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 없는 kt 마지막까지 구슬땀

프로야구 kt wiz가 전북 익산에서 1군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kt는 27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익산 국가대표 야구장에서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kt는 정규시즌 종료 후 약 열흘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 기간 선수들은 단체로 온천을 찾는 등 지친 심신을 달랬다. 꿀맛 같은 휴가를 마친 선수들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로 복귀해 그동안 마무리 훈련을 해왔다. 오전 10시부터 온 종일 그라운드와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오가는 고강도 훈련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차라리 시즌을 치르는 동안이 행복했다”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숨 돌릴 틈이 없다. kt는 27일 오후 3시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익산으로 떠났다. 조범현 감독, 황병일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은 물론 김사연, 오정복, 하준호 등 선수 대부분이 익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프런트 포함 참가 인원만 해도 7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이동이었다.또 이번 캠프에는 투수 박세진을 포함한 신인선수 11명도 모두 참가한다. 다만 이대형, 박경수 등 핵심 주축 선수들은 개인훈련 소화 후 11월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kt 관계자는 전했다. 조 감독은 이번 캠프를 통해 팀을 재정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무리 캠프는 말 그대로 한 시즌을 정리하는 훈련이다”라며 “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팀 어디가 부족했나’를 짚어보고 이를 집중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타 훈련은 물론이고 개인별 맞춤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한다”면서 “내년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동시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특히, 올 시즌 내야수로 활약했던 김동명을 포수로 전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감독은 “동명이가 어깨에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판단 아래 2년 만에 다시 포수 마스크를 씌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투수 정대현, 김재윤은 투구폼 수정에 주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조 감독은 전했다. 조성필기자

kt 외야수 송민섭 “꿈만 같았던 1군 경기 상무에도 꼭 붙고 싶어”

“정말 상무에 꼭 붙고 싶습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kt wiz 선수들은 정규시즌을 끝으로 휴가를 얻어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다.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kt 외야수 송민섭(24)은 휴가도 반납한 채 나홀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입단을 위해서다. 송민섭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신고선수로 kt에 입단했다. 이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50, 30타점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1군 무대를 밟았다. 28경기에 나서 타율 0.250, 1타점의 성적을 남긴 송민섭은 특히, 4월24일 수원 넥센전에서 2루타 2개, 3루타 1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를 때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kt가 5월 이후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에 나서면서 1군 경기에 한동안 나서지 못한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50, 5홈런, 31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가 7월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서기도 했다. 송민섭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군 경기에 나선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며 “어릴 적부터 그리던 순간이었는데 실제 그 무대에 섰다는 사실에 행복했다”고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공수 양면으로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송민섭의 롤모델은 한화 내야수 정근우다. 근성을 바탕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때문에 올 시즌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않은 듯 했다. 현재 송민섭은 수원 성균관대구장에서 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상무 입단 테스트를 위해 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러닝을 중점으로 친형의 도움을 받아 캐치볼,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힌 송민섭은 “상무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며 “만약 합격이 된다면 죽기 살기로 할 각오가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이어 “앞으로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성필기자

마법처럼 열린 팬심, 야구 불모지 꽃 활짝

kt wiz는 지난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시즌 4번째 매진을 기록하며 누적 관중 수 64만5천465명을 기록했다.이는 신생구단 한 시즌 최다 관중(52만8천739명·2013년 NC 다이노스)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로, 불모지 수원에 비로소 야구의 꽃이 피었음을 의미했다.과거 수원은 야구에 소외된 도시였다.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수원을 연고지로 삼았으나, 관중 동원에는 어려움을 샀다. 당시 현대는 목동구장과 기존 서울 연고의 두산·LG에 내줄 보상금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수원을 임시 연고지로 사용했기 때문에 ‘때가 되면 떠날 구단’에 팬들이 마음을 열어줄리 만무했다. 실제로 현대가 머문 8년 동안 평균 3천명을 넘은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올 시즌을 앞두고도 kt의 흥행 문제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신생구단이라는 특성상 경기력으로 관중을 끌어들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고, 수원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더욱이 수원은 ‘축구 도시’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지난해 평균 관중 수는 K리그 최고 수준인 1만9천608명이었다.그러나 kt는 이런 어두운 전망을 보란 듯이 뒤엎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 속에서도 팬들을 꾸준히 경기장으로 불러모았고, 그 결과 시즌 관중 동원 목표치였던 60만명을 가뿐히 넘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716만3천865명)을 수립한데 있어 신생구단 kt의 흥행이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 시즌 kt는 52승1무91패로 성적은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관중 수에서는 10개 구단 가운데 7위에 올랐다.kt의 흥행 성공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의 조용준 위원(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원 야구장의 경제적 가치’라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kt의 경제파급효과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조 위원은 “시즌 전 59만명이 경기장을 찾는다는 가정 아래 입장료와 지하경제 추정액, 관중들이 주변 상권에서 지출하는 비용을 종합해보니 경제 파급효과가 약 7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kt가 올해 더 많은 관중을 불러모은 만큼 실제 경제 파급효과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원이 야구도시로의 정착 가능성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조성필기자

지갑 열어야 가을 열린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기 전 기자들은 더그아웃을 찾아 감독과 얘기를 나눈다.전력에 대한 이야기, 그날 선수 라인업, 컨디션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때 오간다.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kt wiz 더그아웃은 침묵이 흘렀다. kt의 승률이 1할대에 머물면서 조범현 감독에겐 안부를 묻는게 전부였다.시즌 초반 kt는 뼈대가 약했다. 지난겨울 FA로 영입한 3명(박경수ㆍ박기혁ㆍ김사율)의 계약 총액은 44억원으로 특급 FA 한 명 몸값의 절반도 안 됐다. 외국인 선수 4명(필 어윈, 앤디 시스코ㆍ크리스 옥스프링ㆍ앤디 마르테)의 몸값도 다른 구단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과 FA 선수들을 영입해 2년 전 1군 무대에 뛰어든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비교되기 일쑤였다.물론 kt도 내부 사정이 있었다. kt그룹은 지난해 8천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했다. 야구단에 추가 지원을 내주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수를 영입하려다 보니 골격을 강화하지 못했다.그러나 사정이야 어떻든 전력 평준화가 리그의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서 볼 때 kt가 민폐를 끼치는 것은 분명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시즌 100패 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고, 1982년 삼미(승률 0.188)보다 2015년 kt가 더 약해 보인다는 비아냥도 들렸다.kt는 전력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맞고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망주 투수 박세웅을 포함해 안중열ㆍ이성민ㆍ조현우를 롯데 자이언츠로 보내고, 거물 포수 장성우를 포함해 윤여운ㆍ최대성ㆍ이창진ㆍ하준호를 데려온 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부진을 거듭하던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와 필 어윈의 교체도 과감했다. kt가 올 시즌 신생구단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달성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하지만 다음 시즌 kt가 순위 싸움에 뛰어들기 위해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선발 투수진의 전력보강이 절실하다. 다행히 황창규 kt 회장은 1군 데뷔 시즌에 큰 가능성을 보인 야구단에 통 큰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kt의 관계자에 따르면 황 회장은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조 감독의 포부에 찬사를 보내며 “적극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모기업 최고경영자의 약속이 이행된다면 kt는 정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은 물론 특급 FA 계약을 통해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한 단계 도약을 꿈꿀 수 있을 전망이다.조성필기자

떡잎부터 달랐던 새내기 “이제 날개 펼친다”

▲ 올해 1군에 진입한 10구단 kt wiz는 시즌 전 선수 절반을 신예들로 꾸렸다. 선수층이 얇은 까닭이었지만 신인들에겐 기회의 장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우완 투수 조문근(24)이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kt에 지명된 조무근은 입단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조범현 kt 감독은 “하드웨어(키 198㎝)가 좋아 체계적인 훈련으로 빠른공을 더하면 큰 역할을 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조무근은 올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직구는 경기를 치를수록 빨라져 시즌 막판에는 시속 148㎞까지 찍었다. 43경기에서 71.2이닝 8승5패4세이브2홀드, 특히 평균자책점이 1.88로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그 덕분에 조무근은 순수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고, 투수 중 유일하게 신인왕 후보에 올라있다.우완 김재윤(25)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돌아온 김재윤은 지난 1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타격이 신통치 않은 대신 송구가 워낙 좋아 실험 삼아 마운드에 세웠다. 5월 중순 1군에 데뷔한 그는 강력한 직구를 뿜어내는 셋업맨이 됐다. 야수가 투수 훈련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김재윤처럼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물다. 그는 올 시즌 42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우완 엄상백(19)도 희망을 쐈다. 1996년 10월4일생으로 팀내 신인 중에서도 가장 어린 엄상백은 덕수고 졸업반이던 지난해 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유망주로 4월말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기복은 있었지만, 시즌 막판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 감독의 기대를 샀다. 올 시즌 성적은 5승6패 평균자책점 6.66.내야수 심우준(20)은 신예들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엔트리 변동이 잦은 팀 사정 상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경기고 시절 고교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은 그는 kt가 미래를 보고 키우는 타자 중 1명이다. 올 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0.169, 14타점, 1홈런에 그쳤으나,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조 감독은 “(심)우준이는 시즌 초반 자신 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곤 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서러움 날린 ‘아웃사이더’ 이제는 당당한 주축 선수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은 kt wiz는 신생구단인 까닭에 선수층이 얇았다.여러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공급받아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데려온 이들은 이전 소속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팬들에게서 잊혀진 선수도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kt 유니폼을 입고 비상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가슴에 깊게 맺힌 한(恨)을 씻어내듯 말이다.우완 장시환은 2006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양현종(KIA)에 이어 전체 2순위로 현대(현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작년까지 프로 1군에선 통산 6패 1세이브 1홀드에 그쳤다. 장시환은 작년 말 kt의 특별 지명을 받아 둥지를 옮겼다. 작년까지 통산 90.1이닝을 던졌던 장시환은 올해 74.2이닝을 던지며 7승 5패 12세이브를 기록, kt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했다.또 좌완 투수 홍성용은 프로 입단 3년 만인 2008년 10월 LG로부터 방출돼 일본 독립리그에서 5년을 보낸 뒤 2013년 트라이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팀 NC에 입단, 이듬해 22경기에서 12.2이닝을 던졌던 그는 올해 6월 kt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이틀 만인 6월 23일 수원 LG전에서 1.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kt가 이기고 있는 경기엔 어김없이 등판해 올 시즌 39.2이닝 동안 10홀드로 kt의 첫 두 자릿수 홀드 투수가 됐다.LG에서 이적한 내야수 박경수도 성남고 시절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이 8개, 12년 통산홈런이 43개에 불과한 ‘똑딱이’ 타자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적 후 그는 조 감독의 지도 속에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며 마법에 홀린 것처럼 홈런포를 쏘아댔다.올시즌 박경수는 135경기에 출전, 타율 0.284, 125안타, 22홈런을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포수 장성우도 kt에서 빛을 본 경우다. 초·중·고교를 거치며 단 한 번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적이 없는 그는 롯데에 입단 뒤 강민호에게 밀려 줄곧 백업 포수로 뛰었다. 그는 조 감독을 만나면서 제2의 야구인생을 꽃피웠다. 출장시간이 늘면서 탁월한 볼 배합을 바탕으로 한 투수 리드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타격에서도 통산 가장 높은 성적인 타율 0.284, 홈런 13개 등으로 kt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