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액션드라마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돼온 '24'가 제58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24'는 최우수 드라마시리즈상과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주인공 역의 배우 키퍼 서덜랜드는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슈라인오디토리엄에서 거행된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분 최우수상은 '오피스'가 차지했으나 주인공 역의 스티브 카렐은 아쉽게도 코미디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을 '몽크'의 토니 샤루브에게 내주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애석하게도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가 열연한 의학드라마 '그레이스 애너토미'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막상 시상식에서는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김윤진 주연의 '로스트' 역시 후보지명 단계에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3관왕을 차지한 '24'는 서덜랜드가 맡은 정부요원 잭 바우어가 테러리즘으로부터 미국을 구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액션드라마로 지난 5시즌 동안 미국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24'의 이번 수상은 지난 5년 동안 연속 후보에 오른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은 '로 앤 오더:스페셜 빅팀스 유닛'의 마리스카 하기테이에게 돌아갔으며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은 새로운 코미디시리즈 '크리스틴의 새로운 모험들'의 줄리아 루이스-드레이퓌스가 차지했다. 또 각본이 없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국내에서도 방송 중인 '어메이징 레이스'가 라이벌인 최고 인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제치고 4년 연속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한편 올해 에미상은 ABC TV의 간판 드라마인 '로스트'와 '위기의 주부들'을 주요 부문 후보에서 제외해 ACB의 원성을 샀다. ABC는 이것이 에미의 새로운 심사 방식 탓이라고 비난하며, 블록버스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를 에미상 시상식 생중계와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맞불 전략으로 에미상에 '복수'했다. /연합뉴스
디즈니영화사가 만든 또 한편의 감동 스포츠드라마 '천하무적(Invincible)'이 8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5~27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마크 월버그 주연의 '천하무적'은 사흘간 1천7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1위에 올랐다. 지난 주 1위였던 '비행기에 뱀'은 지난주보다 무려 수입이 58% 급락, 640만 달러로 6위로 미끄러졌다. 열흘간의 총수입은 2천650만달러. 개봉 전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관심을 모았던 것에 비해선 기대치에 못 미친 셈이다. '천하무적'은 스포츠세계를 무대로 할리우드 특유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그린 영화. 70년대에 미국 풋볼리그의 선수로 입단해 팀을 승리로 이끈 빈스 파팔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파트타임으로 바텐더 일을 하는 파팔리가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입단해 뼈를 깎는 훈련 끝에 정식 선수가 되고 마침내 승리까지 엮어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동절(9월4일) 연휴를 일주일 앞둔 이번 주말에는 큰 화제작 없이 몇몇 작은 영화들이 개봉, 상대적으로 조용한 주말이었다. 워너브라더스의 코미디영화 '맥주파티(Beerfest)'가 650만 달러로 4위로 개봉했으며, 유니버설의 뮤지컬 드라마 '아이들와일드'(Idlewild)는 590만 달러로 9위로 개봉했다. 인디영화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폭스서치라이트의 '리틀 미스 선샤인'. 한달 전 개봉한 이 영화는 그동안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모아 확대개봉돼 이번 주말에는 750만 달러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레그 키니어, 토니 콜레트, 스티브 카렐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블랙코미디로 어린이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한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을 소재로 사회를 풍자한다. 2위는 8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탈라데가의 밤:리키 바비의 발라드'가 차지했다. 5~10위는 '액셉티드'(650만 달러), '비행기에 뱀'(640만 달러), '월드트레이드센터'(639만 달러), '스텝업'(620만 달러), '아이들와일드'(590만 달러), '반야드'(540만 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TV 액션드라마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어온 '24'가 제58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24'는 최우수 드라마시리즈 상과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주인공 역의 배우 키퍼 서덜랜드는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슈라인오디토리엄에서 거행된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분 최우수상은 '오피스'가 차지했으나 주인공 역의 스티브 카렐은 아쉽게도 코미디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을 '몽크'의 토니 샤루브에게 내주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애석하게도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가 열연한 의학드라마 '그레이스 애너토미'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막상 시상식에서는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김윤진 주연의 '로스트' 역시 후보지명 단계에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었다. 이날 3관왕을 차지한 '24'는 서덜랜드가 맡은 정부요원 잭 바우어가 테러리즘으로부터 미국을 구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액션드라마로 지난 5시즌 동안 미국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24'의 이번 수상은 지난 5년 동안 연속 후보에 오른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은 '로 앤 오더:스페셜 빅팀스 유닛'의 마리스카 하기테이에게 돌아갔으며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은 새로운 코미디시리즈 '크리스틴의 새로운 모험들'의 줄리아 루이스-드레이퓌스가 차지했다. /연합뉴스
“다세포소녀 봤어?” “영화와 드라마 중에 어느 다세포소녀 말이야?”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곧 생겨날 듯하다.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다세포소녀’가 이달 초 개봉한 데 이어 케이블TV 수퍼액션이 제작한 드라마 ‘시리즈 다세포소녀’가 오는 30일부터 전파를 타기 때문이다. 지금껏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기획돼 연달아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한 문화상품이 여러 매체로 소비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선구적 사례로 기록될 듯하다. ‘B급달궁’(본명 채정택)이 그린 인터넷만화 ‘다세포소녀’는 함께 다루는 것이 금기시됐던,‘고등학생과 성(性)’이라는 두 소재를 가볍게 이어붙인 데서 화제를 모았다. 이재용 감독의 동명 영화는 전교생이 성적 욕구에 충실한 ‘무쓸모 고등학교’라는 무대와 주요 에피소드는 그대로 재현했지만 뮤지컬 형식을 빌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30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하루 3편씩 총 40부까지 방송될 ‘시리즈 다세포소녀’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러 인물들을 돌아가며 조명한다는 점에서는 영화보다 원작 만화에 가깝다. 이러다보니 주연 28명,조연급까지 148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 ‘사마리아’의 곽지민을 비롯해 주연은 대부분 신인으로 구성됐으며 여운계 권용운 등 중견 배우들이 한 축을 담당한다. 제작은 ‘결혼이야기’ ‘청풍명월’ 등의 김의석 감독이 총지휘하며 유정현 우선호 조운 등 단편영화로 주목받은 신예 감독 9명이 연출을 맡았다. 하지만 청소년의 접근이 쉬운 케이블 프로그램인데도 애초부터 ‘19세 이상’ 기획의도를 내세워 선정성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다. 만화는 대충 그린 듯한 화법으로 야한 내용을 경쾌하게 표현했고 영화는 주로 대사로만 엽기적 내용을 전달해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제작진은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를 실사로 충실히 그려내겠다”고 설명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선정성 시비를 넘어설지 지켜볼 대목이다.
권력과 금력의 미디어 통제가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인터넷은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앨 고어 미국 전부통령이 27일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이날 영국 에든버러 국제TV 페스티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는 대화이며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주주의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오늘날 대화는 더욱 통제되고 중앙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명의 미디어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연설에서 "자율 통제 시스템으로서 민주주의는 종전 보다 더욱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상당수 국가에서 미디어가 소수의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에게 장악되고 있는 현상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연설한 고어 부통령은 미디어에 대한 정치.경제 권력의 통제 사례로 이탈리아의 많은 미디어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의 수중에 있고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부틴 대통령이 TV 방송의 비판을 억누르고 있으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는 점을 열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국민들이 하루 5시간을 TV시청에 바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면서 "미국 정계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30초 짜리 정치광고를 방송에 내보내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가장 많은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이 통상 당선되곤 한다"면서 광고의 위력이 인위적으로 제품 수요를 창출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광고의 효과에 좌우되듯이 정당들이 광고의 반응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사례도 잦다고 개탄했다. 그는 자신이 샌프란시시코에서 운영하는 '커런트 TV 채널'을 소개하면서 지난 1년간의 운영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커런트 TV 채널'은 대화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30%를 유저들이 제작한 것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이런 형태의 시청자 참여는 인터넷이 TV방송에서 결여된 '다각적 대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잠재력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TV보다는 인터넷이야말로 유저가 제작한 콘텐츠의 본향이라며 '커런트 TV채널'이 올바른 콘텐츠를 잘못된 매체를 통해 보내고 있다는 미디어 전문가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TV는 여전히 미디어의 주축이며 개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TV라는 공개 포럼에 접근토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수했다. /연합뉴스
탤런트 김지호가 요리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김지호는 28일부터 EBS TV '최고의 요리비결'의 진행을 맡아 분야별로 인정받는 요리사들과 함께 다양한 음식 만들기를 시도한다. 월~금요일 낮 12시부터 30분간 진행되는 '최고의 요리비결'은 그동안 방송인 김혜영과 탤런트 정애리 등이 진행해왔고 최근까지는 정지영 아나운서가 MC 자리에 섰다. 김지호는 소속사를 통해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취미 생활도 하고 딸에게 좋은 요리를 해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더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9월1일부터 4일까지 서울 CGV용산과 부산 CGV서면에서 열리는 '2006년CJ중국영화제'에 맞춰 중국의 유명 감독과 배우, 영화인사 등이 방한한다. 중국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이 주최하고 CJ문화재단과 CJ엔터테인먼트, CGV가 주관하는 이 영화제에 통캉 중국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장, 라페이캉 중국전영합작제편공사 대표, 개막작 '사라진 총'의 루추안 감독, 폐막작 '우리 둘'의 마리원 감독, '스탠드 업!'의 황지엔신 감독과 부산 폐막작 '이발사'의 주인공이자 중국 톱사 천 쿤이 한국을 찾는다.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은 한국의 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이며, 전영합작제편공사는 중국과 아시아 각국의 합작 영화를 추진하는 기관으로 두 대표의 내한은 한국과 중국 영화 교류에 의미있는 일이다. 또 '중국의 장동건'이라 칭해지는 천 쿤은 장나라와 2004년 중국 드라마 '은색연화'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주관사인 CJ측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 수교 체결 15년을 기념하고, 영화를 발판으로 점 더 방대한 분야의 문화 교류를 이루고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CJ 중국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 역사 100년을 대표하는 영화 20편을 만날 수 있다. /연합뉴스
케이블ㆍ위성TV 어린이채널 JEI재능방송은 28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낮 12시30분 일본 TV 애니메이션 '마법전사 유캔도'를 방송한다. '마법전사 유캔도'는 요괴들이 출현하는 불가사의한 아케보노 마을에 새 경찰관으로 부임한 청년 유노가 마법의 힘을 갖게 되는 칼(드래곤 스워드)을 만나며 영웅 유캔으로 변신, 비밀조직 '쇼트'와 함께 요괴들에 맞서 싸우게 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미쓰이 물산에서 30분물 52부작 시리즈로 제작해 현재 일본에서 TV 도쿄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JEI재능방송 관계자는 "'마법전사 유캔도'는 SF 특수촬영실사물로 이미 특촬물 마니아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라며 "주인공이 마법의 주문을 외며 로봇으로 변신하는 화려한 장면 등이 국내 어린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년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우 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가 휩쓸어 화제가 됐다. '레이'의 제이미 폭스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모건 프리먼이 그 영광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와중에 또 한 명의 흑인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돈 치들(42)이다. 국내에서는 유명세가 덜하지만 이 흑인 배우는 미국 영화계에서 보석 같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단적으로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크래쉬'의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이기도 한 것. 그는 현재 '오션스 서틴'을 촬영 중이며, '트래픽' '블루 데블'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호텔 르완다'는 이런 돈 치들의 가치를 확인하게 하는 영화다. 그의 살아 있는 연기를 따라 영화는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벌어진 무차별 인종학살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그 살 떨리는 지옥과 같은 현장이 그의 젖은 두 눈과 따뜻한 가슴을 거치며 전율로 다가온다. 자칫 건조한 살육 현장 고발 영화가 될 수도 있었던 소재가 돈 치들로 인해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인간 드라마로 탄생한 것이다. 1994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수십 년간 이어진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립을 일단락시키는 평화협정에 동의한다. 르완다 최고급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이자 평범한 가장인 폴 루세바기나(돈 치들 분)는 평화협정과 관련해 밀려드는 외교관, 취재진, 지역 유지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르완다의 대통령은 곧 암살당하고, 후투족의 자치군은 이를 빌미로 투치족 아이들까지 닥치는대로 살해한다. 위협을 느낀 폴은 투치족인 아내와 아이들, 동네 사람들을 호텔로 피신시킨다. 이후 수백명의 투치족 난민이 "살려달라"며 호텔로 몰려든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족 간 내전은 지금도 외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전해지만 '먼나라'인 탓인지 별반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사실. 돌이켜보면 1994년은 다만 대단히 더웠던 여름의 기억만이 떠오른다. 그러나 같은 시기 르완다에서는 무려 100만명이 살육당했다. 르완다 전체 인구의 8분의 1에 달한다. 이 영화는 100일간 1천268명의 목숨을 지켜낸 폴의 실화를 담아냈다. 호텔 밀 콜린스로 밀려드는 투치족 난민들의 목숨을 권력자도, 투사도 아닌 평범한 남자가 오직 인간애라는 이름으로 지켜낸 것이다. 그가 후투족이라는 사실은, 나치의 손아귀에서 유태인들을 지켜준 독일인 쉰들러와 비교하게 만든다. 평범한 남자이기에 사실 그는 처음에는 가족의 안위만 걱정했다. "동네 사람들도 도와주라"는 아내의 부탁에 "내가 지금껏 호텔에서 만들어온 관계는 우리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지 동네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던 그다. 하지만 벨기에 호텔이라는 점 때문에 밀 콜린스가 인종학살 속 안전지대로 분류되자 투치족 난민들이 몰려들고, 살육 현장을 목격한 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만이 아닌 난민 모두의 목숨을 하나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후투족 군대와 후투족 자치군을 상대로 한 목숨을 내건 거래를 시작한다. 그는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의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보여준다. 중국에서 수입한 개당 10센트짜리의 무시무시한 칼로 학살을 자행하는 후투족 자치군은 그 10센트짜리 칼을 50센트에 되팔 수 있다고 좋아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털끝만 한 고민도 없는 후치족 자치군의 태도가 비단 그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당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차별 폭격을 봐도 알 수 있듯, 1994년의 르완다 참상은 현재에도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해피 엔딩(과연 그것을 '해피 엔딩'이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에 감격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영 쓰린 것이다. 호아퀸 피닉스, 닉 놀테, 장 르노 등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활약했다. 9월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씨가 27일 노현정 KBS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화제를 뿌렸던 재계의 혼사들이 다시금 세간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금까지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재벌가의 혼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고현정씨와의 결혼을 들 수 있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정 부사장은 1995년 당시 청순하고 고아한 자태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고씨와 결혼하면서 뭇 남성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재벌 3세와 당대 최고 미녀 연예인의 결혼은 8년 6개월만인 지난 2003년 합의 이혼으로 결말이 났다. 고씨는 이혼후 연예계에 컴백해 영화, 광고, 드라마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으며 정 부사장의 결혼 문제와 관련된 얘기들이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은 라이벌 기업의 소유주 가문이거나 평범한 회사원 출신을 배우자로 맞아 화제가 됐던 사례. 장남인 재용씨는 1998년 조미료 시장을 두고 삼성과 뜨거운 경쟁을 벌였던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 세령씨와, 2녀인 서현씨는 2000년 당시 삼성계열 일간지의 라이벌이었던 동아일보 사주 가문의 김재열씨와 각각 결혼했다. 또 1999년 이 회장의 장녀 부진씨가 맞은 배필은 '뜻밖에도' 삼성계열사의 평범한 회사원인 임우재씨였다. 당시 임씨가 근무했던 회사가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부진씨가 자신의 경호원과 연애 끝에 결혼했다는 그럴듯한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SK의 최태원 회장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외동딸 소영(아트센트 '나비' 관장)씨와 1988년 맺은 백년가약은 '당대 최고 권력과 재벌 가문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당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교제하기 시작, 수년간 사귄 끝에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경 유착'이라는 일부의 부정적 시각과 무관하게 재계에서는 금슬좋은 부부로 알려졌다. 그러나 1992년 정부가 이동통신 사업권을 SK(당시 선경)에 주기로 결정한 것을 이들의 결합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 때문에 특혜시비가 들끓기도 했었다.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씨와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의 혼사는 양가 아버지들의 인연으로 맺어진 사례다. 박 부회장의 부친인 박용곤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혼담을 나눈 게 인연이 돼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한편 박용곤 명예회장의 3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씨와 혼인했으며, 박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도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 박용만 그룹 부회장의 장남 서원씨는 최근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어 두산가와 LG 구씨가는 사돈 관계를 두 번 맺게 됐다. LG그룹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장녀 연경씨가 지난 5월 알프스리조트의 소유주였던 윤태수 전 대영 회장의 아들이자 재미 벤처 사업가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과 결혼했다. 반면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일가의 혼사는 여느 재벌가와 비교할 때 이렇다할 이야깃거리가 없다는게 특징. 차녀 명이씨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현재 종로학원의 소유주라는게 눈길을 끄는 정도다. 이 결혼으로 종로학원(종로학평)은 현재 현대차그룹의 소속사로 돼있다. 1978년 넷째 형수인 이행자씨의 소개로 미국에서 김영명씨를 만난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연애결혼'을 선호하는 현대가의 전통처럼 김씨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가량 연애한 후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막내딸인 김씨는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수재로,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