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디지털시대에 맞춰 구조개혁

영국 BBC는 19일 디지털 시대에 맞춰 뉴미디어의 역할을 보강하는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BBC는 TV와 라디오, 인터넷, 휴대전화 등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시청자들이 자기 취향대로 BBC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손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조정계획의 초첨을 맞췄다. 이 계획에 따라 `이스트엔더', '리틀 브리튼' 등 인기 프로그램을 위탁하고 제작하는 인력들은 처음으로 BBC 비전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조직 아래 모여 함께 일하게 된다. 자나 베넷 현 텔레비전 담당 국장이 이끌게 될 BBC 비전은 드라마, 어린이와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 사실과 학습 등 기존 부서들을 모두 통합한다. 마크 톰슨 BBC 사장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내용물을 전하는데 BBC가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며 이번 조직 개편의 목적은 좀 더 빠르고 간편하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슐리 하이필드 국장이 맡고 있는 현재의 뉴미디어ㆍ기술국을 확대 개편해 하이필드 국장의 지휘 아래 `미래 미디어ㆍ기술' 부문을 새로 만든다. 이 조직은 시청자에게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BBC 웹사이트와 검색 기능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이밖에 스포츠와 뉴스가 저널리즘이라는 새 부문으로 통합되고, 신설 오디오ㆍ음악 부서가 라디오 프로그램부터 포드캐스트까지 BBC의 모든 오디오 생산물들을 다 책임지게 된다. /연합뉴스

봉만대 감독, "에로나 공포나 소리 지르는 건 같아"

엄마(도지원 분)가 딸(신세경)의 얼굴을 메스로 긋고 있는 섬뜩한 포스터의 공포영화 '신데렐라'. 보다 무서우면서도 색다른 공포를 원하는 공포 마니아들에게는 성형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올 듯 하다. 그런데 영화계에서 이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와 좀 다르다. 바로 감독 때문이다. 메가폰을 잡은 봉만대(36) 감독이 꽤 오랜 시간 에로 전문 감독으로 활동해온 전력은 이 영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시한다. 에로 비디오 연출을 전공으로 하던 그는 2003년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으로 마침내 장편 상업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 영화 역시 직설적인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담은 농도 짙은 멜로영화로 그의 색이 유지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공포영화를 찍은 것. 그렇다고 '야한' 공포영화는 아니다. 성형 수술 후 기이한 환상에 시달리다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그 중심에 성형외과 의사인 엄마와 그 엄마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딸이 자리하고 있다. 정통 공포영화인 셈. 19일 오후 명동 펑키하우스에서 열린 '신데렐라'의 제작 보고회에서 봉 감독은 "동화 '신데렐라'에서 모티브만 얻고 나머지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 영화를 찍었을까. "원래 공포영화를 즐겨보지도 않고 공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 내가 잘 하는 것은 공포영화 보다도 더 늦은 시간에 하는 영화"라며 웃은 그는 "하지만 어차피 공포라는 것이 어떤 실체를 보고 느끼는 것이라기 보다는 사람 사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공포가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에로나 공포나 인간의 행동 범위 안에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다가가는 것 역시 같고요. 단적으로 소리 지르는 것 역시 같잖아요? 다만 그 영역대가 좀 다를 뿐이죠.(웃음)" 평소에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는 봉 감독은 그러나 "연출자로서는 촬영장에서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없나 찾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촬영하면서도 공포를 전혀 못 느꼈죠. 하지만 촬영 마치고 혼자 있을 때는 정말 무섭더라고요. 그럴 때면 빨리 동이 트기를 바랄 뿐이죠"라고 말했다. 한편 봉 감독은 주연을 맡은 도지원에 대해 "역시 내공이 있는 분은 다르다"고 말했다. 도지원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 첫 주연을 맡은 동시에 연기자로서의 의미 있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극중 그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자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저 역시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살아왔고 그 때문에 삶 자체가 공포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지원 씨를 처음 봤을 때 역시 '여인천하'에서의 '뭬야'라는 대사가 먼저 떠올랐을 정도로 편견이 있었죠. 그런데 30㎝의 거리를 두고 30분간 이야기를 하고 나니 다른 면이 보이더라고요. 바로 함께 작업하기로 했죠." 도지원은 "내가 가진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봉 감독님을 만나면서 그것이 분명히 상승한 것을 느꼈다. 극중 내 연기가 이 만큼 나온 것은 모두 봉 감독님 덕분"이라며 봉 감독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신데렐라'는 8월17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김민정 "자연스러움에 욕심 난다"

"화려하다는 말, 들으면 좋죠. 배우로서의 화려함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래서 자연스러움에 욕심이 나는지도 모르겠어요." 전작 '패션70s'에서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빛나던 김민정이 이번엔 털털한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31일 첫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극본 조정화, 연출 김종혁)에서 김민정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유희란으로 분한다. 얼굴이나 체형이 서구적인 것도 아닌데 김민정에겐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아마도 '패션70s'와 영화 '음란서생'에서 그의 스타일이 결정적 계기가 됐을 터. 어쨌든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라면 어릴 적 귀여운 이미지를 걷어내기 힘든데 김민정은 어느새 대표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민정도 '화려함'이 싫지 않다. 심지어 이번에 맡은 톱스타 역은 화려함의 대명사격.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김민정의 욕심이 비친다. "화려하다는 얘기가 밋밋하다는 것보다는 좋죠. 화려함이 치장 말고 느낌에서 나오긴 힘들잖아요. 하지만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움에 욕심이 나기도 해요. 직업이 가수라 멋스러워야 하지만 자연스러움을 컨셉트로 잡고 평소에 제가 쓰는 말투도 쓰면서 털털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처음으로 머리 드라이 안하고 그냥 촬영한다니까요."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던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난데없이 부모님의 기대에 떠밀려 연예계에 나선 희란은 뮤직비디오를 찍다가 현기증에 바다로 빠지고 자살을 결심한 윤재(이성재)를 물 속에서 만난다. 비현실적이지만 강한 인상을 위해 설정된 물 속 장면을 찍느라 물도 많이 먹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오히려 끝내고 나서는 재미있었다는 얘기가 술술 나온다. "촬영 전에는 물에 적응하느라 산소통 메고 물안경을 썼거든요. 7m 깊이 물 속에서 막 돌아다니고 사진도 찍고 너무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호흡기 빼고 물 속에서 눈을 처음 떠보는데 아무 것도 안보여서 죽을 것 같고 수면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려서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재미있었죠." 비록 가수이긴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자신의 직업 그대로 나오는데다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 몸담았던 것도 배역과 같다. 인형 같은 웃음에 익숙한 희란에게서 어쩌면 김민정은 자신의 모습을 볼 지도 모른다. "인기와 관심이 천년만년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내 직업이 그렇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럴 땐 우울하게 방안에 있으면 안 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게 되죠." 가수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을 때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예정. 노래 연습에 한창이라는 김민정은 1회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예단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빠뜨리지 않는다. "1회에 희란이가 굉장히 까칠하게 나와요. 가수로서의 모습도 많고요.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면 어쩌나 싶은데 2부부터는 털털한 모습이 나와요. 참, 드라마에서 희란이가 매니저한테 반말하고 막 때리는데 사실 그런 사람 별로 없으니 연예인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웃음)." /연합뉴스

‘조폭마누라3’ 기자간담회…″로마의 휴일에 액션·코믹 버무렸죠″

전편과 별개의 영화 "스토리·스케일 업그레이드" 이범수 이번엔 착한 조폭… 오지호·현영 감초 합류 女주인공 캐스팅 서기 "한국인 영화사랑에 놀라" 조폭마누라 시리즈는 '여성 조폭'을 전면에 내세우며 강한 여성의 캐릭터와 약한 남성이라는 성역할 바꿈이 갖가지 해프닝을 만들어내며 색다른 쾌감을 주었다. 큰 맘 먹고 나간 맞선 자리에서 여자 조폭 신은경을 만나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되었던 1탄의 동사무소 말단 공무원 박상면, 비가 오던 날 길에 쓰러져 있던 여자 조폭 신은경을 얼떨결에 구하게 된 2탄의 중국집 사장 겸 주방장 박준규가 바로 그런 캐릭터들. '조폭마누라3'에서 달라진 점이라면, 여자에게 보호받는 것에 급급했던 남자 주인공이 이번에는 잘 나가는 건달로 등장한다는 것. 전작 두 편의 주인공이었던 신은경 대신 '유리의 성' '풍운' 등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섹시스타 자리에 오른 서기가 여자 주인공역을 맡았고 어리보기같은 조폭두목 기철 역은 이범수가 맡아, 착한 조폭의 모습으로 호쾌한 웃음과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특유의 콧소리와 발랄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현영은 서기의 통역을 담당하는 범상치 않은 연변처녀로 등장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여성 관객의 호감을 사고 있는 오지호는 이범수의 오른팔인 꽁치로 분했다. '영웅본색'으로 한국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적룡은 서기의 아버지인 화백련 보스 임 회장으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조폭마누라 3'를 '로마의 휴일'의 액션 코미디 버전이라고 정의한 조진규 감독은 "기존 건달들의 모습을 탈피해 액션의 화려함과 진지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속편이 전작보다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조폭마누라 3'는 전작들과는 별개의 영화이자, 스케일이나 여러 가지 상황이 업그레이드된 상태에서 촬영이 되고 있어요. 아마도 관객들은 '조진규 스타일의 영화가 이런 거구나'를 깨닫게 되실 겁니다." 영화 '짝패'에서 인상적인 조폭연기를 선보였던 이범수는 "단순한 왁자지껄함을 넘어서서 상황적인 면이나 모든 것을 굉장히 고급스럽게 그려간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전편의 흥행은 부담이라기보다 기쁜 일이죠. '짝패'에서의 악역은 정말 야비하고 나쁜 녀석이었기 때문에 악역에 대한 매력이 있었고, 이번 기철 역은 기존의 나쁜 조폭이 아닌 '참 괜찮은 녀석'으로서의 사내다운 매력을 느꼈어요." 또 감독과 배우들이 컷마다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며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서기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좋았고, 영화가 나오면 관객들이 놀랄 만한 장면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콩에 돌아가면 국민들에게 (한국처럼) 우리 영화를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할 거예요." 연변에서 온 연희 역을 맡은 현영은 역을 위해 촬영 한 달 전부터 중국어와 연변어를 따로 배웠다고 한다. 하지만 딱딱 끊어지는 진짜 연변말을 익히기 위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잊어버리는 것과 억양을 고치는 게 어려웠다고. "연변처녀로 나오기 때문에 아쉽게도 몸매를 드러내거나 하는 건 전혀 없지만, 언뜻 바람에 스쳐 드러나는 섹시함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거예요. 기대해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