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배우들 금의환향 "여러분 응원 덕분"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배우들이 12일 금의환향했다.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최우식, 박소담, 박명훈과 제작사 바른손 E&A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은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봉준호 감독은 현지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 주 입국 예정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92년 역사는 물론, 한국 영화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까지 장식한 덕분에 현장에는 취재진 90여명이 몰렸다. 일부 팬들과 다른 입국 승객들도 '기생충' 배우들의 입국 현장을 지켜봤다. 수상의 흥분이 여전한 배우들과 함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곽신애 대표는 "이렇게 이른 아침에 나와주셔서, 환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감사한 만큼 송구스럽다"며 "따로 날짜를 잡고 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취재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강호는"봉준호 감독은 다른 일정 때문에 같이 귀국하지 못했는데 저희끼리라도 인사를 드린다"며 "여러분의 끊임없는 성원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그렇게 좋은 성과를 얻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좋은 한국 영화를 통해서 전 세계의 영화 팬들에게 한국의 뛰어난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배우와 스태프는 이처럼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퇴장했다. 이들은 봉 감독의 귀국 이후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소감 등을 전할 예정이다. '기생충'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고, 64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칸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정직한 후보', 거짓말 못하는 정치인의 등장

감독: 장유정 출연: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등 줄거리: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동명의 브라질 영화 원작 '정직한 후보'는 지난 2014년에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주상숙은 국민들 앞에서는 서민의 일꾼을 자처하는 둘도 없이 청렴하고 믿음직한 국회의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민을 자신의 일꾼으로 여기며 4선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옵션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인물. 그런 그녀가 갑자기 거짓말을 잃어버렸다는 스토리라인은 '만약 내가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면?'이라는 아찔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장유정 감독은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전혀 못하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아주 재미있었다. 거짓말을 잃어버린 사람이 과연 어떤 이야기까지 쏟아낼 것인가라는 부분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밀착 취재로 탄생한 캐릭터 장유정 감독이 '정직한 후보'를 위해 가장 공들인 부분은 '리얼리티'다. 이를 위해 실제 보궐선거 기간 동안 발 빠르게 취재를 다녔고, 후보들의 유세현장을 "마치 축제 같은 현장"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영화에 녹여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부터 정치계 전문가들에게 끊임없이 자문을 구하고 국회의원들을 인터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제작부 내에 '팩트 체크'팀을 따로 둘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주상숙' 캐릭터는 직접 국회의원들을 밀착 취재한 끝에 탄생했다. 선거기간 입고 다니는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부족한 시간 탓에 점퍼 안에 블라우스를 입는 등의 리얼리티를 살리며 동시에 영화적 재미까지 더했다. 믿고 웃겨줄 '뻥쟁이 군단' 직장, 가족 그리고 전 국민에게까지 거짓말을 1도 못하게 된 뻥쟁이 국회의원 '주상숙'으로 분한 라미란은 이미 장유정 감독이 일찌감치 찜한 배우다. 장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주상숙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라미란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주상숙의 열정부자 보좌관 '박희철' 역을 맡은 김무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간 거칠고 묵직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그가 코미디에 도전장을 내민 것. 김무열은 인터뷰를 통해 "뮤지컬 덕분에 코미디가 낯설진 않았다"며 "무엇보다 어떻게 봐주실 지가 걱정이다. 다행히 라미란 선배가 큰 도움이 됐다"며 영화 속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개봉: 2월 12일 장영준 기자

봉준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에 日 실검 1위…네티즌 반응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달성하면서 일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이날 일본 포탈검색사이트 야후재판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기생충' '감독상' '남우주연상' '봉준호' '한국영화' 등이 올라갔다. 일본 관련기사에서는 "(봉준호)감독의 수완이 대단하다. 칸에서도 받고, 오리지널 작품으로 장르에 구애받지 않았다. 정말로 축하한다" "수상할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대단하다. 확실히 재밌었다. 게다가 어느 나라에서나 문제가 되니까 누구나 재밌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축하한다"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일본도 이런 무거운 사회적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나오길 바란다" "이것은 정말로 역사적으로 대단한 쾌거다. 아시아 영화가 최고 작품상을 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수상. 보수적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상에서 순수하게 대단한 작품으로 평가돼 다행이다" 등의 네티즌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1917'를 비롯해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장건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클로젯', 벽장의 실체를 파헤치다

감독: 김광빈 출연: 하정우, 김남길, 허율 줄거리: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벽장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은 소원해진 딸 이나(하율)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에서 상원은 이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긋난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나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때부터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 기이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이나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고, 얼마 후 이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애타게 이나를 찾는 상원 앞에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이 찾아온다. 그는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다름 아닌 '벽장'을 가리킨다. 경훈은 10년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했고, 상원은 그런 경훈과 함께 딸을 찾기 위해 벽장으로 다가간다. '벽장'의 실체를 파헤치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벽장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다. 벽장 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졌다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클로젯'은 김광빈 감독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김 감독은 "살짝 열린 벽장 틈 사이로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일상적인 공간을 미스터리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벽장이라는 서양적인 소재에 한국적인 이야기를 더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신선한 소재와 상상력에 한국적인 정서를 접목시켜 신선한 미스터리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하정우X김남길, 그리고 허율 하정우와 김남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세 배우들로, 각자의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도 두 사람은 존재감과 함께 남다른 호흡을 자랑할 예정. 하정우는 '클로젯'을 통해 생애 첫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했고, 김남길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의상, 문신은 물론 와이어를 활용한 연기 아이디어를 더하는 등 극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봐야 할 배우는 다름아닌 연기 천재 허율이다. 미스터리한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이나 역을 맡은 허율은 드라마 '마더'로 최연소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기상을 거머쥐었고,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클로젯'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슛과 동시에 돌변해서 연기하는 영민한 배우"라고, 하정우는 "뛰어난 집중력과 다양한 표현력이 놀랍다.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느낌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개봉: 2월 5일 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