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클럽 키워야 축구 선진국”

“유소년클럽 육성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연맹, 각 프로구단 모두 깊은 반성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라도 한국축구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56)은 29일 화성시 소재 클럽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축구의 미래와 선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소년클럽의 체계적인 육성과 이를 위한 프로구단들의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1978년 국가대표로 일본에 갔을 때 천연잔디 구장에서 50여명의 유소년들이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는 것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며 “최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국내 프로팀들이 잇달아 일본 팀에 패하는 것을 보면서 30년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차 감독은 “유럽에서는 프로구단으로 승인을 받으려면 유소년클럽 등 10개 정도의 클럽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능한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체계적인 유소년클럽이 선행돼야 축구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감독은 자신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돌아와 20년전 유소년 축구클럽을 운영해와 현재는 대학팀까지 보유하게 됐다고 밝힌 뒤 “개인이 이 처럼 클럽을 운영하는 것보다 리그 운영 주체인 축구협회와 프로연맹, 프로구단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차 감독은 최근 적은 인원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치르면서 잇달은 부상선수와 선수 운영의 한계를 토로한 뒤 K-리그 정상을 두 차례 경험한 만큼, 이제는 아시아 무대를 평정해 세계적인 팀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南·北 축구 “양보는 없다”

‘야구 WBC의 준우승 쾌거-김연아의 세계피겨선수권 첫 200점 돌파 금메달의 감동을 이번에는 축구가 잇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야구, 피겨에 이어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또다시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오는 4월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구장에서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홈경기인 5차전을 벌인다. 이날 남북한 맞대결은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과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려는 북한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어서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홈에서 2대0으로 완파해 승점 10(3승1무1패)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이어 한국이 승점 8(2승2무)로 2위로 밀려나 있다. 남북한은 조 3·4위인 사우디아라비아(2승1무2패·승점7)와 이란(1승3무1패·승점6)이 바짝 뒤쫓고 있어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본선행 유리한 고지에 오르지만, 만약에 패하는 팀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어 총력전이 예상된다. 최근 16년간 5차례의 남북 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해외파 7명을 모두 불러들여 지난 28일 중동의 강호 이라크와 평가전을 가져 2대1 역전승을 거뒀으나, 여전히 골결정력 부족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이라크전에서 이근호(전 대구)가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잡았으나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이근호와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AS모나코)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또한 중원에서는 김정우(성남)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데다 조원희(위건)마저 이라크전서 부상을 입어 북한전 출격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맨유)과 박주영에 ‘국내파’인 이청용, 기성용(이상 서울)의 활약과 이근호의 실전 감각 회복 여부가 승리의 관건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한을 꺾고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한국축구 ‘아직 2% 부족’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전(4월1일)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에서 이라크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황재원(포항)이 먼저 자책골을 기록했으나, 김치우(서울)의 동점골과 이근호(전 대구)의 결승골로 이라크를 2대1로 따돌렸다. 이로써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내달 1일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B조 선두로 올라선 북한과의 일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으나, 여전히 골 결정력 부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를 최전방에 내세운 한국은 전반 3분 골지역내 오른쪽에서 이청용(서울)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근호가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18분 기성용(서울)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이근호가 방향을 살짝 바꾼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스쳐 지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전반 20분 아크 왼쪽에서 박지성(맨처스터 유나이티드)이 찔러준 것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청용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한 것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온 뒤 왼쪽으로 쇄도하던 이근호가 오른발슛을 재차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 모하메드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김치우와 김동진(제니트)을 교체 투입한 한국은 후반 7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이라크의 아와즈가 날린 프리킥을 골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황재원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10분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아크 정면으로 내준 것을 김치우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갈라 동점골을 만들어낸 뒤, 24분 기성용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근호가 침착하게 차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

<프로축구 향토 연고팀 전력분석> ③ 인천Utd.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상대보다 1골 더, 공격축구로 승부’를 외치며 오는 8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2009년 K리그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시즌 인천은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세르비아 대표팀을 이끌었던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 팀 컬러를 유럽식의 파워 넘치는 공격축구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마케도니아 대표출신의 용병 챠디와 ‘특급 신인’ 유병수 등 공격수를 새 얼굴로 바꾼 인천의 득점력은 지난해보다 2배로 높아졌다. 지난 1~2월 전지훈련에서 가진 12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23득점을 올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6경기 29골의 득점력 빈곤을 말끔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개인별로도 챠디(7골), 유병수(4골), 강수일(3골), 정혁(3골) 등 새로운 선수들이 골고루 골을 기록한데다, 통산 115호골로 K리그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우성용이 특급 조커로 버티고 있어 올 시즌 인천의 득점루트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탄해진 허리를 비롯해 든든해진 수비도 눈에 띈다. 미드필드진에는 65m 골을 성공시켜 K리그 최장거리 골의 주인공인 도화성의 캐논슈팅과 폭넓은 활동을 통한 송곳패스가 기대되며, 손대호와 노종건, 도재준, 김선우, 박창헌이 버티고 있는 인천의 허리 진용은 어느 팀보다 탄탄해졌다. 수비라인은 호주 월드컵대표 수비수 제이드 노스의 영입으로 안정감을 더해준다. 노스는 지역수비는 물론 개인마크가 좋고 가로채기에 능해 중앙과 오른쪽 윙백 모두 소화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은 “올 시즌 몇 승을 올리는 것보다 시즌을 마치고 모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빠른 공수 전환과 미드필드에서 많은 패스를 통한 협력 플레이로 상대팀보다 1점 더 넣는 공격 축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포메이션 없이 상대 팀에 따라 탄력 있는 팀 플레이를 펼치고, 공격적인 축구와 많은 골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이민우기자 lmw@kgib.co.kr

<프로축구 향토 연고팀 전력분석> ② 성남일화

2년 연속 ‘무관의 제왕’이었던 성남 일화가 2009 K리그 정상 탈환을 통한 ‘명가재건’에 나선다. 오는 18일 창단 20주년을 맞는 K리그 통산 7회 우승의 ‘명가’ 성남은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을 비롯, 한층 젊어진 선수단으로 올 시즌 정상에 도전한다. ‘우리에겐 우승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호언장담한 신 감독은 포지션 파괴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벌떼 축구’로 변모된 성남의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매년 ‘빅3’로 꼽혀온 성남은 올 시즌 전력이 예년에 비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구단은 젊은 선수들의 보강으로 보다 활기차 졌다고 밝혔다. 지난 해 국가대표급 포백 라인으로 최강의 수비진을 구축했던 성남은 김영철(전남)과 박진섭(부산)이 팀을 떠났고, 미드필드에서 무게감 있는 플레이로 명성을 떨쳤던 김상식과 손대호를 각각 전남과 부산으로 보냈다. 하지만 조병국과 장학영이 건재한데다 올 시즌부터 시행되는 아시아쿼터제(외국인선수 3명 외에 AFC 회원국 선수 1명을 더 보유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 호주 A-리그의 수준급 수비수 샤샤 오그네노프스키를 영입해 수비력을 강화시켰다. 또한 공격진에는 지난해까지 인천에서 활약했던 라돈치치를 영입했고, ‘특급 용병’ 모따가 건재하며 좌우 날개에는 새로 영입된 홍진섭과 오경준이 빠른 축구로 팀 우승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미드필드에서는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정우를 중심으로 러시아리그 제니트에서 복귀한 이호를 비롯해 지난해 신인으로 맹활약을 펼친 조동건이 부상에서 회복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존의 김철호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김성환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개월 가량 훈련한 결과 ‘충분히 해 볼 만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리팀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빅3’로 불릴 만한 전력을 갖췄다고 본다”며 “더 재미있고 빠른 플레이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명문 구단에 걸 맞는 모습을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

트레블 달성 투지 ‘활활’

지난해 K리그와 컵대회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수원 삼성이 오는 7일 2009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3관왕 달성의 강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달 22일 2009 팬퍼시픽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인 수원은 올 시즌 두 대회의 2연패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트레블(3관왕)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비수 마토(오미야), 이정수(교토)와 수비형 미드필더 조원희(위건), 공격수 신영록(부르사포르)이 해외 무대로 이적하면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대체 선수들의 영입으로 지난 해의 영광을 이어 아시아 정상에 우뚝서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수비의 핵인 마토와 이정수의 공백이 부담스럽지만 리웨이펑(중국)과 알베스(브라질)를 영입해 중앙 수비를 두텁게 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중앙 수비수 이재성을 낙점, 수비 라인의 불안을 덜었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던 수비형 미드필더 조원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없는 것이 고민지만 최고의 테크니션 이관우를 비롯, 송종국, 박현범, 홍순학 등이 버티고 있어 미드필드에서도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좌·우 날개로 양상민과 김대의가 건재한데다 최전방에 에두와 배기종, 하태균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 해 골키퍼로서는 처음으로 시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거미손’ 이운재와 팬퍼시픽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친 박호진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차범근 감독은 “마토와 이정수, 조원희 등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빠져나가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의 조건에서 최대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일부 부족한 포지션에 대한 보강으로 이번 시즌을 만족스럽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나 선수들의 예기치 못한 부상 등의 상황에서 어떠한 변화를 통해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지난해 우승의 기운을 가지고 3관왕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