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발로 뛰어요”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 전 남편의 잦은 외도로 헤어진 후 자녀들의 양육과 생활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A씨.게다가 최근 첫째 아들(13)이 지적장애 3급 진단을 받으면서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A씨는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하지만 A씨는 올 초 하남시의 한 공무원을 만나 생활의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위기가정 50여곳 발굴 맞춤형 서비스 귀감어려움에 처한 위기가정에 현장행정을 통해 복지사각을 없애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펼쳐 오고 있는 공무원이 있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신민정 하남시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통합서비스(민생안전) 전문요원(44여).신 전문요원은 시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 중인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사례관리사업의 최일선 현장에서 발로 뛰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신씨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민간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사례관리위원회를 통한 대상자 추천 및 발굴을 통해 수급자 및 사각지대 비수급자 등 50여 세대를 대상가구로 선정했으며 현장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각 세대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A씨의 경우 거주공간과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선정으로 생활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현재 신씨가 발굴한 위기가구 50여 세대는 주거문제 해결과 취업연계, 자활서비스연계, 의료서비스연계 등 각 가정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고 있다.신 전문요원은 찾아가는 현장행정을 통해 위기에 처한 저소득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똑같은 복지서비스에서 벗어나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실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ekgib.com

백두산 정복 나선 시각장애인들

백두산을 등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벅찹니다.시각장애인 1급 백영준씨(68)는 앞이 보이지 않는 탓에 등산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백두산 등반 일정이 잡힌 뒤 함께 등반하며 눈 역할을 해줄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매일 2~3시간 동안 체력훈련을 해왔다며 너무 설레어 잠도 설쳤다고 말했다.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주관한 백두산 등반은 15~18일 3박4일 일정으로 시각장애인 6명과 복지관 직원 4명, 길벗산악회 회원 23명 등이 함께 한다.이들은 이날 오전 9시20분 복지관에서 출정식을 갖고 백두산 등반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백두산 등반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체력은 물론 안전사고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이 때문에 복지관 직원들과 길벗산악회 회원들은 등반 일정 내내 장애인 손을 잡거나 끈으로 묶어 안내하고 하산할 때는 어깨에 손을 올려 함께 호흡하며 내려온다.백두산 등반에 동행하는 한미애 복지관 대리(32여)는 장애인들이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지 않도록 옆에서 말벗이 돼 정상에서 기쁨을 함께 만끽하겠다고 말했다.김용기 복지관장은 이번 등반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 장벽을 허무는 아름다운 동행이 되길 바란다며 신체의 장애를 넘어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 모두가 정상까지 도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뜬금없는 회초리 왜? 김수철 사건, 경찰의 미스터리 대응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강희락 경찰청장이 불시 방문했다. 강 청장은 이 자리에서 이날 아침 도하 언론이 주요 기사로 취급한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사건에 대해 경찰서장에게 화를 냈다"고 이 경찰서 관계자가 CBS 기자에게 귀띔했다. 경찰청은 부인했지만 강 청장은 이번 사건이 비공개 사건이었는데 보도된 경위에 대해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후 조치를 잘했다. 다만 예방 조치가 좀 더 잘됐어야 하는데, 아쉽다"는 등 사건 전반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언론보도 경위 역시 강청장의 주요 관심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이 질책을 받기에는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신속했다. 사건 발생 7시간 만에 용의자인 김수철을 검거했다. 김수철은 당시 막 사건 현장을 뜨려 했고 검거 당시에는 흉기를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때문에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은 14일 "검거한 경찰관이 몸을 아끼지 않고 잘 대처해 줬다"고 치하했다. 흉악범을 조기에 검거한 이번 사건은 경찰로서는 '보도자료'까지 내고 대대적으로 알려도 될 만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강희락 청장은 질책했다. 왜 그랬을까? 사건의 발단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의 입에서 비롯됐다.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만인 지난 8일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번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전화해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면 피해자인 8살 된 소녀가 2차 피해를 보게 돼 피해자 부모가 보도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보도를 하게 되면 피해자 부모가 사후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래서 다수의 언론이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보도를 하지 않았거나 보도를 내보낸 뒤 해당 기사를 삭제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형사과장의 언급은 거짓이었다. 피해자 부모가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먼저 요청하지도, 보도가 될 경우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피해자 부모의 이야기는 모두 형사과장 자신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물론 피해자 부모로서는 형사과장이 우려한대로 사건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부모의 마음을 팔아서 언론사들의 입을 막으려 한 경찰관의 행위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언론사를 기만한 행위다. 그 경찰관이 선의에서 보도 자체를 요청했을 것이라고 믿고도 싶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그냥 덮으려 했다는 것에서는 지극히 위험스런 행위로 보인다. 경찰서 주요 업무에 대한 판단은 상급 기관인 지방경찰청에 맡기는 경찰 조직의 관행과도 벗어난 일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과장의 의도가 아무리 선의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행위는 그가 할 일이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경찰간부의 일탈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김길태 사건과 연관 지었다. 그는 14일 "김길태 사건 때문에 경찰이 비난받고 욕먹었으니까 이 번사건도 자칫하면 그런 식으로 보도될까 싶어서 자꾸 감추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보도자제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지 않았겠냐는 의문이 함께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영등포경찰서에서 왜 거짓보고를 했는지와 함께 혹시 (언론보도 건과 관련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윗선의 지시 없이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실 이번 사안은 경찰이 잘한 부분도 있지만 잘 못한 부분도 있다. 김길태 사건을 통해 경찰이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도 3달을 못 넘기고 비슷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경찰의 동종 범죄 예방 부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청도 다음날 곧바로 90년 이전에 복역한 성범죄들을 특별 관리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한 것만 봐도, 또 경찰청장이 곧바로 현장을 방문한 것만 봐도 이번 사안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내부의 미심쩍은 행태를 놓고 일각에서는 강희락 청장의 임기와 결부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 경찰청 안팎에서는 경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7월 말이나 8월초 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7.28 재보궐 선거에서 다시 여당이 참패하면 청와대로서는 더 이상의 개각을 미룰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차장급인 경찰청장의 교체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검경 개혁을 주문한 상황에서 김수철 사건 같은 경찰발(發) 또 다른 악재는 곧 임명권자에 대한 실망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요는 경찰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경찰 내부적으로 불미스런 사건이 외부로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수를 두지 않았냐는 해석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 김수철 사건에 대한 경찰 대응의 미스터리는 앞으로 경찰 수뇌부의 동향을 관찰하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법률공단 “무국적 恨 풀어드려요”

1950년 한국전쟁 때 가족을 잃은 정신적 충격으로 술에 의지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던 이모 할머니(95)가 주민등록증 없이 무국적 상태로 한평생을 살아오다 지난해 법률구조공단의 가족관계등록 소송을 통해 국적을 취득하고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충격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면서 자신의 이름을 포함해 기억 대부분을 상실, 가족관계등록부(호적)는 물론 주민등록증조차 없는 사실상 무국적 상태로 한평생을 살아왔다.무국적 상태였던 이 할머니는 의료급여와 노인연금 등 국가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했었다.하지만 공단이 지난 2008년 10월부터 가족관계미등록자에게 성본 창설 및 가족관계등록부 만들어 주기 기획소송 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12월24일 이 할머니는 주민등록증을 취득하게 됐으며 국민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각종 사회보장 혜택과 권리를 누리게 됐다.공단은 가족관계등록부 만들어주기 기획소송을 시작한 이래 지난 3월까지 파주보육원, 용인 A요양원 등 전국 1천57개 복지시설에서 722명의 가족관계 등록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 1천806건의 소송을 진행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 2005년 장애인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가족관계미등록자가 1만1천127명으로 이중 장애인이 48.4%, 부랑인 21.9%, 정신요양자 17.3%, 아동 6.7%, 노인 5.7%의 순으로 확인됐다.공단 관계자는 소외계층의 인권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한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외국인 근로자도 “대~한민국”

○네팔, 태국,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등 세계 각지서 모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12일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그리스전을 관람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민국을 연호해 눈길.40여명의 이들 외국인은 안산 고잔동 소재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대강당에서 붉은 셔츠를 입고 막대 풍선과 나팔 등을 동원해 꼴렌항꾹!(힘내라 한국-베트남어), 박지성 쏘쏘!(박지성, 파이팅-태국어) 등 태극전사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을 펼쳐.미얀마 출신 엘리자베스양(18)은 아버지의 국적이 나이지리아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아빠를 배신(?)하고 한국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태극전사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경기도내 교정시설에서 복역 중인 수형자들도 TV를 통해 그리스전에 나선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데 힘을 보태기도.서울지방교정청은 교도소와 구치소의 수형자들에게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 시청을 허용하면서 수형자들도 태극전사들의 한 동작, 한 동작에 눈을 떼지 못하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규정상 수형자들은 오후 9시에 불을 끄고 취침하도록 돼 있지만 교정 당국에서 그리스전과 오는 17일 아르헨티나전을 생중계 시청하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응원을 실시하게 된 것.하지만 교정당국은 오는 23일 새벽 3시30분에 열리는 나이지리아전은 새벽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해 녹화 시청으로 대체할 예정.○최근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거리응원 장소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판매하려고 대목을 노렸던 상인들이 비가 내리고 서늘한 날씨 탓에 판매가 부진하자 울상.하지만 쌀쌀한 날씨 때문에 따뜻한 커피나 차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준비한 상인들은 우중 특수를 누리기도.○ 비로 인해 거리응원 대신 실내응원에 나선 응원객들이 늘면서 대형화면을 갖춘 영화관이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도.영화상영 대신 월드컵 중계방으로 운영한 북수원, 일산CGV 등 대형영화관에는 경기시작 2~3시간 전부터 붉은색 옷을 입은 응원객들이 몰려 전석 매진 사례.○평택경찰서는 13일 그리스와의 월드컵 경기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폭력을 휘두른 혐의(폭력 행위 등)로 K씨(64)와 E씨(42)를 불구속 입건.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12일 밤 10시30분께 평택시청 앞에서 시내버스에 승차한 뒤 승객 E씨에게 한국의 월드컵 경기 결과를 물었으나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폭력을 휘둘러./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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