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실습실 ‘텅텅’… 적막한 중부대 고양캠퍼스

[현장&] 중부대 고양캠퍼스를 가다 
신입생만 수업… 강의실·실습실 ‘텅텅’

▲ 재학생 이전이 무산된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세종관 8층의 한 실습실이 텅 비어 있다.

13일 오전 10시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세종관 8층은 ‘정막’ 그 자체였다.

정보보호학과와 정보통신학과가 이용하는 8층 강의실과 실습실 곳곳은 텅 비어 있었다.

정보보호학과가 8층에 배정받은 강의실은 6곳이지만 재학생이 올라오지 못해 현재는 2곳만 사용 중이다.

또한 전 학년 이전에 대비해 고양캠퍼스로 옮긴 실습 기자재 일부도 다시 금산캠퍼스로 내려보내 실습실 여러 곳도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정보보호학과 뿐만 아니라 이전 대상 22개 학과 모두 신입생만 이곳에서 수업을 받아 빈 강의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부대는 이전 대상 학과 정원 3천460명에 맞춰 교육 시설을 갖췄지만, 교육부가 1학년 865명만 입학 정원을 승인해 시설이 100%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반쪽 캠퍼스’도 아닌 1/4캠퍼스 개강에 따라 교수들의 전공 수업도 특정일에 집중되면서 교수 상담 등의 문제도 현실화되고 있다.

정보보호학과 관계자는 “교수들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신입생 수업을 위해 고양에 있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금산으로 내려가 재학생 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유아교육학과 교수들도 신입생은 월·목요일에 수업하고, 재학생은 금산캠퍼스에서 화·수요일 수업 한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세종관 맞은편 건물인 인농관도 신입생만 수업해 건물 자체가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불 켜진 교수 연구실과 의자가 놓여 있는 강의실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학생들로 가득해야 할 강의실 건물안은 사용 인원보다 휠씬 넓어 추운 기운으로 가득했다.

그나마 온기가 느껴진 곳은 커피점과 편의점, 식당이 위치한 세종관 3층 뿐이다. 이날 11시30분께 식당 앞에서 만난 유아교육학과 1학년 김모씨(19·여)는 “선배들이 없어 학교 정보나 족보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은데 선배들이 없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신입생)만 있어 아무래도 선배와 후배간의 애틋한 정은 없다”고 심정을 전했다.

학생식당도 3층과 4층, 2개 층에 걸쳐 3천500여 명의 수용시설을 갖췄지만, 교육부 결정에 따라 현재는 3층만 운영되고 있다.

한편, ‘중부대 고양캠퍼스 비상 대책 학생 학부모 모임’은 재단과 학교 측이 고양캠퍼스 이전 홍보를 한 것을 사기로 규정하고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어 주목된다.

고양=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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