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권력.금력 미디어 통제 민주주의에 큰 위협"

권력과 금력의 미디어 통제가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인터넷은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앨 고어 미국 전부통령이 27일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이날 영국 에든버러 국제TV 페스티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는 대화이며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주주의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오늘날 대화는 더욱 통제되고 중앙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명의 미디어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연설에서 "자율 통제 시스템으로서 민주주의는 종전 보다 더욱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상당수 국가에서 미디어가 소수의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에게 장악되고 있는 현상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연설한 고어 부통령은 미디어에 대한 정치.경제 권력의 통제 사례로 이탈리아의 많은 미디어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의 수중에 있고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부틴 대통령이 TV 방송의 비판을 억누르고 있으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는 점을 열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국민들이 하루 5시간을 TV시청에 바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면서 "미국 정계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30초 짜리 정치광고를 방송에 내보내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가장 많은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이 통상 당선되곤 한다"면서 광고의 위력이 인위적으로 제품 수요를 창출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광고의 효과에 좌우되듯이 정당들이 광고의 반응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사례도 잦다고 개탄했다.

그는 자신이 샌프란시시코에서 운영하는 '커런트 TV 채널'을 소개하면서 지난 1년간의 운영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커런트 TV 채널'은 대화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30%를 유저들이 제작한 것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이런 형태의 시청자 참여는 인터넷이 TV방송에서 결여된 '다각적 대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잠재력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TV보다는 인터넷이야말로 유저가 제작한 콘텐츠의 본향이라며 '커런트 TV채널'이 올바른 콘텐츠를 잘못된 매체를 통해 보내고 있다는 미디어 전문가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TV는 여전히 미디어의 주축이며 개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TV라는 공개 포럼에 접근토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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