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스크린쿼터 축소는 갈등해결 우수사례'

영화인들의 반대 속에 이달부터 시행된 스크린쿼터 축소를 재정경제부가 부처간 갈등해결 우수사례의 하나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경부의 정부 업무평가 상반기 실적보고에 따르면 부처간 갈등해결 우수사례로 공적보증 역모기지제도 도입,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 완화, 골프장 건설 입지제한 개선 등 11건을 꼽으면서 여기에 '스크린쿼터 조정'을 포함시켰다. 재경부는 스크린쿼터 유지와 축소를 놓고 이견이 있었으나 관계부처 회의 및 이해단체 설득 노력 등을 통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 1월26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하는 것을 결정하고 이를 (경제)부총리가 직접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이 결과로 한.미간의 오랜 통상현안이 해결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공식 출범이 가능해지고 한국영화의 실질적인 다양성 확보 및 장기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영화발전기금 신설)을 강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재경부는 관계부처회의를 통해 변화된 통상환경에 대응하고 영화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쿼터 축소가 불가피하다는데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 구체적인 축소시기 및 범위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부총리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의 간담회(2005년 8월31일) 등 이해단체 설득 노력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인들은 2월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였고 스크린쿼터 축소가 시행된 지난 1일에는 영화인과 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대학로에서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및 한미FTA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새영화> 색이 바랜 '울트라 바이올렛'

뇌쇄적인 매력의 밀라 요보비치에게는 보라색 머리카락도 잘 어울린다. 워낙 강렬한 이미지의 소유자인 까닭에 남들은 소화 못하는 빛깔도 그녀에게는 자연스럽게 보인다. 문제는 보라색 머리카락이 어울린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영화 앞에 관대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극중 그녀의 머리카락색은 때때로 '울트라 바이올렛'으로 변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제목이 돼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영화 자체에 강력한 보랏빛의 매력을 기대했다가는 정말 큰일 난다. 무한한 발전을 이룬 근 미래. 이 신세계 창조의 중심에 선 과학자 덱서스는 HGV라는 의문의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그 바이러스를 통해 초인군단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퍼지고 이로 인해 '흡혈족'이라는 돌연변이들이 생겨난다. 흡혈족의 출현에 위기를 느낀 덱서스는 인류의 평화를 주창하며 돌연변이 색출, 멸종에 주력한다. 이에 돌연변이들은 '너바'라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덱서스에 저항하고, 그 중심에서 여전사 바이올렛이 활약한다. 바이올렛은 너바의 요청으로 덱서스에게서 비밀무기를 탈취하는데 성공하는데, 이송 도중 무기의 실체를 보고 그 속에 음모가 자리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무기의 비밀을 알게 된 바이올렛은 이를 너바에게서 마저고 빼돌려, 저항군 과학자 가쓰를 찾아가고 이에 너바와 덱서스 모두 바이올렛을 추격한다. 볼링공과 닌자, 사무라이의 이미지를 결합한 도입부의 시퀀스는 인상적이다. 오토바이가 중력을 무시하고 건물 벽을 타고 질주하고, 종이처럼 얇은 1회용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팔찌 등의 아이디어 역시 반짝인다. 하지만 CG의 과잉은 영화가 아닌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 하고, 사용된 CG마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여타 할리우드 SF 영화들에 비해 하수처럼 보인다. 심지어 기술 부족의 조악한 합성화면 같은 장면들도 이어진다. 액션 장면 역시 특별할 게 없다. 요보비치가 긴 머리카락을 사방으로 날리며 총알을 피해가며 춤을 추듯 싸우는 장면은 '매트릭스'에서 익히 본데다, 대부분의 장면이 지극히 관습적이다. 다만 한결 성숙해진 요보비치가 군살 하나 없는 몸매, 특히 단단한 아랫배 근육을 시종 과시하는 것이 눈요기라면 눈요기. 하지만 그녀 역시 CG의 힘을 너무 빌린 탓에 인공적으로 보이는데다, 무엇보다 카리스마가 너무 얄팍하다. '이온 플럭스'에 이은 또 하나의 여전사 영화 실패작. 앤젤리나 졸리가 그립다.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연합뉴스

인간은 왜 한눈을 팔면서도 일부일처제를 택했나

'MBC스페셜' 2부작 '일부일처 - 인간 짝짓기의 진화'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인간은 왜 한눈을 팔면서도 일부일처라는 짝짓기를 선택해 계속 유지하는 것인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일부일처는 정말 인간에게 맞는 걸까. 'MBC스페셜'이 일부일처제에 대해 과감히 물음표를 던진다. 16일과 23일 방송되는 '일부일처-인간 짝짓기의 진화'는 남녀의 성적 행동과 짝짓기에 숨겨진 비밀을 진화론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다큐멘터리다. 먼저 16일 방송되는 전편 '속거나 속이거나'에서는 새들과 영장류의 짝짓기 형태와 인간의 짝짓기 전략 등을 살펴본다. 제 짝을 놔둔 채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한눈팔기는 늘 존재해왔다. 일부일처의 역사 이래 서로 속고 속이면서 끊임없이 다른 이성을 추구하면서도 서로 쉬지 않고 감시하고 단속해 온 '인간 짝짓기의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제작진은 또한 평범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력적인 이성이 다가와 데이트를 제안할 경우, 학교 앞 원룸에 함께 갈 것을 제안할 경우, 함께 밤을 지낼 것을 제안할 경우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과 진화론적 이론을 접목한 결과 남성은 더 많은 짝을, 여성은 더 나은 짝을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또한 23일 방송되는 '배신 혹은 해방' 편에서는 미국 에모리대 래리 영 박사 연구팀이 15년 연구 끝에 얻어 낸 일부일처 유전자의 실체 등에 대해 소개한다. /연합뉴스

채널J, 日 후지TV 인기 드라마 2편 방영

일본문화전문채널인 채널J는 일본 후지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1리터의 눈물'과 '오오쿠 쇼군의 여인들, 화의 란' 등 2편을 선보인다. 채널J가 19일부터 방영하는 '1리터의 눈물'은 불치병에 걸린 소녀의 실화를 다룬 휴먼 가족드라마. 운동 세포가 조금씩 죽어가는 '척수소뇌변성증'에 걸린 소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쓴 책을 드라마로 만든 것. 책은 일본에서만 2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였으며 드라마도 시청률이 20%를 넘겨 화제가 됐다. 불치병으로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웃는 얼굴로 살아가는 주인공 이케우치 아야의 모습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영화 '박치기'와 '유실물' 등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사와지리 에리카가 주연을 맡았으며 주제가 '온리 휴먼'을 부른 K는 일본에서 대표적 한류가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1리터의 눈물'은 매주 수, 목요일 오전 10시50분과 오후 4시10분, 11시40분 등 세 차례에 걸쳐 방송된다. 17일부터 선보이는 '오오쿠 쇼군의 여인들, 화의 란'은 일본판 '여인천하'라 불리는 후지TV의 간판 드라마. 오오쿠 쇼군의 여인들 시리즈는 도쿠가와 쇼군 남자 1명을 위해 1천여 명의 여성이 모여 살고 있는 오오쿠를 무대로 여자들의 애증과 질투, 눈물을 그린 사극이다. '… 화의 란' 편은 오오쿠 쇼군의 여인들 세 번째 시리즈로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쇼군이라고 평가받는 5대 쇼군 츠나요시 시대를 다뤘다. '… 화의 란'은 17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오전 11시30분과 오후 5시, 10시30분 등 세 차례에 걸쳐 방영된다. /연합뉴스

전노민 "홍조 역은 연기 인생의 전환점"

{img1,l,000}"제 얼굴은 알아도 이름을 정확히 아는 시청자는 별로 없었어요. '사랑과 야망'이 제게는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됐죠."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는 SBS TV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인물들 속에 전노민(40)이 연기하는 홍조는 단연 눈에 띈다. 여유로운 가정에서 반듯하게 자라 의사가 된 뒤 주변에 아낌없이 애정과 직언을 쏟아낸다. 신통치 못한 점을 하나씩 가졌으면서도 불같이 살아가는 주인공들과 달리 홍조는 무엇 하나 부족한 점 없이 다른 이들의 짐까지 덜어준다. 그러면서도 그 부드러움이 나름의 강단과 주관을 좀먹지 않는다. "김수현 선생님은 홍조를 산소 같은 캐릭터로 그리길 원하시는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남자 정말 있어?' 싶은 정도까지요. 홍조가 자칫 우유부단해 보일 수도 있고 중심이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저도 사심 없이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해요." 김수현 작가 특유의 대사 톤이 입에 착착 붙는 것도 홍조를 눈에 띄게 하는데 한몫했다. 괜한 말꼬리 없이 탁탁 끊어지는 말투가 어색하지 않아 시청자들이 금세 전노민과 홍조를 밀착시킬 수 있었다. "아내가 20대에 김수현 선생님 드라마를 연달아 하면서 인기를 얻었는데 제가 연기하는 걸 보더니 '당신 대사 톤이 잘 맞아'라고 하더라고요. 대본에는 입에 안 붙고 뜻을 잘 모르는 옛날 단어도 많아요. 인터넷으로 뜻을 찾아보면서 연습하죠. 사실 캐릭터가 어려웠지 대사 톤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1995년 CF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고서 10여 년이 지나서야 자신의 이름으로 불렸다. 홍조를 연기하기 전까지 여러 드라마에서 주ㆍ조연을 맡았지만 김보연과의 결혼 후에는 '김보연의 남편'에 이름이 가렸다. 아내의 유명세가 기분 나쁠 일은 아니지만 탤런트 전노민으로 불리고 싶은 마음은 한 구석에 꾸준히 자리했다. 홍조 역은 그래서 전노민에게 남다르다. "길을 가다 보면 '저 사람 누구지', '김보연 남편이잖아' 하는 대화가 들렸어요. 연기자로서 내 이름을 듣고 싶은 욕심이 계속 있었죠. 홍조가 비중이 작지 않아 제작진이 저를 선택하신 게 굉장한 모험이셨을 겁니다. 홍조를 연기하면서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조금씩 제 이름을 찾아가고 싶어요." 연기 인생 10년차에 '사랑과 야망'을 시작하면서 따로 3개월간 연기도 배웠다. 방송계의 지인도 '그냥 연기자로 남거나 전환점이 되는 기회일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결국 전노민은 기회를 잡았다. "이제 전노민이라고 불러주겠다"는 농담을 건네는 사람이 있을 만큼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얼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스스로 실감한다. 드라마도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0회로 30회가 연장돼 앞으로도 갈 길이 멀고 손 안 닿는 데가 없는 홍조 캐릭터 때문에 여기저기 야외 촬영이 많아 힘들지만 전노민에게 지금만큼 즐거운 때가 없는 것 같다. "홍조가 27살로 시작해서 이제 제 나이대까지 왔어요. 앞으로 나이 든 연기를 하기 위해서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몸놀림을 유심히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성격이나 생활도 홍조와 비슷하게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초심을 잊지 않도록 더더욱 노력해야겠죠." 이제 비로소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게 된 전노민의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연합뉴스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한 김윤진

미국 ABC 방송의 인기드라마 '로스트'에 출연중인 여배우 김윤진이 한국 스타로는 처음으로 데이비드 레터맨쇼에 출연했다. 김윤진은 11일 밤 (현지시각) 미국 CBS 방송이 방영한 '레잇쇼 위드 데이비드 레터맨'에 출연, 한국에서 톱스타가 된 이후 생활에서 달라진 점, '로스트' 촬영장인 하와이에서의 생활, 그리고 드라마 '로스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쪽 어깨가 드러난 심플한 브론즈색 원피스를 입고 나온 김윤진은 유창한 영어로 레터맨과 농담을 주고 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윤진이 초대석에 나오기 앞서 레터맨은 쇼 중간 중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을 연습하면서 "김윤진이 나오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것이며 다 끝나고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윤진이 초대석에 나오자 레터맨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김윤진 역시 "안녕하세요, 레터맨 데이비드씨"라고 한국식 인사로 화답했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와 뉴욕에서 성장한 김윤진은 "레터맨쇼가 열리는 극장 바로 건너편에 살았으며 극장 앞을 지나면서 언젠가는 나도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출연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레터맨은 '로스트'가 한국에도 방영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드라마를 잘 알 것이며, 한국에서 사람들이 다 알아보는 대스타라고 말하자 김윤진은 "'로스트'에 캐스팅되기 전 7년간 한국에서 활동으로 했으며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즐겼던 일이 공중 목욕탕에 가는 일이었는데 유명해지면서 이젠 갈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공중 목욕탕이 뭐냐"는 레터맨의 질문에 "여러 종류의 사우나 방이 있으며 때를 미는 마사지를 해 피부가 아기 같아진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유명해지면서 "알몸인 상태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그 다음엔 꼭 아래로 시선을 옮기는 바람에 곤혹스러워 이제는 못 간다"고 김윤진이 말하자 레터맨이 "나도 그런 것 너무 싫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로스트'의 촬영지인 하와이에 사는 것에 대해 김윤진은 "1년 전 아파트를 샀다. 그때 가구점을 갔는데 원하는 가구가 모두 재고조차 없었다. 하와이는 섬이라 주문상품이 오려면 오래 걸리는데 가구점에서 소파가 오는데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그때 내가 언제 '로스트'에서 죽어나갈지도 모르는데 그냥 있는 소파 아무 거나 달라고 해서 샀다"고 대답하면서 드라마 제목 '로스트(길을 잃다)' 처럼 출연진 누구도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며 자신도 기사들을 챙겨보면서 어떻게 전개될지 알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진은 아파트에 야외 수영장이 있어 주로 수영을 많이 하고 최근에는 골프를 배우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잘 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로스트'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레터맨의 질문에 김윤진은 "나도 전혀 모른다. 난 연기만 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