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에너지 절약 천태만상

고유가시대를 맞아 서민들 사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실속 챙기는 게 최고

박모씨(43·용인시 처인구)는 최근 기름값이 오르자 출퇴용 2천㏄ 승용차를 차고에 두고 자전거를 새로 장만했다. 직장이 집에서 20분 거리여서 20분만 서두르면 절대 지각할 일이 없어 기름값도 절약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관련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40% 늘었고 CJ몰은 지난달 팔린 자전거만 1천대를 넘어서는 등 각 쇼핑몰의 자전거 판매량은 20~5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는 물론 한달 10만원 안팎의 연료비가 소요되는 50㏄ 이하 스쿠터도 각광을 받고 있다.

◇ “얄미우면 어때”

얼마전 수원 인계동에 위치한 직장으로 옮긴 강모씨(33)는 주차비 절감을 위해 인근 대형 마트를 이용한다. 강씨는 “조금 치사한 느낌도 들긴 했지만 딱히 단속하지 않는데다 (회사와)워낙 가까이 있어 한두번 세워 두었던 게 이제는 상습이 됐다”고 고백했다. 대형 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들도 강씨같은 얌체족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딱히 방법이 없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보통 하루 200대 정도가 쇼핑과는 상관없이 주차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가 아니면 이들이 잠재고객으로 쇼핑을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타협하면 줄일 수 있다

김모씨(51·수원시 영통구)는 최근 부인과 차를 바꿔 타기 시작했다. 3천㏄ 승용차 기름값이 한달에 70만원이 넘게 들자 고유지책으로 부인 승용차를 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기름값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었다. 가정들마다 아침에 일어나 온 가족이 한번에 화장실 가기를 비롯, 저녁이면 1형광등 사용하기, 음식을 한번에 데우는 가스렌지 한번 켜기 등도 펼쳐지고 있다. 김씨는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이번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자칫 과소비가 몸에 밸까 가족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 LPG차량으로 개조

최근 경유값 폭등으로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사례들도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과 일선 공업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도내 경유차량의 LPG 차량 개조는 6천692건으로 지난 2월 한달동안 855대에서 3월 1천179대, 경유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던 4월 1천993건, 5월에는 1천827건으로 늘고 있다. 이때문에 차량을 개조하기 위해선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박노훈·이명관·장충식기자 m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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