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골결정력 여전한 숙제

‘수비조직력은 향상, 골결정력은 여전한 숙제.’9일 미국과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1대0으로 승리한 것을 끝으로 거스 히딩크(55)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첫 해가 막을 내렸다. 올 1월초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감독은 국내팬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뜨거운 격려를 받으면서 한국축구와 함께 했다. 때로는 빨리 베스트일레븐을 확정짓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목표는 내년 월드컵 본선”이라며 약 60명의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등 숨은 진주를 찾아왔다. 히딩크감독이 대표팀을 조련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수비의 조직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과 플레이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한국축구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을 수비에서 찾은 히딩크감독은 현대축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백수비가 정답이라며 포백을 고집했었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때까지도 포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많은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차츰 대응능력을 키워나갔고 적어도 4명이 ㅡ자로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데 대한 부담은 털어 버릴 수 있었다. 아울러 한국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스리백의 완성도도 높여가 상대의 전술에 따라 수비전술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 끊임없이 신예들을 테스트한 결과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다수 발견했고 이에 따라 팀이 전반적으로 젊어진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이천수, 최태욱, 송종국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이들은 팀 컬러를 ▲월등한 체력을 앞세워 쉼없이 뛰고 ▲빠르게 공수를 전환할 수 있는 팀으로 바꿔놓았다. 반면 새해 벽두부터 시작되는 내년훈련에서는 시급히 보완해야 될 숙제도 많다. 짧은 시간에 골 결정력을 높이고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간 간격을 더 좁히는게 핵심. 골 결정력은 기본기와 관련돼 쉽게 치유될 수 없긴 하지만 잦은 실전을 통해 공격수들이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포지션간 거리를 좁히는 것은 상대공격을 압박하는 동시에 경기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필수적이어서 연습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할 전망이다. 또 탁월한 키커 발굴이나 절묘한 세트플레이 개발 등도 결코 게을리할 수 없다./연합

한국축구 ’16강 봤다’

한국축구 대표팀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 전초전에서 ‘16강 진출의 제물’ 미국을 제압,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한국은 9일 서귀포월드컵구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FIFA 랭킹 20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전 20분에 터진 유상철의 천금같은 헤딩골을 끝까지 잘지켜 1대0으로 신승,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한조에 편성된 미국을 누름에 따라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황선홍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인천 부평고 동기생인 이천수와 최태욱을 좌·우날개로 배치한 한국은 공격력에 무게중심을 둔 3-4-3의 전술로 전통적인 4-4-2 시스템의 미국과 맞섰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지는 미국을 중원부터 압박하며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미국의 공격력을 무디게 하는 데 성공한 한국은 수비라인에서 부터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직선 패스와 이천수, 최태욱을 이용한 측면공격이 효과를 거두며 미국 진영을 위협했다. 2∼3차례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0분 유상철의 절묘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유상철이 미국 선수에 앞서 헤딩으로 방향을 바꾼것이 크로스바와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 4만2천여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후 과감한 돌파로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한국은 전반 종반무렵 두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으로 1대0으로 앞선 가운데 후반을 맞이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한국은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공격의 주도권을 미국에 배앗겼다. 전반 내내 완고함을 보여줬던 수비가 후반들어 흔들리기 시작한 한국은 후반 34분 제프 아구스에게 골대를 맞고 튕기는 중거리슛을 허용한 데 이어, 1분뒤에는 수비가 1:1 싸움에서 밀리며 커닝햄에게 위력적인 헤딩슛을 내주는 등 전반전과는 대조적인 경기로 불안함을 보였다. 줄곧 수세에 몰리던 한국도 후반 47분께 최태욱이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맞았지만 어이없게 무산시켜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브라질 '삼바축구' 수원 상륙

화려한 기술축구로 세계축구계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는 브라질 ‘삼바축구’가 수원에 전수된다. 수원시축구협회(회장 김용서)는 지난 달 24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80년 역사를 지니고 있는 브라질 명문클럽중 하나인 상파울로 축구클럽(대표 파울로 바스콘셀로스)을 방문, 자매결연식<사진>을 갖고 수원유소년축구클럽 운영에 합의하고 2일 귀국했다. 또 수원시축구협회는 상파울로 FC와 수원 법인 설립에 합의함에 따라 상파울로주 내에 27개 클럽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는 상파울로 FC의 28번째 클럽이 아시아국가로는 최초로 수원에 탄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수원시축구협회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어린이축구교실’을 초등학교 2학년부터 15세까지의 비등록 축구선수 150명을 대상으로 확대, 브라질 코치 2명과 트레이너 3명이 내년 3월부터 지도할 계획이다. 또 수원시축구협회와 상파울로 FC는 우수선수의 조기 선진축구 기술 습득을 위해 매년 수원시의 유망주들을 상파울로로 유학시키는 데도 합의했다. 김용서 회장(수원시의회 의장)은 “한국 축구의 장래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선진 축구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상파울로와의 자매결연을 추진하게 됐다”며 “유소년축구교실을 통해 많은 우수선수들이 배출되면 그만큼 한국축구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축구협회가 상파울로 FC와 자매결연을 맺은 현장에는 수원어린이축구교실 출신으로 지난해 브라질로 유학한 이태오군(16)이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상파울로 FC에 입단해 관심을 모았다./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32강 축구전쟁 막 올랐다

‘이제 축구전쟁은 시작됐다. 우리에게 오직 목표는 16강 진출 뿐.’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에 나설 32개국이 모두 가려지면서 본선 무대에서의 목표 달성을 향한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공동 개최국인 한국 역시 26일 원년 대회 우승팀 우루과이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차를 타는 것에 때마춰 ‘히딩크호 8기’ 명단을 발표, 사상 첫 16강 진출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남미-오세아니아지역 플레이오프 1차전서 0대1로 패해 궁지에 몰렸던 우루과이가 26일 몬테비데오의 센테나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서 다리오 실바의 선제 결승골과 리카르도 모랄레스의 후반 연속 추가골로 3대0으로 압승했다. 이로써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한 우루과이의 본선 진출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12년만이며 통산 10번째다. 30년과 50년 대회 우승팀 우루과이가 본선에 합류함으로써 이번 대회에는 브라질(4회), 독일, 이탈리아(이상 3회), 아르헨티나(2회), 잉글랜드, 프랑스(이상 1회)등 역대 우승팀이 모두 참가하게 됐다. 본선 진출국이 모두 가려짐에 따라 2002년 월드컵은 이제 본선체제로 탈바꿈하게 됐고, 본선 32개국은 오는 12월 1일 부산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조추첨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개최국의 자격으로 시드를 받아 다소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한국 역시 조편성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가능성이 엿보일 전망이다. 26일 발표한 히딩크호 8기 명단에는 그동안 제외됐던 골키퍼 김병지와 해외파들이 대부분 포함돼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으로 나선 후 48년만에 16강 진출의 숙제를 풀려는 한국 대표팀의 염원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정예멤버의 90%를 결정했고,앞으로 합숙훈련과 평가전 등을 통해 자력으로 16강 숙제를 푼다는 각오여서 벌써부터 월드컵 본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를 조짐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