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끊긴 ‘유령절벽’

27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석산. 지난 2013년 한 방송사의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 그대)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지가 됐다. 입구에서 별 그대 촬영지라고 쓰여 있는 안내판을 따라 비포장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면 한쪽 벽엔 회색으로 빛이 바란데다 먼지가 가득 묻어 있는 별 그대 출연진의 사진이 수십 여장 걸려 있다. 송도석산 안은 아예 관광객이 들어가지 못하게 쇠사슬로 가로막혀 있다. 당연히 인적은 찾아볼 수 없고, 컨테이너박스 6~7개만 굳게 문이 닫힌 채 덩그러니 놓여 있다. 특히 축구장 크기만큼이나 넓은 송도석산인데도, 정작 시설은 화장실과 매점, 드라마 방영 장면 사진만 전시되어 있을 뿐이어서 황량감만 느껴진다. 별 그대로의 여행 웜홀존이라는 체험 부스는 문이 잠긴 상태고, 절벽에서 떨어지던 여주인공을 구했던 촬영장소 인근의 한 낡은 승용차엔 각종 오물과 쓰레기가 버려져 창문이 열린 채 방치돼 있다. 촬영장 한편에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캠핑했던 장소를 캠핑장으로 조성했지만, 주변엔 수돗가도 없는 것은 물론 캠핑장 데크 등도 없이 그냥 맨땅이다. 인천 송도석산이 유령 석산으로 전락했다. 27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송도 석산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 소래포구 등 지역 내 대표 관광지를 잇는 관광상품을 개발, 운영 중이다. 지난해만 5천7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송도 석산을 찾았다. 그러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방문해야만 각종 시설을 운영할 뿐 국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말 등 평소엔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있다. A씨(28남구 주안동)는 워낙 별 그대 드라마 때문에 유명했던 곳이라 찾아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놀이동산의 귀신의 집에 온 느낌이었다면서 외국 관광객만 상대해주고, 국민은 아예 오지 말란 것인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연수구는 이곳을 공원화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도시공사 측은 이미 토지보상 등으로 470여억 원을 투입해 공원화는 어렵다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인기 드라마 잔영 효과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공원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송도석산은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면서 보이는 첫 번째 광경으로, 국시비를 들여서라도 이곳을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평소에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이 올 때만 문을 열고 있다면서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문화누리카드’ 홍보 부족 찬밥신세… ‘소외계층’ 외면한 ‘소외카드’

문화체육 사각지대 해소 목적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개인별 연간 5만원 지원 서비스 카드 알려지지 않고 혜택 적어 지자체마다 올들어 발급률 뚝 소외계층의 다양한 문화체육 활동을 장려하는 문화누리카드가 되레 소외받고 있다. 발급 기간이 거의 끝나가는데 발급률은 50~80%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에 개인별 연간 5만 원을 지원해 공연영화전시도서음반 등의 구입, 관광시설 입장료 및 국내항공권, 철도여객선고속버스 승차권, 야구농구축구배구 등의 스포츠경기 관람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청소년 대상자는 추가 지원금(1인당 5만 원)을 받을 수 있어 최대 35만 원을 혜택받는 통합문화이용권이다. 처음 시행된 지난해에는 신청 홈페이지 접속이 폭주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는 홍보 부족 등으로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인천지역 문화누리카드 발급현황(4월 14일 기준)을 보면 전체 발급대상자 8만 4천692명 중 5만 8천989명만 발급받아 발급률이 69.65%에 그쳤다. 발급기간은 이달 30일까지로 고작 4일 남은 상항이다. 특히 동구는 발급대상자 2천778명 중 1천468명만 발급받아 발급률이 52.84%로 가장 낮았으며, 강화군 53.46%, 중구 54.27%, 남구 62.89%, 연수구 66.38%, 남동구 69.01%, 옹진군 70.53%, 계양구 70.78%, 서구 76.69%, 부평구 78.43% 순이다. 인천시는 일단 홍보가 부족해 발급률이 낮은 것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누리카드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문화누리카드로 볼 수 있는 공연전시 등을 알려주는 나눔티켓 홈페이지(nanumticket.or.kr)를 살펴보면 인천지역의 무료공연이나 할인공연은 연간 5~10개뿐이고 전시회는 아예 없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각 군구가 직접 홍보에 나서 발급률을 85%까지 높이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절망에 빠진 범죄 피해자 “고마워요 검찰”

검찰이 범죄 피해자를 위한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지검은 대검찰청의 범죄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올해만 범죄 피해자 22명에 7천 400여만 원을 지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형사3부장 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 심의를 통해 지난 2월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성의 딸 A양(16)에게 치료비와 생계비, 학자금 등 812만 원을 직접 지원했다. 부모를 모두 잃고 동생과 단둘만 남게 된 A양을 위해 법원이 외삼촌을 후견인으로 지정해 줬지만, 외삼촌 역시 형편이 어려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또 지난해 9월 지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남성의 유족 B군(11)에게 최근 1천50만 원을 지급했다. B군도 가해자로부터 아무런 배상을 받지 못했는데 후견인으로 지정된 외할머니가 별다른 경제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으로도 범죄 현장 정리, 심리치료, 의료법률지원, 임시 주거 지원 등 다양한 맞춤형 피해자 지원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범죄피해자 권리지원제도에 대한 수사기관의 정보제공의무 제도를 시행, 수사 단계부터 피해자에게 지원제도를 알리기로 했다. 인천지검의 한 관계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경찰, 스마일센터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범죄피해가 발생한 직후부터 범죄피해가 회복될 때까지 범죄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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