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시설 감염성 질환에 3명 사망

올들어 경기 북부지역 9개 시·군에 소재한 노인복지시설 생활자 가운데 31명이 감염성 질환에 걸려 이중 3명이 사망하고 말라리아 환자 8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해 취약지역에 대한 보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기도가 도의회 한나라당 박명희 의원(비례)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기북부 9개 시·군 노인복지시설 생활자 1천392명 가운데 31명이 감염성 질환에 걸렸으며 이중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주시 소재 A노인복지시설의 경우 생활자 100명 가운데 6명이 폐렴, 대상포진, 볼거리 등 감염성 질환에 걸린 가운데 폐렴환자 4명 중 3명이 사망했다. 또 가평군 소재 B노인복지시설도 생활자 336명 가운데 6%인 20명이 폐렴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자를 질환별로 나눠보면 폐렴이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결핵 4명, 대상포진 1명, 볼거리 1명, 결핵성척추염 1명 등이다. 박 의원은 “노인복지시설에서 감염성 질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 것은 환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으로 검진 후 감염성 질환을 앓았던 환자에 대한 관리체계 강화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도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총 502명으로 파주 188명(37.4%), 고양 106명(21.1%), 연천 41명(81%)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80%에 가까운 4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박 의원은 “말라리아 환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적극적인 시민 홍보, 말라리아 감염 모기 서식 차단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 2002년 756명, 2003년 518명, 2004년 399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660명으로 늘어났다. /최용진기자 comnet71@kgib.co.kr

韓中 항로를 가다/‘인천~단둥항’ 단동항운

인천항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동항을 연결하는 카페리 항로는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 뿐만 아니라 남북한과 중국 등 3국을 연결하며 통일과 협력의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단둥은 중국 도시 가운데 북한측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며 외부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의 70~80%가 이곳을 경유해 들어간다. 따라서 단둥은 북한측 입장에서 중요한 물류의 거점 역할을 해주고 있고, 남측의 입장에서는 통일의 전초기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특히 지난 2004년 용천 폭발사고때는 대부분의 구호물자가 인천항에서 출발, 단둥을 통해 들어갔고, 이후에도 인도적인 물자 지원 모두 이곳을 통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놓고 볼때 단둥의 동항은 단순한 중국의 항만이 아니라 우리와 북한을 잇는 중요한 항구이다. 건조된지 30여년이 다된 노구를 이끌고 인천과 단둥을 오가며 남북간의 물자를 수송하는 동방명주호를 따라 3국간의 인적·물류 교류의 현장을 가본다. ◇조선동포와 남·북한 사람 4만여명이 거주하는 공존의 도시-단둥 단둥은 상업, 무역, 관광, 금융 가공공업을 주로 하는 현대화 다기능의 국제도시 성격을 띠고 있다. 북쪽으로는 센양, 서남으로는 다롄과 연결된 곳으로 전체 인구 280만여명에 시지역 인구는 65만 3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조선족이 3만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또 한국사람들이 대략 2천여명, 화교출신을 포함 북한 사람들도 2천~2천500여명이 거주하고 있어 이곳은 남북한 사람과 조선동포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공존의 장이다. 인천항과 단둥 동항을 연결하는 카페리가 첫 뱃고동을 울리기 시작한 때는 지난 98년7월24일. 단동훼리는 1만1천t급 여객선 동방명주호를 띄우게 됐다. 인천과 단둥간의 직항거리는 454㎞로 처음에는 주 2항차를 운항했으나 몇해 전부터는 늘어나는 물동량과 인적 교류의 확대를 위해 주 3항차로 확대 서비스를 실시해 오고 있다. ◇꾸준한 물동량 증대-대북구호 및 지원물자 수송 통로 단둥 동항을 통해 인천항으로 유입되는 물동량은 대부분 북한산 수산물 및 철광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남북의 왕래가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이곳에는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화교출신 북한사람들이 소규모 무역상을 하고 있다. 의류제조업체인 리노챔 김태형 대표는 “단둥거주 상인들 대부분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생활필수품을 사들여 북한으로 들어가 팔고, 북한산 송이버섯과 바지락 등 임산물이나 수산물을 구입해 다시 인천이나 중국으로 보내는 무역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들어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북한과 중국의 왕래가 자유롭지 못한데다 북한에서 나는 임산물과 수산물 량이 줄어 들고 있어 무역량은 급감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북3성의 중심부 센양과 인근 도시에서 동항을 이용해 물건을 수송하기 때문에 매년 처리 물동량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도주의적인 대북지원이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데다 용천폭발사고나 올해 발생한 대홍수 때 처럼 뜻하지 않은 재난을 만난 북측을 지원하기 위한 구호품 대부분이 단둥 동항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구호 및 지원물자 대부분을 수송하고 있는 동방명주호는 정기 컨테이너선이 운항하지 않던 2001년 한해 동안 1만2천110TEU를 처리했다. 그러나 컨테이너선과 복수취항한 2002년에도 물동량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5천TEU 이상이 늘어난 1만7천423TEU를 처리했다. 이어 지난 2003년 1만8천637TEU, 2004년 2만1천319TEU, 지난해 2만1천615TEU를 처리하는 등 매년 꾸준한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천시가 지난 98년 인천지역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해 53억4천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단둥산업단지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물동량 증대는 현재보다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입주 꺼려 물동량 증대에 한계 그러나 이곳은 중국의 변방인데다 몇해 전 북한의 신의주 특구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입주를 고려했던 국내외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입주나 투자의향을 접으면서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 아직까지 몇몇 중소업체가 들어와 있으나 이를 통한 물동량 증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지의 반응이다. 단둥 한인회 황병노 사무국장은 “이 곳의 인건비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나 중국의 변방에 있다보니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중국 전역에 보급하고 해외에 수출하기에는 상당한 물류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물동량 증대의 한계가 있다”며 “단둥시 정부가 대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여의치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자 뿐만 아니라 인적교류의 교두보 한·중 카페리 취항과 함께 중·고교 수학여행단들이 매년 꾸준히 중국을 찾고 있다. 카페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한데다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해외 수학여행단의 단골 코스는 단연 압록강을 끼고 있고, 많은 고구려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단둥지역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단둥지역은 자라나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산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단둥과 신의주 사이 압록강 단교와 북한 제3의 도시인 신의주가 눈앞에 펼쳐짐으로써 민족 분단의 과정과 아픔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취항 첫해인 98년 1만6천945명을 수송하는데 그쳤으나 이후 급증, 99년 6만1천576명, 2000년7만1천629명, 2001년 8만4천676명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그러나 서해교전이 일어난 2002년 5만6천, 사스가 발명된 2003년 5만5천명으로 줄어 들었다가 최근들어 다시 연간 수송인원 8만명대를 회복했다. /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방연팡 단동국제항운유한회사 여객부장 “남북 교류가 단둥 경제의 힘” -인천과 단둥간 뱃길이 열리면서 이 지역의 변화상이 있다면. ▲항로가 연결되기 이전에는 이곳은 중국의 작은 변방 마을에 불과했다. 인적·물적 교류도 활발하지 않았으나 항로가 열리고, 인천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활기를 찾았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후 인도적 지원물자가 급증했고, 이곳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도 늘면서 남북교류의 장으로 변화되고 있다. -늘어나는 여객 및 물자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현재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선박은 선령이 30년이 다된 낡은 것으로 고객들에게 좀더 안락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체를 준비중에 있다. 올해 초 교체를 위해 선박을 구입했으나 이 역시 선령 과다 등의 문제로 뜻대로 되지 못했다. 빠른 시일내 대형 선박이 투입돼 물동량 수송은 물론 단체관광객들이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과 단둥간 항로의 전망은. 이곳에서 인천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아직 충분치가 않다. 또 인천에서 들어오는 물동량 대부분도 대북 지원물자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단둥시에 조성된 공단에 대기업들이 입주해 활발하게 가동되면 물동량도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남북한의 교류도 그 만큼 증대될 것으로 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의왕시의원들 몰염치?

의왕시의원들이 정례회를 대비한 연찬회를 실시하면서 자신들의 복지포인트를 이용치 않고 시의회 사무과 직원들의 포인트로 콘도를 사용,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의원들은 시청이 대형버스를 2대씩이나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 별도 예산으로 관광버스를 빌려 연찬회를 다녀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12일 시의회에 따르면 7명의 의원과 사무과 직원, 시청 직원 등 20명은 내년도 예산안 및 올 마무리 추경예산안 심사, 행정사무감사를 대비한 사전자료 검토를 위해 지난 8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에 있는 H콘도에서 4개 객실을 빌려 연찬회를 가졌다. 그러나 7명의 시의원 중 김모 의원만이 자신의 복지포인트를 이용해 콘도를 빌리고 나머지 의원들은 자신들의 복지포인트 대신 사무과 직원들의 포인트로 콘도를 빌렸다. 공무원 및 시의원들은 1년에 2박의 콘도이용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공무원맞춤형복지카드’를 지난 8월 도입, 이 카드로 2박을 사용할 경우 1박당 5만5천원의 객실료로 계산해 110점(1점당 1천원 사용가능)의 포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결국 이같은 의원들의 직원 복지포인트 사용으로 해당 직원들은 1년 동안은 콘도를 이용할 수 없게 됐고 포인트도 사용한 만큼 없어지게 됐다. 의원들은 또 시청이 보유하고 있는 42인승과 32인승 등 2대의 대형버스가 있는데도 S관광으로부터 2박3일 동안 관광버스를 빌려 연찬회를 다녀왔다. 의왕시민모임 조창연 대표는 “연봉을 받는 유급제로 전환됐는데도 의원들은 변함없이 자신들을 위한 연찬회에 직원들의 복지포인트로 콘도를 빌려 사용, 직원들이 복지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꼴”이라며 “교통편도 시청내 버스를 이용해도 되는데 굳이 예산을 들여 관광버스를 빌린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석근 의장은 “공무원맞춤형복지카드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모른다”며 “관광버스를 빌린 것은 ‘산불 등 비상시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청버스는 사용이 안된다’는 의회 사무과장의 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관광버스를 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

산부인과 “피부·성형도 진료해요”

출생률 감소 등으로 환자가 크게 감소한 경기도내 산부인과 병원들이 잇따라 피부·성형외과 등으로 진료를 확대하면서도 전문의 자격없이 의사면허로만 환자들을 진료,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경기도와 일선 병·의원 등에 따르면 의료법상 선택진료를 요하는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의원의 경우 일반의들은 보건소에 진료과목 신고만 하면 전문과목에 관계없이 모든 과목을 진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율 감소로 인해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의료법상 진료과목에 대한 제재가 없는 점을 이용,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의 진료에 주력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검버섯 제거시술을 받다 마취 도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뒤 성빈센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중 숨진 안모씨(75)의 경우 수원시 팔달구 모 산부인과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다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씨가 피부과 시술을 받았던 이 산부인과는 15년여 동안 산부인과 진료를 했지만 출산율 감소 등으로 영업부진이 계속되자 5년여 전부터 피부·성형외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과목을 추가시켰으며, 다른 산부인과도 ‘미용성형 피부비만 클리닉’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또 이들 산부인과에서는 피부·성형외과 진료를 병행하면서 기존 병원들이 제시했던 단가까지 내리면서 기존 피부·성형외과 전문의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반 성형외과는 쌍꺼풀 수술의 경우 100만~130만원 상당의 수술비를 요구하고 코높이 수술도 150만원 상당이지만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쌍꺼풀 40만원, 코높이 60만원 등에 시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인해 산부인과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외도(?)가 늘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의 경우 피부·성형외과 등에 대한 전문 자격증이 없어 우려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의료법상 규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최석호기자 shchoi@kgib.co.kr

경찰청 전자문서 되레 불편

경찰청이 실시중인 전자문서 시스템을 이용한 상황보고서 작성 제도가 일선 경찰서의 현실과 동떨어져 오히려 시간과 공조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경찰청과 일선 경찰관 등에 따르면 경찰은 공조가 필요한 각종 사건·사고와 주요상황을 인접서에 신속히 알리기 위해 상황보고서를 작성, 팩스를 이용해 인접 경찰서 등에 전파해왔으나 팩스용지의 감축과 신속한 상황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8월부터 경찰내부전산망을 이용해 전자문서로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전자문서를 이용할 경우 상황보고서 작성 후에도 온라인 상에서 기안용지를 별도로 작성해 상황보고서를 첨부하기 때문에 시간은 그만큼 더 소요돼 각종 사건·사고와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지구대의 현실에선 오히려 더 불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팩스 이용시는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팩스로 보내는 과정만 필요했지만 전자문서는 상황보고서 작성 이후에도 책임자의 결재 등 5~6 단계를 더 거치면서 평균 5분 가량 더 소요되고 있다. 또 지구대별로 보급된 컴퓨터는 2~3대에 불과해 사건조서 작성으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상황보고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인접서에서 상황을 전파받는 경우, 팩스는 수신음 때문에 바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전자문서는 별도의 확인이 없으면 파악이 불가능해 신속히 전파해야 할 주요사건의 경우 공조수사마저 지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매일 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언제 하나하나씩 클릭하고 있냐”며 “종이 비용은 절감될 지 모르나 일선에서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상황보고서 수신의 경우도 접속만 돼 있으면 알람기능이 작동되고 무전과 팩스를 함께 이용하고 있어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직원들이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임성준기자 sjlim@kgib.co.kr

“공판중심주의… 법원 생각이 문제”

대검찰청 이완규 연구관(부부장검사)이 법원의 공판중심주의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 연구관은 24일 오전 수원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수사실무’ 강좌에서 “현행법으로도 이미 공판중심주의는 확립되어 있으므로 새삼스럽게 공판중심주의를 주장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금까지의 문제는 법원 스스로의 관행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 연구관은 “현행법은 공판중심주의적 재판이 가능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법원이 이미 확립된 원칙을 없는 것처럼 내세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법원을 비난했다. 이어 “구속자 직권석방시 검사의 의견진술제도 폐지, 피고인 신문시 법원의 허가, 검사 조서의 증거능력 폐지 등 지금 법원이 주장하는 것은 검찰의 법원 견제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법원측의 논리에 끌려다니다 보니 공판중심주의가 검찰통제로 비춰지고 법원은 올바로 말하는데 검찰이 생떼를 쓰는 이미지로 비춰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연구관은 “(재판)당일 기록을 법원에 넘기면 아무것도 모르는 재판부가 어떻게 심리를 이끌어 가겠냐”며 “재판부의 사건파악이 안돼 본격심리가 불가능한 문제점이 공판중심주의가 시범운영되는 곳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검찰측 전문위원으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 논의과정에 참여했던 이 연구관은 최근 출간한 ‘형사소송법 특강’에서도 사개추위 논위 과정의 불합리성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개정안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동식기자 dosikim@kgib.co.kr

韓中 항로를 가다/‘인천~연운항’ 연운항훼리

인천과 중국 동부연안을 잇는 10개의 카페리 항로중 맨 마지막으로 개설된 연운항훼리는 늦은 출발을 무색케할 정도로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연운항훼리가 올 초부터 9월 말까지 수송한 여객수는 4만8천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9명에 비해 무려 60%가 증가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크게 급증,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2만8천91TEU를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천817TEU 보다 58%가 늘어난 것으로 10개 카페리 항로중 여객과 화물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연운항훼리의 고성장세는 훼리가 운항을 시작한 이후 수도권 화물들이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수도권의 배후 항만인 인천항에서 연운항(連雲港)까지 직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수도권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곧바로 연운항훼리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들여오고 있어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내 인접도시에 기아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도 빠른 시간동안 물량이 늘어나는 배경이 됐다. 이같은 물량증가는 개인 선사의 이익을 넘어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과 신속한 물류수송의 효과를 가져오고 결국, 인적·물적교류의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설 2년째를 맞고 있는 연운항훼리 취항으로 인적·물적교류 확대 지난 2004년 11월 12일 한·중 카페리 사업개시를 위한 양국 정부간 협의를 거쳐 같은 해 12월 15일 연운항윤도유한공사 대리점 연운항훼리주식회사가 설립됐고, 지난해 1월1일부터 인천~연운항간 주 2항차 서비스가 개시돼 2년째 운영되고 있다. 연운항은 인천항과의 거리가 392마일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는 목포시 355마일보다는 멀지만 부산까지의 514마일 보다는 짧은 거리로 앞으로 연운항훼리를 이용한 수도권 물동량이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이용하지 않고 곧바로 인천항이나 평택항을 거쳐 운송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TCR의 출발점-연운항 연운항은 중국의 10대 항만중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중앙아시아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통로의 길목에 위치해 있고, 지난 1992년 완공돼 길이가 1만2천971km에 이르는 신유라시아 대륙간 철도(중국횡단철도·TCR)의 동쪽 시발점이기도 하다. TCR은 연운항에서 출발해 카자흐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아라산과 카자흐스탄의 드루즈바, 러시아의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으로 이어지는 아시아와 유럽 물류의 핵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TCR을 이용할 경우 그만큼 물류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연운항 항만은 단순한 중국 항만을 넘어 국적화물을 대륙으로 수송하는 우리나라의 물류거점항만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또 연운항 항만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화물량은 연운항 항만이 한해동안 처리하는 화물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연운항 항만과 인천항간의 연계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연운항시에 대한 국내기업 투자 갈수록 활발 연운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어 현재 연운항에는 240여개의 한국투자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는 연운항시에 투자한 외국투자기업의 15%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 연운항은 문화, 경제, 무역, 비지니스, 관광분야의 증가 속도가 매년 30%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이중 상당부분은 국내 기업과 관광객의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도권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항로개설 시급 국내 수출업체와 수도권 배후 화주들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인천~연운항간 거리가 392마일로 선박 1척으로는 주 3항차를 운항하기에는 시간상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선사측이 화물의 데일리서비스와 원할한 인력 및 관광객 수송을 위해 추가 선박투입이나 평택항과 연운항간의 항로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선사가 연운항 항무국과 추가선박 투입을 놓고 지난해 9월 이미 협의를 마쳤으나 인천항은 선석이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미루고 있다. 또 선사가 인천과 함께 수도권의 배후항만인 평택항에서 기항하는 또 다른 항로개설을 서두르고 있으나 이 역시 동종 업계의 견제로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이같은 선석부족 현상과 업계간의 이해관계에 걸려 추가선박투입과 항로증설을 미뤄지고 있는 사이 인천항 등 수도권항만들의 물류경쟁력이 뒤쳐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어 정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는 결국 한 선사의 피해를 넘어 수도권 화주들의 경제적 손실과 물류지체, 더나가 국가물류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추 평 해 연운항중한윤도유한공사 총경리 “도시 개발 시작단계 기업 발전 기회될 것” “인천~중국간 맨 마지막으로 출범한 연운항훼리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연운항중한윤도유한공사 추평해(鄒平海) 총경리는 “한국측 참여사인 흥아해운과 중국측 관계자들의 화합이 연운항웨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양측간의 우의가 상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바탕으로 합리적 경영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항과 연운항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급증해 현재의 노선으로는 화물처리에 어려움이 따르는데 대책이 있다면. ▲인천항과의 항차수를 늘리고, 평택항과 연운항간 추가 항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중국측은 이미 모든 준비를 완료해 놓은 상태다. 그리나 인천항의 선석부족과 동종업계의 견제로 이같은 계획이 지지부진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회사의 전력을 모아 나가겠다. -끝으로 한국 물류회사나 투자기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운항시는 앞으로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물류회사들이 관심을 가져도 좋다. 특히 산동성에는 이미 인천과 여러 항로가 열려 있지만 강소성은 연운항훼리가 유일하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조업들도 공장건립에 필요한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를대로 오른 도시보다는 미개발지이자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연운항으로 눈을 돌리면 뜻밖의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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