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기원 1천200리 도보행진 하는 두 노인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거제에서 서울까지 ‘남북통일 기원 1천200리 도보행진’을 성공리에 마친 60대 노인들이 있어 화제다. 김봉임(65)·김천일(65)할아버지는 지난 3일 거제 동부면을 출발,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도보행진 끝에 16일 5시간만인 지난 19일 낮 12시께 서울 남대문에 도착했다. 이들이 통과한 노선은 거제∼충무∼진주∼함양∼금산∼대전∼수원∼서울 노선. 이들은 당초 23일간의 일정으로 출발했으나 예상보다 1주일을 앞당겨 서울에 도착 했다. 행진 내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발과 무릎관절의 통증. 김봉임할아버지는 출발 5일째 되던 날 발가락과 발목 전체가 붓고 무좀이 성화를 부려 밤새 앓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기도로 마음을 다지고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이를 이겨나갔다. 이들은 출발전에 “그저 노인들이 통일을 위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만큼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이때문에 20㎏의 배낭을 맨 힘겨운 행진동안 여느 국토순례 행진처럼 도로변에서 환호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또 남대문에 도착한 당일에도 가족들만 참가한 가운데 조촐한 환영행사로 그간의 피로를 씻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시민들은 이들의 손을 잡고 “수고하셨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통일에 조그마한 초석을 더한 것 같아 기쁘다”는 김봉임 할아버지는“통일이 되면 남대문에서 백두산까지 다시 행진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21세기형 아이템 창출하는 부벽엔텍 최용덕대표

“풍부한 자원이 잠재된 경기북부에 벤처의 바람을 불어넣겠습니다.” 벤처의 불모지 경기북부지역에서 21세기형 아이템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부벽엔텍 최용덕대표(39·의정부시 의정부2동·신흥대학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최 대표가 벤처의 길에 처음 뛰어든 것은 벤처라는 말이 일반인들에게 채 알려지지도 않았던 지난 80년대 말. 당시 그는 하수슬러지가 유발하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효과적인 처리방안 마련에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하수슬러지에 대해 고민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당시의 분위기에서 그의 생각은 벤처 그 자체였다. “지금은 오염을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원으로도 재활용 할 수 있는 길이 선진국에서 개발돼 그 방법을 일선 자치단체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즘 최대표가 주력하는 분야는 정수처리 및 공업용수처리 과정에서 오염을 극소화 시키는 전처리장비의 개발과 변압기의 오일검사를 통해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분석장비 및 관리프로그램의 상품화다. “사업의 승패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에앞서 각종 오염원의 증가로 파괴되고 있는 환경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을 해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는 그에게는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진정한 벤처인의 모습이 배어 있다. /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인천 중앙병원 경기용 휠체어 25대 기증

“장애인 국가대표선수들의 국위선양에 한몫 하겠습니다.” 산재병원인 중앙병원이 경기용 휠체어 25대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기증한다. 이 병원은 보유중인 일제(日製) 경기용 휠체어 30대중 연구용 5대를 제외한 25대를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서울지부에 전달한다. 협회측은 이들 휠체어를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시드니 장애인올림픽경기에 파견할 국가대표 선수와 임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지난 96년 인천의 모 보세창고업체가 인천시에 무상으로 기증한 휠체어를 시가 병원측에 다시 기증하면서 대당 300여만원인 경기용 휠체어 30대를 보유하게 됐다. 이 경기용 휠체어는 지난 80년대 중반 86 아시안게임 및 88서울올림픽과 동시에 열리는 국제장애인 경기대회를 겨냥, 한 수입업자가 일본에서 100대를 수입, 보세창고에 보관한 뒤 찾아가지 않자 보세창고업자가 이를 시에 기증한 것. 시는 이를 지역내 지체장애인협회에 40대, 장애인복지시설협회와 중앙병원 등에 30대씩 전달했다. 중앙병원은 휠체어를 장애인 환자에게 지급하려 했으나 경기용이어서 의자폭이 좁은데다 브레이크가 없어 그동안 창고에 보관해오다 연구용 5대를 제외하고 모두 국가 대표선수들에게 기증키로 결정했다. 한국장애인 재활협회 서울지부 정금종회장은 “경기용 휠체어가 부족해 선수들이 연습하는데 어려움이 컸었다”며 “중앙병원의 이같은 결정으로 선수들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김포서 전통음악학원 운영하는 진환주씨

“우리의 전통음악이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훌륭하게 평가받고 있어요. 우리것을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김포시 북변동에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전통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진환주씨(35). 진씨는 젊은이들이 우리 음악보다 서양음악을 더 선호하는 것은 어릴적부터 서양음악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며 초등교에서 우리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악예고를 나와 이화여대 음악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뒤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강사를 맡고 있는 진씨가 김포에 음악학원을 낸 것은 지난 3월. 장고와 가야금, 거문고를 지도하는 학원을 낸다는 얘기에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는 우리것을 가르치는 것이 성장기 아이들의 인성발달과 우리것을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국악학원을 냈다. 시 국악협회 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이 곳에서 아이들에게 전례동요와 전통민요 그리고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고 쉽게 리듬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장구와 거문고 등 전통 악기를 가르친다. 방학을 맞아 대학강의가 없는 요즘 그는 학원에 나와 작은 손에 장고를 들고 거문고 현을 뜯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 “서양에서는 아이때부터 자기 나라의 전통음악을 배우게 하고 외국음악을 가르칩니다. 민족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죠. 우리도 어릴때부터 우리것을 먼저 가르치게 하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