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김선교 양평군수

인터넷에 양평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남한강이 떠오른다. 그만큼 풍광이 뛰어나고 수려한 고장이다. 그런 양평에 또 다른 콘텐츠가 접목되고 있다. 남한강 자전거도로가 그것이다. 김선교 양평군수. 그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을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고장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인 단체장이다. 김 군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시골군수 풍모를 지녔다. 점퍼를 입고 영농현장을 다닐 때면 영낙 없는 면장님이다. 하지만, 의외로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즐겨 애송한다. 감수성 풍부한 문학 청년. 딱딱한 행정에 따뜻한 감수성이 얹혀지고 있는 까닭은 이처럼 김 군수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애정이 녹여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황순원 선생의 주옥같은 단편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한 소나기마을 조성과 기초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한 군립미술관 건립, 강상면 남한강문화특구 추진 등도 그래서 가능했다. 김 군수는 2년 전 취임하면서 집무실을 개방했다. 둥그렇게 앉을 수 있는 원탁 테이블과 편한 의자들은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항상 열려 있다. 김 군수의 편안함은 긍정의 힘으로 이어진다. 김 군수가 역동적으로 펼치고 있는 군정에 믿음이 가는 까닭이기도 하다. 단체장으로 안보를 위해선 보수를 추구해야 하겠지만, 주민들을 위해서는 또한 지역 발전을 위해선 진보의 정신으로 올곧게 밀어 부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6월 13일 보수와 진보가 적절하게 화학반응해 융합된 긍정의 힘을 믿는 김 군수를 만나 양평이야기를 들어봤다. 규모의 개발 넘어 질적인 발전 이끄는 진보군수의 당찬군정 자전거타기 천국을 넘어 바이크 특구로 김선교 군수의 취임 초부터 화두는 양평을 자전거 타기 좋은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또한 자동차 도 신경을 쓰지 않고 편하게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길. 승용차가 부의 상징이었던 그 시절에는 적어도 자동차 위주의 도로가 정석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가 집집마다 필수품이 되어 버린 지금, 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길은 드물다. 회색빛 콘크리트 빌딩이 즐비한 도회지는 그렇다 쳐도, 어지간한 시골 도로에서도 페달을 밟는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도 자동차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소매를 걷어 붙인 게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지난해 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구 중앙선 철교로부터 시작돼 양평군립미술관 앞까지 이어지는 20여㎞에 이르는 남한강 자전거도로는 그런 김 군수의 의지가 녹여진 결정체이다. 남한강 자전거도로는 구 중앙선 철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제 양평에선 헬멧을 쓰고 페달을 밟는 인파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자전거에 앉으면 세상이 참 편하게 보인다. 플라타너스나 느티나무도 적당한 높이에서 당당하고 늠름하게 보이고, 그림처럼 펼쳐진 산하도 그렇다. 그게 바로 자전거의 매력 아니겠는가? 김 군수는 내친 김에 자전거는 물론, 바퀴가 달린 탈 것들, 이를테면 산악자전거나 모터사이클 등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초 발표한 바이크 특구가 그것이다. 구 중앙선 용문역 인근에 조성된 레일바이크 등도 한데 묶기로 했다. 자전거 마니아들을 위한 숙박시설인 바이크텔과 자전거와 관련된 테마상품들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선 전철복선화로 용담터널과 도곡터널 등 2곳의 폐 터널을 자전거 타고 가는 터널 미술관으로 꾸미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산나물 한우축제 등 다채로운 문화콘텐츠 개발 양평은 365일 축제가 열린다. 농촌체험마을의 경우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농작물 수확체험, 겨울에는 김장체험축제 등이 펼쳐진다. 지난해 농촌체험으로 121만여명이 다녀갔고, 제1회 대한민국 농어촌마을 대상에서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먼저 도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딸기체험축제가 3월부터 본격 진행됐다. 딸기를 재료로 한 각종 음식(딸기찐빵, 인절미, 시루떡) 만들기 체험프로그램들도 진행돼 체험객들이 무척 좋아한다 3월 17일 단월 고로쇠축제와 5월 10일부터 사흘 동안 양평의 대표적인 페스티벌인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 그리고 젊음이 넘치는 월드 DJ페스티벌 등이 5월 26일부터 사흘 동안 열렸다. 김 군수의 축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같은 축제들은 재래시장과도 연계돼 펼칠 계획이다. 사실 전국의 지자체들마다 축제 풍년이다. 중요한 건 이들 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양평에는 매월 3일과 8일 서는 양평전통 5일장이 있고, 양서면과 용문면 등지에도 각각 5일장이 선다. 중앙선 전철과 자전거도로 개통으로 양평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어 올해는 1천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강 자전거길과 연계하고 축제들과도 접목, 전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관광객들을 전통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선체계를 만들어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등 모든 콘텐츠를 연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까지 市 승격 잰걸음 양평은 특히 친환경농업이 활성화된 고장이다. 그만큼 친환경 농산물들도 많다. 이미 지난 2005년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로도 지정됐다. 김 군수는 지난해 친환경농업 제3차 5개년계획을 선포하고 작지만 강한, 농업(강소농), 돈 버는 친환경농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양평의 농업 키워드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물맑은 양평쌀을 주작목으로 하고, 한우, 부추, 비름, 수박, 잡곡, 산양삼,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쌈채류 등이 있다. 특히 전체 4천400여 농가 가운데 3천100여 농가가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고,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도 2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매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300여 농가를 오는 2020년까지 500여 농가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양평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은 군수가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고 농업인의 소득이 올라가고 발전하는 길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김 군수의 비전이다. 김 군수가 자전거타기 천국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시 승격이다. 물론, 인구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갈수록 인구가 감소해서는 자급자족이 어렵다. 이를 위해 출산장려정책을 키워드로 삼아 다산 부부에 대한 장려금 지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오는 2020년까지 인구를 17만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출산장려정책을 위해 지난달 제1회 양평동요제도 개최했다. 만 5세아와 초등학교 전 학년, 중학교 2~3학년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실시와 보육시설 24시간 연장, 무한돌봄센터 기능 및 다문화가정 지원 강화,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영어집중지원 등 평생인프라 구축 등도 진행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국립교통전문병원도 유치했다. 양평이 친환경 명품 도시가 되려면 필요한 게 바로 종합병원이기 때문이다. 사업비가 1천600억원으로 304병상에 내과, 신경과 등 10개 진료과목들이 설치된다. 김 군수가 궁극적으로 이 같은 정책들을 통해 완성할 그림은 사람 중심의 그린피아 양평이다. 글 _ 양평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캠핑시대’ 답답한 도시를 떠나 자연속으로…

초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웃 활동하면서 텐트 치고 야영하던 추억 때문일까. 요즘 캠핑이 대세다. 특히 자연 속에 텐트를 치고 야외생활을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 주말마다 짐 싸서 캠핑장으로 떠나는 캠핑앓이족까지 생겨날 정도라고 하니 말그대로 캠핑시대임을 실감케 한다. 가족과,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삼겹살 구워먹고, 숲속길 걷고, 수영도 할 수 있는 캠핑은 한 여름 밤의 낭만을 꿈꾸는 이들에게 딱인 여행 방법이다. 교통체증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카드 긁고 가는 비싼 해외여행 등 뻔한 여름 휴가 대신 신선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캠핑만큼 시의적절한 선택도 없을 듯 싶다. 시설이 좋거나, 아니면 자연풍광이 뛰어나거나, 혹은 가격이 저렴해 입소문을 타고 명소가 된 도내 캠핑장을 소개한다. 자, 출발하기 전 인터넷예약과 전화문의는 필수라는 거 잊지 말자. 한여름밤 모닥불 피우고 낭만여행 아이들에겐 특별한 추억여행 모래 위에서 하룻밤 연천 한탄강관광지캠핑장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관광지 안에 위치한 한탄강관광지 오토캠핑장은 국내 3대 오토캠핑장 중 하나로 한탄강을 바라보며 모래 위에서 밤을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캠핑사이트가 준비돼 있어 예약전쟁이 치열하다. 우선 캐라반은 캠핑트레일러로 TV속에서도 많이 봐온 낭만 가득한 오토캠핑의 종류다. 캠핑트레일러엔 침대, 샤워실, 화장실, 옷장, 수납장, 냉장고, 테이블 등이 모두 완비돼 진정한 오토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한탄강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은 자동차캠프장에는 86개의 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좀 더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캐빈하우스도 추천할 만하다. 말 그대로 통나무집 형식으로 지어진 하우스로 자연 속에서 가족, 연인, 친구들과 MT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캠핑장 주변엔 전곡리 선사유적지, 선사박물관을 비롯해 임진강, 동막골유원지, 고대산, 허브빌리지 등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관광지들이 즐비하다. 자동차 야영 2만원, 캐라반 3~4인용 8만원, 캐빈하우스 15만원. 위치: 연천군 적곡읍 전곡리 640 문의: (031)833-0030/www.hantan.co.kr 숲을 병풍 삼은 양평 솔뜰캠핑장 오픈한지 1년 만에 인기 캠핑장으로 급부상한 양평 솔뜰캠핑장은 솔뜰이라는 이름처럼 캠핑 사이트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나무 그늘을 만들어 낸다. 캠핑장을 위해 별도로 옮겨 심은 것으로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주인공이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근거리라 접근이 용이하고 샤워시설 등의 부대시설이 깔끔한데다 100여동의 텐트를 세울 수 있는 널찍한 마당을 갖춘 것도 전문 캠퍼들이 선호하는 부분이다. 가족 캠핑족에게는 물놀이장이나 탁구장 등의 놀이시설을 겸비한 것도 반갑다. 초록 가득한 숲을 병풍 삼아 하룻밤 자연 속에서 묵으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1박 3만원, 민박 5만원(4인 기준). 위치: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418-1 문의: (031)771-9670/www.solddeul.com 도심 속 명소 부천 야인시대캠핑장 부천캠핑장은 지난 6월 초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영상문화단지 안에 문을 열었다. 부천시가 SBS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이 있던 부천영상문화단지내 판타스틱스튜디오를 철거하고 그곳에 야인시대 캠핑장을 조성한 것. 캠핑장에는 임대텐트 50개가 설치돼 있으며, 이용자들이 직접 텐트를 가지고 와 설치할 수 있는 40곳의 야영 시설이 별도로 갖춰져 있다. 화장실과 샤워장, 세척장이 있으며 농구장과 족구장도 설치돼 있다. 불을 피울 수 있는 화덕에선 삼겸살 등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임대텐트 3만원(4인 기준), 자가텐트 1만5천원(4인 기준). 위치: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1 문의: (032)236-2583/www.bccamppark.kr 물안개가 피는 가평 자라섬캠핑장 아름다운 북한강변에 위치한 자라섬캠핑장은 2008년 가평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개최지로서 수도권 최대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친환경적인 캠핑장이다. 강과 산이 만나고 신비로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자라섬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라섬캠핑장 역시 다양한 캠핑시설이 구비돼 있다. 모빌홈, 캐라반, 오토캠핑장 등이 있는데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된다. 오토캠핑장 당일 오후 2시부터 익일 12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7~8월 성수기 1만5천원(1개소/1대당)으로 저렴한 편이다. 위치: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산7 문의: (031)580-2700/www.jarasumworld.net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아름다운경기도] ‘양주의 보석’ 북한산국립공원

수도권 최고의 풍광 자랑하는 명산둘레길 걷다보면 또 다른 나를 발견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산국립공원이 서울 강북구나 도봉구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북한산국립공원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바로 경기도 양주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으로 1983년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우이령을 중심으로 남쪽의 북한산 지역과 북쪽의 도봉산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도봉산 지역의 상당 부분이 양주시 장흥면에 속해 있다. 여름 산행지로 제격인 북한산국립공원의 산행코스와 북한산 둘레길을 소개한다. 취향따라 기분따라 다양한 산길 선택 재미빼어난 비경에 힘든 줄 몰라 북한산(北漢山837m)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한북정맥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강을 굽어보며 높게 솟아 있다. 북한산의 백운대(837m), 만경대(799m), 인수봉(769m)은 조선시대에는 삼각산(三角山)이라 했고 북쪽의 백두산, 남쪽의 지리산,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묘향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오악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백운대에서 장방형을 이루면서 노적봉, 용암봉, 문수봉, 의상봉, 원효봉 등 험난한 연회색 암봉을 연결해 축조된 북한산성이 유명하며, 서쪽의 삼천리골, 북한산성의 백운동, 효자골 등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빼어난 계곡이 발달해 있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와 고양시와의 경계인 상장봉을 경유해 상장능선으로 올라 소귀고개(牛耳嶺)를 거쳐 백운대로 오르는 길, 우이동의 도선사에서 용암문과 하루재로 오르는 길, 덕성대에서 보광사를 경유 진달래능선으로 오르는 길, 정릉 북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경유해 칼바위능선으로 오르는 길, 진관사에서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을 경유 대남문으로 오르는 길, 북한산성 입구에서 성내주차장으로 들어가 북한산성 계곡과 위문으로 오르는 길 등이 있다.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끝자락에서 상장능선을 오르면 동북쪽으로 우이령이 있고 도봉산과 사패산으로 이어진다. 서쪽으로 우이능선을 경유 가파른 하루재를 지나 인수대피소 삼거리에서 우측 길은 인수봉 서편 계곡으로 이어져 경치가 빼어난 비경지대이다. 대피소에서 왼쪽 길로 오르면 백운대까지 이어지는데 이 구간은 암벽 길로 스릴이 있고 특히 경치가 빼어나다. 백운대피소에서 가파른 길을 올라 위문 사거리에 이르면 백운대, 노적봉, 만경대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위를 타고 가는데 오른쪽으로 인수봉을 굽어볼 수 있고 사방에 기암괴석이 솟아 있어 경치가 절경이다. 또한 백운대에서 서북쪽을 바라보면 오봉과 사패산 등 양주의 관할구역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도봉산 지역은 양주시 장흥면의 동쪽 전체를 병풍처럼 아우르고 있다.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오르면 오봉(660m)을 비롯해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740m), 만장봉(718m), 선인봉(708m) 등이 우뚝 솟아 있는데 그 형상이 웅장하고 주변의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과 잘 어우러져 도봉산만의 특별한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또 포대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 사패산(552m)과 송추계곡으로 연결되는데 시원한 계곡물을 따라 경치가 일품이다.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많지만 특히 양주시 장흥면에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산행의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구간별 등정 시간은 3~5시간이 소요되며, 종주하려면 약 7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글 _ 양주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아담심킨스 하얏트리젠시 인천 총지배인

하얏트리젠시 인천 총지배인이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호텔리어 아담 심킨스(Adam Simkins)의 인천사랑은 유명하다. 인천에 머물렀던 4년 동안 그는 세계관광기구의 협력단체이자 90여개 국가, 500여 클럽에 2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전세계 최대 민간 관광기구인 스콜(SKAL) 인천지부를 만들고 초대회장도 맡으면서 남다른 인천애(愛)를 보여주고 있다. 심킨스 지배인은 영국 셰필드 할람 대학(Sheffield Hallam University)에서 국제 경영학과 레저 및 외식경영을 전공하고, 지난 20년간 중국일본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하얏트 호텔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아시아 전문 호텔리어다. 지난 2008년 7월 하얏트리젠시 인천 총지배인으로 부임하면서 인천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스콜본부 초고속 설립총회 성공위해 전도사 자처 인천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데 하얏트리젠시 인천이 작은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심킨스 총지배인의 남다른 인천사랑이 다시 한번 표출되기 시작했다. 심킨스 총지배인은 한국 관광산업의 많은 부분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고 느낀다며 인천은 관광 뿐만 아니라 문화,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도시라고 평했다. 그가 스콜 인천지부를 설립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도 인천이 충분히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콜 서울지부가 생긴 지 41년만인 지난 2010년 6월 인천지부 설립을 이끌었다. 스콜본부에 설립 신청을 내고 역사상 최단 시일인 72일만에 승인을 얻는 기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또 한번 도약했다. 전 세계 스콜 회원들을 상대로 불철주야 한국과 인천을 홍보하며 노력한 끝에 스콜 제73회 세계총회가 오는 10월 2~7일 한국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스콜의 78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총회 개최도시에 인천이 포함되는 마술을 부린 것. 지부가 생긴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도시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이다. 한국 세계총회에는 약 1천명의 전 세계 스콜 회원이 참석하며, 가족을 비롯한 동반자를 포함하면 1천500명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총회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공식 비용인 참가비와 항공료 약 33억원, 공식 일정 전후로 참가하는 개별 관광 약 6억원, 기타 개인 및 쇼핑 약 5억5천만원 등 총 45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전세계 500여 스콜 클럽이 운영하는 개별 사이트를 비롯해 국가지역별 스콜 총회 그리고 해외 관광 전문 언론을 통해 한국, 그리고 인천이 홍보된다. 게다가 참가자 전원이 전세계의 관광 전문가들임에 비춰봤을 때 한국 관광상품 개발과 홍보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번 세계 총회는 명실상부하게 한국 관광을 전세계에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인천의 관광, 항공, 여행 업계가 두터운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지역 관광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사람냄새 나는 호텔을 만드는 사람 그의 인생철학은 사람이다. 총지배인을 떠나 호텔리어로서의 자부심도 사람이라고 꼽았다. 자신이 변화를 주었던 사람, 직원, 고객, 오너들이 모두 그의 자부심이라는 것. 나는 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그들의 발전과 성장에 이바지해 왔고 고객들과도 함께 웃을 수 있고, 그들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호텔리어가 진정으로 자부심을 느낄 때는 사람들이 이 훌륭한 모든 것들에 고맙다라고 말할 때다. 한국 사람과 한국 호텔리어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전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여러 문화를 경험한 나는 이를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직원들의 탁월한 능력이 인천지역 호텔산업을 이끌어갈 미래라고 내다봤다. 영국출신 그의 몸엔 어느새 짠물냄새그의 마음은 진짜 인천사람 심킨스 총지배인은 한국인 호텔리어는 똑똑하고 손재주가 좋고 민첩하다며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호텔에서 호텔리어의 민첩함과 지혜로움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또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호텔 산업과 요구 등 모든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선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일할 때부터 도서관 프로젝트(The Library Project)의 임원으로 활동하며 소외지역에 있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도서관 프로젝트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건립해 책을 읽고 공부할 기회를 주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를 통해 지난 2011년에만 중국 전역에 약 585곳의 도서관이 만들어졌고, 중국어로 된 30만권의 책이 아이들의 손으로 갈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프로젝트가 열려 아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얏트리젠시 인천을 대한민국 관문호텔로 심킨스 총지배인은 영국인이지만 태어난 곳은 방콕이다.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성장하다보니 당연하게 새로운 문화에 호기심을 보이게 됐고 자연스레 호텔리어를 꿈꾸게 됐다고 한다. 문화의 탐색가(Cultural Adventurer)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피지섬의 한 어부와 평생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에 머물 때면 매우 편안한 느낌이 드는데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에서 일할 기회가 왔을 때도 주저 없이 그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일하던 중 지금의 중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지만 문화적인 충돌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하얏트리젠시 인천호텔에 총 지배인으로 부임할 당시 나이는 서른여덟. 총 523개의 객실을 보유한 특1급 호텔을 이끄는 임무를 맡는데 젊은 나이를 걱정스럽게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접하고 경험을 쌓은 그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도시보다 인천의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큰 가능성을 가진 인천에서 몸담게 된 자신을 행운아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전세계 51개 도시와 3시간30분안에 연결되고, 관광객들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통해 공항에서 서울이나 인천 도심을 1시간 안으로 갈 수 있다며 무의도와 실미도, 신도, 모도 등 아름다운 섬들이 있는 인천은 특히 관광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인천은 영종도, 송도, 소래포구, 차이나타운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고 송도 컨벤시아, 인천대교, 공항철도 등 편리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관광도시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천에 있는 호텔의 총지배인으로서의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그는 인천이 한국의 관문 역할을 한다면 우리 호텔은 관문 호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늘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이들이 나중에 인천을 또 한국을 다시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_ 인천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하얏트리젠시 인천스콜 인천지부

[길을걷다] 인천 동구 화수동

사람만 표정이 있는 게 아니다. 도시도 표정이 있다. 동구 화수동은 느린 것을 부끄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조롱하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아날로그식 표정을 짓고 있는 동네다. 바닷물이 넘어 들어 왔다고 해서 무네미라고 불렸던 이곳은 한때 바다에서 건져 올린 온갖 생물로 인천에 젖을 물렸다. 인천의 미래 조감도와 청사진에서도 비껴나 있는 덕분에 어느 때 가도 냄새와 소리로 인천인의 몸속에 체득된 강렬한 추억을 이끌어내는 몇 남지 않은 곳이다. 구라 같은 이야기, 민들레 국수집 요즘 화수동이 뜨고 있다. 국수집 하나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화수동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민들레 국수집은 국수 맛 때문에 뜬 집이 아니다. 그곳은 주리고 배고픈 자들을 위해 하늘창고에서 식재료를 꺼내 천상의 식탁을 차려낸다. 2003년 만우절(4월1일)에 문을 연 민들레 국수집은 거짓말 같은 공간이다. 거짓말 같이 문을 열어, 공갈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구라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믿기지 않게 9년을 버텨오고 있다. 이곳 주인장은 서영남씨다. 그는 25년 동안 가톨릭 수사(修士)로 지냈다.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수사복을 벗어 던졌다. 이곳에서는 줄을 서지 않습니다. 무조건 가장 많이 굶은 사람이 먼저 먹습니다. 노숙인이나 배고픈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줄서기 경쟁에서 밀려난 꼴찌들이다. 이곳에서나마 줄서기와 눈칫밥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서 씨의 깊은 배려가 깔려 있다. 식탁 하나 3평짜리로 시작한 가게는 24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18평으로 넓어졌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찾아오는 손님은 400명에서 500명 정도. 하루 짓는 쌀만 20㎏짜리 예닐곱 포대를 풀어야 한다. 민들레 국수집에는 국수가 없다. 초기 식단은 국수였지만, 밀가루로는 손님들의 허기를 달랠 수 없어 메뉴를 변경했다.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는 그날, 간식으로 국수를 내놓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가게 이름도 바꾸지 않고 있다. 이곳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집배원, 회사원, 주부 등 뜻을 함께 하는 순수 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을 한다. 식당안의 식자재 창고에는 전국 각지의 발송지가 적힌 쌀, 고추장, 채소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국수집에서 150m쯤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민들레 홀씨가 떨어졌다. 아이들을 위한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이 최근에 문을 열었다. 형편이 어려운 동네 아이들은 물론 맞벌이 등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울려 쉬며 밥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36㎡의 1층에는 식당이, 비슷한 넓이의 3층에는 공부방이 자리 잡고 있다. 민들레 씨앗은 바람에 날려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다. 노숙인 공동체 민들레의 집과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도 문도 열었다. 화수동에서 날아 간 홀씨 하나가 인천을 점점 민들레 밭으로 만드는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183번지에 떨어진 민주화 밀알 한톨 우리는 이제 동구 화수동 183번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곳은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태동한 곳이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 속에 노동 운동과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의 불씨를 키워온 곳이다. 선교회는 1961년 4월 동일방직과 한국기계공업에서 산업전도를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선교회 측은 인천산선이라고 부름)는 산업사회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한 화해자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회원들은 위장 취업을 통해 직접 현장에 들어가 이른바 노동자 의식화 사업을 펼쳤다. 인천산선은 김근태 등 유력한 민주화 운동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화수동 주변에는 동일방직,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 이천전기, 한국유리 등 큰 공장들이 많이 있었다. 한때 도시산업선교회는 도산이라 불리었고 도시산업선교회가 기업에 침투하면 그 기업은 도산한다며 산선을 빨갱이 공산당이라고 몰아세우며 끊임없는 감시와 무차별 탄압을 가했다.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은 화수동으로 출근해 하루 종일 산선이 있던 골목에 진을 치곤했다. 산선의 노동자교회 자리는 이제 일꾼교회와 사회복지선교회로 바뀌었다. 교회 현관 입구에는 70년대까지 15평짜리 초가지붕 건물이었던 인천산선 회관의 흑백사진과 선교회를 돕던 조지 오글 목사가 미국으로 추방되는 모습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현재 이 교회에는 집회 사진과 보고문서 등 도시산업선교회 활동 자료가 30여 박스 가량 보관돼 있고 동일방직 여공들이 피신해 있던 지하방 등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당시에는 교회 밖 노동의 현장, 가난의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일꾼교회 담임 김도진 목사는 이제 동구푸드마켓 운영과 장애인 및 저소득층 자녀교육 등 사회복지선교회로서의 소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양선을 노려보던 화도진 꽝! 꽝! 꽈앙~ 고종 19년(1882) 4월 6일(양력 5월 22일), 천지를 뒤흔드는 대포소리가 인천 앞바다에서 들려왔다. 바다에 떠 있던 미국 스와타라함에서 21발의 축포를 쏘아댔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금 떨어져 있던 청국 군함에서도 15발의 대포를 쐈다. 한미수호통상조약이 조인된 것을 알리는 대포였다. 조약체결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화도진 언덕에서 이뤄졌다. 외국함대와 상선 등 이양선(異樣船)이 인천 앞바다에 자주 출몰하자 조선정부는 고종 16년(1879)에 강화도에서 캐 온 돌을 이용해 화도진(花島鎭)을 구축했다. 화도진은 묘도(괭이부리)북변포대, 호구(논현동)포대 등 인천 해안선을 빙 둘러싼 포대들을 예하부대로 둔 야전사령부 같은 역할을 했다. 1894년 10월 말경에 폐쇄됐고 해방 전에 인근지역이 매립되면서 완전히 그 자취를 감추게 됐다가 지난 1988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화도진도를 토대로 복원됐다. 복원 공사를 할 당시 진지 터에는 피난민과 도시 빈민의 허름한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100여년 전 이곳은 소나무 숲으로 뒤덮였고 바닷물이 진지 바로 밑까지 밀려들어왔으며 제물포(현 도심지)로 통하는 한줄기 오솔길이 화도고개를 넘어갔을 뿐이라고 전해진다. 진 정문 옆에 약 20여 채의 민가가 있으며 간혹 말을 탄 병사가 총 혹은 창을 비켜들고 왕래했고 어쩌다 가마를 탄 양반들이 드나들곤 했다고 한다. 화도진 뒤쪽에는 한미수교 기념비가 사람 키 높이만큼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미국과 조약이 체결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건립된 것이다. 그런데 조약 체결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 중구 항동 옛 영국영사관 자리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조약이 체결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는 이곳에도 표석을 세웠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화도진 언덕에 올라서면 영종도와 작약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고층 아파트와 공장들로 시야가 가려지지만 사이로 어렴풋이 바다가 보인다. 오늘도 화도진은 100년 질곡의 역사를 품은 채 앞바다에 떠있는 이양선들을 그렇게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비린내 나지 않는 부두 화수동을 화수동답게 했던 것은 화수부두다. 화수부두는 1960~70년대 연평도 조기잡이 배를 비롯해 옹진, 강화, 충청도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가득 실은 배들이 드나들던 우리나라 3대 어항이었다. 선박의 주소지는 덕적도, 연평도 등 섬이었지만 생선을 판매하는 곳은 화수부두였고 선주들은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1960년대에 벌써 자가용을 부릴 정도로 자산가였다. 화수부두에는 수협공판장, 얼음공장, 어구상점, 식당 등이 즐비했고 새우젓 배들이 입항하는 날이면 큰길까지 비릿한 난장이 서곤 했다. 여름날 아이들은 얼음공장에서 선박으로 나르는 공중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얼음조각을 주워 먹으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이제 화수부두는 도시의 오지(奧地)가 됐다. 문명도, 유행도, 세인의 관심도 모두 비껴 간 안쓰러운 부두다. 옛날의 화려한 모습은 오간데 없고 고달픈 삶의 흔적만 곳곳에 남아 있다. 이제는 부두로 가는 입구조차 쉽게 찾을 수 없다. 두산인프라코아 뒤편에 겨우 매달려 있는 그곳은 공장과 북항 개발로 포구로서의 여백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선착장에는 낡고 녹슨 어선들이 갯벌에 반쯤 파묻혀 있고 부둣가에는 빛바랜 어망들과 어구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언제 쓰일지 모를 녹슨 닻을 쌓아놓은 닻공장도 기계소리가 멈춰져 있다. 출항도 가뭄에 콩 나듯 하는지 경찰마크가 뜯긴 선박출입통제소는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그나마 부두 안쪽에는 서울식당이라는 횟집이 50년 넘게 망부석처럼 화수부두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 이 집의 복요리는 아직도 인천에 부임해 오는 기관장들이 꼭 들러 맛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화수부두의 존재감을 가끔 드러낸다. 공장의 거대한 옹벽 뒤로 숨어 버린 어촌 마을에는 부두와 함께 늙어간 사람들이 힘겹게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의 인기척이 그나마 부두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다 옛날 얘기여. 이젠 비린내 맡기도 힘들어. 그냥 이렇게 가는 거지 뭐. 아직도 먹을 것이 있는지 착각하고 길을 잃은 갈매기를 벗 삼아 바람을 쐬고 있는 노인은 바튼 기침과 함께 느릿한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림자 길어진 시간, 할머니 젖가슴처럼 쪼그라든 부두를 빠져 나오는데 어디선가 추억이 스며있는 비린내와 뱃고동이 바람에 실려 왔다. 글 _ 유동현 굿모닝인천 편집장 사진 _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Museum&Gallery] 조선시대에도 증권이 있었을까?

조선시대에도 증권이 있었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주식은, 증권의 종류와 역할은 무엇일까, 금리환율은 무슨 뜻이죠 등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증권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한방에 해결하고 싶다면 이곳은 어떨까? 세계 최초의 증권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증권부터 에디슨, 찰리채플린 등 위인들의 자필서명이 담긴 증권과 손바닥 모양의 수결(手決오늘날의 사인)이 있는 조선시대 수표에 이르기까지 400여 년 증권역사와 더불어 세계 경제사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고양시 일산 동구에 소재한 증권박물관(관장 문판수)이다. 마트만 가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유치원생, 계획없이 용돈 펑펑쓰고 또 달라고 조르는 초등학생, 용돈기입장 한 번 써본적 없는 중고등학생, 주식시세표를 볼 줄 모르는 대학생에게 경제교육의 장으로 손색없다. 무조건 아껴쓰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보단 연령대에 맞는 시기적절한 금융경제교육을 받을 수 있고 어렵게 느껴지는 증권과 경제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시물 살펴보면 어느새 똑똑한 경제박사 국내 유일 증권전문박물관모양크기내용별 별별증권 총집합 2004년 5월 개관한 증권박물관은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증권전문박물관이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에겐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증권에 대한 이야기는 전문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 문제 없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인류문명의 발전을 통한 증권의 탄생과 변천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접하게 된다. 증권의 개념과 종류 등 증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박물관에는 내용과 크기, 모양 등에 있어 별별 증권이 다 모여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소니, 피자헛, 세븐일레븐, 모토로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기업들의 유가증권 실물과 세계 경제발전을 주도했던 유럽과 미국에서 발행된 증권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 50여개국에서 발행된 아름답고 독특한 모양의 증권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증권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항구와 운하건설을 위해 설립된 벨기회 회사의 주권, 적십자사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오스트리아 적십자융자채권, 강원도 태백지구에 설립된 최초의 광산개발회사의 조선무연탄 주권,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항공회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채권, 스페인 전력회사 주권 등 다양한 산업의 유가증권도 전시돼 있다. 특히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증권시장의 매커니즘을 보다 흥미롭게 알려주기 위해 대화형 키오스크(Kiosk) 등 최첨단 디지털 교육기자재를 설치해 놓아 재미를 더한다. 어렵지 않아요 연령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보고 듣고 풀고 만들고재미 쏠쏠 체험형박물관 증권박물관이라 해서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전시실 중간 중간 마련된 체험코너를 마스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증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퀴즈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도전 증권 퀴즈왕, 주식시세표를 보는 법을 배우는 배워봐요! 주식시세표, 타임머신을 타고 영국, 중동, 미국, 홍콩 등으로 여행을 떠나 우리나라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인 요인들을 알아보는 코너 증시의 국제화 등을 거치면 어느새 똑똑한 증권 척척박사가 된다. 우리나라 주권 안에 숨겨진 12가지 위조방지 비밀을 풀어보는 위변조 유가증권 식별 코너와 기업 CEO가 돼 나만의 유가증권을 만들어 보는 체험코너는 인기 최고다. 특히 마땅한 금융 경제교육프로그램과 기관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교육기관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연령대별 눈높이를 고려한 전시 해설 및 금융경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등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10인 이하 소규모 가족 등 개인 48명을 모아 진행하는 놀토 모아모아 금융경제교육과 25명 이상 단체를 위한 맞춤식 교육프로그램, 방학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체험형 특별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문판수 관장은 증권박물관은 한국예탁결제원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향후 전자증권시대의 도래에 의한 주식채권 등의 실물 유가증권 보존과 증권역사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증권 전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증권시장과 증권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경제활동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한 현장학습장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4시 30분까지 입장가능) 휴 관 일 : 매주 일요일, 법정공휴일, 근로자의날 관 람 료 : 무료 문의전화 : (031)900-7070 예 약 : http://museum.kgd.or.kr 홈페이지 예약 주 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358-8 한국예탁결제원 6층 지하철 이용시 : 3호선 백석역 2번 출구 도보 10분 거리 글_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Movie&현장] 亞 최대 수조스튜디오 설경구·손예진 주연 ‘THE TOWER’ 촬영

요즘 영화나 드라마는 스토리만큼이나 영상이 중요한 시대다. 감동적인 이야기와 화려한 영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타이타닉이나 해운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의 흥행코드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특수촬영이다. 블록버스터급 영화나 재난영화의 경우, 똑같은 장면이라도 얼마나 사실적으로, 스펙타클하게 찍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은 물과 관련된 특수촬영의 경우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지 못해 해외로케이션을 가야 해 비싼 제작비 부담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6월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 개장한 아쿠아스튜디오는 아시아 최대 수중촬영장으로 장소선택에 어려움을 겪던 영화인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흉물 방치 옛 고양정수장 화려한 부활 폐정수장 리모델링 통해 대형수조 갖춰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중요 특수촬영지로 자리매김한 아쿠아스튜디오는 원래 폐정수장이었다. 1984년부터 하루 3천t의 물을 정수해 덕양구 일대에 공급한 고양정수장은 2000년 팔당 광역상수도 공급으로 가동이 중단된 뒤 흉물로 남아 주민들의 골칫거리였다. 이에 고양시는 리모델링을 통해 폐정수장을 한국 영화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변모시켰다. 아쿠아스튜디오는 2만5천905㎡ 용지에 대형 해상 전투장면이나 영화 타이타닉 등의 수중 장면 및 특수효과 촬영을 할 수 있는 대형수조(58244m)와 중형수조(25203.8m), 특화된 CF나 수중화보 촬영에 이용될 소형수조(24113m) 등 3개의 수조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재난영화나 TV드라마의 수중장면, 수면 위 전투장면, 선박 및 차량 사고 장면, 선상 전투씬 등을 감독의 의도대로 찍을 수 있다. 아쿠아스튜디오에서 작업해 본 한 수중촬영 전문가는 아쿠아스튜디오는 해외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시설이라며 수중촬영뿐만 아니라 수면 전투씬, 혹한기 수중촬영 체험 등 사계절 내내 전천후로 특수촬영이 가능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영화제작자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영화드라마 촬영 러브콜 김지훈 감독, 설경구손예진 출연의 영화 THE TOWER의 경우, 지난해 8월 16일부터 40일간 화재가 진압되는 장면, 사람들이 물에 쓸려 내려가는 장면 등 영화 특수효과 대부분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어 지난해 9월 11일에는 KBS드라마 영광의 재인 특수효과촬영이 소형수조에서 이뤄졌다. 촬영분은 크레인을 이용해 자동차가 물에 빠지는 장면으로 하루 만에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무리했다. 10월 5일~6일에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 11월~12월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영화 점쟁이들(감독 신정원)의 수중특수 촬영이 진행됐다. 올해는 KBS2 TV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와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빅이 촬영을 마쳤으며, 7월부터는 영화 조선미녀삼총사, 8월 영화 이순신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의 촬영이 예정돼 있다. 영화 용의자와 협상종결자 등은 촬영 일정을 협의 중이다. 영화인들 수중 특수효과 촬영 필수 코스 이처럼 아쿠아스튜디오가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촬영 문의가 잇따르는 데는 대형 야외수조를 갖추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관리사무동, 제작지원동, 사무동 등의 부대시설이 잘 돼 있어 사계절 날씨 걱정없이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쿠아스튜디오를 위탁관리하고 있는 (재)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영상지원센터 김인환 원장은 아쿠아스튜디오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예상외로 높고, 직접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블록버스터 영화 등 촬영이 지속됨에 따라 영화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사용문의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올해는 더 많은 작품을 촬영해 한국영화산업 발전과 더불어 고양시가 방송영상산업 발전의 메카로 굳건히 자리매김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재)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헬스&음식] 팔방미인 오렌지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다이어트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단기간에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법. 급한 마음에 무리한 단식과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 말처럼, 급작스럽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화를 부르게 마련. 건강도 챙기며 예쁜 몸매도 만들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올 여름 다이어트 식품으로 색깔 만큼이나 상큼한 맛이 매력적인 오렌지를 추천한다. 영양의 보고로 통하는 오렌지는 에너지와 필수 비타민, 영양 성분, 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한데다 가지고 다니면서 먹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특히 오렌지 1개의 열량은 약 80㎉(154g 기준)로 다른 과일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섬유소가 풍부해 포만감이 크고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므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오렌지에 함유된 비타민 C는 몸의 치유 과정을 돕고, 철분의 흡수와 강건한 신체 조직, 뼈, 혈관 등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를 활용한 저칼로리 메뉴 5가지를 소개한다. 오렌지 경단 재료 오렌지 2개, 찹쌀가루 300g, 카스테라 1개, 설탕 4큰 술, 뜨거운 물 3큰 술, 꿀 2큰 술 만드는 법 ① 오렌지는 껍질을 벗긴 뒤 믹서에 곱게 갈고, 카스테라는 체에 내려 가루로 만든다 ② 볼에 찹쌀가루와 설탕을 섞어 체에 내린다. ③ ②에 믹서에 간 오렌지, 뜨거운 물을 넣고 잘 섞은 뒤 한입크기로 동그랗게 빚는다. ④ 끓는 물에 경단을 넣고 익혀낸 뒤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⑤ 경단에 꿀을 바르고 카스테라 가루를 묻혀 낸다. 오렌지 과일 샐러드 재료 오렌지 2개, 사과 1개, 바나나 1개, 플레인 또는 바닐라 요구르트 1/2컵, 씨리얼 조금 만드는 법 ① 오렌지 껍질을 벗긴 후 바퀴모양으로 자른다. ② 바퀴모양으로 잘린 오렌지를 한 입 크기로 다시 자른다. ③ 사과와 바나나를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자른다. ④ 투명한 유리 컵에 사과를 넣고 요구르트를 얇게 덮는다. ⑤ 바나나를 위에 깔고 요구르트를 다시 한번 얇게 덮는다. ⑥ 오렌지를 위에 깔고 요구르트를 마지막으로 한번 얇게 깔아준다. ⑦ 씨리얼을 조금 뿌려준 후 바퀴모양 오렌지를 한 조각 올려 장식한다. 오렌지 두부 양상추 볼 재료 오렌지 1개, 생두부 1모, 양상추 1/4통, 노랑빨강 파프리카 1/6개씩, 소스(땅콩버터 1큰 술, 머스터드소스 1작은 술, 올리브유 2작은 술) 만드는 법 ① 오렌지, 생두부, 파프리카는 11cm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양상추는 8cm 정도의 크기로 썬다. ② 볼에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는다. ③ 양상추 위에 두부와 오렌지, 파프리카를 올린 후 소스를 뿌려 준다. 오렌지 미나리 주스 재료 오렌지 2개, 미나리 5줄기, 물 2컵, 꿀 1큰 술 만드는 법 ① 오렌지는 껍질을 벗기고 미나리는 깨끗이 씻어둔다. ② 믹서에 오렌지, 미나리, 물, 꿀을 넣고 갈아준다. ③ 컵에 얼음을 넣고 ②를 붓는다. 오렌지 아몬드 케익 재료 아몬드 1 컵, 케익 믹스 410g, 오렌지 껍질 잘게 썬 것 2큰 술, 막 짜낸 오렌지즙 1 1/3 컵, 아몬드 추출액 1/2 작은 술 만드는 법 ① 오븐을 섭씨 177도로 예열한다. ② 베이킹 시트 위에 아몬드를 한 층 펼친다. 약간 갈색이 될 때까지 오븐에서 12~15분 정도 구운다. ③ 가끔 팬을 살짝 흔들어 준다. 아몬드를 식힌 후 썬다. 오렌지를 갈고 주스를 짠다. ④ 포장에 설명된 내용에 따라 케익 믹스를 준비하고 물 대신 오렌지 주스를 사용한다. ⑤ 갈은 오렌지 껍질, 아몬드 추출액, 그리고 1/2 컵의 썰은 아몬드를 넣는다. 스푼으로 반죽을 떠서 기름을 바르지 않은 튜브 팬에 넣는다. ⑥ 나머지 아몬드를 반죽 위에 뿌린다. 케익 믹스 포장에 설명된 내용에 따라 구운 후 차게 식힌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제공 _ 썬키스트

[Fashion& Style] 올 여름 남성패션 따라잡기 Stylish & Cool

스타일의 시대라고 한다. 남자의 스타일이 외모보다 더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옷 잘 입는 남자, 자신을 꾸밀 줄 아는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세상이 됐다. 자신의 체형과 이미지에 어울리는 세련된 스타일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옷장을 열어 보면 늘 같은 옷, 어머니가 사다주신 옷들로 가득한 것이 보통의 한국 남자들의 실상이다. 특히 더운 여름철, 패션은 이미지 메이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몰들이 날마다 새로운 여름 신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옷은 물론 이와 함께 매치할 수 있는 가방, 신발, 각종 액세서리들을 전시해 남자들의 코디에 조금 더 개성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추세이다. 패션테러리스트에서 벗어나 여름멋쟁이로 거듭날 수 있는 패션팁을 소개한다. 패셔너블해진 쿨비즈룩 유행옥스포드셔츠면바지린네셔츠 등 인기 파스텔비비드한 컬러 등 화려해진 색감 여름철엔 뭐니뭐니 해도 깔끔한 남방이나 셔츠가 무난하다. 원래 노타이, 노자켓을 기본으로 여름철 과도한 냉방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던 쿨비즈룩(시원하다, 멋지다라는 뜻의 Cool과 Biz가 결합된 단어)이 올해는 좀 더 패셔너블해지면서 유행 주류로 떠올랐다. 남자들의 패션 동향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파스텔컬러, 비비드한 컬러 등 손사래를 치며 컬러풀한 의상에 고분고분하지 못하던 남자들이 요즘은 여성들보다 더욱 화려해진 컬러감으로 자신 있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여름일수록 더욱 댄디한 스타일의 옷들이 눈에 띈다. 옥스포드셔츠, 면반바지, 보트 로퍼, 카라티, 10부바지 등의 의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름 트렌드 색상인 스카이블루 컬러는 물론 핑크, 올리브, 에메랄드 컬러 등 취향 역시 다양하다. 무더워지는 날씨에 유용한 린넨 소재의 의류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전 할아버님 시대의 전유물이었던 마소재의 옷들이 트렌드에 맞게 리디자인 돼 시원함과 특유의 재질을 살려 린넨 셔츠, 린넨 팬츠, 짚과 린넨 소재로 이뤄진 스트랩샌들 등 더욱 계절감을 살린 제품들이 젊은층에 맞게 출시되고 있다. 특히 카고바지, 에스빠드류, 남자 카라티, 남자 브이넥티셔츠, 글래디에이터 샌들, 마바지, 린넨 셔츠, 카고 반바지, 보트슈즈 등 여름 시즌에 맞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명실상부한 여름 남자패션을 주도하고 있다. 컬러가 돋보이는 팝 라인 슈즈로 마무리 무엇보다 패션의 종결은 신발이 아닐까. 감각적인 남성들을 위해 슈즈에 포인트 컬러창을 입힌 팝 라인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팝 라인은 신발 밑 창 부분에 서로 다른 색을 덧대어 더운 여름 밝고 경쾌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한 트랜디한 아이템으로 윙팁과 유팁 2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수트를 즐기는 남성들이 손꼽는 기본 아이템인 윙팁 슈즈는 오렌지색 간창과 절개디테일을 반영해 클래식한 의상뿐 아니라 치노 팬츠나 데님 팬츠에도 멋스러운 패션을 완성 가능하도록 했다. 특별히 스폰지 소재의 간창은 발에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과 함께 뛰어난 쿠션감으로 착화감이 탁월하다. 캐주얼 의상과 매치가 유용한 유팁 슈즈는 서로 다른 소재를 사용한 톤온톤 컬러 포인트 몰드창과 신발끈 장식으로 모던함과 고급스러움을 강화했다. 브라운과 블루, 2가지 컬러로 선보인 유팁 슈즈는 각각 빨강과 녹색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했는데 의상에 따라 연출할 수 있도록 2가지 색상의 신발끈과 함께 구성했다. 박인윤 캐주얼 슈즈브랜드 영에이지 상품기획팀 과장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남성 패션 시장에서 슈즈는 작지만 센스 있게 패션 감각을 표현하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라며 이번 새롭게 출시된 영에이지 팝 라인 슈즈는 남성화에 세련된 디자인을 입혀 더운 여름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복장을 경쾌하게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헤리토리 및 캐주얼 슈즈브랜드 영에이지

[문학공장⑪] 신달자 시인

그녀는 예뻤다.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칠순(七旬)을 바라보는 시인에게 예쁘다고 하면 무례하다 야단쳐도 어쩔 수 없다. 신달자(69한국시인협회장) 시인은 그냥 예쁘다. 등단 50년차 노장 선수에다, 중학생 손자를 둔 할머니, 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살아갈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음을 얼굴 주름이 말해주는 60대 후반의 여자가 어디가 예쁠까 궁금할 거다. 어떤 이들은 그녀가 까칠하다고 한다. 그건 그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지 않은, 시인을 잘 모르는 이들의 선입견일 뿐이다. 지난 5월 31일 오후 3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봄날의 시인 그리고 시라는 주제로 열린 권영민의 문학콘서트에서 강연과 낭독을 맡은 신달자 시인을 만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왜 그녀가 사랑스러운지, 예쁜지를 시나브로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강연섭외 1순위답게 시인의 이야기는 찰지면서 쫀득쫀득한 찹쌀떡 같기도 하고 톡 쏘면서 알싸한 맛이 일품인 홍어 같기도 했다. 유복한 어린시절 문학에 반한 낭만소녀칠순 눈앞이지만 초록빛 감수성 첫사랑, 그 아쉬움이 문학을 부르다 신달자의 어린 시절은 부유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없는 것이 없는 남자였다. 시인의 아버지는 625전쟁 후 제재소, 정미소, 도가 등 그야말로 그 시절 돈이 되는 일에 손을 대면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돈이 많아지면서 아버지의 여자도 많아졌다. 아버지는 바다가 보고 싶다고 며칠씩 집을 비우는 책임감 없는, 철없는 가장이셨다. 그런데 자식 5명을 낳고 자유로운 생활을 접고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셨다. 돈 버는 수완이 좋으셔서 당시 집에 일본식 목욕탕이 있었을 정도로 부유했다. 중학교 시절 장고춤, 부채춤 등 한국무용을 배웠을 정도로 있는 집 딸이 뭐가 아쉬워 문학 그것도 배곯는다는 시에 빠져든 것일까. 시인은 문학의 시작을 첫사랑과 아버지를 꼽았다. 경남 거창에서 자란 시인은 중3 때 서울에서 온 남학생을 보고 짝사랑에 빠졌다. 남학생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다는 그녀는 편지를 써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편지라곤 국군아저씨께 쓴 위문편지가 전부였으니 러브레터는 넘기 힘든 산이었다. 나름 방법을 찾은 것이 대학생 오빠를 둔 친구에게 고무신을 주고 김소월 시집을 빌려 러브레터를 쓰기 시작했다. 시집을 통째로 베껴 쓴 다음 친구에게 돌려줬다.(하하) 그 당시 500여 통의 러브레터를 썼지만 단 한 통도 그 남학생에게 전해주지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아이가 서울로 갔다. 아마도 그 때, 그 남학생에게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문학의 원천이 아닌가 싶다. 첫사랑이 이뤄졌다면 아마 나의 문학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순수했던 그 시절의 아쉬움이 무언가 말하려는 욕구로 표출돼 문학이 됐다. 김소월의 시를 읽고, 쓰고, 베끼며 첫사랑앓이 중이던 그녀에게 아버지는 골치 아픈 숙제를 안겨주셨다. 바로 일주일에 한통씩 편지를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녀의 편지는 내용과 문장에 따라 일주일 용돈이 결정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부모님 전상서로 시작하는 형편없던 편지는 명언집을 베껴 쓰거나 인용한 내용을 편지로 쓰면서 용돈이 두둑해졌다. 아버지는 등단하지 않은 시인이셨다. 어느 날, 아버지의 일기장을 보게 됐다. 돈도 많고 여자도 많고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아버지였지만 일기장에 나는 오늘도 외로웠다고 써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 왜 사람에게 날개가 없는가였다. 그 때 시인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방법이 시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시절, 경남백일장에서 1등을 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녀가 시인이 됐을 때 아버지는 내가 너에게 절하고 싶다라고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꿈을 이룬 그녀의 인생 전반전은 순조로웠다. 걸어 다니는 시집 시인의 인생 후반전은 결혼을 기점으로 역전패 당하고 만다. 많은 이들이 시인 신달자하면 그녀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생활을 기억한다. 시인의 인생을 잔인하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면 이렇다. 대학교수인 남편이 결혼 9년 만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24년간 수발을 했다. 한 달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만 반신불수가 된 남편과 팔순 시어머니, 어린 세 딸아이를 뒷바라지하며 지옥 같은 현실을 헤쳐 나간다.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까지 쓰러져 9년 동안 병상에 계시다 돌아가신다. 딸 셋을 키우면서 뒤늦게 공부해 대학교수의 꿈도,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도 이룬다. 하지만 남편은 세상을 뜨고, 시인마저 유방암 판정을 받는다. 왜 신달자 시인을 걸어 다니는 시집이라고 부르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본인의 암 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통을 이겨 낸 감동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바로 시인이었다. 지금도 시인은 작품을 통해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뼛속까지 새겨진 상처를 온몸으로 고백하며 시인으로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결혼 후 한 여자로서 견딜 수 없는 구름(어려움)이 꼈다. 워낙 나약하고 소극적이고 잘 울고 무거운 물건 하나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타입인데 꾸역꾸역 세월을 살아왔다. 정말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딸 셋의 엄마였기 때문에 그리고 내게 친정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30점을 받아갔더니 ㄱ자도 모르는 엄마가 그래도 넌 될 거다라고 말해주셨다. 엄마는 단 한 번도 불가능을 얘기한 적이 없었다. 시인은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공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 가운데 1992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인생의 화양연화로 말이다. 1992년 3월 큰 딸이 결혼을 했다. 그리고 12월에 첫 손자를 안았다. 그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교수가 됐다. 이같이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사유한 신달자 시인은 강연섭외 1순위로도 꼽히는 인생 멘토로 그동안 수백 회의 초청 강연과 방송, 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 왔다. 또 평택대학교 국문과 교수, 명지전문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역임하면서 후학양성에서 정성을 쏟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여류시인으로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국민들의 정서를 때론 말랑말랑하게, 때론 섬세하게 컨트롤하면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해 왔다. 또 사회적 편견 속에 살아가는 여성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그린 장편소설 물위를 걷는 여자(1989)를 비롯해 사랑에는 독이 있다, 모순의 방, 성냥갑 속의 여자, 겨울 속의 겨울 등 쉼 없는 필력을 이어왔다. 이처럼 시인 신달자는 화려한 삶 뒤에 감추어진 처절한 고통의 나날들을 오롯이 그녀의 몫으로 감당하고 있다. 수많은 시집과 소설, 수필집을 펴낸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시를 쓸 때마다,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한다. 돈이나 남자에 무릎을 꿇어본 적 없다. 유일하게 시에게는 무릎을 꿇는다. 아직도 시를 접할 땐 몸둘바를 모르는 초년병 같은 마음이다. 시를 써서 시인이 아니라 시인의 삶 자체가 시가 되는 신달자. 어찌 사랑스럽지 아니한가. 어찌 사랑할 수 없겠는가.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