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애인복지관·길벗산악회원, 아름다운 동행
“백두산을 등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벅찹니다.”
시각장애인 1급 백영준씨(68)는 앞이 보이지 않는 탓에 등산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백두산 등반 일정이 잡힌 뒤 함께 등반하며 눈 역할을 해줄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매일 2~3시간 동안 체력훈련을 해왔다”며 “너무 설레어 잠도 설쳤다”고 말했다.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주관한 백두산 등반은 15~18일 3박4일 일정으로 시각장애인 6명과 복지관 직원 4명, 길벗산악회 회원 23명 등이 함께 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20분 복지관에서 출정식을 갖고 백두산 등반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백두산 등반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체력은 물론 안전사고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복지관 직원들과 길벗산악회 회원들은 등반 일정 내내 장애인 손을 잡거나 끈으로 묶어 안내하고 하산할 때는 어깨에 손을 올려 함께 호흡하며 내려온다.
백두산 등반에 동행하는 한미애 복지관 대리(32·여)는 “장애인들이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지 않도록 옆에서 말벗이 돼 정상에서 기쁨을 함께 만끽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기 복지관장은 “이번 등반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 장벽을 허무는 ‘아름다운’ 동행이 되길 바란다”며 “신체의 장애를 넘어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 모두가 정상까지 도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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