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16강 진출 의미

“한국이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고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내는 순간 세계 축구전문가들이 쏟아낸 평가다.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 엄밀히 말해 결승토너먼트 진입은 32개 본선 진출팀 가운데 16개 팀을 가려내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어서 얼핏 보면 극히 미약한 성과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별리그는 대륙별로 주어진 본선 티켓을 차지한 각 대륙의 강팀들이 뒤섞여 경쟁하기 때문에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를 통과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본선 참가국 수가 16개에서 24개로 늘어난 82스페인대회 이후 98프랑스월드컵까지 5개 대회에서 첫 라운드를 통과한 팀 수는 35개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세계 축구의 양대 축인 유럽과 남미가 싹쓸이하다시피 했었다. 더욱이 역대 대회를 통틀어 아시아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 경우는 북한(66 잉글랜드대회)과 사우디아라비아(94 미국대회) 밖에 없었다는 사실 역시 한국이 공동개최국 일본과 함께 통과한 이번 대회의 성과가 얼마나 값진 것인 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 결국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이뤄낸 사상 첫 16강 진출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축구의 중심 쪽으로 본격적인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54년 2패, 86년 1무2패, 90년 3패, 94년 2무1패, 98년 1무2패 등 결승토너먼트 진출은 커녕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축구의 초라했던 역대 성적표를 감안할때 한국축구사에 큰 획을 그은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축구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앞으로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 또 오랜 숙원을 현실화한 태극전사들의 유럽 빅리그 진출도 잇따르고 관중없이 치르던 프로축구도 활성화되는 등 앞으로 한국축구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일, 亞축구 신기원 이룩

‘가깝고도 먼 이웃’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축구의 신기원을 열었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은 14일 포르투갈의 마지막 D조 예선 최종전에서 박지성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 조 1위로 사상 첫 16강의 단맛을 맛봤고 이에 앞서 일본도 튀니지를 2대0으로 제압해 H조 수위를 지켰다. 이로써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사상 처음으로 두 나라가 동시에 16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비록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처녀 출전한 중국이 이번 대회에서 단 한골도 넣지 못한채 패퇴했지만 한·일 두나라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곧추세운 셈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공교롭게도 나란히 2승1무, 승점 7을 기록했다. 한국이 터트린 골은 4개, 빼앗긴 골은 1개였고 일본은 5득점, 2실점을 기록해 통계면에서도 유럽과 남미의 축구 강호에 맞먹는 실력을 과시했다. 더욱이 상대국이 ‘유로 2000’ 4강에 진출했던 명실상부한 우승후보 포르투갈과 시드니올림픽 4위팀 미국, 유럽 전통의 강호 벨기에, 지역예선을 1위로 통과한 러시아 등 하나같이 쟁쟁한 멤버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의 결실은 소중하기만 하다. 불과 4년전 98프랑스월드컵에서 동반 진출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개숙여 그라운드를 떠나던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94년 월드컵때 66년(잉글랜드대회) 북한에 이 아시아축구사상 28년만에 2회전 진출에 성공, 중동이 맹주로서 성가를 높였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1차전 독일에 0대8, 카메룬에 0대1, 아일랜드에 0대3으로 무너져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겼다. 또 13억 축구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처녀 출전한 중국도 단 한골도 못넣고 9골을 브라질, 터키, 코스타리카에 헌납,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탈락 아픔은 한국과 일본의 16강전 진출로 희석됐다. 30억 아시아인의 자존심과 응원을 가슴에 품고 한국과 일본, 두나라의 축구전사들이 결승토너먼트에서 땀과 피를 그라운드에 쏟아부을 순간만 남았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축구강호들 ’2002 악몽’

프랑스에 이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아르헨티나가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 재앙이 그치지 않고 있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이번 대회는 강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2일 벌어진 F조 최종전에서 힘과 높이를 앞세운 견고한 스웨덴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고전하다 1대1로 간신히 비겨 승점 4로 스웨덴·잉글랜드(이상 승점 5)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며 탈락했다. 통산 14차례 본선에 오른 아르헨티나가 1라운드에서 떨어진 것은 34년, 58년, 62년 3차례로 이번 탈락은 4번째이자 62년 대회이후 30년만이다. 더욱이 FIFA 랭킹 1위인 프랑스와 공동 2위인 아르헨티나에 이은 우승후보들의 탈락 쇼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G조에 속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는 에콰도르를 2대0으로 꺾어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크로아티아에게 1대2로 패하며 승점 3으로 크로아티아에 다득점에서 앞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조 1위를 노리는 멕시코(승점 6)와 최종전을 남겨놓은 반면 크로아티아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와 맞붙게 돼 13일 멕시코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우승후보인 D조의 포르투갈 역시 벼랑에 몰려있다. 1차전서 미국에 2대3으로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던 포르투갈은 2차전에서 폴란드를 4대0으로 대파해 승점 3으로 한국·미국(승점 4)에 이어 조 3위. 포르투갈은 14일 한국전에서 이겨야 하지만 한국이 홈 잇점을 안고있고, 온 국민의 성원을 업고 있는데다 사상첫 월드컵 1승으로 기세가 올라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예상치 못했던 패배속에 조급해진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리그 최종전에서 총력을 쏟고도 무너진 것에서 보듯 공은 둥글고 객관적 실력이 반드시 승부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회 개막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브라질, 포르투갈, 잉글랜드 가운데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이미 탈락했고 이탈리아, 포르투갈도 바람앞에 있는 등불의 처지여서 브라질만이 유일하게 순항을 하고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새천년 축구의 핵 미드필드

새 천년 첫 ‘꿈의 구연’인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통해 확인된 세계 축구의 전술적 특징중 가장 두드러진 측면은 허리인 미드필드에서의 치열한 공방전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의 일원인 프랭크 퍼리나 호주 대표팀 감독은 11일 서울 국제미디어센터(IMC-1)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별리그 2차전까지 관전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퍼리나 감독은 “지금까지의 경기를 보면 세계 축구의 전술적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게다가 팀마다 기량 차이가 갈수록 좁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퍼리나 감독이 꼽은 전술적 특징은 ▲미드필드에서의 치열한 공방 ▲공수 양면에 걸친 강한 압박 ▲스피드를 앞세운 측면 공격 ▲역습을 통한 득점 등이다. 특히 미드필드에서의 치열한 공방과 관련해 퍼리나 감독은 “미드필드는 공격의 시발점이기 때문에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팀은 공격 전환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퍼리나 감독은 이번 대회 스타 플레이어로 “개막전 골을 넣은 세네갈의 파프 부바 디오프, 미국의 랜던 도노번과 다마커스 비즐리 등이 기술연구그룹 멤버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퍼리나 감독은 또 ‘이변이 속출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결과(최종스코어 지칭)로 따지면 이변으로 보일 수 있는 경기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강팀과 약팀을 구분할 수 있는 전력의 차는 매우 좁기 때문에 이변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12명으로 구성된 기술연구그룹은 매경기 2명씩 투입, 해당 경기에 대한 세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며 대회가 끝난 뒤 2개월 이내에 종합보고서를 작성하는 책임을 맡는다. 기술연구그룹의 종합보고서는 4년간의 세계 축구 조류를 형성하는 ‘교과서’ 역할을 하게 된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국축구, 아시아 자존심 살렸다’

‘한국이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4일 한국대표팀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황선홍과 유상철의 연속골로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를 2대0으로 완파하고 본선 출전 48년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두자 세계 언론들이 일제히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살렸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폭스스포츠’의 해설자 재미 트레커는 “한국이 본선무대 첫승을 기록함으로써 아시아축구의 새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레커는 또 한국의 승리는 느슨해진 월드컵 분위기에 ‘시원한 쥬스’가 되고있다며 미국의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반면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CBS 방송도 폴란드전 승리를 ‘감동적인 월드컵 첫 승리’로 CNN은 ‘한국축구 어른으로 성장’, NSNBC 방송은 ‘한국, 안도와 만족감 쏟아져’의 제목으로 한국의 역사적인 첫 승을 보도했다. LA 타임스와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한국의 첫 승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미국의 16강 진출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주요 언론들도 ‘한국 반세기의 비원, J리그 콤비가 호쾌한 2발을 날리다’(요미우리), ‘월드컵 골, 한희(韓喜)’(아사히), ‘한국 강호 무릎 꿇리다’(마이니치), ‘한국 역사적 1승’(산케이) 등 한국팀의 승전보가 스포츠면을 크게 장식했다. 교도(共同)통신은 ‘한국축구가 공수의 균형이 잡힌 훌륭한 축구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또 콜롬비아의 엘 티엠포는 ‘한국이 드디어 월드컵 축구역사에 올랐다’고 평가했고, 멕시코 아즈테카TV는 ‘4년만에 달라진 한국팀의 기량과 투지가 놀랍다’로 호평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언론도 ‘일본은 비겼는데 한국은 승리했다’(브라질 오 글로보), ‘한국이 드디어 역사를 일궈냈다’(아르헨 클라린)고 전했다. 이밖에 홍콩의 일간 명보(明報)와 대중지인 둥방(東方), 중국의 인터넷신문 대양망(大洋網) 등 중화권 주요 언론들도 한국축구가 아시아의 체면을 세웠다고 일제히 알렸다. 베트남의 국영 제3TV도 ‘사우디, 중국이 패한 분풀이를 한국이 대신 해줘 아시아의 체면을 살렸다’고 방송하는 등 한국의 월드컵 첫 승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태극전사 한국축구역사 새로썼다

한국축구가 반세기만에 월드컵 ‘첫승 갈증’을 해갈해 100년 축구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까지 통산 6번째, 5회연속 본선무대에 오른 한국의 월드컵역사는 결코 밝지 못했다. 54년 스위스 대회때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은 이후 지난 프랑스월드컵까지 5개 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통산전적 4무10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었다. 한국전쟁의 포연이 채 가시지 않았던 54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처음 밟으며 축구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해로 기록되고 있으나 그만큼 부끄러운 기록도 많았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을 1승1무로 제치고 본선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열악한 교통수단 때문에 경기당일 새벽에야 개최국인 스위스에 가까스로 도착, 최악의 상태에서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대패했다. 스위스 대회이후 32년만인 86년 멕시코대회에서 다시 본선에 오른 한국은 차범근을 앞세워 ‘본선 1승’의 꿈을 실현하려 했으나 1차전부터 ‘축구신동’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만나면서 1승이 단지 꿈으로만 끝나게 됐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무2패를 기록했으나 박창선이 본선 1호골을 터뜨리며 불가리아와 1대1로 비기는 성과를 올렸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한국은 지역예선 무패의 자신감으로 덤볐지만 이번에는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차례로 패하면서 3전 전패로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4년 뒤 한국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첫승과 16강의 희망을 되찾았다. 최종예선에서 극적으로 일본을 따돌리며 본선무대에 오른 한국은 비록 1승과 16강 진출꿈이 다시 좌절됐지만 어느 때보다도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 16강에 가정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상대인 스페인을 맞아 후반 초반에 2골을 허용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으나 종료 5분을 남기고 홍명보와 서정원의 연속골로 2골을 만회,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전에서는 전반에 3골을 먼저 내주며 야유를 받았으나 후반 투혼을 발휘하며 2대3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16강 희망을 살려나갔지만 볼리비아와 득점없이 비기면서 2무1패로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지난 98년 프랑스 대회에서 한국은 다시 한번 첫승과 16강 진출의 야망을 품었지만 이번에는 감독이 중도에 물러나는 최악의 홍역을 치렀다.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하석주가 사상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곧바로 퇴장당하면서 상승 분위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어 1대3으로 패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네덜란드에 0대5로 참패,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다달았다. 이후 한국은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투혼을 발휘했으나 1대1 무승부를 기록하고 또다시 16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삼바축구 브라질, 짜릿한 역전승

‘삼바축구’ 브라질이 유럽의 신흥 강호 터키에 진땀승을 거두며 통산 5회 우승을 향한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98프랑스월드컵 준우승팀 브라질은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C조 첫 경기에서 터키의 미드필드 압박에 조직력이 무뎌져 선제골을 내준 뒤 호나우두의 동점골과 히바우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승점 3을 챙겼지만 ‘스타 군단’의 개인기 위주 플레이로 경기내용 자체는 우승 후보의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를 투톱으로 내세운 브라질은 경기시작 3분만에 호나우두가 히바우두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 첫 포문을 열었다. 브라질은 히바우두와 주니뉴 파울레타의 연속 중거리포로 터키의 골문을 두드렸고 전반 40분에는 호나우두가 왼쪽을 돌파해 올린 볼을 히바우두가 문전에서 헤딩슛한 볼이 터키 수문장 레치베르의 손끝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5분 뒤에도 호나우두의 완벽한 골 찬스가 레치베르의 선방에 걸려 불운을 직감한 브라질은 인저리타임에 터키의 일격을 받고 무너졌다. 일디라이 바슈튀르크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절묘하게 넘겨준 볼을 하산 샤슈가 달려들며 왼발로 강슛, 그물을 갈랐다. 3만3천여 관중은 터키의 기습적인 한 방에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의 브라질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고 후반 5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히바우두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문전으로 올려준 볼을 호나우두가 수비 3명 사이에서 달려들다 몸을 던져 발을 뻗었고 볼은 호나우두의 오른쪽 정강이 안쪽에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호나우두는 5분 뒤 수비수 3명을 제치고 재치있는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으나 눈치 빠르게 방향을 잡은 레치베르에게 막혔다. 1대1 무승부가 예상되던 후반 41분 브라질 루이장이 완벽한 중앙돌파로 문전 쇄도하자 터키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이 유니폼을 잡아당겨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히바우두가 왼발로 승리를 결정지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부평고, 한국 축구메카로 뜬다

4일은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사상 첫승을 올리는 날이 될 것이라고 우리 국민의 70% 이상은 믿고 있다.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태극전사 가운데 공·수의 핵을 이루고 있는 ‘인천 부평고 3인방’이천수(울산 현대)와 최태욱(안양 LG), 김남일(전남)은 결전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가대표팀 23명 가운데 부평고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아 인천시민들의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지대하다.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며 이들의 이야기는 늘 인천에서 화제가 되고있고 3인의 모교인 부평고(교장 김 실)는 한국축구의 메카라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있다. 지난 82년 태동한 부평고 축구부는 연륜으로 치면 창단 70∼80년의 부산 동래고, 서울 중동고 등에 비해 한참 부족하지만 그동안 노정윤, 이임생, 안효연, 곽경근 등 20명의 국가대표급 선수를 배출했다. 또 고려대 코치를 지내다 지난해 부임한 임종헌 부평고 감독(36)도 창단멤버이자 고려대, 프로축구 일화-현대 등을 거치며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다. 현재 청소년 대표 3인방인 박원홍, 이현민, 김재성도 모두 3학년에 재학중이어서 부평고는 명실상부한 고교축구의 최강으로 자리하고 있다. 올 해도 무학기와 대통령금배 3위, 백운기 우승으로 98년 이후 5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의 전통을 이어갔고 이천수, 최태욱이 활약하던 99년에는 전국대회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기도 했다. 부평고 고명수(53) 체육부장은 “부평고 축구의 힘은 지역 유지들로부터 나온다”고 힘주어 말한다. 김숙현 전 국회의원, 부평고 축구부 박성만 고문(80), 안승택 부평 세림병원장 등의 20여년간 변함없는 지원에 힘입어 오늘날 축구명문으로 발돋움한 것. 박성만 고문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부평고가 고교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이번 월드컵에 3명의 선수가 나서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들이 한국의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16강 넘어 8강까지... 코리아 파이팅!

월드컵조직위원회 수원운영본부 조기동 총괄담당관. 밤낮을 준비해 온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슴이 설레인다. 수원시청에서 파견돼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세계적인 축제인 월드컵이 수원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 최선을 다했다. 프랑스와의 A매치 등 월드컵경기장내 모든 준비는 끝이 났고 월드컵경기장을 찾는 외국인들인 감동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수원에서의 첫 경기가 미국과 포르투갈이라는 점에서 안전에 많은 역량을 투입해 완벽한 준비를 했다. 미국경기가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 자원봉사자 중에서 600명 가량을 안전에 참여토록하고 안전 관련 실무협의회를 통해 완벽한 안전대책을 세웠다. 이제 모든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는 개막전이 기다려진다. 또 세계인의 축제를 준비에 일조했다는 것과 함께 월드컵개최도시의 시민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수원월드컵 경기장 자원봉사자 김지현(케나다 토론토대학 3년) 경기장 자원봉사자 김지현(케나다 토론토대학 3년)2000년 인터넷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했고, 자원봉사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 17일 한국에 들어왔다. 모국에서 벌어지는 세계인의 축제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는데 실제 활동하게 돼 너무 기쁘다. 월드컵개최가 결정됐을 때 너무세계에 한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성공적인 월드컵으로 희망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모가 수원에 살고있어 수원경기에 자원봉사자를 신청했으며, 등록센터를 찾는 외국인 통역과 출입증 발급 등을 도와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기다리던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오니 선수처럼 가슴이 설레이지만 대회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 우리팀이 반드시 16강에 진출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성공월드컵이 되길 기대한다. 종근당 경기지점 신상철씨 이제 월드컵이 피부로 느껴진다.세계화 시대에 전세계가 지켜보는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지금 우리는 이제껏 열망하던 1승과 16강 진출에 너무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이러한 기대는 너무 크다보니 우리는 축제로서 월드컵을 즐기기 보다는 마치 전쟁터의 군인들처럼 16강에 비장한 각오로 월드컵에 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월드컵은 전세계가 즐기는 말 그대로 즐겁게 노는 축제의 한마당인 것이다. 물론 국민의 염원인 16강에 진출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밀려올 무력감과 패배감을 어떻게 감담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최대한 활용, 한국의 멋과 우리의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전세계에 알릴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국민이 힘을 모아 저력을 발휘,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의 반석위에 우뚝설 수 있엇으면 좋겠다. 정준엽경위 (수원남부경찰서 폭력1반장) 2002년 한·일월드컵이 개막의 축포를 터트렸다. 국민의 염원인 한국 16강진출, 국제적 위상을 도약시키는 계기, 국민화합의 기회,선진국 진입 등 이번 월드컵이 부여하는 의미는 크다. 월드컵은 민·관·경 등 각계각층의 땀과 열정이 한 곳에 모아진 결정체이다. 4년간을 준비해온 이번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마쳐질 수 있도록 하고 세계인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리는 만큼 우리의 마음가짐도 여느때보다 중요하다. 5천년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긍심을 되찾고 선지국가로 진입할 수 있도록 국민들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국민들의 단결된 모습과 우리선수들의 선전으로 16강 진출한다면 세계는 또한번 놀랄 것이고 ‘원더풀 코리아’라는 탄성이 온세계에 메아리칠 것이다. 수원관광호텔 총지배인 유송균씨 88올림픽이후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는 바이다. 바로 지금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시키고 세계에 알릴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월드컵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높게 평가돼 있어 실제로 경제의흐름을 알수 있는 주식시장에서도 월드컵의 수혜에 따른 주식들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일부에선 월드컵 개최가 과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특수를 대비해 본 호텔은 물론 전국의 호텔이 모두 객실단장, 서비스와 외국어 교육등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노력해온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