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걷다] 인천 중구 경동

경동(京洞)은 경성(서울) 가는 길목에 있던 동네라는 뜻에서 이름을 얻었다. 사람들은 경동이란 행정명보다 흔히 싸리재라고 불렀다. 뜻풀이를 하면 싸리가 많은 언덕이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싸리가 많았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향토적인 이름과 달리 이곳은 한때 최신 유행을 선도하던 인천 최대의 번화가였다. 할리우드 키드의 낭만 애관극장 시계바늘을 100여 년 전으로 돌려보자. 제물포항에 짐을 내린 벽안(碧眼)의 외국인은 서둘러 서울로 향한다. 말잡이는 싸리재로 길을 잡는다. 우마차 한 대 겨우 드나들 수 있는 길 초입에 들어서니 거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주변은 온통 중국인들이 경작하는 양배추 밭이다. 오른쪽 언덕에는 주변 풍광과는 어울리지 않는 서양식 건물이 하나 서 있다. 파리 외방선교회가 지은 제물포본당(답동성당)이다. 고개길을 조금 더 오르니 멀리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기차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얼마 전에 개통한 경인철도이다.시계바늘을 50여 년 전으로 당겨본다. 이제 전쟁은 끝나고 사람들은 폐허가 된 땅에 다시 삶의 씨앗을 파종하기 시작했다. 싸리재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모던보이, 모던걸의 무대였던 경동에 양복점과 양화점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길 양 옆으로는 상점들이 빼곡히 줄을 이었다. 긴 담 모퉁이 길 입구 언덕에 미국 감리교의 도움으로 지은 기독병원이 개원하고 주변에 개인병원도 한 집 걸러 하나씩 생겼다. 더불어 약방과 약국도 속속 문을 열면서 이곳은 늘 사람들로 붐볐다. 경동에 오면 아직도 옛 추억을 고스란히 곱씹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바로 애관극장이다. 이 극장은 공인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협률사(協律社)라는 우리나라 최초 공연장의 뿌리를 품고 있다. 애관극장 덕분에 일제강점기 경동거리는 복지강화(합동영화사),날개 없는 천사(국보영화사) 등이 제작 보급될 만큼 한동안 시네마 천국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스크린을 가진 애관극장에서 당대 스타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이 무대인사를 하던 날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는 것은 이제 전설로 남아 있다. 애관극장은 지난 2004년 살아남기 위해 5개의 스크린을가진 멀티플렉스로 변모했다. 이곳에서 두 시간 내내 까치발을 들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았던 헐리웃 키드들 에게는 애관극장의 존재 그 자체 만해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양복, 드레스에 자리를 물려주다 극장 뒤 언덕에 오르면 신신예식장이 있다. 이 예식장은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인천에서 좀 폼나게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면 거의 신신예식장에서 치렀다. 이예식장에는 정원이 딸려 있어 예식이 끝나면 야외마당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예식장이 비어 있는 날짜를 찾아 결혼날짜를 잡아야 할 정도로 인기 있었던 곳이었지만 요즘 청첩장에선 신신예식장 활자를 보기 어렵다. 이름도 신신컨벤션웨딩홀로 바뀌었고 우아했던 그 모습도 여러 차례의 증축을 통해 사라지고 말았다. 신신의 명성은 시들해졌지만 예식장은 이 거리에 웨딩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길 양편으로 드레스 숍이나 한복 그리고 사진관 등 결혼 관련 가게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몇 년 전 부터는 아예 웨딩거리로 명명되기에 이르렀다. 번성했던 경동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상점은 양복점이었다. 한미라사, 김테일러, 화신양복점, 서울라사, 잉글랜드양복점, 자유라사, 신라라사, 백양테일러, 대흥양복점, 월드양복점, 현대라사 등 한창 때는 30개의 양복점이 성업 중이 었다. 멋쟁이 신사들이 한 벌 쫙 빼입고 활보하던 거리에 이제 양복점 간판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기성복에 밀리고 백화점에 밀린 것이다. 모퉁이 길에서 눈에 띠는 이수일양복점에 무작정 들어갔다. 한가롭게 TV를 보던 이수일(68) 사장에게 옛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다 잊혀진 이야기인데 뭘 하면서 마득치 않은 눈치이다. 이것저것 양복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던지자 그는 얘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한창 때는 재단사, 봉제사 등 20명을 두고 장사를 했지. 이런 설 명절 때는 몇일 밤을 새워서 일하곤 했는데 한때 영화 예고편 앞에 양복점 광고가 몇 개 씩 붙은 적도 있었지.손님 한 명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오늘이 가봉하는 날이란다. 가봉, 얼마나 오랜만에 듣는 단어인가. 이내 줄자를 목에 건 이사장의 눈빛은 장인의 눈빛으로 변한다. 돌리고 재고 올리고.4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몸통 치수를 쟀을까. 요즘 맞춤 양복 한 벌 값은 대략 100만원선. 단골인 듯한 손님은 스스로 특이 체형이라면서 양복을 꼭 맞춰 입는다고 한다. 아마 여기에 제 아버님 치수 장부도 있을 겁니다. 오래된 장부를 들춰보면 체형이 비슷한 부자(父子)들이 대를 이어 양복을 맞춰 입었음을 알 수 있으리라. 노른자위 동동 뜬 쌍화차 차 한잔 권하는 이수일 사장에게 대신 이 동네에서 좀 오래된 다방을 알려달라고 하자 바로 양복점 옆 골목에 있는 학다방을 소개한다. 인천에서 연조가 있는 다방 중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 보니 색깔있는 어둔 조명 밑 탁자와 의자 등의 소품이 70년대 다방 분위기 그대로다.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섹소폰 소릴 들어보렴 최백호의 노래가 생각났다. 마침 비도 오겠다 도라지 위스키 대신 쌍화차를 한잔 시켰다. 잠시 후에 노란자위가 둥둥 뜬 쌍화차가 탁자에 놓였다. 아, 계란 띄운 쌍화차가 이곳에서는 아직도 살아있구나. 약을 사기 위해 문밖으로 줄을 길게 선다면 이해가 갈까. 그런 풍경이 심심치 않게 연출되었던 곳이 동서대약국과 싸리재 약국이었다. 기독병원을 중심으로 김내과, 이이비인후과 등 십수개의 개인병원이 함께 의료타운을 이룬 덕을 톡톡히 보았다. 인근 김포, 강화, 옹진 섬 사람들이 시내를 방문한 차에 약을 박스나 봉지채로 사가곤 했다. 동서대약국의 간판에는 Since 1946 이란 글자와 함께 옛모습의 사진이 걸려있다. 옛 주인은 미국으로 이민가고 지금은 이 집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약사가 세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옆의 싸리재 약국은 경동 지역에서 싸리재라는 이름을 쓰는 거의 유일한 집이다. 그렇게 싸리재는 잊혀져가고 있다. 글 _ 유동현 굿모닝인천 편집장 사진 _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Museum&Gallery] 전세계 각양각색 돼지들 여기다 있네~

돼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뭘까. 삼겹살, 꿀꿀돼지, 뚱뚱하다, 더럽다, 못생긴 콧구멍, 돼지꼬리. 서민들의 대표음식 삼겹살부터 못 생기고 뚱뚱한 사람을 빗대어 놀릴 때도 돼지는 자주 인용된다. 생활 속 돼지는 가축으로서가 아닌 놀림거리, 먹을거리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저평가 받고 있는 돼지가 우리를 뛰쳐나와 박물관에 나타났다. 돼지의 반란이 시작됐다. 반란의 근원지는 지난해 11월 14일 문을 연 국내 최초 돼지박물관 돼지 보러오면 돼지(이천시 율면월포4리 64)다. 이종영(46) 촌장이 20여 년 간 사비를 털어 수집한 세계 각국의 돼지공예품 5천 여 점이 전시돼 있다. 공예품은 작은 생활 소품부터 장인정신이 담겨 있는 예술작품까지 각양각색의 정서가 묻어 있다.300㎡ 규모의 박물관은 전시관뿐만 아니라 미니돼지 사육장,소시지교육장, 치유정원, 민화체험관, 온실 등을 갖추고 있다.문고리에서부터 옷걸이, 화분, 가방, 저금통, 난로 등도 돼지와 관련된 디자인의 옷을 입는 모습에선 이 촌장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박물관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보면 돼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돼지를 주제로 한 교육과 체험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기도 지정 에듀팜으로 보면 돼지, 그리면 돼지, 키워보면 돼지,만들어 보면 돼지, 달리면 돼지 등 각종 체험 돼지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민화작가이기도 한 이 촌장과 함께 전통민화를 그리고 돼지모형 화분에 다육이를 심어보고, 100% 천연오일과 돼지껍질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첨가해 돼지모양의 천연비누도 만들어 볼 수 있다.또 미니돼지 탄생과정에 참여해 탯줄 묶기와 견치 자르기 등 분만과정에 필요한 간호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미니돼지 레이스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체험비 1만원만 내면 웰빙 소시지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 천연염색체험, 밀랍(꿀)초 만들기, 한방 샴푸만들기 등 가족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어릴 적 엄마 심부름 해주고 받은 100원, 아빠 구두 닦아 주고 받은 200원을 차곡차곡 모아 빨간 돼지저금통 한마리씩은 키워 봤을 것이다. 꽉 찬 빨간 돼지 저금통을 뜯을 때의 기쁨을 맛 본 이들이라면 박물관에서 어린 시절을 되새겨 보기에도 제격이다. 저축과 절약정신의 대명사인 돼지는 가축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축산농가에겐 가족이나 다름없고 국민들의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뭐니 뭐니 해도 꿈은 돼지꿈이 최고 아니던가.5천여 마리의 돼지가 모여 살고 있는 이천 돼지박물관에 가면 저절로 돼지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학생 1천원/일반인 2천원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031)641-7540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Movie&현장] ‘한류 스타’ 떴다…조용한 어촌 ‘들썩’

요즘 안산이 젊어지고 있다. 시화호, 공단 이미지가 강했던 안산에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소녀들이 출연하는 농어촌 버라이어티 쇼 KBS 2TV 청춘불패2가 지난해 10월부터 안산시 대부도 남3리 마을 일대에서 촬영되고 있기 때문. 청춘불패2는 유명 걸그룹 소녀들이 대부도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기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MC 이수근, 붐, 지현우와 걸그룹 써니, 효연(소녀시대),수지(미스에이), 강지영(카라), 보라(씨스타), 엠버(FX), 우리(레인보우), 예원(주얼리)등 11명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밤 11시 5분 KBS 전파를 타고 70분간 방영되며, 재방은 드라마케이블, 조이, 국제위성 월드를 통해 전 세계 72개국에 방영돼 한류붐을 타고 안산시를 홍보하고 있다. 청춘불패2 김호상 책임프로듀서(CP)는 G8의 근거지인 안산 대부도 아이돌촌을 장기적으로 K-POP촌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특히 대부도에서 G8 멤버들이 주축이 돼 한류 걸그룹들이 출연하는 K-POP콘서트가 열릴 계획인 가운데 방송을 떠나 K-POP 인기를 활용한 관광자원이 될 것 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부도 포도로 와인 만들고 염전 찾아 소금 생산 G8과 3MC들은 미리 예정돼 있는 8대 기획에 따라 활동한다. 우선 포도 아가씨 되다란 주제가 눈길을 끈다. 청춘불패2 촬영기간동안 안산 대부도 대표 작물인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만들어 출품할 계획이다. 일부멤버는 소믈리에에 도전한다.또 염전 가꾸기에도 도전한다. 대부도 염전을 직접 체험하며 소금을 생산, 직접 판매하는 현장경험으로 보람도 찾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최대면적의 해안선을 끼고 있고 안산시는 수년 전부터 관광해양도시를 비전으로 지속적인 해양관광도시 조성을 추진해 왔다. 특히 KBS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는 대부도는 관광자원의 보고로 서울, 인천에서 30분~1시간 거리로 교통여건이 좋다. 청일전쟁의 시발지로 알려진 대부도는 총 42.52㎢으로 안산시 전체면적(148.48㎢)의 28.6%를 차지하며 해역 202.76㎢, 해안선 94.11㎞, 갯벌 54.75 ㎢로 세계 5대 갯벌의 천연자원과 풍도, 육도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인구는 3천563가구 7천399명이 거주한다. 지난해 10월 시화호 조력발전소 가동후부터는 관광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안산시 시티투어, 어촌체험박물관, 누에섬 전망대, 종현마을 갯벌체험 등 63만7천662명이 대부도를 방문, 다양한 관광을 체험했다. 최근에는 청춘불패2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젊은층 관광객들과 K-POP 인기에 힘입어 해외 팬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안산시는 앞으로 1년간 촬영되는 예능 프로그램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방송매체를 탈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안산관광지를 알려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호텔,리조트 등 민간 관광 인프라 투자 유도 효과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안산시청

[헬스&음식] 이제 음식으로 먹자 우유

114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완전식품 114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완전식품 현대인들의 필수영양식품으로 꼽히는 우유. 우유가 몸에 좋다는 것은 다들 알지만 막상 우유냄새를 못 맡거나, 우유를 먹고 나면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비타민 A, B, E, K와 비타민 B그룹 등 인체에 필요한 114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우유를 이용한 기록은 1285년경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서 농축유제품을 의미하는 락(酪) 이라는 말에서 시작됐다. 또 고려 우왕 때 국가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을 설치했는데,왕실과 귀족 등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만 우유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 숙종 때는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왕이 특별히 하사한 낙죽(우유죽) 이외에는 먹지 못하도록 하여 낙죽은 보양식으로 왕이나 일부 귀족층만 먹을 수 있는 식품이었다. 요즘이야 우유를 흔하게 마실 수 있지만 우유를 제대로 알고 먹는 이들은 드물다. 이젠 단순히 마시는 우유에서 벗어나 우유를 요리해 음식으로 제대로 즐겨보자. 생각보다 우유의 변신은 다채롭다. 우유 크림 고구마케이크, 우유 콩국수, 우유 프렌치토스트, 우유 핫도그, 단호박우유, 우유 단호박 찹쌀케이크, 우유 고구마비스킷, 감자 우유수프, 우유 채소찜 케이크 등은 가정에서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만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식 또는 간식으로 인기가 좋다. 겨우내 도망간 입맛 찾는데 봄나물만큼이나 효과가 좋은 우유를 이용한 음식 4선을 소개한다.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재료 스파게티 150g, 양파 50g, 베이컨 60g, 통후추 7알, 마른 고추 1개,달걀 1개, 달걀 노른자 1개분, 파르메산 치즈가루 30g, 우유 1/2컵, 생크림1/3컵, 올리브오일 1큰술, 화이트와인 1/4컵, 소금 약간, 파슬리가루 약간만드는 법1 양파 50g과 베이컨 60g은 굵게 다지고 통후추 7알은 칼등으로 눌러 거칠게 으깬다.2 마른 고추 1개는 잘게 썬다.3 볼에 달걀 1개와 달걀 노른자 1개분, 파르메산 치즈가루 30g, 우유1/2컵, 생크림 1/3컵, 으깬 통후추, 소금 약간을 넣어 잘 젓는다.4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 1큰술을 두르고 마른 고추와 다진 양파를 넣고 볶다가 다진 베이컨을 넣어 한 번 더 볶는다.5 ④에 화이트와인 1/4컵을 붓고 센 불에서 알코올을 증발시킨다.6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스파게티를 8분 정도 삶아 알덴테 상태가 되면 건져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7 채소를 볶은 팬에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잘 섞은 다음 ③의 소스를 넣고 대강 버무린 후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이때 파슬리가루는 꼭 넣지 않아도 된다. Cooking Tip알덴테는 면이 80% 정도 익은 상태를 말한다. 먹어보았을 때 스파게티 면의속이 약간 씹히는 상태. 스파게티를 10분 정도 삶으면 면이 완전히 익어버린다. 닭다리 우유 카레조림 닭다리 우유 카레조림 재료 닭다리 6개, 홍피망청피망 1/3개씩, 감자 1/2개, 양파 1/2개,당근 1/8개, 카레가루 4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우유 1.5컵 닭다리 밑간 재료 : 맛술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1 닭다리 6개는 깨끗이 손질해 물에 씻은 후 잔칼집을 낸 다음 맛술 1큰술, 소금과 후춧가루를 약간씩 뿌려 밑간한다. 양념이 닭다리에 배어들면 220도의 오븐에 넣어 15분간 굽는다.2 청피망 1/3개, 홍피망 1/3개는 흐르는 물에 씻어 한입 크기로 썰고,감자 1/2개, 양파 1/2개, 당근 1/8는 껍질을 벗겨 물에 씻은 후 한 입 크기로 썬다.3 냄비에 적당량의 식용유를 두르고 손질한 채소를 모두 넣고 달달 볶다가 익으면 소금, 후춧가루를 약간씩 넣어 간 한다.4 프라이팬에 구운 닭다리와 우유 1.5컵, 카레가루 4큰술을 넣고 끓인다.5 그릇에 볶은 채소를 담고 ④의 닭다리 우유 카레조림을 얹어낸다. Cooking Tip닭다리 밑간 하는 법. 맛술, 소금, 후춧가루 외에 먹고 남은 화이트 와인이나 청주를 뿌려둔다. 양파즙이나 생강즙을 살짝 뿌린다. 과일 우유그라탕 과일 우유그라탕 재료오렌지 1개, 푸룬 200g, 럼(또는 화이트 와인) 2큰술, 사과 2개, 달걀 노른자 4개분, 설탕 100g, 녹말 10g, 생크림 1/4컵, 우유1.5컵 만드는 법1 오렌지 1개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즙을 짜낸다.2 볼에 푸룬 200g을 넣고 오렌지 즙과 럼 2큰술을 부어 30분간 재웠다가 체에 내린다.3 사과 2개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12등분한 후 씨를 빼내고 푸룬을 재워두었던 국물에 3분 정도 담가둔다.4 달걀 노른자 4개분에 80g의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저어 잘 풀어준 후 녹말 10g, 생크림 1/4컵을 넣는다.5 ④에 우유 1.5컵을 조금씩 넣어 가면서 약한 불에 10분 정도 끓인다.6 오븐 용기에 사과와 푸룬, ⑤의 크림소스를 채운 후 남은 설탕 20g을 뿌리고 19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간 굽는다. Cooking Tip푸룬은 서양의 자두를 말린 것으로 쫄깃쫄깃한 맛이 특징이고 철분과 엽산이 많이 들어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식재료다. 우유 미니 팬케이크 우유 미니 팬케이크 재료달걀 2개, 팬케이크 가루 500g, 우유 280㎖, 호두(껍질 벗긴 것)1/2컵, 푸룬 4개, 옥수수(통조림용) 3/4컵, 메이플시럽슈거파우더 적당량씩 만드는 법1 볼에 달걀 2개를 깨어 넣어 잘 푼 다음 팬케이크 가루 500g과 우유 280㎖을 넣고 섞는다.2 호두 1/2컵과 푸룬 4개는 굵직하게 다진다.3 ①의 팬케이크 반죽에 옥수수 3/4컵, 호두, 푸룬을 넣고 섞는다.4 코팅이 잘된 프라이팬에 팬케이크 반죽을 한 국자씩 떠서 굽는다.5 그릇에 완성된 팬케이크를 담고 식성에 따라 메이플시럽이나 슈거파우더를 뿌려 먹는다. Cooking Tip메이플시럽은 단풍나무의 진액으로 만든 감미료이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와플이나 팬케이크를 먹을 때 메이플시럽을 빼놓지 않는다. 메이플시럽은 촉촉한 맛을 내는 시럽대신 넣으면 맛을 상승시키며, 메이플시럽이 없을 때는 케이크 시럽이나 꿀로 대체하면 된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Fashion& Shoes] 올 봄, 女心 사로잡는 ‘슈즈트렌드’

갑갑한 부츠 대신 화사한 봄 슈즈를 신을 생각에 여자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설렌다. 특히 올 봄 슈즈는 더욱 로맨틱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여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올 봄 트렌드는 로맨티시즘의 절정을 보여줄 그래머러스 레이디로 요약할 수 있다. 위축된 경기와 연이은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낙관주의의 영향으로 더욱 경쾌하고 부드러운 컬러와 디자인에 여성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리본, 셔링 등의 장식이 더해졌다. 올 봄 발끝을 빛내주는 스페셜 아이템 슈즈의 트렌드를 살펴봤다. 로맨틱함의 절정누드톤파스텔톤 유행 더욱 화사해진 컬러디자인페니미즘의 극치 지난 2011 S/S를 사로잡았던 비비드 컬러는 파스텔 톤과 만나 화사함은 고스란히 유지한 채 더욱 부드러워졌다. 마카롱과 같이 달콤한 파스텔톤에서 우아한 누드 컬러까지, 화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컬러로 형형색색의 꽃 같은 구두가 거리를 수놓을 예정이다. 특히 여성미를 강조한 리본과 레이스 장식들이 눈에 띈다.또 하나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난 시즌 큰 인기를 끌었던 두꺼운 굽에 비해 한층 날렵해진 굽이다. 날렵한 굽에 편안한 착화감을 보강하기 위해 흔히 가보시로 잘 알려진 플랫폼 또한 높아져 높은 굽이지만 착화감이 좋다. 귀여운 당신에겐 플랫슈즈가 제격 귀여운 당신에겐 플랫슈즈가 제격 플레어스커트와 함께 봄을 대표하는 아이템 플랫슈즈의 인기는 올 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봄바람보다 따뜻하고 로맨틱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플랫슈즈를 눈여겨보자. 별 다른 디테일이 없이도 플랫슈즈 특유의 쉐입과 느낌 탓에 어디 매치해도 로맨틱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컬러가 더해지면 편안하면서 다양하게 매치 할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다.이번 시즌 플랫슈즈는 단순히 귀여움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화려한 패턴과 컬러, 디자인을 입고 트렌디한 모습으로 여성들을 현혹하고 있다. 반전패션? 이것이 진짜 반전 반전패션? 이것이 진짜 반전 앞뒤가 반전패션은 패션계에 큰 이슈다. 이번 시즌 슈즈역시 이러한 반전을 키워드로 한 아이템이 출시돼 스타일링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포멀하고 클래식한 소재와 컬러인 앞과 달리 스터드, 레오퍼드, 비비드 컬러 등 개성이 잔뜩 묻어나는 요소들로 장식된 뒤 굽이 포인트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밋밋한 스타일링에 생기를 불어넣어 포인트 아이템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다.조금 더 특별하게 즐겨보고 싶다면 실버나 골드, 화려한 스톤 등으로 장식된 아이템도 좋다. 어떠한 의상이라도 더욱 돋보이게 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잇을 것이다.미니멀하고 베이직한 의상에 포인트 슈즈만 매치해도 엣지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커리어우먼의 도도함을 완성하는 것도 역시 하이힐이다. 올 봄 당신의 스타일을 시작하는 봄 바람난 슈즈에 집중해보자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토털 패션 브랜드 ㈜이에프씨

[Art&Gallery] 우주의 결정체 인체 그리고 누드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갈운명에 처한다.누드는 일종의 자연이라고 할까. 그 형태와 색채의 다양함, 그리고 표현의 무궁무진함에서 자연과 인간을 창조한 창조주에 대한 경외감이 깃들지 않을 수 없다.최예태에게 자연과 누드는 하나의 균형과 비례, 질서의 원칙을 준용하고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 역시 창조주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을 우주적 질서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는 자연과 누드는 서로 닮아 있으며, 고유의 생동감과 긴장감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 일종의 정령을 공통적으로 발견한다고 말한다. 아름답고 유기적인 선, 높고 낮은 혹은 깊고 얕은 인체의 구조는 양자에서 공히 발견되는 그러한 요소이며 나아가 인체는 광대한 자연의 축소된 형태로 최 화백은 해석한다.그의 누드는 통상적인 피부색에서 벗어나, 마치 자연속에서 빛을 받거나 계절로 뿜어내는 색채와 동일하게 채색돼 간다. 최 화백의 말대로 누드는 가장 신비롭고 깊이있는 조형적집합이다. 모든색의 근원은 자연이며, 그 자연을 가장 잘 투영할 수 있는 소재도 누드만한 게 없다. 누드는 살아있는 자연인 것이다. 자유의지가 반영된 자연의 색감을 바탕으로 인체의 생명감을 불어넣고자 한다는 화백의 관점은 그의 누드를 잘 설명해 준다. 최예태 작가경력: 개인전50회 이상 / 아트페어및 국제전 다수 / 국내외 초대전및 단체전 다수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외 공모전 운영및 심사 다수저서: 1987 오지호 그 예술의 발자취(프레지던트사) / (한국일보사 송현클럽 출판기념연)작품소장: 부산 충열사 민족기록화, 경동보일러, COTRA국제회의실, 서울여자대학교, 국방부장관 공관, 대한항공, 삼성문화재단, 국립현대미술관, 해태크라운, 성남아트센터 등현재: 사)한국미술협회(자문위원) / 사)목우회 자문위원세계미술교류협회(한독미협)자문위원 / 사)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부회장사)미술과비평 자문위원

[문학공장⑦] 배수아 소설가

배수아의 등장은 한국 문단에 낯섬이었다. 작품세계를 거론하기 전에 그녀 자체가 독특하고 파격적인 인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1988년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한 배수아는 문학공부를 단 한차례도 받지 않은 무공해였다.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워드연습을 할때 머릿속에 떠오른 픽션을 그대로 타이핑하기로 것(?)이 그녀의 데뷔작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1993년 소설과 사상 겨울호)이되고 말았다. 세계문학전집을 끼고 살았던 문학소녀도 아니요, 신춘문예 시즌에 가슴앓이를 했던 인물도 아니다.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전업작가가 된 반전의 주인공이 바로 배수아.그래서일까. 배수아의 작품은 호불호가 분명했다. 소수의 마니아층을 둔 행복한 작가임은 분명하다. 90년대를 대표하는 신세대 작가로 조명받았다. 특이한 작가 스타일과 작품 덕에 신작 출간 때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섭섭치 않게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유독 상복이 없었고 일부 평론가들에게 난도질 당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책이 수십만부씩 팔려 인쇄를 두둑하게 챙긴 것도 아니다. 배수아는 스토리에 연연해 하지 않고 꾸밈없는 이야기 위주의 글쓰기 스타일을 10년 넘게 변주와 진화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 문학계에 특이한 위치에 살고 있는 배수아의 신작 장편 서울의 낮은 언덕들(자음과모음)도 기묘하고도 생소한 텍스트로 독자들에게 인사한다. 신작과 함께 독일에서 온 배수아 작가는 지난 2월 8일 저녁 홍대에서 독자들과 함께 했다. 조용한 음성과 절제된 단어로 그녀는 자신의 신작과 독일 이야기를 이어갔다. 불(?)친절한 수아씨 배수아,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흐름 속에도 유난히 낯설고 독특한 모습으로 등장했던 작가는 그후 18년 동안 6권의 소설집,13권의 장편소설, 1권의 에세이, 여러 독일어 번역문학을 쉼 없이 선보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번역문학가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갔다. 그 과정에서 배수아는 내러티브 소설 작법에 따르지 않고 배수아 고유의 독특하고 견고한 문학적 세계를 창조했다.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던 작가답게 이번 신작 서울의 낮은 언덕들도 독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경희라는 이름을 가진 30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국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낭송극 전문 배우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경희는 성우와 아나운서 등에 밀려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독일어 선생이었던 사람이 죽음을 앞뒀다는 소식을 들은 경희는 무작정 그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새 장편 서울의 낮은 언덕들이질적 목소리를 통해 펼쳐지는 기묘한 여행 그 여행을 걸어서 하겠노라는 경희의 결심은 비록 하루만에 그친 것으로 묘사된다. 표면적으론 30대 여성의 여행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건 착각이다. 소설 마지막장을 넘기기까지 꽤나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솔직히 만만치 않다. 단촐한 여행가방을 들고 낯선도시의 공항에 도착한 경희는 그곳에서 미스터 노바디, 마리아, 반치, 치유사 동양인 남성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특정한 이름으로 좀처럼 호명되지 않으며 어떤 존재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종종 화자는 명확한 기준 없이 주인공 경희에서 갑자기 우리들이라는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주체의 복합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에세이형 소설, 소설과 에세이의 혼종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배수아만의 비서사적 소설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다. 그래서 뚜렷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는 비서사적 소설 세계를 들려주는 형식은 배수아 소설을 접하지 않았던 독자라면 버거운 게 사실이다. 아마 시간적 순서대로 진행되는 스토리 위주의 소설에 입맞들여져 있던 독자는 에피소드를가 끊기면서 난해함에 빠져있을 때쯤 서서히 드러나는 소설 윤곽이 드러나는 이야기는 어렵다고 아우성 친다. 왜냐하면 소설에는 상투적인 인물, 상황, 대사, 통찰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어떤 평론가는 올해 출간된 한국 소설 가운데 가장 난해하고도 극적인 소설로 규정하기도 했다. 독자들에게 불친절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강하게 부정했다. 사실 억울해요.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친절합니다.(하하) 사람들이 소설 읽기가 힘들거나 문장이 길어서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제 작품을 읽고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대화가 아니다,장황한 문체가 힘들다, 스스로 독자를 밀어내기 위해서 쓴 거 아니냐등의 말을 들었을 때 매우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어요. 아마도 비판의 형태를 취한 비난을 가장 많이 받았던 작품이 북쪽거실(문학과지성사)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너무 쉬워서 하찮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작품입니다. 제 문학이 유난히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하는데. 그냥 운명인가봐요. 그녀는 자신을 은둔형의 불친절하고 비타협적인 작가로 보는 시선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작품을 쓸 때 취재를 해서 이야기를 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일부러 은둔을 자처하지도 않고 독자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지도 않는데. 은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왜 소설을 쓰고 시장에 왜 내놓을까요? 그럴 꺼면 일기를 쓰죠.아마도 작품을 쓸 때 자신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해서 쓰는 배수아의 스타일이 독자들에겐 다소 읽기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거 아닐까. 또 너와 나, 여성과 남성, 어른과 아이, 부자와 가난한자, 과거와 현재,우리와 타인, 한국과 외국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작가세계를 마이너리티라고 간단하게 말하는 이 들이 봤을 땐 배수아의 작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독일과 한국 사이 2001년까지 공무원생활을 했던 배수아는 그동안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등의 장편소설을 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1990년대 한국 소설의 새로운 문법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녀가 최근 몇 년 사이 독일을 오가며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 겨울도 독일작가 제발트의 책 2권 붙잡고 살았다. 배수아의 또다른 직업은 번역가.독어 전공자는 아니예요. 30대 후반, 독일에서 1년 정도 거주할 기회가 있었어요.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 독일에 머문 건 아니었구요. 독어를 배우면서 늦게 배우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하하) 서둘러서 빨리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만의 독특한 색깔 열혈 독자군 거느려 그녀는 평론가의 추천으로 W.G. 제발트(1944~2001)의 첫 작품인 자연을 따라, 기초시를 읽고 그에게 열광하게 되었다고 한다. 배수아를 매혹시킨 제발트는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현대작가였다. 그러나 2001년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작가다. 제발트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오늘날 독문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최대의 산문 작가라 불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예요. 4명의 이민자가 차례로 등장하는 연작 산문 혹은 단편 형식을 취한 제발트의 두 번째 장편인 이민자들과 고향을 잃은 유대인 소년이 기억을 찾아가는 장편소설 아우스터리츠와 1995년에 발표된 그의 세번째 소설 토성의 고리가 국내 번역출간됐어요.제발트를 배수아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짝사랑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국적을 떠나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행복해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는 일에 있어 고난과 부담스러운 측면이 많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한눈에 사로잡혀버릴 정도로 좋았던 작품이라 행복한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제발트의 문학테스트는 5권 정도 밖에 없다. 기존에 번역출간된 제발트의 작품과 독문학자가 아닌데 제가 번역했을 때 비교될 것이 분명한데 엄청난 부담감은 나중의 문제였어요.(하하)문장이나 줄거리 자체라기보다는, 독특한 진술 유형을 구사했던 제발트에 푹빠진 배수아,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터. 배수아가 최근 몇년새 비서사적 소설세계에 빠져 있다는 오해를 받는 것도 어찌보면 제발트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작가로서의 삶은 불과 11년이지만 제발트는 마치 한 편의 산문시처럼 흐르는 독백들이 장점인데 어떤 독자들은 지나치게 정적이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제발트가 그냥 좋아요. 작가 손에는 제발트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열혈팬임이 확실하다. 공무원생활을 접고 3~4개월씩 독일에 체류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배수아. 이래저래 독일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는 그녀지만 정작 독일 여행기를 다룬 책이나 본인이 등장하는 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핑계를 댄다. 전 게으른 사람이예요., 여행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배수아는 이번 신작에서도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그림읽어주는여자] 김윤종의 하늘보기

작가는 문명에 파괴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그 자연에의 경이와 신비를 한국적 정서와 시야로 표현하고자 오랜 시간 우리의 자연을 소재로 표현해 왔다. 하지만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자연에 더 이상 원하는 소재를 찾기에는 한계를 느낀다.자연을 관조하듯 멀리서 크게 바라보는 관점에서 문명에 파괴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최후의 원초적 자연인 하늘과 구름의 조형성을 발견하면서 표현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시간과 계절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다양한 구름의 형태와 단조로운듯 하면서도 절제된 미묘한 색감을 통해 하늘의 맑은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대지와 하늘의 대담하고 적극적인 화면 구성으로 구름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하늘의 기운을 담아내려 한다.바쁘고 각박한 도시의 삶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자연에 대한 향수와 미래에 대한 희망, 우주에 대한 신비와 상상의 공간, 하늘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김윤종개인전 15회 (서울, 대구) 뉴욕 아트페어 (New York Jacob K.Javits Convention Center) 등 해외아트페어 5회(KIF) 한국국제 아트페어 (서울, 코엑스 인도양홀)등 국내아트페어 20여회 ARTO ART PAIR BUSAN (부산 센텀호텔)등 호텔아트페어 3회대구상트페트부르크 미술교류전 (러시아, 마니쉬 미술관)등 해외교류전 20여회 영호남 교류전(대구문화예술회관)등 국내교류전 30여회한중 당대 대화전 (중국, 칭따오)등 해외 초대전 10여회 극사실주의 화가들전 (현대예술관) 등 국내 초대전 200여회대한민국미술대전, 경북, 전남, 청도, 나혜석, 정수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대구시미술대전, 삼성현, 성산 ,정수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현) 한국미술협회(이사) 대구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대구중등미술협회자문위원

[CEO성공스토리] 뽀로로 아빠 (주)오콘 김일호 대표

최근 몇 년 사이 육아의 일등공신은 잘 만든 정부정책도 할머니나 어린이집 선생님도 아닌 뽀로로가 됐다. 뽀로로만 틀어주면 넋을 놓고 빠져드는 아이들 때문에 엄마, 아빠는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었다. 파를 먹기 싫어하는아이에게 뽀로로가 파를 좋아한대라고 말하면 아이가 생파까지 씹어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뽀롱뽀롱 뽀로로의 제작사 오콘 김일호(44) 대표는 뽀로로의 인기비결로 평범함을 꼽는다. 다소 김빠지는 대답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평범함으로 특별한 성공을 이끌어낸 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시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의 거대 모델을 완성해 가고 있는 김 대표를 판교테크노밸리 내 오콘 사무실에서 만났다. 110개국에 수출해 수천억원 매출, 처음엔 상상도 못해 110개국에 수출해 수천억원 매출, 처음엔 상상도 못해뽀로로가 이렇게 대박날 줄 알았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뽀로로를 처음 만들 때부터 110개국에 수출해 수천억원의 매출을 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의지도 없었다는 것.물론 기본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스태프들 대부분이 한살에서 일곱살까지 미취학 아동의 엄마, 아빠였다. 무엇보다도 그 어떤 고객보다 내 아이가 봤을 때 좋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엄마, 아빠가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뽀로로의 동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뽀로로 성공의 가장 큰 밑천이 된 것 같다.아이들은 왜 그토록 뽀로로에 열광하는 걸까.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 캐릭터라서? 김 대표는 또 다시 고개를 젓는다. 뽀로로 이전에도 전 세계적으로 펭귄 캐릭터는 여럿 있었다.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뽀로로의매력은 불완전함과 평범함이었다.함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고 감정이입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되는데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히어로형이 많았다. 그런데 뽀로로는 그렇지 않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불완전한 말썽쟁이, 옆집에서 볼 수 있는 내 친구 혹은 나, 닮고 싶은 캐릭터가 아니라 나를 닮은 캐릭터다. 뽀로로의 키워드는 평범함이다. 이와 함께 쉬운 대사와 이해해줄 때까지 기다려주는 느린 호흡이 뽀로로의 재미다.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직접 고르는 부모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미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돼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좋은 이 두 가지가 함께 충족돼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그래서 뽀롱뽀롱 뽀로로는 1 더하기 1은 2야, 친구랑 싸우면 안 돼와 같이 직접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설정과 스토리를 통해 아주 간접적이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했다. 가령 크롱이 쌓은 블록을 뽀로로가 부술 때 친구의 블록을 부수면 안 돼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부순 뽀로로가 미안해요라고 말했더니 크롱의 기분이 좋아졌어요라고 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본질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통했다.이같은 뽀로로의 본질과 가치, 철학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오콘의 또 하나의 숙제다.뽀로로 시즌1을 일곱살 때 본 아이들이 벌써 고등학생이라고 한다.김 대표는 머지않아 이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됐을 때 뽀로로를 추억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브랜드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뽀로로맘, 뽀로로파가 생겨날 것이다. 태어나서 가장 처음에 본애니메이션이라는 포지션을 계속 유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뽀로로를 비롯한 오콘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확장하기 위해 김 대표는 직접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사무실을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저 온가족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만들고 싶어 우리의 사업은 세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원본 제작, 둘째는 판권, 퍼블리싱, 라이센싱 등 1차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 제일 중요한 세 번째는 전략적으로 우리의 직접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초기 10년동안 좌충우돌하며 창작에 전념했다면 그 다음 5년은 판권 배급에 대한 것을 경험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이 진짜 부가가치를 내는 직접사업이고 판교 이전으로 실질적인 원년이 됐다.크리에이티브를 연장할 수있는 수익원을 만들어야지 라이센스를 주는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견뎌낼 수 없다. 테마파크와 게임을 비롯해 스마트콘텐츠, 의류생활용품 브랜드 등 전국 매장을 두는 것이 직접사업이고 이처럼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을 포괄적으로 모으는 에듀테인먼트 존을 1~2년 준비해 완성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회사들이 물리적으로도 가까워야 해 판교에 오면서 이들을 하나로 모았다.오콘은 지난해부터 테마파크 사업을 시작했다. 오콘이 만든 테마파크는 거대한 부지에 수조원을 투자한 테마파크, 오고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상 아이들이 가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하는 기존의 테마파크와는 다르다.우리는 어뮤즈먼트 파크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링 파크를 만들고 싶었다. 차 타고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고 간 김에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하고 일상이 될 수 있는 곳. 놀이도 있지만 아이들 성장에 필요한 교육적인 곳으로 말이다. 글 _ 구예리 기자 yell@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허용선의 세계속으로②] ‘대서양의 에메랄드’ 아일랜드

아일랜드를 두고 대서양의 에메랄드라고 부르는 건 비단 풍광이 보석처럼 빼어나서만은 아니다. 인구 500만 명의 작은섬이 뜨겁게 잉태해서 키워낸 걸출한 작가들이 별처럼 늘어서 있기에 아일랜드가 비로소 세계의 보석으로 빛나는 것이다.인류의 상상력과 지혜가 응집된 세계문학이라는 산맥에서 아일랜드는 거봉임에 틀림없다. 윌리엄 버틀러 에이츠, 조지버나드 쇼, 사무엘 베케트, 세무스 히니 같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모두 아일랜드 태생이라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들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인 6~7세기경부터 아일랜드의 수도원은 학문과 예술의 길드였고, 그런 유구한 전통을 딛고 수많은 거장들이 각자의 성지를 일구었다. 살아있는 작가 박물관 살아있는 작가 박물관어찌보면 아일랜드는 하나의 거대한 작가 박물관 같다. 더블린 작가박물관,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 트리니티 대학 등 문향이 감도는 곳을 일일이 거명하기 벅찰 정도로 위대한 정신유산을 남긴 작가들의 흔적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먼저 수도 더블린 중심부에 자리한 트리니티 대학은 작가의 산실,그 자체다. 세계 문학 전집에서 만났던 에이츠와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조나단 스위프트가 모두 이 학교의 동문이다. 해마다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들의 흔적을 찾아온다고 한다. 이 대학의 도서관은 웅장하고 경건한 수도원 같은 모습으로 아이리시 켈트족의 역사와 신화 연구의 보물이라 할 필사본 켈스의 서를 품고 있다. 지난 1991년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더블린 작가 박물관 역시 문학의 샘물로 목을 축이려는 사람들이 꼭 방문해야 할코스다. 18세기에 지었다는 이 2층짜리 붉은 벽돌집은 겉보기엔 수수하기 짝이 없지만, 아일랜드 사람들에겐 유럽 문화의 수도이자 세계 문학의 심장이다.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버나드 쇼, 오스카 와일드, 윌리암 버틀러, 예이츠, 조나단 스위프트, 사무엘 베케트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초상화와 작품, 그리고 친필 원고와 그들의 손때가 묻은 타자기같은 유품을 만날 수 있다. 세계 문학의 심장 자부하는 더블리너들전시실 한복판에는 더블린의 자부심인 제임스 조이스의 두상이 있고,그 아래에는 세계 문학의 지도 중심에 더블린을 위치시킨 가장 유명한 더블리너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율리시즈,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같은 걸작을 남긴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리너들에게 우상 그 자체이다. 조이스의 동상은 그렇다손 치고 그의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조각상까지 더블린 곳곳에 즐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오코넬 거리에 있는 여행 안내소에 가면, 율리시즈의 무대를 따라 더블린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 안내 지도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이다. 지금은 아일랜드 문학의 정수이자, 20세기 문학사에 길이 남을 인물로 추앙받고 있지만, 제임스 조이스가 등단 초기부터 주목받았던 건 아니다. 18세 때 입센에 대한 평론을 발표했던 그는 켈트 신화나 아일랜드 민간설화에 의존하는 아일랜드 문단의 편협성에 반발했다. 단테, 입센, 플로베르 등의 작가에 심취했고, 아일랜드 문예 부흥 운동을 주도한 예이츠 싱 등과도 활발하게 교류했다.그러던 그가 세계 단편 문학의 고전으로 남은 더블린의 사람들을 들고 출판사를 찾았을 때 그를 반긴 이는 아무도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이후 세계 현대 문학의 기념비라 일컫는 율리시즈를 통해 문체의 마법사라는 격찬을 듣게 됐고, 이 작품의 배경이 된 더블린의 거리와 주점, 상점, 교회, 다리 등은 모두 관광객의 순례코스가 되었다 더블린 남서쪽 샌디코브 해변의 험준한 언덕 위에 솟아있는 마텔로 탑,이곳이 바로 더블리너의 우상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이다. 병사들의 침실과 탄약고를 개조한 2개의 전시실은 소설의 희귀본과 지팡이, 지갑 등 조이스의 유품으로 가득하다. 모든 장르를 섭렵한 아일랜드제임스 조이스가 아일랜드 산문을 대표한다면, 시의 영역엔 윌리엄 버틀러예이츠가 우뚝 서 있다. 그는 현대 영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러셀의 영향으로 초기에는 탐미적이고 신비주의 적인 작품을 쓰기도 했던 그는 이후 민족주의에 경도되었고, 1939년 1월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50여 년에 걸친 오랜 시작 기간 동안 끊임없는 모색과 굽히지 않는 투쟁 정신을 보여주었다. 전통 민족 정신의 자각을 통해 아일랜드의 문화 복권을 목표로 삼았던 아일랜드 문예 부흥 운동의 중심 인물 예이츠, 그의 석회석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자작 비명이 새겨져 있다. 삶과 죽음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라. 그대. 지나가게! 아일랜드인의 기질을 잘 보여주는 작가가 바로 조지 버나드 쇼가 아닐까. 그는 일찌감치 문재를 뽐냈던 다른 작가들과 달리 36세란 늦은 나이에 극작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초기작인 홀아비의 집들과 워렌 부인의 직업을 통해 당시의 사회악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무기와 인간에서는 전쟁에 대한 낭만적이고 영웅주의적인 태도를 조소하기도 했다.1885년에 일어난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간의 전쟁을 소재로 한 이 작품으로 19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또 한 사람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사무엘 베케트에 이르러서는 아일랜드 문학의 다양성이 비로소 완성된다. 시를 시작으로 에세이, 소설 등 전방위 창작을 했던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으며, 전후에도 적십자 요원으로 프랑스의 복구 활동을 도왔던 인물이다. 자신보다 먼저 파리에 정착했던 제임스 조이스와도 깊이 교류했다. 베케트는 1952년, 그의 대표작이자 현대 연극사와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완성한다. 베케트가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인생은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설파했다면, 같은 더블린 출신의 조나단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가상의 공간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데 성공한다.가장 최근에 조국 아일랜드에 노벨문학상을 선사한 시인 셰무스 히니의 작가 정신이 더블리너의 우상이자 선배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와 이어지는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 두 문인이 가톨릭의 감성을 토대로 일상과 주변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공통점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그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종교나 공동체에서 떠나 보편적 작가로서 세계화를 모색했다는 점일 것이다.울스웨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초록의 섬, 아일랜드. 전 세계에 수 천만 명의 이민자들을 떠나보낸 아일랜드인들의 바람같은 기질 때문일까.유독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은 외국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조지 버나드쇼와 오스카 와일드가 그랬고, 제임스 조이스와 사무엘 베케트도 그랬다.아일랜드 문학이 세계인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것도 혹시 아일랜드인들의 그러한 정신 덕분은 아닐까. [Interview] 에이먼 맥키 주한 아일랜드 대사식민과 투쟁의 역사 문학경제 밑거름 지난 2009년 7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부임한 에이먼 맥키(Dr. Eamonn Mckee) 주한 아일랜드 대사에게 한국의 첫 인상은 매우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나라였다. 한국인 역시 매우 집중력이 강하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보였다고 회상했다. 노벨문학상을 4명이나 받은 아일랜드의 문학적 저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아일랜드의 문학적 저력은 아일랜드의 식민지 역사 그리고 외국 정부와 문화의 압력에 대한 아일랜드 고유의 정체성 간의 고난의 역사로부터 기인한다고 여겨집니다. 이와 같은 고난의 역사가 모국어인 갤릭어와 영국 식민지 이주민의 언어인 영어 사이에서, 우리만의 언어로 표현 되어졌습니다. 물론 영어는 우리의 문학뿐 아니라 경제 발전을 가능케 선물이기도 합니다.자랑스럽게 여기는 아일랜드의 역사나 문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아일랜드인들이 지닌 정체성, 인간애 그리고 유머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는 항상 웃을 여유를 찾으며 긴 안목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즐기고 가족을 중시하며 쉽게 친구를 만듭니다.유럽의 문화 및 경제 강국인 아일랜드에 대해 소개한다면한국과 같이, 아일랜드 사람들은 사업성공의 관건인 대인 관계를 형성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발전하게 된 요인은 융통성 있고 창의적이며 젊은 고학력의 노동 인구가 있다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럽 공동시장인 EU에 속해 있습니다.미국 내에서도 최대 민족집단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습니다. 1960년대 이래로 외국 직접투자가 아일랜드의 주요 경제 발전의동력이 되어 왔습니다.한국사람들에게 아일랜드의 가볼만한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광과 도시, 풍부한 역사와 더불어 특히 친근한 아일랜드 사람들을 만나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일랜드에는 세계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와 세계적 수준의 골프 코스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낚시와 사냥이 유명하며 두말할 필요없이 승마와 모험스포츠가 유명합니다. 아일랜드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런던이나 파리 도착 후 더블린까지 셔틀비행기를 이용하시면 아주 쉽게 오실 수 있습니다. 적정 가격의 식음료 및 숙박제공이 가능하며 영어를 배우기에도 좋은 곳입니다.한국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일랜드 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양국은 비슷한 식민과 투쟁의 역사를 가졌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난관을 극복하여 주체성과 삶에 대한 사랑을 지켰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에 대한 탐구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중앙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1977년 전국대학미전 문교부장관상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보도 관련 공로 체육부장관상, 2004년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그 동안 9회에 걸친 개인전을 열었으며, 지금까지 세계 90개국, 1천여 곳 이상을 취재했다.사진작가가 겸 여행 칼럼니스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출간한 책만도 20권에 이른다. 글사진 _ 여행 칼럼니스트 허용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