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국제공항(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이 세계의 하늘길을 연지 12년이 지났다. 인천시 중구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 매립지에 들어선 인천공항은 7조8천억원을 들여 8년여 간의 공사끝에 완공됐다. 연간 4천만명이 이용하는 인천공항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8연패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브랜드가치를 인정받는 명실상부 세계최고의 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 등 일부 분야에서의 성적표일 뿐이다. 인천공항의 규모는 대형공항에 막 진입한 수준이고,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새로운 공항이 급성장하며 동북아시아 허브공항 위상마저 위협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 등 제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새로운 20년 역사의 시작을 꿈꾸고 있다. 인천공항의 향후 20년 비전을 설계하고, 이를 실현하고 있는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인천공항의 비전 등을 들어봤다. 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인천공항의 ASQ 8연패라는 역사를 쓰는 현장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900여 상주기관협력업체에서 일하는 4만여 명의 종사자가 만들어낸 오케스트라가 감동이었다면서 임기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이다.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이 GreenEcoSmart 한 공항으로 탈바꿈해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스스로 이 시간에 대해 평가해달라. 취임 당시 몇 가지 계획이 있었다. 공기업답게 전략적 인재육성, 경영혁신과 창조적 경영을 비롯해 협업과 소통 확대, 공항시설 첨단화, 세계 최고의 공항안전 등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다. 공항공사가 전 세계 공항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려면 꼭 필요한게 전략적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향후 세계 어느 공항의 직원과 비교해도 전문적인 업무역량에서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임직원 역량은 물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과정을 전면 재편했다. 또 공항공사가 성과 창출과 안전 강화, 청렴윤리 조직으로 변화 중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부서간 칸막이를 없앰으로써 성과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조직 내 수평적 협업과 수직적 분업을 제도화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제2여객터미널 등 3단계 건설 공사다. 자연과 함께 하고(Green), 지속가능하며 환경친화적인(Eco), 첨단기술로 더 안전하고 편리한(Smart) 공항을 만들도록 설계를 일부 바꿨다. -지난 9월에 제2여객터미널 기공식이 있었다. 현재 진행 상황은. 3단계 사업은 오는 2017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총 111개의 사업패키지로 세분화해 진행 중이다. 현재 4.7%의 종합공정률로 정상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올해 1조9천억원대 규모의 발주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내년엔 전체 사업의 84% 수준인 4조1천억원대 규모로 총 99개 사업이 발주된다. 입찰 방법은 사업특성 및 품질, 지역사회에 대한 공기업의 책무 등을 고려해 관련법규에 따라 적격심사, 2단계 경쟁, 협상에 의한 계약, 최저가 등 적합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3단계 건설사업이 끝나면 연간 여객처리능력이 4천400만명에서 6천200만명으로 늘어 주변 경쟁공항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메가허브공항이 될 수 있다. 연간 1천800만명의 여객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이 생기고 56개 여객계류장, 철도역사와 버스승차장 및 주차장(2천599대)을 함께 갖춘 제2교통센터, 무인여객 수송열차(IAT), 42㎞에 달하는 컨베이어 수하물처리시스템(BHS), 공항철도(8.5㎞) 및 진입도로 등이 함께 건설된다.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지. 3단계 건설사업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이전인 2017년까지 완공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큰 콘셉트는 세 가지다. 자연과 함께 하고(Green), 지속 가능하며 환경친화적인(Eco) 동시에, 첨단기술로 더 안전하고 편리한(Smart) 공항을 만들 것이다. 최종적으로 세계인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최첨단친환경 미래공항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세계 공항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첫 번째 Green은 제2여객터미널을 공항 속의 자연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여객에게 즐거움, 자연과 휴식을 동시에 제공하고, 공항 곳곳에 친환경적 녹지공간 도입과 지역별 특화된 경관 조성으로 숨과 쉼이 있는 신개념 공항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Eco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자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제1터미널보다 4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고, 3단계 건설사업 완료 시 제2여객터미널은 전체 사용에너지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 Smart도 매우 중요하다. 첨단 IT기술 활용과 셀프 체크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여객터미널의 혼잡을 줄이고, 여객 대기시간을 단축해 안전하고 편리한 최첨단 미래공항으로 자리잡는다. -내년에 인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 총회와 물류엑스포 등을 연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 내년 5월 26~2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제24회 ACI 세계 총회가 열린다. 올해 ASQ 8연패 시장식장에서 ACI 총회 유치가 확정돼 유치 깃발을 받아왔다. ACI는 전 세계 174개국 1천700여개 공항이 회원으로 가입한 공항분야의 UN과도 같은 위상을 가진 기구이고, 총회는 각종 항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이번 총회 유치는 ASQ 8연패 달성의 성과다. 세계 공항들의 수준향상과 국제 표준 확립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각국 공항과 항공사, 국제기구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하는 공항산업계의 축제로 분야별 모임을 통해 활발한 교류활동이 이뤄진다. 이번 총회를 통해 인천공항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항공업계 주요 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확대함으로써 신규 항공사 취항 및 신규 노선을 개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제항공화물협회(TIACA)의 항공화물포럼전시회는 내년 10월 7~9일 열린다. 전 세계에서 4천여명이 참석하는 항공물류 업계의 대표적인 행사다. 세계 항공화물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을 홍보하고, 글로벌 물류허브 유치를 위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3단계 사업 완료에 대비한 신규 항공화물수요 창출로 이어짐은 물론, TIACA 차기 이사회 진출 기회의 초석으로 삼을 계획이다. -공항공사의 경쟁력 강화와 앞으로의 발전구상은. 새로운 20년 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금 중국일본홍콩대만의 경쟁공항들이 공격적으로 시설확장에 나서고 있고, ASQ도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특히 동북아시장에서도 저비용항공사(LCC)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항공수요가 한층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무한경쟁으로 인해 글로벌 항공산업의 수익성은 감소하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공항이용객 증가 등으로 항공 및 비항공분야 등 전체적인 매출(수익)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국제 화물노선 확대와 글로벌 물류기업제조기업 유치가 시급한 문제다. 장기적으로 3단계 건설사업이 끝난 2020년에는 연간 여객수가 6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재 18%대인 동북아 환승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카지노뿐 아니라 공연문화쇼핑컨벤션숙박 등 다양한 시설의 조합을 통해 MICE 산업의 중심지로 공항복합도시를 개발하게 되면 매출 2조7천억원 달성과 일자리 12만개 창출이 가능한 공항이 될 것이다. 항공사 유치로 장단거리 노선 항공네트워크를 확대해 환승 연결성을 높이고, ICT 기술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항운영 전반에 걸쳐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브랜드 가치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항건설 노하우를 갖춘 국내 건설사와 함께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MICE산업의 중심지로 공항복합도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프로필 -1957년 4월 10일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고 졸업,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제23회 행정고등고시 -건설교통부 지도보험과장법무담당관토지관리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건설교통비서관 -건설교통부 공보관주택도시국장주택국장 -국무조정실 농수산건설심의관 -건설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기획조정실장제1차관 -강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초빙교수

[경기인터뷰]전광우 前 금융위원장

금융이라는 생명체는 복원력이 강합니다. 국제금융통으로 통하는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64)은 2008년 민간 출신으로 첫 금융당국 수장을 맡아 1930년 세계공황 이후 근 100년만에 맞은 가장 큰 세계경제 위기였다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성공적인 조기극복에 핵심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 중 하나이기도 한 미국의 옐로우스톤은 1980년도에 절반이 전소되는 대형 화재가 났다며 당시 100년 내에는 동식물이 복원되기 어렵다고 평가받았지만, 10년이 지나기 무섭게 새로운 동식물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 전 위원장은 자연의 복원력이 이렇게 강한만큼, 금융이라는 복원력도 강하다며 핵심은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2009년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4월까지 글로벌 큰손의 수장을 맡았던 그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국민연금의 국민적 신뢰와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기도 했다. 앞선 1980년대 초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에 이어 12년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역임했고, 1998년 정부 초청으로 귀국해 경제부총리 특보와 국제금융센터 원장을 거치면서 당시 IMF외환위기극복에도 기여했다. 또 2001년 우리금융그룹 총괄부회장, 2004년 이후 딜로이트 코리아 회장, 대한민국(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포스코 이사회 의장, 국제증권감독기구 아태지역위원회 의장 등을 거쳤다. 지난 5월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으로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 전 전 위원장을 만나 그 당시에 대한 이야기와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제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글로벌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했는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맞은 국민들의 체감 온도가 IMF 외환위기때보다 훨씬 덜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이는 너무 감사한 얘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당시 새벽 2~3시면 미국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등 잠도 몇시간 못자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를 말리던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는 조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다른나라에 비해 성공적으로 극복을 한 동력은 우선 은행자본확충펀드, 시장안정대책, 중기지원 Fast Track 등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한것이 첫번째 요인이다. 두번째, 2008년 초 Bear Stern 사태 이후, 특히 리만브라더스 상황 악화되는 여름 이후에 긴밀한 모니터링과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체제 구축 등 사전준비 모니터링을 꾸준히 한 것도 성공적 극복 요인이다. 세번째로는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의 학습효과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G20, 국제금융 네트워크 활용 등 국제공조를 확대하는 등 당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얻었던 노하우를 잘 적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때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면. 2008년 거대투자은행을 헐값에 인수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주류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가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국제적 M&A를 무작정 막을 일이 아닌만큼 가능성을 열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협상 초기에는 담당자들에게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나지 않은 위험이 생각보다 더 클 수 있는만큼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후 담당자들은 뉴욕에서 간략하게 실사를 한 후에 리먼의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보고를 했다. 결국 거부 결정을 내렸고, 리먼과 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던 인수 협상을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월척 수준을 넘은 큰 물고기를 낚으려다가 낚시대가 부러지면서 사람까지 물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일부 언론은 내가 상황을 악화시킨 장본인이라고 꼬집으면서 리먼 인수 시도가 물건너가도록 결정타를 때렸다고 평했다. 그러나 제동을 건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 제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이 한국이 인수 중단 의사를 밝힌 바로 그 다음 주에 파산 선고를 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인수전에 더 깊숙이 발을 들였었다면, 우리나라 경제 회복은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역대 최장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했는데. 2009년부터 2013년 4월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자산 400조원 세계 3대기금으로 공단을 격상시켜, 역대 최초 연임과 최장기간 이사장의 명예도 함께 가졌다. 지난해말 1년 연장계약을 통해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올해 12월까지 임기가 보장됐지만, 지난 2월 때가 되면 스스로의 역할과 임무를 아름답게 마무리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돕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재임기간 중에는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높여 가입자 171만명ㆍ소득신고자 188만명이 증가했고, 임의가입자도 5배나 늘어난 17만명이 증가했다. 그 결과 사상 최초로 가입자 2천만명 및 소득신고자 1천500만명 시대를 열었다. 무엇보다 소극적 채권중심이었던 기금운용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투자문화를 바꿨다. 국내채권 중심의 기금 포트폴리오를 국내외 주식과 대체투자 등으로 다변화를 추진했고,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충과 국내투자 집중에 따른 위험분산을 위해 해외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취임 당시 270조원 정도였던 기금 규모는 지난 2월 400조원을 돌파, 일본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에 진입했다. 임기 중 총 74조4천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익금을 만들어냈고, 3년 평균 수익률은 무려 6.4%에 달했다. 해외사무소 개설 등 글로벌 네트워크 및 경쟁력도 강화했다. 공단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해 뉴욕과 런던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고, 세계유수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등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임시 채권을 벗어나 주식은 물론 다양한 투자를 했는데.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자산배분)는 대부분 국내 채권에 몰려 있었다. 주식투자 비중도 높였고, 해외투자 및 주식과 채권 이외의 원자재 및 상품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확대도 꾀했다. 세계적인 골프용품 회사 타이틀리스트와 식음료 업체인 스무디킹 인수에 지분참여 했고, 영국 제2 공항인 개트윅공항과 브라질 광물회사인 니오븀에 공동투자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가 심각해진 각국 정부의 자산매각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가졌다. 특히 브라질이나 인도 등 신흥 강국이 아닌 미국과 호주 등 전통적인 선진국에 집중했다. 부동산 투자 용어로 말하면 하방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랜드마크 빌딩(프라임 빌딩)만 투자했다. 그렇게 투자해서 재미를 본 것이 런던의 랜드마크 빌딩인 HSBC 본사 건물과 베를린의 소니센터, 시드니의 업무용 고급빌딩인 44층짜리 오로라플레이스 등이다. IMF 때 우리나라 기업과 빌딩을 외국자본에 헐값에 팔아야 하는 아픔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에는 역으로 해외자산을 싼 값에 매입할 기회가 왔다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고령화시대를 맞고 있는데 OECD 국가 중 최하위 출산율과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 12%의 고령화 사회 진입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이중과제다. 젊은 층이 속된말로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에는 껌 값이 된다라는 말을 하는데, 적은 비용을 내고 큰 효과를 보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 방안이다. 노후를 대비해 개인의 저축 외에 기댈 곳은 공공연금의 비중을 늘려 극빈의 노년층을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현 세대와 최저 생활비로 생계를 이어가는 빈곤 노령층 간 공존을 위해 재무준비의 튼실함과 국민연금장애연금공무원연금공단 등 공공기관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익률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기관의 공격적인 수익률 구조개선 과제야말로 현 세대의 복지비 부담을 줄이고 정권의 표밭으로 활용되는 복지제도 변동이라는 변수 없이도 많은 사람이 장기간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현 세대는 새로운 두 세대가 융합된 민감한 시기로, 고령화 사회 세대와 뉴 노멀(New Normal, 저성장저금리저물가) 시대가 혼재한 시기인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필요하다 ▲현 경제상황과 전망은. 국제적으로는 중국의 연착륙 등 세계주요국이 하방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양적완화의 축소시기 연장과 거시환경의 미약한 회복기조가 있지만, 진통제 및 영양제의 효과에 따른 한계가 있다. 국내 경제는 다소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성장 고착화 극복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또다른 R&D(Reform&Deregulation) 개혁과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와 고용, 성정의 선순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 신정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가녀린 중년 여성의 인자한 웃음 속에서도 확실한 소신과 그 뒤에 풍겨지는 강한 카리스마. 비인기 종목인 하키선수, 그것도 국가대표 경력은 찾아볼 수 없지만 화려한 이력이 말해주듯 한국 여성스프츠계에서 맹렬 여성파워를 내뿜고 있는 신정희(59)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은 무엇인가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전문대 졸업 후 취업할 곳이 없어 남내문 새벽시장에서 점원으로 활동했던 그녀가 만학의 길을 거쳐 여성스프츠회 초대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국내 첫 여자하키 대표팀 코치, 여성 국제심판 1호, 대한하키협회 첫 여성 전무이사,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 전국 첫 통합 고양시 체육ㆍ생활체육회 사무국장을 거쳐며 항상 1호라는 수식어를 달고 체육 행정가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특히, 현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과 국민생활체육회 이사, 대한하키협회와 아시아하키연맹 부회장, 경기도체육회 이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등을 맡아 대한민국 체육진흥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체육회 임원실에서 신 위원장을 만나 체육인으로 걸어온 40여년의 외길 인생을 들어봤다. Q. 7월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으로 취임는데 구체적으로 선수위원회가 하는 일은. A. 대한체육회에는 13만명이 넘는 선수들이 등록돼 있다. 선수위원회는 요즘 대두되고 있는 선수와 지도자의 인권문제를 비롯해 선수들이 은퇴 후 원활하게 사회적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그중 역점을 두고 있는 선수들의 향후문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은퇴 후 원활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선수인권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은퇴선수지원사업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선수들에게 2개월간 학원비를 지원, 선수들이 선호하는 직업학원을 다니며 해당 직업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습득하도록 돕고 있고 교육과정 이수 후에도 취업 가능한 기관에 선수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4명의 멘토를 선정해 20명의 은퇴선수를 멘토 1명당 5명씩 배정, 집중교육을 통해 취업이 성사될 때까지 지원하고 있다. Q. 최근 사회적으로 선수 인권문제,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폭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A. 시대가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제자를 아끼는 사랑의 매도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대한체육회 인권지원센터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지도자들이 변화해야 할 때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 지도자, 학부모에게 각각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교육활동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런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수의 지도자도 물론 있겠지만, 지도자로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도했는데 이를 선수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소통의 문제인 것 같다. 시대는 변하고 있는데 지도자들은 아직까지 과거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점을 하루빨리 깨닫고 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도 선수위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지도자들이 기술적 부분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A. 물론이다. 요즘은 워낙 훌륭한 강사와 정보가 많아 이를 통해 지도자의 자질, 리더십 등 다양한 인성교육이 가능하다. 선수로서 경기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스포츠도 교육이다.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우선되는 체육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선수위원회도 공감하고 있다. 얼마 전 충주에서 열린 스포츠인권 전문인력풀 워크숍에 참여했었다. 워크숍에 참여한 이유는 과연 교육현장에서 진정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을 불어넣어 주고 싶어서였다. 그날 체인지라는 단어로 총평을 했다. 스포츠에 대한 의식도 과거 낡은 관행도 시대에 맞춰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체육현장이 많이 바뀌고 있지만 좀 더 심각성을 알고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Q. 위원장께선 첫 여성 하키대표팀 코치, 국제심판, 대한하키협회 첫 여성 전무이사 등 각종 1호 수식어와 경험을 쌓았다. 스포츠 분야의 다양한 직책을 맡아오면서 체육행정가로 활동하고 있다. A. 운동을 그만둔 뒤 사회에 나와서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비인기 종목인 하키선수 이력으로는 설 수 있는 땅이 하나도 없었다. 그때부터 피하지 않고 부딪쳤다. 취직이 안돼서 남대문 새벽시장에서 일한 적도 있다.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이 상황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을 거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의 경험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재 내 인생의 보배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 나무를 좋아한다. 미화를 좀 한다면 나무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 나무는 어떻게 자랄지 아무도 모른다. 무성한 나무가 될 수 도 있고 가냘픈 나무가 될 수 도 있다. 어떤 나무로 자라든 마지막에는 결국 열매를 맺고 그 열매는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나무는 죽어서도 최소한 땔감이 될 수도 있다. 70~80년대 초 만해도 여성 스포츠의 지위향상에 대해 많이 외쳤었다. 이제 현대 사회는 여성의 지위가 높은 수준으로 향상돼 실력을 갖추면 여자들도 어디든 진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내 경우 하키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여자경기 심판은 반드시 여자가 봐야 한다는 생각에서 1호 심판이 됐다. 대표팀 코치가 됐을 땐 지원이 너무 열악해 감독으로 선임된 분이 나타나지 않아 코치인 내가 혼자 팀을 훈련을 시키고 해외 전지훈련을 데리고 다녔다. 지도자의 길이 너무나 힘들어 고민 끝에 국제심판의 꿈을 품고 지도자의 길을 포기 했다. Q. 28세에 대학에 입학했고, 38세에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만학을 하게된 이유는. A. 중ㆍ고등학교 선수시절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다. 개인 사정으로 제때 대학에 가지는 못했지만, 항상 대학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에서 실력을 쌓아 하키인으로서 뭔가를 떳떳하게 해내고 싶다는 나름의 꿈이 있었다. 대학을 나와서 실력을 쌓고 사회에 진출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아이를 낳고 대학원까지 간 이유는 대학생활을 마치면서 공부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고, 당시 모 대학에서 시간강사 제의가 왔었는데 자격이 되지 않아 미래에 대한 준비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Q. 스펙이 화려하다. 고양시체육회ㆍ생활체육회 사무국장 당시 체육단체 통합 운영을 경험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앞으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상호작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통합 예찬론자는 아니지만, 스포츠라는게 한 울타리에서 서로 배려할 부분이 생긴다는 것은 사실이다. 생활체육의 경우 관에서 예산지원 후 오는 체감이 확실히 빠르다. 경기 대부분이 관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직접 관전하기 쉽고 스킨십 기회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엘리트 체육은 예산지원의 효과가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는 분명히 엘리트 체육에 있다. 어느 게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활체육 저변이 확대되는 현 추세를 역행할 수 없고, 엘리트 선수 육성도 등한시 할 수 없다. 다만 누구나 체육을 접할 수 있는 시설 인프라의 구축과 소외계층 및 취약계층에 다가가는 서비스가 우선시 돼야 한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은 유기적 관계 유지를 통해 상생해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는 생활체육이 강조돼야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엘리트 체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생겼었다. 아쉽게도 장애인체육에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못했지만, 장애인체육 현장에 직접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고 지원이 필요한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장애인체육 분야야말로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돼야 할 대상이다. Q. 가정을 이루고 계속해서 학업과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남자들도 사회활동으로 가정을 등한시할 때가 있는데 가정주부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왔는지. A. 혼자힘으로 완벽하게 모든 역할을 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모든 게 가능했다. 보통 일년에 3~6차례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냈는데 그 점을 남편이 잘 이해해 주고 외조해 줘서 큰 힘이 됐다. 다행이었던 것은 두 딸이 너무도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줬다. 이제는 아이들이 다 커서 내가 활동하는 것을 한층 더 이해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Q.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다. 앞으로 체육인으로서 해야 할 일과 목표가 있다면. A. 선배들이 이끌어주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혼자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 자리에 왔다. 후배들은 이런 시행착오들을 겪지 않고 원하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 특히 여성들의 체육계 진출과 국제올림픽(IOC) 위원에 도전할 후배들이 있다면 길잡이가 돼주고 싶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고은 시인

애기 많이 컸지? 참 세월 빨라. 빨리 둘째 낳아. 오늘 눈도 오는데 막걸리 한 잔 해야지. 눈 내리던 11월 25일, 고은(80) 시인을 만나 단골 막걸리집으로 향했다. 시인은 파전과 도토리묵, 막걸리 한병을 주문했다. 식당 주인은 선생님이 좋아하는 고추장을 내놓았다. 시인과 기자는 달달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나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었다. 그의 말은 시어 같기도 하고, 불경 같기도 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까닥했다간 낮술에 취해 얼굴만 벌겋게 달아오르는 거 아닌가 싶었다. 지난 8월, 수원 광교산으로 이사 온 고은 시인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 30년 동안의 안성시대를 마감하고 어렵게, 그리고 복잡하게 새 둥지를 튼 시인은 설레임으로 가득차 보였다. 광교산이 어머니 품 같다고 했다. 이러한 시인의 심정은 이번 신작 무제 시편(창비刊)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총 607편, 1천16쪽에 이르는 한국문학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묵직한 시집은 두께만 봐서 압도적인 대작이다. 더구나 이 엄청난 시들은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8월 광교산 이사 다음날까지) 고작 반년 만에 씌어진 것. 이 가운데 539편엔 제목이 없다. 그래서 시집 이름도 무제 시편. 시의 유성우(流星雨)가 밤낮을 모르고 퍼부어내렸다는 여든 살 고은 시인과의 막걸리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겨울눈은 어느새 겨울비로 변해 광교산을 적시고 있었다. 막걸리 한 잔을 마시는 찰나에도 금방이라도 쏟아져나올 듯 시가 울먹울먹 차 있는 시인에게는 문학이 삶이고, 삶이 곧 문학에 다름 아니다. 불과 반년 만에 총 607편, 수치로 따지자면 하루에 3편꼴로 시를 쏟아내고도 아직도 멀었다는 시인. 어느 시인은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여전히 청춘으로 사는 귀신이라 했고, 또 한 젊은 시인은 시 없이는 이미 죽었을 사람, 시 있어서 평생 살아남을 사람, 도통 시로밖에 설명이 안되는 천상 시인이라고 고은을 명명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알딸딸한 술 기운이 채 가시기 전에 신작 시집을 사서 읽었다. 찬찬히 읽다보니 여든의 나이에도 폭발하는 열정으로 시를 쓰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돼지가 되어서도/시인이련다/돼지가 되어서/꿀꿀/구정물 속 주둥이로/새파랗고/샛노랗고/새빨간/새하얀/아흐 새까만/시 몇편을 꿀꿀 쓰련다(「궁한 날」 부분) 나는 돼지가 되어서도/시인이련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고은. 그의 광활한 시공간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도저한 사유와 유장하고 분방한 언어가 수원 광교산에서 어떤 색으로, 어떤 말로, 어떤 식으로 물결칠 지 궁금해지는 겨울이다. Q. 저녁에 서울에서 약속 있으신데 낮술 괜찮으세요? A. 딱 한 잔만 하자고. 요즘도 기자들이 많이 찾아와. 여기가 딱 좋아. 이 집이 막걸리가 아주 맛있어. 서울 갈 땐 수원역에서 지하철 타고 가면 돼. 사진기자도 한 잔 마셔야지. 그래야 사진을 이쁘게 찍지. Q. 올해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시베리아 등 세계 시단을 무대로 활동을 펼쳐왔는데 요즘은 좀 한가해지셨는지요. A. 한가하긴. 이런 인터뷰가 방해야. 오래 구상 중이던 1천500~2천매 분량의 장시(長詩)를 쓰고 있는데 이런저런 일정이 생기다보니 긴 호흡이 끊겨. 나는 서유럽, 남유럽 그리고 남아프리카에 걸친 여러 곳의 뜨거운 무대 위에 찢겨 가 있었어. 시간의 마디마디로는 장시의 지속 율동이 가능하지 않았지. 지난주까진 영국 BBC 방송국에서 와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갔어. 시 4천여 편을 실은 대표시집 만인보와 신작 무제 시편을 비롯해 작품세계와 생애, 근황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내년 초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하던데. 이번주는 부산 강연도 있고. 쉴 새가 어딨어. Q. 이렇게 일정이 많으면 몸이 지칠법도 한데 어떻게 두 계절만에 시 607편을 쓰셨죠. A. 시가 그냥 왔어. 시라는 귀빈이 퍼부어왔어. 베네치아에 보낸 80세 절반에 걸쳐 나와버린 것들이지. 하룻밤에 10편도 썼어. 자고 싶은데 시가 못 자게 해. 왜 벌써 오니? 그랬다니깐. 귀국 후에도 그런 노릇이 시차 따위도 없어진 채 조금 이어졌고 이런 내 시의 행위는 어쩌면 한반도 일대의 빈약한 고대 시가에 대한 후대의 벌충일지 몰라. 듬성듬성한 근대시에의 혈연적인 보강인지 모른다는 것에 어느만큼 연유할 것이다. 나 자신이 나 이전이기 때문이고 나 이후이기도 하기 때문이지. 이번 시집에는 올해 쓴 무제 시편 539편과 안성에서 살던 시대를 마무리하고 수원 광교산 자락에 근거지를 옮긴 후 나온 근황을 담은 부록 시편 68편으로 나눠서 시집을 엮었어. Q. 1933년생이시니 올해로 만 여든을 헤아리고, 올해로 등단 55년에 이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 그대로 온몸으로 보여주고 계신데 솔직히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세요? A. 시와 관련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나는 거의 동시적으로 아직 덜 자란 삶이다. 그러므로 노년이란 나에게는 비역설적으로 유년이기도 하지. 나는 20대야. 동료 중에는 20대에 죽기도 했고, 30대에 없어지기도 했고, 시 100편 미만으로 쓰고 죽은 이도 있으니 아직까지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은총이지. 그들의 결핍을 내가 몸으로 갚아야하는 비극적 사명이 가지고 있어. 그리고 한국문학은 가난해. 세계문학사에서 우리의 위치는 없다. 중국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 치욕스럽기도 하고. Q. 무제 시편이라는 시집 제목처럼 시에 제목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1, 2, 3, 4 번호만 매겨놓으셨던데. A. 니(시)들 맘대로 가서 놀아보라는 심정이었어. 내 시는 해방의 언어다. 어떤 명제나 이데올로기나 고유명사에 속해 있는 진술행위는 아니다. 시에게 나는 자기 운명을 개척하도록 자유를 부여하는 의미에서 모든 이름을 지워버렸지. 언어를 놔두고 스스로 어긋나게 하고 싶었지. 스스로 미쳐 날뛰게 하라. 내가 죽은 뒤 혼령이 제목을 붙여 주겠지 뭐.(하하) Q. 부록 시편에 보면 30년을 살았던 안성에 대한 아쉬움과 동시에 수원에 대한 설레임이 묻어난 시들이 여러 편 있어요. A. 장소가 운명이고, 작품이 곧 장소다. 안성에 이사 왔을 때 함석헌 옹이 부러워했고 안성에 와서 부부생활을 시작했지. 아이를 낳고 책 백 몇권을 내면서 안성시절이 무르익었어. 안성 30년은 시의 30년이었다. 안성은 너무 많은 신명의 날들이었고, 너무 많은 수혜의 날들이었지. 날마다 절정이었고. 안성이여 안녕이라 시집을 보면 내 이야기가 나와. 광교는 이제 막 태어난 태(胎) 비린내, 젖비린내 나는 어린 삶의 시작이지. Q. 광교산 생활 100일 정도 흘렀어요. 전입신고 당시 수원 여기저기를 쏘다니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수원 구경 좀 하고 다니셨어요. A. 점심 먹고 광교산 등산을 하는데 따뜻한 엄마 품 같아. 우선 자연부터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야. 구름의 신, 나무의 신, 꽃의 신과 교류한 후 그 다음에 물길따라 다닐 생각이야. 수원천을 따라서. 마지막이 인간이 살고 있는 거리과 길로 나갈 거다. 광교산에 와선 그냥 시가 잘 나와. Q. 선생님께 수원(광교산)은 어떤 도시인지요. A. 의례적으로 좋다, 싫다고 대답하고 싶지 않아. 좋다. 세상은 어느 곳이든 다 좋다. 광교산은 시인으로서 열매를 맺어야 하는 곳이며, 꽃을 피워야 하는 곳이기도 하지. Q. 선생님께 시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죽을 때도, 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어?라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면 쓸 수 있다. 쓸 수 없다면 죽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시는 절경(絶景)의 꽃이 아니다. 폐허의 꽃이다. 폐허야말로 유적(遺蹟)이야말로 시의 미지(未知) 그것이지. 나의 길은 더 가야 할 시의 길이다. 또한 이 길은 속박조차도 자유인 그 길이다. Q. 내년에도 해외 체류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요즘도 해외초청이 쇄도하고 있어. 독일 베를린에서 초청을 받았고,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선 한국문학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도 받았어. 광교산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찌 가겠어. 당분간은 광교산에서 작품 쓰는데 집중할거야. 수원을 주제로 한 시를 쓰고 있는데 내후년 봄엔 책으로 낼 예정이야.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지. 서울 일정이 늦었네. 그래도 마시던 건 다 마셔야지. 아이고 사진기자 얼굴은 꽃이네, 꽃이야.(하하)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김인철 道건축사회 회장ㆍ道건축문화제 추진위원장

1970~80년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건설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건축분야는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예술성과 문화성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선진국의 경우 건축물을 문화적 측면에서 판단하고 예술성을 강조하면서 100년을 훌쩍 넘긴 건축물이 허다하다. 우리 건축업계도 건설과의 관계를 보다 주도적으로 이끌고 한 차원 더 높은 고부가 문화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건축업계도 대량 생산의 시대에서 건축을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경기도건축사회를 비롯한 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 주택건설협회 등 도내 건축 관련 6개 단체가 경기도 건축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모습을 엿볼 수 있는 2013 경기건축문화축제를 마련하는 것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되는 경기도건축문화제 추진위원장인 김인철 경기도건축사회장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도건축사회 사무실에서 만나 이번 건축문화제의 의미와 건축업계가 어떤 변화의 길을 모색하는지 들어봤다. Q.건설경기 침체로 건축업계도 큰 타격을 보고 있다. 회원들의 어려움을 지켜봐야 하니 걱정도 많을 거다 A.건축업계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동주택의 대량 공급으로 주거난이 해소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위축됐고 건설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수주량은 감소하는데 오히려 건축업 종사자는 늘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가되면서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 건축사가 주거난 해소라는 명제 하에 건축 행정 대리인 역할을 해 왔으나 이제는 건축도 하나의 문화로 변화 돼 가는 전환기에 접어들어 기존 형태를 바꾸어 가고 있다. 현재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건축이 건축사가 구상하는 방향으로 변화돼 미래를 내다보는 건축문화로 계승 발전돼야 한다. 현재의 건축 수명을 20~30년에서 100년 이상의 수명을 연장 하려면 건축물의 유지관리 등이 건축문화로 인식돼야 하는 것이다. Q.경기도건축문화제가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준비는 다 됐나 A.대한민국 중심 세계속의 경기도를 알리는 건축문화제로 경기도와 건축관련 6개 단체(건축사회, 건축가회, 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 주택건설협회, 경기도시공사)가 행사를 준비했다. 이번 축제는 민간참여를 확대해 누구나 쉽게 건축을 이해할 수 있고 도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특색 있고 대중적인 프로그램 위주로 마련됐다. 경기도가 전국 16개 시ㆍ도 중 제일 늦게 문화제를 개최하지만 건축 문화 유산을 계승 발전 시켜 건축인만의 축제가 아닌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로 정착하도록 하겠다. Q.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들었다 A.전문가 영역인 건축을 도민이 흥미를 갖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1기 시민건축대학을 마련했다. 또 초대작가전, 경기건축대전, 건축문화현장답사, 건축모형전시회, 건축경관사진전, 건축자재전시회 등 건축과 관련한 다채로운 문화행사 프로그램이 함께 개최된다. 아울러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건축 관련 취업상담 창구도 운영한다. 특히 건축문화제 기간에는 한국건축가협회 경기지회에서 48회째 독자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는 경기건축대전 등이 함께 열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건축문화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Q.건축사도 인력의 과다 배출로 구조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데 정말 그런가 A.연간 1천500여명 합격자가 배출되는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연간 400여명 수준이다. 건축 관련 대학 학부 졸업생이 연간 3천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업하는 학생은 3분의 1도 안된다. 또 건축사가 되더라도 돈벌이가 안 되니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건축사는 기술과 예술,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문인이 되도록 교육과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Q.지난해부터 건축사 자격 요건이 강화됐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건축사 자격 요건이 UIA규정에 맞는 세계화로 바뀌어 가는 것도 좋지만 풍토와 그 지역 특성에 맞는 건축 제도가 요구된다. 또한 건축은 인문학, 공학 등 사람이 살아가는 도구로 그릇을 만들어내는 정신이 필요하다. 한때 건축학부가 대학 상위 등급이었으나 현재는 하위 등급으로 전락되고 폐과 위기에 처해 있다. 교육당국의 현실적인 인원 조정 등을 통해 대학과 현장이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현업에 종사하는 건축인들도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변화ㆍ발전해야 한다. Q.사회 전반적으로 다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건축업계도 양극화 현상 심화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의 특성상 대형프로젝트의 경우 서울의 대규모건축사사무소가 수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따라 도내 중소건축사사무소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대형업체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소규모 업체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도 빠듯하다. 경기도지역건설활성화촉진조례가 제정돼 있다. 조례내용에는 설계, 감리분야도 지역업체 참여 등의 내용이 있지만 상위법에 근거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육성 등을 위해서도 관련 조례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업체 규모에 따라 사업 참여 규모를 제한하고 전문 분야를 세분화해 특화시키는 것도 양극화 해소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Q. 현재 협회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뭔가 A.어려운 건축경기속에 회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회원의 일거리 창출과 업역확대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또 건축물의 올바른 관리를 위한 건축물유지관리, 협동조합 시스템의 도입 등을 회원사에 홍보하고 협회자체적으로도 준비하고 있다. 건축사의 자질향상과 새로운 건축트렌드 반영 등을 위한 건축사실무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건축에 대해 시민에게 알기 쉽게 다가가고 홍보할 수 있는 건축문화제 등의 시민참여형 행사를 다양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15년 경기도건축사회 창립 50주년을 대비해 경기도건축사회의 역사 정립과 경기도의 건축문화를 정리할 수 있는 기반 마련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Q.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건축업계의 돌파구가 필요한데, 복안은 있나 A.과거 개발중심의 건설에 한분야로만 인식됐으나 이제는 건축이 문화로 인정받아야 하며 문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축이 중심이 돼야한다. 건축사들은 현재 친환경, 한옥 등의 각종 전문분야의 도입 등으로 자발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가고 있다. 지금 탁상공론을 벌이고 있는 법안 몇개가 위기의 건축산업을 구하기 위한 처방이 될 수 없다. 업계가 건축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고 세계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건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건축설계업계도 설계만 가지고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건축물의 유지관리, 건축공사, 사업관리,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대담=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국토의 핵심보전지역이라 할 수 있는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를 보전ㆍ복원하고 4천만명이 넘는 탐방객이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고 보람찬 일이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공단 업무에 대단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었다. 이를 나타내듯 박 이사장의 집무실에는 지리산 천왕봉, 한려해상 등 멋들어진 사진과 국립공원 현황이 표시된 지도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박 이사장은 7일 서울시 마포구 공단 사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태계를 잘 보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 보전된 생태계를 훼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운영 철학을 드러냈다. 취임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박 이사장은 업무 파악을 이미 마친 듯 보이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절제와 겸손함을 보였다. 전국의 국립공원 이곳저곳을 돌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그를 만나 공단 경영 철학과 중점 사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박 이사장은 취임한 지 이제 한 달이 지났음에도 국립공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대단했다. 그는 취임 이후 짬짬이 틈을 내 지리산, 설악산, 소백산, 무등산, 북한산, 계룡산, 태안해안, 오대산, 치악산 등 9개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더욱 열심히 뛰어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전직 국회의원인 박 이사장에게 정치인 출신으로 공단 취임에 부담은 없었느냐고 묻자, 주변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떼면서 국립공원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정 활동과 정치경험을 토대로 공단을 잘 이끌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국정감사를 받았음에도 무리 없이 감사를 마쳤다는 평가와 관련, 의정 활동 경험이 수감자로서의 답변 태도에 많은 도움이 됐지만 근본적으로 의원들이 국립공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준 데다 공단에 애정을 갖고 있던 덕분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박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사항은 자연보전 문제와 탐방객 안전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연보전 문제와 관련, 그는 의원들이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외래종 관리 문제와 소나무 재선충과 같은 산림 피해를 염려했는데 공단은 돼지풀, 가시박, 붉은귀거북 등 외래종 18종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집중 퇴치 활동을 벌이는 한편 토종식물을 외래종 식물 주변에 심어 외래종 번식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탐방객 안전에 대해서는 국립공원에 연간 4천만명이 방문하고 있는 만큼 탐방객 안전은 지속적인 관심사라며 신속한 구조시스템을 운영하고 사고가 빈발하는 샛길 출입을 효과적으로 금지하거나 암릉 등반객의 안전장비를 확인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과 사후조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기ㆍ서울 지역에 걸쳐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은 연간 방문객이 80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은 만큼 샛길 출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백운대와 같은 암반층 토양복원 사업을 추진했으며 사고 빈발 지역 주요 입구에서 안전 장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탐방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공단의 역점 사업으로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을 꼽았다. 박 이사장은 현재 반달가슴곰 29마리가 지리산에 살고 있는데 자체 서식이 가능한 개체 수인 5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라면서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에 서식 중인 산양은 최소 존속 개체 수인 100마리까지 늘리는 게 목표이며 이후 백두대간 생태축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멸종위기 동물은 야생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일정 구역에 망을 치는 연방사 방식을 통해 생존본능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며 만족스런 표정으로 최근 소백산 여우가 잘 적응해 문을 열었다고 자랑했다. 박 이사장은 생태나누리 사업과 명품마을 사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립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다문화 가정이나 노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비와 식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 이사장은 2009년 시행된 생태나누리 사업은 2천300만원에 참가자 845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는 후원금이 9억원을 넘어섰고 지난달까지 참가자가 2만명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품마을과 관련, 박 이사장은 국립공원 내 10개 마을을 명품마을로 선정해 특산품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생태계를 잘 보전하면 이득이 된다는 인식을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최근 야영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풀옵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6개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야영장 친환경 조리법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박 이사장은 이용객들이 야영 장비를 전부 구매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고 자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공단은 덕유산과 월악산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야영 장비 전부를 5~7만원가량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환경 보호가 우선돼야 하는 만큼 차량 이용 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아울러 친환경 조리법 경연대회는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우리 공단이 사회적으로 야영문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추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며 친환경 조리법 경연대회는 음식 조리과정에서 쓰레기발생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 의외로 참가자가 많았고 이번 경연대회에서 선정된 우수 조리법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공단 직원들의 근로복지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전국 국립공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임금 수준도 낮지만 자녀교육이나 생활문제 때문에 가족들은 주변 도시에 거주하고 본인만 근무지 근처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두 집 살림으로 말미암아 주거비가 상승하게 돼 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며 근로복지 문제 해결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탐방로가 아닌 곳까지 순찰하는 등 목숨 걸고 일하는 직원이 많음에도 처우가 좋지 않다면서 공단은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데 다른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준정부기관 직원들의 75% 수준이며 환경부 산하 기관 직원들의 81%에 불과하다고 근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급여 인상을 위한 노력도 해야겠지만 직원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관사확충도 병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전국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개선은 재임기간 중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사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또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에 대해서는 문화재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조계종이 국민과 문화유산 보호라는 측면을 고려해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이사장은 국립공원공단법의 별도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립공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지역인 만큼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자연공원법을 개정하고 공단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립공원공단법이 별도로 제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좌우명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 없이 선공후사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 당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며 이제 공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차례다. 아마 이 다짐은 변함없을 것이고 평생을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적으로는 국회, 정부부처 등 공단과 관련된 외부 기관에 공단이 하는 일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거기에 맞는 지원을 이끌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변화를 주도하고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해 공단이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앞장서겠다며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PROFILE ▲1956년 경북 청도 출생 ▲경북고,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제13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18대 국회의원(화성을) ▲(前) 국회 정책연구위원 ▲(前) 한나라당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 ▲(前) 한나라당 경기도당 사무처 처장 대담=정근호 정치부장 k101801@kyeonggi.com 정리=송우일기자 swi0906@kyeonggi.com 사진=전형민 부장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김완섭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장

경인지역 교통문화는 대한민국 모범이 돼야 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32년간 몸담으며 오직 자동차와 교통안전만을 고민하며 한길만 걸어온 사람이 있다. 그 마지막 불꽃을 경인지역 교통안전이란 분야에서 하얗게 불태우고 있는 김완섭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장(57)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 1월 7일 경인지역본부장으로 부임한 김 본부장은 교통안전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며 교통사고의 특성 상 한가족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중차대안 사안이므로 한시도 업무에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예방은 현장중심의 예방활동에 달려있다는 그를 만나 경인지역 교통문화 선진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취임 300일이 지났는데. 경인지역본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호남지역과 부산ㆍ경남지역에서 본부장 등으로 근무를 했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 경인지역은 사람도 많고 차량도 많고, 지역도 넓다보니 신경써야 할 점도 많았다. 관할 운수업채 규모만 따지더라도 전국 30% 이상을 차지하니 상당한 규모라 볼 수 있다.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있다면. 이에 부임 이후 광역버스사고 및 화물차사고에 대한 과학적 사고원인 분석을 통해 신설 버스노선인 광역버스에 대해 실제탑승 실태점검을 실시, 안전대책을 강구했다. 또 도로 위의 폭탄이라 할 수 있는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추진했다. 그 결과 10월 말 현재 전년동기와 대비해 대형사고가 절반이상 감소했으며 화물차 대형사고는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와 철강협회, 발주업체 등과 공조, 과적과 적재불량 차량에 대해 페널티를 적용, 위반 자체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러한 사업의 성과로 올해 9월 말 현재 경인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동기 대비 97명 감소했고 사업용사고 사망자도 28명이 줄어들었다. -우리의 교통안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데.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특히 경인지역은 인구 뿐 아니라 교통통행량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교통사고도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방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통안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적인 관리기법을 통한 지속적인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일정부분 교통안전 사고량이 줄어들었지만, 그 이상 사고량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경인지역 교통사고의 특색이 있다면. 중장거리를 운행하는 전세버스와 화물차는 그간의 지속적인 홍보 등으로 안전벨트 착용과 안전운행이 정착, 대형교통사고는 상당수준 감소했다. 그러나 경인지역의 특징인 단거리를 고속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와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안전운행 대책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경인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천235명이다. 2011년보다 90명이 더 많아졌다. 또 사업용 자동차에 의한 사망사고를 보면 252명으로 이 역시 37명이 늘어난 것이다. 2012년에 전반적으로 2011년보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한 주요 원인은 잦은 폭설로 인한 빙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또 도로신설에 따른 교통량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주요 대책은. ▲대형사고 및 사고증가 업종의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먼저 신규사업으로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광역버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수도권 대표 20개 광역버스노선에 대한 탑승 실태조사를 지난 2월에 실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과속운전과 신호위반 등에 대한 집중계도를 통해 교통안전관리를 강화했다. 특수화물차량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철스크랩운반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또 사망사고 유발운수회사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추진, 사고유발원인을 규명해 안전관리 기법을 지원하고 있다. 유관기관인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도, 경기지방경찰청 등 교통관련 기관 및 단체와의 교통사고 예방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기관별 역할분담을 통해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교통안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행락철 전세버스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체험학습 차량에 대한 운전자 부적격자 조회 및 체험학습차량 무상점검업무를 실시, 운전자와 이용자의 안전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요 휴게소 및 관광지 등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으로 불시점검을 벌여 음양기기 설치 등 불법 구조변경에 철퇴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경인지역본부만의 운영 방안이 있다면. 교통사고는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함으로 운수업체와 협력을 긴밀히 강화, 운수업체 스스로 안전관리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과학적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버스와 택시, 화물차에 대한 운행기록계 장착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는 등 운수종사자 운전행태 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경인지역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방안은. 단속과 규제는 일시적인 교통사고 감소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교통사고 감소가 한계에 이르면 제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경인지역 뿐 아니라 국내 교통안전의 현주소다. 교통문화 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교통사고 사망자 반감기 달성 이후 교통사고 감소는 단속과 제도, 교통시설보다는 국민들의 교통문화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화장실을 청결하게 하라는 훈계조의 캠페인보다는 남성소변기 중앙에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음으로서 화장실 청결 개선이 이뤄졌다는 넛지(Nudge) 이론을 교통안전에도 도입시켜야 한다. 이에 경인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교통안전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이에 교통안전 유관기관은 물론, 언론기관과도 함께 협력하는 사업을 추진, 교통안전 성과가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영구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교통안전공단을 소개하자면. 교통안전공단이 수행하는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교통안전관리의 효율화를 도모, 교통사고 예방 및 감소를 위한 사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도로와 철도, 항공에 대한 교통안전 조사연구를 하고 있으며 자동차의 성능 및 안전도 향상을 위한 시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작시 안전도를 확보하는 한편, 운행 자동차에 대한 안전도 검사를 실시해 차량적 교통사고 요인을 사전에 검출, 자동차 결함에 의한 사고예방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매연에서 환경을 보호하고자 배출가스 정밀검사도 시행하며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피해가족을 지원하는 사업 및 정부위탁 교통안전 사업도 하고 있다. 글=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ㆍ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장

3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위기다.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APC)로부터 지난 2009년 9월 2014년 장애인아시안게임 개최도시 승인을 받았지만, 5년여 동안 이렇다 할 진행 사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겨우 지난해 8월에서야 대회를 주관할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설립됐고, 경기종목(23개)은 올해 1월에서야 간신히 확정했다. 또 대회 공식 홈페이지가 대회를 불과 1년 앞둔 지난 17일 개설되는 등 장애인 아시안게임 시계추는 유독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는 중앙정부와 인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무관심한 시선이 성공적 대회 개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1년여 전 무보수 명예직으로 조직위원회 수장을 맡은 김성일 위원장(65)의 고민도 여기에서부터 출발했다. 어떻게 하든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했다. 김 위원장의 고민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제3대 회장 출마로 이어졌고, 결국 지난 18일 당선에 성공했다. 다음 달 25일 취임식 이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3대 회장으로 4년간 직무를 수행하는 김 위원장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으로서 2014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더욱 성실한 대회준비를 위해 대한장애인체육회장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대한장애인체육회 전문가들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운영 분야에 집중 투입해 대회 내실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 장애인비장애인 화합의 장 연출할 것 지난 2005년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출범한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국제대회가 내년에 인천에서 열린다. 2014년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인천장애인AG은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2010년 중국 광저우 대회(19개 종목)와 비교해 론볼, 요트, 휠체어 댄스 스포츠, 휠체어 럭비 등 4개 종목이 추가된 23개 종목이 개최되고, 참가선수단은 규모만도 6천 명(선수 4천500명임원 1천500명)에 달한다. 대회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밀한 수송 및 자원 확보 계획을 세우고, 종목별 담당관과 경기 전문가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최첨단 정보통신(IT)시설 및 경기장 시설을 구축해 역대 어느 대회보다 수준 높은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무엇보다 조직위가 역점을 둔 부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소통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이다. 김성일 위원장은 박칼린 개폐회식 총감독을 위촉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감동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 우리의 우수한 문화콘텐츠와 42개 참가국의 다양성을 충분히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혹은 TV 중계를 통해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당당하게 펼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며 적극적인 관중 확보 노력과 함께 방송 중계 준비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인천에서 장애인AG이 결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같은 해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일찌감치 확정되며, 그동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로부터 대회 승인이 나지 않았었다. 당시 OCA는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60일간 어떠한 국제대회도 치를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장애인AG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장애인AG을 유치해 놓고도 무산될 처지까지 몰렸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OCA 알사바 의장으로부터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도시가 따로 장애인 대회를 열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오히려 개최 도시와 잘 협의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부족한 대회예산,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 인천시는 안상수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09년 당시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고작 599억 원의 예산만을 승인받았다. 599억 원은 2002년 부산 아태 장애인대회를 치렀던 비용에 물가 인상률을 감안한 금액이다. 당시와 비교해 훨씬 커진 대회 규모를 고려하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예산 부족이 가장 큰 고민이다. 최대한 아껴도 1천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며 인천 아시안게임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중앙정부의 외면 속에 애가 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대회조직위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만 12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개폐막식 등을 중계하는 데 70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 예산을 아끼고 아껴 국제 스포츠 대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성화 봉송도 포기했지만 그래도 1천억 원은 필요하다. 산술적으로 현재로서는 400억 원 이상이 부족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속적인 예산 확보 노력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절감해 나가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 대상 마케팅을 통한 예산 확보도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새다. 아시안게임조직위가 OCA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항공사를 비롯해 가전제품스포츠용품 생산업체, 보험회사 등과 굵직한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달리 장애인AG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시들시들하다. 김 위원장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일찌감치 항공사와 자동차업체 등과 후원 계약을 마쳐 직원들이 비용 걱정 없이 출장을 다니고 이동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기업들이 아시안게임 후원에 투입하는 비용의 20%만이라도 장애인AG에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민과 함께 성공적인 대회 만들겠다 장애인 아시안게임의 성공 여부는 온 국민의 관심에 달렸습니다. 남은 기간 다양한 채널과 창의적인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겠습니다. 대회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아시안게임에 가려 장애인AG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아시안게임과 장애인AG을 별개의 대회로 바라보지 않고 인천에서 개최되는 하나의 국제경기대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인식이 아시안게임과 장애인AG이 연결되는 대회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회조직위도 실무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함께해 자원과 예산의 중복을 최소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양 대회 모두 상생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애인AG만의 차별화된 홍보 전략도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기획보도를 비롯해 지역 축제 등 각종 행사에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등 장애인AG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진행 중이다며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배우 한효주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로봇홍보단 로보티카 등을 활용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일 위원장, 대한장애인체육회 3대 회장 선출 김성일 위원장이 대한장애인체육회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3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선거에서 27표를 얻어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지난 2대 회장 선거에 출마 고배를 마신 김성일 회장은 2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이날 투표에는 대의원 총 54명 중 52명이 참석했으며, 1차 투표결과 과반의 표를 얻은 후보가 없어 선거관리규정에 의거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한 김성일 후보와 장춘배 후보 간 재투표가 실시됐다. 2차 투표결과 김성일 후보가 27표, 장춘배 후보가 24표를 얻었다. 김성일 신임 회장은 제3기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에 섰다. 저를 믿어주신 만큼 안전한 비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대한장애인체육회 전 직원과 함께 환골탈태 한다는 자세로 다가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경기연맹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확보된 기금을 가능하면 경기연맹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연맹을 재정적 지원을 통해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이를 통해 더욱 견고한 장애인체육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은 각종 국제경기대회에 출전해 쿼터를 따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며 예산지원은 물론 제도적 부분을 연맹과 협의해 차근차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프로필 -1948년 경남 진해 출생 -경북고등학교 졸 -공군사관학교 20기 학사 -연세대(행정학 석사) 졸 -현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 -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3대 회장 선임 -2008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2010~2013.8.) -대한장애인축구협회 회장(2007~2011) -공군 참모총장(2005~2007)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경기인터뷰]‘교구설정 50주년’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천주교 수원교구가 1963년 서울교구에서 분할된 후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았다. 불과 반세기만에 서울대교구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했다. 신자 약 80만 명,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다. 한국 천주교 발상지인 천진암 성지(광주시 퇴촌면)를 품에 안고 있는 저력 덕분일까. 수원교구는 단순하게 신자의 양적 성장뿐만 수원교구 내에는 현재 140여 개의 복지시설이 운영 중인 가운데 아동ㆍ청소년, 여성, 노인, 노숙인, 교정, 나환우 등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돌봄과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고 하면서 질적성장을 도모해왔다. 반세기 동안 신자와 비신자 구분 없이 동등하게 복음적 가치관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수원교구장으로 일해온 이용훈(마티아) 주교를 만나 수원교구의 비약적인 성장배경과 대희년을 보내고 있는 교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과 신앙의 해라는 겹경사를 맞은 대희년을 보내고 있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A. 하루가, 일주일이, 한달이 어찌 지나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하하) 올해는 수원교구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내다보며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교구 공동체의 비전을 선언하는 해입니다. 특히,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해 추진한 영성운동 잘 섬기겠습니다는 현대사회의 지배와 폭력과 죽음의 문화에 맞서 그리스도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과 봉사로 무장돼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출해보자는 시도였습니다. Q. 2010년 5월 열린 50주년 기념준비위원회 1차 총회를 시작으로 2년 여 동안 50주년을 준비해 왔다고 들었습니다. 1년 동안 다양한 희년 행사가 진행됐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행사는 무엇이었나요. A. 지난 4월 전세계를 감동시킨 프랑스 신부님들과 신자로 구성된 팝페라 그룹 레 프레트르 초청공연과 8월 열린 기념음악회는 교구민들이 희년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기념음악회에서 소통, 쇄신, 참여라는 가치를 교구의 미래를 향한 비전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다만, 다채로운 행사에 장소와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보다 많은 교구민들이 참석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큽니다. Q. 특히, 지난 10월 3일 천주교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가 4만5천여 명이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받았습니다. A. 정말이지 깊은 감동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약 80만 명의 교구민 가운데 5%에 해당하는 대표성을 지닌 4만5천여 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수원교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교구민의 진실된 모습을 온전히 주님께 보여드리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구호를 외치는 4만5천여 명 신자들의 소리가 우레같이 울려 퍼졌고, 희년을 맞은 수원교구 공동체의 기쁨을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입장식에서 선보인 순회 십자가 행렬와 필사 성경 행렬은 온 교구민이 함께 영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이신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님과 함께 봉헌한 감사미사는 이번 행사의 절정, 백미였습니다. 추기경님이 함께 하심으로 우리 교구의 희년을 보편교회 차원으로 그 지평을 넓혀주는 일이었습니다. Q. 이번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 때 봉헌된 헌금 1억6천여 만원을 아주 특별한 곳에 쓸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A. 도내 희귀병ㆍ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있는 50가정을 선정해 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사회복지공헌을 실천하기 위한 일환입니다. 최근 중증장애인과 새터민,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치과병원을 20억 원을 들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치과병원을 건립해서 경기도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의 사업입니다. Q. 1963년 본당 24개, 사제수 28명, 신자 4만 2천500명이었던 수원교구가 불과 반세기 만에 본당 202개, 사제수 423명, 신자 80여만 명으로 한국교회 두번 째 규모의 교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입니까. A. 성직자 없이 갓 태어난 한국 천주교회는 성사적 은총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뿐 지상의 사목적인 면에서 볼 때는 목자의 시야와 손길에서 멀리 떨어진 가시덤불 속의 양들이나, 부모 없는 고아들과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교구가 양적으로 성장가능했던 것은 바로 평신도의 힘과 순교신심 덕분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외국 선교사를 통해 천주교를 접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직접 천주교에 관한 책과 성경 등을 들여와 연구하고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였습니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한국 천주교 발상지인 천진암 성지가 있는 수원교구는 죽음 앞에서도 당당히 신앙을 증거했던 신앙선조들의 순교신심에 뿌리를 두고 성장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수가 35년 전, 100만 명에서 현재 약 550만명의 공동체를 이루는 동안 수원교구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입니다. Q. 교구 설정 50주년을 기점으로 앞으로 수원교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은 무엇입니까. A. 우리는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축제를 세상의 복음화를 향한 새로운 열정을 깊이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다짐한 소통과 참여와 쇄신이라는 세 가지 교구 미래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시각, 새로운 비전과 열정으로 복음화에 매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신앙의 여정 속에서 영적 쇄신을 바탕으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이웃형제, 지역사회와 하나되어 어둡고 탁한 이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과 몫을 다해야겠습니다. 수원교구는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계속 앞으로 전진할 것입니다. Q.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최근 밀양 송전탑 사건부터 쌍용차 사태, 국정원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현장으로 달려가셨습니다. 교회의 사회적 참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신앙인이 사회문제와 아무런 관계 없이 살아도 된다는 생각은 매우 편협된 것이고, 위험한 신앙관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정신에서 근본적으로 탈선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운동은 조용하게, 보이지 않게, 아픈 이들과 함께 하자는 주의입니다. Q. 민감한 사안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장에 가면 어려움도 많을 것 같고, 가슴 아팠던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A. 솔직히 저항을 많이 받습니다. 지난 3월 25일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 15만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에 올라, 126일째 고공농성을 벌여온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상균 전 쌍용차 지부장과 복기성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을 만났습니다. 24명의 노동자가 아프게 세상을 떠났는데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지방정부, 회사, 해고자 대표들이 함께 대화를 빨리 나눠야 사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 5월 28일에는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현장을 방문, 송전탑 건설의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70대 노인이 분신해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는데 우리 사회가 이토록 무정한 사회인가 싶습니다. Q. 최근에 읽으신 책 중에 감동받은 책이 있다면. A. 책을 읽는 게 소원이라면 믿겠습니까.(하하) 교수 시절에는 책도 집필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도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도 재미있게 읽었고 최명희의 혼불도 정독했습니다. 일할 때 조직과 직원을 믿고 99% 일임하는 스타일이지만 주교로서 챙겨야 할 일이 많다보니 요즘엔 좋아하는 광교산 등반도 못하고 있습니다. Q. 교구 설정 50주년을 마무리하고,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수원교구 사제, 수도자, 신자들에게 한말씀 해주시죠. A. 50주년은 교구가 미래 100년을 향하는 청사진을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신앙의 기초를 놓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현대 사람들은 쾌락, 돈, 불의에 현혹되기 쉽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하느님이 누구인지, 믿는 그분께서 어떠한 삶을 사셨는지, 그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더욱 분명한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교구민들께서 부활하신 주님을 굳게 믿는 가운데 그분께 온 삶을 의탁하며 현 시대에서 당당하게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삶으로 실천하는 증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대담=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조원상

우리 사회에는 각종 장애를 가지고 있는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 이들 역시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픈 마음을 간직하고, 재활과 장애 극복의 의지를 다지며 눈물겨운 자신과의 사움을 전개하고 있다. 더욱이 장애인으로써 운동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몇 배 이상의 노력과 피눈물 나는 훈련 과정을 통해 인간승리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수영과 스키 선수로 활동하며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으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조원상(21ㆍ수원시장애인체육회ㆍ중원대). 준수한 외모에 언뜻 보기에 장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또렷한 말투와 자기 주장이 확실한 그는 지적장애 2급의 장애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해맑은 미소에 K팝과 팝송을 즐겨듣는 꿈많은 청년 조원상 선수와 2남1녀 중 장남인 장애인 아들을 세계적인 수영선수로 키워낸 장한 어머니 김미자씨(48)를 지난 11일 오전 수원 율전동 자택에서 만나 장애인 수영선수로의 애환과 헌신적으로 그를 뒷바라지 하는 어머니의 모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제33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최다 다관왕인 5관왕을 세 번째 차지했다. 한국신기록 4개, 대회신기록 1개도 세웠는데 결과에 만족하는가. A. (조원상)대회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성적이 잘 나와서 만족하고 있다. 사실 이번 대회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내년에 더 큰 국제대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준비 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회에 임했다. Q. 하계 종목인 수영과 동계종목인 스키 종목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또 수영과 스키 중 어느 종목이 더 매력 있고, 어느 종목이 더 힘이 드는가. A. (조원상)물론 두 종목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 크로스컨트리와 수영은 서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근육만 단련하면 두 개 종목 모두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없다. 종목별 필요한 근육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수영보다는 크로스컨트리가 좀 더 힘들다. 크로스컨트리는 취미에 가깝고, 수영은 재미도 있고 직업이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하고 있다. Q. 아들이 운동선수로서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고충이 있었을 텐데 처음 수영을 시키게 된 동기는. A. (어머니)수영을 시키게 된 동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체육선생님이 원상이가 대근육이 타고났다. 운동을 전문적으로 시키면 좋을 것 같다라는 추천이 있었다. 사실 원상이가 5살 때 특수반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받았는데 물을 너무 무서워했다. 원상이가 물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2학년 2월에 본격 수영을 시켰다. 처음에는 코치의 말도 못 알아듣고 세 개를 알려줘도 한 개를 따라할까 말까한 아이였다. 불안한 마음에 매일 수영장을 따라 다녔다. Q. 수영을 시키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A. (어머니)어려움이 있었다면 가장 큰 건 경제적인 부담이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1년에 3~4차례의 세계 규모 국제대회에 출전해 성적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가대표라도 장애인수영연맹에서 출전을 지원해 주는 건 단 한번이다. 그것도 선수 뿐이어서 부모는 자비로 가야 한다. 자비로 한번 갈 때마다 1천 만원은 기본이다. 기업이나 단체의 적극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더 많은 세계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따낼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박태환 선수나 김연아 선수처럼 기업 스폰이 있다면 전지훈련도 보내고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런 기반이 하루 빨리 조성되면 좋겠다. Q. 2년 전 조원상 선수가 한국체대나 용인대 같은 종합 체육대학 진학을 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무산돼 일반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는. A. (어머니)운동만 잘하면 장애선수들도 한국체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원상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부로 대학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을 모방해서 잘할 수 있지만 학습적인 부분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운동을 함으로써 대학도 갈 수 있고 사회생활의 기반도 닦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체대나 용인대의 경우 특수체육교육 대상자 전형이 3명씩 있었기 때문에 특별 수시전형으로 분명히 입학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문의를 해보니 학교에서는 수능 8등급을 요구했다. 원상이가 8등급이 나올 수 있는 아이라면 지적장애가 아니다. 1년을 쉰 뒤 중원대(충북 괴산)에서 수영 특기생으로 받아줬다. 중원대는 평소 원상이를 예뻐하고 실력을 인정해주신 노민상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입학하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 Q. 내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과 2016년 브라질 페럴림픽이 있다. 수영선수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조원상)지난해 12년만에 장애인올림픽 수영에 지적장애 부문이 부활하면서 자유형 200m와 평영 100m 배영 100m만 들어갔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일 듯하지만 브라질 이후에는 계영까지 전종목이 다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첫 목표는 내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주종목인 자유형 200m 세계기록을 깨는 것이다. 세계신기록과 불과 1초 차이도 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있다. 금메달 욕심보다는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깨는 게 현재의 목표다. 현재 혼자 훈련을 하고 있는데 수원시청 실업팀에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었으면 한다. 현실적인 문제가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엄연히 장애인도 선수다. 정규 50m 레인에서 전문 지도자로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세계대회나 올림픽에서도 우승할 자신이 있다. Q. 운동을 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시기도 있었을 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A. (조원상)물론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운동을 하기 싫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당시 기록도 나오지 않고, 여러 가지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슬럼프였던 것 같다. 여가시간에는 대부분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팝송, K팝 등을 주로 듣는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대회 때도 음악을 들으면 긴장도 안 되고 편안해진다. Q. 선수생활을 마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A. (조원상)수원시에 있는 복지관에서 공무원으로 장애인들을 지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어머니)원상이가 수화를 잘한다. 다른 사람들은 수화가 안 돼서 장애인을 교육할 때 수화통역을 별도로 써야 하지만 원상이의 경우 수화도 되고 직접 장애를 겪었기에 더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과거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로써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어머니)언론에서는 장애인 관련 보도를 하면서 주로 중증 장애인이나, 시각ㆍ청각, 절단장애 등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장애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는게 현실이다. 지적장애도 단순히 자폐증 아이들 만의 문제만을 다룬다. 하지만 실제 일반인들과 더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장애가 순수지적장애다. 원상이처럼 일반인들을 모방하는 능력이 뛰어난 지적장애자의 경우는 더 그렇다. 일반인들이 선입견 없이 지적장애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준다면 충분히 함께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극복 가능한 장애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사회적ㆍ국가적인 제도 마련과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2hwangpo@kyeonggi.com 정리=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경기인터뷰] 강시우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창조경제의 중심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활성화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경제침체와 청년 실업난 등 각종 국내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부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수장으로 지난 7월 부임한 강시우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56)의 하루하루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현장에 문제가 있고 답이 있다며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기업, 전통시장 등 현장에서 보내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직접 찾고 있다고 밝혔다. 30년간의 공직생활 중 17년을 중소기업 업무를 담당하며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전문가로 불리우는 강 청장의 경기지역 소상공인ㆍ중소기업을 위한 새판짜기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 4일 강 청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Q. 부임한 지 3개월이 됐다. 어떻게 보냈나. A. 중소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경기지역에 중소기업청장으로 발령받은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경기지역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3분의1이상이 밀집돼 있고 높은 기술력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우수 중소기업이 많은 중요한 지역이다. 그동안 본청에서 정책업무를 중심으로 일을 해왔는데 지방청에서 정책업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맞춤형 중소기업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소기업마다 갖고 있는 사정과 고민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기지역에 중소기업이 67만개면 이들의 애로도 67만개다. 일반적으로 자금, 판로, 인력, 기술이 중소기업의 공통된 어려움인데, 여기에 손톱 밑 가시같은 각종 규제도 애로로 작용하고 있다. 현장을 잘 모르면 정책을 정확하게 실현할 수 없다. 현장에 맞는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Q.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책임감도 클 것이다. A. 그렇다. 어느 때 보다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세계경제 불황, 내수부진으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인력수급 애로 등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 또 현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에 대한 경기지역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가 크다. 그래서 찾은 답은 현장이다. 1일 1사 방문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중소기업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간담회, 세미나 등도 자주 개최해 현장중심의 정책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Q. 현장에서 본 도내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A. 가장 큰 애로는 인력문제라고 본다. 현재 청년 실업자는 30만~40만명에 이르지만 제조업 중소기업의 경우 6만명의 인력이 모자란 상황이다. 특히 이런 업종의 경우 3D업종이라는 인식이 커서 청년들과 중소기업간의 인력 미스매칭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청년 실업자들과 부모세대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게 큰 이유라고 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경기중기청에서 1경제단체-1특성화고 MOU체결을 시행했다. 특성화고와 도내 경제단체간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들에게는 일자리를, 중소기업에는 인력난 해소를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27개 특성화고와 23개 경제단체가 참여해 경제단체들은 중소기업의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고 특강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까지 20개교와 110여개 중소기업이 참가해서 1천100여명이 채용면접을 봤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특강과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자연스럽게 취업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3D업종과 같은 만성적인 기피직종에는 외국인쿼터제를 늘려 인력난을 해소하는 게 맞다고 맞다고 본다. Q. 경기북부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도 따로 있을 거라고 본다. A. 경기북부지역에는 도내 중소기업의 25.1%인 16만6개의 업체가 있다. 많은 중소기업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지리적 위치로 각종 지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북부지역에 위치했지만, 수원에 소재한 경기지방청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지역특성에 적합한 다양한 지원을 효율적으로 받기가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 Q. 정책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있나. A. 현지 중소기업의 접근성과 지원의 적시성을 대폭 향상해 지난 2011년 3월 양주시에 북부사무소를 개소했다. 경기북부지역의 중소기업 지원행정 수요에 대처하는 특성화된 중기청으로 보면 된다. 특히 특화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창업성장지원팀과 기술혁신지원팀 인원 8명으로 구성된 팀이 수출 유망 중소기업 지원과 지역 중소기업의 현장애로 해결을 위해 수출 전문가와 비지니스지원단의 전문 상담사를 배치했다. 한 번에 북부지역 기업들의 인프라 개선과 지원 등이 향상될 수는 없겠지만, 북부지역 중소기업들의 애로점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다. Q. 창조경제가 강조되면서 벤처ㆍ중소기업에 대한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 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들었다. A. 수년째 고용없는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성장을 재점화하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중소 벤처기업 육성이 가장 효과적이다. 중기청의 고민 역시 중소ㆍ벤처 기업 활성화다. 지난 5월 벤처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고 중소기업의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한 중견기업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또 5년후의 중소벤처기업 그리고 소상공인의 미래발전전략을 담는 전략보고서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 벤처기업, 소상공인이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대기업으로 커나가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로 곧 실현될 것이라고 본다. Q. 그러나 아직 우리사회에서 벤처기업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두려움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A.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벤처 창업의 속성상 원활한 재도전 환경 구축이 필수이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게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평균 2.8회 도전해 벤처기업으로 성공하는데 재기의 발판이 필수하다는 얘기다. 정부와 중기청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창업 재도전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뒀다. 재도전기업 전용융자금을 올해 400억원에서 오는 2017년까지 1천억원까지 확대하고 1천억원 규모의 재기기업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투자자인 엔젤이 재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정부재원으로 조성한 엔젤매칭펀드에서 엔젤투자금의 2배를 투자할 계획이다. 재도전 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 정책금융기관과 제1금융권에서 연대보증을 폐지 또는 축소한 데 이어 올해는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등 금융제도도 개선한다. 올 하반기에는 경영위이기 기업의 조기 발굴부터 회생, 재도전에 이르는 턴어라운드 대책도 마련 중에 있다. Q. 경기중기청 차원에서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이 있나. A. 물론이다. 올해 5월 첫 선을 보인 아이디어 캐시백 지원 사업은 생활 속 아이디어와 단돈 10만원으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기청에서 100만원을 지원해 창업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하도록 하고 창업 엔젤 투자를 연계해 창업공간, 자금, 컨설팅까지 창업패키지가 이뤄지도록 한다. 올해 5억원의 예산으로 시범운영 중인데 상반기까지 243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91건이 시제품 제작 지원을 받았다. 또 사업성을 인정받은 19건은 창업 엔젤투자가 연계돼 지원 중에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문을 연 시제품 제작터도 현재까지 616건의 시제품이 제작되는 등 창업 분위기 확산에 경기중기청이 중심이 되려한다. Q.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을 거다. 어떤 청장으로 남고 싶나. 중소기업 업무만 17년째 담당하면서 본국의 국장을 거쳐왔다. 지방청에 온 것은 정책의 완결점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은 거창한 정책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도 있지만, 손톱 밑 가시를 뽑듯 빠르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반영하는 청장, 정책의 피드백을 확실히 완성시키는 청장으로 역할을 할 생각이다. 정책이 현장에 쓰임새 있게 반영되고 또 현장의 어려움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많이 뛰겠다. 또 누구나 부담없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원받고, 창업을 실현할 수 있는 열린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되도록 하겠다. 도내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수출확대를 통한 글로벌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을 많이 육성할 계획이다. 중기청 창립멤버로서 그동안의 정책 수립 경험과 노하우를 총 동원해서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 활성화에 매진하도록 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사진 전형민기자 jhm@kyeonggi.com

[경기 인터뷰]새누리당 이학재 인천시당위원장

재정자립도가 1위인 인천을 공무원 월급도 못주는 도시로 만들어 공무원의 사기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존심을 구겨놨다. 새누리당 차기 인천시장 주자인 이학재 시당위원장(서강화갑)이 민주당 소속 송영길 시장의 시정 운영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당위원장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송 시장은 전임 시장의 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시장이 됐지만, 오히려 지금은 부채가 훨씬 더 늘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또 (인터뷰를 위해) 특별히 아끼는 넥타이를 하고 왔다면서 대담 내내 트레이드 마크인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지만 송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인천 도약의 생사가 걸려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인천시정을 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당위원장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당 지역공약실천특별위원회(위원장 정병국)에 소속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그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Q. 당 지역공약실천특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최우선을 두는 인천지역 대선공약은. A.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가 1순위다. 이는 인천 만의 행사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행사다.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인천과 대한민국 위상을 높일 것이며, 인천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드높일 것이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인천시와 중앙정부가 유기적 협력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중앙정부와 마찰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축제를 축제답고 즐겁게 준비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당에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지원 특위 구성을 제안한 바 있으며 곧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시당위원장으로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전략으로 임할 것인지. A.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인천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고,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민생 해결과 인천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에 집중하며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속있는 생활 공약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학교, 재래시장과 같은 삶의 공간에서 소통하며 민생 해결책을 모색하는 현장 중심 정치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 정치와 행정을 실천할 수 있는 유능한 지방 일꾼들을 광범위하게 영입하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인재 육성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Q. 내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낼 경우 오히려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내년 지방선거는 야권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얼마나 준비된 인물을 내놓느냐,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국민의 신뢰를 얻느냐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고 본다. 인천에서 새누리당은 양자 구도, 3자 혹은 다자 구도에 상관없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압도적 지지를 받아야 힘 있게 일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후보공약전략선거운동 모두에서 야당을 압도하도록 꼼꼼히 준비 중이다. 인천은 시급한 현안이 즐비하다. 대통령과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인천시정을 맡아야 한다. 그래야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Q. 수도권매립지의 2016년 매립종료를 공약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종료는 발생자 처리 원칙에 입각한 환경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며, 20여년간 수도권 쓰레기 매립을 감당한 우리 지역의 생존권 문제이다. 폐기물관리법상 쓰레기 처리의 책임은 해당 지자체에 있고, 중앙정부는 조정의 권한만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쓰레기 처리의 책임을 갖고 있는 인천시경기도서울시가 각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시는 대체매립지 관련 용역 결과를 내년 1월에야 발표할 예정이다. 직접 피해를 보고 있는 인천시조차 대체매립지 조성 등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것은 자칫 스스로 매립종료 의사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인천시는 이해관계 당사자인 경기도서울시와의 협의과정을 공개하지도 않고 사안이 발생할 때만 대체매립지를 찾는 용역을 해왔다. 정책에 순응해 피해를 보고 있는 선량한 인천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이제라도 지자체 간 협의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Q. 경인고속 지하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A. 경인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경인전철까지 모두 지하화 해야 한다. 그간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철도는 인천 지역을 동서와 남북으로 가로막는 차단벽이 돼왔다. 인천의 효율적통합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었고, 전체적인 균형발전도 이룰 수 없었다. 더불어 구도심 공동화, 종합적 재개발 어려움, 지상 철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으로 인근 주민들은 주거환경 악화와 재산피해까지 겪어왔다. 현재 경인고속도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관련 용역이 진행 중이다. 특히 경인전철 지하화는 송도로만 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Y자로 입체분기, 인천역으로 가는 노선을 신설해 인천 구도심 전역에 도심재생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인천역과 송도에 동일한 광역급행철도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인천 남북지역 간 단절 현상이 해소돼 지역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Q. 인천시 재정문제가 심각하다. 어떤 상황이며, 경제학 박사로서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부채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우선돼야 하며,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명확한 원칙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사업을 무조건 안 한다거나 무차별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성공 가능한 사업과 주변에 파급효과가 큰 사업은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도시개발 사업을 부흥시키고 개발에 들어간 자본을 회수함으로써 부채상환을 앞당겨야 한다. 또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다시 짜야 한다. 인천시는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시민들의 소중한 자산을 팔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계획과 준비 없이, 순간 위기를 막기 위해 매각 대금을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아울러 국비 의존율을 높여 재정난을 극복하겠다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세수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여 재정에 대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Q. 송 시장의 시정에 대해 간단하게 평가한다면. A. 인천시장은 인천의 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인천을 발전시켜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켜야 하는 자리다. 송 시장은 전임 시장의 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시장이 됐지만, 오히려 지금은 부채가 훨씬 더 늘었다. 광역시 중 재정자립도가 1위인 인천을 공무원 월급도 못주는 도시로 만들어 공무원의 사기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존심을 구겨놨다. 불안한 리더십, 중앙정부와의 불필요한 마찰 등으로 인천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경제자유구역산업단지 등 매우 좋은 성장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앞뒤로 중국과 서울을 접하고 있어 이보다 더 훌륭한 입지의 도시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인천이 기회의 도시, 꿈을 실현하는 도시로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정체되느냐가 결정된다.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 대담=강해인 부국장 hikang@kyeonggi.com 정리=송우일 기자 swi0906@kyeonggi.com 사진=전형민 부장 hmjeon@kyeonggi.com

[경기인터뷰]현대무용가 안은미

붉은 장미꽃 머리띠, 핑크빛 레이스 상의, 꽃과 잎 무늬가 새겨진 바지 등. 우리나라 대표 현대무용가 빡빡머리 안은미(51)는 어김없이 최강 비주얼을 자랑하며 인터뷰에 나섰다. 외모만 튈쏘냐. 그의 이력은 더 화려하다. 198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용단의 창단공연과 서울올림픽 개막식 매스게임 지도 등으로 이름을 알린 안은미는 세계가 주목한 무용가다. 1998년과 2002년 뉴욕문화재단 안무가상, 1999년 맨해튼문화재단 안무가상 등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인 최초로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돼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각종 사회 문제도 안은미 스타일로 풀어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할머니, 아저씨, 주부 등 보통 사람을 무용수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다. 오는 28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지는 군포시 할머니들의 춤 공연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에 앞서 만난 안은미는 말했다. 이 공연을 통해 사람을 보라고, 진짜 자유를 느끼라고. 다음은 일문일답 Q. 유명한 무용가로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정작 춤을 선택한 유년시절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신에 춤은 무엇이며 왜 선택했나. A. 내게 춤은 운명이었다. 어려서부터 말보다 행동이 편했다. 춤뿐만 아니라 책상 위 뛰어다니고 노는 게 좋았다. 다섯 살 때부터 직감적으로 춤을 췄다. 그 나이에 주체적으로 삶을 형성한 보기 드문 아이였다.(웃음) 그런 내게 춤은 말보다 큰 언어였다. 춤이 본래 그렇다. 인간이 가진 본능적 삶의 에너지가 곧 몸짓이다. 춤은 인간에게 원래 있던 것이고, 인류학적 기억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언어다. Q. 그래서 보통사람들이 춤추는 공연을 기획했나.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가. A. 춤은 특별한 교육 없이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던 무용가 피나 바우쉬를 다룬 다큐멘터리 피나에 영감 받아 시작했다. 2011년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세운 현대무용 공연을 시작으로 2012년 청소년, 2013년 아저씨를 무대에 올렸다. 그들이 진짜 자유를 느끼기를 바랐다. 우리는 민주주의라지만 계급 사회에 살고 있다. 주인은 없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경쟁은 끝이 없다.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낯선 사람이 다가가서 그만의 시간과 역사를 춤으로 끄집어내고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일 필요없이, 본능적 몸짓을 드러내는 경험 자체가 그들에게 자유였다. Q. 참여자나 관객이나 일반 무용공연과 반응이 확연히 다를 텐데, 어떠한가. A. 어머니 무대는 그 어떤 슬픈 영화 필름보다 훨씬 강한 눈물을 흘리게 한다. 희생과 사랑 등 우리나라 특유의 어머니에 대한 정서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를 본 관객은 놀란다. 기존에 생각해 온 어머니의 몸이 아닌 다른 몸을 보는 것에 충격이 있는 것 같다. 이 두 가지 감정이 공연장에서 마주치면서 더 뜨거운 감정이 만들어진다. 내년에 어머니들과 벨기에에서 공연하는데,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관객 반응이 예상된다. 참여자가 청소년일 때에는 또 다르다. 아이들은 불안한 미래에 암담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관객은 그저 일어서려는 모습에 손뼉을 쳐준다. 아저씨들은 가장으로서 쓰라리면서도 귀엽고, 특별한 복합적 코드가 있다. 참여자 계층이 달라도, 무대 위 공연하는 사람이나 관객의 반응이 맞부딪히면서 각기 다른 반응과 효과가 이뤄지는 것은 같다. Q. 군포의 어르신들에게서 지역적 특징이 있었나. A. 군포는 지역 규모가 작아 복잡하지 않고 좋다. 그래서인지 참여하는 어머니들도 순박하고 재미있는 분도 정말 많다. 군포의 지역적 분위기가 어머님들의 삶에 영향을 많이 준 것 같다. 특히 군포시는 다른 지역보다 할아버지가 많아서인지, 남성적 에너지도 강하다. Q. 군포 할머니들의 공연이 기대된다. 청소년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A. 요즘 아이들의 문제를 꿈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꿈이 있으면 비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꿈도 빨리빨리, 심지어 부모가 결정한다. 학생들에게 이제 꿈을 묻기 전에 오늘을 살아가는 재미를 줘야 한다. 오늘 뭐하고 싶으냐고 물었으면 좋겠다. 나처럼 운 좋게 운명적으로 춤추는 재능을 타고나서 그렇게 살아가는 샘플을 들이대면 안 된다. 태어난 대로 잘 살아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천천히 지역사회의 인재가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육의 역할이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선생님들마저 결과물을 내야만 하고 학부모 압박까지 받아서 힘겨운 것 같다. 안타깝다. Q. 춤이 그 교육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A. 대학입시나 교과과정에서 춤이든 체육이든 몸을 움직이는 한 과정이 필수였으면 좋겠다. 전쟁을 겪고 아이 7명 이상을 낳으면서도 밭일했던 세대를 보라. 얼마나 건강한가.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힘이 있다. 그런 유전자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병이 가득하고 비만을 걱정하며, 힐링과 치유를 찾는, 자기 몸을 잊어버리고 사는, 뇌만 활동하는 이 시대에 춤이든 그 어떤 인간의 본능적 움직임이 힘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다행히 학교가 배제한 것을 미디어가 대신하고 있다. 학생들이 아이돌 그룹을 보며 따라 춤을 추고 있다. 그나마 그 움직임으로 인간의 본능적 소통과 자기여과가 이뤄지는 것 같다. Q. 한국에서 안정된 길을 걷다가 갑자기 뉴욕으로 건너가 도전하는 등 당신의 삶 자체가 학생들에게 롤모델이다. 그런데, 여성으로서의 안은미는 어떤가. 후회되는 것은 없나. A. 80년대에 만든 나의 독특한 캐릭터를 지금까지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것은 힘든 일이다.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여자로서의 안은미는 세계에서 가장 예쁜 여자. 어떻게 더 예쁠 수 있나.(웃음) 하지만 후회도 있다. 노력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하지만 후회도 자기반성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가끔 한다. 다만 유럽에서는 아직도 예술가들이 실험적인 것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나누면 외면받는 분위기여서 아쉽다. Q. 세계에서 가장 예쁜 춤꾼 안은미의 신작은 언제 볼 수 있나. A.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이다. 역사적으로 재미있는 사건을 그 당시의 몸으로 기억해보는 공연이다. 내년 2월쯤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Q. 이전 작품 중 은미의 춘향이나 심포카 바리처럼 한국적 소재인가. A. 사실 나는 무용가로서 우리나라의 춘향이를 매혹적으로 느끼지 않았었다. 다루고 싶지도 않았다. 서구문화에 길들여져서 가전제품은 외국 것이 최고라 생각했듯 춤이나 그 소재도 외국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뒤늦게 철들어서 적어도 한국사람이면 전통문화에 대한 기본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다. 이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데, 내가 잘하는 것이 춤이니까 여러 사람이 춤을 통해 미래 비전을 만들고 공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11월 아름다운 재단 가게 10주년을 기념해 아주머니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경기인터뷰]류서연 볼링 국가대표(평택시청)

두 개의 이름으로 세계 무대를 정복한 한국 여자볼링의 간판스타 류서연(26ㆍ평택시청) 선수.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류서연 선수는 다름아닌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볼링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중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냈던 4관왕 주인공 황선옥이다. 그녀가 성씨를 황씨에서 류씨로 바꾼 것은 류씨 성을 가진 아버지가 어렸을 때 대를 이을 자식이 없는 황씨 집안으로 입양돼 성씨를 바꾼 뒤, 입양가정에서 후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씨 성을 유지해 그의 자녀들도 황씨 성을 갖게 됐고, 태어나면서 황선옥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아버지가 황씨와 류씨 가정의 형제들과 상의해 류씨 성을 되찾으면서 황선옥도 류서연으로 바뀌게 됐다. 지난 25년 동안을 황선옥으로 살아오면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4관왕 등 화려한 성적을 남겼던 그녀는 개명뒤 처음 출전한 지난달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3인조전, 5인조전에서 우승하며 3관왕에 올라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세상에 알렸다. 국내 볼링계에서는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총 5개의 금메달, 세계선수권 금메달 5개, 전국체전 볼링 최초 4관왕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류서연을 지난 12일 오후 수원 퍼펙트볼링장에서 만났다. Q. 새로운 이름으로 세계선수권 3관왕에 올랐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개인전까지 우승해 감회가 남다를 텐데 어느정도 성적을 예상했나. A. 이번 대회가 여러가지 상황에서 타이밍이 좋지 않아 성적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메달에 대한 색깔 구분없이 5인조전에서 1개 정도의 메달을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던것 같다.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특히 많은 운이 따라줘 가능했다고 본다. 대회 기간 중에는 류서연이라는 이름으로 우승한 것에 크게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개명 후 첫 세계대회 경기가 잘 풀린 것이 이름 덕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황선옥이란 이름을 버리고 류서연으로 개명을 할 때 충격이나 서운함은 없었나. 25년을 살아온 이름을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A. 아버지로부터 이미 가족사에 대해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한 이름으로 25년을 살아봤으니, 이왕 새로운 이름으로 바꿀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바꾸고 싶었다. 성씨와 개명에 따른 부담감은 없었는데, 개명의 이유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히 반복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더 번거롭고 귀찮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Q. 이제는 볼링 이야기를 들어보자. 언제 볼링을 처음 시작했고, 어려움은 없었나. A. 초등학교 6학년 때 시니어 볼링을 하시던 아버지의 지인인 한 할머니께서 제 체격을 보시고 권유해 부모님의 뜻에 따라 중학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볼링을 시작했다. 3~4년 동안은 볼링에 재미를 느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밤 10시까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부모님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어설프게 하려면 아예 시작도 하지말라고 말씀하셨기에 가끔씩 운동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는 그 말씀을 되새기며 마음을 고쳐 잡았다. 특히 성적이 부진할 때 그런 생각이들곤 하는데 볼링 선수가 내 직업이고, 그동안 고생해온 과정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Q. 고교 2학년 때 최연소로 국가대표가 됐고, 그해 전국체전에서 종목 최초로 4관왕에 올랐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당초 이화여대에 진학하려고 했는데 볼링 특기생 선발이 중단됐다. 한국체대에 입학이 예정됐었지만 따마침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경영 악화로 실직을 하면서 동생 두명을 포함한 가정의 살림을 책임져야 했다. 당시 천안시청에서 고졸대우 최고인 3천500만원을 제시해 실업팀을 택하게 됐다. 천안시청에서 2년간 생활한 뒤 충북도청으로 팀을 옮겨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서 3인조전 금메달을 따냈고, 2009년 세계선수권서 2관왕에 오르며 다른 실업팀들의 많은 입단 제의를 받았다. Q. 좋은 조건의 많은 실업팀들을 뒤로하고, 평택시청으로 진로를 바꾼 것은 학생시절 은사인 오용진 현 감독과의 의리 때문이라는 소문이 맞는가. A. 오 감독님이 2009년 평택시청 감독으로 부임하신 뒤 전 소속팀에 1년 뒤에는 반드시 평택시청으로 가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당시 다른 팀들 중 실업선수 최고액을 제시한 팀도 있었지만 돈보다는 의리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싶었다. 충북도청에서 1년 뒤 이적동의서를 떼주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국가대표팀에서만 경기를 나가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다행히 충북도청의 양보로 평택시청에 들어와 오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다. 또한 김선기 시장님을 비롯한 평택시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에 감사드리며, 고향에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Q. 전국체전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다관왕인 4관왕에 오르고도 대한체육회 선정 MVP를 모두 놓쳤다. 또한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개선 환영대회에서는 박태환 등 다른 선수들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번 세계선수권서 3관왕에 오르고도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서운하지 않았나. A. 언론이나 국민들 모두 인기 종목 선수와 얼굴이 많이 알려진 선수들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서운했다. 비록 내가 인기 스포츠스타나, 얼짱, 몸짱은 아니더라도 아시안게임 최다관왕인데 인기 선수들 들러리로 세워놓고 회견을 하는 것에 많이 속상했다. 성적보다는 외모나 인기 위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볼링이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서 홀대 받는 것도 있다. 어차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닌만큼 개의치 않고 내 갈길을 가면서 볼링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 Q. 평소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업 입단후 연봉과 포상금, 연금 등으로 수입도 꽤 될텐데 이 모든 것은 누가 관리하나. A. 광저우 아시안게임 후 모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삐치셨다.(웃음) 두 분 모두 내가 가장 존경하고 소중한 분들이다. 특히 어머니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항상 긍정적이시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시면서 많은 얘기를 들어주신다. 평소 부정적이고, 개인적이며 잘 참지 못하는 내 성격과는 정 반대이시기에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는 어머니가 존경스럽다. 연봉과 연금, 포상금 등 모든 수입 관리는 어머님이 하시기 때문에 나는 얼마를 벌었는 지 잘 모른다. 시집갈 때 쓸 돈은 모아두시지 않았겠는가.(웃음) Q. 훈련시간 외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결혼은 언제쯤 생각하고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A. 선수촌에서의 하루 일과가 새벽부터 네 차례에 걸쳐 8시간 정도 훈련하다보니 쉴 때는 주로 잠을 잔다. 주말이나 휴가 때도 워낙 나돌아 다니기 싫어하는 편이라서 주로 집에서 TV를 보거나 잠을 자고, 가끔씩 음악을 듣는 등 재미없게 산다.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 영화도 보고, 먹고 싶은 음식도 먹으면서 수다도 떨지만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선수생활은 앞으로 5년 정도 더할 계획이다.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10년째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아무래도 전공(현재 건국대 체육학과 4학년 재학 중)을 살려 사회생활을 하지 않겠나. 부모님께서는 서른살 전에 결혼을 하라고 하시는데 아직까지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없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내가 편한하게 기댈 수 있고, 투정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면 연상ㆍ연하와 관계없이 좋겠다. Q. 결혼 후 자식이 볼링을 한다면 시킬 생각이 있는가. 시킬 의향이 없다면 이유는. A. 자식에게 볼링을 시킬 생각은 없다. 힘들다거나 볼링이 싫어서가 아니다. 내가 볼링을 너무 잘 알기에 자식이 볼링을 못하면 많이 화가 날 것 같아서다. 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다른 종목이라면 굳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토탈 뷰티그룹 ‘ennio’ 김문일 사장

명동 거리에 즐비해 있는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언제부터인지 한국말보다 중국어 듣기가 더 쉬워졌다. 음악과 드라마 뿐만 아니라 화장품에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거꾸로 중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려는 간 큰 사업가가 있다. 토탈 뷰티 기업 ennio(엔니오ㆍ중국 광동성 불산시)의 김문일 사장(45)이다. 연변 출신 중국동포인 김 사장은 작은 네일팁 제조회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미국 월마트를 비롯해 유럽,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에 제품을 수출하며 3개의 화장품네일 브랜드를 론칭하고 뷰티 아카데미 스쿨까지 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서 더 큰 꿈을 펼치려 한다. 국내 시장 진출 준비로 한국과 중국을 바쁘게 오가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김문일 사장을 만났다. Q ennio라는 기업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 달라 A ennio는 2001년에 설립된 한중 합작 벤처기업이다. 주로 인조손톱과 관련 미용 기기를 생산하며 OEM에 주력하다 3년 전에는 세 개의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Omelon, MOB, Butiq 등 세 개의 독자적 화장품네일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 6월에는 광저우에 뷰티 아카데미 스쿨을 오픈해 전문 강사들이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한국과 인적 교류를 통해 한중 뷰티 산업이 상생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다 부상 때문에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어렸을 때부터 사업 쪽에도 관심이 많아 경제학을 선택하게 됐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1992년 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고향인 연변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94년 심천 경제특구에 가게 됐는데 구경만 하고 돌아올 생각으로 갔다가 우연히 한국 제조회사에서 일을 하게 됐다. 리모컨 등을 만드는 경인전자였는데 그곳에서 6개월 가량 일하며 제조업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됐다. 이후 불산시에 있는 조명회사에서 7년 정도 일하다 모시고 있던 사장님이 네일 사업 아이템을 제안해 2001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Q 여자들도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잘 모르는 네일제품으로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네일 관련제품을 본 적도 없을 뿐더러 그 분야에 대해 개념조차 없었다. 시장조사를 시작하면서 유흥업 종사자들을 만나 물어보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네일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거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앞으로 네일 분야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독보적인 지위를 선점할 수 있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다. 하지만 처음에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어디에 팔아야 할지도 모르고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 한국기술자와 동업해 10여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는데 직장생활하며 모은 돈과 고향에 모아놓은 돈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1년 반 정도는 매출이 거의 없었다. 다음달까지도 이러면 공장을 접어야지. 난 아직 젊으니까 다른 곳에 취직하면 된다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니 그때부터 서서히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처음 1년간은 유사업종 바이어들에게 계속 샘플을 뿌렸는데 1년 반 정도 되니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오기 시작한 거다. 지금은 직원들이 600여명으로 늘어났고 50여개 나라에 네일팁과 네일기구 등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Q 성공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사업 시작 전 한국회사에서 근무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신용과 품질이 기업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내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고생도 많이 했고 어떨 때는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 공장에서 출하되는 제품은 100% 우리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 또 기술개발과 R&D에도 계속 투자하고 엔지니어들은 한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는 디자인 카피를 하는 곳이 많은데 한국 유명 디자인회사와 합작해서 디자인에도 차별성을 뒀다. 처음에는 제품을 바이어 요구대로 잘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우리가 먼저 디자인해 바이어에게 제시하기도 하고 기술도 한국 엔지니어들과 계속 업데이트해 네일 관련 특허도 많이 취득했다. 제조업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 같다. Q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제품은 질이 낮다는 인식이 있다 A 사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해 싸고 질 낮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더 우리는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실제 제품을 보여주면서 신뢰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 못지 않게 품질과 신용을 목숨처럼 지키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하나 검증하다 보면 고객들의 신뢰도 쌓여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한국과 합작하면서 문화 차이도 많았을 것이다 A 서로 다른 것을 틀리다고 생각해서 겪는 크고 작은 갈등이 많았다. 중국인들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사람을 사귀면서 일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인들은 바로 일을 시작해 빨리 결과를 내려 한다. 만만디와 빨리빨리의 차이다. 특히 교포들은 언어도 같고 음식문화도 비슷해 한국인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라난 환경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오해의 소지가 생기기 쉽다. 그럴수록 상대방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를 하고 마음을 열고 배려해야 한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없다. Q 중국으로의 사업 진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중국은 아직 여러 측면에서 한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기회의 땅이다. 기회를 잡고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 단기간에 짧게 승부를 보려고 하면 무조건 중국에서 백전백패한다. 멀리 앞을 내다보고 차근차근 일을 추진한다면 몇 번 쓰러지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파트너도 만날 수 있고 좋은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또 외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자기나라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모든 것을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Q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 A 일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두 가지 목표가 있다면 토탈 뷰티업계의 선두가 되고 싶다는 것과 한중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또 일본이 정치적으로는 민감하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뷰티 산업을 통해 화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중국에서 일하는 교포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 그 일환으로 지금도 연변의 학생들에게 조금씩이나마 장학금을 주고 있고 직원들에게도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재교육도 하고 학원비도 지원하고 있다. 여성 탈북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이 창업할 수 있게 도와줄 계획도 있다. 또 오는 10월에 역삼동에서 오픈하는 글로벌 토탈 스킨케어 기업인 래쉬프랑스&네일과 상호협정을 맺어 뷰티 전문인들을 양성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보탬이 되려 한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경기인터뷰]박해진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 부의장

정부가 오는 2017년부터 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반영을 추진하는 등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관 잡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교육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국민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본격 출범한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는 도내 청소년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역사교육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확고한 안보관과 평화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부의장으로 취임한 박해진 부의장은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젊은층에게 통일의 필요성과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고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앞서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이사장으로서 경기지역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열성을 다해오다 지난 연말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바른 역사관 정립을 자신의 마지막 사명으로 받들고 그동안 어려운 도내 경제인들을 돕고자 쏟았던 열정 그대로를 바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농협 경기지역본부장과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이어 제17기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 부의장을 맡게 됐다. 경기지역에서 연이어 주요 요직을 수행하게 됐는데 소감은. 이천에서 태어나 경기도는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집안 자체가 이천에서 300년간 생활을 이어왔던 경기도 토박이다. 농협에서 근무하는 기간 중 20년을 경기도에서 근무했고 경기지역본부장도 맡는 등 경기도는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곳이다. 농협에서 근무하던 시기가 어려운 경기지역 농민들을 돕기 위한 시절이었다면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했던 8년은 도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우리 시대의 경제주체이지만 막상 어렵고 영세한 경제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경기신보 이사장 재임 8년간 신보의 보증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줬던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퇴임 이후 앞으로 봉사하면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 부의장을 맡아보라는 대통령의 명을 받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국가를 위해 큰 역할을 해내야 하는 자리다. 그동안 일에 관해서는 어떤 자리에서든지 모든 열정을 쏟아냈던 것처럼 생애 마지막 사명이라고 여기고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 부의장 역할도 충실히 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박근혜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중요시하고 기본 방향으로 설정한 것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원칙과 신뢰를 세우면 그것을 항상 지켜내는 것을 봐왔다. 지금 정권은 남북관계의 기본을 신뢰라는 원칙을 세우고 정책을 해나가고 있다. 경제보다도 우선해 앞서 있는 국정과제 1호가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이후 초기에 설정한 원칙이 대북관계만이 아니고 미국,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잘 수행되는지 관찰해왔는데 원칙적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원칙을 잘 지켜왔기 때문에 개성공단 문제가 잘 마무리됐고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지게 된 것이라 판단된다. 원칙대로 했기 때문에 오히려 금강산관광재개 문제에서도 오히려 북한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같은 국정 흐름에 발맞춰 앞으로 민주평통이 해나가야 할 큰 세 가지 과제가 있다. 국내 일부 젊은 사람들은 통일에 대해 회의론을갖고 있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돈 문제인데 북을 지원하려면 막대한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닐까 염려해 이국체제로 가자고들 한다. 이를 설득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통일이 되면 막상 정부가 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들어갈 20%만 하고 나머지는 민간이 하게 될 것이다. 많은 민간 자본이 북의 인력과 자원을 보고 남한의 기술과 투자 가치를 바탕으로 이익을 창출해 내려고 투자를 할 것이다. 절대 국민에게 큰 부담이 전가되지 않을 것임을 설명하고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도록 설득해 나가겠다. 또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요즘 시대의 젊은 사람들은 해방이 어떻게 이뤄지게 됐는지 우리나라가 어떻게 민주국가 반열에 오르게 됐는지 등에 대해 잘 모른다. 어떻게 경제발전을 이뤘고 어떤 민주화 과정을 이뤄왔는지에 대해 알리겠다. 또 수없이 빚어지는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건전한 진보사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일부 잘못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정하는 등 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이같은 행동은 오히려 남남갈등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통일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념투쟁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한다. -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고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구체적인 추진 방향은. 우선 학교 선생님들부터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선생님들이 바로 서야 영향을 준다. 선생님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 세미나 등을 통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청소년들에게 이뤄지는 교육은 탈북자 중에 북한에서 어려운 삶과 고난의 세월을 겪은 탈북자들을 강사로 해서 실화를 통한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다. 그들의 감동스토리를 통해 가슴을 울리는 교육이 되도록 하겠다. 또 하나 안보현장체험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휴전선의 70%가 위치하면서 안보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다. 통일전망대와 국군이 사수하고 있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그곳에서 사생대회 등을 경험하도록 하는 등 이론적인 역사 교육이 아닌 감성적인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다. - 그동안 서울에 위치하던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 사무실이 경기도청으로 이전하게 됐다. 기대효과는. 대한민국 헌법기관이고 경기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경기지역회의가 서울에 있어서는 안된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도 안보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주요 군사시설이 대부분 경기도에 있고 서해 5도도 경기도권에 위치하는 등 중요한 요충지이다. 그래서 이번 사무실 이전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경기도청 안으로 사무실이 들어가게 됨에 따라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의 정통성을 제대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경기지역의 안보와 통일에 대한 큰 역할을 하게 될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가 헌법과 법률에서 지원하는 유일한 단체로써 자존심을 찾게 된 것이다. - 좌우명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살아오면서 인내와 포용을 중시했다. 경기신보에 근무하면서도 직원들에게도 많이 강조했는데 생각해보면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내가 항상 밑지고 인내하고 포용하자고 생각해왔다. 양보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항상 지면 그게 승리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나중에 잘못을 인정하곤 했다. 같이 싸우려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승리가 아닌 무승부가 됐을 것이다. 다만 일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도전과 열정으로 하자는 마인드다. 어려움을 뚫고 막혔으면 헤쳐나가고자 하는 열정을 갖고 일해왔다. 대충하는 것하고 혼을 다하는 것은 그 차이가 엄청나다. 그 모토로 일을 해왔고 언제까지든지 지금도 그렇게 해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정진욱기자 panic82@kyeonggi.com

[경기인터뷰] 문병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적십자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원했으면 합니다 문병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다분화된 구조활동이 적십자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회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적십자가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데 비해 우리는 그 역할이 약화돼 있다고 지적한 뒤 적십자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재난구호가 첫 번째 역할로 이를 위한 시스템이 어떤 봉사기관보다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의 역할이 보다 강화ㆍ확대돼야만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년 임기가 곧 끝나는데 소감은.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정말 빠르다. 지난 83년 삼성전자 관리인사로 임명되면서 수원과 인연을 맺은 뒤 30년간 보냈다. 퇴직 후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기회가 닿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초대회장으로 부임해 4대까지 8년을 재직하고 이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으로 3년 임기를 연임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총 14년간 경기도에 봉사하며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해 뿌듯하다. -지난 임기 중 기억 남는 일 있나.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해 경기도민이 공감하는 인도주의 실천으로 4개의 전략목표를 설정한 New Vision 2020을 수립했다. 첫째로 선진국형 재난구호체계를 구축하고 둘째로 적십자의 고유임무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의 질 향상 이바지한다. 셋째로 조직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넷째로는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한 안정적 재원 마련에 노력하겠다. 임기 중에 재난 및 인도주의 활동 전개를 위한 재원확보에 항상 주력해왔다. 그 결과 2012년, 2013년에 경기지사 최초로 회비모금 100억원을 2년 연속 달성하였다. 회비모금에 참여해주신 도민과 행정기관 관계자 여러분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성과였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린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정기적인 재원확보를 위해 노력하여 후원회비도 임기 초기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성장한 22억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경기지사는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자매적십자사 해외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였다. 작년 3차에 걸쳐 열악한 필리핀 톤도 등의 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급식, 낙후시설 개보수, 위생 개선 사업을 펼쳤다. 또한, 필리핀 적십자사와 2012년부터 4년간 위생환경개선, 위생교육 및 생활용품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맺어 실효를 거뒀다. -기억에 남는 수혜자가 있나. 많지만, 그 중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가족은 용인에 살고 있는 한 여학생이다. 이 학생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91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이 학생은 거동이 불편했는데 집안의 화장실 문턱이 높아 스스로 화장실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십자봉사원들이 할머니를 대신하여 목욕봉사도 하며 여러 도움을 줬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적십자사 주거환경 대상자 조사에서 추천돼 화장실 문턱을 낮추고 거실과 방의 도배, 장판도 새로 해 드렸다. 할머니와 학생이 좋아하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고 감사의 표시로 학생이 직접 만든 머그컵을 할머니께서 선물해 주셨던 고마운 일도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국, 일보 등의 선진국의 경우 적십자가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적십자는 평소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재난구호가 적십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각종 재난상황 발생 시 적십자를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해 숙련된 봉사인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구호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십자는 일반교육 과정과 전문교육 과정으로 나눠 봉사원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이러한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봉사원이 경기지역만도 2만여명에 달한다. 어떤 봉사기관이나 단체에도 없는 규모다. 그간 재난구조 시 각 기관에서 복잡다단하게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구조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졌다. 적십자를 최중심의 재난구조 기관으로 정하고 충분히 활용했으면 한다. -그간 적십자사 사업이 구체화됐다. 소개해달라. 우선 적십자의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인 희망풍차 프로그램을 통해 4대 취약계층인 어르신,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정, 북한이주민과 적십자 봉사원이 결연을 맺어 기초생활, 주거개선, 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3대 나눔 영역인 인적나눔, 물적나눔, 생명나눔을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8만명에 이르는 적십자 봉사자와 청소년적십자(RCY)단원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확대와 위상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내주신 일반회비 모금액은 100억을 돌파하였다. 후원회비는 작년보다 대폭 증가하여 22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3년 내 후원회비 50억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전개를 위한 다양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기적인 재원마련을 위한 후원회원, 희망나눔 명패달기, 희망나눔학교 등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희망나눔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나눔문화를 심어주고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을 통하여 건강한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청소년 나눔프로그램이다. 또한, 희망나눔 페스티벌, 1m1원 자선걷기, 희망나눔 바자회 등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일반시민, 가족, 직장들이 함께 참여하는 나눔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국제구호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경기적십자사는 세계 곳곳에 재난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자원봉사자를 수차례 파견하여 구호활동 했다. 지난해 신년 계획에 밝혔듯이 경기지사는 평시에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한 자매적십자사 해외개발협력사업을 추진했다. 해외개발사업의 첫 삽은 필리핀과 2012년부터 4개년간 지역사회 위생환경 개선, 위생교육 및 용품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맺어 실효를 거뒀다. 경기지사는 지난해 3차에 걸쳐 위생이 열악한 필리핀 톤도 등의 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급식, 낙후시설 개보수, 위생개선활동을 펼쳤다. 장기적으로 다문화가정이 많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 10개국으로 확대하여 해당국 적십자사와 자매결연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구호봉사활동은 일반시민의 국제봉사활동의 욕구를 해소하고 대상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결혼이주여성은 20만명이며, 그중 3분의 1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결혼하여 단 한 번도 모국을 방문하지 못한 결혼이주여성과 아이들의 외가방문을 위해 다문화가정 자선 대바자 행사를 임기 첫해에 시작하였다. 지난 5회 행사까지의 수익금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에 64가구 226명의 한국 가족과 모국 가족이 만나는 성과를 올렸으며, 앞으로도 계속 확대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적십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살아가면서 가장 보람있는 이은 남을 돕는 것으로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만큼 고귀한 일은 없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의식을 갖고 이기심을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 노력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적십자사는 후원자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재난구호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더욱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특히, 앞서 여러 번 말했듯 전문 재난구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면 한다. 현재 봉사단체는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지역에만 교육받은 봉사원을 수만 명씩 두고 있는 기관은 없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제일 먼저 앞장서 나가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병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41년 10월29일 ▲학 력 :1967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96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경 력 :1968년 삼성그룹 입사 1983년 삼성전자 수원공장 관리담당 이사 1997년 삼성전자 수원주재 대표이사 20002006년 삼성전자 상근경영고문 19891999년 경기도육상경기연맹 회장 20042005년 경기도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19992007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회장 2007년현재 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회장 ▲포 상 : 1996년 대통령 산업포장, 1997년 석탑산업훈장 ▲저 서 : 2007년 선진경제로 가는 길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경기인터뷰]이재은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8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 후 첫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전국이 증세논란에 휩싸였다. 세금 부담이 증가하는데도 증세는 아니라는 정부의 입장과 세금폭탄이라는 야당의 공격이 맞부닥친 것을 차치하고라도 납세 당사자인 국민들도 온ㆍ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찬반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한 월급쟁이들의 불만이 폭주, 지난 13일에는 정부가 수정안을 내놓기까지 했다. 재정학자인 이재은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만나 이번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짚어봤다. 이 교수는 증세라는 용어의 함정에 빠지면서 정부가 선택의 제약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공약으로 제시한 복지를 실현하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것을 솔직하게 알리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 수반돼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열흘, 증세논란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웠다. -기본적으로 예산안에 따라 필요한 재원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 계획을 담아 내는 것이 세재개편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일 발표한 개정안은 박근혜 정부의 첫번째 개편안으로, 선거 공약을 어떻게 실현하기 위한 재원 조달 계획을 보여주는 첫번째 안이라 점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었다. 우선 조달하려는 재원 자체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소위 유리지갑이라는 근로자 중심으로 세원확보노력을 기울이고, 나머지 부분에서의 증세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자체 내용의 부실함이 있음에도 재정당국이 국민에 대한 설명을 하는 대응방식에서 많은 실수를 했다. 3천~4천만원 봉급자들이 연간 16만원 더 내는 것이 문제가 안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접근한 것이 국민들을 열받게 만든 첫번째였다.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언론에서 자료를 분석해 기사를 내면 이를 반박해 논란을 증폭시키는 등 진솔하게 다가가지 않았던 점이 소위 국민 근로자를 열받게 만든 첫번째였다. 논란을 정리해보자면 박 정부의 공약 실천하는데 부실한 것이 출발점으로, 증세를 논의하는데 증세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 국민을 현혹시키면서 누군가 덜 내는 대신 누군가 더 내면 그것 또한 증세인데 세율 올리는 것만 증세라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어법 구사해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 또 근로자들 중심으로 세수확보노력하면서 불로소득을 세원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논란을 대응하는 방식이 진솔하지 않고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면서 거위털 고통을 느끼지 않는 정도로 뽑는다는 봉건시대 논리를 구사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임을 스스로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증세 대상, 개인과 법인 중 누구여야 할까. -증세의 대상을 정하는 것은 택일할 사항이 아니다. 개인도 증세하고 법인도 해야하는데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하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개인 중에도 고소득층과 불로소득층, 양도차액이나 증여소득 상속소득 등에 대한 부분은 물론,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고액자영업자도 증세해야 한다. 현행 최고세율인 38%는 국제적으로 높은 세율은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50% 이던 최고세율이 IMF 당시인 1997년 김대중 정부에서 40%로 깎으면서 역대 정부들이 대부분 최고세율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위기 이후 고소득층을 배려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들이 투자해 살아난 분야가 없으므로 당시 수준으로 올려도 크게 억울할 것은 없다. 더구나 소득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기업 등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자인 CEO 한사람이 수백명 근로자보다 많은 돈을 받고 있는 것은 사회통합 관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복지를 위해 조금 더 걷는 것이므로 고소득층 증세노력 수반돼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극심한 양극화 상황에서는 세원은 거기 뿐이고, 현 정부는 보수세력이니 동의를 받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또 당연히 법인과세에도 손을 대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만이라도 원상회복 시키면 더 걷지 않고 5년전 수준으로만 가면 된다.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지난 1981년도 53%였다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IMF 직전 30.8%, 노무현 정부 시절 29.7~27.5%에 현재 22%까지 낮아졌다. 국제적으로도 OECD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OECD 평균이 낮은 것은 동부권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실효세율은 낮지만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OECD 평균 보다 높다는 주장은 오히려 법인 소득이 높다는 의미로, 엄청난 유휴자금이 쉬고 있다는 것이다. 세율을 낮췄는데도 법인세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원래 법인소득이 높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데 세금을 법인에게 걷지 않고 개인에게만 걷겠다는 것은 정책적 어불성설이다.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가능한 말인가. -사실 증세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 선택된 것이다. 정부는 세율인상을 통한 것만이 증세라고 보고 비과세감면 줄이고 탈루소득 찾아내고 지하경제 양성화하고 세출 조정해 재원 확보한다는 주장인데,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정도의 세수증대를 통해 135조원이 필요한 복지공약을 실현하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정부가 의원총회에서 공약 재조정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것은 이런 비판에 대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드러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흔히 복지수준을 고복지 고부담, 중복지 중부담, 저복지 저부담 등으로 나누는데, 박근혜 정부는 저복지 저부담 정책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낮은 수준의 복지만 하겠다는 것을 증세 없는 복지라는 국민기만적 레토릭으로 표현했다고 본다. 복지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모든 국민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 생활의 안전 보장은 재정지출 형태의 사회보험 방식으로 구현되며, 일부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대응에 소득재분배형 복지가 도입되고 있다. 결국 못사는 사람들끼리 모아 못사는 사람끼리 나눠라가 복지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에 이른 중산층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조세는 격차축소라는 복지의 핵심으로,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소득재분배 기능이 낮아졌음을 감안할 때 결국 저소득자들이 세금 더 부담할 각오는 돼 있지만 고소득자도 그에 상응하는 추가부담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이라는 측면에서 대기업들의 활동을 통해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것은 승리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측면도 논의돼야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소득재분배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양극화 심화의 출발은 IMF 때 기업에 정규직 근로자 해고의 자유를 부여하면서 비정규직이 절반 가까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청년실업이 늘어 젊은이들 희망이 없다지만 새로운 도전의식 줄어들면서 미래에 대한 강한 도전을 하지 않는다. 실패하더라도 받아 줄 안전망이 없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고, 결혼도 안 하고, 저출산 문제도 파생된다. 생활의 어려움, 내 집 마련, 아이 양육 등으로 생활을 즐기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미래 노동력 사라지고 있는데, 정책적 기반 마련하는데 가진자들이 복지알레르기를 보이는 것은 지극히 천민자본주의의 파생물 같은 것이다. 경쟁이 심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듯 복지가 강화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젊은이들이 확실한 안전망을 믿고 마음 놓고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구조를 만들어야 내수시장이 튼튼해진다. 결국 선진국형보다 케인즈형에 가까운 정책으로 소비수요를 늘려 선순환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재정도 어려워서 각종 사업을 두고 공공기관이 정치적 다툼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이번 세제개편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국가재정과 아울러 지방이 지방비 부담으로 같은 사업을 하는데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문제다. 취득세 항구감세 같은 논제를 기재부가 선도하면서 대안은 앞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문제를 일으키면서 대안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정부의 얕은 의식을 드러낸다. 정부가 복지 공약을 많이 내놓고 대부분을 지자체가 실시하고 재원부담을 나누면서 많은 지자체가 재정긴장 또는 위기상태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런데도 지방소득세나 지방소비세 세율인상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거나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세재개편안으로 복지정책 실시되면 엎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재정운용을 잘못했다기보다 감세정책으로 인해 어려워진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90조원에 달하는 소득세와 법인세룰 감세한 것의 절반은 지방에 왔어야 하는 돈이었다. 노인수당, 영유아 보육료,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을 만들 의무강제하고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재원대책은 마련하지 않아 재정위기를 불러왔다. 박근혜 정부도 취득세 감세하면서 각종 복지 증진하면 동일한 형태의 갈등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번 감세논란, 대안을 제시하신다면. 정부가 보수의 정책 콤플렉스 또는 언어의 함정에서 벗어날 필요 있다. 증세나 감세는 금과옥조가 아니다. 경제여건이 바뀌면 필요할 때마다 증세 혹은 감세가 이뤄져야 하는데, 증세는 좌파의 논리, 감세는 우파의 논리라는 식의 잘못된 정책 콤플렉스가 현 집권세력의 정책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증세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미국의 부시감세가 지난해 일몰된 것 처럼 일몰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1990년대 초 스웨덴이 위기를 맞았을 때 복지지출 소득보장을 줄이고 대신 고통을 분담해 고소득층 소득세율 높여 재정적자를 없앤 뒤 흑자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IT, 환경, 교육에 투자해 경제 위기 극복 및 발전의 근간으로 삼았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경제의 희망으로 살려야 한다. 탈루세원 늘리고 지하경제 양성화 및 세출 구조조정 등 당연한 일들을 하고 재원확보가 안될 때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서 증세의 공감을 얻어내고, 고소득층의 부담도 수반돼야 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경기인터뷰]남일호 김포대학교 총장

대학 경영을 놓고 지난 8년여 동안 갈등을 겪다 지난해 12월 김포대학교의 지휘봉을 잡은 남일호 총장(61)의 2013년은 남다른 해다. 오랜 갈등으로 지쳐있는 대학의 모든 구성원에 하면 된다는 의지와 함께 희망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남 총장은 지난해 12월3일 제5대 김포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난 8개월 동안 학교 정상화와 교육부의 각종 평가지수를 뛰어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수도권에서 상위권 대학에 이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의지를 그와의 만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2011년 교육부 평가에서 받은 부실대학, 대출제한 대학 지정에 대한 언급을 정중히 사양했다. 남 총장은 지난 2011년 교육부가 지정한 부실대학, 대출제한 대학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과 대책을 추진해 관련 조건을 모두 갖췄다며 오는 9월 교육부 심사에서 모든 불명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 총장으로부터 학교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대책, 미래 대학에 대한 비젼을 들어봤다. -취임한 지 8개월째에 접어들었는데 소감은. 한달이 1년같은 세월이었다. 8년된 느낌이다. 그동안 할일도 많았고 숙제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학교 정상화가 시급했기 때문에 마치 8년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학교일에 전력을 다해왔다. -평생을 공직에 있다가 대학 총장이 됐다. 업무 성격이 달라 다소 생소할 것 같은데. 공직에 있는 동안 감사 역할만 담당했는데 성격이 이질적이어서 동화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감사원에 있으면 전반에 대해 감사한다. 교육 부문도 감사의 한 분야다. 국장 시절에는 교육분야에 대한 감사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일선 교육현장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거기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를 많이 파악하고 있다. 총장 취임 후 업무파악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감사교육원장을 1년간 맡았었는데 1년 동안 전국의 감사회계분야 공무원과 공기업 담당자 5천여명을 교육한다. 이 시절에 대학의 학교와 교수, 학생간의 관계도 정리할 수 있었다. 일반 행정부분은 다 비슷한 내용이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평소 교육분야에 관심도 많아 그동안 문제없이 학교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 -2011년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부정적인 평가로 대학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줬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과거에 있었던 문제에 대해 깊이는 모르지만, 그런 과정으로 인해 학교발전이 정체돼 있었다. 김포대학은 경인지방에서 앞서가는 대학이었는데 2011년 대학평가로 중하위권으로 떨어져 안타까웠다. 이를 타개하고 수도권 명품대학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고 숙제다. 취임 이후 이 부분에 가장 노력을 해왔다. 대학평가 지수가 취업율, 충원율, 학교시설 교사확보율, 교원확보율인데 전체적으로 타 대학에 비해 떨어졌었다. 이를 높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숙제였고 대학의 부정적인 평가로부터 벗어나는데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취업율은 대학평가의 중요한 요소다. 졸업생에게도 가장 중요한 지표다. 지난해 취업률이 54%로 수도권 43개 대학 중 하위권이었지만 올해 66%로 올려 상위 5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취업률은 건강보험 가입여부로 확인된 사실이다. 충원율도 정원대비 93%로 올렸고 시설부분이 조금 모자랐는데 학생복지회관 건립을 이미 김포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9월 중 착공 예정이다. 4층 본관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다. 교원확보율도 10여명의 교수를 채용해서 기준 이상으로 높아져 모든 부족분을 충족됐다. 9월 실사만 남았는데 통과는 문제없을 것이다.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교육품질을 인증받는 사업이다. 입학에서 수업, 관리, 취업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사항을 인증을 받는 것인데 이것도 올해 모두 완료하겠다. -대학이 설립된 지 18년이 됐다. 그동안 재단 분열, 학내 갈등 등으로 대학으로서 이렇다할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학내 분열 때문에 그동안 혼란을 겪었는데 취임해서 보니까 근본적으로 김포대학이 갖추고 있는 재정이나 지역적 여건 등 펀드멘탈은 참 좋은 대학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지역적으로 유일한 대학이고 김포와 인근 지역주민이 애정을 갖고 다양한 학교 후원에 적극적이서 지역적 여건이 좋다. 또 재원이 없으면 시설투자가 어렵고 관리가 부실한데 시설투자의 여유자금 적립 상태가 양호하다. 450억원의 대학자금이 있어 획기적으로 시설개선을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유리한 장점은 김포 일원에 산업체가 많다. 5천여개의 산업체가 있어 산학 협동이 원활하다. 이런 자원이 학생 취업과 학문 발전에 중요한데 유리한 지위에 있다. 앞으로 학교발전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학교의 모든 힘과 노력을 합쳐 나간다면 명품대학으로 발전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대학발전을 위한 재원확보 방안 강구 등 경영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는데 그간의 성과는. 앞으로 대학발전에 투입될 재원을 다각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 중 하나가 현재 준비 중인 수익사업이다. 학교발전기금도 전년도 보다 2배 이상 조성하고 있는데 더욱 확충하겠다. 또, 외부로부터 연구비의 재원을 조달할 수 있고 정부지원금도 내년부터는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수입재원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창의적 실용교육 강화도 강조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전문대학이라는 것은 고등 직업교육기관이다. 현 정부에서도 전문대학을 고등교육으로 육성해서 산업역군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전문대학에 대한 비전이다. 여기에 맞춰 학교교육을 실시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산업현장 즉, 기업의 수요조사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과 산업현장간의 괴리가 무엇인지 수시로 파악, 현장에 맞게 교육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기업 맞춤형 인재양성에 맞춰 학교교육을 운영하면 취업도 원활하고 현장 적응도 빨라질 것이다. 수요자 중심, 학생중심 교육이 바로 창의적 실용교육이다. -지난달 27일 김포대학교 비전 HOPE 2020 선포식 개최했는데 학교 비전 HOPE 2020은 무엇인가? 또 실천방안은. 한 마디로 인성을 교육하고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글로벌 대학으로서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여기에 사람을 담는 대학, 미래를 여는 대학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이같은 비전을 실현키 위해 그 핵심가치로 Harmony(조화), Originality(창의), Partnership(협력), Excellence(탁월)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학생과 교수, 대학의 구성원들이 소통, 화합해 조화를 이루는 대학( Harmony), 미래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Originality), 산관학 협력을 통한 지역의 발전과 국제교류의 중심이 되는 대학(Partnership), 최고의 교육시스템과 최고의 교수진, 최고의 학생들이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대학(Excellence)으로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고촌 제2캠퍼스 조성, 진척이 있는가. 대학이 시내 중심에서 떨어져 있어 교육에는 문제가 없으나 산학 협력이나 최고경영자과정 운영, 지역사회와의 교류 등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이 강조되는 요즘, 기업의 재교육이나 잠재 실업자들을 위한 교육을 대학이 담당해야 하는데 원거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촌읍 신곡리 신곡6지구 인근 제2캠퍼스를 조성키 위해 1만5천여㎡의 학교부지를 매입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도로나 교통 등 기반시설이 신곡6지구의 개발과 함께 추진되는 관계로 신곡6지구 개발이 지연되면서 제2캠퍼스 조성도 다소 늦춰지고 있다. 신곡6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제2캠퍼스 조성사업도 함께 진행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수학생학부모 그리고 김포지역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해마다 신입생의 지역별 분포 조사를 하는데 서울 서부권과 경기도가 각각 35%로 가장 많고 두번째가 30%로 인천지역이다. 경기도 안에서도 고양, 파주지역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김포지역 출신은 6%밖에 되질 않는다. 그 이유는 그동안의 학교의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역에 많이 알려져 그렇지 않은가 분석된다. 그러나 대학이 이제 안정권에 들어섰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많은 신입생을 보내주길 바란다. 이제 신입생이나 졸업생, 학부모 모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며 투자가치가 있는 대학으로 거듭날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 대학은 재정이나 학생 지원 현황을 볼 때 여건이 매우 좋다. 그러나 대학 운용과 관리에 문제가 있어 부실 대학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이런 문제는 다 해결됐다. 23년 안에 수도권 최고 23년제 대학이 될 것이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경기인터뷰]최성을 인천대 총장

인천대가 국립대 법인으로 한 걸음씩 나가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수도권 서남부 거점 국립대학으로 키우겠습니다. 인천대학교는 지난 1월 시립대에서 국립대로 거듭났다. 인천대는 지난 1979년 사립 단과대학으로 출범해 198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 1994년에는 시립대학으로 전환에 이어 개교 34년을 맞은 올해 국립대로 전환됐다. 인천대를 이끄는 최성을 총장(58)을 취임 1주년을 기념해 만났다. 최 총장은 목표는 수도권 서남부 거점 국립대학이다. 올해는 국립화 첫해인 만큼 그 비전을 달성하고자 기초를 다지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면서 국립대 법인에 걸맞게 조직을 손질하고 대학과 학생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5대 핵심 과제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화 추세에 맞게 외국인 교수를 대폭 늘리고, 이를 통해 학생 전원이 영어 등 외국어만큼은 완벽히 마스터할 수 있는 인천대를 꿈꾸고 있다. 최 총장은 대학의 국제화 추세에 맞춰 인천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겠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교수를 대폭 채용할 계획이다면서 올해 목표는 최대 50명이다. 역량 있는 외국인 석학을 모시고자 주택 무상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구상 중이다고 전했다. 최 총장에게 지난 1년여 간 느낀 점과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인천대의 목표와 대학발전방안, 비전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일문일답. -총장에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소감은. 국립대학 법인 전환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니 참 세월이 빠르다. 그동안 명문대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교수와 학생 등 대학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2020년까지 수도권 서남부의 대표 국립대학으로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강원권 등과 함께 5대 지역 거점 국립대로 성장시키고자 대학이 나아갈 목표와 비전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5대 핵심과제를 마련하고 국립대 법인에 걸맞게 조직도 개편한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 -국립대 법인 초대 총장인데. 대학 운영방침과 목표는. 2020년 5대 거점 국립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을 닦아 놓을 계획이다. 우선 대학 운영을 위에서 지시하는 게 아니라 밑에서부터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바꿨다. 각 단과대학과 학과가 발전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그 성과를 상시 평가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특히 대학 행정조직을 기존 과 체제에서 팀제로 전면 개편했다. 효율성 높은 조직 체계를 만들어 대학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존 과 체제의 경직성을 탈피해 유연성과 효율성 확보했다. 또 일하는 분위기 조성, 대학 의사결정 구조를 본부 중심에서 단과대학 중심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직을 기존 4처 15과에서 6처 31개 팀으로 개편했으며, 교수 연구지원 기능 강화를 위해 연구산학처와 대외교류처를 신설했다. 앞으로 단과대학별 자율 예산권을 부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율적 예산 편성과 집행권을 확대하겠다. -글로벌 대학으로 나가기 위한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은. 교수 증원과 연구력 향상,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대학으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교수연구지원 기능 강화를 위해 연구산학처를 신설하고 외국인 교수 채용 확대, 연구실적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SCI급 연구활동 지원 확대, 영어논문 작성 지원 체계 정비, 공동연구 그룹 지원, 자체 연구비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겠다. 외국인 교수도 40~50여 명을 특별 채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화 목표 달성은 물론 대학평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어강의, 외국인 교수 비중, SCI급 논문 등 글로벌화 지표 점수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국인 교수 특별채용을 위해 다양한 지원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외국인 교수에 대해 주택제공 등 파격적인 지원혜택도 고려하고 있다. 또 교수들의 연구력 향상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인천대 교수 1인당 SCI급 논문 게재실적은 주요 국립대학 8곳의 평균 0.48건보다 낮았으며 교외연구비, 특허건수, 기술이전료 등도 미진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국립대 전환을 계기로 최근 대학의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입생의 수준이 크게 올랐지만, 교수들의 연구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교수는 시립대 시절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연구에 소홀한 면이 없지 않았다. 경쟁주의와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성과를 내는 교수와 그렇지 못한 교수에 대해 확실한 차별을 두겠다. 내부적으론 당근과 채찍전략을 통해 교수들 스스로 연구에 매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외부적으론 높은 수준의 외국인 교수를 초빙해 안팎으로 자극을 주겠다. 상시적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평균 10%에 달하고 최대 25%에 이르지만, 인천대는 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2020년까지 최소 10%를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들겠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 유럽국제교육협회(EAIE),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 등 국제유학박람회를 적극 활용하고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주요 국가 대학에 교수를 파견해 현지설명회를 열어 대학원생을 유치하겠다. - 2학기부터 개선해 추진하는 것들은 뭐가 있나. 기초교육원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 영어교육운영 등 교양 교육의 형식과 내용을 혁신적으로 개편하고, 영어 및 글쓰기 반별 수강정원도 축소해 교육의 효율성과 내실을 꾀하겠다. 이를 위해 교양 영어 담당 원어민 초빙교원과 글쓰기 담당 초빙교원 등 강의전담 비전임 교원을 증원할 예정이다. 학(원)장 추천제를 도입해 대학본부에 집중된 권한을 단과대학 및 대학원으로 분산,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겠다. 학(원)장은 단과대학별 학(원)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2명 이상의 학(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총장이 후보자 중 학장을 지명 후 교원인사위원회에 임용 동의를 얻어 발령하게 된다. 융복합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연구분야 개척 및 활성화를 위해 인천 융합기술연구원 설립 추진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운영한다. 중국 관련 동북아 거점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이른바 차이나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인천은 환 황해권 벨트 중심에 있고 화상 네트워크만 따져봐도 유동자산 2조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지만 이렇다 할 중국전문기관이 없다. 인천대가 앞장서 중국학 본산으로서 최고의 중국전문가를 양성하겠다. 이를 위해 대학과 대학원, 연구소와 산업현장을 연계하는 중국학술원을 설립하겠다. 중국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중국 인문교양강좌나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제공해 중국 관련 동북아 거점 교육연구센터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대학교와의 복수학위제 등 학술교류와 특성화 사업 등 교류를 확대하겠다.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285만 시민이 거주하는 인천에 걸맞은 국립대가 있어야 한다는 시민의 열망으로 인천대가 국립대로 전환됐다. 국립대가 됐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지역 및 시민과 소통하고 함께 발전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인천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지역 거점 대학으로 확실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시민과 대학 구성원이 모두 한뜻이 돼 힘을 모아야 한다. 시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채찍을 부탁한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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