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PHOTO 경기 표지

[Issue] 막오른 제18대 대통령선거 대선 링위에 오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헌정 사상 첫 여성후보 84% 압도적 득표율국민대통합 시대 활짝 열겠다 오는 12월 19일 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새누리당 후보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됐다. 새누리당은 8월 20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8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20%)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박 전 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박 후보는 집계결과 선거인단 투표에서 7만1천176표, 여론조사 지지율(74.2%)을 환산한 득표수에서 1만5천413표를 얻어 전체 유효투표의 84%인 8만6천589표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주요 정당에서 여성 대통령 후보가 탄생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현직 지사로 경선에 참여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선거인단 5천622표, 여론조사 지지율 환산 득표수 3천333표를 얻어 8.7%인 8천955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김태호 의원은 3.2%3천298표를 받았으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2.6%2천676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1.6%1천600표를 각각 기록했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역대 대선 경선에서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2002년 이회창 후보의 68%를 크게 뛰어 넘는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박 후보는 수락연설을 통해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이라면 그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글 _ 강해인김재민기자 hikang@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박근혜, 그는 누구인가? 퍼스트레이디서 대선후보로 15대 총선 여의도 입성 내리 5선2001년 당 개혁 요구 외면에 탈당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한국 정치사상 첫 집권 여당의 여성 대통령 후보다. 아니, 이제까지의 정당사에서 있어서도 군소정당을 제외한 정통 정당사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다. 그러나 박 후보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에 있어 질곡의 정치사를 모두 거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를 흉탄에 잃은 설움 당해 박근혜 후보(60)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로 성심여고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22세 때인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간첩 문세광에 의해 암살을 당하고, 27세 때인 1979년 10월 26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에 의해 시해를 당해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은 설움을 당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1979년까지 퍼스트 레이디를 대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청와대를 나온 뒤 걸스카웃 명예총재, 영남대 이사, 육영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후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대구 달성)로 15대 국회에 입성했으며, 19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했다. 대구 달성 선거에서 당시 여당에 크게 뒤졌던 판세를 극적으로 뒤집어 달성 대첩이라고 불렸다. 여의도에 입성하기 전인 1994년부터 17대 국회 초반인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천막당사로 위기의 당 살려내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후 임명직을 마다하고 선출직 부총재 경선에 나서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2001년 총재 한 사람에게 공천권 등 모든 것이 집중되는 정당 시스템과 정치문화의 변화 등 당 개혁안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 미래연합을 창당해 2002년 5월부터 11월까지 대표를 역임했다. 2002년 5월 이사로 재임중이던 주한 EU상공회의소 산하 재단인 유럽-코리아재단의 주선으로 방북, 김정일과 회담을 갖기도 했다. 그해 대선을 앞두고 합당 형식으로 한나라당에 다시 합류했다. 2004년 17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한나라당이 차떼기 부패당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전멸 위기를 맞을 때 대표 경선에 나서 당선됐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저는 오늘 신에게는 아직도 열 두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한 충무공의 비장한 각오를 되새기며 이 자리에 섰다. 저는 부모님도 없고, 더 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다. 당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연설, 대회장을 압도했다. 대표에 당선된 뒤 그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천막당사를 마련, 사죄의 마음으로 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하며 총선을 준비했다. 그 결과 예상을 깨고 121석의 선전을 거뒀다. 이를 통해 그는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지방선거 피습으로 생사의 갈림길 2006년 531 지방선거 기간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일을 당했다. 선거를 열흘 정도 앞둔 5월 20일 신촌 사거리 유세중 단상에 오르는 찰나 지충호가 휘두른 문구용 칼에 얼굴을 크게 베었다. 11cm에 이르는 상처였지만 아슬아슬하게 안면신경을 피해가고 기적같은 수술이 이뤄져 살아난 그는 이날로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고 회고한다. 60년 삶이 곧 대한민국 현대사 2004년 천막당사 배수진 총선 선전2007년 이명박 후보에 석패 와신상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그해 말 대표에서 물러난 그는 2007년 대선후보 도전에 나섰으나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아깝게 패했다. 당시 일반 당원대의원국민선거인단 경선에서는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 뒤져 후보자리를 내줬다.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대선 후보 선출까지 2011년 12월 9일 홍준표 대표가 디도스 파문으로 인해 사퇴하며 당이 지방선거 참패가 예상되는 등 위기를 맞자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 수습을 맡겼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맡은 후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명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총선을 준비, 19대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과반이 넘는 152석을 획득해 1당을 유지했다.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고 황우여 대표(인천 연수) 체제가 출범하자 7월10일 18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캠프명은 국민행복캠프로 정하고, 슬로건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정했다. 글 _ 김재민 기자 mkim@kyeonggi.com사진 _ 연합뉴스 [interview] 첫째도, 둘째도, 오로지 국민 파벌과거사 논쟁 무의미정치권 최우선 과제는 민생 새누리당 제18대 대선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인식과 관련, 정치권에서 민생을 제쳐놓고 그 문제를 갖고 싸우고,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지명받은 뒤 기자회견에서 516과 유신, 고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선 선대본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당 지도부나 각계각층의 의견을 많이 들어 결정하겠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대위 구성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안철수 원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경우에서든 국민의 삶을 내 정치의 중심에 두고 있다.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기위해 내가 바꿀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또한,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내가 답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분이 판단해서 할 문제다. 516이나 유신 문제의 시각이 다른 진보층을 아우를 방안은.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과는 중도다, 보수다, 진보인지를 따질 것 없이 함께 갈 수 있고, 함께 가야 한다. 현 정치권이 할 일이 산더미같이 있고 힘든 민생이 앞에 놓여 있는데 과거를 갖고 할 여유가 있는가.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자꾸 과거로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한 입장은. 당이 받은 게 아니고 개인 간 금품수수에 의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런 시비, 의혹이 생긴 것 자체만으로도 참 송구하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고 있고 결과에 따라 나중에 사과할 일 있으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돼 있는데. 일본에서 역사 인식을 바르게 갖도록 촉구하고 노력을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글 _ 강해인 기자 hikang@kyeonggi.com 향보 대선행보는? 불통 우려 불식 대통합 깃발 야권 후보 비해 상대적 약세 수도권중도층20~40대 집중 공략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통합 행보는 어떻게 진행될까? 8월 20일 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박 후보는 원칙과 소신이 강점이지만 일부에서는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선후보 경선기간 동안 김문수 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경선 주자들 뿐만 아니라 캠프 일각에서도 박 후보가 변해야 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발언과 공천헌금 파문에 임하는 박 후보의 자세 등이 보여준 답답한 이미지는 2030세대 젊은층 뿐만 아니라 4050세대 중년층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왔다. 특히, 박 후보의 대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선 룰이나 일정 등에서 비박 주자들의 주장을 크게 포용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경선과 전대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처럼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뒤 지지율이 오르는 것)를 불러오지 못한 것은 이 같은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박 후보가 변화의 모습을 통해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리지 못하면 향후 야당 후보와의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 선출연설에서 대통합을 강조한 박 후보는 이를 감안, 당선된 다음날인 8월 21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대통합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봉하마을을 전격 방문,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이어 8월 22일에는 상도동과 동교동을 각각 방문,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각각 예방한 뒤 24일에는 김 지사 등 비박(비 박근혜) 경선주자 4명과 오찬회동을 하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3일에는 대학생 총학생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값 등록금 실현 약속을 강조했으며, 26일에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홍익대 일대를 방문해 2030세대와의 스킨십을 시도했다. 이 같은 행보는 취약점으로 부각되는 수도권중도층, 20~40대와 호흡하는 소통의 정치의 일환이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진정성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있다. 박 후보는 수도권과 2040세대에 대한 외연확대에 대해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고, 많이 만나고, 얘기도 많이 듣고 하면 그분들한테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더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_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Issue] 2012런던올림픽 폐막 한국 종합5위 “2016 브라질 리우에서 만나요”

한국 선수단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다 금메달을 작성한 베이징 대회와 타이를 기록했다. 한국은 8월 12일 17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린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내며 종합 5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을 여유있게 달성하면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순위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연이은 낭보~ 태극전사들 역대 최고 15개 金사냥 한국이 10-10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는 양궁과 사격이 각각 금메달 3개씩을 따낸 것이 큰 힘이 됐다. 여자 양궁 에이스 기보배(광주광역시청)는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고 오진혁(현대제철)은 양궁 남자 개인전서 한국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사격의 진종오(KT)는 남자 10m 공기권총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며 금빛레이스에 시동을 건 데 이어 50m 권총서도 정상에 오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여자 25m 권총에 나선 김장미(부산시청)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사격은 런던에서 금 3개, 은 2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펜싱에선 김지연(익산시청)이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남자 사브르 대표팀도 단체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유도는 송대남(남양주시청)과 김재범(한국마사회)이 각각 남자 유도 90㎏급과 81㎏급에서 금메달을 보태며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도선수단, 사격태권도 등 선전 금2 은2 동3 또 남자 기계체조의 양학선(한국체대)은 자신만의 기술을 앞세워 한국 체조 52년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영예를 안았으며 황경선(고양시청)은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마린보이 박태환(SK텔레콤)이 자유형 400m와 200m서 각각 은메달을 따냈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도 동메달을 획득하며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첫 메달 획득의 기쁨을 맛봤다. 이밖에 리듬체조 결선 5위에 오른 손연재(세종고)와 4위를 차지한 여자 핸드볼, 여자 배구팀 등은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경기도체육회에 따르면 경기도선수단은 금 2, 은 2, 동메달 3개로 모두 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의 종합 5위 달성에 이바지했다. 금메달의 주인공 황경선과 송대남 외에도 최영래(경기도청사격 50m 권총)와 이대훈(용인대태권도 58kg급)이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펜싱에선 남현희(성남시청)와 최병철, 정진선(이상 화성시청)이 동메달을 따냈다. 글 _ 정근호 기자 k101801@kyeonggi.com

[특별기획] 2012 병점 떡전거리축제

화성 병점역 일원서 10월 6일부터 이틀간 열려 과거급제 후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이를 만나러 가던 중 요기를 했던 곳이 있다. 바로 화성시 병점동 떡전거리다. 춘향전을 읽다보면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을 찾아 남원으로 내려가는 장면이 있다. 서울 숭례문 밖에서 마패를 받은 이몽룡이 동작나루와 과천을 지나 수원에서 하룻밤을 잔 뒤 대황교, 떡전거리, 진개울, 중미고개를 넘어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떡전거리란 표현이 춘향전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역사적 의미 또한 커 이를 기리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떡 파는거리 일명 떡전거리로 알려진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 일원에서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2012 병점 떡전거리축제가 열린다. 떡전거리축제가 열리는 병점(餠店)은 떡병(餠)에 가게 점(店)으로 한자 풀이 그대로 떡 가게가 많았던 곳이다. 경기도에서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통하는 큰 길목으로 고려시대부터 자연스럽게 행인들과 떡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 떡전거리로 불리었으며 그 후에 병점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갖게 됐다. 암행어사 이몽룡이다 짚풀공예 체험 등 고전과 현대의 만남 다양한 행사 마련 과거시험한복패션쇼떡경연대회 등 행사 풍성 축제는 국철 1호선 병점역 1번 출구에서 화성경찰서 태안지구대 방향 500m를 전통 떡전거리로 꾸며 펼쳐진다.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정오부터 조선시대 과거시험처럼 전통의상을 입고 화성지역 고등학생 20명이 떡전거리 과거시험을 치른다. 이어 흥겨운 남사당놀이가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오후 4시부터 떡전거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한복 퍼레이드도 볼만하다. 한복 패션쇼에서는 서민부터 양반, 임금 등 조선시대 복식문화부터 현대 한복까지 한복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6일과 7일 오후 5시에는 2012년 현대판 퓨전극 암행어사 이몽룡이다가 공연된다. 이몽룡이 떡전거리에서 떡을 먹었다는 역사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몽룡과 춘향이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선보인다. 축제 이튿날인 7일에는 합격을 기원하는 병점 몽룡떡 경연대회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무엇보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행사가 많아 연인, 친구, 가족끼리 나들이 행사로 제격이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세계 떡전시부터 조선시대의 베나 옷감을 파는 가게 포목전, 어르신들과 직접 짚신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짚풀공예 체험, 옛날 뻥튀기 기계를 이용한 추억의 뻥튀기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시대 도성내 병인을 치료하는 업무를 관장했던 내의원활인서를 재현해 조선시대 의상을 입은 한의사가 관람객들을 무료 진찰해주는 코너도 마련돼 있으며 점술집, 서당, 포도청, 방앗간 등이 마련돼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떡메를 쳐 인절미로 만들고, 시루에 불을 지펴 시루떡을 만들어 보는 떡 체험장도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떡전거리 주막과 떡카페에서 각종 웰빙떡을 맛볼 수 있다. 게다가 공굴리기, 줄다리기,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민속놀이 코너도 마련돼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거운 주말을 예고한다. 한편 이번 축제는 화성시가 주최하고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며 경기일보, 태안농협,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이 후원한다. 문의: 화성시문화재단 (031)8015-8123/ 경기일보 전략사업부(031)250-3383 떡전거리는 떡전거리가 명성을 얻은 것은 조선 17~18세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역과 원 등 관리와 일반 민간인의 숙박과 식사를 해결해주던 곳들이 사실상 와해된다. 그 후 상업의 발달로 인해 일반인들이 경영하는 주막이 등장하기 사작했다. 장사를 위해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병점의 경우 지리적으로 수원을 출발, 오산천안으로 가는 나그네들이 시장기를 느낄 중간 지점이었던 것이다. 특히 조선시대 사람들이 보통 아침 저녁 식사만을 주로 한 점으로 볼 때 간식 역할을 하는 떡의 효용성은 더욱 컸을 것이다. 병점의 경우 병점, 안녕리, 황계리, 반정리 등 그 주변에 넒은 논들이 펼쳐져 있어 질좋은 쌀들이 많이 생산됐다. 이들 양질의 쌀로 맛있는 떡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이 지역의 쌀은 일제에 의해 병점역을 통해 일본으로 강제 운송되기도 했다. 또 1911년 조선총독부에서 전국의 지명과 지지(地誌)사항을 조사해 작성한 지리정보자료인 조선지지자료에 수원군 태촌면 항목에는 餠店(병점) 酒幕(주막)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당시 수원군 지역 및 그 일대에는 총 5개의 주막이 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슐막(수원군 남부면 구천동), 대황주막(수원군 안녕면 간촌 부근), 돌당거리주막(수원군 갈당면 석당리), 오산주막(수원군 청호면 오산)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떡과 인연이 많은 병점에서 열리는 2012 병점 떡전거리축제는 경기도민들에게 병점의 유래를 알리고 지역고유의 풍습을 함께 즐기기 위한 축제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화성시문화재단

[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군포시장 김윤주

인구 1천220만명 살고 있는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공공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동네는 어디일까? 1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수원시일까, 아니면 출판단지가 있는 파주시일까. 정답은 바로 29만명의 책벌레들이 살고 있는 책의 도시 군포시다. 군포시청 1층 로비에 가면 그 흔한 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화려한 상패나 정형화된 사진을 볼 수 없다. 대신 가장 먼저 책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10월 6천여권의 책을 갖춘 북카페 밥상머리가 들어서면서 시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청로비가 도서관인지, 어린이집인지 착각할 정도다. 군포시민들에게 시청은 곧 도서관이요, 휴식공간인 셈. 군포하면 책, 책하면 군포를 생각나게끔 만든 장본인, 김윤주 군포시장을 8월 20일 오전 집무실에서 만났다. 막연하게 생각되던 군포시의 책관련 시책들은 신생아부터 군인, 노인, 시각장애인, 다문화가정까지 그 대상과 내용이 상상, 그 이상이었다. 독서 조기교육(?)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매년 군포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그림책과 출산축하용품을 전달하고 도서회원카드를 발급해준다. 매년 3천400여명의 신생아들이 그 혜택을 받고 있다.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임신 8개월 임산부와 산후 12개월 미만 산모와 신생아에게 책 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시는 지난해부터 매년 책 한 권을 선정해, 릴레이 도서로 제공하고 시민들이 함께 토론하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예 거실을 서재로 바꾸자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다문화가정을 위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 도서관을 만들어 도서 400권을 비치하는가 하면 노인복지회관에는 눈이 침침한 어르신들을 위해 글자크기 15포인트의 큰 글씨 도서 200권을 보급했다. 이뿐 아니라 시각장애인과 어른신들을 위해 오디오북 1천 개를 보급하는가 하면 군포시에 유일하게 위치한 공군부대에도 병영문고를 설치해 군인들의 책읽는 문화 조성에 발 벗고 나섰다. 시는 오는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군포시 산본동 중심사업지역 일원에서 제2회 북 페스티벌을 개최해 가을날 군포를 책의 물결로 뒤덮을 계획이다. 이처럼 알토란 같은 책 읽기 장려 사업들이 군포시 곳곳에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전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김윤주 시장이 책 읽는 군포를 민선5기 역점시책으로 정하고, 지난 2년간 독서환경 개선 사업에 매진해왔기 때문. 그렇다면 김 시장은 왜, 책으로 군포를 변화시키고, 사람을 키우겠다고 결심한 것일까. 경북 예천 산골에서 자란 김 시장은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7남매의 장남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낮에는 논밭에 나가 집안 일을 도왔지만 저녁에는 외삼촌이 운영하는 작은 책방을 찾아가 무조건 책을 읽었어요. 배고픈 사람이 허겁지겁 밥을 먹듯이 말입니다. 친구들이 부러워 별의별 생각을 많이 했는데, 책이 있어 견디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김 시장에게 책은 인생의 스승이자, 동반자였다. 또 살아갈 용기와 지혜를 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 그리고 책 한 권의 힘을 믿으며 결심했다. 비록 학교에 다니진 못했지만 또래 친구보다 더 많이 책을 읽고, 더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 되자고. 김 시장은 여섯 동생들을 돌보면서 장남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했던 유년시절엔 삼국지를 읽었고, 서울로 올라와 노동운동시절엔 전태일 평전을 읽으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키웠다. 시장이 되고 나선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읽는 등 책과 평생을 함께 하고 있다. 요즘도 짬날 때마다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고 있다. 취임 초, 책 읽는 군포를 만들겠다고 하자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저처럼 어려워 공부를 포기하는 아이가 없게 만들고, 누구나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의 이로움을 많은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이 알고 있으나 실제로 책 읽기를 장려하는 사업은 선뜻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업 성과가 오랜 세월이 지나야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장기적으로 책 읽기 장려 사업은 가족의 행복, 지역사회 발전, 사회문제 해결 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건전한 투자라 생각합니다. 김 시장이 책 읽기 사업에 올인하는 이유이자,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다. 누구보다 책 한 권이 귀했던 김 시장은 지자체 중 최초로 전담팀인 책읽는군포팀을 만들어 운영할 만큼 책과 관련한 행정에 유독 정성을 쏟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까지 도서관 독서천국 실현 김 시장은 무엇보다 책 읽는 소리로 군포가 시끌벅적해지려면 독서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프라 확대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해 누구나 언제든 손만 뻗으면 책을 읽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 중이다. 현재 군포에는 5개의 시립도서관 외에도 24개의 작은도서관 등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더해 내년 5월이면 부곡지역에 또 하나의 도서관이 들어선다. 중장기적으로 작은도서관을 40개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정한 독서의 해인 올해 군포시의 독서관련 시책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17회 독서문화 시상식에서 군포시가 공공부문 최고상인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이래 올들어서는 군포시중앙도서관이 경기도의 2011년 도서관 운영 평가에서 최우수 도서관으로 선정되는 등 책 관련 분야에서 책의 도시 군포가 정부 최고의 상을 수상함으로써 대외적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상 자체는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단지 시장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취업 면접을 갔을 때 군포에서 왔다는 말만하면 더 묻지도 않고 합격시키는 미래, 책 읽는 군포에서 자란 아이는 인성이나 실력을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환경조성 및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중간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주 시장은 보여주기식 혹은 업적남기기식 행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1998년 민선2기에 처음 시정을 책임질 때부터 오로지 사람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김 시장은 이를 가장 큰 업적이라고 정리했다. 아이들에 대한 투자 효과는 30~40년이 지난 후에 나타납니다. 솔직히 인내심이 요구되는 거죠. 군포의 경우, 꾸준한 노력끝에 지난 2005년 12월 민선3기 때 정부로부터 청소년교육특구로 지정됐습니다. 민선5기 들어서 추진된 무상급식 중학교 전학년 확대나 군포안양의왕 3개시 공동친환경 급식지원센터 설립추진, 도서관 증설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 희망교육 1번지 군포 건설을 위한 사업들도 결국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겁니다. 이밖에도 안전도시를 위해 군포지역 내 방범, 초등학교 보안, 버스정보시스템 등 9종 735대의 CCTV를 통합관제하는 시스템을 지난 5월말 구축했으며 지역경제의 다양성과 첨단화를 꾀하기 위해 부곡지역에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 중에 있으며 이 사업은 당동당정동 공업지역 정비와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군포시 거주 어르신 1천500여명 이상이 군포시니어클럽, 군포시노인복지관,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군포시지회를 통해 노인 일자리 사업 및 각종 지역경제 활동에 참여 중이다. 바쁜 시정업무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는 낙제점을 받고 있지만 김 시장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불편한 점을 해소해주는 삶 자체가 뜻깊은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책 읽는 도시의 아이는 마음이 건강하고, 어른은 인생이 지혜롭고, 도시는 비전이 넘칩니다. 지금 저는 책으로 사람을 키우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앞장서 실천한다는 생각으로 시정에 임하고 있습니다. 훗날 군포시민들이 김윤주는 책으로 세상을 바꿨다,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는데 김 시장이 일조를 했다는 말을 해주신다면 정말 기쁘고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날을 위해 앞으로도 항상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김윤주가 되겠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온 세상에서 무슨 소리가 가장 맑을꼬, 눈 쌓인 깊은 산속의 글 읽는 소리로세라고 말했다. 책으로 꿈을 키우며 성공한 김윤주 시장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소리, 책 읽는 소리로 군포를 흔들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경기좋다] 조선후기 실학의 태생지… 양평 두물머리 마재

아름다운 풍광 눈맛 오이소박이 국수 입맛 수년 전만 해도 중앙선 기차를 타고 한강 상류를 따랐다. 팔당역을 지나고 강변을 따라가면 양수리를 지나게 된다. 그리고 멀리 두물머리를 보게 된다. 지금은 철도 노선이 바뀌고 속도가 빨라져서 그 기분을 맛볼 수 없지만 중앙선 철도를 탈 때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최근 정부의 4대강사업과 관련하여 두물머리가 뉴스의 초점이 되어 유기농 농지를 굳이 개발해야 되는가가 문제되고 있지만 이곳의 자연경관은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조선후기 실학파 정약용의 고향마을이기도 하여 그와 관련된 유적들이 남아 있고 실학박물관도 있으니 한번 쯤 찾아보며 당시를 회고 할만하다. 두물머리는 두 강이 합쳐지기 때문에 두 물이고, 그 지점이기 때문에 머리이다. 그래서 소설가들은 이렇게 묘사했다. 강들은 서로 스미듯이 합쳐져서 물이 날뛰지 않았다. 물은 넓고 깊었으나 사람의 마을을 어려워하듯이 조용히 흘렀고 들에 넘치지 않았다. 논경지들은 물가에 바싹 닿아 있었다. 수면과 농경지가 턱이 지지 않아서 아이들도 동이로 밭에 강물을 퍼 나를 수 있었다. 북한강 물은 차갑고 남한강 물은 따스해서 두물머리 마재에는 아침마다 물안개가 피었다. 해가 떠올라 안개가 걷히면 강은 돌연 빛났고 젖은 산봉우리에 윤기가 흘렀다. 소설가 김훈은 그의 흑산에서 두물머리 마재를 이렇게 표현했다. 강원도 산협을 돌아 나온 북한강과 충주, 여주, 이천의 넓은 들을 지나온 남한강이 이 마재에서 만난다고 하면서 말이다. 소설 흑산에서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황사영은 그의 장인 정약현에게 말하기를 마을 앞강이 큰 공부입니다고 했다. 그러자 약현이 대답하기를 자네가 이 마을 강을 알아 볼 줄 내 알았네. 마음이 깨어 있지 않으면 경서(經書)가 다 쓰레기일쎄라고 했다. 이 아름답고 유유히 흐르는 강을 보고 세상을 깨우치라는 말일 것이다. 정약용의 형제인 정약현은 두 줄기 강물이 만나서 더 큰 물을 이루어 흘러가는 물가의 고향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 물의 만남과 흐름은 삶의 근본과 지속을 보여주는 산천의 경서였다. 인근의 운길산에 오르면 수종사라 작은 사찰이 있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수종사 경내 전망대에서 두물머리를 보면 정약용 형제들이 그 곳에 올라 강을 보고 세상을 깨우쳤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강과 들이 기름지니 근처의 음식점들의 음식도 맛이 풍부하다. 두물머리에 가면 잊지 말고 개성집에 들려서 오이소박이 국수 한 그릇은 꼭 드시길. 글사진 _ 김란기(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이정환(미아리 사진방 대표작가)

[경기초대석]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사회지도층의 기부는 당연한 의무입니다. 기부는 연말연초 이벤트가 아닙니다. 연중무휴 늘 기부하는 문화로 바꿔야 합니다. 이젠 시민 한 명 한 명, 우리 모두가 기부의 마음을 갖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때입니다. 인천 사랑의 열매가 그 역할을 하겠습니다. 내무부(행정안전부) 공무원으로 시작해 지난 45년간 인천시와 경기도, 안산평택송탄부천시장을 거쳐 민선 옹진군수를 3차례 지낸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77). 인천모금회가 비리 등에 휩싸여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위기에 처했던 지난해 4월에 취임했지만, 1년4개월여 동안 사회지도층의 고액기부자를 10여명 발굴해 내더니 이젠 시민들의 가슴 속에 기부정신을 전하려 고군분투 중이다. 지역 내 10개 군구를 돌며 공무원들과 일선 행정 현장에 있는 동통이장 등을 만나며 기부문화 확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르게 바쁜 조건호 회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조 회장은 성금 모금 목표액을 달성하는 게 인천모금회가 존재하는 목적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게 우리의 목표다며 비록 회장직이 무보수비상근으로 명예직에 불과하지만, 인천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모금회,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탄생 지난 2010년 공동모금회에서 불거진 비리로 인천 지역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리더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조 회장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인천모금회장에 임명됐다. 조 회장이 취임 직후 인천 모금회가 시민들에게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첫번째로 바꾼 것이 바로 사무실이었다. 당시 인천모금회는 보증금 5억6천만원에, 매달 관리비로 600만원씩 내며 시티은행 건물 10층에 입주해 있었다. 조 회장은 시민들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데 호화로운 사무실을 쓰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며 3개월동안 인천을 돌며 적당한 사무실을 골랐고, 보증금은 반으로 줄여 차액을 예금하고 월 관리비를 100만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시도는 비록 명예직 회장이지만 임기를 마치고 지역에서 역대 인천모금회 회장 중 가장 합리적이고,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일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겠다는 소신에서 비롯됐다. 조 회장은 민선 군수 시절에도 정치인이 이닌, 정도(正道)를 걷는 공직자로 유명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경위서 한 번 안 썼을 정도. 취임 이후 지금까지 조 회장은 단 하루도 쉰 적이 없다. 매일 출근하고 있다. 그는 처음엔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의욕도, 비전도, 열정도 바닥이었다면서 매일 출근해서 직원들의 사기도 북돋아주려고 애썼다. 밥도 사고 술도 샀다. 지금은 많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모든 시민대상 연중무휴 기부문화 정착 노력 조 회장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말 그대로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만큼,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은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모금회는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아너소사이어티 클럽(1억 원 이상 기부자클럽)을 창설했다. 조 회장이 취임했을 땐 인천에 고작 4명 뿐이었다. 학교 동창과 지인 등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지금은 어느새 13명으로 늘어났다. 명예로운 아너소사이어티 만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값진 기회 제공 현재 지역 내 아너소아이어티 가입 대상은 약 2천여명에 달한다. 이제야 첫 발걸음을 뗀 셈이다. 그는 올해 20명이 목표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3위의 성적이다면서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이 고액 기부자클럽인 토크빌 소사이어티처럼 활성화된다면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기부 문화가 퍼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전 시민이 연중무휴 늘 기부하는 문화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여성단체협의회와 협약을 맺고 여자운전자협회, 미용협회 등 여성들의 기부를 유도하고 교육장들을 찾아가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기부문화에 익숙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한 달에 1~2만원이라도 기부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을 펼치며 작지만 지속적인 정성도 모으고 있다. 작은 금액이라도 정성이 담긴 성금인 만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을 널리 알리는데도 애쓰고 있다. 명예의 전당 건립고액기부자 모임 결성 계획 조 회장에겐 인천모금회를 맡고 난 뒤 생긴 작은 꿈이 있다. 기부자들을 위한 작은 회관 건립이다. 기부자들의 명예의 전당인 셈이다. 초등중고교생들이 찾아와서 고액기부자는 물론 비록 금액은 작지만 정성껏 모은 성금을 기부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기부 문화에 더욱 앞장설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줄 장소다. 조 회장은 기부하는 사례가 자꾸 전파되어야 연쇄적으로 또 기부가 일어난다. 수해 때나 연말에 TV에서 성금낸 사람 명단을 내보내주면, 그걸 보고 또다시 성금을 내는 사람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기부자들을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해 인천에 기부 문화를 뿌리내리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고액기부자들이 단순히 성금만 내는 것이 아닌, 직접 각종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토록 모임도 결성시키고 싶어한다. 그는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들 보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들이 단순히 돈만 낸다면 진정한 기부의 의미가 없다면서 9월 중에 이들을 중심으로 자생단체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직접 챙기고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명예로운 아너소사이어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인천 사랑의열매, 상반기 30억9천만원 모금지난해보다 18%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올 상반기 이웃을 위한 인천시민의 나눔을 생각하는 마음은 뜨겁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 상반기 모금액을 집계한 결과 30억9천200만원이 모금됐다. 이는 올해 모금 목표액 75억8천만원의 40.5%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상반기 26억1천900만원보다 4억7천300만원(18%) 증가했다. 모금액 중 개인 기부는 7억7천883만8천1원, 기업과 공공단체 등 법인 기부는 23억1천311만8천881원으로 집계됐다. 인천모금회는 시민의 성금 30억9천200만원에 중앙회 지원금과 지난해 이월금 등을 더해 올 상반기 총 55억8천800만원을 지역의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조 회장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나눔에 동참해 준 개인 기부자와 기업인 등 많은 이들의 나눔참여로 상반기에 56억원이라는 금액을 꼭 필요한 곳에 배분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인천시민의 정성어린 성금을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_ 인천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길을걷다] 인천 연안부두 해양광장

부두에는 항상 설레임과 망설임, 그리움이 묻어 있다. 연안부두는 인천시민의 다양한 삶의 애환, 사랑, 절망, 눈물과 기쁨, 그런 것들이 가슴 절절히 녹아 있는 장소로 인천이 바다도시이자 항구도시임을 확인시켜 주는 곳이기도 하다. 연안부두 인근에 위치한 연안부두해양광장은 바다를 벗 삼아 휴식하며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쉼터다. 이곳에서는 쉼 없이 달려 온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고 자유롭게 내려놓아도 좋다. 부두 사람들의 마음 울렸던 연안부두 노래비 연안부두 해양광장에는 70~80년대 심금을 울렸던 인천시민의 애창곡이자 전 국민의 인기가요 연안부두 노래비가 있다. 가사를 읽노라면 저절로 노래가 되어 흥얼거리게 된다. 어쩌다 한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마음마다 설레게 하나/ 부두에 꿈을 싣고 떠나는 배야/ 갈매기 우는 마음/ 너는 알겠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연안부두 가사를 쓴 조운파 선생은 가사를 만든 배경을 이렇게 말한다. 학생시절에 전학을 와서 인천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없어진 하인천부두에 앉아서 바다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 시절에는 부두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고, 그래서 고깃배나 섬을 오가는 조그만 배들이 많이 드나들었거든요. 물론 간혹 외국을 오가는 외항선들도 있었고. 거기 앉아 있다보면 이별하는 사람, 감격적으로 해후하는 사람, 망망대해를 그저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그런 것들이 가슴에 새겨져 있다가 나중에 노래만드는 일을 하면서 써 보게 된 것이죠. 연안부두에서 이어지는 해양광장이 시민쉼터로 조성된 지는 오래다. 아무 때나 마음편히 와서 바다를 보고, 갈매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섬으로 혹은 해외로 나가는 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광장은 바다쉼터 답게 불가사리, 꽃게 모양으로 돌의자를 만들었다. 바다앞에 조성된 계단은 시민들이 옹기종기 앉아 바다를 감상하기에 딱 좋다. 가마솥처럼 이글거렸던 태양의 힘이 빠진 어스름 녘에는 밤바다의 아득하고 정겨운 풍경이 마음을 푸근하게 적신다. 촘촘히 정박해 있는 배들 사이로 출렁이는 바다는 고향에 온 듯 마음과 몸에 힘을 복돋운다. 전망대 4D영화관, 재미와 호기심 가득 광장의 또 다른 볼거리는 7층 규모의 해양광장전망대다. 카페, 유람선선착장, 4D영화관, 전망대로 꾸며졌다. 7층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연안부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햇볕을 피해 실내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면 전망대가 제격이다. 전망대에서는 바다뿐만 아니라 연안동 일대를 두루 볼 수 있다. 3층 4D영화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4D작품인 아쿠아어드벤처, 별주부전을 20분씩 상영한다. 4D영화용 안경을 쓰고 입장한 극장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속 물고기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상황에 따라 의자가 들썩이고 바람소리를 내어 신기함과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4D영화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관람료는 어린이 3천원, 어른 4천원이다. 연안부두 해양광장은 인천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이다. 광장에 마련된 분수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더위를 확 날릴 물을 뿜어대기 시작한다. 40분간 다양한 모양의 시원한 물줄기를 하늘로 뿜으며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날린다. 분수는 40분씩 가동되고 20분 쉰다. 광장은 역사와 기념의 장소이기도 하다. 1904년 러일 전쟁당시 일본군에 패한 순양함 바랴크호 선원들의 영웅적 희생을 기념하는 추모비가 설치돼 있어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념한다. 추모비로 인해 러시아 관광객들이 국내에 오면 꼭 다녀가는 필수코스로 떠올랐다. 해양광장은 러시아와 또 다른 인연의 꽃을 피웠다. 인천시는 러시아와 친선과 교류 차원에서 2011년 10월 14일 이곳에 러시아 샹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조성했다. 러시아가 샹트페테르부르크에 인천광장을 조성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광장 한쪽은 푸른 인조잔디가 깔려 시원함을 더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각종 공놀이나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야외무대에서 시민들이 좋아하는 각종 무용 등 공연이 펼쳐진다. 중구문화원이 예술단체와 연계해 진행하는 예술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밸리댄스와 각설이타령을 무대에 올려 재미를 선사했다. 세월을 낚기에 딱 좋은 바다쉼터 연안부두 주변엔 또다른 바다쉼터가 있다. 연안어시장 방향으로 회센터들이 밀집한 도로 뒷편에 자리해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낚시꾼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진 낚시터이자 쉼터인 바다쉼터다. 연안부두 바다쉼터는 시민들이 편하게 바다를 관조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하얀 파라솔과 벤치를 놓았다. 이곳은 연안부두해양광장보다는 호젓하다. 차 소리, 사람의 부대낌이 싫다면 이곳을 찾아 바다와 더불어 쉬면서 더위를 잊는 것도 좋다. 도로 위 펜스를 따라 펼쳐지는 광활한 바다는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꽂아 놓고 세월을 건지기에도 충분한 여유와 만족을 준다. 파라솔과 벤치 밑에는 바닷바람을 쐬러나온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낚시꾼들이 자리를 메운다. 이곳은 이미 꾼들 사이에선 갯바위 낚시터 명당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숭어, 망둥어 등이 많이 잡히고 바다 장어의 손맛을 느낄 때 낚시꾼들에겐 최고의 날이다. 해양광장에서 유람선 타세요 인천연안부두 해양광장에서는 인천의 섬으로 떠나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현대유람선이 운영하는 팔미도와 연안부두~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김포터미널까지 가는 유람선 코스다. 100년 역사가 살아숨쉬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는 팔미도는 왕복 2시간 30분이 소요되고 팔미도를 가는 동안 다양한 이벤트 공연이 펼쳐진다. 여행 전 미리 배가 떠나는지 확인은 필수다.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을 거쳐 김포터미널까지 가는 코스도 운행한다. 해양광장에서 인천터미널까지는 편도만 운영하고 1시30분 소요된다. 인천터미널에서 김포여객터미널까지는 3시간이 소요된다. (문의) 현대유람선 032-882-5555 글 _ 이용남 굿모닝인천 편집위원 사진 _ 안영우 자유사진가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