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이 관객 1천100만 명을 돌파하며 '실미도'를 제치고 역대 흥행 3위에 올랐다. '괴물'은 개봉 25일째인 20일 전국 470개 스크린에서 33만6천84명을 모아 총 관객 1천112만9천652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단기간 1천100만 명 돌파 기록이며 역대 흥행 3위였던 '실미도'의 최종 스코어 1천108만 명을 뛰어넘는 숫자다. '태극기 휘날리며'(흥행 2위, 1천174만 명)는 57일, '왕의 남자'(흥행 1위, 1천230만명)는 54일, '실미도'는 61일 만에 각각 전국 관객 1천100만 명 고지에 올랐다. 이와 함께 '괴물'은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9~20일 서울 90개 스크린에서 17만6천630명을 모았다. 이로써 서울 관객 역시 최단기간 300만 명을 돌파, 303만9천692명을 기록했다. 2위는 동명의 미국 TV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마이애미 바이스'로 주말 서울 55개 스크린에서 6만4천700명이 관람했고, 개봉 첫주 전국적으로는 29만6천500명(220개 스크린)이 찾았다. 3위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로 주말 서울 51개 스크린에서 6만 명이 관람했다. 개봉 2주차 전국 누계는 93만9천408명(201개 스크린)을 기록했다. 4위는 임수정 주연의 '각설탕'으로 같은 기간 서울 58개 스크린에서 5만3천명을 불러모았다. 개봉 2주차 전국 누계는 90만 명(237개 스크린)으로 입소문을 타고 개봉 주말보다 두 배 가까운 관객이 들어 눈길을 끈다. 봉만대 감독의 공포영화 '신데렐라'는 5위에 올랐다. 서울 43개 스크린에서 4만8천893명이 봤고 개봉 첫주 전국 누계는 233개 스크린, 36만2천190명을 기록했다. 또 곽지균 감독의 '사랑하니까 괜찮아'에는 주말 서울에서 2만7천663명(42개 스크린)이 들었다. 개봉 첫주 전국 누계는 16만8천422명(197개 스크린). 이밖에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는 개봉 2주차 주말 서울 34개 스크린에서 6천612명을 동원했고, 20일까지 전국 누계는 54만4천333명(197개 스크린)을 기록했다. 역시 개봉 2주차의 재패니메이션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은 같은 기간 서울 24개 스크린에서 5천573명을 모았다. 전국 누계는 22만7천340명. /연합뉴스
오는 9월4일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면 2006년 할리우드 여름시장도 막을 내린다. 지난해의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올 여름 시장의 최대 히트작은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언의 해적:망자의 함'이지만 여름 결산에서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엑스맨3:최후의 전쟁'과 '수퍼맨 리턴즈'이다. 두 영화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워너브라더스의 '수퍼맨 리턴즈'를 연출하기 위해 20세기 폭스의 '엑스맨' 시리즈를 떠난 이면의 '드라마'는 한동안 할리우드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당시 워너브라더스는 액션영화를 잘 이해하고 흥행성적이 좋은 싱어 감독을 빼내오기 위해 1천만 달러의 연출료 외에 총 흥행수입의 7%를 주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폭스 측은 안이하게 접근했고, 이에 싱어가 '수퍼맨'을 택하자 노발대발, 계약 다음날로 폭스 본사 안에 있던 싱어의 프로덕션 사무실을 폐쇄해버리는 등 감정적인 대응을 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막상 올 여름 흥행 뚜껑을 열자 흥행면에선 오히려 '엑스맨3'가 승자의 웃음을 짓게 된 것. 싱어를 놓친 폭스는 싱어가 '수퍼맨'을 끝내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케줄대로 제작을 밀고 나가기로 결정했다. 브래트 래트너 감독과 협상해 모두 1억6천800만 달러를 들여 지난 5월26일 개봉날짜를 맞출 수 있었다. 비평가들로부터는 '수퍼맨 리턴즈'가 '엑스맨3'보다 좋은 점수를 얻어냈지만 흥행면에서는 '엑스맨3'가 세계 시장에서 모두 4억4천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수퍼맨 리턴즈'는 북미시장에서 아직 2억 달러선을 돌파하지 못했다고 할리우드리포터가 최근 보도했다. '수퍼맨 리턴즈'는 아직 세계 상영이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엑스맨3'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싱어 감독에게 많은 재량권을 부여한 워너브라더스는 '수퍼맨 리턴즈'에 스튜디오 사상 최고액인 2억5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3억 달러가 넘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는 싱어 감독이 2시간40분짜리 영화를 만드는 것도 허용했다. 워너브라더스의 프로덕션 책임자인 제프 로비노프는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수퍼맨 리턴즈'는 우리에게 이윤을 가져다줄 것이다. 좀더 돈을 벌었다면 좋았겠지만 영화는 공백기를 지녔던 '수퍼맨'의 캐릭터들을 매우 훌륭한 방식으로 재소개했으며 시리즈 다음 편을 위한 좋은 출발을 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브라이언 싱어와 '수퍼맨' 프랜차이즈에 대한 믿음이 있다.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영웅 영화 중 가장 감동적이고 현실적인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엑스맨4'가 만들어진다는 보도에 이어 브라이언 싱어 감독도 지난달 2009년도 개봉 목표로 '수퍼맨 리턴즈'의 속편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싱어는 '수퍼맨 리턴즈'가 개봉 당시 '캐리비언의 해적:망자의 함'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흥행 경쟁작들과 맞서야 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엑스맨4'와 '수퍼맨 리턴즈2'의 흥행 리턴매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배우 설경구와 손예진이 24부작 범죄 수사 드라마에 동반 출연한다. 21일 ㈜옐로우필름에 따르면 설경구와 손예진은 내년 방영을 목표로 기획중인 사전 제작 시즌 드라마 '에이전트 제로'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설경구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에이전트 제로'에는 영화 '실미도'와 '공공의 적', '한반도'의 김희재 작가를 중심으로 황조윤, 전철홍 작가 등이 참여한다. 옐로우필름은 "내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시즌당 60분물 24부작 형태로 사전 제작할 계획"이라며 "제작진 구성과 캐스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관객과 영화 '괴물'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18일 MBC TV '100분 토론'에 나와 영화 '괴물'의 스크린 '싹쓸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토했던 김기덕 감독이 3일 만에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방송 출연 직후 인터넷에서는 그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가 됐고, 김 감독은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김 감독은 21일 오전 연합뉴스에 보낸 '김기덕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통해 '괴물'과 관련,최근 자신이 했던 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는 "'시간' 시사회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났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는 말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이 말에 대한 네티즌의 악성댓글에 대해 '이해 수준을 드러낸 열등감'이라고 말한 것 또한 죄송하다"면서 "또한 '괴물' 관련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과장된 이중적 언어로 시청자를 조롱한 행위도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괴물'을 아끼시는 관객에게 깊이 사죄하며 '괴물'을 제작한 최용배 대표님과 제작진들, 특히 봉준호 감독님에겐 정말 영화계 선배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진심으로 용서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한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오만한 행동이었다"며 깊이 사과했다. 그는 7일 열린 '시간'의 시사회 때 "오늘이 내 제삿날 같은 느낌", "더 이상 국내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겠다", "'시간'이 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내 영화" 라는 등의 발언을 통해 국내 예술영화 감독으로서의 비애를 다소 거칠게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반성과 사과의 뜻을 정중하게 밝혔다. "제 말 뜻의 진심이야 어떻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저 자신은 많은 반성과 어리석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 번의 해외 수상과 개봉 성과를 가지고 마치 한국 관객을 가르치려는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라는, 안 해도 될 말을 선언적으로 한 것도 뒤늦게 후회하며 '저예산 영화가 개봉하기에는 현재 시장이 어렵다'는 말을 과격하게 발언한 점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수나마 제 영화를 봐오셨던 분들께도 크나큰 실망감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한편 그는 '괴물'과 관련한 사과에 이어 자신의 영화 세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역시 다소 극단적인 의견을 내놓아 논란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번 관객들의 질타를 계기로 차분히 제 영화와 영화작업을 돌아보니 참으로 한심하고 이기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한국 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과장하여 관객에게 강요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쾌감 갖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이번 사태를 통해 제 자신이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심각한 의식장애자임을 알았다"고 비관적인 생각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SBS TV의 음악프로그램 생방송 중 백댄서가 실신하는 사고가 났다. 20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생방송 인기가요’에 출연한 여성 3인조 ‘씨야’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도중 백댄서 가운데 한 명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무대에 쓰러졌다. 이 백댄서가 일어나지 못하고 무대에서 경련을 일으키자 뒤늦게 제작진이 무대에 올라가 병원으로 후송했으며 이 과정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방송 직후 ‘생방송 인기가요’ 시청자 게시판에는 “백댄서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데 다른 멤버들은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하고 공연을 계속했으며 한참 뒤에야 진행요원이 조치를 했다”며 비난성 항의글이 빗발쳤다. 이에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백댄서 분의 평소 지병에 의한 것으로 잠시 후 의식을 회복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간병을 받고 있으나 몸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가짜명품시계’ 사건은 탤런트 배우 개그맨 등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연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커지고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나 수입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어느새 우리 사회의 상류층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MBC 모닝쇼 ‘생방송 오늘 아침’(오전 8시30분∼9시30분)은 21일부터 닷새간 연예인과 스타시스템이 양산해내는 각종 문제점을 짚은 ‘집중취재, 연예인!’편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먼저 스타 마케팅의 폐해를 해부한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일부 스타들의 출연료 때문에 다른 연기자들의 몫이 줄어들면서 브라운관에선 가족드라마가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예능 오락 프로그램들에서는 천문학적 출연료를 대느라 무리한 PPL(화면 속 간접광고)을 시도하면서 각종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다. 또 가짜명품시계 사건처럼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연예인을 동원해 사람들의 허영심을 부추기거나 심지어 직접적인 손해를 끼치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연예인의 공짜 수술도 도마위에 오른다. 제작진에 따르면 의료계에서는 연예인이 자신의 병원에서 성형수술,피부관리,치아교정 등을 받은 사실이 입소문으로 퍼지면 환자가 구름처럼 몰려온다는 ‘병원 전설’이 떠돈다. 제작진은 연예인 동원에 안간힘을 쓰는 성형외과와 병원홍보를 책임지겠다며 공짜 수술을 해달라는 연예인의 실태를 보여준다. 또 연예인과 병원의 과장 홍보 때문에 피해를 본 일반인의 사례도 소개된다. 주부대상 아침프로그램이나 여성잡지에 자주 소개되는 ‘연예인 집 고쳐주기’도 문제다. 연예인은 방송 출연을 댓가로 고액의 인테리어와 가전 가구 등을 요구하고 매체에서는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과도한 상품 협찬과 PPL을 감행한다. 이런 비상식적인 홍보와 협찬은 수많은 잡음을 초래하며 특히 일반인들에게 그릇된 환상을 심어주게 된다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제작진은 이외에도 2000만원을 호가하는 고액개런티의 실체와 이에 따른 폐해 등도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이 ‘2006 여름 시즌의 마지막 블록버스터’라고 치켜세웠던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가 개봉했다. 1980년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NBC TV의 동명 TV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것으로 제작비만 1억 3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스펙터클의 액션 스릴러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한국 영화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등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히트’ ‘알리’ ‘인사이더’ ‘콜래트럴’의 마이클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콜린 파렐과 제이미 폭스, 공리 등 세 스타의 만남도 볼거리다. 거대 마약상의 정부 이사벨라로 출연하는 공리는 ‘게이샤의 추억’ 이후 두번째 출연한 영화에서 능숙한 영어 연기를 선보였다. 비밀경찰 소니(콜린 파렐)는 거대 마약상의 뒤를 파헤치던 중 이사벨라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드라마와 유사하지만 부분적으로 현대 상황에 맞게 수정했다. 특히 대규모 총격전이 펼쳐지는 마지막 신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전쟁 장면보다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압권이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 주말 3천21개 극장에서 2천572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연일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괴물’에는 두명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박강두·남일·남주 3남매의 아버지인 박희봉(변희봉 분)과 현서의 아버지인 박강두(송강호 분). 조금은 모자란듯한 큰 아들 강두를 항상 감싸는 희봉은 ‘자식 잃은 부모마음이 한번 썩어 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냄새가 십리밖을 진동하는거여’라는 대사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전한다. 동생에게조차 구박받는 덜 떨어진 강두지만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스크린에 부성애(父性愛)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속에서 주로 직장과 가정에서 무기력하고 소외된 모습으로 그려지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송강호·설경구·정진영·김수로·이문식 등 요즘 충무로에서 잘 나가는 배우들이 앞다퉈 ‘아버지’ 역으로 출연중이다. ‘말아톤’ ‘친절한 금자씨’ ‘엄마’ ‘오로라 공주’ ‘사랑해 말순씨’ 등 각양각색의 ‘어머니’가 스크린을 장악한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흐름이다.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 설경구는 아들을 납치해간 유괴범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지난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모티프로 한 팩션 드라마 ‘그 놈 목소리’에서 톱 앵커 한경배로 분한 설경구는 유괴당한 아들을 찾기 위해 피말리는 44일을 보내는 아버지를 연기한다. 코믹 연기의 달인 김수로는 영화 ‘잔혹한 출근’에서 유괴된 딸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되는 일이 없어 인생은 꼬이기만 하고 결국 부잣집 여고생을 납치해 돈을 뜯으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딸이 납치당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딸 아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에서 ‘조폭’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유학간 아들의 학비를 대고, 사춘기로 접어든 딸 아이와의 관계를 걱정하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강인구 역할을 맡았다. 이준기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플라이 대디’의 주인공은 복수에 나선 아버지 이문식이다. 39살의 평범한 중소기업 과장인 이문식은 고등학생 딸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고 19살 싸움 고수 가필을 찾아가 실력을 연마하고 복수를 감행한다. 가수 이민우가 주연을 맡은 ‘원탁의 천사’는 죽어서도 아들을 보살피려는 따뜻한 부성(父性)을 다룬 영화다. 사기전과 2범의 죄수로 복역중 뇌진탕으로 목숨을 잃은 영규(임하룡 분)는 홀로 남겨진 아들을 곁에서 지키기 위해 천사의 도움을 받아 고등학생(하하 분)으로 환생한다. 그밖에 ‘왕의 남자’ 정진영은 영화 ‘번트’에서 아이큐 60의 천진난만한 동구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로 출연중이며 박신양은 영화 ‘눈부신 날에’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게 꿈인 딸 준을 위한 악전고투하는 우종대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서 회상해 볼 때 80년대는 아픔과 억눌림 그리고 현실을 왜곡하는 환상들이 어우러져 한탄과 환호가 동시에 공존하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컬러 TV와 서울올림픽이 제공하는 세계화의 구호, 휴머니즘으로 포장된 소비적 환상에 환호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공허한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다. 지금도 ‘민중’이나 ‘투쟁’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뛰는 세대들에겐 잊혀지지 않을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던 80년대 초반 ‘얼굴없는 가수’라는 별명으로 신형원이란 가수가 있었다. 투명한 목소리와 꼭 집어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의 가사,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고 맴돌던 멜로디는 독특한 느낌으로 금새 대중을 빨아 들였다. 당시에 발표된 ‘불씨’나 ‘유리벽’ 등은 가히 신드롬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갖고 퍼져 나갔다. 그렇게 남들보다는 조금 색다른 바람을 일으키면서 신형원은 가수가 됐다. 그의 노래를 아는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순수한 사람으로 연상한다. 같이 작업해 본 음악인들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일의 맺고 끊음이 정확한 진정한 프로로 기억한다. 무엇보다 그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넉넉하게 마음을 나눠줌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늘 소외계층과 농민과 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놓치 않고 그들을 위한 자리나 노래를 마다하는 법이 없는 사람. 신형원은 어느새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코흘리개부터 어른까지 그의 노래 한마디쯤은 부를 수 있는 국민가수가 돼버렸다. 어린이들도 그녀의 노래 ‘개똥벌레’는 알고 한번쯤은 그 노래에 손바닥으로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불러 봤다. 그동안 신형원은 ‘개똥벌레’(87년 2집)’, ‘비오는 날의 수채화’(90년), ‘서울에서 평양까지’(95년·6집) 등 수많은 음반들과 노래들을 발표해 팬들의 마음을 채워줬다. 그런 그녀가 현재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포스트모던음악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과 생활을 하다보니 신형원도 나이를 먹지 않은듯 보였다. 큐빅이 박힌 화려한 커다란 선글라스와 긴 생머리, 전혀 나이가 들어보이지 않은 스타일리쉬한 의상…. 시간을 거꾸로 돌린듯한 모습이었다. 대한민국가수협회 이사로, 다양한 행사들의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수원여름음악축제 기획을 맡기도 했다. 그는 “실용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은 계속 실전 훈련이 필요한 법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우물안 개구리로 자라지 않도록 내가 가진 25년동안의 현장체험을 전수해주고 싶었다. 건강한 음악적 성장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직접 기획하고 있는 축제나 행사들에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들을 마련해주고 있다”며 포스트모던음악과의 학생들을 향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신형원은 교수로도 열심이지만 내년쯤 가수로도 25주년 기념 음반과 공연을 계획하는 등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패러디 코믹영화 시리즈인 '무서운 영화'의 네번째 편이 선보인다. 이번에는 '우주전쟁' '그루지' '빌리지' '쏘우' '쏘우 2'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이 '희생양'이 됐다. 3편에 이어 데이비드 주커 감독과 안나 패리스 등의 출연진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또 농구 스타 샤킬 오닐 등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카메오로 출연하며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패러디의 대상이 됐다. 코미디 영화가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제작진 스스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즐겨라"를 강조하는 이 영화는 줄거리를 따져서도 안된다. 그저 장면장면 유명 영화들이 어떻게 망가지나를 알아차리며 웃으면 된다. 여전히 황당하고 얄팍하다. 그러나 헛웃음일지라도 순간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영화는 4월 미국 부활절 시즌에 개봉해, 부활절 주말 최고기록을 수립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제작진은 이에 고무돼 앞으로 매년 부활절 주말에 '무서운 영화' 시리즈를 한 편씩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1편의 성공에 따라 제작한 2편이 실패하면서 시리즈가 생명력을 다한 것이 아닌가 했지만, 감독과 작가를 교체한 3편이 다시 성공하며 '무서운 영화' 시리즈는 장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 개봉 당시 평단은 혹평을 쏟아냈지만 관객은 웃음으로 그에 반기를 들었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