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박찬수 목아박물관 관장

공기밥 받자마자 반을 뚝 걷어서 국그릇에 말아 숨겨. 그리고선 반찬을 공기 빈 곳에 가득 채워놓고 먹지. 남들 반찬 없을 때, 나는 국에 말아놓은 밥을 먹는거야. 박찬수 목아불교박물관 관장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 108호 목조각장이 알려준 남보다 빨리 그리고 많이 먹는 방법이다. 민족박물관 건립의 중요성, 한글의 가치, 종교의 화합 등 인터뷰 내내 도사같은 아우라를 풍기며 깊은 내공의 이야기를 쏟아내던 박 관장의 마지막 가르침(?)이었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나 욕심과는 거리있는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홀로 긴 수련의 시간을 가졌음이리라. 이제 식탐 내려놨어. 60년이나 걸린 셈이지. 무엇이든 해야 한다면 모래밭에 혓바닥을 박고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매달려야 해. 그 정신 아니면 절대 못해. 예순이 넘어서야 식탐을 내려놓았다며 미소를 띄우는 박 관장. 그가 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일이 있다는 소문에 그 궁금증을 해결하려 지난 4일 여주에 자리잡은 목아불교박물관을 찾았다. - 20여년 전 박물관을 개관할 때 보다 작업량이 많아졌다 들었다 여전히 새벽 4~5시면 일어나 오전 내내 조각일을 하고 오후에는 이런 저런 행사에 박물관 업무 처리를 한다. 지금 이곳에는 5만여점이 있다. 오늘도 미국 LA의 한 법당에 세울 미륵보살 조각 제품을 찾으러 온 손님이 있는데, 외부로 나가는 주문 작품까지치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내 작업하면서 전수조교와 이수생을 가르치는 동안 눈깜짝할새 하루가 다 간다. 내 고향 산청에도 전수관이 있는데 한달에 한 두번 가서 계승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여만 주는 박물관이 아닌 체험하는 박물관을 지향하려면 일의 양도 그렇고 금전적으로도 어려운 일이 많을거다. 감당이 되나 1995년부터 매년 어린이 부처 그리기 대회를 열고 있다. 불교 미술이 종교적인 행사여서 국가나 지자체 지원조차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불교 미술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기틀이라는 생각에 악착같이 하고 있다. 전국에서 2천여명의 어린이가 모여 그림을 그리는데 불교미술에 대한 어렵고 무섭다는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박물관 야외 공간을 활용해 다문화가정을 위한 전통혼례를 치르기도 하고, 박물관 학교를 운영하며 일반인에게도 목조각을 가르치고 있다. 하루가 8만6천400초다. 나는 시간이나 분이 아닌, 초단위로 살고 있다. 작품 원하는 이들이 찾아오니 마다할 수 없고, 이게 내 팔자다.(웃음) -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새김전도 주최하고 있던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올해로 세종대왕 탄신 651돌이다. 한글에 대해 모르는 게 있으면 다 물어봐라.(웃음) 내가 사는 여주에 세종큰임금릉이 있으니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한글새김전은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한글로 조각은 새김이라고 한다. 한글새김전은 전국에서 공모로 선정된 미술 분야 작가들이 한글의 가치를 담은 작품을 출품해 전시함으로써 한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 기획의도다. 한글새김전 자체가 한글 바로 쓰기 운동의 일환이다. -세종대왕으로만 불러왔다. 말씀하신 세종큰임금이라는 호칭, 낯설다 우리가 너무 쉽게 세종대왕이라고 하는데 한글로 세종큰임금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의식이 없어서 진짜 좋은 한글을 쓰지 않고 말도 안되는 중국역사에 지배받으며 한자를 쓰고 있다. 만약 한자를 쓴다면 세종황제라고 해야지, 대왕은 말도 안된다. 중국 역사와 한자로 따져보면 중국에서 반란으로 나라를 세운 못된 장군을 대왕이라고 칭한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세종대왕이라고 해서 중국의 식민에 사는 그 당시 촌장으로밖에 안본다. 바꿔야 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공포해야 한다. -한글에 대한 관장님의 자긍심과 사랑이 강하게 전달돼 온다. 박물관 알림을 다 한글로 한 것도 그 때문인가 당연하다. 화장실은 비우소 라고 했다. 큰 말씀의 집, 향기로움 등 각각의 장소에 어울리는 이름을 달았다. 지금의 K팝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힘을 얻는 것은 바로 한글이 존재해서다. 우리나라의 무기는 한글이다. 한글을 바로 쓰는 것이 주권국가로 향하는 길이다. 세종큰임금이 계신 이곳 여주에서 한글새김전을 여는 것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어서다. 외국에서 막대기로 선 하나를 그어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그런 분위기가 흘러야 한다. 세계화가 이뤄지는 지금 더욱 민족관을 세우고 우리의 무기를 갈고 닦아야 한다. -민족박물관 건립에 발벗고 나섰다 들었다. 같은 맥락으로 봐도 되나 우리 민족, 그 속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스스로 깨닫고 존중해야 한다. 사람이 바로 서고 민족관을 세워야 국가가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족박물관이 없다. 민속박물관만 있다. 그래도 세계에서 잘 산다는 우리가 자살 1위, 이러면 되겠는가. 170억 정자의 경쟁을 뚫고 태어난 한 인간, 바로 내가 얼마나 대단한가. 적 수십, 수백만명을 물리친 장군들보다 더 위대하다. 이런 나를 잘 알기 위해서는 나의 성씨가 어떻게 시작되고 역사를 이뤘는지, 오늘날 세계적인 문화강국을 일구는 인재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려주는 민족박물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디까지 추진되고 있나 이제까지 20여년간 발품팔아 수장고에 관련 자료를 모았다. 이제 단돈 천원이든 만원이든 기부금을 모아 꼭 강원도 영월에 민족박물관을 세울 것이다. 지난해 8월 재단법인이 되면서 기틀을 마련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인데. 지원 없어 사립박물관이 모두 문닫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시물 때문에 켜는 전기료나 화장실 물세 등 공공성으로 쓰이는 것의 절반이라도 지원해줘야 옳지 않겠는가. -왜, 강원도 영월인가. 여주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지도 오래됐지 않나 강원도에 민족박물관 짓는다니까 주변 사람들이 다들 내가 강원도로 가버릴까봐 걱정이더라. 처갓집이어서 여주에 왔지만 이후 여기가 내 고향이다. 실제 내 고향인 산청에 내 전수관이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여주에서 보낸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분관 형태로 짓는다고 보면 된다. 한 마디로 지사다. 지금 이 곳은 상하수도 보호지역이서 박물관을 확대하는데 어렵고 지자체가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 급한 일도 있으니 힘들겠지 싶지만 나도 내 맘대로 이곳에 짓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이지 않은가.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 특구 지역이어서 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부터 건물을 지어야하는데 서서히 돈이 모이면 10년 안에는 세워지지 않겠는가. 좀 더 많은 힘이 모이면 3년이든 5년이든 더 빨리 만들어질것이다. 영월과 함께 LA에도 한민족박물관을 세우면서 점차 확대할 것이다. - 목조각, 한글, 불교미술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살리는 데 인생을 모두 바치는 것 같다. 자신의 활동을 제2의 독립운동으로 설명하던데 어떤 의미인가. 나는 유명해진 사람들의 욕심이 나라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치는 정치인이, 언론은 언론인들이 망가뜨리고 있단 말이다. 한 분야의 유명한 전문가들이 초심을 잃어버려 생기는 일이다. 나는 이제까지 열심히 작업하고 사비를 털어 공간을 마련하고 행사를 주최하고 달려왔다. 모두 초심을 간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내 활동이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본다. 앞서 주권이 바로 서려면 한글을 바로 써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일맥상통한다. 외국에서 노래가 뜨고 어떤 행위가 뜬 후 주목받는 것이 그 나라의 유물이다. 노래나 행위는 유행하는 시기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의식을 담고 있는 유물은 남고 그것을 만든 사람을 알아주는 시대가 곧 온다고 본다. 세계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것이 곧 세계화속에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도 독립적으로 설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사진=전형민 부장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화숙 2012 런던 패럴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며,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장애인 양궁계의 살아있는 신화 이화숙(47지체 3급) 선수를 지난 18일 수원시체육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감각이 돋보이는 보라색 뿔테 안경에 흰색 티셔츠와 조끼, 면바지를 편안하게 차려입은 이화숙 선수는 마흔일곱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주름살 한점 없는 동안 외모에 밝고 명랑한 미소가 멋스러운 여성이었다.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밝은 모습에 손에 쥔 목발만 없으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화숙 선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갔다. 이화숙 선수는 밝은 첫인상만큼이나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이화숙 선수가 10여 년 간이나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마도 긍정의 힘과 뜨거운 열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긍정적인 좌우명과 후배들을 위해 양궁에서 은퇴한 뒤 사격에도 한번 도전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못 말리는 열정을 가진 그녀, 이화숙 선수를 만나봤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에 이어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소감은?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할 만큼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사실, 런던 패럴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동고동락했던 코치 대신 외부 코치가 대표팀으로 영입되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계속된 갈등 끝에 코치 없이 런던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고, 이 과정에서 컨디션도 최악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고질적인 어깨 통증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팀 동료와 함께 참가하는 단체전에서 피해만 주지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개인전에서 예상 밖의 은메달을 따내면서 좋은 흐름을 탔고, 고희숙김란숙 등 숙자매들과 함께 참가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게 됐다. 마음을 비우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되새기며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해 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 위기의 순간도 많았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는다면. 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네덜란드 선수와 맞붙었던 개인전 8강전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날따라 어깨 통증이 심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2엔드까지 0-4로 일방적으로 몰리면서 내심 경기를 포기하기 직전 상태까지 갔던 것 같다. 그때 안태성 감독님이 웃는 얼굴로 어깨가 축 쳐져 있는 내게 오시더니 화숙아, 뭘 그렇게 부담을 갖냐. 져도 돼. 그냥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한발 한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려와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난 뒤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게 느껴졌다. 결국, 3엔드에서 쏜 세 발의 화살이 모두 10점에 꽂히면서 감각을 찾았고, 4엔드마저 30점 퍼펙트를 기록하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내가 연속 퍼펙트를 쏘는 것을 보더니 상대도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결국 5엔드마저 승리하고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전율이 올만큼 아찔한 순간이었다. -양궁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장애를 갖게 됐고 이후 지난 1998년 결혼과 동시에 재활을 위해 서울 정립회관을 찾았다가 양궁을 접하게 됐다. 원래는 사격 강좌에 참가하려 했는데 이미 접수가 마감되는 바람에 자리가 남아있던 양궁을 배우게 됐다. 그때 사격 강좌에 자리가 남아있었더라면 아마 사격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웃음). 원래 뭘 하나 시작하면 몰두하고 열심히 전념하는 성격이다 보니 아들을 낳고 가정주부로 생활하면서도 한 번도 양궁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담하고 밝은 성격에 손재주가 있는 내게 양궁이라는 종목이 참 잘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양궁에 입문한 지 3년 만인 지난 200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고, 그 이후 세계 신기록들을 수차례씩 갈아치우고 3차례의 올림픽을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오게 됐다. 올해로 47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 4년 뒤 올림픽에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하나, 아니면 후배들을 위해 대표팀 자리를 물려주고 그때 하지 못했던 사격에 한번 도전장을 내밀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인 사격에 도전해보는 것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 -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이 생긴 이후 치른 첫 패럴림픽이다. 간단하게 총평한다면. 몸 관리를 위해 개인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했던 과거에 비해 여건이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물론 선수들의 체계적인 몸 관리를 위해 필요한 물리치료실 등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정말 편하게 운동할 수 있었다. 나도 어깨 통증 때문에 매일 물리치료실을 전세 내다시피 했으니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의 큰 수혜자라 할 수 있다.(웃음) 선수들이 운동을 마친 뒤 차 한잔 마시면서 쉴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것 이외에는 거의 흠잡을 것이 없는 것 같다. - 고마운 사람과 후배 등에게 하고 싶은 말 우선, 저에게 양궁은 물론 성실과 겸손이라는 인생의 교훈을 가르쳐 주신 박용석(전 대한양궁협회 부회장)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위기의 순간마다 진심 어린 조언으로 격려해주신 안태성 감독님과 출국 전 선수촌을 방문해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신 장영술 국가대표 감독님, 그리고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 사용을 허락해주신 한용규 경기체고 교장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 체육을 하는 후배들에게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성실한 자세로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장애인 선수층이 얇다 보니 조금만 하면 금방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착각하는 후배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조금 하다가 안된다 싶으면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우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꾸준하게 정진해 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장애를 가진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장애인 체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갖추고도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꽃을 피워보지 못하는 후배들이 정말 많다. 실업팀까지는 어렵다고 할지라도 우수한 선수가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운동을 접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나 체육회 소속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담= 정근호 체육부장 정리=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

중소기업 CEO와 경기지역 여성경제인 대표 역할까지 겸하며 분 단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 경기지역에서 20년 넘게 금속 원자재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성공한 여성CEO로 자리 잡은 이 회장은 2010년 취임 이후 여성경제인 권익을 신장하고 발판을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도 마케팅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여성기업이 수두룩하다며 이는 여성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경제인을 폭넓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풍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경제인이 우뚝 서는 토양을 마련하는 게 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여성 경제인의 지위를 향상하고 공동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1999년 설립됐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와 창업을 촉진해 경제 영역에서 동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이래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여러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여성 기업의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으며 기업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14개 지회가 있고 경기지회는 1999년 7월 창립해 올해에 창립 13주년을 맞았다. -어떤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서 여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예비 여성창업자를 육성하고 있고 여성 전문분야의 실전 창업스쿨을 개최하는 한편 여성가장이 창업할 때 점포 보증금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우수한 아이템을 가진 여성창업자를 발굴하기 위한 여성창업경진대회도 개최한다. 기존 여성기업의 경영활동 지원을 위해 여성CEO를 대상으로 하는 MB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여성CEO를 위한 경제포럼 운영, 해외 진출 프로젝트,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여성경제인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협회 고유 사업으로는 사랑나눔의 실천사업의 하나로 모범 여고생 장학금 전달, 불우이웃돕기 및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공헌사업도 벌이고 있다. -도내 여성경제인에 대해 정책적으로 어떠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의 우선구매 촉진 및 수의계약 우대에 따라 여성 기업 제품 공공구매가 2009년 11월29일자로 법제화한 이후 여성기업 물품 및 용역은 구매총액의 5%, 공사인 경우 공사금액 총액의 3%를 우선 구매하도록 했다. 경기도에서도 경기도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제도적으로 여성기업 지원에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공공기관에서 여성기업제품에 대한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는 도내 31개 시군에서 여성기업 제품 구매성과를 확인하고 시정조치 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경기지회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1999년부터 여성기업의 경영을 지원하고 여성창업자를 발굴 육성하는 사업만을 추진해 왔다. 2011년 수원시와 함께 수원시 여성고용촉진사업단을 발족했고 고용노동부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지원사업에 선정돼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기반을 마련하기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정으로는 수출중소기업 e무역사무 전문인력 양성과정, 물류전산 전문인력 양성과정, 전산 세무회계 전문인력양성과정, 미스매칭 솔루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여성경제인의 활동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2009년 여성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정부 자금 조달이 50.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성기업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실질적인 자금지원도 미흡한 실정이며 미국 및 외국의 대출보증제도, 소액대출제와 같은 여성기업의 실정을 반영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미흡하다. 아울러 경영상 애로사항은 기업활동과 관련해 마케팅 관리(26.1%) 등의 분야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충분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여성기업들의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 해외 판로개척, 해외 네트워크 형성, 투자유치 등 글로벌 비즈니스 정신, 정책적 지원과 교류기회 등이 시급히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경기불황이 심각한데 여성경제인이 특히 더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기지역만 해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남성기업은 많지만 여성기업은 많지 않다.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거래처 등이 부담스러워하고 결과적으로 마케팅에서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기업 정보 등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얻어야 하는데 어렵다. 이를 해결하고자 유관기관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여성기업을 우대하기보다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대기업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제품 중 여성기업 제품을 일정 비율이상 쓰도록 권유할 수도 있고 방법은 많다. 마케팅이 부족할 뿐이지 실질적으로 여성기업 제품의 질은 훌륭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경기지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여성기업인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수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수출로 전화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고 협회에서 이를 도에 제안해 도에서는 여성기업 해외판로지원사업에 2억의 예산을 편성해줬다. 이는 역대 최초 예산 편성으로 전국에서도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의 하나로 지난달 11일부터 8일간 뉴욕, LA 등 미국에 통상촉진단 파견해 현지 바이어와 개별적인 면담 진행했고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또 여성경제인들의 경영능력 향상을 위해 2010년부터 경기 여성CEO MBA과정을 진행해 오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가치경영협상 등 CEO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을 구성했다. 설문조사 결과 수강생의 92%가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도 협회에서는 여성경제인의 당면과제를 파악해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협회 창립 13주년을 맞았다. 소감이 어떤가. 우선, 도 및 경기지방중소기업청, 경기지역 유관기관 단체장들과 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2010년 취임할 때부터 여성기업의 경제살리기,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창출, 여성들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발로 뛰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가인어월이구익자(暇人於越而救溺子)란 말이 있다. 물에 빠진 아이를 멀리 월나라에 사는 사람을 빌려서 구한다라는 뜻으로 생각이나 하는 일이 아무리 기발하고 좋아도 때를 놓치면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남은 임기 동안 기획했던 행사와 선거 당시 공약사항을 실천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아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 -앞으로 올해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및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경기센터의 사옥을 건립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강원대전충북대구경북부산울산제주전북광주전남센터 등이 자체 사옥을 건립했으나 여성기업인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현재 자체 사옥이 없는 실정이다. 경기지역의 여성경제인들의 기업 지원과 창업지원에 대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여성기업 지원 활성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자체 사옥을 건립하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또 사옥 내 1층에는 여성기업제품 상설전시장을 개설해 여성기업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소비자들에게는 착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이 밖에도 경기 지역 내 이혼과 사별로 인한 여성가장이 많은데 협회에서는 1999년부터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점포보증금 3천만원을 최대 4년간 지원하고 있다. 소외계층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주고자 여성가장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교육 및 컨설팅, 현장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희망찬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경기지역 여성경제인들의 경영개선 및 경영능력 향상 그리고 판로지원사업을 위해 다각화된 구도로 접근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사진 전형민기자

[경기인터뷰] 유희석 아주대학교병원장 경기원스톱 지원센터장

최근 아동을 포함한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8년째 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며 법적인 문제까지 원스톱으로 도와주고 있는 경기원스톱 지원센터의 센터의 센터장을 겸한 유희석 아주대학교병원장(57). 그는 급속한 가족 해체 등으로 도덕적인 교육이 물질적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 원장은 국제의료기관 평가기구인 JCI 인증, 기능형지역 암센터 선정 등으로 경기도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아주대병원의 비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근 묻지마 범죄와 함께 성폭행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 이후 올해 전국 곳곳에서 살인까지 동반한 잔혹한 성폭행 사건이 비일비재하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이는 비단 경찰 등에서만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IT분야 등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이루며, 과거에 비해 물직적으로는 훨씬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센터장으로 2006년 개소 이후 성폭력 피해 등 3천634건 지원활동 전국서 가장 활성화된 기관 평가 대통령 표창장 수상 병원장으로 JCI 인증ㆍ기능형지역 암센터 선정경기도 거점병원 권역별중증외상센터 프로젝트 등 병원 발전 모색 그러나 이에 비해 우리나라 고유의 예절과 도덕에 대한 교육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와 가정 등 사회 전반적으로 이 부분은 뒷전으로 밀렸다. 할아버지 등 3~4대가 함께 살던 과거에는 가정에서 이같은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지만, 핵가족화가 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과거 가부장적인 사회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지만, 문화적 개방이 단시간내에 이뤄지면서 도덕적 불감증은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악어의 눈물을 흘릴뿐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있다. 가정의 해체 이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보완이 시급한 문제라고 본다. -성폭력 피해자 등의 지원을 위해 경기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원스톱지원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학교폭력 등 피해자 보호시스템의 부재로 병원과 경찰서 등을 전전하며 고통을 받던 여성 등 피해자를 위해 365일 24시간 상담, 의료, 수사, 법률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 지원하는 기관이다. 여성가족부 지원으로 아주대학교병원, 경기지방경찰청, 경기도청의 3자 협약을 체결해 2006년 11월 10일에 아주대병원 응급실내에 개소 이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성폭력 633건, 가정폭력 71건 등 현재까지 성폭력 2천949건, 가정폭력 512건, 성매매 36건, 학교촉력 87건 등 3천634건에 대한 지원을 펼쳤다. 상담 지원은 1만6천964건, 의료지원 7천163건, 수사지원 1천307 등 다각적으로 피해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지역마다 각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이같은 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경기원스톱지원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평가받아 지난 7월에는 대통령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이 곳의 서비스는 상담 후 피해자 상태에 맞는 의료지원을 우선 진행한다. 이후 24시간 상주하고 있는 여성경찰관이 고소장, 진술녹화 등의 수사지원을 진행하고 피해자 특성에 맞는 사회복지자원연결, 각 지역의 기관과의 연계를 하는 순서로 진행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5월 진술조사참여전문인력이 배치돼 아동진술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함께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민변 단체 등과 연계하여 민형사소송절차도 지원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평이 일고 있는데. 지난해 소말리아 해적에게 심각한 총상을 입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아주대병원 외상외과와 이국종 교수의 존재가 알려졌다. 아주대병원은 연간 9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 교수가 맡은 중증외상 분야를 계속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돈벌이에 급급하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고 재평가받게 됐다. 또한 경기도 최초로 국제의료기관 평가기구인 JCI 인증을 획득하고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기능형지역 암센터로 선정되는 등 그동안 준비해왔던 프로젝트가 결실을 냈다. 아주대병원은 이제껏 서울이 아닌 지방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또 경기도 수원지역에 있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지방과의 역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활동과 대외적인 재평가를 통해 지역사회를 넘어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결과 병원을 찾는 환자 수도 크게 늘었으며, 앞으로도 더 큰 책임감으로 도립병원이 없는 경기도 내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갈 것이다. -최근 설치한웰빙센터를 소개한다면. 2년 6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부터 진료를 시작한 웰빙센터는 환자의 치료는 물론 건강한 사람의 건강을 더욱 증진시키는 데 역할을 할 것이다. 지상 8층 지하 3층 연면적 2만6천12㎡ 규모의 웰빙센터는 11개 진료과와 건강증진센터, 아주스포츠의학센터, 암환자쉼터 등으로 만들어졌다. 웰빙센터는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함께 찾는 병원, 질병치료와 더불어 질병예방 더 나아가 건강증진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차별화했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암환자쉼터는 수술, 방사선, 항암 치료 등으로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위해 사회봉사차원의 일환으로 만들었으며, 공식 이름은 아주푸른공간이다. 병원 내 가장 전망이 좋은 위치에 통유리로 된 창을 통해 밝은 햇살을 한껏 받으며 음악치료, 미술치료, 웃음치료, 운동과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환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암 환자가 서로 고충을 나누고 위로하며 암에 관한 올바른 의학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아주스포츠의학센터를 통해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등 스포츠의학 전문의가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의 종류와 방법, 운동량 등을 처방해 주고,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치료와 건강증진을 병행하고 있다.    -향후 아주대병원의 비전과 개인적인 목표는.   경기 수원지역은 고속도로가 발달하고 산업체가 많은 특성상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만큼 중증외상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아주대는 이국종 교수를 중심으로 외상외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중증외상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해 영역을 확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456억원의 비용이 드는만큼, 이에대한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중외상센터 설립안을 마련해 경기도에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또한 기능형지역 암센터로 선정된 이후 본관의 외래 진료 공간을 암센터나 심혈관센터와 같은 장기별암종별 기능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장기별 암센터-위암센터, 대장암센터, 폐암센터, 간센터, 유방암센터, 부인암센터와 종양혈액내과를 배치해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이곳저곳을 다니지 않고 한 공간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지난 1일자로 아주대병원장으로 2년간 연임하게 됐다. 병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여러가지 좋을 결과물을 내고 있지만, 이는 앞선 선배들의 부단한 노력이 이어진 것인만큼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으론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또한 병원장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학회 등 의학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비뇨부인과 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도 맡게 될 예정으로 의학에 대한 열정도 이어 나갈 것이다. 의사로서의 길을 가면서 항상 성찰을 해야한다는 의도상성(醫道常省)을 좌우명으로 삼아 왔으며,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들도 이런 마음을 간직했으면 한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국토대장정 나선 채인석 화성시장

채인석 화성시장이 기초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국책사업 해결을 위한 21일간 국토대장정에 나서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칫 행정공백 속에 무책임한 눈요기성 이벤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채 시장의 이번 행보에는 뚜렷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한계라는 벽을 허물고 화성시의 발전에 필요한 국책사업을 되찾아 오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4일 해남 땅끝마을을 출발한 채 시장은 21일간 522㎞ 대장정을 통해 오는 1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할 예정이다. 행군 중간에는 기착지에서 광역기초 자치단체장과 주요 정친인들과 면담을 갖고 국토대장정 이유와 자연사박물관 유치 등의 당위성을 설명한 뒤 지지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태풍 볼라벤 피해 예방 및 복구 조치를 하루 행군을 중단하고 화성시로 복귀했던 채 시장은 29일부터 다시 행군을 재개했다. 하루 평균 30㎞ 이상을 걸으며 9일째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채 시장을 전북 전주에서 만나 이번 행군의 의미와 목표를 들어봤다. Q. 522㎞ 라면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닌데 고행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A. 이번 국토대장정을 하게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화성시에는 한국전쟁 당시부터 지난 2005년까지 미군의 포격 훈련장으로 쓰인 매향리 사격장이 있다. 우리시는 이곳에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발전종합계획에 반영했으나, 정부의 과도한 지방비 부담으로 사업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적이다. 다음은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문제다. 자연사박물관은 지질과 동물, 식물을 포함해 생명의 탄생과 인류의 진화 등 다양한 지식과 역사를 다루는 곳으로, 1995년부터 건립 필요성이 주장돼 왔으나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건립지가 세종시로 잠정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시는 지난 1999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일원에서 1억1천만년전 공룡알 수십 개가 발견돼 다음해 이 일대 1천500여만㎡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또 2008년에는 전곡항에서 한반도 최초의 뿔 공룡 화석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가 발견됐고, 경기개발연구원의 용역에서도 최적지로 평가됐다. 그러나 정치 논리에 밀려 자연사 박물관 건립지가 세종시로 내정됐다는 설이 돌고 있어 이번 행군을 통해 화성시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이 같은 당위성을 알리고 바로 잡으려 한다. 세 번째는 화성호 담수화 중지다. 정부는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4천500억원을 쏟아부어 시화호 담수화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조(兆) 단위 자금이 투입되는 새만금 담수화도 유보된 상황이다. 정책 실패가 뻔한 상황에서 화성호의 수질을 보전하기 위해 해수를 유통하는 방법을 관철시킬 생각이다. Q. 하루 평균 30㎞ 안팎을 걸으려면 체력적인 부담이 클 텐데 가장 어려운 점은. A. 고생을 하자고 결심을 했기 때문에 모든 걸 간소화시키고 숙소 같은 것을 현장화시켰다. 스태프들과 함께 마을회관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설도 열악하고, 여유롭지 못하다. 이번 행군을 위해 5개월간 준비를 했다. 아침마다 조금씩 트레킹 코스를 걷고, 보름 전부터는 집에서부터 걸어서 출근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발뒤꿈치가 사흘 전부터 탈이 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진통제와 항생제를 맞았다. 현재로서는 부상 없이 무사히 완주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함께 참여해 주는 분들이 더 걱정이다. Q.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행정 공백 문제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 새벽 4시 정도에 기상해서 5시에 출발하면 오전 11시30분 정도에 30㎞를 걸을 수 있다. 이후부터는 지자체장, 국회의원, 관계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고, 업무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상당히 빡빡한 편이다. 일부 시정 공백을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차량에 화상회의 및 전자결재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오후 간부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전자결제를 하기 때문에 시정 공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Q. 대장정 구간마다 정치인, 광역기초단체장과 만나고 있는데 주로 어떤 내용을 논의하는가. A.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 화석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는 우리 시민들조차 잘 모르는 문화유산이다. 우선 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6천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아무런 사회적 논의 없이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현재 정부가 세종시와 MOU 정도가 체결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이나 콘텐츠 등을 고려될 경우 자연사박물관 입지는 화성시밖에 답이 없어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등을 만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매향리 사격장 공원화도 문제도 설명하면서 동의를 구하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지원 대상지인 용산과 의정부, 동두천 등은 도심지역에 있어 그동안 경제적으로 이득을 봐왔다. 하지만 매향리사격장은 아주 외진 곳에 있어 지난 55년간 피해만 받았다. 그래서 정부의 용산수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부당성에 대해 알리고 협조를 요청하면 대부분 서명을 해주신다. 지방분권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간다. 지자체와 상의없이 결정되는 정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얘기하고,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Q. 화성시와 수원시, 오산시 3개 기초단체장과 만든 산수화상생협력위원회에 대해 말해 달라. A. 원래는 3개시 행정구역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위원회다. 안민석 국회의원이 제안해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출범했다. 그러다 통합이 무산되면서 논의 주제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사실 전 통합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방분권을 전제로 했던 안이 변질됐고, 이후 지방분권이 누락된 채 진행되면서 논란이 생겼다. 수원시와의 갈등도 서로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 수원시가 직원들에게 통합 여론 조성을 위해 담당지역을 지정한 것을 알고 만류도 해봤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계속돼서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론 통합이 무산됐지만 용역비를 환수할 수도 없어 상생협력으로 방향을 바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Q. 민선5기 출범 직후 화성종합경기타운 건립 사업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많았었다. 현재 시의 재정 상황은 어떤가. A. 시의 재정난은 거의 극복이 된 상태다. 나머지는 공공기관(도시공사)의 문제다. 전 시장이 전곡항산업단지를 시작하셨는데 도가 35%를 부담하고, 시가 65%를 부담하는 5천500억짜리 프로젝트다. 이게 지금 분양이 5%도 안 된 상태다. 또 한라비발디하고 1천700억짜리 사업이 진행됐는데 여기도 분양이 30%도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걸 모두 시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투자를 꺼려하고 시민들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시와 시민들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조기 극복할 수 있고, 대비책도 세워 놓고 있다. Q. 국토대장정 최종 도착지가 국회의사당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계획은. A.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 만약 관철이 안 된다면 정부종합청사 앞에 텐트를 치고 시위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실행에 옮기게 된다면 퇴근 후에 할 생각이다. 화성시의 어려움을 함께 알리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참여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안전문제도 있고 해서 천안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매향리생태공원에서의 평화음악제와 공룡화석지 퍼포먼스, 용상공원과 세종시를 찾아 정부 정책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3가지 정책에 대한 화성시의 입장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이 화성시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하에 전국 대도시에서 진행되고 있어 모두 취합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Q.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화성은 1억2천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다. 천년 전 실크로드의 종착점이 전곡항이었고, 일제시대 제암리 만세운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또 현대, 삼성, 기아를 비롯한 1만5천개의 기업체가 소재한 국내 성장률 1위의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도시가 생기면서 권역별로 개발의 차이가 심해지면서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제가 먼저 나서서 희생하고 노력하면서 화성의 비전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화성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했으면 좋겠다. 대담=황선학 지역사회부장 정리=이호진기자 hj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 좌승희 서울대 겸임교수·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다. 각당의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앞다퉈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리고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수행되면 사회적으로는 어떤 파장이 일까?. 지난해 2월까지 제89대 경기개발연구원장을 역임한 뒤 최근 경제민주화 문제에 때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좌승희 서울대 겸임교수(경제학경기개발원이사장)를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좌 교수는 선거 때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핵심 브레인으로 더 잘 알려졌다. 그는 자리가 앉기 무섭게 경제민주화의 유래와 한국의 도입배경, 그리고 부작용 등에 대해 논리정연하게 열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는 시종일관 목에 핏대를 세우며 경제와 정치가 분명히 다른데도 현대의 많은 이들이 경제를 민주주의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부작용에 정부와 정치권, 학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현 정부와 학계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 내 경제민주화의 바른 길을 찾는 공감대 형성에 주저함이 없었다. ■N분의 1식 경제민주화, 민주주의가 아니다 한국에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이 물음에 좌 교수는 가장 먼저 경제민주화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한국은 전두환 정부 시절부터 경제정의라는 이름 아래 기업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답시고 대기업 규제와 획일적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와 획일적 지방육성 정책을 도입하게 된다. 이런 평등주의 포퓰리즘 정책들이 5공화국 정부의 정의사회 구현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결국 지난 1987년 헌법 제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 삽입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때 한국은 사회적으로 민주화를 중시하면서 경제정의 실천이라는 이념이 있었기에 이러한 경제민주화 조항 신설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후 한국은 많은 정책으로 평등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좌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은 또 소득 평등을 비롯한 국민 간 소득분배 형평성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뒀다고 한다. 좌 교수는 한국은 첫째 지역 균형발전, 둘째 기업 균형발전, 셋째 사회 균형발전이란 이 세 가지 이념을 가지고 20년이 넘는 기간에 경제민주화를 해 왔다는 게 내 관찰이다라고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 배경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좌 교수는 이번에는 경제민주화의 유래에 대해 더욱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이 워낙 경제민주화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좌파나 쓰는 말이다.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어디서 유래 됐는 줄 아는가? 민주주의 기본원칙은 1인1표제로 절대적 평등을 이념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정치적 자유와 평등의 실현은 단순히 1인 1표의 절차적 민주주의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누구든지 정치철학적 입장에서는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보이는 것이 요즘의 민주의의라는 것. 부유한 사람과 대기업 임원 등 돈 많은 사람이 정치 과정에 부의 힘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결과를 바꿔놓는 것이 민주정치의 큰 약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진국일 수록 정치자금을 누가 더 많이 모았느냐가 정권창출의 성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표심에 그대로 연결된다. 결국, 부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끌고 가기 때문에 민주정치가 왜곡돼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민주정치가 아니다라며 경제민주화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말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정치영역에서 통용되는 1인 1표의 민주주의 의사결정방식을 경제생활에도 적용, 모두가 평등한 부와 소득을 누리는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논리인 셈이다. 좌 교수는 자신의 턱을 받치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모든 자본주의 사회는 기업을 배경으로 한다. 부가 창출되는 것이 기업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민주화가 들어 온 배경과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서구 선진국은 대부분 경제민주화를 밑바닥에 깔고 있다. 저소득층을 살리려고 재분배에 재분배하고, 이는 곧 사회 복지정책이 경제민주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민주화는 자칫 위험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좋은 뜻이 풍겨 정치권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본다. 경제민주화의 배경은 소득을 비롯한 계층의 양극화에서 비롯됐다고. 한국의 논쟁거리지만 양극화가 왜 생기나? 자본주의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냐, 아니면 고질적인 문제인가? 사람들은 민주주의 사회이면서 평등하면 좋다고만 생각하나? 무조건 사람 머릿수 대로 N 분의 1로 하면 좋은가?... 좌 교수가 불안한 듯 천장을 바라보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사회는 차등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찾는다 잠시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좌 교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80년대 이후에 경제민주화가 이어졌다. 이후에 인류는 아무런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은 재분배 복지정책을 펴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미국은 어렵다. 원인이 무엇인가? 놀랍게도 경제학에서 이 원인에 대해 아무런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도 유럽과 차이는 있겠지만, 나름대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경제생활을 책임지겠다고 야단인데 상황은 더 악화 돼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9%대에서 3%대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앞으로 일자리 창출이 더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더 심화돼 점점 하향평준화를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0%의 성장률을 기록할 때가 오리라고 본다. 경제적 어려움이 닥쳐오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를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이라고만 안이하게만 본다. 경제민주화의 문제가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그는 어느새 목소리가 격양됐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市場)의 원리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끊임없이 성과가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이 시장으로 이 사회는 성과가 좋은 사람과 아닌 사람을 걸러내는 시장의 원리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시장은 경제적 차이와 차등을 만들어 내 경제적 차별화를 통해 경제발전의 역동성을 창출해 낸다. 그래서 경제발전은 바로 경제적 불평등과 경제력의 집중과정을 통해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의 차별화 기능과 경제민주화는 양립할 수 없는개념이다. 결국, 경제민주화는 민주적 평등의 이상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국민의 일할 동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제정체를 불가피하게 한다. 따라서 경제민주화가 추진되면 경제발전에 역행하게 되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회라는 것은 스스로 돕는 자를 선택한다. 또한, 국가는 국민이 도움만 기다리면 안되는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사회는 발전한다. 그래야, 분배도 개선되고 동반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 흐름인 것이다. 그런데 만일 정치가 나서 열심히 하든 게을리하든 모두 똑같이 대접해야 한다고 한다며 경제민주화를 외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국, 시장의 차별화 기능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고, 이는 경제발전에 역행하는 꼴이 될 것이다. 여기에 재분배 복지와 사회정책이 확대된다면 저성장, 실업, 재정 적자의 위험은 증대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삼성을 규제하려면 삼성보다 더 센 기업을 키워라 그는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겠나는 정치권의 포풀리즘 정책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기업 규제는 물론 수도권 규제까지 강화한다면 답은 뻔하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더 하향 평준화될 것이다고 정치권을 향해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딱 세 가지만 없애라!. 수도권 규제, 재벌 규제, 반부자 정서 없어져야 한다. 재벌 규제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금 있는 법으로 얼마든지 대기업을 규제할 수 있다. 삼성이 싫다면 또 다른 삼성을 만들어 경쟁을 붙여야 할 것이다. 센 놈만 누르려고 하면 안 된다. 대기업을 키우려면 더욱 강한 대기업을 만들어라. 서울 강남이 꼴 보기 싫다면 울산과 경남에도 서울 강남을 만들어라고 제안했다. 성장없는 분배, 즉 포퓰리즘적 경제민주화는 양극화를 넘어 국민 모두를 하향 평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좌 교수의 마지막 우려였다. 대담=정일형 정치부장 정리=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경기인터뷰]박영규 국제사이버대학 총장

빅뱅의 승리와 대성, 지드래곤과 인기가수 세븐과 휘성,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모두 같은 학교 동문이라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차별화 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고등 교육기관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학교가 있다. 농촌에서의 성공적인 정착을 꿈꾸는 이들에게 귀농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웰빙 귀농학과를 비롯, 레져스포츠학과와 뷰티디자인학과, 방송연예예술학과 등 미래 지향적인 이색학과의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국제사이버대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특히 국제사이버대학교는 빅뱅의 승리와 대성, 지드래곤을 비롯, 인기가수 세븐과 휘성, 프로야구 롯데의 강민호, 개그우먼 김숙 등의 다수의 유명인들이 몸담은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8일, 수원에 있는 국제사이버대학교 사무실에서 박영규 국제사이버대학교 총장을 만났다. 박 총장은 자연스러운 백발에 온화하면서도 호탕한 미소가 멋스러운 첫인상의 소유자였다. 박 총장은 인터뷰 내내 국제사이버대학만이 가진 차별화된 교육과정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온라인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사이버대학이 함께 나아가야 할 비전에 대한 거침없는 대답을 이어갔다. 확신에 찬 어조로 일목요연하게 내뱉는 답변에서는 전국 21개 사이버대학의 운영 협의회체인 (사)한국원격대학협의회의 수장다운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나오고 있었다. 명품 사이버대학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국제사이버대학을 이끌고 있는 박영규 총장을 만나봤다. - 국제사이버대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2003년 3월 설립한 국제사이버대학교는 군산 군장대학교와 중앙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60년 전통의 명문 사학 광동학원 산하의 교육기관으로 2천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수도권 유일의 4년제 종합사이버대학이다. 인격과 나라와 가치의 창조라는 교육 이념 아래 지성인, 봉사인, 실용인, 국제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4개 학부 12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15명의 전임교수와 90여 명의 외래강사의 지도 아래 2천500여명의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 사이버대학들이 많이 늘고 있다. 국제사이버대학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특화된 이색학과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근 트랜드를 읽고 그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이버대학이라고 해서 온라인 교육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학과 특성에 따라 필요하다면 오프라인 현장 교육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는 여가 활동 증가와 미용에 대한 관심 증대에 발맞추기 위해 레져스포츠학과와 뷰티디자인학과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연예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송연예예술학과, 농촌으로의 정착을 꿈꾸는 중장년층을 위한 웰빙귀농학과 등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과 모두 실습 위주의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과정인 만큼 온라인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현장 실습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 그중에서도 웰빙 귀농학과의 관심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아는데. 국내 사이버대학 유일의 교육 과정이다 보니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사이버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올해 신설됐는데 현재 복수전공자를 포함해 60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웰빙귀농학과의 가장 큰 특징은 사이버대학에서는 유일하게 매달 1차례씩 정기적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다양한 농산물 재배 방법 등의 실무를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주)농우바이오 등 농업 분야 전문기관들과의 교류 협약을 통해 완벽한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 또한 웰빙 귀농학과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수강생들의 교육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학생들 중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사이버대학의 가장 큰 특징이 직장과 학업을 동시에 병행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보니 학위 취득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개그우먼 김숙과 가수 세븐, 휘성, 전 복싱세계챔피언 지인진 등이 우리 학교를 졸업했고, 최근에는 빅뱅의 승리와 대성, 지드래곤 등 연예인과 롯데 강민호 등 스포츠 스타들이 공부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접근성과 편의를 위해 스마트 모바일 캠퍼스를 오픈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을 활용해 전반적인 학사관리는 강의 수강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모바일 캠퍼스의 기능을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학위취득을 원하는 엘리트 체육선수들을 위한 과정을 마련한 것으로 아는데. 대학팀이 많은 남자의 경우와는 달리 여자 핸드볼과 배구는 대학팀 자체가 없다. 그렇다 보니 여자 핸드볼과 배구 선수들 대부분이 대학 진학을 하고 싶어도 고졸 학력에 머물러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적인 체육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졸 학력으로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우리 대학 레져스포츠학과에서는 지도자 준비를 위한 기초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엘리트 선수들이 이 과정에 참가해 현역 시절이 끝나면 다가올 미래를 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전문 지도자를 꿈꾸는 엘리트 선수들의 학위 취득 편의를 돕기 위해 석사과정을 신설,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 장학금이 많은 학교로도 유명한데.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런 만큼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현재 등록금의 40%가량이 장학금으로 나가고 있으며 85%에 달하는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물론 가정 주부와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장학금 혜택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 개교 1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켄터키 대학교 등 외국 학교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국제화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대학의 이름이 국제사이버대학인 만큼 이름에 걸맞은 국제화를 이뤄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인문 사회계열에 치중된 사이버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공계열의 과정을 신설, 진학을 원하는 실업계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나갈 방침이다. 대담= 정근호 체육부장 정리=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 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을 역임한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국내 농업분야의 전문가 중에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은 경기인터뷰에서 한국 농업의 미래는 경기도에서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농업 정책이 경기도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지방에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농산물 소비지가 있고 농산물 수출, 수입 업체들이 몰려있는 경기도에서 한국 농업의 미래를 밝혀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또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그동안 생산 중심의 정책이었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농업정책도 유통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 체결 등 농업의 위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FTA를 반대하고 무서워하면 안된다며 FTA 속에서도 한국 농업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농진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도 역임하셨습니다. 정부 부처에서 농정을 하실 때와 aT 사장을 하실 때 느낌은 어떠신지요? 정부부처에서 33년간의 긴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10월 aT의 사장으로 부임한 뒤 업무패턴이나 마인드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시다시피 공기업의 성격은 공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나,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예산 확보, 정부 경영평가, 고객만족, 사회공헌 활동, 미래 가치창출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실현 등 공기업의 CEO 자리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요구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막상 공기업의 수장으로 부임해보니 밖에서 보아왔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공기업은 정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예산과 조직운용 등에서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업무를 추진하는 한편, 현실 안주보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aT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aT는 올해 1월 사명변경과 함께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고, aT의 중장기전략인 4-UP을 발표했다. 우선 국내 식품기업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지원센터)를 본격 가동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하는 식품산업진흥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올해 농림수산식품 수출목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국내외 수출 인프라 구축 및 주 수출국과 신규 유망 수출국에서 개최되는 유명식품박람회 참가 및 우수 농식품 판촉전 개최 등을 통해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매출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를 더욱 활성화해 유통비용 절감을 통한 산지-소비지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농수산물 유통구조혁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FTA 체결로 농업분야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극복방안과 함께 aT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국토면적은 작고, 자원은 부족하며, 농촌인구의 고령화, 인건비 상승, 벼농사 위주의 농업 등 국내에서 필요한 먹을거리를 완전히 자급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민에게 안정적인 식품을 공급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타국과의 활발한 교역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나라와의 FTA추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 농어업 분야는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미FTA를 비롯한 각국과의 FTA체결에 대한 우려와 비관적인 목소리가 크다. 값싼 해외농산물 수입이 증가해 국내 식탁에 오를 기회가 많아지므로 국내 농산물의 생산감소가 일어날 것이며, 유통, 소비, 농가소득 저하 등 농업 전반에 걸쳐 피해가 우려된다. 다만 한-칠레 FTA 등 과거 경험으로 볼 때, FTA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극단적인 피해는 없었으며, 반면 우리 농식품 수출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77억 달러였으며, 올해 수출목표는 100억 달러이다. 이를 위해 aT는 올해 1월부터 농식품 수출목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국내외 수출인프라 구축 및 해외유명 식품박람회 참가, 주 수출국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농식품 해외판촉전 개최 등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최근 우리 한식이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지역까지 휩쓰는 K-POP 열풍과 함께 세계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한 나라의 고유한 음식 문화는 대표적인 국가이미지 상품이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상품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 각국은 자국의 전통음식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한식세계화는 우수한 우리 음식문화가 해외진출로 인해 농산물과 식재료의 수출증대로 이어지며, 이는 곧 경제적 측면을 넘어 문화적, 외교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K-Pop 등 문화 콘텐츠로부터 시작된 한류의 분위기를 K-Food로 이어가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K-FOOD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곳입니까? 세계적으로 식품산업은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이지만 국내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취약하다. 현재 국내식품외식 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제조 사업체가 80%를 차지하는가 하면 전체 외식업체의 90%가 5인 미만인 영세사업체다. 특히 외식업은 체계화된 창업 전문교육이나 컨설팅 부재로 창업과 휴폐업이 반복되고, 해외 진출한 외식프랜차이즈도 현지화 전략이 미비해 현지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aT는 국내 식품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창구단일화의 필요성으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K-FOOD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 메뉴개발, 고객서비스 향상, 해외진출지원 등 현장의 현안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또한 K-FOOD지원센터는 농수산식품기업의 애로상담부터 전문컨설팅, 교육, 자금지원, 수출마케팅 등 다양한 정책사업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식품관련 분야별 전문기관들과 전문자문단으로부터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앞으로 사장님의 올해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아 제2의 창립을 선언한 aT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농어업인을 비롯한 정부와 학계, 수출업체, 해외바이어 등 여러 관계자분의 애정과 관심 덕분이었다.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현재의 우리 위치를 조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야말로 aT가 세계 속의 글로벌 일류공기업이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공기업의 최우선 덕목인 도덕적 윤리와 정직함을 바탕으로 사장을 비롯한 공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맞서 가치창출의 주체가 될 때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aT는 각종 신규 사업들이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걸쳐 조직을 쇄신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해 나가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성과창출형 업무체제 구축 등 전 방위적으로 aT의 업무 프로세스를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전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수출현장을 누비며 전력 질주할 것이며, 마지막까지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식품산업육성을 위한 농수산식품기업센터의 활성화를 통해 식품기업 지원에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대담=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정리 = 이선호 기자 lshgo@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최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비상근무태세에 들어가는 등 에너지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 사이에서 전기 사용을 아끼자는 1417 피크시간대 전기 덜 쓰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전력 피크 시간대인 14시부터 17시까지 실내온도 26도 이상 유지하기, 쿨맵시 옷차림하기 등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최대한 줄이자는 이 범 국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새마을운동중앙회이다. 돌이켜 보면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치거나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할 때면 늘 맨 앞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던 단체가 바로 새마을운동 조직이다. 2000년대 초 정치적 곡해와 국민의 참여의식 부족 등으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뉴새마을운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이재창(李在昌) 회장(75)을 만나 새마을운동의 참된 의미와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새마을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국민에게 심어준 자신감 새마을운동이라고 하면 국민 대부분은 1970년대 농촌 잘 살기운동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당시 새마을운동이 국가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새마을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어떠한 것일까?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자신감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이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단순히 나라 잘살기 운동이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의 역량이 집중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러한 경험은 IMF와 금융위기 등 국가가 위기를 맞이했을 때마다 국민이 뭉쳐야 한다는 에너지를 발생시켰고, 이 에너지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가적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새마을운동 조직은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극복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고,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에는 새마을운동 조직을 통해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또,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수십만명의 국민이 복구활동에 발벗고 나섰으며,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는 범국민 동전 모으기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국민 가슴속에 새마을운동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새마을운동 정신이 무엇이기에 국민을 이토록 단합시키고 뜨거운 열정을 발휘하게 하는 것일까? 이 회장은 새마을운동 본래의 기본정신은 근면자조협동이다며 이 정신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실천원리이다. 특히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용적인 행동철학이 담겨 있기에 개발연대의 운동정신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 일류 국가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에 기존의 새마을운동 정신에 변화(Change)와 도전(Challenge), 창조(Create)의 3C 정신을 추가해 뉴새마을운동이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류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뉴새마을운동 뉴새마을운동이란 새로운 것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New와 새마을운동의 합성어로 새로운 새마을운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뉴새마을운동에 대해 이 회장은 뉴의 의미가 새마을운동의 새와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새로운 마을운동이라는 국한된 좁은 의미가 아닌 지역사회와 국가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뉴새마을운동은 과거의 물질적 잘 살기운동이라는 고정된 인식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삶의 양과 질을 추구하는 21세기 선진국형 운동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뉴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실천이 되는 것일까. 현재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범국민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그린 코리아 ▲나라와 국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코리아 ▲살맛 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해피 코리아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코리아 등 4가지 비전을 갖고 뉴새마을운동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새마을운동과는 아직 거리감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새마을운동에 적극 참여시키고자 차세대 지도자 모임인 Y-SMU포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포럼은 다문화 가족 방과 후 학교운영 및 해외 봉사활동 등 젊은이들의 전공과 특기를 활용한 학술 및 재능봉사 활동을 통해 청년운동의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배양해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뉴새마을운동은 실천해 가는 데 있어 투트렉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와 국외활동을 나눠 펼치겠다는 것인데, 국내활동은 마을단위의 뉴새마을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뉴새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의 자율적 역량에 의한 주민 주도형 마을공동체운동으로 에너지절약 및 생태환경가꾸기를 목표로 하는 ▲그린마을과 예절 바른 마을더불어 함께하는 마을인 ▲스마트마을, 소외 이웃을 함께 돕고 안전한 마을을 추구하는 ▲해피마을 등 3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국외활동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원조) 형식으로 몽골과 네팔,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빈곤퇴치, 환경개선, 소득개선을 위한 새마을교육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는 경기도에서 시작될 것 지난 1990년 경기도백을 지낸 바 있는 이 회장은 경기도에 대한 애정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경기도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회장은 경기도는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자체이다. 경기도에서 뉴새마을운동이 성공하지 못하면 뉴새마을운동은 실패로 그칠 것이다라며 결국 새로운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변화와 도전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곳이 바로 경기도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는 바로 경기도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6일 경기도와 뉴새마을만들기 업무협약을 맺은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앞으로 도와 도내 31개 시군들과 함께 뉴새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시작한다. 이 회장의 주장처럼 수도권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가 펼쳐나갈 뉴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전개되지 못하면 전국적인 확산이 매우 힘들지 모른다. 때문에 경기도와 새마을운동중앙회가 펼쳐나갈 뉴새마을운동에 정부와 타 지자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까지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성장하기까지는 이전보다 몇 배 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라며 이 시점에서 새로운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정부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건전하지 못하다. 3만달러 시대로 들어서려면 스스로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능동적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뜨거운 사명감으로 뉴새마을운동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담 : 정일형 정치부장 ihjung@kyeonggi.com 정리 : 이호준 기자 hojun@ 사진 : 전형민 기자 hmjeon@

[경기인터뷰] 장길자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

한국뿐 아니라 국가언어인종문화를 초월해 나눔과 봉사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장길자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 회장은 봉사야말로 인성교육에 있어 최고의 방법이라고 조언하는 봉사의 달인이다. 어려서부터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는 장 회장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성껏 끓인 된장찌개를 나누고, 추운 겨울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연탄불을 지피고 따뜻한 밥을 지어 먹였다. 그저 성격인줄만 알았던 그의 나눔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류복지를 이루자는 목표로 각종 질병과 지진, 홍수 등 재난과 기근, 가난 등으로 고통 받는 세계인들을 돕는 글로벌 복지단체로 성장했다. 7월 5일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예음관에서 초중고교 학부모 500여 명에게 인성교육 특강을 준비중인 장길자 회장을 만났다. -직접 인성교육을 하실 거란 생각은 못했다. 어떻게 이뤄졌나? 오늘 교육은 (주)동아이지에듀와 진학사가 학부모들을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오랫동안 다양한 복지활동을 펼쳐온 주인공이 직접 교육해 주면 좋겠다는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 사실 현장 교육은 처음이다. 이웃을 위해 헌신봉사하며 살아온 경험을 엄마들에게 얘기해 주려 한다. 학교공부도 중요하지만 사람 됨됨이를 배우는 사람공부(인성교육)가 더 중요하다. 자녀들과 소통이 안 돼 고민이라면, 지금 당장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함께 봉사해 보라고 권하려 한다. 어려운 이들을 배려하는 봉사활동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면 대화와 소통이 끊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성교육도 이뤄진다. 특히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것을 체득할 수 있으니 봉사만큼 좋은 게 어디 또 있겠나. -2001년 출범한 새생명복지회가 세계적인 복지활동을 위해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로 새롭게 거듭난 이후, 21세기 글로벌 복지단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감하는가. 생각할수록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30여 년 전 소박하게 이웃을 돕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의 어려운 이들까지 도울 수 있게 됐다. 이것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 덕분이다. 우리 단체의 키워드인 WeU(위러브유)가 바로 나 혼자 아닌 우리가 함께 세상에 사랑을 전하자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심장병, 백혈병, 난치병, 희귀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의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와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등의 행사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의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매개가 돼 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생명이다. 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고, 멋진 꿈을 품고 있더라도 생명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우리 단체의 복지활동은 생명 살리기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 10년 넘게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도 그런 취지다. 심장병, 난치병으로 생명이 위급한 국내외 어린이들을 돕는 데서 시작해 이제는 각종 재난과 질병 등으로 고통 받는 세계인들을 돕는 행사로 확대됐다. 그 동안 많은 이들이 생명을 건지고 희망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위러브유의 사랑은 국경을 넘어 먼 나라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을 소개해 달라. 지구촌에는 수많은 나라들이 있다 보니 어려운 상황들도 모두 다르다.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고 기후난민이 된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 등 세계기후난민 돕기, 인류복지의 근간인 환경을 정화하고 깨끗한 삶을 만들기 위한 클린월드운동, 오염된 물을 마시며 질병에 시달리는 물 부족 국가 주민들을 위한 물 펌프 설치, 지진과 홍수 등 재난으로 피해 입은 사람들을 위한 긴급구호활동, 그 밖에도 가난 등 각종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는가. 아프리카 가나, 케냐, 아시아의 캄보디아, 라오스 등 물 부족 국가 주민들은 세균과 기생충이 가득한 물을 마시고 질병에 걸려 생명을 잃는 일이 다반사다. 그 소식을 듣고 현지에 물펌프를 설치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제환경이 열악해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과 설비가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마을에서만 수천 명의 생명이 위태로운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고심 끝에 인근 국가에서 기술설비를 들여와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지하 100미터 가까이 파 들어갔다. 마침내 땅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솟구쳤을 때 와! 하며 큰 소리로 환호하고 기뻐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눈물이 날 만큼 감격스러웠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복지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을거다. 우리 단체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세계 각국에 회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려운 나라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데 현지 회원들 덕분에 고통을 겪는 이들의 상황을 알게 되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남미 페루에서는 지진으로 학교가 무너져 학업을 못 하는 학생들을 위해 임시교실을 지어주고, 캄보디아에서는 저소득 가정을 돕고 가난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책가방 등 학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홍수피해로 이재민이 된 파키스탄, 네팔 주민들, 지진피해를 입은 일본 주민들에게도 직접 구호품과 성금을 전했다. 어려운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면서 진심 어린 위로와 희망도 함께 전하고 있다. -국경을 뛰어넘는 봉사에 유독 정성을 쏟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저 높은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지구는 작은 마을,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한 가족이나 다름 없다. 가족을 돕는 일에 국경과 언어, 인종, 문화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정성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나라 전체가 침수되어 국민 모두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기후난민이 됐다. 식수의 대부분을 자연빗물에 의존하는데 지난해 6개월 동안 가뭄이 심각해 한국 정부가 생수를 지원하기도 했다. 키리바시, 피지, 사모아 등 섬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투발루 사람들을 돕고 그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지난 5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를 개최했는데 고맙게도 1만 5천 명이나 되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6대륙 21개국에 30개 대표지부가 설립돼 있다고 들었다.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비결은 뭔가.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는 진심 어린 감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라와 언어, 문화가 달라도 그런 마음은 모두 동일하다. 그래서 좋은 본을 보고 마음에 감동을 받으면 자신도 사랑을 실천하게 된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은 오래 가지도 못하고 남에게 감동도 줄 수 없다. 오랜 세월 이웃을 위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누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한 사람 두 사람 손길을 보탰고, 지금은 나라, 언어, 문화가 다른 세계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봉사활동 현장에서 직접 봉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장을 담가 이웃에 전달하고, 경로잔치에서 음식을 나누고, 태안기름유출사고 때도 직접 현장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힘들지 않는가.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몸이 힘들어도 뿌듯하고 행복하다.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엇을 못 하겠는가. 형식적으로, 건성으로 하는 것은 받는 분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기 때문에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 어머니가 가족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해야 진정한 봉사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해야 다른 분들도 함께 힘을 낸다. 좋은 일에 본이 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위러브유의 눈부신 해외 봉사활동은 국가 위상을 높이는 민간외교복지단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민간외교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은 하나같이 봉사에 적극적이다. 휴일을 반납해 봉사에 나서는 것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서로 연락해 달려가니 봉사가 생활화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가령 서울, 인천, 부천, 대전,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혈액부족으로 제 때 수혈받지 못하는 응급환자들을 위해 헌혈하나둘운동이 열릴 때마다 해당 지역 회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지난 4월에는 인류복지의 근간인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실시했다. 놀랍게도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캄보디아, 네팔,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12만 5천 명이 동참했다. 세계적인 봉사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대통령 훈장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원봉사상 최고상인 라이프타임상(평생봉사상)을, 캄보디아에서는 국왕 훈장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애틀랜타 시의회가 회장 및 시의원 15명이 공동서명한 감사표창을 전달받기도 했다. -30년 넘게 심장병,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 소년소녀가장, 극빈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인들과 재해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을 도우면서 수혜자들에게 어머니로 통하는 것으로 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만 아니라, 자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처럼 진정한 사랑이다. 그런 마음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다 보니 진심이 통하는 것 같다. 우리 단체의 슬로건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류복지를 이루자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복지계의 어머니로도 인정받고 있다. 부담도 될 것 같다. 그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해야 한다는 행복한 책임감을 느낀다. -봉사를 어려워하거나 참 의미의 봉사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봉사는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봉사는 습관이고 실천이다. 모든 사람을 내 가족이라 여기고 작은 사랑부터 베풀다 보면 욕심이 사라지고, 나아가 갈등과 분쟁도 사라진다. 그렇게 남을 돕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직접 해보시면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전형민 부장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한성섭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사무처장

지난 1986년 장애인체육과 인연을 맺은 이후 26년째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장애인 체육계의 산증인이자 50만 경기도 장애인들의 체육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수장 한성섭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지난 28일 오전 도장애인체육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깔끔하게 정리된 그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테니스 라켓과 등산 스틱 등 각종 운동 장비를 비롯, 6~7개의 달하는 하모니카와 해병대 달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등산과 탁구, 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열혈 생활 체육인이자 멋들어진 하모니카 연주로 분위기를 돋울 줄 아는 해병대 출신 처장의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분위기. 한 처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환갑을 훌쩍 넘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온화하면서도 호탕한 웃음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해 한평생을 일해 온 배려와 관용이 묻어 나왔고, 집무실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내뱉는 어조에서는 26년 경력의 베테랑다운 확신과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또 인터뷰 중간 중간 자신이 직접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보여주는 모습에서는 신세대 못지않은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50만 장애인 모두가 생활 체육을 즐기는 그날을 꿈꾸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성섭 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만나 그의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 지난 5월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오는 10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경기도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장애인 체육대회를 두 차례나 치르게 된 만큼 대회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일반 체육대회도 마찬가지지만 장애인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장애인 편의시설 등 각별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1년 전부터 경기도 체전기획단과 함께 개최지 답사와 경기운영요원 점검, 용품 마련 등의 세심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지난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개회식에 인기 마술사 이은결을 초청하는 등 기존의 형식에서 탈피해 흥미롭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 주요하지 않았나 싶다. 오는 10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직원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를 통해 얻은 인프라와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큰 무리 없이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전국장애인체육대회 7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전망은? 장애인체육대회 7연패를 고지 점령에 비유한다면 9부 능선까지는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개최지 인센티브 등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제외하고도 타시도가 종합우승을 쉽게 넘볼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대회에 만족하며 안주할 때는 지났다고 본다. 체육웅도 경기도 위상을 세계에 떨칠 수 있는 글로벌한 선수를 양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런던올림픽 폐막 후 열리는 이번 패럴림픽에 20명의 경기도 선수가 출사표를 던진다. 그중에서도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양궁의 이화숙 선수와 양평군청 소속 실업팀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유도대표 최광근 선수 등은 충분히 금메달을 딸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경기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31개 시군 중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된 곳이 10여 곳에 그치는 등 여전히 장애인체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시군 장애인체육회 설립 추진 계획은 장애인체육 활동 참여가 꾸준히 늘면서 이를 지원한 행정조직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는 고양, 부천, 용인, 평택, 이천 등 일부 시군에서만 장애인체육회를 별도 운영하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장애인체육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시군이 점차 늘고 있다. 장애인 체육은 이제 단순한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제공의 차원을 넘어 종합 복지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장애인 체육에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스럽게 장애인 이동권과 편의시설 등 장애인 관련 인프라가 확충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런 만큼 올해 안으로 장애인체육회 설립 시군을 15개로 확대하는 한편 오는 2014년까지 20개 시군으로 확대, 장애인 체육 발전을 위한 행정조직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중점 추진과제와 향후 장애인체육의 방향은 장애인 체육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웬만해선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경계를 허물기 어려운 일반 체육과는 달리 장애인 체육의 경우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연계가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생활체육의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경기도의 경우, 50여만 명의 장애인들이 있지만 생활체육을 즐기는 장애인은 불과 10% 미만에 불과하다. 많은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을 즐기고 또 소질을 갖춘 선수들이 엘리트 선수로 전향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장애인 체육이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장애인들 모두가 1종목씩의 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1인 1기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엘리트 선수 육성 발굴과 예산확보, 홍보 등에도 노력해 나가겠다. -각종 대회에서 하모니카 연주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렸을 적 기르던 토끼를 팔아서 장만한 하모니카를 50여 년째 즐겨 불고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올드팝부터 가곡과 가요에 이르기까지 고정 레퍼토리만 100여 곡이 넘는다.(웃음) 하모니카는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휴대하기 편리하지만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할 만큼 심오한 악기다. 또 우수에 젖은 듯한 음색도 정말 매력적이다. 대회가 있을 때면 가져가서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쯤 연주하는데 반응이 정말 좋아 대회 때마다 불게 되는 것 간다. 장애인들도 손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인 만큼 기회가 되면 꼭 장애인들에게 직접 가르쳐주고 싶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자,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 또 1%의 가능성이 있어도 도전하자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일인 만큼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부임 이후 배려를 바탕으로 한 소통을 끊임없이 강조한 결과 현재는 직원들 모두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일에 어느 정도 습관이 돼 있다. 불만을 토로하는 장애인들과도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하고 이해시키고자 노력한다. 그 결과 어려움이 많았던 부임 초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만 민원이 단 한 건도 없을 정도였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가능성에 도전해 나간다면 못 이룰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장애인 체육회가 될 것을 약속한다. 대담 = 정근호 체육부장 정리 =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 =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오영권 한국석유관리원 유통관리처장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정품정량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주저 없이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석유제품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제품 특성상 일반 소비자들이 품질과 정량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짜석유 유통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관리원은 석유품질과 유통에 대한 엄정한 관리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확립하고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석유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석유시장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수원 주유소 폭발 사건이후 석유 제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석유관리원은 가짜석유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 걸쳐 철저한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최일선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陣頭指揮)하고 있는 오영권 한국석유관리원 유통관리처장(50)은 며칠씩 잠도 못자면서 잠복 근무도 서고 차량 추격전도 벌이는 등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Q.석유관리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A.석유제품, 석유대체연료, LPG에 대한 품질검사와 유통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석유제품 성능평가와 석유수입과금환급, 각종 인증업무를 비롯해 석유대체연료 개발 및 상용화 등 전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석유류에 의한 토양오염 조사, 윤활유를 비롯해 석유류와 석유대체연료에 대한 산업체 기술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Q.지난해 수원 주유소 폭발 사건이후 석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데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무엇인가. A.가짜석유는 품질 및 탈세문제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주유소 폭발사건과 같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0년간 유통단계 말단인 주유소 위주의 품질검사와 수사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합동 특별단속만으로는 가짜석유 차단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짜석유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가짜석유 주원료인 용제 불법유통차단과 석유시장 실시간 모니터링 구축에 석유관리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석유관리원은 올해를 가짜석유 근절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가짜석유 제조판매는 물론 공급자 역추적 검사를 실시하고 원료 공급자까지 발본색원하는 단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용제수급상황보고시스템을 활용해 용제의 생산, 유통, 소비까지 전 단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용제 불법유통 차단을 위해 착지관리를 강화하고 현장점검으로 불법유통이 확인된 사업자에 대해서는 용제공급중단 조치 추진,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관련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해 탈루세액 추징 등 3중 처벌 병행(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세금추징)하고 있다. Q.가짜석유 판매가 날로 조직화, 대형화, 지능화되고 있는데 현재 파악하고 있는 실태는 어떠한가? A.가짜석유 주원료인 용제 불법유통을 현장조사한 결과, 가짜석유제조운반판매자 및 원료공급자 등 전 조직을 적발했다. 시가 900억원 상당의 가짜경유 4천9백만ℓ를 불법유통시킨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최근 가짜석유 유통 조직은 과거 조직폭력배를 능가할 정도로 조직화돼 있으며 점조직 형태로 이뤄져 적발이 쉽지 않다. 또한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해 가짜석유를 유통시키고 있어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수급거래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업체별 장부조사, 잠복, 운송차량 미행, IP 추적 등 장기간에 걸친 끈질긴 추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이 가짜석유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의 강도 높은 단속으로 인해 가짜석유 판매는 줄어들고 있으나 주유기 내부 전자기판을 조작한 정량미달 판매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Q.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가짜석유 판매망을 뿌리 뽑기 위한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A.지난달 15일부터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이하 석대법)이 개정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가짜 석유를 팔다 적발되면 최대 1억5천만 원의 과징금과 2년의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처벌강화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시설물 개조 등 고의적으로 가짜석유를 판매할 경우 바로 등록을 취소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2년간 동일장소 영업 금지 등의 처벌 규정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가짜석유 원료차단 강화, 석유시장 모니터링 시스템구축 추진 등 가짜석유 주원료인 용제 불법유통을 끝까지 추적해 가짜석유를 만들고 싶어도 원료가 없어서 만들지 못하고 팔고 싶어도 제품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석유관리원의 최종 목표이다. 특히 전국 1만3천여개의 주유소에 대해 단속인력 충원 및 일시적 단속강화만으로는 가짜석유 유통 근절에 한계가 있으므로 시스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유사대리점주유소의 ERP, POS 등 전산시스템을 통합서버와 연계해 구매판매재고 등의 물량정보를 매일 수집, 거래내용 불일치, 매입량 대비 매출량 과다 등 불법유통 의심업소를 실시간으로 포착분석하는 등 신속한 현장점검을 통해 가짜석유 등 불법 유통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또한 가짜석유뿐만 아니라 무자료 거래(국세청), 유가보조금 부정수급(국토부), 면세유(농식품부) 등 불법 유통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가 가능하며 연간 1조원의 세수탈루 방지, 유해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Q.가짜석유도 문제지만 주유시 정량 주입에 대한 불신도 많다. 이에 대한 단속도 병행해 이뤄지고 있나. A.원 스트라이크 아웃 등 가짜석유 처벌이 강화되고, 원료 차단을 위한 용제불법유통 단속이 심해지면서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짜석유를 팔기보다는 주유기 내부 전자기판을 조작해 일정금액(가득, 5만원) 주문시 정량에 미달되게 판매되고 리터(20L, 50L) 주문시 정량으로 판매되는 지능적인 정량미달 판매수법을 적발했다. 정량미달 적발 업체는 지난 2009년 3개소에서 2010년 13개소, 지난해 22개소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5월까지 19개 업소가 적발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 정량미달 판매행위에 대한 소비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유와 동시에 정량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비노출 정량검사 차량 7대를 적극 활용해 교묘한 정량미달 판매행위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석유관리원은 정량미달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술표준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로 위반업소 현황 및 주유기 이력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사기관의 상시 단속체계를 구축해 정량미달 프로그램설치업자를 추적관리하는 등 적극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Q.가짜석유 판매 주유소의 특징이 있다면. A.일반 소비자들이 가짜석유를 판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주유 후 평상시보다 연비가 많이 떨어지거나 차량 소음이 크게 날 경우, 출력저하가 현저히 발생하는 경우 등은 가짜석유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잔여 주행 거리가 동일하고 똑같은 양의 기름을 주입했을 때 차이가 난다면 정량 주입에 대해 의심해 볼 수도 있다. 가짜석유로 의심될 때는 주저없이 한국석유관리원에 소비자 신고(1588-5166)를 하거나 현장에서 소비자 차량에 있는 연료를 분석해 가짜석유 여부를 무상으로 판별해주는 자동차연로 무상분석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Q. 고유가로 인해 정부가 캔 석유 공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실적으로 국내 도입이 가능한 것인가? A.4월 정부의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석유제품 용기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기판매 안정성 확보를 위한 법령 개정, 전용용기 사용, 품질관리 방안 등을 검토 중에 있으며 사업방법, 용기제작 및 소분비용 등 경제성분석 등 석유제품 용기판매 추진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상용화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Q.석유관련 사업자와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고유가에 따라 조금이라도 싼 가짜석유를 사용하고자 하는 일부 소비자의 잘못된 생각으로 가짜석유가 근절되지 않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가짜석유 사용은 막대한 국가 세수 탈루에 동조하는 것이며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서는 석유관리원의 노력만으로는 이뤄 질 수 없는 만큼 가짜석유가 끼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국민이 같이 인식하고 사용하면 안된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대담 = 정재환 경제부장 사진 = 전형민 부장 정리 =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경기인터뷰] 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 등 사회안전 전반을 책임지는 경찰은 경찰다워야 합니다. 불법과 무질서에 강한 경찰, 국민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하며 현장을 중요시하는 그런 경찰이어야 합니다.  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48)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이를 위해 일회성이 아닌 1년 365일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체계와 환경이 중요한 만큼 내실있게 다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도민만족 치안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자 오늘부터 고객만족센터를 치안만족센터로 확대 개편, 도민의 요구 사항을 실질적으로 청취하고 이를 즉시 현장치안활동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강 청장과의 일문일답.    -경기청장이 최근 잇달아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다. 한 달이 지났는데 그간 소회는. ▲중요한 시기에 1천200만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한 달 전 취임 당시 경기경찰은 신뢰와 도덕성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지난 4월 수원에서 있었던 부녀자 살해사건의 미숙한 대처로 국민에게 많은 질책을 받았다. 경기경찰 모두 참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직원들에게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경기경찰의 역량을 다시 키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며 도민에게 다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자고 강조했다. 최근 112 신고 대응체계 개선 등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조직 분위기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 치안현장 곳곳에서 저희 경찰에 따끔한 질책과 관심을 보여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도민이 공감하는 치안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청은 가장 많은 인구와 넓은 지역을 책임지고 있다. 운용 철학과 방안은. ▲모든 경찰활동의 최종 목표는 국민 만족에 있다. 도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야 도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도민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배려하는 치안활동을 펼치겠다. 경청은 도민의 목소리를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과 친구의 일이라는 마음으로 들어주는 것이며, 배려는 경찰이 하는 일들을 도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정성어린 마음으로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이다. 듣는 것만으로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도민의 마음을 얻고자 현장의 작고 사소한 업무처리 절차 하나하나에 경청과 배려의 가치를 녹여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이다. 일선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도민의 평가가 달라진다. 교통조사경찰관이 사고 현장에 가보지 않고,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정확한 업무처리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경청과 배려와 같은 가치들도 달성하기 어렵다. 경기경찰은 경찰 업무의 우선순위를 현장 중심으로 바꾸고,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데 인력과 장비,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민들이 범죄로부터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불법과 무질서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 특히 어린이ㆍ여성ㆍ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나 조직폭력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범죄와 무질서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본보와 MOU를 체결해 교통사고 줄이기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기도는 전국 대비 인구ㆍ자동차 수는 23%, 도로는 12.5%를 차지하는 등 교통여건 비중이 전국에서 제일 높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내 차량 1만대당 사망자 수는 2.0명이고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8.1명으로. 전국 평균 2.4명과 10.3명보다 낮아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안전한 교통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다 안전한 교통 환경을 위해 지난해 5월 경기일보ㆍ손해보험 협회와 3자간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 공동 추진 MOU를 체결, 연중 기획보도 등을 통해 도민 준법의식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교통안전 T/F 팀을 구성,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국도ㆍ지방도변 마을 진입로 957개소에 대한 시설 확충, 교통사고 잦은 곳 35개소 도로구조 개선 등 총 8개 항목 1천328개소에 대해 교통안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음주운전ㆍ신호위반ㆍ중앙선 침범과 같이 사고와 직결되는 중한 위반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위험지역에는 무인단속 장비를 확대 설치하는 등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아울러 상습 차량정체지역에 경찰관을 배치하고, 불합리한 교통시설물 신고를 유도해 이를 바로 개선함으로써 도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   -112센터 보완 등 최근 드러난 문제점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오원춘 사건 이후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기경찰은 112 대응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개선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 기존의 112 신고센터를 상황실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112 종합상황실이 단순하게 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 모든 치안상황에 대한 위기관리 콘트롤 타워로 만들고 있다. 또 지리감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황실 요원 57명(16.2%)을 교체하고 우수인력 119명(33.9%)을 증원하는 등 인력보강을 통해 상황대응능력을 향상시켰다. 신고접수ㆍ지령 시 30개 경찰서를 통합 운영하던 것을 4개권역(수원ㆍ성남ㆍ안양ㆍ부천)으로 세분화했고, 단독으로 신고를 접수하던 것을 공청(동시청취) 기능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아동ㆍ여성 관련 범죄 및 조직폭력 등 총력대응이 필요한 경우를 Code 0로 분류, 생안ㆍ형사ㆍ교통 등 모든 기능이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12 신고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허위 신고가 없어야 한다. 경기청은 허위 112 신고를 줄이고자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고의적,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 등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것이다. 가벼운 허위 신고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즉결심판을 청구하되 단순 벌금 관행에서 벗어나 구류를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다.   -최근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도에는 43만여명의 외국인들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는 2007년 27만여명에 비해 58.4%나 증가한 수치다. 2011년 경기도내 외국인 피의자는 8천504명으로 2010년과 대비해서 19.5% 늘었고 강ㆍ폭력 범죄도 전년과 비교하면 31.8% 증가했으며, 외국인 범죄는 주말에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주말에 경찰력을 집중, 외국인 범죄 예방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외국인 커뮤니티와 치안포럼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원하는 내용을 반영하고, 외국인 자율방범대 활성화로 스스로 안정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 범죄대책은 외국인들이 우리 산업현장에서 기여하는 바를 높이 평가하고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경기청은 외국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지자체를 비롯한 관계기관, 외국인 지원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다 같이 행복한 다문화 사회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여전히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경기청은 학교폭력 문제에 좀 더 근본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교육당국ㆍNGO 등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전담경찰관을 경기도 전체 101명으로 확대 배치했다. 이들이 매일 학교에 진출해 학교폭력 상담을 하고, 범죄예방교육을 시행하거나 자치위원회에 참석해 학교 측과 협력하는 등 내실 있고 전문성 있는 학교폭력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형사들로 구성된 학교폭력전담수사팀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상습적ㆍ고질적 학교폭력을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다. 이와 함께 18일 경기 117센터를 개소한다. 학교폭력 피해학생ㆍ학부모가 좀 더 안심하고 쉽게 신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방침을 유지하고 지역사회?학교와의 협력체제를 견고히 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경기도는 도심밀집지역, 도농복합지역 등 31개 시군마다 다양한 형태의 치안수요가 필요한데. ▲치안활동의 중심인 현장의 역량을 강화하고 책임 있는 업무처리를 가능케 하려면, 현장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 경기청은 서울의 17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담당하고 인구도 169만 여명이나 많다. 특히 도는 면적이 넓고 지역마다 치안여건이 상이하므로, 현장의 자율권을 강화해 지역특성에 맞는 치안활동을 소신껏 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기청에서는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지시를 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권한을 현장에 과감히 이양해, 일선 서에서 책임감을 갖고 진정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찾아 해결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효과적 치안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대담=이용성 부장, 정리=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민·남양주을)

경기도 사람이 도지사 할 때가 됐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남양주을)가 차기 지사직 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10일 본보와의 파워인터뷰에서 김문수 지사의 대권도전을 강력 비난하면서, 차기 지사는 지사직에만 전념하며 열정을 다 바칠 경기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대 째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는 박 수석부대표는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는 도민이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나도 지금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지역현안과 관련, 임기내에 지하철 4호선 연장선에 대한 기본실시설계와 착공까지 이끌어내 경기도에서 가장 빨리 착공과 개통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8호선 연장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속도를 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여야가 팽팽한 줄다기를 하고 있는 원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이미 두 개를 양보했기 때문에 이제는 새누리당에서 양보할 차례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김문수 지사가 대권출마를 선언했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나서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이를 허용하는 나라도 있다. 이에대한 견해는? A. 외국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냐가 더 중요하다. 이것은 철저히 국민을 무시하는거다. 본인이 경선에 나서기를 결심했다면 도지사직을 내려놓는게 맞는 거지, 되면 고맙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고, 양다리걸치기로 도지사직을 일종의 보험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득권을 모두 챙기려는 꼼수인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하지만 대선행보의 진정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꼭 (대선에) 나가려고 했으면 지난번에 지사직에 출마하지 말았어야죠. 도지사직 임기를 채우려는 노력을 하든지 도지사직을 포기하든지 명확한 행보가 필요하다. Q. 만약에 김 지사가 사퇴할 경우, 도지사에 도전할 의향은? A. 경기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경기도 사람이 (도지사를) 할 때가 됐다. 경기도 사람이 해야 하는 이유는 애향심이다. 애향심은 열정을 불러오고, 자기책임을 다할 수 있다. 임기말까지 지사직에 전념하며 자기 열정을 다 바칠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누군지는 도민이 판단할 일이다. 나도 지금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Q. 경기도는 수도권이란 개념에 묶여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수도권 규제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A.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저도 소관 상임위 등에서 여러 노력을 해봤지만 어려웠다. 김문수 지사가 대권 준비도 중요하지만 지방의원 설득시키기 위해 스킨십을 통해 진정성을 가지고 하나하나 이해시키고 나가면 할 수 있지 않나. 경기도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 차원에서 똑같은 규제로 피해를 받는 지역, 연천양평가평 등을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데 소홀한 것 같다. 지사가 열정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본다. Q. 경기도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협의체 같은 것에 너무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A. 협의체 같은 것이 필요한데 (의원들) 스스로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지사가 직접 T/F팀을 만들어 팀장을 맡는다는 심정으로 응집력을 발휘해나가지 않으면 해결 안된다. 경기도는 그런 지사가 필요하다. Q. 지역구에 대해 묻겠다. 공약을 여러 가지 말했는데 남양주에 4년제 대학 유치 가능한가? A. 법 개정을 통해 할 수 없으면 현행법 가지고 해야되는데 현재 2년제 대학이 있다. 2년제 대학을 4년제로 과별로 전환시켜가는 것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꺼번에 변하지 않으면 점차적으로 전환시켜나가려고 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이전해오는 것도 병행하려고 한다. 신규와 이전을 병행하면 할 수 있다. Q. 지역에 또 해주고 싶은 것은. A. 지역구가 8개 읍면동인데, 모두 지역개발을 하고 있다. 보금자리 3개 읍면동, 택지개발 3개 읍면 등 인구가 60만이 됐고, 곧 80만이 된다. 인구가 늘어나는데 SOC가 안돼 있다. 베드타운화 되고 있다. 교통편의가 가장 중요하다. 4호선이 타당성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임기내에 기본실시설계 착공까지 이끌어내 경기도에서 가장 빨리 착공과 개통이 되는 4호선을 만들고 싶다. 8호선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는데 속도를 내가지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하겠다. Q. 대선정국이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차기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어떠해야 하는지? A.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 남양주의 자랑 다산 정약용선생이 목민심서를 통해 좋은 말씀을 했다. 순막구언, 찾아가서 묻고 들어라. 아픈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묻고 들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청와대 들어가면 자기 측근들의 이야기만 듣는다. 지역구 국회의원 같은 자세를 견지하면 역대 대통령중 가장 국민에게 보탬이 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Q. 지역구민과 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하루에 한번이라도 지역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집에 가지않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얘기를 많이 듣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민생법안을 많이 만들어냈다. 한 가지만 말하면 갑자기 도로확장되면서 자기네 집이 수용되는 경우가 많다. 청천벽력같이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국가사업이란 명제로 뺏기게 된다. 국가가 보상을 해줘야 되는데, 납득이 안가는 보상을 한다. 원인은 감정사 3명을 세우는데 2명을 시행자가 세우고 1명만 토지소유자들이 세우게 한다. 그럼 2대 1이다. 표결을 해도 지고 해서 자연스럽게 정부가 개인소유를 차지하게 되는데,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지역을 잘아는 지자체장이 1명, 토지소유자가 1명, 시행자가 1명 각각 추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법안을 발의했는데 정부가 거세게 반발했다.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니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본회의에 올라갔는데 18대 마지막 국회에서 성원이 안되다가 마지막날에 됐다. 그런 것들이 18대에 10개 정도 된다. 소통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민생법안을 만든게 있느냐 없느냐, 이런 것이 공천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1건씩만 해도 300건의 민생법안이 통과되는 것 아닌가. 법이 20년 이상 내려오던 법인데 누구도 손을 못댄 것이다. 도저히 안된다고 했다. 그게 뭐 넘지못할 사선인가. 그런 것 하기 위해 국회의원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지를 가지고 김문수 지사가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면 된다.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다. 대광법도 경기도가 조금만 도와줬으면 통과됐을 것이다. 지방 의원 한명이 반대했는데 경기도가 전략을 짜가지고 했으면 충분히 됐을 것이다. 그런 것 하나 통과되면 주민들도 혜택을 보고 수조원의 이익을 보는데...내가 했다. Q. 국회 정상화는 언제쯤 될 것인지? A. 1지망 문방위 2지망 국토위 3지방 정무위 달라고 하는데 주지않고 윤리위에서 국방위, 외통위까지 갔다. 윤리위를 준다는 것은 장난하는 것이고, 국방위하고 외통위는 남북분단으로 국가안보가 중요한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 여당이 맡아 안정감을 줘야 한다. 그걸 야당에게 주겠다는 것은 이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비호하겠다는 것이고, 방탄국회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 양보했다. 9대 9로 해야 하는 것을 10대 8로 했고, 상임위 하나 더 늘리지 않은 것 등 두 개를 양보했다. 이제는 저쪽에서 양보할 차례다. Q. 18대 국회를 절대 답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19대 국회가 달라지도록 하는 데 있어 원내수석부대표서의 소신과 역할은? A.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다. 신뢰와 양보가 중요하다. 정치가 불신이 커서 신뢰안하는 것 같아 아쉽다. 또한 국회선진화법이 마련됐기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몸싸움이라든지 폭력은 많이 자제되지 않겠느냐, 사라질 것으로 본다. 몸으로 못하니깐 막말하는 친구가 나올까 걱정이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는 과감하게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징계를 해서 조정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Q. 통진당에서 시작해 민주당까지 넘어온 종북논란에 대한 견해와 차단책은? A. 지나친 색깔론이 여당에서 나오는데 해묵은 색깔론을 조성해서 대선까지 이어가려는 속셈이 있는 것 같다. 종북세력이 횡행한다면 국가에서 법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우선순위가 뭔지 모르는 집권당의 의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꼼수 부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민생처리가 늦어져 안타깝다. 대담 = 정일형부장 사진 = 김시범부장 정리 = 김재민기자 jmkim@kyeonggi.com 박기춘 의원은 누구인가?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56남양주을)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두 가지를 양보했다. 하나는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원한 것이고, 전반기 상임위원장도 맡을 수 있었으나 후반기로 미뤘다. 3선이면서 재선 원내수석부대표라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18대에 이어 19대에도 박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경륜과 투쟁력이 검증된 원내대표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박 의원을 다시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하기 위해 남양주까지 내려가는 등 삼고초려했다는 후문. 8대 째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경희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3,14대 국회 입법보좌관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며, 45대 경기도의원에 거푸 당선돼 원내총무 겸 대표의원 등을 역임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19대 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초선 시절, 여당인 민주당의 도당위원장을 맡는 등 당과 국회의 중요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18대에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과 도당위원장, 원내부대표와 대표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개혁특위 야당 간사, 당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김재민기자 jm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체육계의 마이클 샌델’ 전병관 경희대 교수

경상남도 진주에서 수호지(水滸誌)를 탐독하던 소년이 있었다. 중학교 한문 시험시간, 10개의 문항 중 2개의 정답을 적은 소년은 나머지 답안지에 수호지 108두령의 이름을 빽빽히 한자로 적어 내려갔다. 소년은 맞은 2개의 문항에 100점을 더해 120점을 받았다. 유도를 시작한 소년은 대표선수가 돼 메달을 따지 않으면 깡패가 되겠다는 말을 고향에 남긴 채 도복을 메고 서울로 올라왔다. 운동하다보니 공부하기가 싫어져 체육대학에 진학했다는 청년의 패기와 솔직함을 어여삐 여긴 스승의 도움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이 흔치 않던 시기,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체육인은 무식하다는 편견에 맞서기 위해 동서양 고전을 읽고 영시(英詩)를 외우며 다양한 삶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자 열정적인 강의를 펼쳤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내에서 최고의 인기강좌로 손꼽히는 현대생활과 체육을 강의하는 전병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57한국체육학회장 당선자)가 바로 주인공이다. 한국 체육의 마이클 샌델이라고 일컬어지는 그의 연구실 벽면 한켠 책장은 전공 관련 서적보다 다양한 고전과 인문도서들로 가득차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는 최고의 석학들이 모인 하버드대학교에서 명강의를 펼치는 교수의 이름을 딴 별명에 대해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강의를 한다는 점에서 영광스러운 별명이 붙은 것 같다며 체육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르치는 것인데, 불의에 타협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평가하고 채찍질해 준 것이라 생각하니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음은 전 교수와의 일문일답. -흔히 자연과학 분야로 알려진 체육학을 인문학과 접목시켰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체육학을 자연과학이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체육은 인간의 본성과 생활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인문학에 가깝다. 정신 없는 육체 활동은 없고, 최고의 육체 활동을 조작하는 것이 뇌라는 점에서 인간의 정신을 연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학문이 체육학이라 본다. 단테의 신곡, 괴테의 파우스트, 톨스토이의 부활 등 고전문학들은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한 것으로 귀결된다. 또 인간은 육체의 고통을 심화시킬수록 맑은 영혼을 갖게 된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문학과 체육의 목표는 동일하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 글 또는 운동으로 다를 뿐이다. 신체 활동 만으로는 고통스럽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좀 더 빨리 행복하고 좋은 인간에 다가갈 수 있도록 체육과 인문학을 연결했다. -교양강좌 현대생활과 체육의 수강생이 54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라 들었다. 비결은. ▲지난 2000년 이후 20~30명으로 시작한 강의가 현재 540명이 듣는 대강의가 됐다. 우리 교내 강의실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수강하는 것이다. 강의가 이렇게 인기를 끈 데는 현대 대학의 전공이 세분화되고 직업교육에 치우쳐 교양강좌가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학생들이 재미와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강의에서는 어떻게 직장을 구하고, 어떻게 가정을 꾸리고, 사회생활은 어찌할지, 어떤 성향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또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이 강의가 도움이 됐다고 후배들에게 권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강좌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우리 사회는 짧은기간 동안 소득 수준이 높아진 대신 갈등이 많아졌다. 가족, 세대, 남녀, 지역 등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데 특히 세대간의 갈등이 많았다. 이는 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영국은 750년, 미국은 250년, 일본은 150년 걸린데 반해 우리나라가 너무 단시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결국 단계적으로 발전하지 못한채 농경사회, 산업사회, 지식정보사회가 함께 공존함으로써 농경세대, 산업화 세대, 지식정보화 세대 등 3세대가 함께 뒤엉켜 살다보니 세대간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젊은 학생들이 윗세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판단해 강의에 이런 내용을 담고자 했다. 그래서 첫 시간은 우리들의 지혜와 젊은이들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지 등을 강의한다. 또 남녀간의 사랑과 성관념, 성차이 등을 강의하기도 하고, 암, 당뇨 등 질병문제는 물론 건강하게 살기 위한 양생법 등 폭넓은 내용이 펼쳐진다. -청강생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에피소드가 있다면. ▲실제로 지역 주민들이나 인근 대학교 학생 등이 종종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어느날 수원지역의 학부모라는 분이 전화를 해 중학생 2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와 청강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했다. 꼭 듣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학생의 나이가 어려 거절을 했는데 결국 어느날 강의실에 아이들과 함께 앉아 듣고 갔다. 또 한번은 강의 중 학생들이 유난히 많이 웃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학교 앞 식당 아주머니가 강의를 듣고 있었다. 아주머니께 왜 들으려 하느냐 물었더니 학생들이 학기초만 되면 교수님 성대모사를 해서 궁금해서 와봤다고 하더라. 워낙 수강생이 많아 졸거나 떨어지는 학생들을 잡아주기 위해 바보라고 약간 강한 목소리와 제스쳐로 주의를 주는데 그것이 학생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유학을 계기로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게 됐다. 운동을 했기 때문에 전공 관련 지식은 조금만 공부해도 다 녹아 있었다. 체육인이 잘 하지 않는 문학을 하고 싶어 일본소설부터 시작해 영미 4대 시인의 시, 유명 논문 등을 듣고 외워 열심히 공부했다. 책을 읽어보니 체육학이 절대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 종합적인 인간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인간성 기르는 인문학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교수로 임용되던 당시 조영식 경희대 설립자께서 운동하는 사람이 다른건 다 좋은데 책을 안 읽어서책을 읽어야지라고 말씀하신 것도 많은 자극이 됐다. 실제로 우리 아파트 아줌마들도 내가 경희대 교수라니 90도로 인사하다가 체육학과라고 하니 15도로 바뀌기도 했다. 이런 인식을 타파하고 싶었다. -평소 강의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지나간 사람들에게 어떤 낭만적인 요소들이 있었는가, 지금은 어떤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을 모두 다 알아야 학생들에게 충분한 이해를 시킬 수 있다.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을 탓하지 않고,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달에 20여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많이 하고, 줄거리나 핵심적인 부분을 원고지 형식의 종이에 직접 손으로 메모해 둔다. 이렇게 모아둔 메모책자가 20여권에 달하는데 이 중에서 필요한 내용을 그때 그때 발췌해 강의에 사용한다. -교재가 없는 수업으로 유명한데, 고전적 형태의 칠판강의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나. ▲파워포인트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오랫동안 잘 기억하지 못한다. 대신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쓰면 기록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어 무엇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기 쉽다.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해야 졸리지 않고 한번 들으면 다시 써먹는 지식이 될 수 있다. 재미난 유머로 시작해 학생들이 집중하기 시작하면 내용을 풀어나가기도 쉽기 때문이다. 또 교재가 없는 대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어 집중도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신 시험은 사랑은 무엇인지, 청춘은 무엇인지 등 철학적인 질문과 실용적인 물음을 섞어 출제하는데 해답보다는 강의를 들은 사람이 이해하고 답을 써 낼 수 있도록 준비한다. 채점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500여장의 시험지를 일일이 다 읽어보고 평소 조교들이 체크한 수업태도 등을 합산해 점수를 준다. -제23대 한국체육학회장에 당선돼 내년 임기를 시작한다. 변화와 개혁, 발전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운영방향과 목표는. ▲체육의 공부는 뭐니뭐니해도 운동이다. 체육대학은 그동안 생리학, 해부학 등 조금만 알아도 되는 분야에 너무 치중해 운동을 통해 좋은 인간성을 기르는데 소홀했다. 좋은 기술을 가지기 위한 연구보다는 연구를 위한 연구, 다른 학과목의 주변 연구가 주가 됐다. 따라서 앞으로 체육학은 체육에 필요한 좋은 인간성,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는 연습법 등을 연구해야 한다. 특히 학자의 개념에 대해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학자들이 스포츠의학이나 사회학 등에 대해 조언하고, 공부시키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체육의 주역은 실제 엘리트선수들이 되고 학자들은 보조자 역할을 하는 체육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선수들을 가르치고 보조해 이들로 하여금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실질적으로 뛰는 체육을 만드는 것이 학자라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보겠다. -마지막으로 체육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체육인들에게 실력을 쌓으라고 강조한다. 체육행정, 외교, 스포츠의학, 마케팅 등 분야가 세분화되면서 전문가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 비해 전공을 살리는 기회가 많아진 만큼 대학생들도 형식적인 스펙 대신 실질적인 실력을 쌓아야 한다. 강이 맑으면 만리로부터 기러기가 와서 머물고(江淸萬里鳩長在), 꽃이 만발하면 아무리 깊은 정원에도 나비가 스스로 찾아온다(花發深園蝶自來)는 말처럼 실력을 키워 좋은 평판을 받으면 어디서든 인재를 찾게 돼 있다. 대담=황선학 지역사회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문화를 키워드로 내 건 기업인이 있다. 과자 하나에 하나를 더 얹어 주며 고객을 끌기 보단 과자 하나에 문화예술을 더해 주기에 경제계에선 그를 아트경영인으로 부른다. 국악한류와 조각의 시대를 꿈꾸며 아트경영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 윤영달(67)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그는 회사 전직원과 세계에 자랑할 한국 문화 부흥의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함께 조각을 하고, 창을 배우고, 시를 쓴다. 참으로 독특한 행보다. 지난 21일 오후, 양주시 장흥면 송추 유원지 인근 약 100만평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문화공간 송추아트밸리(양주시 장흥면)에서 윤 회장을 만나 그 속내를 들어봤다. 인터뷰 당일에도 윤 회장은 음식점을 매입해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 아트밸리 카페&갤러리에서 제87회 조각가의 날을 맞아 국내 조각가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 아트경영이 새로운 경영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아트경영의 선두주자로 해태크라운제과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내용이 궁금하다 과거의 기업은 물건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팩토리 개념이었다면 21세기 기업은 단순하게 물건만 팔아선 생존할 수 없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기호를 읽어내야 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문화다. 화장품, 컴퓨터, 자동차, 휴대폰, 의류, 아파트, 심지어 과자 한봉지에도 문화를 담지 않고선 소비자들에게 통(通)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특히 제과전문그룹인 크라운해태제과의 경우, 지난 2005년 제과업계 4위였던 크라운제과가 업계 2위였던 해태제과를 인수해 국내 식품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출범한 토종제과기업이다. 두 가족이 한지붕 아래 살게 된 만큼 경영자로서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꿈과 행복을 제공하는 과자를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이 아트경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아직은 아트경영이 다소 낯설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기업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고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차르트, 바흐 등의 고전음악을 들려주며 만든 크래커나 과자 포장박스마다 명화엽서를 넣은 오예스 등이 유명하다. 과자와 예술과의 만남이 예상보다 큰 반응을 얻고 있다고 봐도 되나 국민들이 즐겨 먹는 오예스의 경우 회사 매출 1위의 효자 상품이다.(하하) 일반적으로 과자는 90%가 충동구매다. 요즘 먹을 게 없어 과자를 찾거나, 배가 고파서 과자를 먹는 이는 드물다. 과자를 입으로 먹는 시대는 갔다. 과자는 추억이 담긴 하나의 콘텐츠다. 그렇다면 천 원짜리 과자의 시장가격이 정당성이 있느냐라고 질문했을 때 원가와 상관없이 무언가 더 얻어주어야 한다. 과자+라고 했을 때 가 바로 아트다. 명품도 좋은 재료와 디자인에 아트가 덕지덕지 들어간 것이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꿈을 되찾아 줄 수 있는 과자, 느끼고 즐기는 과자를 만드는 게 회사가 추구하는 바다. -항상 강조하는 AQ경영(Artistic Quotient 예술가적 지수)의 실체는 뭔가 지난 2004년 12월 해태제과 인수를 한달 여 앞두고 양사의 임직원을 진정한 한 가족으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그러던 중 옛 선비들이 혼자 하기는 어려운 공부를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서로 격려하고 정진해 나가는 동문수학의 정신을 착안해 사내 종합 교육 프로그램으로 AQ 모닝아카데미 도입했다. 올해 초 200회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국악, 클래식, 문학, 예술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예술가적 지수가 업그레이드 됐다.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은 주말에 아트밸리에서 공병과 나뭇가지, 폐철근, 돌 등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고 이를 전시하는 AQ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또한 회사의 AQ경영 일환이다. 국가 경쟁력도 AQ에서 나오고 회사의 경쟁력도 AQ에서 온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효과는 있나 AQ 경영을 통해 임직원에겐 창조의 감성적 에너지와 소통의 문화를, 고객에겐 감동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효과라면, 과자 많이 팔고 있다.(하하) 우리 회사는 제품광고를 안한다. 대신 전액 AQ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그 동안 다소 소외됐던 분야인 조각과 국악을 비롯해 문화전반에 걸친 폭넓은 예술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사람들은 음악하면 서양음악을 생각하는데 이는 맞지 않다. 국악을 한다고 하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우리의 음악인 국악이 문간방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수천년 동안 한민족의 DNA에 각인된 국악이야말로 고객들의 감성을 일깨우고 소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술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참고로 난 물리학 전공자로 음악을 공부한 적이 없다. 그리고 과자나 조각이나 모두 3차원이라는 통하는 구석이 많다. 조각은 회화만큼 알아주지 않는 반면 만들기 어렵고 지원과 후원이 많지 않아 조각가를 후원하게 됐다. 매주 월요일은 조각가의 날, 금요일은 국악의 날로 정해 조각가, 국악인들과 소통하고 아이디어도 얻고 있다. -그 가운데 유흥지라는 인식이 강했던 송추 일대 모텔을 매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공간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송추아트밸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송추아트밸리가 들어선 땅은 30여 년 전에 선친이 매입한 땅이다. 약 100만 평쯤 된다. 송추는 계곡이 좋아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족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러브호텔과 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옛 정취를 잃어버리고 퇴색해버린 지 오래다. 현재 아트밸리에는 직원들이 참여해 창작한 조각작품들을 활용한 산책로와 등산로를 조성해 일반 고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그 중 동락도와 낙락도는 일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책로 중 하나다. 모텔을 개조해 만든 우리가락배움터는 락음국악단 연습공간이자 일반인들에게 국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공간으로 변신했고 입주작가 아뜰리에인 스튜디오 준과 피카소에는 20여명의 작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도 일주일에 3일은 송추아트밸리에서 머무를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 들었다. 송추아트밸리는 제2의 집무실이나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을 위한 조형예술 감상장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창작지원장소뿐만 아니라 전시와 공연관람에서 어린이 체험학습과 숙박까지 가능한 종합예술단지를 최종 목표로 삼고 가꾸어 나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겠지만 다음대로 어어져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할 것이다. 아트밸리로 인해 양주의 관광지형이 바뀌고, 지역 상권에 생기가 도는 것을 요즘 서서히 느끼고 있다. -특히 락음 국악단을 창단, 대보름 명인전, 창신제를 개최하는 등 유독 국악 관련 아트경영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IMF 시절, 부도가 나고 우연히 대금소리를 듣게 됐는데 가슴이 먹먹해졌다. 대금 연주의 일인자, 이생강 명인을 찾아간 적도 있다. 힘든 시절 대금소리를 들으며 희망을 꿈꿨다. 2007년 4월 즐겁고 행복한 음악예술이란 의미로 락음국악단을 창단해 민간기업의 순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최초의 국악단으로 기업 메세나 운동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세종문화회관, 서울광장 등에서 창신제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정월대보름에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국악공연 대보름 명인전을 통해 전통 국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국악은 세계 속의 진정한 한류 문화의 초석이 될 것이다. -분명한 건 아트경영에 있어 여타 기업 총수들과의 행보와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특별한 건 없다. 단지 아트경영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관심이 중요한 것 같다. 그저 금액적인 지원이 아니다. 문화 예술인들과 소통하는 스킨십이 중요하다고 본다. 2010년 2월 대한민국 대표 국악 명인들이 한데 뭉친 양주풍류악회를 만든 것도 음악인들과 함께 신명나게 우리 조상의 아름답고 소중한 음악을 발전시켜보자는 의미였다. -솔직히 말해 편하게 금전적으로 지원하면 아트경영했다고 생색내기엔 충분하다. 너무 어려운 길을 택한 건 아닌가.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금액지원은 지양하고 있다. 특히 문화라는 것은 돈이 많다고 해서 흥하는 분야가 아니다. 세대를 뛰어넘어 끊임없는 관심과 독려가 중요하다. 국악계 슈퍼스타를 꿈꾸는 젊은 국악인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아트밸리 국악꿈나무 경연대회와 아트밸리 국악실내악 페스티벌을 아트밸리 우리가락배움터에서 개최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악 꿈나무를 키우는 일은 시간과 정성이 우선이다. -그 간의 활동에 대해 지난해 제20회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을 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일곱번째 수상이다. 솔직히 기대했는가. 기대는 무슨. 외국상을 처음 받은 거라 턱시도 입고 멋좀 부려봤다.(하하) 앞으로 더 열심히 우리 문화예술에 애정을 쏟으라는 뜻으로 받았다. 부상으로 1만5천 유로를 받았는데 국내 대표 국악 명인들로 구성된 양주풍류악회에 전달했다. 대담=박정임문화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

한국 바베큐 치킨 프렌차이즈의 선구자로 불리는 성공 사업가(㈜TBBC 대표)이자 1천250만 도민들의 생활체육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생활체육회의 수장,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을 지난 17일 오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는 닭으로 성공신화를 이뤄낸 명성을 반영하듯 독특한 모양의 닭 모형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닭보다는 호랑이가 연상되는 첫인상의 소유자였다. 회색 슈트가 잘 어울리는 날렵한 체형과 날카롭게 빛나는 작은 눈매에서는 입지전적인 성공을 일궈낸 CEO다운 냉철함과 샤프함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냉철하고 샤프하다기보다는 구수하면서도 소탈한 성격을 가진 그런 사람이었다. 진솔하면서도 격식 없이 내뱉는 말투에서는 과거 육상선수로 활동했던 원조 체육인의 포스가 고스란히 배어 나왔다. 그러한 그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은 꿈, 믿음 그리고 열정이었다. 50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원대한 꿈을 품고 있고, 또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라는 답변에서 그의 인생철학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성공한 기업인에서부터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 회장과 경기도생활체육회장에 이르기까지 1인 3역을 소화해내느라 쉴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을 만나 그의 꿈과 비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경기도생활체육회장으로 부임한 지 2달 만에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종합우승 12연패를 달성했다. 간단한 총평을 부탁한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을 치르게 돼 부담이 많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축전이 경기도체육대회와 일정이 겹쳐 치러진 탓에 전력 손실이 커 더욱 걱정이 많이 됐다. 그저주어진 기간 동안만이라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일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시군 및 종목별 사무국장들과 만나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무난히 12연패를 달성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축전을 준비하고 또 치르는 동안 일선 현장을 돌아보면서 많은 체육인들이 뜨거운 열정을 갖고 일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이들에 못지않은 열정으로 성실하게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 5년 전부터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 회장직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중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해 중장거리 육상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정말 배고팠던 기억이 많다. 오죽하면 열흘간 라면만 먹고 운동을 했던 끔찍한 기억이 있어 지금도 라면을 먹지 않는다.(웃음) 그렇다 보니 사업 성공으로 얻은 경제적인 여유를 어렵게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베풀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을 맡게 됐고 올해 말이면 임기가 끝난다. 5년간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보람된 일이 참 많았다.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 후배들을 찾아 장학금을 지급했고,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코치 등 지도자들의 활동비를 인상했다. 또 올해 말 한국 최초의 육상 장학재단인 한국중고육상경기연맹 장학재단을 설립한다는 목표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5억원 가까이 기금이 마련되는 등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 취임사에서 선진국형 생활체육의 도입을 강조한 것으로 아는데. 체육이 발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질 있는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구분이 너무 엄격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선수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학원이다 뭐다 해서 공부에만 치중하는 추세다 보니 더욱 그렇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다양한 체육 종목들을 접하고 또 자연스럽게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렇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생활 체육을 즐기다 소질을 발견하는 선수가 생겨나게 되고 또 엘리트 체육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향도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선진국형 생활체육이 정착되려면 우선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체육 종목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온 가족이 함께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육상선수 시절 실력은 어땠나. 또 지금은 어떻게 체력을 관리하나. 중학교 때 육상을 시작해 전국 최고 중장거리 육상의 명문이라는 배문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육상으로 증권회사에까지 취직했으니 나름 실력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육상 선수로 대성하지 못한 걸 보면 나는 사업이 체질에 더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웃음) 요즘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몸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시간이 날 때는 집 주변 공원을 달리고, 또 가끔은 일부러 30분 이상 거리를 걸어서 귀가할 때도 있다. 또 사업상 골프를 치러가서도 카트를 타지 않고 직접 걷는다. 또 얼마 전 시군 생활체육회장들의 친선축구 경기를 참관하러 가서는 직접 경기를 뛰기도 했다. -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CEO로 통하고 있다. 비결이 있는가. 바베큐 치킨 프렌차이즈 사업(㈜TBBC)을 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가맹점 점주들을 봐왔다. 많은 수익을 내는 가맹점 점주들의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은 바로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반면, 장사가 안 되는 가맹점은 청소 상태나 복장, 서비스의 질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등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남보다 부지런한 만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것은 진리라고 본다. 나도 어려운 시절이 많았지만 항상 꿈을 잃지 않았고,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슴에 새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확실한 목표와 견고한 믿음, 그리고 뜨거운 열정 이 세가지를 꼭 가져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또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는 꼭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해 볼 것을 권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생활체육분야 업무를 처음으로 접하는 만큼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기업체를 운영한 경험과 엘리트 체육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일한다면 분명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는다. 50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원대한 꿈을 품고 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할 자신이 있다. 많은 협조와 조언, 충고를 바라며 생활체육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부탁한다. 대담= 정근호 체육부장 정리=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 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부동산 공매 처분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인수 및 정리, 기업의 구조조정 지원과 개인신용회복, 서민금융에 이르기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Korea Asset Management Corporation; KAMCO), 캠코는 그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1962년 출범 후 IMF, 카드 대란, 저축은행 폐쇄 등 굵직한 현안을 겪으며 진화해온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경기지역본부를 개설, 도와 도민의 현장밀착형 자산업무를 도맡을 예정이다. 출범 50년 만에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게 된 가운데, 초석을 닦는 현장에서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을 만났다. -지난 3월19일 개소한 이후 한 달 보름 정도 지났다. 소감이 어떤지. ▲지난해 말 경기지역본부 개소가 결정돼 지역본부 사무실 준비와 개소식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바쁘게 지내온 것 같다. 개소 이후 지자체 등 유관기관을 방문해 상호협조를 당부하고, 업무적으로는 직원들이 자리 잡아가는 시점이다. 앞으로 지역의 금융소외계층과 기타 저신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경기지역본부를 개설한 이유는 뭔가. ▲경기지역 일은 서울 본사에서 맡아왔는데 전체적인 업무, 특히 서민금융 업무가 늘고 있는데다, 국유재산관리 업무도 커지면서 본사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 2014년에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사전 거점 확보 차원에서 경기지역에 사무처를 두게 됐다. 결국 캠코를 이용하는 경기도민의 편의 차원에서 개설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는 총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약 110만 명이 특별한 금융지원 등이 필요한 서민계층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사는 경기지역의 금융소외계층과 기타 저신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캠코를 생소해 하는 도민도 많을 것 같다. 기관 소개를 해달라. ▲과거 성업공사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분들은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정부 복덕방으로 인식하고 있겠지만, 창립 후 업무를 늘려오면서 현재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부실기관 연체 채권을 회수해 돌려주는 업무를 하다 1980년대 들어 조세 압류 재산을 공매하기 시작했고, 더불어 일본에 귀속된 재산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했으며 IMF 이후에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과거 위탁받았던 것에서 벗어나 돈을 주고 채권을 사오는 형태로 확장된 셈이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도 지원하고, 압류국유재산 등 정부의 위탁 업무를 하며 2000년대 들어 서민금융지원까지 아우르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에는 저축은행 PF 채권을 7조 이상 인수해 부실 사업장을 보유하고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지역본부 개소하면서 접근성 등이 좋아졌는데 어떤 장점이 있나. ▲국유재산업무 등 직접방문이 필요한 지역형 업무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시간적으로도 업무처리에 있어 많은 편의성이 나타나고 있다. 서민금융 창구 업무의 예를 보면, 기존 수원역, 안양시청 상담창구를 통해 고객께서 바꿔드림론, 소액대출을 신청하면 본사를 통해 통상 3~5일의 처리기간이 필요했지만 이제 그 처리기간이 1~2일로 크게 단축됐다. -공사는 다양한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활용도는 어떤가. ▲공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 국내 처음으로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한 기관이며, 2003년 카드 대란 해결을 위해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를 설치해 대량으로 양산된 금융채무 불이행자 문제 해결에 일조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신용회복기금을 설치하여 저신용서민층을 대상으로 채무재조정, 바꿔드림론, 소액대출, 행복잡(job)이 취업지원 등 다양한 서민금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공사의 도움을 받은 금융소외자가 총 146만명이며, 공사가 관리 중인 채무 불이행자 수도 247만명에 달한다. -대부업체에 대한 서민피해 대책으로 바꿔드림론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성과는 어떤지. ▲바꿔드림론은 신용도가 낮은 서민이 대부업체 또는 저축은행 등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8~13%의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제도로서 최대 연 30% 정도의 이자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업무를 개시해 2010년 말까지 공사 전체적으로 8만여명을 지원해 왔다. 지원대상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소득 2천600만원 이하이며, 채무를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을 시 총 3천만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경기지역본부는 업무개시 후 4월말까지 약 50여일의 기간동안 516건에 56억5천200만원의 지원실적을 내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등 본연의 업무 이외에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기지역본부는 지난 1월 설을 맞이해 수원의 지역아동센터에 성금을 전달했고, 지난 7일에는 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버이날 기념행사(송해빅쇼) 관람티켓을 기증하기도 했다. 향후 정기적인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장애우보호시설 등과 자매결연코자 한다. -국유부동산에 대한 매각과 압류재산 공매 등의 절차는 어떻게 이뤄지나? ▲공사가 공매를 통해 매각하는 자산의 종류는 매각을 대행하는 압류재산ㆍ국유재산 등이 있는데, 압류재산은 세금을 내지 못해 국가기관 등이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한 후 체납세금을 받기위해 캠코에 매각을 의뢰한 자산이며, 국유재산은 캠코가 국가소유 각종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위임받아 입찰의 방법으로 일반인에게 임대 또는 매각하는 재산을 말한다. 공공기관이 집행하는 모든 공매 물건이 모여서 거래되는 곳은 온비드(www.onbid.co.kr)로, 모든 입찰거래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공사가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이다. 공매는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이 참가 가능하고, 입찰기간이 보통 23일 정도여서 매수 물건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분석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긴 하나 온비드에 올려진 공매 물건의 감정평가서, 사진 등을 적극 현황분석에 활용해서 현장조사를 끝내야 매각 부동산 내에 잠재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면 ▲지금까지는 경제위기에 따라 나타나는 부실자산의 인수와 정리 등에 중점을 둬왔지만 금융시장 위기의 강도와 형태가 복잡해지고 상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의 역할을 부실채권의 단순정리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민경제에 기여하도록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라는 사명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했다. 국가의 종합자산을 관리한다는 장기비전하에 자산의 개념을 국가자산금융자산신용자산으로 구분하고, 각 자산의 특성에 따라 가치제고위기관리금융소외자 지원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국가경제의 IB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본사 부산 이전 시 경기지역본부가 서울본부와 함께 수도권을 총괄하면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현장에서 일하는 본부이므로 본사의 방향성에 얼마만큼 일조를 할 것이냐에 고민이 많다. 시스템은 기존의 본사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정착하겠지만, 전통을 세우는 일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역본부의 역할론에 따라 경기본부 차원의 독자적인 사업을 많이 할 수는 없겠지만, 경기본부 개설 원년 멤버로서 뚜렷한 전통을 만들어가고 싶다. 또 본부가 수원에 자리한 탓에 경기 북부는 접근이 용이한 서울 본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향후 경기북부사무소를 출장소 형식으로 개설해 경기본부에서 모두 관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본부를 개설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주민들과 현장밀착형으로 업무하기 위해서며 이에 있어 북부쪽이 소외돼서는 안될 일이다. 경기도가 타 지역보다 크고 인구도 많은 만큼 서민금융에 치중해 본부에서 다 관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답=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정리=성보경 기자 boccum@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기덕 경인지방우정청장

최근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 개인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펼치는 기존의 우편업무는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도서산간벽지 곳곳에 자리 잡은 기존의 인프라를 적용해 택배와 쇼핑, 금융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수원시 권선구 행정타운 내에 새롭게 개청한 경인지방우정청 역시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덕 청장(54)의 지휘 아래 급변하는 사회변화 속에서 경인지역 1천500만 시민들의 편리한 우정, 금융업무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어느덧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벌써 100일이 지났다. 경인지방우정청이 전국 9개 우정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청이라 어깨가 무겁고 걱정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옆에서 열심히 일해 준 우리 직원들 덕분에 별 무리 없이 100일을 맞은 것 같다. 지금까지의 100일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경인지방우정청이 전국 최고의 우정청이 될 수 있도록 제 사업역량을 쏟아 붓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 -경인청이 개청 2년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11월이면 경인청이 개청한 지 꼭 2년이 된다. 그간 신설청으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우편물을 소통하며 우정사업의 중추적 구실을 했다고 본다. 예금사업에서도 연평균 잔고가 7조5천억원에 달하며 2011년도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종합평가에서 9개 우정청 중 2위를 차지했다. 보험사업 역시 지난해 연간 목표를 147% 초과한 4조5천652억원을 달성, 실적 점유비율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사업성과를 이뤄 왔다. 비단 이러한 사업적인 성과 외에도 지난해 재난안전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지식경제부장관표창을 받는 등 이제는 명실상부한 중심 우정청으로 발전하고 있다. -직원 수만 해도 수천 명이 넘는데. ▲경인청과 소속 우체국 직원들을 모두 합하면 약 1만1천명에 이른다. 이 땅의 우정역사가 128년이나 된 만큼, 큰 덩치에 비해 그간 잘 운영해 왔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구성원의 역량이 부족해도 시스템이 그 구멍을 메울 수 있었지만, 시대가 급변하는 만큼 이제는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인청은 소속 직원들의 역량향상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습득은 물론이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올해 주요 역점사업은. ▲우체국은 전국을 대상으로 편지와 소포 등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에 따른 차별적인 서비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금과 보험서비스 역시 국민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우정청은 우정사업본부의 경영지침을 지역적으로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올해는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혁신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직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부혁신을 통한 업무효율화 등에 힘쓸 생각이다. 이는 경인청 뿐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전체적인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이뤄져 왔던 비효율적인 업무와 불합리한 관행을 찾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최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우편업무가 줄어들고 있지는 않은가.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 우편대체수단이 발달하면서 우편물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이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그동안 우편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미국 역시 스마트폰의 등장 등으로 우편물이 급격히 줄어 위기를 맞고 있다 한다. 국내 역시 우편이용량이 지난 2002년 55억통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 추세다. 지난해는 48억통까지 떨어졌다. 미국처럼 생활 속 우편의존도가 높지 않았고, 홈쇼핑과 이동통신 등 새로운 산업들이 만들어내는 기업 우편물량 덕에 급격한 감소는 없었지만, 국내 역시 감소추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이제는 손으로 쓴 편지 자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난해 접수된 편지 가운데 93%가 고지서나 홍보물 같은 기업 물량이었다. 개인이 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7% 수준에 그쳤다. -우편업무 외 택배와 쇼핑, 금융업무도 함께 하고 있는데. ▲우편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물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정사업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특히 택배와 국제 특별수송(EMS)분야가 그렇다. 또한 기업 간 물류분야 역시 우체국의 새로운 시장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우체국쇼핑과 예금, 보험도 우정사업의 고유업무라 할 수 있다. 여러 방면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 같지만, 이는 모두 국민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 볼 수 있다. 물론 편지배달을 제외하고는 이제 민간에서도 다들 하고 있지만, 이러한 민간 인프라는 여전히 도시지역에만 집중돼 읍면 단위의 시골이나 도서벽지에서는 그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금융업무만 해도 민간은행의 군 단위 이하 사업장 비중은 5% 수준이다. 이를 보완코자 우체국은 무려 55%가 군 단위 이하 지역에 설치돼 있다. 우체국쇼핑은 지난 1986년 농어촌 경제활성화와 유통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일종의 부가 우편서비스로 시작했다. 당시 전국적인 판로가 없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지역 농가를 위해 우체국이 나선 것이다. 특히 5월을 맞이해 경기 G마크 농수산물을 유통키로 하는 등 지역농가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우정업무의 특성상 주민 생활과 밀접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에는 전국단위의 정책이나 서비스를 일시에 제공할 수 있는 단일 공무원 조직이 전무하다. 우체국 외에는 다들 몇 개의 조직을 연계해야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 편의를 위한 여러 정책에 우체국 인프라가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아날로그 TV 종료에 따른 디지털 전환장치 판매와 정부지원 신청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선거 때는 부재자 신고서 등도 우체국에 비치, 가까운 우체국에서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다. 또 지난해부터 민간금융사에 우체국 금융망을 개방, 시골 등에서 지점을 찾기 어려운 민간은행 금융서비스를 우체국에서 이용할 수도 있게 했다. 이 외에도 분실 휴대전화 찾아주기, 도서상품권 및 전통시장상품권도 판매하고 있다. -직원 상당수가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데. ▲집배원 356봉사단이 대표적이다. 경인청 담당지역에만 37개 봉사단과 약 2천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집배원들이 지역 곳곳에 편지를 배달하면서 지역 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정말로 필요한 이웃들에게 맞춤형 봉사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형식적인 도움이 아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많이 펼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구주소(지번 주소)와 새주소(도로명주소)간의 혼란으로 집배원 고충이 크다는데. ▲도로명주소는 기존 복잡한 지번 주소를 대신해 누구나 쉽게 주소를 찾을 수 있도록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내년 말까지 지번 주소와 병행 사용하다 2014년부터 도로명주소만 사용하게 된다. 경인청 역시 도로명주소 변경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 시행 전부터 우체국별로 지변 주소와 도로명주소를 1대 1 매칭해 DB화 시키고, 수차례 교육과 함께 집배원 개개인의 숙지 정도를 평가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우편배달 업무가 그렇게 외운 지식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 집배원들의 고충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집배원 1명이 보통 2천500가구를 맡고 있고, 하루 평균 1천500통의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는데 주소를 일일이 체크하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소를 보면 머릿속에 해당 지점이 즉시 떠올라야 하는 데 이는 장시간 반복 업무를 통해 체득할 수 있는 일종의 경험이다. 그나마 최근 일선 우체국으로 확대 보급되고 있는 우편물 자동분류기가 도로명주소도 구분할 수 있어 집배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직은 집배원의 노하우에 의존해야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경인지방우정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개인통신수단의 발달로 통신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지금 우정사업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함께 조직의 기본이 튼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경인청과 우체국을 기본에 충실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을 생각이다. 또한 모든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들에게도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담=이용성 사회부장 정리=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경기인터뷰] 이경희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관장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는 매일매일 행복한 비명소리가 흘러나온다.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의 끊이지 않는 깔깔거림은 기본이고, 지난 9월 문을 연 이래 넘쳐나는 관람객들을 맞느라 분주한 박물관 직원들의 웃음보 터지는 소리가 더해져서다. 물론 그동안의 인기가 국내 최대이자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전용 박물관이라는 개관 효과에 따른 일시적 쏠림현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경희 관장이 최근 박물관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다. 지난 5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 만난 이 관장은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 콘텐츠를 새로 개발하고 야외와 실내 전시물을 보강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해 72만명 관람객을 유치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을 세계 60위권 박물관으로 올려놓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관 두 달도 안 돼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비결은 뭔가. 우선 전시의 다양성과 규모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밖에서부터 알록달록한 강익중 선생님의 예술작품이 어린이박물관임을 알려주어 사람들을 들뜨게 하고, 곳곳에 있는 미술작품도 부모들의 관심사다. 한쪽 벽을 풍선으로 구성한 양주혜 선생님의 작품은 풍선이라는 소재가 주는 파티분위기로 인해 가족나들이의 기분을 상승시켜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을 왕왕 볼 수 있다. 입장료가 다른 아동시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도 부모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경기도민이면 50% 할인된 2천원만 내고도 하루종일 놀다갈 수 있으니, 그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나. 와 보면 알거다. -관람객이 많다보니 주차가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의 소리가 크다.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잇따른다 들었다. 근본적인 주차공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이 뒤따라야 할 문제이기에 지금으로서는 무엇이라 답변하기 어렵다. 어린이박물관 주차장을 비롯해 인근 주차장 4곳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고, 백남준 주차장 주변에서는 주말에 셔틀버스까지 운영하며 관람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시간별 예매제로 입장하고 있는데, 요즘은 관람객들에게 이점이 널리 공유돼 일찍 와서 기다리는 분들이 줄어들면서 주차장 사정이 초기보다 많이 안정화 됐다. 주민들도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박물관측의 노력을 점점 봐주시는 것 같다.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이용에 혼란을 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법을 소개해달라. 사전에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홈페이지에 박물관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사전예매는 주말의 경우 필수항목이다. 또한, 36개월 미만의 아이들과 경기도민의 경우 증빙자료를 제출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표를 찾아 그날의 교육프로그램을 확인하면 무료로 진행되는 소수를 위한 알찬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연령별 전시 안내지를 미리 볼 수 있다. 전시장별 전시물 설명서인 활동지를 미리 출력해 가져오면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될 수 있다. -세계 100대 박물관, 60~70위권 진입, 관람객 70만명 유치 등 2012년 목표가 화려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은 그려졌나. 세계 100대 박물관은 영국에 본사를 둔 박물관 분야의 국제 권위지 The Art Newspaper가 관람객 수를 기준으로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9위, 국립경주박물관이 22위, 국립공주박물관이 91위에 링크돼 있을 뿐 도내 박물관 중에는 전무한 상태다. 흥미로운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자연스레 관람객들은 몰려올 것이다. 올해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전시와 각종 신나는 프로그램들이라면 자신이 있다. 오전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영유아프로그램은 이미 부모와 어린 아이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주일에 2회 다른 활동이 진행되는데, 두번 다 참여하겠다는 부모들도 있다. 특히 주말에 진행되는 각종 공연과 교육실 프로그램이 가족나들이 장소로 매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년이 지났다. 개관 당시 콘텐츠에서 변화는 없나. 사실 그간 40만명 안팎의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고장 난 전시물을 유지보수하는 것만도 힘들었다.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기엔 이른 감이 있었는데, 이제부터 그동안 기획했던 전시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1층에 대형 오르기 놀이구조물(climbing structure)을 설치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위를 향해 계속 기어오르면서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는 놀이구조물이다. 또한, 박물관 로비입구에 키네틱아티스트인 최문석 선생님의 작품을 체험형으로 만들어 아이들과의 교감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1층의 모습을 확 바꾸어 아이들과 가족의 달인 5월을 풍성하게 하려 한다. 또 3층 전시실을 수정보완해 아이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좀 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알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기획전시도 바꿀 때가 된 것 같은데. 어린이날에 맞춰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주인공인 피노키오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에 알려진 피노키오 동화가 각 나라별로 어떻게 출간되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피노키오 동화책 전시가 중심이다. 또한, 피노키오 모양의 각종 인형 즉, 마리오네트 인형, 헝겊인형, 나무인형 등 인형 종류와 오디오로 제작된 LP판, 영화와 영화포스터, 피노키오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등 가치가 있는 피노키오콜렉션과 약간의 체험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날, 박물관을 찾아온 아이들을 위한 특별행사도 있나. 작은 꽃이나 강낭콩싹 등을 아이들에게 나눠줘 집에서 기른 후 다시 박물관으로 가지고 오도록 하고, 이들을 모아 꽃밭을 꾸며보는 이벤트를 벌이고자 한다. 이런 이벤트는 박물관의 최근 추세인 집과 박물관을 연결하는 작업 중 하나로, 박물관을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하고 박물관을 다시 방문케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현재 경기도내 공립 박물관미술관은 연중무휴에 야간 연장 개장을 시행하고 있다. 어린이박물관의 특성상 어려운 점도 있어보인다. 거의 모든 전시들이 체험전시로 이뤄져 전시물 고장이 잦은 편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장시간 수리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동안은 개관 초기라 연중무휴로 운영해왔는데, 3월부터는 한 달에 하루씩 정기점검일로 정해 매월 마지막 월요일에 휴관하게 됐다. 전시보수, 도색 및 청소 때문에 휴관은 불가피하다. 연장개장도 어린 아이들이 다음날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야 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방학 아니고서야 개관시간을 좀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동학 박사학위를 받고, 홀트아동복지회 상담원으로 시작해 동남보건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삼성문화센터 어린이나라 실장, 삼성어린이박물관 부관장을 거쳤다. 평생을 어린이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린이에 대한 생각 역시 남다를 것 같다.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주기를 바라고 아이들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고려해야 할 점은 아이의 건강과 행복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손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같은 평행선상에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는 아이여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초대 박물관장이라는 자부심도 크지만, 그에 따른 책임감도 무거울 거다. 가끔 블로그를 보면 이제 서울 사는 친구 안 부럽다. 경기도 주민인 게 자랑스럽다는 등의 이야기가 올려져 있다. 관장으로서 어깨가 으쓱해진다. 바람이 있다면, 국가에서 운영되는 기관은 처음에는 요란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재투자가 되지 않아 유령 같은 모습이 되어 결국 관람객들에게 외면당하는 곳이 많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별히 체험전시가 많은 어린이박물관은 재투자되지 않으면 어떤 기관보다도 더 빨리 인기가 추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정말 우리가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을 아낀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롱런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대담=박정임 문화부장 정리=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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