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40%대를 오르내리며 KBS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KBS 2TV 주말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극본 문영남, 연출 배경수)가 무려 30회 연장 방영을 결정했다. 당초 이 드라마는 50회로 예정돼 있었다. 드라마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측은 이 드라마를 기존 50회에서 30회 더 연장하기로 KBS측과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4월1일 첫방송 뒤 9월17일 막을 내릴 예정이었던 이 드라마는 12월31일까지 계속해 방영되게 됐다. 팬엔터테인먼트측은 이번 결정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시청률에 따라 갑작스레 내려진 게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장방송 결정은 시청률 상승 때문이 아니라 방송사 요청에 따라 제작사와 연출자, 작가, 출연진이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 강조하며 “이미 문영남 작가는 두달 전부터 드라마 연장을 고려해 대본을 집필해 왔다”고 전했다. 연장 방송이 결정될 때마다 나오는 출연 배우의 볼멘 목소리도 이번엔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팬엔터테인먼트측은 “그동안 드라마 연장이 결정되면 출연진 반대에 부닥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번엔 연장방송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극중 설칠 역을 맡은 탤런트 이태란은 “등장인물 각각의 이야기가 나름대로 매력을 가지고 있어 50회 방송으로 끝낸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아쉬울 것 같았다”면서 “앞으로 문영남 작가가 우리 ‘칠공주’에게 어떤 이야기를 입혀 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청자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이 드라마의 연장방송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시청자 게시판’에는 연장방송에 항의하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시청자 김모씨는 “정말 해도 너무 한다”며 “방송사들이 완전히 막가자는 식으로 멋대로 줄이고 늘리고 중간에 종영하기도 하니, 대체 방송국에서 시청자를 상대로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시청자 한모씨도 “시청자를 도대체 어떻게 보는 거냐”라 따지며 “당장 시청률이 좋다고 5∼6회도 아닌 30회 연장 방송을 결정하다니… 이렇게 하다간 오히려 시청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다. 시청률 높은 드라마의 연장 결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 최고 화제작이었던 SBS ‘하늘이시여’가 대표적인 경우. 당초 5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던 이 드라마는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85회까지 연장돼 “시청률 때문에 내용을 질질 끈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렸다.
9ㆍ11 테러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서 음모론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국내외 영화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은 시사회 직후부터 '반미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반미 정서를 담아냈고, 일본 영화 '빅 리버(Big River)', 개봉 예정인 미국 영화 '폴리스 비트(Police Beat)'와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은 까놓고 미국 정부에 곱지 않는 시선을 던진다. '괴물'은 미군이 버린 독극물로 인해 한강이 오염되면서 괴물이 탄생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미국 정부가 괴물과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 수용하고, 한국에 괴물 바이러스 퇴치제 '에이전트 옐로'를 무작위로 살포하면서 환경단체와 대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사게 된다. 영화 속 '에이전트 옐로' 살포는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의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살포를 패러디한 것. 8일 개봉되는 '폴리스 비트'는 영화 속에서 미국 정부와 부시 대통령에 대해 힐난한다. 과속 자전거를 단속 중이던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의 시애틀 경찰관 지에게 자전거를 탄 남자의 대답은 가관이다. 반사경을 부착하라는 지의 말에 "월말이라 할당량 채워야 하느냐?"라며 삐딱한 시선으로 말을 시작한 남자는 "(이렇게 거둬들인 돈이 전쟁에 쓰이는 것은) 기막힌 세금 낭비"라면서 "(미국은) 거대 전쟁 기계가 돼가고 있다"고 미국 정부를 비난한다. 계속되는 정부에 대해 불평에 지가 "정부에 대해 좋아하는 점에 전혀 없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전혀(Never)"다. 남자는 부시 대통령을 '악마' '타락한 살인자'로 표현하면서 "누군가 부시를 죽여야죠. 다들 그가 죽기를 바라잖아요"라고까지 말한다. 8월 중순 개봉됐던 오다기리 조 주연의 일본 영화 '빅 리버' 역시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빅 리버'는 미국 사막지역인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를 배경으로 일본인 뎃페이(오다기리 조), 파키스탄인 알리(카비 라즈), 미국인 세라(클로에 스나이더) 등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세 사람의 우정을 다룬 영화. 모뉴먼트 밸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여행 중이던 이들은 야간 운전 중에 경찰의 검문을 받게 된다. 이유는 과속 운전 때문. 그러나 경찰은 차 안에 파키스탄인이 탑승해 있는 것을 보고는 "테러 방지 법령의 확대 조치에 따라 짐을 검사하겠다"며 알리의 짐을 뒤지기 시작한다. 알리는 이미 공항 입국심사에서도 모욕적일 만큼 심한 검문을 당한 바 있다. 경찰이 떠나자 알리는 "미국인들은 자기들 맘대로 하려고 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다. 미국에 아내를 찾으러 온 그는 "미국이 내 아내를 빼앗아갔어. 미국이 내 가족을 망가뜨렸어"라며 비난의 말도 서슴지 않는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추잡한 사건이 벌어지는 미국 사회를 그린 '폴리스 비트'와 이방인에 대한 미국인의 불편한 시선을 담아낸 '빅 리버'는 모두 9ㆍ11 테러 이후에 미국 사회를 그린 작품들. 14일 개봉 예정인 '불편한 진실'은 환경문제로 미국 정부에 화살을 겨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에서 고어는 "미국이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한다. 그는 "나는 우리(미국) 정부와 민주정치 시스템을 믿었다. 그런 얘기(지구 온난화 문제)를 들으면 모두 충격받아 경각심을 갖게 될 거고, 하원도 대응방식을 바꾸리라고 기대했다"면서 "반향이 클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고 말한다. 고어는 "정말 화가 나는 건 내가 그토록 열심히 메시지를 전했지만 아직도 미국은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고어의 내레이션이 흐르는 중에 화면은 부시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의 모습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정작 9ㆍ11 테러사건을 다룬 영화들은 미국 정부를 비난하지 않는다. 8일 개봉 예정인 '플라이트93'은 물론이고 '반미주의자'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월드 레이드 터(World Trade Center)'조차 9ㆍ1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사실만을 담아냈다. 10월 중순 국내 개봉될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홍보를 맞은 '영화사 숲'의 조옥경 대표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지만 당시 현장이 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현장 그대로를 살린 영화"라면서 "미국 정부에 대해 비판 등이 배제된 휴먼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MPP(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온미디어가 HD(고화질) 방송을 확대한다. 온미디어는 기존에 HD 방송 중인 스토리온 외에 OCN, 수퍼액션, 캐치온 등 3개 채널에 HD 송출 시스템을 갖추고 연내에 HD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온미디어는 올 연말까지 4개 채널의 HD 방송 비율을 각각 15% 내외로 하고 내년에는 30~4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온미디어는 이를 위해 앞으로 자체 제작하는 모든 TV영화와 시리즈물을 HD 기반으로 만들기로 했으며 'CSI'를 비롯한 해외 유명 시리즈도 HD로 방송할 방침이다. 아울러 신규로 방영되는 한국 영화는 모두 HD로 방송하기로 했다. 온미디어 김계홍 상무는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기 위해 시장 선도업체로서 신중하면서도 전향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다큐멘터리 전문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은 9ㆍ11 테러 5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2시부터 11일 오전 2시까지 24시간 동안 테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집중편성하는 특집방송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테러 데이 9ㆍ10'이라고 이름붙인 이 특집방송에서는 '9ㆍ11 펜타곤 테러' '빈 라덴과 알 카에다' '비극의 카운트다운' '비극, 막이 오르다' '끝나지 않은 테러' 등 테러의 기원과 역사, 테러에 맞서 싸우기 위한 각국의 노력 등을 다룬 14편의 테러 관련 다큐멘터리를 편성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축 재벌의 아들로만 알려졌던 오사마 빈 라덴이 어떻게 이슬람 테러 전사로 거듭나게 됐는지 그의 과거와 함께 테러집단 알 카에다의 조직과 운영에 대해 살펴보고, 9ㆍ11 테러를 진두지휘한 네 명의 핵심 테러리스트들이 어떻게 빈 라덴과 접선해 음모를 추진했는지를 알아본다. 아울러 빈 라덴을 위험 인물로 간주해 CIA에 전담반까지 운영하고 있던 미국 당국의 9ㆍ11 테러 이전의 대응 노력과 한계, 9ㆍ11 테러로 인해 달라진 미국의 국제적 행보도 살펴본다. 이밖에 '발리 폭탄테러' '오클라호마 폭탄테러'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테러의 위험성을 짚어보며 7ㆍ7 런던테러, 마드리드와 발리, 오클라호마의 폭탄테러, 모스크바의 인질극 등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비극의 현장을 재현한다. 11일 오후 6시 방송되는 '플라이트 93:남겨진 이야기'에서는 곧 국내에서 개봉하는 9ㆍ11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 '플라이트 93'의 제작 뒷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았다. 프로그램은 9ㆍ11 테러 이후에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은 여전하며 테러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메시지를 전달한다. /연합뉴스
국내 최고 흥행작 '괴물'이 8월 한국영화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1~8월 누적 관객 수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최단기간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영화상영관 체인 CGV가 8월1~31일 전국의 극장 관객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CGV 자료에 따르면 8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77.4%였다. 점유율이 49.4%였던 7월보다 무려 28%포인트나 증가했다. 그러나 '왕의 남자'가 선전했던 1월의 점유율 77.6%보다는 0.2%포인트 뒤진 수치다. 또한 8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최근 10년간 한국영화 동월 점유율과 비교할 때 최고 기록이었다. CGV 측은 "8월 한 달간 906만 명을 동원한 '괴물'이 한국영화 점유율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괴물'의 선전으로 8월까지 한국영화 평균 점유율은 62.3%로 올라섰다. 이 수치는 작년 같은 기간 평균 점유율 54.6%보다 7.7%포인트 증가한 것. 전국 누적 관객 수는 1억1천597만 명이었다. 관객 1억 명 돌파는 8월 중순께 달성된 것으로, 지난해 기록 달성 시기인 9월 중순보다 한 달가량 앞섰다. 8월 최고 흥행작은 '괴물'이었고, 13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각설탕'이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몬스터 하우스'(116만명), '신데렐라'(64만명), '스승의 은혜'(62만명), '다세포소녀'(56만명) 등이 따랐다. 특히 8월에는 드라마 장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 달 36.4%의 점유율을 기록한 드라마 장르 영화는 8월에는 '괴물' '각설탕' 등의 흥행에 힘입어 6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공포영화의 계절답게 '신데렐라' '스승의 은혜' 등 납량물이 강세를 띠었다. /연합뉴스
5억명이 넘는 전 세계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호주의 '악어 사냥꾼' 스티브 어윈(44)의 절명 순간을 담은 화면의 방송 여부가 호주에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끔찍한 장면을 방송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기는 하지만 방송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여부는 결국 화면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애니멀 플래닛'의 모회사인 '디스커버리' 채널과 어윈의 부인인 테리의 손에 달려 있는 형국이나 정작 고인의 된 본인에게 의견을 물어본다면 '오케이'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데 사안의 복잡성이 있다. 야생동물들과 씨름을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던 천부적인 쇼맨 어윈은 평소 '내가 무슨 짓을 하든지 카메라를 멈추면 안된다'는 얘기를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부인이 어윈에게 다른 것은 다 돼도 죽는 장면만은 안된다는 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윈의 삶에 대한 글을 썼던 토미 도노반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어쩌면 자신이 죽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어윈 자신은 평소에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카메라를 멈추어선 안된다는 게 어윈의 뜻이었다면서 "그는 카메라 요원들에게 자신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무엇이든 다 찍으라는 요구를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윈은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할 테니까 상어나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경우라도 계속해서 카메라맨들은 카메라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는 말까지 분명히 했었다"면서 "아무도 카메라를 돌리지 않는 상황에서 죽었더라면 그는 분명히 더 슬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일 퀸즐랜드주 바다에서 나란히 헤엄을 치던 노랑가오리가 칼처럼 날카로운 꼬리가시로 어윈의 왼쪽 가슴을 거의 관통할 정도로 찌르고 어윈이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빼낸 다음 의식을 잃고 숨을 거두는 장면은 너무 쇼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사고를 배 위에서 지켜봤던 어윈의 오랜 친구이자 프로그램 제작자인 존 스탠튼은 당시 화면을 보자 너무 충격적이었다면서 카메라맨들이 그 장면만은 찍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호주 나인 네트워크 텔레비전의 게리 리넬 보도국장도 "스티브 어윈의 절명 순간을 담은 화면을 방송하는데 일반 시청자들이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상황이 이미 상세하게 알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상상력이 끼어들 틈도 거의 없다"며 방송에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채널 세븐 텔레비전의 피터 미틴 보도국장은 "부분적으로 끔찍한 장면이 있기는 하겠지만 방송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 한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화면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그것을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건 이들이 아니다. 필름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디스커버리 채널과 부인인 테리다. 어윈이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어윈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빌리 캠벨 사장과 테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연합뉴스
"이 세상에 목요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 남자로 인해 '세상에서 제일 아픈 얼굴'로 평생을 살 뻔했던 한 여자가 웃음을 되찾았다. 남자의 손에는 차가운 수갑이 채워져 있고 여자의 손목에는 세 차례 자살의 흔적이 있다. 별로 행복할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매주 목요일마다 만났다. 그 사이에서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이 피어올랐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기며 다시 한번 멜로 연출의 내공을 과시했다. 그의 전작 '역도산'이 "멜로가 약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어느 정도의 우스갯소리가 이 영화를 보고나니 새삼스럽게 떠올려지 것을 보면 확실히 '사랑'은 그의 전공인 것 같다. 물론 이번에도 평범한 사랑은 아니다. '파이란'이 사진 외에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불법 이민자와 삼류 깡패 사이에 흐르는 사랑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사형수와 자살을 시도하는 여자의 사랑이다. 역시나 기막히게 극단적인 상황. 그러나 송 감독은 전작에 이어 자칫 버거워질 수 있는 극단적인 소재를 대중적인 멜로영화로 요리하는데 솜씨를 발휘했다. 덕분에 절절하고 애틋하기 짝이 없지만 이상하게 예쁜 기운마저 감돌게 된다. 사실 두 작품 다 남녀 간의 사랑이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인간애를 그린 것인데 그것을 멜로라고 느끼게 하는 것 역시 그의 역량이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이 영화의 최대 미덕은 감독의 연출이 아니다. 주연을 맡은 두 배우다. 이미지로 승부하는 스타에게서 어느 날 연기자의 얼굴을 발견할 때 관객의 기쁨은 배가된다. 선남선녀가 연기까지 잘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다른 무엇보다 이나영, 강동원이라는 두 젊은 배우의 성장이 눈부시다. 둘의 커다랗고 까만 눈망울이 이번처럼 매력적으로, 파워풀하게 다가웠던 적이 또 있었던가. 심지어 그 눈망울끼리 시너지 효과까지 내니, 아무리 단추구멍처럼 작은 눈도 그들을 바라보면 축축하게 젖게 된다. 그것은 영화가 별다른 장치 없이 오롯이 두 배우의 연기와 표정에 의지하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둘은 가진 것을 모두 내보여야 했다. 화면 가득 클로즈업 되는 둘의 얼굴은 냉소와 분노, 상대를 향한 가슴 벅찬 사랑과 미안함을 담아내야 했는데 의연하게도 이나영과 강동원은 이에 성공했다. 송 감독이 "두 배우의 진심을 담아낸 연기를 내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까봐 걱정"이라고 누차 말했던 의미가 와닿는 지점. 청춘 스타에게 어울리는 말랑말랑한 로맨스가 아니라 녹록지 않은 멜로를 파고들어 그것을 당당하게 소화해낸 둘의 이번 연기는 각자 앞으로의 행보에 의미심장한 방점을 찍을 듯하다. 우아하면서도 애절한 쇼팽의 '이별곡'이 흐르는 가운데 피가 흥건한 살인사건의 현장이 화면에 잡힌다. 세 명의 여자가 죽었고 그 현장에 윤수(강동원 분)가 겁을 잔뜩 먹은 얼굴로 서 있다. 한강 둔치에서 숨을 헐떡이며 열심히 조깅하는 여자가 있다. 그런데 다음 장면, 여자는 자기 차 안에서 갑자기 약을 한 움큼 집어삼킨다. 대학가요제 출신의 미대 강사 유정(이나영)이다. 삶에 전혀 뜻이 없는 윤수와 유정은 유정 고모인 모니카 수녀의 주선으로 매주 목요일 교도소에서 만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라는 배려. 마지못해 마주앉은 자리였기에 처음에는 서로에게 날을 세우던 둘은 그러나 이내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통하게 된다. "아침 해가 눈부셔 죽고 싶었다"는 유정과 "아침이 제일 무섭다"는 윤수는 고해성사를 하듯 서로를 향해 마음을 비우고 그 대신 따뜻한 사랑을 채워넣는다. 그러는 사이 무심했던 삶은 절실한 것으로 다가오고, 돌덩이 같던 마음 속 응어리는 눈물로 녹아내린다. "소설은 사형제도 존폐 문제에 더 무게 중심을 뒀지만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뺐다"는 송 감독은 "소통과 구원에 관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은 마지막 교도관의 떨리는 손끝을 잡는 것으로 사형제도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사형수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데드맨 워킹'이나 '그린마일' 등의 할리우드 영화와는 또다른 지점에 놓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플라토닉 러브의 모호성을 비켜나가면서도 절절함을 안겨줬고, 묵직한 소재를 다뤘음에도 어떤 청춘 멜로보다도 애틋함을 전해준다. 바꿔 말해 그러한 선택으로 깊이를 놓쳤다 지적할 수도 있다. 감독의 타협 지점을 아쉬워할 수도 있다. 또 소재의 사치성도 눈에 거슬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만으로도 살아 있기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해진다. "살 수만 있다면 이 안(감옥)에서 평생 있어도 좋다"는 윤수의 바람에 더 보탤 말이 있을까. 사족 하나. "나 지금 떨고 있니?"라는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태수(최민수 분)의 사형 장면 이후 가장 슬픈 사형 장면이 탄생했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최근 대만에서 한국 드라마 '궁' 외에 SBS '하늘이시여'도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청률 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난 8월 첫 주 평균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이 드라마에는 톱스타가 출연하진 않지만 오히려 대만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신인 연기자들을 대거 기용해 시청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궁'과 달리 '하늘이시여'는 초기 방영되었을 때 화려한 프로모션이 없어 주목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30-40대 이상의 가정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전해지며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작품의 사랑 이야기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간혹 비판의 소리가 있긴 하지만 재미있다는 것이 대세다. 뿐만 아니라 '하늘이시여'에 대한 아줌마 열풍은 대만 정부 부서인 交通部(교통부: 한국 건설교통부 해당)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대만 교통부 부장인 郭瑤琪(곽요기)는 평상 시 정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아주 무뚝뚝한 장관임에도 불구하고 일전 한 공식 인터뷰에서 '하늘이시여'를 날마다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聯合新聞網(연합신문망)에 의하면 곽요기는 '자신의 어머니도 韓劇迷(한국 드라마 팬)이고 '장미빛인생'을 시청했었다'며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 그에 대해 불평을 했던 남편을 옆방으로 몰아낸 적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늘이시여'의 홍보를 위해 東森電視台(동삼방송국)은 여주인공인 윤정희를 2박 3일 일정으로 초청했다. 이번에 대만을 처음으로 방문한 윤정희는 대만의 발마사지를 받은 소감을 묻자 ‘많이 아팠지만 너무 시원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足反射治療法(발의 반사부위 치료법)에 관한 건강개념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대만에서 새로운 발마사지 프랜차이즈들이 많이 생겼다. 이런 발마사지 프랜차이즈는 청결하게 관리된 대형 매장에서 전문 마사지사들이 통일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은 일본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이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찾는 명소가 됐다. 윤정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발마사지 외에 여러 가지 대만 음식도 실컷 맛보았다.
KBS 2TV ‘소문난 칠공주’가 무서운 기세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주말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에 따르면 ‘소문난…’은 2회 연속 방송된 지난 3일 각각 26.1%,43.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후편의 경우 지난달 27일 세운 자체 최고시청률 42.8%를 1%포인트 뛰어넘는 기록이다. 토요일이었던 2일은 2007년 아시안컵 축구 예선 한국과 이란전 중계로 방송되지 못했다. 30% 중반대를 유지하던 ‘소문난…’은 지난달 20일 38.2%로 상승곡선을 그린 뒤 27일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반면 ‘소문난…’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MBC 주말연속극 ‘누나’는 출연진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누나’는 축구경기 덕분에 2일 방송분의 시청률이 12.7%까지 오르는 특수를 누렸으나 3일에는 다시 6.9%로 곤두박질치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이밖에 주말 늦은 밤 드라마 경쟁에선 SBS의 ‘사랑과 야망’이 25.0%로 선두를 유지했으며 KBS1의 ‘서울 1945’가 14.3%로 뒤를 이었다. 한편 주간 시청률에서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이 평균 40.3%를 보이며 지난주 1위였던 ‘소문난…’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주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는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돌아와요…’는 영혼 뒤바뀜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코믹하게 풀어내면서 30∼40대 주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틀에 박힌 토론 대신 막힘없는 ‘리얼 토크’를 지향하는 케이블·위성 방송 XTM의 ‘최양락의 엑스레이(X-ray)’가 이번엔 성형수술을 두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특히 가수 이안은 자신의 코 성형수술 사실을 밝히며 성형수술 찬성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고 진행자인 개그맨 최양락도 쌍꺼풀 수술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1일 진행된 이 프로그램의 녹화 현장에서 성형수술 찬성측 패널로 출연한 가수 이안은 반대 논리를 펼치던 가수 데프콘, 방송인 황봉알과 설전을 벌이던 중 코 성형사실을 밝히며 “성형은 대중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연예인 이미지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축농증 치료를 받으며 미용성형까지 함께 받았다”면서 “지금은 코 성형에 상당히 만족한다. 성형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개그맨 최양락도 방송에선 최초로 자신의 쌍커풀 수술 사실을 고백하면서 “수술 당시 절개법이 아닌 매몰법으로 수술해 한 쪽만 쌍꺼풀이 풀려 난감하다”고 말해 관객을 웃겼다. ‘대한민국, 성형만이 살길이다?’라는 주제를 놓고 진행된 이날 녹화에는 가수 이안, 성형수술을 24번 받아 유명해진 박효정, 성형외과 전문의 노종훈등이 찬성측 패널로 출연했고 반대측에는 방송인 황봉알, 가수 데프콘이 앉았다. 방송은 5일 밤 12시다. 한편 근엄하고 딱딱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반기를 들고 7월부터 시작한 ‘최양락의 엑스레이(X-ray)’는 첫 방송 이후 “솔직하고 신선하다” “토론의 기본이 안돼 정신이 없다”는 등 시청자들로부터 상반된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