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오비에 트럼펫 콘서트

세계적인 트럼펫 연주자 에릭 오비에의 트럼펫 독주회가 다음달 13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파리, 툴롱, 프라하 등 콩쿠르에서 우승한 오비에는 19세에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임명돼 15년 동안 활동했다. 20곡 이상의 트럼펫협주곡을 초연하는 등 트럼펫을 위한 레퍼토리 개발에 노력해온 그의 이름 앞에는 '트럼펫계의 뉴 페이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88년부터 최근까지 소니 등 레이블을 통해 100장 이상의 앨범을 낸 그는 현재 프랑스 말메종 국립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그는 타르티니와 하이든의 트럼펫협주곡, 비발디 '2대의 트럼펫과 현을 위한 협주곡'(윤성규 협연), 토마시 '트럼펫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2005년 7월 창단된 민간오케스트라인 로렐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유세종)가 협연한다. 로렐 심포니 상임지휘자인 유세종은 1995년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났다가 2000년 귀국해 2003년 베누스토 음악인연합회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3만-7만원. 이밖에 대전문화예술의전당(4월4일 오후 7시30분), 부산시민회관 대공연장(5일 오후 8시), 대구오페라하우스(14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18일 오후 7시30분)에서도 공연이 열린다. ☎02-6409-6982. /연합뉴스

가야금…그녀의 사랑이야기

“또당~ 또당~” 가야금은 전통의 소리를 넘어 크로스오버, 퓨전, 월드뮤직 등 이런 단어들은 이미 익숙해졌다. 정길선 경기도립국악단 가야금 수석주자는 기존 퓨전에서 다시 새로운 가야금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퓨전음악 ‘그녀의 사랑이야기’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그녀의 사랑이야기’는 기존 가야금 음반이 갖고 있는 가야금의 화려함 보다 음악적 요소를 강조했다. 음색·앙상블과 악기적 요소인 다현금(18현·25현)의 틀을 깨고 12현 산조가야금과 궁중음악연주로 한정된 풍류가야금(법금)을 사용해 가야금 음의 본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단백함으로 편안함을 선사하는 정길선의 가야금은 테크닉 위주의 퓨전음반과 달리 음악 자체가 갖고 있는 본래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은 프로듀서와 작곡을 맡은 신세대 음악가 양승환, 이미 퓨전국악계에서 명성을 떨친 강상구, 그리고 작곡 및 기획과 프로듀서로 영화와 방송음악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작곡가 민경현과 소리꾼 김용우, 월드뮤직그룹 바이날로그의 멤버이자 대금과 소금 등 관악기 연주의 선두주자 이영섭, 재즈그룹 젠틀레인과 워터컬러 등 이른바 실력파들이 참여했다. 정길선은 난계 국악단 창단단원과 한국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의 수석단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립 국악단 가야금 수석, 한국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지도교수,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동인, 연세대학교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 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번 앨범에 대해 “12현의 곡을 반드시 위촉하는 것은 고유한 가야금 음색과 성음에 대한 애정과 이를 통한 새로운 작품의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연주자로서의 적극적 실천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부분인데 이는 창작음악계에서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가요계, 두 팀의 엠씨더맥스 출현 논란

우려했던 점이 현실이 됐다. 가요계에 동명(同名)으로 두 팀이 활동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3인조 남성그룹 엠씨더맥스(M.C the MAX). 비타민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긴 엠씨더맥스(이수ㆍ전민혁ㆍ제이윤)가 4월 5집을 발표하는 가운데, 전 소속사인 유안아이엔터테인먼트도 엠씨더맥스 2기를 제작해 2월 말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고 4월 초 엠씨더맥스 5집을 발표한다. 사실상 엠씨더맥스 5집은 두 장이 발매되는 셈. 이 같은 상황은 엠씨더맥스가 전 소속사를 나오는 과정에서 전속계약 분쟁이 일어나며 불거졌다. 유안아이엔터테인먼트의 백영묵 대표는 2004년 7월 '엠씨더맥스'란 상표 서비스표에 대해 특허 등록을 마쳤고 소속사를 떠난 엠씨더맥스가 그룹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난해 10월 상표 서비스표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기각돼 같은 해 12월 이의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가처분 결정문에서 "세 멤버가 엠씨더맥스를 사용하는 것은 자기의 성명 명칭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상표에 해당하며 부정경쟁의 목적도 없어 백영묵의 상표 등록이 엠씨더맥스의 명칭 사용에 효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법원은 양쪽 모두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면서 "당시 엠씨더맥스가 음반 발매 등을 통해 상표권을 침해한 사실이 없어 기각됐지만 엠씨더맥스로 음반을 낼 경우엔 상황이 달라지므로 음반 발매중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비타민엔터테인먼트는 "그룹명에 대해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은 고유명사인 엠씨더맥스를 멤버들의 동의 없이 상표 등록했기 때문"이라며 "우린 전 소속사의 행보에 개의치 않고 예전과 다름없이 활동할 것"이라고 말해 갈등이 예상된다. 또 "베이비복스 2기, 핑클 2기와는 다른 경우"라며 "이들은 원년 멤버의 자진 탈퇴, 혹은 개인 이름을 건 솔로 활동으로 그룹명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없었지만 엠씨더맥스의 경우 원년 멤버를 유지한 채 새 음반을 낸 사례여서 최근 전 소속사가 보도자료로 배포한 엠씨더맥스 해체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엠씨더맥스는 5집 발매와 함께 4월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월아무적'을 개최한다. 멤버들은 "최근 여러 논란으로 팬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우리를 믿고 격려해준 팬 분들에게 좀 더 성숙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음반과 콘서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4월 초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며 4월15일 쇼케이스를 열 계획이다. 멤버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 엠씨더맥스 2기는 2월28일 디지털 싱글 '미운오리 새끼'를 발표했고 정규 음반 녹음을 마친 상태다. /연합뉴스

“불안했냐고요? 여성 래퍼 많아졌으면 좋겠어요”…‘잊었니’로 돌아온 T윤미래

‘여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잊었니’의 애절하게 일렁이는 솔,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쭉쭉 내지르는 가창, ‘페이 데이’의 거칠고 힘찬 랩. 모두 국내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윤미래(26·본명 나타샤 리드)가 5년만에 T(티)라는 이름으로 3집을 냈다는 소식은 그간 외모만 내세운 여가수들, 컴퓨터로 보정된 목소리들에 염증을 느껴온 이들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할만한 것이다. 13년 전, 13세에 업타운 멤버로 데뷔했던 윤미래. 영원한 ‘힙합 소녀’ 같았던 그는 어느새 20대 중반이다. 그러나 최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이 여전히 앳되보였다. ‘여왕’과 ‘소녀’라는 두 가지 별명이 모두 어울리는 이미지랄까. 타이틀 ‘잊었니’의 반응이 좋더라고 인사를 건네자 수줍어하는 그는 한결 성숙해진 목소리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목소리가 변했다는 걸 느껴요. 1집 ‘하루 하루’를 불렀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고, 한국말도 서툴렀고, 애절한 사랑의 느낌을 알리가 없었죠. 지금은 나이가 더 들었고 경험도 늘어났으니 달라질 수밖에요.” 남다른 가창 테크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예를 들면 ‘잊었니’에서 ‘해는 너무 빨리 떠 오지만’ 같은 부분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을 정도. “이렇게 부르자 하고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에요. 어려서부터 1960∼1970년대 미국 음악을 많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따라하게 되나봐요. 슬픈 노래를 듣는 사람이 슬프게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불러야 할지를 생각하죠.” 쉬는 동안 랩과 가창력을 갖춘 후배 여가수들에 밀려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지는 않을지 불안했을 법도 한데,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런 생각도 물론 있었지만, 전 사실 여성 래퍼, 솔 싱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서로 돕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되잖아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화제가 된 노래는 ‘검은 행복’이다. ‘유난히 검었던 어릴적 내 살색 사람들은 손가락질해’로 시작하는 자전적인 가사와 미군인 아버지 토머스 J 리드(51)씨가 내레이션을 맡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혼혈아로서 힘들었던 어린시절이 부각됐지만 윤미래는 오히려 “노래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내겐 지금 음악이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혼혈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고 답한다. “피부색으로, 부모의 국적으로 따지지 말고 똑같이 대해주는 것, 그건 간단하죠. 그렇지만 국적이나 학교 문제 등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것도 많아요. 저도 조금씩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요.” 언제쯤 콘서트를 통해 만날 수 있는지 물었다. “당장 내일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직 날짜는 안잡혔지만 전 벌써 연습하고 있어요. 기다린 만큼 만족할 수 있는 잘 준비된 공연을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