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낮 12시30분 특별 중대보도 예고…"핵실험 발표할듯"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6일 오전 "주체105(2016)년 1월6일 낮 12시(북한시간, 한국 시간 12시30분)부터 특별 중대보도가 있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갑작스러운 특별 중대 보도를 예고함으로써 이날 오전 북한 양강도 풍계리의 핵시설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핵실험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지질조사국(USGS), 중국 지진센터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북한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은 양강도 백암 인근으로 풍계리 핵시설 인근이다. 우리 기상청도 "지진의 파형, 진폭으로 볼 때 인공지진이 확실해 보인다"며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밀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것인지 확인 중"이라며 "관계기관에서 인공지진파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진앙) 위치는 풍계리 근처로 일단 보고 있다. 핵실험을 실시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에도 규모 5 안팎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만약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라면 이번이 네번째다. 앞서 북한은 2006년 10월9일, 2009년 5월25일, 2013년 2월12일 핵실험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軍, '북핵 고도화' 잇단 경고…핵융합무기 실험 가능성도

군과 정보 당국 일각에서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해 잇단 경고의 메시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군은 그간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추구해온 결과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해왔지만, 지금은 이런 평가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미 북한이 6㎏ 이하 소량의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연초부터는 핵융합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이하 국군화방사)가 3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융합무기 실험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북한의 발표와 영변 5MWe 흑연감속로 주변 시설 확장, 핵개발 기간 경과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군화방사에 따르면 북한은 1989년 5월 8일 노동신문을 통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집단'에서 상온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5월에는 상온 핵융합반응 장치를 설계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노동신문은 2013년 1월 20일에는 뜬금없이 '수소-붕소 핵융합에 의한 직접발전 기술'이란 내용으로 '플라즈마집초 방식'의 핵융합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국군화방사는 이런 발표 흐름으로 볼 때 북한이 상온 핵융합반응 방식에서 플라즈마집초 방식으로 핵무기 융합방식을 전환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플라즈마집초 방식은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지만, 수소와 붕소를 이용해 핵융합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와의 핵융합 반응을 통한 핵무기 형태로, 중수소는 수소폭탄의 핵융합 원료물질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국군화방사는 북한의 중수소 생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영변의 5MWe 원자로 주변시설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군화방사는 "5MWe 원자로와 연결된 소형 건물을 삼중수소 분리시설로 추정할 수 있고, 신축 중인 경수로와 그 아래 건축물이 중성자를 조사(내리쬠)할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14년과 2015년 5MWe 흑연감속로 주변에서 다수 화물차량이 미상의 품목을 이동시키고 하역하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된 것도 이런 활동의 징후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설을 통해 삼중수소 생산(분리)에 성공할 경우 증폭핵분열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국군화방사는 평가했다. 증폭핵분열탄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폭제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폭탄 이전 단계의 핵무기를 말한다. 삼중수소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폭시키는 핵융합물질로 사용된다. 북한이 핵융합무기 개발 기반을 갖췄고 이미 세 차례 핵실험(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이용 가능성)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수소폭탄의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지난 2일 발간한 '2015~2016 안보정세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터널 공사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은 제4차 핵실험 뿐아니라 제5차, 제6차 추가 핵실험의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핵과 미사일 실험 위협 시도 자체로도 파급력이 있는 상황이므로 모호성을 유지한 가운데 핵·미사일 실험준비 및 효과적 시기를 탐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관측했다.연합뉴스

北 김정은 "북남대화·관계개선 노력"…신년사서 '핵' 언급 자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신년사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낮 12시30분(평양시간 12시)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 연설을 통해 "진실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부질없는 체제대결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총의가 집대성돼 있고 실천을 통해 그 정당성이 확증된 조국통일 3대 원칙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지난해 북남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해 '내외반통일세력의 도전을 짓부수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 이 구호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가야 한다"며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북남관계와 조국통일문제를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도 요구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은 외세와 야합해 동족을 반대하는 모략소동에 매달리면서 우리 민족 내부문제 통일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청탁하는 놀음을 벌여대고 있다"며 "이것은 외세에 민족의 운명을 내맡기고 민족의 이익을 팔아먹는 매국배족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해마다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핵전쟁연습을 연이어 벌여놓으면서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격화시키고 북남관계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위험천만한 침략전쟁연습을 걷어치워야 하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군사적 도발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의 4분1 정도를 남북관계 언급에 할애했지만, 지난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강한 남북대화 의지를 내비친 것에 비하면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그는 "혁명정신을 발휘해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며 군사력 강화 의도를 드러냈다. 아울러 김 제1위원장은 오는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주문하는데 연설이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주체혁명 위업수행에서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 영광의 대회로 빛내어야 한다"며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 강성국가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 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라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경제강국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하겠다"며 "경제강국건설에서 전환의 돌파구를 열자면 전력, 석탄, 금속공업과 철도운수부문이 총진격의 앞장에서 힘차게 내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29분 동안 진행된 육성 연설에서 '핵·경제 병진노선'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김 제1위원장의 핵 관련 언급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지난해) 10월의 경축광장에 펼쳐진 격동적인 화폭들은 핵폭탄을 터뜨리고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린 것보다 더 큰 위력으로 누리를 진감"했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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