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는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들이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던 것에서 비롯됐다.사회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됐던 유교사회에 ‘규방’에 모여앉은 여인들이, 한복과 이불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로 보자기, 주머니, 바늘집 등의 소품을 만들어 규방공예라 이름지었다.전통의 오방색과 기품있는 멋을 자랑하는 규방공예는 여전히 우리 일상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특히 손바느질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돼 많은 현대인들이 즐겨하고 있다.기자도 규방공예를 배우기 위해 나정희 조각보 명인이 운영하는 ‘나정희 규방공예’(수원 행궁로)를 찾았다. 형형색색의 조각보부터 바늘방석, 가위집, 수저보, 노리개 등 수십여점의 작품을 둘러보니 감탄이 먼저 흘러나왔다.나정희 명인은 “천연염색, 바느질, 매듭, 자수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한국의 전통미를 표현하는 것이 규방공예”라며 “우리 선조들은 날때부터 죽을때까지 모든 것을 손바느질로 제작해 생활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규방공예는 조각보, 골무, 다과보, 다기보, 두루주머니, 베갯모 등 생활소품부터 사주보, 연길보, 혼서지보, 기러기보 등 혼례용품과 배자, 버선, 타래버선, 아이돌복, 전복, 토씨, 배냇저고리 등 의복까지 그 종류만도 무궁무진하다.최근에는 규방공예를 활용해 식탁의 러너, 핸드폰걸이, 브로치, 가방ㆍ핸드백 걸이장식, 책갈피, 명함지갑, 핸드백 등 실용적인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이중 조각천을 이어붙여 만든 조각보는 규방공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기하학적이고 창의적인 패턴과 멋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해 외국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그는 “조각보는 바둑무늬조각보, 사선조각보, 불규칙조각보, 홑보, 겹보, 자수보 등 종류도 다양하고 있고 무명, 비단, 삼베 등 재료도 다양해 수만여가지의 느낌을 낼 수 있다”며 “테이블매트, 이불, 커텐 등 그 쓰임새도 다양한다”고 자랑했다.기자도 조각보 만들기에 도전했다. 모시를 이용해 바람은 잘 통하면서 햇빛은 가려줄 수 있는 조각보를 만들기로 했다.먼저 원하는 크기의 조각보를 생각하고 원단을 자른다. 조각보는 색깔 조화가 중요하므로, 자른 원단을 이리저리 맞추어가며 배치한다. 이웃하는 조각을 다림질로 다려놓는다. 이때 바느질을 할 수 있도록 양끝을 접어 다림질해야 하고, 접는 부분은 1cm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바느질로 조각들을 이어붙인다.순서는 간단하지만, 그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한땀 한땀 정성스레 해야지만 바느질이 비뚤지 않고, 간격을 유지했다. 그렇게 바느질에 한참을 집중하고 보니, 어느새 머리 속을 맴돌고 있던 잡스러운 고민들이 사라져있었다.그는 “바느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라며 “바쁜 일상 규방공예를 통해 잠깐의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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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연 기자
2017-06-26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