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름방학, 가까운 물놀이 장에서 신나게 놀아보자!” 성남시는 예년보다 빨라진 여름철 무더위에 따라 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 7월18일 지역 내 물놀이장 13곳을 일제히 개장했다. 이번에 개장한 물놀이장은 탄천 주변인 태평동 삼정아파트 앞 물놀이장을 비롯, 야탑동 만나교회 앞 물놀이장,정자동 신기초교 앞 물놀이장,금곡동 불곡중학교 앞 물놀이장,이매동 운중천 도섭지 물놀이장,분당구청 뒤 맴돌공원 물놀이장, 수진2동 제1어린이놀이터 물놀이장, 산성동 어린이 놀이터 물놀이장,희망대공원 물놀이장, 중동 햇빛 물놀이장, 금광2동 자혜 물놀이장, 상대원2동 꽃마을 물놀이장 ,남한산성계곡 물놀이장 등이다. 모두 8월 31일까지 운영되며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다. 그러나 매주 월요일은 정기소독 실시 및 시설물관리 관계로 정기 휴무일로 정해 휴장한다. /김성훈기자 magsai@kgib.co.kr
‘꽃과 새 그리고 세상 사이에서’. 한송(寒松) 조용경 포스코건설 부사장(57)의 사진 작품 테마는 ‘자연과 세상'이다. 오대산에서 만난 노루오줌, 한라산의 지킴이 낚시제비꽃, 전북 내소사의 복수초…. 지난 2001년 카메라를 처음 잡은 이후 2천여일 동안 전국 방방곡곡의 산야를 누비며 만난 정겨운 벗들이다. 햇빛과 바람이 머무는 들 위에서, 하늘과 만나는 산속에서, 땅과 맞닿아 있는 바위 틈에서 그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부인 솔체(오선희)의 영향으로 사진을 시작한 한송은 새로운 벗(야생화)이 있다는 말만 들어도 카메라 가방부터 치켜 메고 전국의 산과 들로 달려간다. 야사모(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야생화 사진을 담은 홈페이지(http:www.ilovehansong.co.kr)까지 운영하는 야생화 지킴이가 된지 오래다. 아름다운 야생화를 시작으로 지혜와 연륜이 담긴 글, 세계 곳곳의 사진 등이 있는 이 공간에서 만큼은 그는 이미 자연이다. 한송과 솔체부부는 6월30일부터 7월3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꽃 그리고 새'를 주제로 두번째 야생화 사진전을 가졌다. 이 사진전에는 한송과 솔체 부부가 지난 2천여일 동안 한라에서 백두까지 누비며 담아낸 야생화와 새 작품 30여점이 출품됐으며, 수익금 전액은 사회복지시설들에 전달됐다. 한송은 “이름 모를 수많은 들꽃들과 하나둘씩 만나 대화하고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세상을 사랑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산하를 누비면 어느새 신혼의 그때” “인적이 끊긴 야산 한 구석에 낮게 피어있는 야생화도 눈 높이를 맞췄을 때야 자신의 진면목을 살포시 드러내 줍니다.” 프로같은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寒松 조용경 포스코건설 부사장(57)은 사진 작품 철학으로 ‘눈높이'를 손꼽는다. 그는 “낮은 곳에 자리 잡은 미물이라도 내가 눈높이를 맞춰야 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사진을 통해 깨달았다”고 귀뜸한다. 사진을 벗 삼으며 터득한 ‘눈높이' 철학은 곧 그의 인생 철학이기도 하다. 조 부사장은“미물들도 자기에 맞는 눈 높이를 기다리는데 인간 사회는 왜 그렇지 않겠냐”며 “가족과 직원들과의 대화도 눈 높이를 맞춘다면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인 오선희씨(솔체)와 부부 사진 작가이기도 한 조 부사장은 가족이나 부부간의 으뜸 가는 취미로 사진을 권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전국의 산과 들을 함께 누비며 렌즈에 야생화를 담아 내면 어느새 신혼의 그때로 돌아가 있다”며 “부부가 함께 사진을 할수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행복 중에 하나이며 행운”이라고 말했다. {img5,C,000} ‘사진전’을 통해 사회복지시설들을 돕고 있는 조 부사장은 “이제 막 장난 수준(사진 촬영 기술)을 넘어 섰는데 이웃을 위해 위해 쓰여질 일이 있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이라며 “사진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세상과 어우러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 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사진 장용준기자 krjyjun@kgib.co.kr
“난원정 갈려고 사표까지 냈는데…. 반드시 세계 최고봉에 태극기를 꽂아야 한다고!”, “원정간다고 하니까 10살된 딸 아이가 ‘아빠 미워’라며 말도 하지 않더라구요.” 3월27일 오후 9시30분 타이항공 XXX편 네팔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탔을 때만 해도 우리들은 (몇몇 대원들은 대상에서 제외) 앞으로 펼쳐질 70여일 동안의 험난한 여정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좀처럼 볼 수 없는 대규모 원정대(총인원 18명)를 꾸리다보니 8천m급 고산 등반이 처음인 대원이 본 기자를 포함해 8명이나 됐다. 그렇다보니 히말라야가 안겨줄 고통이 무엇인 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우리 대원들은 다른 여행객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보다 더 심하다’는 남자들만의 수다에 열을 올리며 마치 장기 여행을 떠나는 휴가자처럼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경기산악연맹 창립후 ‘경기혼을 세계의 지붕이자 7대륙 최고봉에 심는다’는 모토 아래 처음으로 꾸려진 ‘2008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단장 최원식)’는 원정 출발 3일전까지도 히말라야에 간다는 확신을 할 수 없을 만큼 불투명한 상태였다. 중국 정부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앞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성화를 봉송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중국 정부의 압력을 받은 네팔 정부가 등반을 통제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졌고 자칫 원정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었기에 원정을 떠난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대원들은 그렇게도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는 지 모르겠다. 5시간여의 야간 비행 끝에 경유지 방콕에 도착한 대원들은 현지 에이전시가 마련한 숙소에서 하루를 체류한 뒤 재일교포 산악인 정의철 대원과 공항에서 합류, 곧장 카트만두로 향했다. 사가르마타의 여신(에베레스트를 표현하는 네팔어)을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연이은 비행에도 불구하고 해발 1천300m에 위치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한 대원들의 표정은 피곤한 기색없이 한결같이 모두 밝았다. 하지만 재래식 공항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낙후된 카트만두 공항의 느린 행정절차로 2시간 가량 무더운 날씨에 노출된 대원들은 녹초가 됐고, 또 다시 1시간여가 흘렀을까? 이윽고 대원들이 어렵게 공항을 빠져 나왔고, 현지 에이전시 사람들과 앞으로 있을 등반의 가이드가 되어줄 사다 옹추를 비롯한 셀파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6t 가까이 되는 짐과 함께 우리는 대형 버스에 몸을 실은 채 숙소인 안나푸르나 호텔로 향했을 때만 해도 모든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네팔 관광성이 등반 통제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거듭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등반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작정 입산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문제였고, 카라반의 첫 대상지인 루크라(해발 2천800m)로 6t의 짐을 옮기는 것도 예상했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기상이변이 심해 15인승 경비행기가 오전에만 운행하기 때문) ‘중국이 성화 봉송을 끝내기 전까지는 캠프2 이상을 등반할 수 없다’는 조건부 허가를 받는 등 무거운 마음으로 루크라로 향했던 때는 일정보다도 4일이 늦어졌고, 한국을 떠난 지도 이미 1주일이 지난 4월3일. 그래도 대원들은 ‘신의 영역인 에베레스트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 지 모두 밝은 표정이었지만 루크라에 도착하면서부터 크고 작은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img5,C,000}기록을 담당하는 김덕진 대원이 카라반을 시작하기 전부터 고소증상에 시달려 고통을 호소했고, 각국 원정대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야크와 포터들의 일당이 경쟁적으로 올라 예상했던 것보다 비싼 운송료를 줘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계 최고봉으로 향한다’는 목표가 확실했던 우리였기에 모든 정비를 마친 뒤 70여 마리의 야크와 10여명의 포터들과 함께 히말라야 땅에서 대장관을 연출하며 사가르마타의 여신을 향한 본격적인 ‘지옥의 카라반’을 시작했다. /김규태기자 kkt@kgib.co.kr
매년 9월이면 과천은 한마당축제로 술렁인다. 한마당축제는 6일 동안 120여회 공연이 열리며 과천 시민 90%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과천 한마당축제는 지난 1997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연극협회(ITI)총회를 계기로 한국연극협회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가 공동으로 과천시의 협조를 받아 마련한 ‘세계마당극 큰잔치 97 경기-과천’ 공연으로 시작된다. ‘세계마당극 큰 잔치 97 경기-과천’ 은 우리나라 마당극, 거리극, 야외극의 발전에 중요한 시발점이 됐다. 마당극은 1970년대 이후 탈춤 등 전통놀이의 연희방식을 차용해 민주화와 통일 경제평등과 같은 정치적 주제를 다루면서 대학가와 일부 실내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돼 왔다. 이처럼 정치적 이슈를 띤 마당극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전국민족극협의회가 ‘과천마당극제’란 명칭으로 축제를 주관하면서 정치적 구호도 계속됐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려는 공연들이 더 많아졌다. 지난 2003년 과천한마당축제로 명칭이 바뀌면서 정치적 내용을 담은 공연들이 배제되고 마당극과 거리극 그리고 야외극 중심의 순수한 공연예술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계적이 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 여인국 (재)과천한마당축제 이사장(과천시장)은 과천한마당축제가 갖고 있는 특징에 대해 “단순한 축제라기 보다는 우리 고유의 마당극을 축제로 승화시켰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특히 한마당축제로 인해 마당극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오고 있는데다 세계적인 야외극과 결합해 새로운 공연문화까지 창출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지난 2006년 프랑스 극단과 공동으로 ‘요리의 출구’란 작품을 공동으로 제작해 세계적인 거리극축제인 프랑스 샬롱 거리극축제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마당축제의 운영방안과 관련, 여 시장은 “한마디로 세계적인 축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우리 것이 세계적인 말이 있듯, 우리의 공연축제가 세계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과천한마당축제는 해외극단의 작품이 초청되는데, 이들 극단 관계자들이 보는 과천한마당축제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시장은 가장 인상에 남는 공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개인적으로 한마당축제의 모든 공연을 관람합니다. {img5,C,000}감동을 받은 작품들은 많지만 지난 2006년 공연된 ‘타이타닉’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작품은 외형적으로 대규모 공연이었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과 끝없는 욕망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으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김형표기자 hpkim@kgib.co.kr
한국사진작가협회 인천시지회가 주관하고 경기일보가 후원한 제16회 전국 세미누드 사진촬영대회에 출품된 작품들을 소개 한다. /편집자 주 전국 세미누드 사진촬영대회에는 2천여점이 출품돼 금상 1점, 은상 2점, 동상 3점, 가작 5점, 장려상 10점, 입선 177점이 선정됐다.
넘실대는 팔당호의 물줄기와 병풍처럼 둘러싼 무갑산과 함께하는 붉은유혹 제6회 퇴촌토마토축제가 6월 20일부터 3일간 광주시 퇴촌면 장지리에서 열렸다. 퇴촌 토마토축제는 21만여㎡ 80여농가에서 생산하는 친환경재배 토마토를 값싸게 살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매년 10만명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퇴촌토마토는 1970년대부터 청정지역인 팔당호주변인 장지리일대에서 재배가 시작돼 30여년 이상의 노하우가 집결된 당도가 높은 찰토마토로 꿀벌 수정으로 생산해 내는 무공해 명품토마토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번축제에선 광주중앙고와 광수중의 풍물패, 사물놀이, 가야금합주, 토마토 높이쌓기, 토마토 정량담기, 방울토마토 받아먹기, 토마토 박 터뜨리기, 토마토 풀장체험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참여행사와 함께 연예인 축하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광주=문민석기자 sugmm@kgib.co.kr /사진 김시범기자 sbkim@kgib.co.kr
쏨뱅이, 독가시치, 벤자림, 쥐노래미, 조피복락, 용치놀래기, 상어가오리,넙치…. 지금은 구경할 수 없지만 20년 전만 해도 서해 앞바다에서 흔하게 잡혔던 순수한 우리 고기들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생선들 이름이 지금은 낯설은 외국 명칭으로 바뀌어 부르고 있다.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717 탄도에 가면 이 녀석들 이외에도 불 고동, 검박이 고동, 좁살무늬 고동, 주름 삼생이 등 개펄에서 살아 숨쉬던 다채로운 우리의 고동들도 만날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바다에서 먹거리들을 해결했던 흔적인 조개무덤들도 흥미롭다. 흙곳 패총, 구봉이 패총, 북동 패총, 중부흥 패총, 말부흥 패총, 탄도 패총, 별망 패총…. 지난 2006년 3월 개관한 안산어촌민속전시관은 이처럼 서해가 풍부한 먹거리의 보고(寶庫)였음을 보여준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누에섬을 배경으로 서있는 전시관은 그래서 정겹다. ‘안산시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주제로 공룡발자국 화석과 공룡알 화석, 공룡 집단서식지 등을 보여주는 제1전시실과 세계 5대 개펄인 서해안 개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제2전실, 풍어제와 뱃고사, 둔배미놀이, 불도당제 등 바다와 함께 해온 어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제3전시실 등을 둘러 보면 “아하! 안산은 예로부터 해양도시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img5,C,000} 정은순 문화유산 해설사는 “이곳에 오시면 옛날 바닷가 사람들이 살았던 해안문화유적인 송산유적지와 야외 화덕자기, 가락바퀴장신구, 흑요석 째개 등을 비롯해 당도리배, 멍텅구리배 등도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사진 전형민기자 hmjeon@kgib.co.kr
◇비사성, 연개소문의 천리장성이 시작되는 철옹성 수나라는 612년부터 해마다 비사성을 공격했지만 매번 참담한 패배로 마침내 멸망한다. 수나라에 이어 들어선 당나라도 645년 3월 고구려를 침략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비사성이 위치한 라우둥반도 끝자락인 라오닝성(遼寧省) 진조우(金州)시 요우이샹(友誼鄕) 빠리촌(八里村) 해발 663m인 다하이산(大黑山)은 주위가 넓은 평야지대인 탓인지, 유난히 높아 보였다. ‘삼국사기’ 등 문헌은 비사성이 이곳에 축조됐음을 기록하고 있다. 둘레 5㎞, 성벽 너비 3.3m, 성벽 높이 3~5m. 고구려 산성들은 대부분 험난한 지형을 활용한 석성이었지만 지금 이방인들을 맞고 있는 비사성은 철저하게 중국식으로 둔갑됐다. ◇고구려의 도시 지안(集安)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들녁. 아예 지평선과 하늘이 맞닿아 있다. 1천400여년 전 이 도시의 주인은 분명 고구려였다. 유리왕 22년(서기 3년) 졸본성에서 이곳으로 옮겨 와 장수왕 15년(서기 427년) 평양성으로 천도할 때까지 425년 동안 제국의 서울이었다. 국내성. 당시 고구려와 대치했던 나라들은 수나라와 당나라. 이들 나라의 수도보다 더 계획적이고 섬세하게 조성됐던, 동아시아 최고의 도시였다. 이곳의 겨울은 맵기로 유명했다. 음력으로 10월이면 하늬바람이 분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을씨년스럽다. {img5,C,000} ◇아파트 텃밭으로 전락한 국내성 이 도시 한복판에 서있는 도로 이름들은 낯설지 않다. 고구려의 웅장했던 왕궁이었던 국내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웅변이라도 하듯 지명에 모두 ‘성(城)’이 들어간다. 그만큼 고구려의 오랜 도읍지였다. 지안 중심가에는 아파트단지들이 즐비했다. 이 가운데 제법 깔끔하게 정돈된 아파트 뒷편에 국내성 성곽이 업둥이처럼 버려진 채 앉아 있었다. 이 도시를 가로 지르는 개천 주변에 축조됐던 성곽들은 최근 주민들이 아침과 저녁마다 걷는 산책로에 묻혀졌다. /글 허행윤 인터넷 포토경기부장·김형표 제2사회부 차장 heohy@kgib.co.kr /사진 이종길 사진작가 glory88kr@yahoo.co.kr
고유가시대를 맞아 서민들 사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실속 챙기는 게 최고 박모씨(43·용인시 처인구)는 최근 기름값이 오르자 출퇴용 2천㏄ 승용차를 차고에 두고 자전거를 새로 장만했다. 직장이 집에서 20분 거리여서 20분만 서두르면 절대 지각할 일이 없어 기름값도 절약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관련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40% 늘었고 CJ몰은 지난달 팔린 자전거만 1천대를 넘어서는 등 각 쇼핑몰의 자전거 판매량은 20~5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는 물론 한달 10만원 안팎의 연료비가 소요되는 50㏄ 이하 스쿠터도 각광을 받고 있다. ◇ “얄미우면 어때” 얼마전 수원 인계동에 위치한 직장으로 옮긴 강모씨(33)는 주차비 절감을 위해 인근 대형 마트를 이용한다. 강씨는 “조금 치사한 느낌도 들긴 했지만 딱히 단속하지 않는데다 (회사와)워낙 가까이 있어 한두번 세워 두었던 게 이제는 상습이 됐다”고 고백했다. 대형 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들도 강씨같은 얌체족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딱히 방법이 없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보통 하루 200대 정도가 쇼핑과는 상관없이 주차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가 아니면 이들이 잠재고객으로 쇼핑을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타협하면 줄일 수 있다 김모씨(51·수원시 영통구)는 최근 부인과 차를 바꿔 타기 시작했다. 3천㏄ 승용차 기름값이 한달에 70만원이 넘게 들자 고유지책으로 부인 승용차를 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기름값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었다. 가정들마다 아침에 일어나 온 가족이 한번에 화장실 가기를 비롯, 저녁이면 1형광등 사용하기, 음식을 한번에 데우는 가스렌지 한번 켜기 등도 펼쳐지고 있다. 김씨는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이번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자칫 과소비가 몸에 밸까 가족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 LPG차량으로 개조 최근 경유값 폭등으로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사례들도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과 일선 공업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도내 경유차량의 LPG 차량 개조는 6천692건으로 지난 2월 한달동안 855대에서 3월 1천179대, 경유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던 4월 1천993건, 5월에는 1천827건으로 늘고 있다. 이때문에 차량을 개조하기 위해선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박노훈·이명관·장충식기자 mklee@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