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청, 남자 실업 코트 6년 연속 ‘지배자’

화성시청이 남자 실업 코트 6연패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임태복 감독이 이끄는 화성시청은 19일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실업배구연맹전 남자부 풀리그 마지막 경기서 아포짓스파이커 최익제의 맹활약과 아웃사이드히터인 ‘신예’ 최여름, 황두연 등의 활약에 힘입어 이현승이 분발한 부산시체육회에 3대1(21-25 25-16 27-25 25-1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화성시청은 국군체육부대와 나란히 3승1패를 기록했으나, 세트 득실에서 +7로 +6의 국군체육부대에 앞서 6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1세트 화성시청은 잦은 범실로 점수를 헌납하며 기선을 빼앗겼다. 중반까지는 접전을 펼쳤지만 번번히 범실로 점수를 빼앗기면서 부산시체육회 이현승, 손주상의 득점을 막지 못하면서 21-25로 세트를 내줬다. 화성시청은 2세트들어 리시브가 안정을 찾고 범실이 줄어들면서 시소게임을 벌이다가 김현웅의 속공을 신호탄으로 손주형의 블로킹 성공, 김현웅의 서브에이스에 최익제의 연속 득점을 묶어 13-8로 크게 앞서갔다. 이후 줄곧 5점 이상 앞서간 화성시청은 세트 후반 교체 투입된 ‘비밀 병기’ 최여름의 후위공격과 황두연의 연속 서브득점 등을 묶어 25-16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서는 중반까지 부산시체육회가 이현승의 공격을 앞세워 14-11로 리드했다. 그러나 화성시청은 세터 하덕호가 연속 블로킹을 잡아내며 15-16으로 따라붙은 뒤 19-21서 최여름의 속공과 최익제의 서브득점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상대 문지훈의 네트터치로 역전에 성공한 화성시청은 25-25 듀스 접전서 황두연의 오픈 공격 성공에 이어 최익제가 이현승의 공격을 가로막아 세트 스코어 2대1로 역전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화성시청은 4세트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큰 폭의 리드를 지켰다. 아웃사이드 히터 최여름이 전·후위에서 맹공을 퍼붓고 아포짓스파이커 최익제가 오른쪽을 책임져 전의가 꺾인 부산시체육회를 25-14로 제치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화성시청은 최익제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고, 황원선이 세터상, 신윤호가 리베로상, 최여름이 서브상, 임태복 감독이 최우수지도상을 받았다. 임태복 화성시청 감독은 “전승으로 우승할 수 있었는데 지난 영천시청과의 2차전서 6명이 장염에 걸려 패하면서 어렵게 대회를 치뤘는데 다행히 이후 경기를 모두 승리해 우승할 수 있었다”라며 “4월말 국군체육부대가 우수한 프로선수들이 대거 입대해 앞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전력을 구축토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 감독은 2세트 후반 투입돼 좋은 활약을 펼친 신예 최여름에 대해 “서브 능력이 좋고 공격이 빠른 선수여서 앞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A 대박’ 정지윤, 현대건설 2연패 이끈다

여자 프로배구 V리그 자유계약선수(FA) 대어급들의 계약이 완료됐다. 13년 만의 통합우승을 일군 수원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드히터(OH) 정지윤(23)도 ‘FA 대박’을 터뜨리며 잔류해 다음 시즌 활약상을 예고하고 있다. 첫 FA가 된 정지윤은 지난 14일 원 소속 구단인 현대건설과 3년 총액 16억5천만원에 계약했다. 국가대표로 현재보다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그를 탐내는 4개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잔류를 택했다. 정지윤은 경남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19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 그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에는 KOVO컵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도쿄올림픽 등 여러 대회를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본래 미들블로커(MB)와 아포짓스파이커(OP)를 오갔지만 강성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는 OH로 포지션을 바꿔 고정했다. 180㎝의 키에 묵직한 공격이 일품이지만 불안한 리시브가 항상 문제로 지적됐다. 때문에 매 경기마다 상대 팀의 서브 표적이 됐고, 리시브가 잘 되는 날은 공격도 좋은 반면 리시브 효율이 떨어진 날은 심적 부담으로 인해 공격 역시 불안했다. 자연스레 리시브가 안되는 날은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해 김주향, 고예림과 자주 교체될 수 밖에 없었다. 좋은 공격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걸림돌이 됐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단점을 잘 알기에 정지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2023-24시즌 31경기서 254득점, 공격성공률 34.09%, 리시브 효율 30.65%를 기록하며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이 정지윤을 잔류시킨 것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공격력은 이미 검증됐기에 발전하고 있는 리시브 능력만 더 키우면 붙박이 OH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강성형 감독도 “(정)지윤이는 다른 국내 선수들과는 다른 파워를 갖추고 있다. 리시브에서 안정을 찾고 좀더 경험을 쌓는다면 OH 중 그만한 선수를 찾기도 쉽지않다”고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현역 최고의 OH인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고, 배구인들도 이구동성으로 정지윤의 높이를 겸비한 파워있는 공격력을 높이 사고 있다. 이번 시즌 통합우승 멤버에 변화가 없는 현대건설이 ‘FA 대박’을 안긴 정지윤을 앞세워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女프로배구 화성 IBK기업은행, 이소영·이주아 FA 영입

프로배구 구단 화성 IBK기업은행이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소영과 이주아를 영입했다. IBK는 아웃사이드 히터인 이소영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7억원,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주아와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4억원에 계약했다고 15일 전했다. 이소영은 지난 2020-21시즌 서울 GS칼텍스의 ‘트레블’을 이끈 주역이다. 2023-24시즌엔 정규리그 26경기에 출전해 37.95%의 공격 성공률, 215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43.80%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3.724개의 디그를 기록해 정관장의 7년 만의 봄 배구 진출에 기여했다. 또한 인천 흥국생명을 떠나 IBK에 새 둥지를 튼 이주아는 지난 2023-24시즌 214득점과 블로킹 4위(세트당 0.617개), 속공 5위(47.03%)를 달렸다. 이소영과 이주아는 “실력과 가치를 인정해 준 IBK에 감사드린다. 다가오는 시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IBK 구단은 “각 포지션별 결정력을 갖춘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팀 공격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마지막까지 선수 구성에 박차를 가해 오는 2024-25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4연패 견인 임동혁·정한용 “5연속 통합우승도 가능”

인천 대한항공 임동혁(25)과 정한용(22)은 요즘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도드람 2023-24 V리그’서 팀의 우승을 이끌며, 사상 최초 4연속 통합우승 위업을 이루는데 일등공신인 둘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임동혁은 “과분한 축하를 받고 있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이 제게 뿌듯하다고 이야기해 주신다”며 “내가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는 생각이 들고,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한용은 “어느 시즌보다 올해 축하를 더 많이 받은 것 같고, 가족들은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해 주신다”면서 “내가 많이 성장하긴 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의 잦은 교체에 임동혁은 팀 공격을 이끌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 공격 성공률 1위(56.02%)에 득점(559) 7위, 후위 공격(190개) 6위를 기록했다. 득점과 후위 공격 모두 국내 선수 1위다. 임동혁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이번에 우리만큼 외국인 교체를 많이 한 팀은 없었다. 합류하는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저도 뛸 수 있기에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오히려 내부 경쟁을 통한 자극이 좋은 동력으로 작용해 배운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형 엔진’ 정한용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시즌 초반 팀 ‘간판’ 정지석이 부상 이탈한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공격 성공률 52.01%, 후위 공격 81개 성공으로 두 부문서 임동혁에 이어 팀내 2위에 올랐다. 정한용은 “제가 이렇게까지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 못했다.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하고 대표팀서 배운 게 많았다”며 “올 시즌 풀타임을 뛴 것은 아니다. 더 보완해서 다음 시즌엔 굳건한 주전으로 자리매김 하고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이제 5연속 통합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입대하는 임동혁은 팀의 선전을, 정한용은 바톤을 이어 받을 준비를 마쳤다. 정한용은 “해보니 우승만큼 짜릿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 팀은 주전과 비주전 격차가 적었던 게 우승 요인이었다”며 “다음 시즌도 비주전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올해 처럼만 한다면 통합 5연패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동혁은 “한용이 말처럼 올 시즌은 주전·비주전 격차가 적었던 게 주효했다. 이 점이 다음 시즌에도 유지되면 목표를 이룰 것이다”라며 “앞으로 한용이가 팀에 활력을 넣어줘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선 전혀 부족함이 없으니 에너지 있는 모습만 더 보여주면 될 것이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하남시청·인천도시공사, PO 진출 향한 3위 다툼 ‘치열’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남자부 3위 하남시청(승점 26)과 인천도시공사(승점 25)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 걸린 3위 자리를 놓고 시즌 막판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4라운드 전승 등 파죽의 5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며 2위를 넘봤던 하남시청은 최근 2연패를 당해 3위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직전 인천도시공사와의 ‘승점4 대결’서 패하며 1점 차로 격차가 좁혀졌다. 갈 길이 먼 하남시청은 다음 경기가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거함’ 두산과 만나는 등 일정은 순탄치 않다. 두산은 남은 3경기서 1승만 추가하면 정규리그 1위가 확정돼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꼴찌 상무, 2위 SK 호크스와 격돌한다. 하남시청은 득점 1위 신재섭(158점)과 득점왕 출신 박광순 ‘원투펀치’가 공격을 이끌고 있고, 골키퍼 박재용이 세이브 1위(251개)로 뒤를 받치고 있어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백원철 하남시청 감독은 “최근 두 경기를 지는 바람에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다시 심기일전 한다면 두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초반엔 결점 없는 수비에 신경 쓰고, 후반부터 속공을 앞세운 공격으로 밀어붙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PO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던 인천도시공사는 하남시청이 주춤하는 바람에 3위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잔여 3경기서 상무, SK 호크스, 충남도청과 만나게 돼 하남시청보다 다소 유리한 일정이다. SK 호크스를 제외하곤 하위권 팀들과 만나게 된 것이 희망적이다. 정강욱 인천도시공사 감독은 수비를 재정비하고, 공·수 균형 있는 경기를 한다면 충분히 PO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베테랑’ 정수영이 공격포인트 1위(231개)와 도움 1위(122개)로 팀을 이끌고 있어 그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감독은 “3경기를 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그중 SK전이 고비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은 수비가 먼저 되면 공격도 자연스레 되는 팀이다. 공·수 재정비를 통해 3경기서 필승의 각오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배구 여제’ 김연경, 정규리그 통산 최다 6번째 MVP

김연경(인천 흥국생명)이 프로배구 여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준우승의 아쉬움을 날렸다. 김연경은 8일 더케이호텔서울 그랜드볼룸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31표 중 20표를 받아 MVP에 선정됐다. 13년 만에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을 이끈 양효진(5표)이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득점 6위(775점), 공격 성공률 2위(44.98%), 리시브 5위(효율 42.46%), 수비 8위(세트당 5.557개) 등 호성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김연경은 지난 2005-06, 2006-07, 2007-08, 2020-21, 2022-23에 이어 역대 최다인 6회 MVP에 선정됐다. 김연경은 “올해 팀이 2등을 해서 MVP를 수상할지 몰랐다.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민을 많이했고 흥국생명 구단과 얘기했다. 내년 시즌 많은 팬을 위해서 한 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남자부서는 안산 OK금융그룹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륵명 레오)가 15표를 얻어 9년 만에 MVP 오르는 기쁨을 안았고, 인천 대한항공의 사상 최초 4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임동혁이 12표로 2위에 올랐다. 레오는 올 시즌 득점 2위(955점), 공격 성공률 2위(54.54%), 오픈 성공률 1위(50.36%)를 기록했다. 김연경은 ‘베스트 아웃사이트 히터’에, 레오는 ‘베스트 아포짓’에도 선정돼 2관왕을 차지했다. 한편,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의 신영석과 료헤이 이가는 각각 ‘베스트 미들 블로커’ ‘베스트 리베로’에 각각 뽑혔고, 여자부에선 미들 블로커 양효진, 최정민(화성 IBK기업은행), 세터 김다인(현대건설)이 ‘베스트 7’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구단 사상 13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나란히 남녀 감독상을 수상했다.

대한항공, 감독 지략+토종선수 힘 ‘새 역사’ 원동력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4연속 통합우승 위업’을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안산 OK금융그룹에 3대2로 승리하며 3전승으로 우승했다. 지난 2020-21시즌부터 4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휩쓸어 종전 삼성화재의 3연속 통합우승을 넘어섰다. 그 중심에는 ‘이방인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의 결단력과 용병술이 있었다. 2019-20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대한항공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2시즌 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 과감한 국내 선수 활용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했다. 간판 공격수 정지석의 부상에는 벤치에 머물러 있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과 이준을 기용하는 용단을 보였고, 미들블로커 김민재를 발굴하는 안목을 과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도 “올 시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챔피언전을 앞두고는 무라드 칸을 내보내고, 막심을 데려오는 과감한 외국인선수 교체로 우승을 이뤘다. 국내 선수들의 맹활약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전력의 반’이라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시즌 중 두 번이나 강행했다. 링컨 윌리엄스는 장기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무라드 칸은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신뢰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본인 커리어 하이 시즌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공격 성공률 1위(56.02%)에 득점 부문(559) 7위, 후위 공격(190개) 6위를 기록했다. 득점, 후위 공격 모두 국내선수 1위다. 특히 챔프전 3차전서는 18득점을 기록해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신형 엔진’ 정한용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시즌 초반 팀의 간판 정지석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지난해 11월 KB손해보험전서는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 52.01%, 후위 공격 81개 성공으로 두 부문서 임동혁에 이어 팀내 2위에 올랐다. 이처럼 V리그 역대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오른 틸리카이넨 감독의 지도력과 국내 선수들의 맹활약은 대한항공이 ‘전인미답’의 역사를 쓰며 왕조를 구축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 대한항공, 사상 최초 ‘4연속 통합우승’ 위업

인천 대한항공이 팀 통산 5번째 V리그 남자부 챔피언에 오르면서 4연속 통합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벌어진 ‘도드람 2023-24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2(27-25 16-25 21-25 25-20 15-13)로 역전승 했다. 임동혁과 정지석이 나란히 18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막심이 13득점으로 지원했다. OK금융그룹은 레오가 양팀 최다 33득점에 백어택 5개, 블로킹 5개, 서브에이스 5개를 기록해 챔프전 역대 5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으나 빛이 바랬다.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서 22표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상을 수상했다. 대한항공은 ‘전인미답’의 역사를 만들었다. 지난 2020-21시즌부터 4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모두 휩쓸었다. 종전 기록은 삼성화재의 3년 연속이 최다였다.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대한항공이 웃었다. 정지석의 연속 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OK금융그룹도 ‘주포’ 레오를 앞세워 반격했고, 두 팀은 16-16 접전을 이어 갔다. 이후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서브 득점과 임동혁의 블로킹 등으로 20점 고지를 선점했다. OK금융그룹도 끈질기게 추격, 신호진의 연속 득점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접전은 듀스로 이어졌고, 막심이 연속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27-25로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 OK금융그룹이 반격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 10-4로 크게 앞서갔고,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의 득점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20-10으로 크게 앞서간 끝에 바야르사이한이 속공으로 세트를 끝냈다. OK금융그룹은 3세트서도 기세를 이어 갔다. 두 팀은 세트 초반시소게임을 펼치며 10-10으로 맞섰다. OK금융그룹이 레오의 연속 3득점을 앞세워 도망가 20-17로 앞섰다. 이어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이 백어택을 꽂아 넣으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고, 레오가 막심의 퀵오픈을 막아내 세트스코어 2대1로 역전했다. 4세트 대한항공은 교체 투입된 선수로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정한용, 김민재가 득점을 쌓으면서 9-7로 앞서갔다. 흐름을 탄 대한항공은 경기 중반까지 18-14까지 달아났고, 정지석과 임동혁의 공격이 터지면서 25-20으로 마무리해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초반 레오가 첫 공격 성공에 이어 연속 서브득점으로 3-0까지 앞섰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스파이크와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추격했다. 시소게임 속 대한항공이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10-9로 역전했다. 접전 상황서 정한용의 터치아웃으로 14-13을 만든 대한항공은 김민재의 속공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만들며 새 역사를 썼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정말 기분 좋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입어 4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이뤄냈다. 힘든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결정적 상황때 서브를 잘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 스스로 동기부여를 잘 갖고 간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 우승은 저에게 해당되는게 아니라 선수단, 팬 모두가 해낸 것이다”고 덧붙였다.

‘중·고 배구축제’ 하늘내린 인제배대회 12일 개막

시즌 두 번째 중·고교 배구 축제인 ‘2024 하늘내린인제배 전국중·고배구대회’가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인제체육관 등 3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중·고배구연맹 주최·주관, 인제군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남자 18세 이하(고등)부에 지난달 춘계연맹전 우승팀인 수원 수성고를 비롯해 11개팀이 참가하며, 여자 18세 이하부에는 춘계연맹전 1위 서울중앙고와 전통의 강호 수원 한봄고 등 11개팀이 나선다. 또 남자 15세 이하(중등)부에는 춘계 우승팀 영천 금호중 등 13개팀, 여자 15세 이하부에는 10개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여중부 춘계연맹전 1·2위인 진주 경해여중과 수원 수일여중은 이번에 참가하지 않는다. 남자 18세 이하부는 인제체육관, 여자 18세 이하부는 원통체육관에서 예선리그부터 결승까지 진행하고, 남녀 15세 이하부는 인제다목적체육관에서 예선리그를 가진 뒤 남자부는 준결승 부터 인제체육관, 여자부는 원통체육관에서 경기를 갖는다. 대회장인 김홍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좋은 기량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는 청춘인 만큼 무한한 꿈을 안고 더 푸른 내일을 향해 긍정의 마인드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달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고른 전력+리더십+구단 지원’ 통합우승 원동력

‘전통의 명가’ 수원 현대건설이 그동안의 불운을 날리고 8년 만의 챔피언 등극이자 13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궜다. 최근 꾸준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2019-20,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코로나19로 챔피언전이 무산된 데다 지난해에는 외국인선수 부상 여파로 2위를 하고도 플레이오프서 탈락했다.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못한 것은 아웃사이드히터 황민경의 FA 이적과 경력직 외국인선수 모마가 ‘특급’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출발도 신통치 않았다. 1라운드서도 3승3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하지만 2라운서 5승1패로 1위를 하며 반등을 시작해 3라운드 중반 선두로 도약했다. 이후 선두 질주를 이어가다가 5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1위 자리를 내준 후 힘들게 최종전서 우승을 확정했다. 아시아쿼터 위파위의 어깨 부상이 원인이 됐다. 리그 최종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전에 직행, 체력 비축과 분위기를 반등시킨 현대건설의 우승 원동력은 고른 전력이다. 그 중심에 모마와 ‘현대 산성’ 양효진·이다현이 있다. 모마는 184㎝로 신장은 크지 않지만 높은 점프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챔피언전서는 3경기 모두 30득점을 넘기며 혼자 109점을 책임져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베테랑 미들블로커인 양효진은 노련미와 큰 키를 앞세워 공격과 블로킹에서 맹활약하며 상대의 힘을 뺐고, 국가대표 이다현도 부쩍 성장한 기량으로 측면 공격이 막힐 때마다 중앙에서 활로를 뚫어줬다. 여기에 위파위도 황민경의 공백을 지우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혼자 거의 전 게임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볼배급을 책임진 세터 김다인과 정상급 리베로 김연견도 통합우승에 큰 기여를 한 공신이다. ‘차세대 거포’ 정지윤도 나름 제 몫을 다했고, ‘원포인트 서버’ 고민지, 한미르도 숨은 공로자다. 현대건설의 강점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공격력과 끈끈한 팀웍으로 ‘원팀’을 이뤄 정상에 우뚝섰다. 또한 강성형 감독의 온화한 ‘삼촌 리더십’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여자 프로팀을 처음 맡아 3년차를 보낸 강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한 ‘긍정의 코칭’으로 몇 차례 위기를 딛고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는 뚝심을 발휘했다. 구단 역시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현장에서의 지원 요구에 즉각적인 지원시스템을 가동해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고른 전력과 감독의 리더십, 구단의 지원이 ‘삼위일체’가 돼 코트를 평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