투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드라마. 심혜진의 아들 최강 역에는 신예 진원이 캐스팅됐고 무명 연극배우로 등장하는 남편 최강부 역은 정원중이 연기한다. /연합뉴스

“잠수 끝… 다시 뜹니다”

케이블TV ‘박철쇼’ 진행 이달부터 안방공략 나서 교통방송 ‘박철의 4시 탈출’을 진행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됐고 지난해 11월부터는 다른 방송의 DJ도 맡고 있다. 라디오뿐만 아니다. KBS 2TV ‘해피 선데이’에 고정 패널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런데도 그가 그동안 마치 활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 건 왜일까.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 박철이 기지개를 펴고 다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달중 첫 방송하는 케이블TV 채널 라이프스토리의 토크쇼 ‘박철쇼’를 시작으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선 것. 그는 “한동안 공백기 아닌 공백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제 서서히 워밍업, 다시 한번 활발한 활동을 펼쳐 보이겠다”며 웃었다. 그는 또 “그동안 도를 닦았다면 도를 닦았고 정신적인 충격도 많았으며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며 “이제부터는 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그동안 활동했는데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던 까닭은 특유의 야수성을 잃고 조용히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제1의 전성기는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출연하던 데뷔 초창기 때이고 제2의 전성기는 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를 시작으로 SBS 라디오 ‘박철의 2시 탈출’을 진행할 때까지다. 재도약을 준비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통째로 바꿔 버리는 시도를 했다. “버스만 타고 다니던 사람이 지하철을 타게 되면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나듯 저 역시 그런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 6시는 예전 같으면 제 귀가시간이었는데 이젠 그 시간을 위해 더 이른 시각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군대에 다시 간 기분입니다.” 한편 한때 마라톤으로 30여㎏을 감량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현재 다시 살이 붙은 모습. “그동안 마라톤을 끊고 지냈어요. 운동을 아예 안했죠. 그러나 이제 몸만들기를 시작으로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이 말을 하며 그는 날씬했던 때의 사진을 설정해 놓은 자신의 휴대전화의 액정화면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SBS,KBS 동일한 소재 다큐 방송 눈길

SBS스페셜은 오는 11, 18일 오후 11시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캄(Kham)’을 방송한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 윈난성에서 생산된 차와 소금을 티베트, 미얀마, 인도로 실어나르는 남쪽 실크로드. 제작진은 차마고도의 중심지 캄에 초점을 맞춰 남방교역의 역사를 짚어보고, 과거 외부세력에 정복된 적이 없었던 고대 왕국의 신비와 이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현재 캄 지역은 중국 정부가 외부에 공개를 꺼리는 마지막 미개방 구역이다. 메콩강, 살윈강, 양쯔강 등 3개의 대하가 협곡을 이루며 나란히 흐른다고 해 삼강병류(三江竝流) 또는 동방대협곡(東方大峽谷)으로 불리며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일본 NHK 등 세계 유수 방송사들이 제작기회를 노려왔으나 허가를 못받아 촬영에 실패했다는 게 SBS스페셜 서유정 PD의 설명이다. 2004년 2월 촬영에 들어간 제작팀은 수개월간 중국 정부를 설득한 끝에 HD카메라를 반입, 캄의 험준한 자연미를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촬영 첫해에는 소금을 가득 실은 말에 제작진이 떠밀리는 바람에 PD가 30m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1부 ‘차마고도를 찾아서’는 조선과 일본을 거쳐 티베트의 라사에 들어간 최초의 서양인 알렉상드라 다비드넬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 곳을 오가는 카라반(사막이나 초원에서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특산물을 교역하는 상인의 집단)의 생활을 따라가 본다. 티베트 고원을 가로지르는 칭짱철도의 개통으로 카라반이 해단식을 갖는 장면이 보는이를 안타깝게 한다. 2부 ‘게사르를 만나다’는 차마고도 주민의 전쟁영웅 게사르에 관한 이야기. 1950년 중국에 병합된 원주민들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자신들의 전통을 지켜왔는지 살펴본다. KBS스페셜도 ‘차마고도 5000㎞를 가다’를 11일 오후 8시 내보낸다. 9월 6부작으로 방송예정인 ‘차마고도’를 압축해 미리 선보이는 것. KBS는 “타방송사와 방영일자가 겹쳤지만 영상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배용준 출연작 분석한 책 日서 속속 등장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류 톱스타 배용준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를 증명하듯 일본에서는 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일본제목 '사랑의 군상'<愛の群像>)를 분석한 책이 최근 출판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달 3일부터 서점가에 등장한 ''사랑의 군상' 배용준으로부터의 선물, 강재호라는 이름의 기적'은 배용준의 열렬팬인 고토 유코(後藤裕子) 씨가 주인공 재호의 삶에 흠뻑 빠져 작품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전도사를 자청해 만든 책이다. 재호의 매력, '사랑의 군상'에서 배운 것, '사랑의 군상'의 세계관, 드라마의 인간관계, 재호의 마음 등으로 나눠 드라마를 꼼꼼하게 소개한 뒤 재호로서의 배용준, 재호의 패션체크 등과 함께 촬영지인 재호의 집, 대학, 수산시장을 직접 방문한 르포도 함께 실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배용준과 그가 출연한 작품에 대한 팬들의 분석서가 속속 등장했는데, 수필가이자 전문 르포라이터인 무코야마 마사코 씨의 '미소의 귀공자 '호텔리어' '겨울연가'의 사랑에 빠져'가 출판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야하타 가오루 씨의 '욘사마의 길(ヨン樣道)'이 일본 최대의 인터넷 도서판매업체인 일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배용준에 대한 일본팬들의 사랑은 '겨울연가'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 '팬들이 엮은 '겨울연가', 핸드폰에서 태어난 애프터 스토리'와 창작소설집 '한국드라마 창작극장-배용준 편'으로 이어졌으며, 지난해 6월 사토빅(satovic) 씨의 '욘사마 극장'에 이르러 절정을 이뤘다. 이처럼 지금까지 배용준이 출연한 드라마를 분석한 책으로는 '겨울연가'가 제일 많으며, 그 뒤로 '호텔리어',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까지 선보이게 됐다. /연합뉴스

<새영화> 엇갈렸지만 영원한 사랑 '페인티드…'

충만하다. 내용도, 화면도. '킹콩'의 나오미 왓츠와 '프라이멀 피어' '일루셔니스트'의 에드워드 노튼이 20세기 초 중국의 한 산골마을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영국인 부부로 등장한다. 영국 현대문학의 거장인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페인티드 베일'은 느긋하게,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게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시나리오를 본 두 배우가 프로듀서로까지 나선 이 영화는 한 편의 잘 쓰인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격정적이거나 인위적이지도 않다. 그저 덤덤히 삶의 모습,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나약함과 용기를 관조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게 한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까닭에 당시 생활상을 엿보는 것은 시대극이 갖고 있는 잔재미. 주인공들이 사는 중국 산골 메이탄푸는 쾅스 지역에서 촬영됐다. 원시림이 빽빽한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 자연에 순응하는 필부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포만감을 준다. 1925년 영국 런던. 화려한 사교 모임을 즐기는 도도한 아가씨 키티(나오미 왓츠 분)는 결혼하라는 부모의 재촉을 받고 있다. 한 파티장에서 키티를 본 세균학자 월터(에드워드 노튼)는 첫눈에 반해 곧장 프러포즈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꿈을 꿨던 키티는 부모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 없이 월터와 결혼해 월터의 근무지인 중국 상하이로 간다. 말도 많지 않고, 별다른 취미도 없는 월터와 달리 키티는 적극적이고 인생을 즐기고 싶어해 월터에 대한 키티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어느 날 한 사교모임에서 만난 외교관과 눈이 맞은 키티는 정신없이 불륜에 빠져들고, 월터는 이를 눈치챈다. 상심한 월터는 복수의 심정으로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산골 마을인 메이탄푸 병원에 자원하고, 외교관에게 버림받은 키티는 할 수 없이 그를 따라가게 된다. 월터가 병원 일로 정신없이 바쁜 동안 키티는 아무 하는 일 없이 감옥과도 같은 낡은 집에서 무료한 날을 보낸다. 키티는 월터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콜레라를 예방하고 환자를 치료하느라 여념이 없는 월터는 서구세력이 밀려들자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산골 마을 사람들의 적개심까지 받아야 한다. 무료함을 참지 못한 키티는 프랑스 수녀가 운영하는 월터의 병원에 딸려 있는 보육원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서로의 모습을 새롭게 보는 두 사람은 점차 진정한 사랑에 빠져들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나오미 왓츠와 에드워드 노튼의 섬세한 연기가 사랑과 질투, 용서와 화해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 배우의 은근한 매력은 영화를 풍부하게 만든다. 화끈한 화면, 드라마틱한 설정이 아니라는 점이 대중의 선택을 주저하게 할 수 있지만, 사랑에 미숙했던 어른의 사랑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맛이 꽤 깊고 풍부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연합뉴스

'…봉달희' '하얀 거탑' 동병상련

국내 드라마들이 주인공들의 사인(死因)으로 암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두 메디컬 드라마의 주인공 의사들도 암을 피해가지 못해 눈길을 끈다. 4일 방송된 MBC TV '하얀 거탑'에서는 주인공 장준혁(김명민 분)이 담관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담관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길로 담관암은 대부분 발견했을 때 이미 속수무책인 상황까지 진행된다.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 장준혁이 아이러니하게도 손을 쓸 수 없는 암에 발목이 잡히는 것. 7일 방송된 SBS TV '외과의사 봉달희' 역시 주인공 이건욱(김민준)에게 폐암 2기 판정을 내렸다. 폐암 역시 발견이 어려워 발견하면 환자의 3분의 2가 말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건욱은 그나마 말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혼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이건욱의 상황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화된다. 이 같은 드라마 속 의사들의 암 발병은 그만큼 암이 현대사회에 흔한 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동시에 병을 고치는 의사도 암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한다.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 하지만 소재의 참신함을 내세우며 출발한 메디컬 드라마 역시 끝맺음을 위해서는 식상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 봉합하기 위해 주인공에게 암을 발병시키는 설정이 왠지 용두사미처럼 느껴지는 것. 두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또 암이냐"라는 핀잔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장준혁과 이건욱 모두 사랑받는 캐릭터인 까닭에 우리의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은 두 사람을 놓고 "제발 살려달라"며 제작진에게 탄원을 하고 있는 상황. 특히 장준혁의 경우는 비열하고 지독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캐릭터에 몰입된 시청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 이렇듯 나란히 암으로 동병상련 중인 '외과의사 봉달희'와 '하얀 거탑'은 각기 15일과 11일 막을 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