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선의 세계속으로] 일본 닛코 & 후쿠시마

수려한 자연문화유산 품은 닛코 닛코를 보지 않고 일본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닛코는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국립공원이다.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곳곳에 있고 자연풍광이 뛰어난 호수와 산, 폭포가 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유네스코에서는 닛코의 도쇼궁, 린노사, 후타라산 신사를 199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 북쪽에 있는 닛코는 약 1천200년의 역사를 가진 아담한 도시다. 닛코로 들어가는 가로수 길 앞에 서니 울창한 삼나무 가로수들이 맞이한다. 이곳의 1만5천 그루가 넘는 삼나무는 오래전 인공 조림에 의해 만들어진 곳으로 현재 특별천연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다. 기네스북에는 닛코 삼나무 가로수 길이 세계에서 가장 긴 가로수 길로 등록돼 있다. 닛코를 빛내는 도쇼궁(東照宮)은 일본을 통일하고 에도(江戶)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사당(신사)이다. 1616년 4월 17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죽자 그의 유언에 따라 시즈오카에 묻혔던 그의 유해를 손자인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닛코로 이장했다. 장군으로 일본 막부의 최고 권력자였던 이에미츠는 금 56만8천량, 은 100관, 쌀 1천석, 목재 14만본이란 엄청난 경비를 지출하면서, 1년 5개월 동안 도쇼궁을 지었다. 당시 일본 최고 기술을 가진 건축가, 목수, 화가, 조각가들이 최선을 다한 건축물이다. 근세 초기의 일본 건축을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 도쇼궁에는 일본 국보 8점을 비롯한 중요문화재 55점이 소장돼 있다. 임진왜란 때 한반도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와는 달리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조선과 평화롭게 지내기를 원했던 인물이다. 도쇼궁의 건물 중 신들의 마구간으로 불리는 신큐사에는 말들의 병을 막아준다는 8마리의 원숭이가 조각돼 있다. 특히 나쁜 것을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눈, 입, 귀를 가리고 있는 세 마리 원숭이 조각상이 유명하다. 건물 안쪽으로 더 들어서면 정문에 해당하는 요메이문이 나온다, 일곱 가지 채색과 500여 개의 조각을 새긴 화려한 문을 열두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 요메이문 안쪽에 있는 세 번째 기둥은 다른 기둥과 달리 거꾸로 세워져 있는데, 이는 건축물의 완벽함으로 인해 남에게서 험담을 받을 수 있어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독특한 의미를 가진 조각들이 건물 곳곳에 새겨져 있는데 잠자는 고양이는 작은 동물들까지도 편하게 쉴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상징한다. 동일본 대지진 후 2년, 상처 치유하는 후쿠시마 일본에서 3번째로 면적이 큰 현인 후쿠시마는 유서깊은 역사와 문화, 양질의 온천과 스키장, 먹을거리가 있는 곳이다. 2년 전 동일본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엄청난 재해를 입었으나 복구가 한창이다. 후쿠시마현은 크게 3개 지역으로 구분된다. 중세시대 성채들이 남아있고 양질의 눈이 내려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아이즈 지역, 과일 생산량이 많고 봄철에는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는 나카도리 지역, 해산물이 풍성하며 연중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하마도리 지역이다. 후쿠시마 쓰루가와 성(城)의 정문인 구로가네몬은 기둥과 대문이 온통 철판으로 만들어져 있다. 안에는 식량과 무기류를 보관하던 건물들이 나타난다. 로우카바시는 동쪽에서 침입해오는 적을 막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든 다리다. 다리 위에 적들이 있으면 다리 자체를 밑으로 떨어뜨려 적의 침입을 막는다. 1591년 가모우 우지사또가 7층의 덴슈까꾸(천수각)를 지었다. 그 후 대지진으로 파괴된 것을 1639년에 개축한 역사를 갖고 있다. 쓰루가와 성은 막부 말기 보신 전쟁 때 구 막부파가 최후까지 저항한 곳이기도 하다. 이나와시로 호수는 일본에서 3번째로 큰 담수 호수다. 호수 가에는 수백 마리의 백조와 야생 철새가 사람을 전혀 두려워 않고 한가로이 먹이를 구하고 있었다. 혹한을 피해 시베리아로부터 날아온 새들이라고 한다. 오우치쥬쿠는 전국시대부터 오가는 여행자들이 즐겨 숙박했던 여관마을이다. 지은 지 300년 이상된 초가지붕 건물들이 약 450미터 길 양쪽에 50여 채 나란히 늘어서 있다. 글사진 _ 여행 칼럼니스트 허용선

[포토에세이] 이른 봄

[문학공장 18] 소설가 성석제

똑똑하고 영민한데다 예쁘기까지 한 여성과 마주하는 일은 곤혹스럽다. 남자들이 그녀를 놓고 목숨걸고 싸우는 장면을 대할 땐 화가 난다.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복색과 생김새, 그러면서도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일 것 같은 인형의 자태는 같은 여자로서 질투심을 유발한다. 고래잡이의 딸 박민현은 그런 여자다. 민현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성석제(52) 작가가 처음으로 쓴 연애소설인 단 한 번의 연애(휴먼앤북스刊)의 여자 주인공이다. 등단 27년차 중견작가 성석제가 새삼스레 연애소설이라니.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1월 17일 오후 서울 홍대에서 만난 그는 경상도 사나이였다.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에게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작가 학대라고 항변했다. 연출 사진을 못마땅하다는 그의 투정에 대꾸하지 않고 여세를 몰아 민현이 이야기부터 꺼냈다. 고래잡이의 딸을 사랑하는 한 남자의 운명적 연애(戀愛) 그 아름답고도 간절한 구원의 서사! 동해안 어촌마을 구룡포에서 태어난 남자 이세길은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고래잡이의 딸 박민현을 만나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처음에 나는 그게 인형인 줄 알았다. 직접 본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쩐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일본 인형, 이국적이면서도 내가 아는 여자들과 어딘지 닮았고 품위 있으며 세련된 인형.(p17) 세길은 민현의 첫인상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 시점부터 남자는 유년 시절,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데모와 미팅으로 대변되는 대학 시절, 그리고 군대(전경) 시절을 거쳐 사회인으로까지 이어지는 한 여자만을 향한 아름답고도 운명적인 연애가 펼쳐진다. 민현과 세길의 사랑은 달달하지 않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 구조로 전개되지 않는다. 민현은 어렸을 때부터 세길을 이용하고 버리고 떠나고를 반복한다. 둘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친다. 작가는 여자주인공 민현에 대해 100% 허구다. 초등학교 친구 중에 민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었는데 남자 녀석이었다.(하하)고 설명했다. 허구의 인물치곤 민현의 미(美)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미(美)의 활용범위가 넓다. 미(美)가 의미를 가지려면 쟁탈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미는 권력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민현은 단순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소유한 것이 아니다. 피부색깔, 눈빛, 하얀 치아, 붉은 입술 게다가 민현에게는 강력한 페로몬이 있다. 그리고 그걸 그녀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줄 아는 여자다. 수많은 추문의 주인공이지만 도덕적으로 민현은 문제가 없는 인물이다. 세길이에게 모든 첫 경험을 주는 여자다. 나의 신은 민현이었다라고 고백하는 세길이처럼 성석제도 그녀에게 푹 빠져 있어 보였다. 고래잡이배의 포수인 아버지와 나나라고 불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집의 심부름꾼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던 민현을 알고 난 후 지속된 세길의 연애 여정에는 삶이 지닌 본연의 폭력성과 한국 현대사 50여 년의 격렬한 물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험난한 질곡의 순간순간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세길의 한결같은 맹목적 사랑은, 비범하지만 위안의 장소가 없는 그녀에게 구원의 도피처가 되어 준다. 성석제 특유의 유머와 통찰, 그리고 동세대의 경험담을 풍부하게 녹여내며 첫 연애소설에서 사랑과 구원이라는 인간 본연의 보편적 테마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때론 유쾌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한편으로는 가슴 아리게 말이다. 책의 도시 군포에서 20여년째 거주하며 집필 책을 통한 정신적 확장 문제 없다 작가의 개인 연애사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성석제는 단호하게 정리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작품과 관련이 없으니 노코멘트다.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될 경우 자기 과장이나 주장이 되기 쉽다. 개인사는 작품에 투영하지 않는다. 대신, 몇 개월 동안 동거동락한 민현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래잡이의 딸은 커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경제계 거물의 뒷거래를 캐는 컨설턴트로 세계를 누비며 나쁜 고래를 잡는 고래잡이가 된다. 민현의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고래를 잡았지만 민현은 세상의 악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모성을 발휘해 사악한 자본, 거대 자본가, 국가권력 등 나쁜고래에 맞선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어렸을 때 누나 2명, 고모, 어머니,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누나들한테 구박당한 기억도 있다.(하하) 평소 여자들에 대해선 두려움과 숭배감, 신비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정의감이 가지고 생명, 자본, 독과점 등에 대해 분노하고 대항하고 몸으로 행동한다. 그러는 사이 남자들은 찌질하게 안분자족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고래잡이 딸 이야기를 쓰기 위해 구룡포로 달려갔다. 신들린 듯 여관방, 민박집, 카페와 찻집, 음식점, 바닷가, 해수욕장, 나무 그늘, 구멍가게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겼다. 초고 쓰는데 두달, 원고가 완성하기까지 총 다섯 달을 공들여 연애소설을 썼다. 작가는 집에선 작업이 안된다. 뭔가 좀 쓸려면 어딜 가야 한다. 계속 옮겨다니며 화전민처럼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화전민이 아니다.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지금은 20여 년째 군포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군포시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군포의 추진위원으로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군포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작은 도시로, 서울의 자그마한 위성도시지만 5개의 공공도서관, 3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군포는 지리적 확장은 한계가 있지만 정신적 확장은 문제없다. 책을 선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다. 2011년에는 가난하고 어리석은 농부 황만근의 일대기를 다룬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2002)가 군포의 책으로 선정돼 시민들과 읽기도 했다. 특히 군포시중앙도서관 열람실에는 지역 출신 향토작가들을 위한 창작센터도 마련돼 있다. 1986년 시인으로 등단시에 대한 미련은 없어 자전거 마니아의 올해 계획중인 연재는? 그는 원래 1986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를 쓰지 않는다. 친구들이 시를 썼다. 덩달아 쓰면서 시집도 냈다. 시에 대한 미련은 없다. 시를 다 써 버렸기 때문에 못 쓰는 것이다. 시는 언어의 보석 같은 거고 광석을 다듬는 작업이다. 지금은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말했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그는 평론가들의 말처럼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로 사랑받고 있다.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나마 자전거 이야기는 달가워한다. 고향인 상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전거 도시다. 중학교 1학년 때 딱 1년인가 타 본 게 다다. 그러나 한 10년 전부터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는 인간이 만든 도구 중에 가장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도구인 것 같다. MTB 타다가 지금은 미니벨로를 탄다. 그는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다닌다 했다. 아마도 뭔가 쓰고 싶을 때, 써야 할 때 편하게 떠나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화전민처럼 말이다. 작가는 올해 연재를 계획하고 있다. 주요 스토리는 비밀이라 했다.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지는 건, 그가 펼쳐놓은 재담의 맛에, 필력의 맛에 중독된 게 분명하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이지현기자의 현장체험리포트] 계사년, 뱀사육 체험

그를 만나기로 한 아침. 극도의 긴장과 흥분으로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솔직히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그가 차가울까봐, 나를 경계할까봐 만남을 피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대면한 뒤에는 부드럽고 촉촉한 살결(?)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름 아닌 뱀이다. 뱀은 성경에 최초로 등장하는 동물이다. 성경에서 뱀은 이브를 유혹해 금단의 열매를 따 먹게 함으로써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뱀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2년 만에 부활한 경기일보 기자체험의 첫 타자로 지명되면서 고민 끝에 계사년(癸巳年) 맞이 뱀 사육 체험을 결정하기까지 나도 그랬다. 생각만 해도 징그러워 소름이 끼치는데 감히 어떻게 사육을 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날 만큼은 여자이기 이전에 기자여야 했다. 사육관 청소하고 목욕까지 시키니 거부감 사라지고 묘한 매력 뱀을 찾아 도착한 곳은 용인 에버랜드의 아프리카관. 알록달록한 사육복으로 갈아입은 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여우로 알려진 사막여우와 사막의 보초병 미어캣 등 귀여운 동물들과 계절을 무색케 하는 나비들이 가득찬 공간을 지나고 나니 뱀의 공간이 나타났다. 동물이 좋아 사육사가 됐다는 5년 경력의 강혜윤 사육사(30)의 지도 하에 드디어 뱀 사육사로서의 하루가 시작됐다. 물지는 않죠?라는 우문에 물 수도 있죠라는 현답이 돌아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보살펴야 할 알비노 버마비단구렁이와 볼파이톤, 보아뱀 등 3종류의 뱀들이 독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대신 먹잇감을 질식시켜 삼킬 정도로 또아리를 트는 힘이 어마어마하단다. 입 쪽에 야콥슨 기관이라는 감지기관이 있어서 열로 주변을 파악하니까 머리쪽만 조심하면 괜찮을 거에요. 3종류 총 9마리의 뱀이 특별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을 맞는데 이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상태에 따라 방사를 하는 것도 사육사의 몫이었다. 뱀들은 한달 주기로 탈피와 성장을 반복하는데, 먹이를 먹고 난 뒤 일주일 후 배설을 하고 탈피 전 블루단계(에너지를 끌어올려 탈피를 준비하면서 눈색이 탁해지는 시기)를 거쳐 허물을 벗는데까지 걸리는 과정을 살피고 기록하는 것도 뱀 사육에서 매일 필요한 과정이다. 또 뱀 사육에서 가장 중요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기 위해 자외선을 공급해주는 UV전등과 열을 공급하는 전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분무기로 물도 뿌려줘야 한다. 강 사육사로부터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은 뒤에 신입의 주요임무 중 하나인 청소부터 시작했다. 뱀이 방사되는 관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자연의 분위기를 내도록 넣어 두었던 깔집을 긁어내고, 부드러운 새 나무껍질을 깔고, 걸레를 사용해 벽면과 유리도 닦으며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내 방을 청소한게 언제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열심히 청소를 마친 뒤에는 사육장에 있는 뱀을 모시러 갔다. 가장 먼저 방사할 뱀은 알비노 버마비단구렁이. 길이가 2m가 넘고 무게는 20㎏이 넘는 거대한 뱀이다. 이 거대한 뱀의 이름은 슬기이고, 나이는 10살쯤 됐는데 한달에 한번쯤 3㎏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 주로 토끼나 기니피그 등을 주면 질식시켜서 한번에 삼킨다고 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먹이를 주는 때가 아니라 그 광경을 볼 수는 없었다.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먹이를 통채로 삼킬 수 있는 이유는 아랫턱이 양옆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멜라닌 색소가 없는 알비노 종류는 눈도 빨갛다. 몸통에 비해 작은 얼굴에 눈도 작아 붉은 눈을 마주치니 위협적이다. 그나마 몸통은 상큼한 노란색이어서 두려움을 상쇄해 줬지만 아무래도 슬기의 몸에 손을 대기는 무서웠다. 몇번 꼬리쪽이라도 잡아보려 애쓰다 시간만 낭비했고, 결국 목도리 감듯 목에 둘러 방사장으로 빠져나가는 강 사육사의 뒤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강 사육사는 슬기야, 가자고 뱀에게 말까지 걸었다. 바라보는 눈빛이 애인을 보듯 다정하다. 마치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다. 전시관에 들어간 슬기는 이내 스르륵 미끄러지며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배와 몸통은 땅에 붙여둔 채 머리쪽만 높이 쳐들고 갈라진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다. 이어 슬기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볼파이톤과 보아뱀까지 총 3마리를 옮겨 방사하며 뱀을 만지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런데 상상하던 것과는 달리 뱀의 가죽이 매우 부드럽고 촉촉했다.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뱀을 닦아줄 때는 뱀이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스킨십이 최고다. 꿈틀거리며 내 팔목을 휘어감던 뱀의 결을 따라 쓸어내리자 슬기는 온순한 모습으로 가만히 목욕을 즐겼다. 몇번 반복하고 나니 친근감이 생기고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매력도 느껴졌다. 급기야 나중에는 아기 다루듯 뱀을 안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강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뱀이 사육사를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이동하거나 닦아주거나 만져줄 때 사육사 특유의 손맛을 기억하기는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매력 때문에 뱀 사육 마니아층이 다수 존재한다고. 탈피하는 뱀처럼 낡은 허물 벗고 한꺼풀 성장하는 한해 됐으면 오후가 되니 뱀을 담당하는 사육사들의 일정은 더욱 바빠져 나도 덩달아 바빠졌다. 계사년을 맞아 내장객들에게 사육사가 직접 들려주는 상서로운 뱀 이야기라는 스토리텔링을 하루 3차례 직접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일인데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찾아온 가족단위 관람객이 꽤 많았다. 사육사는 이들에게 사악함, 파괴 등 뱀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원래 뱀이 지혜와 다산, 풍요를 상징한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특성 때문에 재생과 불멸을 상징하기도 하며 강한 생존력을 졌다는 점을 알려주고, 독의 유무에 따라 구분되는 독사와 구렁이의 생활방식 차이도 설명했다. 또 구렁이과에 남아있는 퇴화된 발톱을 보여주며 뱀에 발이 있었다는 것과 냉혈동물이라고 알려진 뱀이 사실은 변온동물이라 주변 온도에 따라 따뜻해지기도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스토리텔링에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귀를 기울이며 뱀에 대한 인식을 바꿔갈 무렵, 포토타임이 시작됐다. 한명씩 나와 뱀을 만져보거나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며 뱀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마지막으로 사육사로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하자 강 사육사는 동물도 생명인데 손님들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 소중히 대하지 않을 때가 많아 속상하다며 뱀 뿐만 아니라 동물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뱀 사육 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허물이었다. 수차례 탈피하며 성장하는 뱀처럼 계사년을 맞은 우리의 한해도 한꺼풀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지현 기자 jhlee@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탐방] 한국마사회

인류와 가장 오랜 세월을 지낸 온 동물은 무엇일까? 인간과 수천 년 동안 동고동락을 해 온 동물은 바로 말(馬)이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말과 깊은 우정을 쌓아왔다. 그러나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말은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특별한 장소에서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동물이 됐다. 말이 인간의 곁을 떠난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교통수단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물건을 나르는 일을 자동차와 기차가 대신하면서 집집마다 말을 키우며 귀하게 여겼던 우리의 말 문화는 차츰 자취를 감춰갔다. 말의 역할이 없어지면서 말은 정말 우리의 곁을 떠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말은 우리의 곁에 있고, 말 산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국 말산업, 경제적 부가가치 총 2조3천억 원 말 산업은 1차 산업인 말의 생산(축산업)에서부터 2차산업인 경마 및 승마 장비산업(제조업), 3차산업인 경마시행(서비스업), 4차산업이라 할 수 있는 경마나 승마를 매개로 한 게임, 교육(정보, 교육산업)까지 망라하는 종합산업이다. 우리나라 말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지난 2011년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말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 산업이 아직 초보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사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총 2조3천억 원(경마 2조81억 원, 말 생산 391억 원, 승마 142억 원)으로 이는 국가 GDP의 0.2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이며, 말 산업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정부는 말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말 산업육성법을 제정, 시행했다. 정부는 말 산업을 FTA 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농어촌형 승마시설 확충과 말 산업 전문인력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말 산업은 추진 주체와 전략, 지원, 제도 등이 불확실하고 미비해 산발적이고 부분적인 성장에 그쳐왔다. 특히, 경마 중심 말 사업은 사행사업으로 인식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며, 승마 역시 이용료가 비싸 특정계층의 귀족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또 말 사육농가들은 말 생산과 육성, 조련, 사양 및 시설, 농어촌 승마시설 등에 대한 적정한 메뉴얼이 없어 말 사육에 상당한 고충을 겪어왔다. 그러나 말 산업육성법 제정으로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전망이다. 말 산업 5개년 계획미래성장 산업으로 관심 정부는 말 산업 5개년 계획을 통해 현재 3만 두의 말 두수를 5만 두 규모로 키우고, 농가수도 1천900호에서 3천 호로 늘릴 계획이다. 또 승마장 수는 현재 300개에서 500개소로, 승마인구는 2만 5천 명에서 5만 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말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말 산업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경기도와 제주도, 전라북도 장수군, 경상북도 상주시다. 마사회는 수도권지역에 말 산업 특구지역을 지정, 말 산업 육성 거점기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사업특구지역은 화성시가 유력시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말 조련과 치료, 승마 등의 시설을 갖춘 거점승마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된 전라북도 장수군은 마사회 장수목장, 장수승마장, 장수 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 마사고등학교 등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마(馬)문화의 메카이다. 장수군은 말 산업 특구지정으로 927억 원의 생산유발과 345억 원의 부가가치 파급 효과, 45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말 사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주시는 레포츠 승마와 재활승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승마 아카데미를 개관하면서 승마산업 특화 인재 육성과 승용마 관리인력 양성과정, 말 관리 및 승마지도 통합인력 양성과정,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 인재육성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경마공원을 앞세워 말 산업을 이끌고 있다. 72만㎡ 규모의 제주 경마공원은 제주도에서 가장 가볼 만 곳 5위안에 손꼽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공원에서 야간 경마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한여름 밤의 설렘이란 주제로 개최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 경마공원은 공휴일이나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경마와 승마 등 말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말 산업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말산업, 경제적 부가가치 총 2조3천억 원 말 산업은 1차 산업인 말의 생산(축산업)에서부터 2차산업인 경마 및 승마 장비산업(제조업), 3차산업인 경마시행(서비스업), 4차산업이라 할 수 있는 경마나 승마를 매개로 한 게임, 교육(정보, 교육산업)까지 망라하는 종합산업이다. 우리나라 말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지난 2011년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말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 산업이 아직 초보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사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총 2조3천억 원(경마 2조81억 원, 말 생산 391억 원, 승마 142억 원)으로 이는 국가 GDP의 0.2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이며, 말 산업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정부는 말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말 산업육성법을 제정, 시행했다. 정부는 말 산업을 FTA 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농어촌형 승마시설 확충과 말 산업 전문인력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산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말 산업은 추진 주체와 전략, 지원, 제도 등이 불확실하고 미비해 산발적이고 부분적인 성장에 그쳐왔다. 특히, 경마 중심 말 사업은 사행사업으로 인식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며, 승마 역시 이용료가 비싸 특정계층의 귀족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또 말 사육농가들은 말 생산과 육성, 조련, 사양 및 시설, 농어촌 승마시설 등에 대한 적정한 메뉴얼이 없어 말 사육에 상당한 고충을 겪어왔다. 그러나 말 산업육성법 제정으로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전망이다. 말 산업 5개년 계획미래성장 산업으로 관심 정부는 말 산업 5개년 계획을 통해 현재 3만 두의 말 두수를 5만 두 규모로 키우고, 농가수도 1천900호에서 3천 호로 늘릴 계획이다. 또 승마장 수는 현재 300개에서 500개소로, 승마인구는 2만 5천 명에서 5만 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말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말 산업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경기도와 제주도, 전라북도 장수군, 경상북도 상주시다. 마사회는 수도권지역에 말 산업 특구지역을 지정, 말 산업 육성 거점기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 사업특구지역은 화성시가 유력시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말 조련과 치료, 승마 등의 시설을 갖춘 거점승마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된 전라북도 장수군은 마사회 장수목장, 장수승마장, 장수 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 마사고등학교 등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마(馬)문화의 메카이다. 장수군은 말 산업 특구지정으로 927억 원의 생산유발과 345억 원의 부가가치 파급 효과, 45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말 사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주시는 레포츠 승마와 재활승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승마 아카데미를 개관하면서 승마산업 특화 인재 육성과 승용마 관리인력 양성과정, 말 관리 및 승마지도 통합인력 양성과정,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 인재육성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경마공원을 앞세워 말 산업을 이끌고 있다. 72만㎡ 규모의 제주 경마공원은 제주도에서 가장 가볼 만 곳 5위안에 손꼽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공원에서 야간 경마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한여름 밤의 설렘이란 주제로 개최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 경마공원은 공휴일이나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경마와 승마 등 말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말 산업 5개년 계획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말 산업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과천ㆍ김형표 기자 hpkim@kyeonggi.com

[탐방] 수원 장안구 율천동

극단 율(栗) 결성밤밭축제 등 지역 특색사업 호평 밤밭갤러리 오픈씽씽 썰매장 2월 15일까지 운영 막바지 한파에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요즘 같은 땐 뜨끈뜨끈한 군고구마나 군밤이 그리워진다. 특히 잘 익은 군밤 한봉지 사서 톡톡 까먹다보면 입안 한가득 퍼지는 달달함에 절로 행복해진다.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동장 김현광)에 가면 달달한 밤맛을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왜냐 그 옛날 밤이 주렁주렁 열리던 밤 동네였기 때문이다. 2012년, 수원에서 가장 뜨거운 동네로 우뚝서다 율천동은 1990년 율전동와 천천동을 합쳐져 생긴 동네다. 율전(栗田)이란 지명은 밤밭을 한자화한 것인데, 이 지역에 밤나무 밭이 많았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지금도 윗밤밭, 아랫밤밭이란 마을 지명이 남아 있고, 현재의 국철 성균관대역도 1980년대 초반까지는 율전역이라고 불렀다. 도시화 인해 아파트와 고층건물이 들어선 율천동에 밤이 주렁주렁 열리진 않는다. 대신 수원에서 행복지수 높기로, 살기 좋은 동네도 소문이 자자한다. 달디 단 밤은 없어도 주민들은 달디 달게 산다고 하는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요즘, 율천동은 수원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핫(hot)한 동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주요 성과와 장기민원의 원만한 해결 등이 이를 방증해준다. 우선 장기민원이었던 삼성아파트 앞 도로개설과 율전고가차도 소음저감사업이 주민과의 협의로 시작됐다. 래미안 아파트 앞 철도횡단 육교도 주민과 협의로 올해부터 설계가 추진될 계획이다. 이는 그간 장기 집단민원으로 주민간, 그리고 수원시와의 해묵은 갈등 요인이 해소돼 주민화합에도 큰 기여가 됐다. 이와 함께 성대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밤밭고가차도 기둥 도시디자인 사업, 밤나무동산 가꾸기 사업 등 3개의 마을르네상스 사업을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10월 20일 청개구리 공원개장과 함께 제2회 밤밭축제를 개최해 도심 속 손모내기, 탈곡체험, 새끼꼬기 등 농촌체험의 장을 마련해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또 성균관대학교 체육관에서 지역 어르신 2천여 명을 모시고 손수 마련한 음식으로 경로잔치를 개최하는 등 남다른 경로효친사상을 실천하기도 했다. 특히 율천동 주민과 시의원, 동장 등으로 구성된 극단 율(栗)은 지난해 7월 결성돼 눈길을 끌었다. 극단 율(栗)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간에 시민참여프로그램인 시민공동체 연극 경연대회에 참가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 밤밭문화센터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2013년, 맞춤형 서비스와 주민자치로 승부하다 율천동은 2013년에도 탄탄한 주민자치와 맞춤형 서비스로 새해부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명문 성균관대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젊고 활기찬 동네지만 문화공간이 협소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현광 동장은 1월 2일 동 주민센터 민원실내 밤밭갤러리를 오픈했다. 그 첫번째 전시로 이경옥 서양화가 초대전을 준비했다. 율천동은 수원미협과 연계를 통해 다양한 작가 및 장르의 작품을 매월 선정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밤밭 청개구리 공원 배후지에 운영중인 씽씽 썰매장은 주말이면 200여 명이 찾는 율천동 아이들의 겨울철 아지트로 자리잡았다. 썰매장은 2월 15일까지 무료로 운영 예정이다. 또한 학교 담장가꾸기, 골목길 환경정비, 밤밭 청개구리공원 지킴이 활동 등 동네 주민생활고 밀접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사업으로 밤나무동산 가꾸기, 밤밭축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광 동장은 율천동의 달력이 빼곡하게 채워질수록 더 살기 좋고 훈훈한 동네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올 한해도 율천동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알밤처럼 꽉 차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31)228-5645 [Interview] 윤성호 율천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생계곤란 성균관대생에 선뜻 방 내준 착한남자 지역발전주민화합 봉사토박이의 행복 요즘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치솟는 물가, 게다가 방값 때문에 삼중고를 겪고 있다. 팍팍한 경제상황으로 방값 걱정에 학업을 중단하게 된 대학생을 위해 방을 내준 이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윤성호(55) 수원 장안구 율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가족형편이 어려워 휴학 후 생계를 책임지던 이모씨(성균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선뜻 방을 내줬다. 윤 위원장은 대학캠퍼스에서 낭만과 자유를 만끽해야 하는 대학생이 생활고라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가슴아픈 사연을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이모씨가 방값 걱정없이 학업에 열중해 율천동의 인재로, 대한민국의 리더로 대성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방 걱정없이 학업에 집중하게 된 이모씨는 복학을 결심하고 거취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윤성호 위워장님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진출해서도 지역을 위해서 보답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고마움을 편지로 남기기도 했다. 윤성호 위원장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대째 율천동에 거주하고 있는 토박이인 윤 위원장은 1995년 어머니 환갑잔치 축의금을 기부해 율천동 화찬효행상을 제정하고 17년째 지역 효부효자에게 상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또 2001년부터 10년 동안 율천동 새마을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율천동 살리기에 앞장서왔다. 특히 윤 위원장은 2012년 1월,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역봉사에 올인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 2천여 명을 성대 체육관에 모시고 식사를 손수 준비해 경로잔치를 개최하는가 하면 율천동 지역 17개 경로당을 순회방문하면서 수지침 봉사, 경로당 청소, 간식제공, 이미용봉사활동 등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숨은 봉사자다. 무엇보다 마을만들기 사업에 적극 앞장서 율천동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2회 율천동 밤밭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밤밭고가차도 기둥 디자인 사업에도 발벗고 나섰다. 또 2008년 8월 개관한 밤밭문화센터가 34개 과목, 49개반, 하루 1천여 명이 이용하는 명실상부한 지역문화공간으로 자리잡는데도 열과 성을 다했다는 칭송이 주민들로부터 자자하다. 윤성호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장의 가장 큰 덕목은 헌신적인 봉사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발전과 주민화합에 일조한다는 것만으로도 율천동 토박이로서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율천동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인재를 애뜻하게 여기고, 율천동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지역 어르신들을 알뜰살뜰하게 챙기고, 주민화합과 지역번영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윤성호 위원장이 있어 율천동은 한뼘 더 성장하고 있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탐방] 이번 설선물 결정! 건강 결정체 ‘가평잣’

설날을 앞두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작게나마 어떤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건강을 지키는 효자식품 가평잣을 선물해 보자. 가평군은 전체면적 가운데 산림면적이 83%로 그중 2만5천 여ha가 잣나무 조림지로써 전국 총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청정하고 수려한 심산유곡에서 결실을 맺은 가평잣은 그 효능과 품질이 우수하고 30년 이상된 25~35m 높이의 잣나무에 끝에 열린 잣송이는 오로지 사람에 의해 수작업으로만 채취 가능하기에 예로부터 귀한 식품으로 여겨져 왔다. 청정한 자연환경과 높은 해발고도, 낮은 기온 등 최적의 기상여건에서 생산되어 알이 굵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가평잣의 특징이다. 가평잣은 고 칼로리 식품으로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도움이 되고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산은 혈액의 흐름을 도와 피부 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고 빈혈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 리놀산과 같은 몸에 좋은 식물성 지방성분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도 상당히 좋은 음식이다. 가평군에는 현재 (사)가평잣협회에서 가평잣의 품질관리와 지리적 표시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21개소의 가평잣 가공업체에서 국내 최고수준의 가공기술을 유지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산림청의 지리적 표시등록 제25호 임산물로 등록돼 유사상품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가평잣은 2010년도에 농림수산식품부의 10대 명품에 선정되는 한편, 2011년도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잣 산업특구로 지정 고시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농림수산식품부의 2013년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가평군의 잣 그린오션 육성사업이 선정되어 지역의 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사업선정으로 잣 기능성 제품개발 및 연구, 유통네트워크 구축 등 소프트웨어분야와 잣 가공분야 증설 등 시설장비 하드웨어에 대한 확대를 통해 잣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게 된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믿고 살 수 있는 하늘이 준 고단위 자연식품 가평잣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설날을 맞이해 보자. 글 _ 가평ㆍ고창수 기자 kcs4903@kyeonggi.com

[탐방] 경기도사격연맹 향토체육 대표적 ‘효자종목’ 2013시즌 명예회복 정조준

경기도사격연맹(회장 서정국)이 2013년 새롭게 시작하는 4년 임기의 집행부를 출범시키고, 화려한 부활과 더 큰 도약을 선언했다. 그동안 경기도 사격은 꾸준한 상위권 성적으로 경기체육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으로 자리 매김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제93회 대구 전국체전 성적이 근래 보기 드문 9위로 곤두박질 치며 극심한 성적부진에 애간장을 끓여야 했다. 이로 인해 전국 정상급을 자랑하던 경기사격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경기도사격연맹과 사격인들은 두번의 실패는 반복하지 않겠다며 지난해 쓰라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2013년 힘찬 출발을 기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경기도사격연맹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해 4년간 연맹을 이끌어 온 서정국 회장(57중앙총포화약상사 대표)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경기도 사격의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기도 사격은 비록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으나 경기 사격의 미래인 꿈나무들의 활약상은 해가 갈수록 두드러져 앞으로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지난 2011년 제40회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던 경기도 꿈나무들은 지난해 경기도에서 열렸던 제41회 대회에서는 총 8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인 금메달 4개(은메달 1개)를 휩쓰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종목우승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1월16일 경기도사격인의 밤 행사에서 서정국 회장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다소 부진했으나, 전국소년체전 2연패 달성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경기도청의 최영래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경기사격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선수지도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모든 노력의 결과는 피동적일 때보다도 능동적일 때 더 큰 결과가 나오고, 그 열매가 더욱 값지게 여겨진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서정국 회장은 지난 2011년 선수와 지도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전임 회장이면서도 현 명예회장인 이은종 회장과 더불어 도내 가맹경기단체로는 최초로 경기도사격장학회(회장 윤희성)를 출범시켜 2년째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경기도사격장학회는 지난 2011년 27명의 우수선수에게 440만원, 지난해 23명에게 6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도사격연맹 서정국 회장도 사재를 털어 2011년 8명의 지도자에게 485만원, 2012년 11명 지도자에게 575만원 등 격려금을 지원해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큰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또한 경기도사격연맹은 매년 경기도지사기 사격대회, 경기도학생체육대회, 화성시장배 중고사격대회, 경기도회장배 사격대회 등 4개 학생대회를 개최해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경기도체육대회를 개최해 성인 클레이사격 동호인들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서정국 회장과 이양주 전무이사 체제 출범 2기를 맞은 경기도사격연맹이 2013년 경기사격의 명예회복과 선수지도자들의 든든한 후견인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글 _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Photo& News] 도기독교총연합회, 경기도 지도자 초청 신년 기도회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서정달 목사ㆍ이하 경기총)가 1월 17일 오전 7시 수원 라다마프라자호텔에서 2013 경기도 지도자초청 신년조찬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고희선백재현신장용 국회의원과 31개 시군 연합회장을 비롯한 임역원, 목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봉태 목사(영원장로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한국교회의 차세대 대표 목사로 주목받고 있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설교를 통해 복음과 축복의 나팔을 불며 2013년을 힘차게 시작하자며 경기도내 1만5천여 교회와 350만 성도, 그리고 1천200만 경기도민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깨우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특별기도 시간에는 배국순 목사가 국가안보와 대통령을 위해, 조주환 목사가 도지사와 각 기관을 위해, 진희근 목사가 한국교회의 신앙회복을 위해, 하용달 목사가 경기도 복음화를 위해, 윤효균 목사가 청소년 범죄와 자살예방을 위해 각각 기도했다. 서정달 총회장(수원 조원교회)은 인사말에서 인류학자 아놀드 토인비에 따르면 기독교가 들어가는 곳마다 새로운 문화가 창출됐으며 살기 좋은 부강한 나라가 됐다며 각 시군 연합회장과 힘을 합쳐 잘 사는 경기도, 축복받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문수 도지사는 영적인 도지사로서 올해 출범하는 새 정부가 세대 간, 지역 간, 이념 간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행복과 대통합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뜨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