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극장가

3일간의 짧은 추석 연휴이지만 올해 추석 극장가에 선보이는 영화들은 어느때 못지 않게 풍성하다. 초대형 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의 선전이 여전한데다 연휴에 1주일 앞서 이미 ‘형사 Duelist’와 ‘외출’, ‘가문의 영광’ 등 ‘빅3’의 전초전이 지난 주말 시작됐으며 소규모로 상영 중이지만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이밖에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더 독’ 등의 외화도 추석 극장가를 노리고 개봉한다. 그의 슬픈 눈을 바라보지마… ● 형사 Duelist =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하지원과 강동원이 출연한다. TV 드라마로 성공을 거뒀던 방학기의 만화 ‘다모’를 원작으로 하고있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탐미적인 영상. 강렬한 색과 빛의 대비, 화려한 액션과 몽환적인 이미지들로 가득차 있다. 조정의 어지러움을 틈타 가짜 돈이 유통되고, 좌포청의 노련한 ‘안포교’(안성기분)와 물불 안 가리는 의욕적인 신참 ‘남순’(하지원 분)은 파트너를 이뤄 가짜 돈의 출처를 좇는 중 정체를 모를 자객 ‘슬픈 눈’(강동원)과 마주친다.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줄거리보다는 남순과 슬픈 눈 사이의 러브스토리다. 기둥을 이루는 스토리나 여기에 덧붙여지는 이야기의 살들은 빈약한 편이지만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날아다니는 카메라와 그 속의 인물들의 역동성은 이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풍부하다. 그들과 똑같은 우리… 사랑일까요? ● 외출 = ‘봄날은 간다’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용준과 ‘청순가련형’ 연기에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손예진이 만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지나고 나니 모습을 드러냈던 사랑의 흔적을 담았으며 ‘봄날은 간다’를 통해 지나간 사랑의 가슴 아픔을 좇았던 허 감독의 카메라는 이번에는 불륜의 상황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은 각자 배우자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강원도 삼척의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만난다. 알고보니 이들의 배우자는 사고가 난 차에 같이 타고 있었다. 서로 불륜 관계였던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배신감과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속에 혼란을 겪던 중 서로에 대한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조폭가문-검사 며느리 ‘희한하네~’ ● 가문의 위기 = ‘대박’을 터뜨렸던 ‘가문의 영광’의 속편이다. 전작의 기둥줄거리가 조폭 가문의 엘리트 사위 만들기였다면, 속편은 검사며느리가 들어올 ‘위기’에 처한 조폭 가족을 기본 설정으로 했다. 주인공은 잔뜩 망가진 신현준과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던 김원희. 여기에 ‘마파도’의 흥행배우 김수미와 가수출신 탁재훈이 가세했고 공형진, 신이, 박희진, 현영 등 개인기 넘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전라도 조폭 가문의 대모 홍덕자 여사(김수미). ‘아그들’과 ‘동상들’의 충성이 든든하고 사업 역시 탄탄하지만 한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일 하나는 확실히 하지만 결혼할 나이가 지난 노총각 큰아들 인재(신현준)다. 그러던 중 인재는 첫사랑과 닮은 여인 진경(김원희)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우여곡절 끝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진경에게는 비밀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라는 사실. 결국 진경의 정체가 밝혀지고 ‘가문’에는 서서히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달콤한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 찰리와 초콜릿 공장 = 팀 버튼 감독이 조니 뎁과 힘을 합쳐 만든 판타지 영화. 감독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이 적절히 섞여있다. 전 세계 누구에게나 사랑 받고 있지만 뭔가 비밀에 휩싸인 초콜릿 브랜드인 윌리 웡카 초콜릿. 이 곳의 주인인 윌리 웡카(조니 뎁)는 어느 날 자신의 초콜릿에 5개의 ‘황금티켓’을 숨겨놓고 이를 발견한 다섯 아이에게 공장을 공개하고 다섯중 뽑힌 한 명에게는 ‘특별 선물’을 증정하겠다고 공언한다.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가난한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는 찰리(프레디 하이모어) 역시 초콜릿 공장에 가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한명 한명 황금티켓의 주인공이 발견되고 그러던 중 찰리 역시 이 티켓이 찾아오는 행운을 갖게 된다. 투견으로 사육된 남자의 운명은… ● 더 독 = 매년 추석 시즌에 찾아오던 청룽(成龍) 대신 올 추석에는 리렌제(李連杰)가 ‘더 독’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제목이 말해주듯 영화 속 리렌제가 맡은 대니는 어릴적부터 투견(鬪犬)으로 길러져 온 남자다. 그를 키운 사람은 비열함과 잔인함으로 똘똘 뭉친 악당 바트(밥 호스킨스). 엉겁결에 바트로부터 떨어진 대니는 시각장애인 피아노 조율사 샘(모건 프리먼)과 손녀 빅토리아(게리 컨던)와 함께 살며 전에 못느끼던 따뜻한 정을 느끼지만 바트는 대니를 찾아 나서고 샘과 빅토리아의 목숨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음악과 연기, 액션의 삼박자가 잘 갖춰진 액션물. 이 마을에선 누구나 ‘무장해제’ ● 웰컴투 동막골 = 지난 11일까지 전국 670만명을 동원한 올해 최고의 흥행작. 8월 4일 개봉 이후 롱런에 들어가 추석 연휴에도 상영된다. 한국전쟁의 포화가 빗겨간 산골 마을 동막골이 배경. 이곳에 흘러 들어온 국군 현철과 인민군 수화, 미군 스미스 대위 등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인물들은 어느새 동막골 사람들의 순박함에 빠져 한 편이 되어버린다. 분단의 비극을 판타지와 휴머니즘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영화는 원작 연극의 매력적인 이야기와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등으로 호평을 받아오고 있다. {img5,c,000} ‘형사 Duelist’, ‘외출’, ‘가문의 위기’가 각각 400개 내외의 스크린을 확보(전체 1천567개)한 가운데 개봉 규모는 크지않지만 작품성과 재미를 갖춘 다양한 영화들도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엽기 유머로 무장한 일본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와 국산 독립 액션 영화 ‘거칠마루’, 서정적이면서도 쿨한 사랑이야기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랜드 오브 플랜티’, 파격적이고 대담한 성묘사가 화제가 된 스페인 영화 ‘루시아’, 독특한 코믹 SF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서양 영화인이 최초로 북한에서 제작한 장편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 등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MOVIE/올 가을 물들일 멜로영화

스크린의 가을은 역시 멜로영화를 타고 온다. 각종 대작들이 휩쓸고 간 여름 극장가의 열기를 서서히 정리하며 서늘한 바람과 함께 가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멜로영화들을 소개한다. 외양상으로는 가녀리게 보이지만 일단 터졌다하면 웬만한 여름 블록버스터에 비해 파급효과가 큰 것이 멜로영화. 2005년 가을 멜로의 포문을 연 ‘외출’ 외에도 올 가을을 물들일 야심작들이 즐비하다. #.너는 내 운명 (감독 박진표·제작 영화사봄) 전도연을 왜 ‘멜로의 여왕’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지를 알려주는 작품. 더불어 주가 상승 중인 황정민의 연기도 일품. 순박한 시골 총각과 다방아가씨의 사랑을 그렸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둘의 사랑은 여자가 에이즈에 걸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국을 맞는다. 운명적인 사랑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진정한 최루성 멜로영화. 노인의 성과 사랑을 그린 ‘죽어도 좋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박진표 감독의 두번째 작품. 23일 개봉한다. #.사랑니 (감독 정지우·제작 시네마서비스) ‘해피엔드’ 이후 차기작 준비에 고심하던 정지우 감독이 5년만에 메가폰을 든 작품. 30세의 입시과외학원 여자 강사가 첫사랑을 빼닮은 17세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 아슬아슬한 이야기. 코믹연기에 두각을 보이던 김정은이 모처럼 감성 짙은 멜로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상대역은 신인 이태성이 맡았다. 29일 개봉.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감독 민규동·제작 두사부필름) 일주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여섯 커플의 사랑을 그린 작품. 임창정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주현 윤진서 등이 출연했다. 10월 7일 개봉. 비단 청춘 남녀간의 사랑뿐 아니라 아버지와 딸, 중년 남녀간의 사랑이 이어진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결국은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로 각 에피소드 별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겠다는 각오다. #.새드무비 (감독 권종관·제작 아이필름)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염정아 신민아 등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를 자랑한다.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마찬가지로 여러 커플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놓은 구조다. 덕분에 제작 기간 내내 두 작품은 비교될 수밖에 없었는데 전작이 밝은 분위기라면 ‘새드무비’는 슬픈 사랑에 포커스를 맞췄다. 8명의 인물이 펼치는 네 가지의 다양한 이별 이야기. 10월 20일 개봉. #.사랑을 놓치다 (감독 추창민·제작 시네마서비스) ‘역도산’의 설경구가 모처럼 어깨에 힘을 빼고 도전한 멜로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호흡을 맞췄던 송윤아가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10년의 세월을 두고 어긋나기만한 두 남녀의 사랑을 촉촉한 가을비처럼 그린다. 11월 개봉 예정. △종려나무숲 실화 바탕으로 한 순수멜로 서울 상봉터미널. 능력있는 변호사 인서(김민종)가 강릉행 버스에 오르고 뒤를 이어 성주(이아현)가 버스를 탄다. 남자는 지방대학교에 특강을 하러가는 길, 여자는 마음에 드는 이 남자를 잡으려고 서둘러 터미널로 달려왔다. 남녀는 어제 맞선을 본 사이. 사실 남자의 마음에는 여자가 들어올 틈이 없다. 수년 전 거제도의 종려나무숲에 자신의 사랑을 놓아둔 채 떠났기 때문이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종려나무 숲’은 유상욱 감독의 어머니의 실제 이야기다. 전체 이야기는 인서가 성주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으로 구성돼 있다. 카메라는 액자 속과 밖을 넘나들며 남자의 심리와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2년 전 인서는 거제도의 조선소에 파견 근무를 온다. 부임 첫날 그는 남자 직원들 틈에서 씩씩하게 족구를 하고있는 화연(김유미)을 발견한다. 화연은 기계를 운전하는 현장 기술자. 인수는 억센 거제도 사투리의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쉬운 생각에 1년만 사귀자는 인서의 농담에 화연은 마음을 다치고 이후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지만 두 사람은 어느 새 가까운 사이가 된다. 잠깐의 사랑에 하연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이 섬 외딴 곳에 있는 그녀의 집과 집 주위의 종려나무 숲과 관계가 깊다. 화연은 자신의 엄마와 할머니 세대에 있었던 집안의 비극을 들려준다. 상영시간 108분. 15세 관람가. #10월 부산영화제 별들이 몰려온다 10월 초 열리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해외영화인들이 대거 초청된다. 개막작 ‘쓰리 타임즈’의 허우샤오시엔<사진> 감독과 중국 스타 창첸이 참석하며 ‘지그재그 3부작’으로 유명한 이란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성냥공장 소녀’로 알려진 폴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뉴커런츠 섹션의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는다.

MOVIE/외출.가문의 위기

■외출 불륜? 사랑! 배용준의 외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쪽 남편 문자 좀 확인해도 돼요?” 기막힌 상황이다. 서로의 아내와 남편이 바람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남자와 여자. 이 둘은 도대체 어떻게 처신을 해야하는 것일까. 더구나 그 바람난 당사자들은 지금 병원에 나란히 혼수상태로 누워있다. 배우자들 몰래 떠난 밀월여행에서 교통사고가 크게 났기 때문이다. 사고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병원으로 뛰어왔으나 사고보다 더 큰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배신’. 남자와 여자가 일단 한다는 일은 현실을 받아들이기에 앞서 각자 아내와 남편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더불어 상대방의 휴대폰에 남겨진 문자도 확인한다. 정말 이들이 서로 밀어를 속삭인 것일까.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은 불륜이라는 엄청난 배신을 ‘외출’이라는 단어로 표현함으로써 그 육중한 무게를 대폭 걷어냈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주인공 인수(배용준 분)와 서영(손예진)의 ‘애정 행각’은 불륜이라기 보다는 일반 남녀의 사랑처럼 다가온다. 다소 슬픔을 간직한. 그들의 배우자들이 먼저 불륜을 저질렀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은 복수심에서 시작된 것일지라도 어느 정도 정당성을 띤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영화가 된다. 거기서부터 어긋나버린 것이다. 관객이 이들의 사랑을 비난하거나 혹은 위험천만하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을 도와주듯 이들 배우자들이 누워있는 시골 병원에는 병문안 오는 사람도 없다. 인수와 서영의 불륜이 관객 이전에 극중 타자에게 들키거나 비난받을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게다가 병상에 누워있는 그들 배우자들의 존재는 턱없이 작다. 회상신 하나 등장하지 않아 인수와 서영이 느낄 배신감이 얼마나 큰지도 잘 모르겠다. 자연히 관객 역시 두 사람의 행동이 ‘나쁜 짓’임을 잊고 그들이 아름답게 맺어지길 바라게 된다. 처음부터 면죄부가 주어진 남녀의 일탈에 어찌 돌을 던지겠는가. 그러다보니 드라마의 흐름이 단조로워진다. 원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전공으로 삼는 허 감독이지만 ‘외출’은 앞선 작품에 비해 그 아우성의 강도가 떨어진다. 정적이고 절제된 화면 가운데 인물들의 미세한 떨림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발화점에 채 도달하기 전에 사그라진 불꽃 같다. 디테일을 강조했기에 각종 에피소드는 나름의 여운을 갖는다. 사고현장에서 나온 배우자들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쑥 콘돔이 나오는 상황, 살 맞대고 사는 아내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괴로워하는 상황, 배우자들이 누워있는 병원옆 여관방에 앉아 사과를 깎아먹고, 끝내 숨을 거둔 배우자의 영정을 사이에 두고 맞절하는 모습 등은 상황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려주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는 처음부터 취하려했던 매력적인 소재들이다. 어찌보면 적으로 만난 인수와 서영은 배신감에 동병상련 하다가 외딴 곳에서의 지난하고 무료한 병간호에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치부를 공유한 둘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기에 이른다. 배신감과 허망함에서 나오는 도덕적 해이가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불변의 ‘진리’와 만나면서 화학작용을 일으킨 것. 이들의 사랑이 한편으로는 여행지에서의 반짝 사랑과 다를 바 없어보이는 것도 그 때문. 중반부 인수 장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을 제외하고는 이들에게 거칠 것은 없다. 흥미로운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손가락과 눈동자의 떨림을 지나치게 강조했던 때문인지 기대했던 긴장감과 아픔이 많이 반감돼 버렸다. 지나치게 깔끔해졌다고나 할까. 또한 과감한 편집이라 판단해 선택했을 장면장면의 연결들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점들이 관객에 따라서는 담백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듯하다. ■가문의 위기 조폭가문에 검사 며느리 웬 황당 시츄에이션? 추석 극장가를 노리는 코미디 ‘가문의 위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가 7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2002년 평단의 혹평과 관객들의 열광이라는 상반된 반응 속에 전국 505만명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던 ‘가문의 영광’의 속편으로, 전작의 기둥줄거리가 조폭 가문의 엘리트 사위 만들기였던 데 비해 속편은 검사 며느리가 들어올 ‘위기’에 처한 조폭 가족을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잔뜩 망가진 신현준과 방송에서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던 김원희. 여기에 ‘마파도’의 흥행배우 김수미와 가수출신 탁재훈이 가세했고 공형진, 신이, 박희진, 현영 등 개인기 넘치는 배우들이 잔뜩 출연한다. 전라도 조폭 가문의 대모 홍덕자 여사(김수미). ‘아그들’과 ‘동상들’의 충성이 든든하고 사업 역시 탄탄하지만 한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일 하나는 확실히 하지만 결혼할 나이가 지난 노총각 큰아들 인재(신현준)다. 엘리트 며느리를 통한 가문의 ‘체질’ 개선은 홍여사의 최고 과제. 아들들에게 자신의 환갑잔치까지 며느릿감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던 중 인재는 첫사랑과 닮은 여인 진경(김원희)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우여곡절 끝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이들은 서로 한가지씩 비밀을 가지고 있다. 검사 진경은 자신을 공무원으로만 소개하고 백호파 보스인 인재는 자선사업가 행세를 한다. 드디어 환갑잔칫날, ‘어깨’들과 ‘깍두기’들이 가득 모인 행사장은 검사 며느릿감 진경의 등장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가문’에는 서서히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가문의 영광’의 에피소드가 세 오빠가 막내 여동생을 명문대 출신 사위와 연결해주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면, ‘가문의 위기’의 웃음 포인트는 검사 며느리의 조폭 가문 ‘입성’이라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전편에서 보여준 따뜻한 가족 코드는 사라진 느낌. 출연진 면모는 화려하지만 영화 속의 웃음은 그럴듯한 상황보다는 무리한 설정 속 개인기에만 의존한 까닭에 그다지 유쾌하지 못하다. ‘인형사’를 만들었던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상영시간 115분. 15세 관람가. ■안성기·류더화 ‘묵공’서 호흡 배우 안성기와 홍콩 스타 류더화가 150억원 규모의 한국 일본 중국 홍콩 합작영화 ‘묵공’의 주연배우로 캐스팅됐다. 안성기는 극중 카리스마 강한 악당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한다. 중국 제이콥 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24일부터 내몽고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MOVIE/게스 후?,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게스 후? 색(?)다른 사위, 난 싫다구! 흑인 장인·백인 사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결혼 25주년을 앞둔 중년의 흑인 남자 펄시 존스 (버니 맥). 그가 나이가 찬 딸의 사윗감으로 바라는 것은 ‘절대’ 많지 않다. 그저 멀쩡한 직업 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 여기에 조금 더 희망사항이 있다면 운동을 좀 잘했으면 좋겠고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나 성공한 코미디언 빌 코스비처럼 흑인의 모범이 됐으면 하는 정도다. 그러던 어느날 딸 테레사(조 살다나)가 사윗감 사이몬(애쉬톤 커처)과 함께 나타난다. 순간 펄시의 눈은 단번에 뒤집어 진다. 바로 희멀건해 보이는 백인이 사윗감이랍시고 나타난 것. 운동은 젬뱅이인데다 몸은 부실해 보이고 여기에 알고 보니 이 녀석 이제 막 번듯한 직장을 잃은 실업자 신세다.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 애쉬톤 커처가 다음달 2일 ‘게스 후?’(Guess Who)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 영화의 핵심이 되는 상황은 장인과 첫 만남을 갖는 사위. 이전에 ‘미트 더 페어런츠’ 시리즈가 백인 커플의 양가 상견례를 통해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 사이의 융합을 그렸다면 게스 후?의 이야기는 흑인과 백인 사이의 신경전과 화해를 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장인과 사윗감 사이의 반목. ‘미트 더 페어런츠’시리즈의 장인이 CIA 요원이었다면 게스 후?의 장인은 여기에 한술 더 뜬 22년차 경력의 대출 관리자다. 첫 눈에 상대의 재무 상황을 알아맞힐 정도의 능력을 갖췄으며 깐깐하게 사람을 쳐다보는 게 직업병 수준이니 한층 더 강적일 수밖에. 사이몬과 테레사의 계획은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에 자신들의 약혼 사실을 발표하는 것이다. 사윗감 특유의 긴장감에 실업 상태라는 불안이 함께 있지만 ‘잘 해낼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는 사이몬. 하지만 첫 대면에서부터 삐꺽거린다. 사윗감이 당연히 흑인일 것이라고 생각한 펄시가 사이몬을 택시 운전사로 착각한 것. 겨우 집안에 입성하는 데는 성공하는 사이몬. 사이몬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펄시는 이때부터이 백인 녀석을 쫓아내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영화는 장인과 사위, 그리고 흑인과 백인 사이의 신경전이 잘 버무려져 있는 코미디다.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삶의 끝자락서 피어난 사랑 외톨이 남녀 ‘기묘한 동거’ 태국 화제작 내달1일 개봉 잠에서 깨어난 한 도마뱀. 자기가 세상에 살아남은 마지막 도마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겨워하던 가족들도, 싫어하던 친구들도 모두 사라졌지만 문제는 외로움. 도마뱀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아무도 없다면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가을의 시작과 함께 쿨한 사랑이야기 한 편이 내달 1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태국 감독 렌엑 라타나루앙이 메가폰을 잡은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Last LifeIn The Universe)가 그것. 세상 끝에 혼자 살아 남은 도마뱀은 이 세상에서 좀처럼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두 남녀 주인공의 다른 모습이다. 자살하고 싶어하는 결벽증의 일본 남자 켄지(아사노 다다노부). 그가 죽고 싶은 이유는 빚이나 실연 혹은 절망 때문은 아니다. 그저 잠을 자다 깨어보면 새로운 인생이 되는 것, 그게 그가 꿈꾸는 최상의 행복이다. 그는 이국땅 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이다. 답답할 정도로 정리를 잘하는 게 특징이자 장점. ‘최상의 행복’을 위해 자살을 하려 하지만 매번 제대로 시도를 해보지도 못한다. 자유로움 속에 쓸쓸함이 묻어있는 태국 소녀 노이(시니타 분야삭). 항상 담배를 입에 물고 다니며 남자관계도 복잡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아쉬울 게 없는 태국을 떠나려 한다. 그녀가 가려는 곳은 일본의 오사카. 이들이 서로 만나게 된 곳은 한 다리 위다. 이날도 어김없이 겐지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노이는 여동생 니드와 다투고 있던 참이다.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던 겐지를 보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니드. 마침 그날 밤 겐지의 형 유키오 역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 너무 다른 두 사람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외톨이라는 것. 각각 형과 동생을 잃은 두 사람은 희망찬 미래 따위를 꿈꾸기에는 너무 지쳐 있다. 이날 만난 인연으로 두 사람은 노이의 집에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것저것 어지르는 노이와 깔끔하게 치우는 겐지, 두 사람은 서툰 영어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 자신을 조금씩 열어간다. 결국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꿈을 꾸게 되는 이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세상은 여전히 장밋빛만은 않다. 영화는 세상 끝의 나른함에서 문득 생겨난 사랑의 감정을 차분한 말투로 보여주며 외톨이로 흩어져 있는 현대인들의 슬픔을 어루만진다. 쿨(Cool)하면서도 따뜻한 이 영화가 묘한 설렘과 함께 울림을 주는 것은 왕자웨이의 카메라 감독으로 유명한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덕이 크다. 건조한 그의 카메라는 지쳐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외톨이의 슬픔에서 사랑의 희망까지 다양한 감정들은 그의 카메라를 통해 일관되게 쿨함을 유지하고 있다.

MOVIE/어떤 나라. 애프터 썬셋

■어떤 나라 평양 여중생의 하루는 어떨까…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해변을 가득 메울 만한 1만2천여 명의 어린 학생들. 이들은 운동장과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카드 섹션과 집단 체조를 펼치고 있다.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스케일과 일사불란한 동작에 묘한 매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전체주의적인 동작에 반감이 생기기도 한다. 아마도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화려한 스펙터클 중 하나일 듯한 이 장면은 바로 북한이 자랑하는 대집단체조의 모습이다. 서방 세계에서 북한 하면 생각나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인 이 광경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미지 그대로의 겉모습일 뿐이다. 하지만 꽉 닫혀있는 듯한 이 집단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본다면 어떤게 있을까? 마치 기계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서양의 시선으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다룬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 영화 ‘어떤나라’(State of Mind)가 26일부터 남한 관객들을 만난다. 진중하게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의 힘이 피상적인 이미지를 깨뜨리고 그 안의 실체에 접근하는 데 있듯, 영화는 비판이나 옹호 같은 의견을 배제한 채 편견을 넘어서 진짜에 가까운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이 집단 체조에 참가했던 10대 초반의 두 여학생이다. 카메라는 겨울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이들을 보여준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김정일과 북한을 ‘악의 축’(Axis ofEvil)으로 규정하던 2002년과 2003년. 13살 현순이와 11살 송연이는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의 집단 체조(매스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 역시 다른 나라의 십대들처럼 가끔은 연습을 몰래 빼먹기도 하고 학교에 지각을 하기도 한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지겨워하기도 하며 성적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다른 곳의 또래들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에게 다른 나라의 틴에이저들에게는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당에 대한 충성심이다. 이들은 공연에 참여하게 된 것에 감격스러워하며 힘든 훈련을 이겨낸다. 연출자 대니얼 고든 감독은 북한에서 제작한 자신의 첫 영화 ‘천리마 축구단’ 이후 얻게된 북한 당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삶에 가깝게 들어간다. “내 방이 생겨서 무척 좋습니다”고 말하는 송연이의 모습이나 90년대 중후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을 회고하며 “딸의 생일에 옥수수죽을 끓여먹어야 했다”고 말하는 송연의 어머니의 모습처럼, 영화는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다. 학교 성적의 하락을 고민하면서, 그리고 부상의 고통을 이겨내면서 그 곳의 아이들이 흥분 속에 대집단체조에 참여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지 지도자 개인에 대한 충성심과는 다른 차원이 있는 듯하다. ■애프터 썬셋 훔치려는 자 vs 막으려는 자 숨막히는 두뇌게임 전설의 보석 절도 커플 맥스(피어슨 브로스넌)와 롤라(셀마 헤이엑). 철저한 계획과 척 맞아 떨어지는 타이밍, 그리고 절묘한 콤비 플레이와 확실한 알리바이 설정까지 최고의 실력을 과시하는 이들 커플은 마지막으로 FBI를 절묘하게 속이고 한 탕을 한 뒤 은퇴를 선언한다.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가지고 이들이 은신한 곳은 환상적인 해변이 있는 캐리비안의 바하마. FBI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인 데다 자연 환경도 말 그대로 낙원 수준이니 새 삶을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두 사람은 바닷가에 멋진 집을 마련해 매일같이 수상 스포츠와 맛있는 바다 요리, 트로피칼 풍의 음료수를 즐기며 한가로운 생활을 한다. 하지만 휴양지에서의 생활은 넉넉잡아 일주일이면 족한 것. 바쁘게 업무를 봐 오던 맥스의 입장에서 이곳에서의 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따분할 뿐이다. 반면 맥스와 달리 롤라는 유유자적한 삶에 만족하고 있는 편이다. 함께 지는 태양(썬셋)을 보며 평생을 보내자며 결혼하자고 조르지만 맥스는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한다. 한가한 혹은 따분한 생활을 보내던 이들 앞에 어느날 항상 당하기만 하던 FBI요원 스탠(우디 해럴슨)이 나타난다. 이들의 은퇴를 믿지 않는 스탠이 계속 주변을 맴도는 것은 얼마 후 이곳에서 있을 보석 전시회 때문이다. 어수룩한 스탠이 전해 준 전시회 소식은 마침 심심하던 맥스에게는 간만에 생긴 흥밋거리일 수밖에. 하지만 은퇴 후 편안한 노후를 즐기려던 롤라는 맥스의 관심에 자꾸 신경이 쓰일 뿐이다. 캐리비안의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보석 절도의 귀재와 FBI 요원 사이의 한판 승부를 그린 영화 애프터 썬셋(After Sunset)이 25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훔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사람 사이의 두뇌 게임과 친구와 적 사이를 오가는 두사람의 해프닝이 이 영화의 주된 관람 포인트. 하지만 영화는 연기도 캐릭터도 유머도 한결같이 밋밋한 까닭에 평범한 재미 이상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연기하는 보석 도둑은 영리하다기 보다 둔해 보이고 우디 해럴슨이 맡은 어리숙한 FBI 요원 역시 익살스러운 맛이 없다. 줄거리 역시 우왕좌왕하며 개연성이 떨어지는 편이며 뻔한 유머도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가기에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러시아워’ 시리즈를 만든 브렛 레트너가 메가폰을 잡았다. 상영시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MOVIE/이대로, 죽을 순 없다. 옹박-두번째 미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불량형사의 눈물겨운 ‘부성애’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오는 18일 가족 영화 한편이 개봉한다. 코미디로 포장됐지만 실은 절절한 부성애에 포커스를 맞춘 12세관람가 영화다. ‘일단뛰어’에 이어 이범수가 이번에도 형사로 변신했다. 그런데 ‘일단뛰어’에서는 오직 범인 검거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열혈 형사였다면 이번에는 좀 다르다. 적당히 나사가 풀리고 적당히 부패한 뺀질거리는 형사 ‘이대로’. 체포 안하는 조건으로 용의자측과 뒷거래도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동료를 뒤로하고 애인과 여관에서 밀회를 즐긴다. 이러한 이대로의 캐릭터와 그를 둘러싼 희화화된 동료 형사 캐릭터들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코미디를 연출한다.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이대로에게 ‘사망선고’를 내리고 그로인해 180도 달라진 이대로의 변화를 통해 한단계 발전한 코미디를 펼친다. 개인기에 기댄 슬랩스틱 코미디가 상황극으로 발전한다. 8살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 파파 이대로가 뇌종양 판정을 받는다. 앞으로 살 날은 길어야 3~4개월. 그는 딸에게 10억원의 보험금을 남기기 위해 생명보험에 들고, 범죄현장에서 사고사를 당하거나 그것을 위장한 자살을 하기 위해 그야말로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든다. 그러나 결과는 극적인 범인 검거. 줄 표창으로까지 이어진다. 이중적 의미의 제목처럼 영화 역시 ‘죽으려 환장한’ 이대로의 코믹한 상황과 그에 상대적으로 비례하는 눈물겨운 부성애를 나란히 쥐고갔다. 사실 이대로는 지난 8년간 키워온 딸이 진짜 자신의 딸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지방 근무하던 시절 다방 종업원 영숙과 사고쳐서 낳은 딸이라지만 아이를 놓고 도망간 영숙의 주장일뿐이다. 그러나 이대로는 8년간 딸을 금이야 옥이야 키워왔다. 이대로의 일말의 인간적인 면이 드러나는 부분. 제멋대로 사는 와중에도 딸에게만큼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던 이대로가 그런 딸을 두고 죽어야하니 미칠 노릇인 것이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비장한 병법을 코미디의 소재로 차용한 재치와 누구나의 아킬레스건인 가족에 대한 사랑을 버무린 영화는 부담없는 한편의 소품이 됐다. 마침 가수 이문세의 ‘그녀의 웃음소리뿐’ 중 “이대로 떠나야만 하는가”라는 가사가 영화와 딱 들어맞는 것도 귀엽다. 배우 오지혜의 남편으로 이 영화를 통해 데뷔한 이영은 감독은 “사람들의 변화, 결핍된 가족애의 완성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옹박-두번째 미션 차고 비틀고 꺾어라! 태국의 액션 스타 토니 자가 ‘옹박-두번째 미션’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소룡은 죽었다. 성룡은 늙었다. 이연걸은 지쳤다’고 외치며 새로운 액션 스타로 등극했던 그가 1년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모습은 이전에 비하면 한층 화려해 보인다. 제작비 규모는 전편의 10배 가량. 이 덕분에 전편에 없던 보트 추격신이 새롭게 등장하며 촬영지는 태국과 시드니를 넘나들었다. 스케일이 커진 만큼 그가 대결하는 상대의 면모도 다양해졌다. 이제 호주 출신인 거구의 레슬러의 거대한 주먹을 피해야 하며 채찍을 휘두르는 중국 악녀에도 맞서야 하는 것. 여기에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를 사용하는 용병의 발차기와 베트남 출신 악당의 현란한 무술에도 대적해야 한다. 영화의 원제는 영화 속 악당들의 소굴인 시드니의 음식점 이름 ‘톰 양 궁’(TomYum Goong). 주인공 토니 자의 분위기는 전편과 비슷하지만 줄거리는 이전과 이어지지 않는다. 주인공 청년 캄(토니 자)은 깊은 산골에서 코끼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커 온 이 코끼리의 이름은 포야이. 완벽한 혈통의 코끼리로 새끼 콘과 함께 캄과는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얼마 뒤 밀수꾼들은 이들에게서 두 코끼리를 빼돌리고 이를 호주의 시드니로 보낸다. 코끼리를 지키려던 캄의 아버지 역시 악당들에 의해 부상을 입은 상황. 악당들을 한명 한명 물리쳐가던 캄은 코끼리를 찾아 호주행 비행기를 타고 이 곳에서 태국 출신 경찰관인 마크(페치타이 웡캄라오)와 힘을 합쳐 코끼리의 소재를 찾아나선다. 이때부터 악당들과의 본격적인 승부가 펼쳐진다. 무에타이로 달련된 몸에 수m 점프는 기본, 발은 총알보다 빠르고 주먹은 칼보다 강한 이 태국산 액션 영웅의 모습은 처음 봤을 때에 비해 신선감은 떨어지지만 여전히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올 정도로 엄청나다. 특히 후반 식당 계단에서의 액션신은 영화의 압권이다. 70여명의 악당들을 차례로 물리치는 토니 자의 모습을 좇는 카메라의 롱 테이크는 자그마치 4분여를 넘어선다. 여기에 다양한 개성의 악당들이 등장하며 태국의 미녀스타 본코드 콘말라이나 재중동포 중국 무용수 진싱(金星) 등 조연급 배우들의 합류도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하지만 전편의 약점인 엉성한 스토리 역시 한층 더 심해진 느낌이다. 인물의 동기는 약하고 줄거리의 비약은 심하다 못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특히 도구를 이용한 몇몇 액션 장면은 실소를 낳을 정도로 과장돼 있다. 상영시간 105분. 18일 개봉. # 코미디 ‘가문의 위기’(감독 정용기)가 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 ‘가문의 영광’ 속편으로 혈통을 개선하기 위해 엘리트 검사 며느리를 ‘모시려는’ 조폭 가문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펼쳐진다. 9월8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MOVIE/박수 칠 때 떠나라.가발

#박수 칠 때 떠나라 생중계로 본 생생한 수사극 박수 칠 때 떠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기다려도 앙코르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어렵다. 미련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살인사건 수사과정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는 기발하고도 기막힌 아이템에서 출발한 영화는 범인 색출에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숨막히고 흥미진진한 과정을 돌아온 영화의 결론은 단순 명쾌했다. ‘박수 칠 때 떠나라’. 그것이 이 수사극의 제목이 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이 받는 여운은 꽤나 길고 매력적이다. 1980년대 드라마 ‘수사반장’의 첫회 제목이 이와 동일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웰컴 투 동막골’에 이어 이 작품 역시 장진 감독의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연극에 이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장 감독은 연극에서 검증받은 특유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적절히 교배했다. 인물 클로즈업과 적당한 CG, 그리고 드라마틱한 카메라 워킹. 또 있다. 흥행 보증수표 차승원을 최고로 섹시한 검사로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우리 하는 일 다분히 쇼였잖아. 예전부터…. 적당한 때에 큰 거 하나씩 터뜨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놈 타이밍 맞춰서 밟아주고….” 극중 부장 검사의 말이다. 실제로 살면서 절묘한 시점에 터진다 싶은 검찰의 대형 수사 발표와 종종 맞닥뜨리는데, 그 부분을 포착해 긁어주는 대사다. 수사과정을 생중계하는 것도 기막힌데 방송사는 도중에 시청률을 위해 무당까지 불러서 한바탕쇼를 연출하자고 제안한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곳곳에 현실을 풍자하는 다분히 냉소적이면서도 코믹한 상황을 펼쳐놓는다. 마치 남자들의 시답지 않은 농담을 보는 듯. 방송사는 수사과정을 생중계하면서 토론 프로그램을 편성, 패널과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을 유도하고 용의자의 유무죄에 관해 ARS 투표도 받는다. 현장에서 검거된 용의자(신하균 분)는 급기야 매스컴이 만든 스타가 돼 그를 감시하는 경찰조차 그의 사인을 받기를 원한다. 현재의 TV가 경찰이 범인을 추격하는 현장을 생중계하고 부부싸움 등을 가감없이 내보낸다면 영화는 그보다 더 ‘막나가는’ 미래를 상상한 것이다. 다분히 블랙 코미디적인 상황. 연극적인 표현도 부분적으로 살렸는데, 많은 참고인들의 모습이 과장되게 그려졌다. 모두가 진지하고 심각하게 진술하지만 하나같이 엉뚱하게 오버를 한다. 매순간 숨을 죽이게 하는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지는데 와중에 웃음이 ‘푹’하고 터져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면 그런 상황이 소름을 돋게도 한다. 거짓말 탐지기 실험을 위해 온몸에 전기선을 단 신하균이 “난 여자예요”라며 절규하는 모습은 사이코 드라마로 빠진다. 그러나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영화는 범인에 대한 호기심을 끝까지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곁가지를 많이 냈지만 엉뚱한 길로 빠지거나 본말이 전도되는 누는 범하지 않았다. 초반의 긴장감이 중반부에서 다소 느슨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 신마다 호흡을 다 찾아가며 진행한 감은 있다. 장 감독은 영화가 가진 탄탄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끌고 나가 막판 반전의 효과를 놓치지 않았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진지함과 코믹함, 불편함 사이를 적절하게 오간 영화는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이 세상 모든 일이 ‘선정적으로’ 포장되는 현실 속에서 과연 누가 죽었느냐, 누가 죽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일까에 물음표를 찍는다. 왜 죽었는가, 왜 죽였을까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11일 개봉. #가 발 기억 품은 공포가 자란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수현(채민서). 오늘은 퇴원날이지만 사실 병이 나은 것은 아니다. 병세는 오히려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황. 언니 지현(유선)은 수현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 슬픈 표정을 감추며 지현이 준비한 선물은 가발. 윤기가 흐르는 이 가발에 묘한 기운이 흐른다. 12일 개봉하는 공포 영화 ‘가발’(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의 출발은 꽤나 매력적이다. 한껏 소리를 질러야 할 여주인공(유선)은 목소리가 없고 예쁜 여배우(채민서)는 삭발에 가발을 쓰고 피투성이로 변할 강단도 있다. 여기에 영화의 소재는 동양 공포물의 핵심 아이콘인 머리카락이다. 목소리가 없는 인물의 리액션은 표정으로만 표현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고, 머리카락이 보여주는 공포의 요소 역시 풍부하다. 게다가 삭발에 피범벅인 여주인공의 모습으로 표현의 여지는 한참은 넓혀져 있다. 집에 돌아온 두 사람. 쇠약할 대로 쇠약해진 팔로 수현이 가발을 들면서 이상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듯, 가발을 쓰면서 수현의 외모는 눈에 띄게 건강해진다. 절망적이던 병세 역시 차차 좋아지지만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 놓고 지현의 옛 연인 기석(문수)을 유혹하는 등 점점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여기에 가발을 빌려 쓴 지현의 친구 경주가 참혹하게 죽은 채로 발견되자 공포는 극으로 치닫는다. 가발에 뭔가 이상한 게 있음을 직감하는 지현,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사랑스러운 동생 수현은 점점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간다. 매력적인 요소들로 출발한 영화에 감독은 자매간의 우애와 반목, 기억과 애정 등 여러 이야기를 펼쳐 넣으며 퍼즐 맞추기의 재미를 제공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영화의 퍼즐 맞추기는 꽤나 정교한 편. 하지만 촘촘하게 연결돼 있을뿐 유기적으로 흐르지 못한 이유로 공포나 슬픔의 감흥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줄거리의 강약과 장단의 차이가 평이한 까닭에 공포는 영화의 흐름과 함께 쌓여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효과적으로 잘 짜여진 장면들마저 그 장면 안에서만 머물 뿐, 줄거리 전체로 넘나들지 못한다. 단편 ‘빵과 우유’를 만들었던 원신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분홍신’과 ‘여고괴담4’에 이어 올 여름 세 번째로 선보이는 국산 공포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 ‘실미도’ ‘공공의 적’의 강우석<사진> 감독의 차기작은 ‘한반도’. {img5,r,000}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무대로 펼쳐지는 국가적 위기와 갈등을 그린다. 일본의 끝나지 않은 침략 야욕이 한반도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0년 넘게 감춰져 왔던 수수께끼를 파헤친다는 설정. 10월 중 크랭크 인 예정.

MOVIE/웰컴투 동막골.펭귄

■웰컴투 동막골 웃음과 감동… 따뜻한 전쟁영화 민족 상잔의 비극 6·25가 한창이던 어느날. 강원도 첩첩산중의 마을 동막골에 수류탄이 터진다. 이 마을의 주산물은 옥수수. 우스운 실수로 수류탄이 옷수수 헛간에 떨어지자, 터진 것은 수류탄만이 아니었으니, 바로 이 땅에 최초로 팝콘이 탄생한 순간이다. 높게 솟은 옥수수 알갱이에 핀 것은 하얀 팝콘 꽃, 하늘에서는 팝콘 비가 내리고 여기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마냥 순박한 웃음이 퍼져나간다. 습기와 더위로 지친 한여름 휴식같은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굳이 장르로 분류하자면 전쟁 블록버스터. 하지만 1천만 관객 동원에 빛나는 ‘태극기 휘날리며’와도,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핵무장을 하자는 ‘천군’과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군에 인민군에 미군까지 총출동하지만 이 영화에는 대립도, 살육도, 울부짖음도 그 중심에 없다. 영화의 주된 배경은 전쟁터가 아닌 전쟁의 포화에서 빗겨간 산골 마을 ‘동막골’이다. 그다지 전략적 요충지도 아니고 워낙 외진 마을인 까닭에 이 곳에서 전쟁이니 총이니 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들이다. 국군 표현철(신하균)과 문상상(서재경), 인민군 리수화(정재영), 장영희(임하룡), 미군 스미스 대위(스티브 테슐러)는 각자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하지만 뭔가 알지 못할 힘에 이끌려 이 마을에 흘러든다. 전쟁에 찌들린 이들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은 일단 당연한 일. 서로 으르렁대던 이들은 멧돼지 잡고, 풀썰매 타며, ‘강냉이’ 튀겨먹으며 어느 새 마을 사람들의 순박함에 동화되어 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잠잠한 마을에도 전쟁의 긴장은 점차 스며든다. 이제 동막골은 이들에게는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낙원이며 이곳의 사람들은 진정으로 보호해주고 싶은 존재들이다. 다른 소속 세 무리의 군인들은 마을을 구하기 위해 연합작전을 시작한다. 분단과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이 담고 있는 목소리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영화는 6.25 이후 한동안 나왔던 반공 영화와도 다르고, 80년대 이후 작품들에서 보여준 분단의 비극도, 아니면 ‘쉬리’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묘한 형제애도 담고 있지않다.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사랑에 있다. 밖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어찌보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 없는 이 곳 사람들의 이야기는 풍부한 웃을 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후반부 웅장한 감동과 함께 펼쳐진다. 영화 속 동막골의 사람들은 지금보니 낯설지만 어찌보면 우리들 본연의 모습이다. 함께 밭을 갈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낯선 이를 경계하지도 추운 사람에게 옷을 나눠주기를 꺼려하지도 않는다. 이쯤 되니 총부리를 들이대봤자 나오는 것은 ‘우터(어떻게) 오셨나? 부애(화) 많이 나셨네’ 쯤 되는 말. 전쟁이니 총이니 사상이니 하는 것들은 소박하고 아둔해보이는 말투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영화가 가식적이지 않고 순수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것은 정재영과 신하균, 강혜정과 임하룡 등의 탄탄한 연기와 이미 대학로에서 히트를 쳤던 원작 연극의 덕도 단단히 한 몫 하지만 신인 박광현 감독의 차분한 연출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톱스타 한 명 없는 캐스팅에 신인 감독의 작품이지만 영화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이변이자 최고의 흥행작인 ‘말아톤’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력, 히사이시 조가 들려주는 서정적인 음악이 이를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영화의 장점들이다. ■펭귄 남극의 ‘신사’ 펭귄 진한 모성애 그려 참 고약스러운 일이다.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 새는 새인데 몸집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 날 수가 없고, 사는 곳은 1년 내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이니 도대체 번식은 어떻게 해야하며 먹이는 어디서 구해야 하나. 우리가 ‘남극의 신사’ 펭귄에 대해 알고있는 것은 상당 부분 피상적이다. 그래도 새니까 아마 알을 낳을 테지만, 추운 날씨에 어떻게 부화를 하는 지는 잘 모른다. 여름 극장가에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편 개봉한다. 프랑스 제작 영화 ‘펭귄-위대한 모험’(March Of The Penguins)이 그것. ‘남극의 황제 펭귄’의 생태를 담아낸 이 영화는 다음달 4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애초에 대단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영화가 보여주는 펭귄의 1년살이는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하다. 펭귄의 짝짓기 시기는 겨울이다. 바닷속에서 생활하던 황제 펭귄들은 아마도 조상대대로 수천년은 반복했을 긴 여행을 떠난다. 한명 한명 얼음 틈에서 솟아나와 거대한 무리를 이루는 이들이 향하는 곳은 머나먼 평지 ‘오모크’(Hummok). 특유의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아니면 배를 바닥에 깔고 미끄러지며 차근차근 길고 먼 행진을 계속한다. 한참을 거쳐 오모크에 도착한 이들은 ‘춤’을 춘다. 우리에게 춤을 추는 행위로 보이는 것은 사실 짝짓기를 하는 것. ‘꺼욱 꺼욱’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구애의 시간이 길게 이어지면 커플을 이룬 암수는 짝짓기를 시작하고 알을 낳으면 이제부터 이 어린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 흥미로운 정보에 지적 만족감을 느끼다 보면 영화는 어느새 생명에의 경외와 그들에게도 여전한 부(모)성애를 느끼게 해준다. 본능처럼 펭귄들은 자식을 위해 온몸을 내던지고 그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하나의 생명이 탄생한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내레이션을, 성우 배한성과 송도순, 아역 배우 박지빈 등이 한국어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85분.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가 8월31일~9월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62회 베니스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박 감독이 해외 3대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공동경비구역 JSA’(베를린, 2001년), ‘올드보이’(칸, 2004년)를 포함해 이번이 세번째다.

MOVIE/친절한 금자씨.올림포스 가디언

#친절한 금자씨 금자씨의 ‘친절한 복수극’ 박찬욱 감독의 떠들썩한 신작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가 29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감독 스스로의 입을 통해서, 혹은 기대에 찬 지지자들에 의해 복수 트릴로지의 마지막편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삼부작의 전작 ‘올드보이’에 비하면 스타일의 기름기가 한층 빠졌으며 ‘복수는 나의 것’에 비해서는 비장미가 줄어든 느낌이다. 화려한 스타일과 힘있는 캐릭터라는 감독 특유의 재능은 어김없이 영화에 잘 드러나 있지만 복수극하면 기대되는(혹은 ‘올드보이’로부터 기대되는) 장르적인 재미가 풍부한 것은 아니며 동시에 건조하고 소름끼치는 복수 이야기도 아니다. 제목과 영화사의 이름을 빌려 표현하자면 영화속에서 친절함은 지나치면서도 동시에 갑작스러워 모호함을 담고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금자(이영애)는 스무살에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된다. 어린 나이,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검거되는 순간에도 언론에 유명세를 치른다. 13년동안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보내는 금자. “기도는 이태리 타올이야. 아기 속살이 될 때까지 빡빡 문질러서 죄를 벗겨 내”라는 식의 천사 같은 얘기가 나긋나긋한 말투와 친절한 미소 속에서 흘러나오니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 붙여진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한명 한명 열심히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친 금자, 출소하는 순간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해온 복수 계획을 펼쳐 보인다. 그녀가 복수하려는 인물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백선생(최민식)이다. 13년의 시간만의 문제는 아닌 듯, 금자는 백선생 덕분에 한 아이를 죽게 만드는 데 한몫했으며 자신의 아이와 헤어져야 했다. 전반부 절반을 차지하는, 복수를 준비하는 금자의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한편으로는 독특하면서 기발하다. 영리하게 영화를 잘 만드는 박 감독의 재기는 두말할 것 없이 이번 영화에서도 풍부하다. 탄탄하게 꾸려진 인물 한명 한명은 각자의 에너지와 개연성을 가지고 잘 꾸며져 있고 화면은 스타일리시하면서 힘이 있다. 그 틈에서 착하고 밋밋한 표정과 함께 욕설을 내뱉는 금자의 모습은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과 함께 양면의 충돌을 통한 강렬함을 발산한다. 어찌보면 과잉이라고 할만큼 넘치는 스타일로 힘 있게 전개되던 영화는 금자와 백선생이 만나 복수가 본격화될 시점인 중반 이후 ‘속죄극’으로 점프한다. 백선생에게 복수를 할 사람들은 모두 모여서 복수의 방법을 토론하고 각자 복수할 순번을 정한 뒤 그에게 린치를 가하기 시작한다. 복수에서 속죄로 넘어가는 이 순간은 동시에 영화가 지나치게 친절해지는 순간이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복수와 이후 이어지는 금자의 속죄는 영화적이기보다는 연극적이며 은밀한 상징이기보다는 너무 직접적인 연설인 까닭에 당황스럽다. 복수의 계기 만큼 속죄의 계기도 애매해진 것은 이때부터다. 감정은 친절하면서도 추상적인 까닭에 여전히 모호하고 동시에 복수의 스릴도, 속죄의 아픔도 느껴지기는 쉽지 않다. 상영시간 112분, 18세 관람가. #올림포스 가디언 그리스·로마 신화 상상의 나라로~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길어도 길어도 계속 물을 쏟아내는 샘물처럼 오랜 시간 동안 상상의 세계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목을 축여줬다. 이번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을 애니메이션에서 만나게 됐다. ‘기간테스 대전쟁(기간토마키아)에서 트리톤이 소라고둥을 불어 기간테스들을 혼란에 빠뜨림으로써 올림포스 신들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한 문장을 애니메이션으로 꾸며낸 ‘올림포스 가디언’이 28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2002년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만화로 보는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알맹이는 TV 애니메이션과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이다. 국산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처럼 세련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매끄러운 3D 장면도, 재치 넘치는 장면도 없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해 내용만큼은 아이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올림포스의 열두 신이 세계를 지배하던 어느날, 마법을 다루는 인간의 왕 에우리메돈은 신들을 없애려고 기간테스를 부활시킨다. 거인족의 하나인 기간테스는 신들에 대항할 수 있는 강적.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정령 암피트리테 사이에서 태어난 트리톤은 해룡 시드와 헤르마 등 친구들과 바다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열네살 소년이다. 그러나 포세이돈의 무기 트라이던트를 훔치려는 에우리메돈이 트리톤의 엄마를 납치하고 트리톤은 엄마를 구하려고 모험을 시작한다.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주제곡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장면과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힘들어 보이는 문어체식 대사가 어색하긴 하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줘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부모님이 손잡고 함께보면 딱 좋은 작품이다. 상영시간 87분. 전체관람가.

MOVIE/아일랜드.천군.발리언트

○아일랜드 슬픈 ‘복제인간’ 대체 난 누구야 미래사회.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소수만 생존해있다. 이들이 모여 살고있는 첨단 시설의 건물. 통제가 지나쳐 보이지만 오염으로부터의 보호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사실 그다지 불만스럽지는 않다. 직접 세상으로 나가 공기를 마실 수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의 생활은 오히려 편해보인다. 잘 정돈된 옷들과 최신식의 놀이 시설, 첨단기술이 건강까지 관리해주고 식단도 여기에 맞춰 철저하게 조절되니 아쉬울 게 별로 없다. 게다가 이들은 바깥 세상에서 구원된 선택된 사람들, 이제 복권에만 당첨되면 꿈의 낙원 ‘아일랜드’로 가는 티켓을 얻을 수도 있으니 이곳에 모인 자들은 분명 행복한 사람들이다. 할리우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흥행 불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재주꾼 마이클 베이 감독이 ‘아일랜드’로 돌아왔다. 영화는 과학적 허구이면서 동시에 인간복제라는 어두운 설정으로 출발한다. 에코 혹은 델타 등의 코드와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진 이름을 가진 이곳의 사람들은 사실 복제인간이다. ‘당신들은 선택된 사람이다’고 끊임없이 칭찬을 받지만 건물의 뒷쪽에서 이들을 부르는 명칭은 ‘복제인간’(Clone) 혹은 ‘상품’(Product)이다. 영화의 배경도 먼 미래가 아닌 2020년대의 가까운 훗날이다. 일부 부자들은 거액의 돈을 투자해 자신들의 복제품들을 만들었으며 철저한 ‘품질관리’를 거친 이들은 아이를 낳는 데, 혹은 간 같은 장기의 이식에 사용된다. 결국 ‘아일랜드’행 당첨은 이들에게는 용도 폐기 혹은 사망이라는 뜻과 다르지 않다.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자들 중 가장 먼저 ‘의심’이라는 것을 해 본 사람은 링컨6-에코(이완 맥그리거)다. 왜 항상 같은 색 옷을 주는지, 왜 먹고 싶은 베이컨을 못먹게 하는지, ‘생각’이 많은 그는 마침 매일 밤 같은 내용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진실을 알게된 것은 친하게 지내던 조던2-델타(스칼렛 요한슨)의 아일랜드행이 결정된 날이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벌레의 발견이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게 한 결정적인 계기. 벌레의 이동경로를 쫓아가다 건물의 뒤편을 보게된 링컨은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조던과 함께 ‘생명’을 건 탈출을 감행한다. 속도감있는 액션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가지고 있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처음 선보이는 자신의 SF영화를 통해 인간 복제를 화두로 꺼내든다. 영화가 보여주는 클론의 부정적인 면은 꽤나 강도가 센 편이다. 영화는 간을 빼내던 중 도망치려던 클론의 모습이나 대리 출산 직후 아이를 안아보기도 전에 어김없이 죽임을 당하는 산모의 얼굴에 클로즈업을 한다. 거대한 양수 주머니를 통해 잉태 혹은 생산되는 클론들, 후반부 클론과 본체는 서로 자신이 인간이라고 외친다.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이 이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슬픈 클론으로 출연한다. 21일 개봉. ○천군 남북한 군인들 이순신 영웅 만들기 오랜만에 단순 명쾌한 영화가 등장했다. 그렇다고 웃자고 덤빈 허랑방탕한 코미디는 아니다. 오히려 80년대 극장에서 틀어주던 ‘대한뉴스’처럼 교과서적인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할까. 2005년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발한 핵탄두 비격진천뢰가 미국에 양도될 상황이 벌어지자 북한군 소좌 강만길(김승우 분)은 상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비격진천뢰를 빼돌려 압록강으로 도망친다. 이때 433년만에 지구를 지나는 혜성의 이상 작용으로 강만길 일행과 그를 쫓아가던 남한장교 박정우(황정민 분) 일행은 순식간에 강력한 빛에 흡수돼 사라진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들이 떨어진 곳은 1577년 조선 변방. 오랑캐 여진족의 습격에 민중들이 피폐된 삶을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행은 도적질과 밀매를 일삼으며 제멋대로 살아가는 더벅머리 스물여덟살 청년 이순신(박중훈 분)과 맞닥뜨린다. 과거로 간 주인공들은 이순신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무과 시험에 떨어져 인생을 포기한 이순신에게 “넌 4년 후 무과에 붙을거고 훌륭한 영웅이 될거야”라고 잔소리를 겸한 은근한 ‘최면’을 걸어댄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이들의 등장으로 역사는 왜곡되는 것일까. 영화는 이 부분을 지혜롭게 넘어섰다. “난 왜 맨날 이러냐. 꼬이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라며 삶을 한탄하고, 미래에서 온 이들의 말에 콧방귀도 안뀌던 이순신은 천진난만한 꼬마가 오랑캐에게 무참하게 당하는 것을 목격한 후 스스로 대오각성, 180도 변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시대적 충돌’의 재미를 빼먹지 않았다. 400여년 전이니 이 시대의 물건은 뭐든 현대로 가져가기만 하면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재가 되는 것. 반대로 수류탄이니 총이니 첨단 무기도 조선시대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가 되는 것이다. 박정우가 재빨리 펜을 건네 이순신의 사인을 받는 재치도 귀엽다. 또한 이순신에 대한 남북한의 시각 차이도 적절히 이용했다. 박정우 일행이 이순신 ‘교화’에 올인하는 동안 강만길 일행은 어딘가에 떨어진 비격진천뢰를 찾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대비시켜 이순신 외에 시선을 돌릴 여유를 준다. 또한 시시각각 죄어오는 오랑캐의 공세 역시 한 축에 놓고 그들과의 대결에서는 꽤 생생한 액션 장면을 끌어냈다. 신인 민준기 감독은 1999년 “왜적대장 ‘평수가’는 무리를 이끌고 종묘로 들어갔는데 밤마다 신병(神兵)이 나타나 공격하는 바람에 적들은 놀라서 서로 칼로 치다가 시력을 잃은 자가 많았고 죽은 자도 많았다”는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권26에 실린한 줄 글귀에 착안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그 정체에 대한 설명이 일절없는 ‘신병’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춰, 미래에서 온 주인공들이 이순신 시대 사람들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군대인 ‘천군’일 수도 있다는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자칫 허무맹랑하게 흐를 수 있던 영화는 욕심 부리지 않은 감독의 연출과 박중훈 김승우 황정민 등 주인공들의 고른 호연으로 오락 영화로서의 무게 중심을 잡는데 성공했다. 박중훈은 특유의 코믹함과 관록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잘 잡았고 김승우가 오랜만에 보여준 진중한 연기도 매력적이었다.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발리언트 ‘꼬마 비둘기’ 모험의 날갯짓 여름 애니메이션 개봉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색다른 애니메이션 ‘발리언트’(Valiant)가 22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다른 애니메이션과 차별되는 것은 바로 영국 국적의 작품이라는 사실로 미국산 애니메이션과는 색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비둘기와 독수리 혹은 쥐 같은 동물들. 일단 캐릭터의 외모가 보기 좋게 왜곡됐다기 보다는 사실적으로 묘사됐으며 벌레를 먹거나 전깃줄위에 앉는 행동 자체도 깔끔한 맛은 떨어지지만 날것의 재미를 선사한다. 영국 제작사 방가드 애니메이션, 얼링 스튜디오와 영국영화위원회가 제작했으며 스코틀랜드 출신 이완 맥그리거가 주인공 발리언트의 목소리를 맡았다. 때는 2차대전의 막바지.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영국군은 비둘기 특공대인 ‘메신저 부대’의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는 상대편인 독일군에 무시무시한 독수리 ‘팔콘’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날고 긴다 한들 독수리 앞의 한낱 비둘기일 뿐. 영국의 한 시골마을에 살고있는 꼬마 비둘기 발리언트의 꿈은 바로 이 메신저부대에 들어가는 것이다.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문제는 다른 비둘기들에 비해 한참은 작아 보이는 키와 날개에 있다. 주변에서는 비웃음만 쏟아질 뿐, 어머니 역시 아직 ‘알’에 불과하다며 입대를 만류한다. 결국 용기를 내서 런던행 날갯짓을 시작하는 발리언트. 입대 후 최고의 대원이 되기위해 혹독한 훈련도 수행하고 미녀 간호병 빅토리아와 풋풋한 사랑도 키우던중 드디어 중대한 미션이 떨어진다. 상영시간 78분. 전체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