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예방은 현장중심 활동이 좌우… 교통안전운동 자발적 유도해야
교통안전공단에서 32년간 몸담으며 오직 ‘자동차와 교통안전’만을 고민하며 한길만 걸어온 사람이 있다.
그 마지막 불꽃을 경인지역 교통안전이란 분야에서 하얗게 불태우고 있는 김완섭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장(57)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 1월 7일 경인지역본부장으로 부임한 김 본부장은 “교통안전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며 교통사고의 특성 상 한가족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중차대안 사안이므로 한시도 업무에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예방은 현장중심의 예방활동에 달려있다는 그를 만나 경인지역 교통문화 선진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취임 300일이 지났는데.
경인지역본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호남지역과 부산ㆍ경남지역에서 본부장 등으로 근무를 했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 경인지역은 사람도 많고 차량도 많고, 지역도 넓다보니 신경써야 할 점도 많았다. 관할 운수업채 규모만 따지더라도 전국 30% 이상을 차지하니 상당한 규모라 볼 수 있다.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있다면.
이에 부임 이후 광역버스사고 및 화물차사고에 대한 과학적 사고원인 분석을 통해 신설 버스노선인 광역버스에 대해 실제탑승 실태점검을 실시, 안전대책을 강구했다. 또 도로 위의 폭탄이라 할 수 있는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추진했다. 그 결과 10월 말 현재 전년동기와 대비해 대형사고가 절반이상 감소했으며 화물차 대형사고는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와 철강협회, 발주업체 등과 공조, 과적과 적재불량 차량에 대해 페널티를 적용, 위반 자체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러한 사업의 성과로 올해 9월 말 현재 경인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동기 대비 97명 감소했고 사업용사고 사망자도 28명이 줄어들었다.
-우리의 교통안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데.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특히 경인지역은 인구 뿐 아니라 교통통행량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교통사고도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방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통안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적인 관리기법을 통한 지속적인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일정부분 교통안전 사고량이 줄어들었지만, 그 이상 사고량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경인지역 교통사고의 특색이 있다면.
중장거리를 운행하는 전세버스와 화물차는 그간의 지속적인 홍보 등으로 안전벨트 착용과 안전운행이 정착, 대형교통사고는 상당수준 감소했다. 그러나 경인지역의 특징인 단거리를 고속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와 철스크랩운반용 화물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안전운행 대책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경인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천235명이다. 2011년보다 90명이 더 많아졌다. 또 사업용 자동차에 의한 사망사고를 보면 252명으로 이 역시 37명이 늘어난 것이다. 2012년에 전반적으로 2011년보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한 주요 원인은 잦은 폭설로 인한 빙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또 도로신설에 따른 교통량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주요 대책은.
▲대형사고 및 사고증가 업종의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먼저 신규사업으로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광역버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수도권 대표 20개 광역버스노선에 대한 탑승 실태조사’를 지난 2월에 실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과속운전과 신호위반 등에 대한 집중계도를 통해 교통안전관리를 강화했다.
특수화물차량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철스크랩운반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또 사망사고 유발운수회사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추진, 사고유발원인을 규명해 안전관리 기법을 지원하고 있다. 유관기관인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도, 경기지방경찰청 등 교통관련 기관 및 단체와의 교통사고 예방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기관별 역할분담을 통해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교통안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행락철 전세버스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체험학습 차량에 대한 운전자 부적격자 조회 및 체험학습차량 무상점검업무를 실시, 운전자와 이용자의 안전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요 휴게소 및 관광지 등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으로 불시점검을 벌여 음양기기 설치 등 불법 구조변경에 철퇴를 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는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함으로 운수업체와 협력을 긴밀히 강화, 운수업체 스스로 안전관리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과학적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버스와 택시, 화물차에 대한 운행기록계 장착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는 등 운수종사자 운전행태 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경인지역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방안은.
단속과 규제는 일시적인 교통사고 감소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교통사고 감소가 한계에 이르면 제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경인지역 뿐 아니라 국내 교통안전의 현주소다. 교통문화 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교통사고 사망자 반감기 달성 이후 교통사고 감소는 단속과 제도, 교통시설보다는 국민들의 교통문화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화장실을 청결하게 하라는 훈계조의 캠페인보다는 남성소변기 중앙에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음으로서 화장실 청결 개선이 이뤄졌다는 ‘넛지(Nudge) 이론’을 교통안전에도 도입시켜야 한다. 이에 경인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교통안전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이에 교통안전 유관기관은 물론, 언론기관과도 함께 협력하는 사업을 추진, 교통안전 성과가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영구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교통안전공단을 소개하자면.
교통안전공단이 수행하는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교통안전관리의 효율화를 도모, 교통사고 예방 및 감소를 위한 사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도로와 철도, 항공에 대한 교통안전 조사연구를 하고 있으며 자동차의 성능 및 안전도 향상을 위한 시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작시 안전도를 확보하는 한편, 운행 자동차에 대한 안전도 검사를 실시해 차량적 교통사고 요인을 사전에 검출, 자동차 결함에 의한 사고예방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매연에서 환경을 보호하고자 배출가스 정밀검사도 시행하며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피해가족을 지원하는 사업 및 정부위탁 교통안전 사업도 하고 있다.
글=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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