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축구전래행사 “122년전 이랬어요”

한반도에 축구가 소개된 것을 재현하는 축구 전래 122년 기념행사가 인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무명 바지, 저고리에 댓님 등 전통 복장을 갖춘 한국 해군과 옛 수병 근무복을 입은 영국해군은 22일 오전 11시 인천항에 정박한 영국 군함 ‘엑시터호’에서 근대축구가 국내에 전해지던 당시의 에피소드를 재현했다. 전통 의상 차림의 양국 해군 15명씩은 다소 어색한 몸놀림이었지만 즐거운 분위기속에 대한축구협회 전시관에 보관돼 있던 1920년대의 축구공을 발로 주고 받았고 기념 촬영을 하며 한데 어우러졌다. 이번 행사는 대한축구협회와 양국 해군이 1882년 영국 해군 군함 ‘플라잉피시호’가 인천 제물포항에 입항해 연안부두에서 볼을 차면서 주민들에게 축구를 전파한 과정을 재현하자는데 뜻을 모아 열리게 됐다. 이어 양국 해군 장병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 오후 2시부터 우정의 한판 대결을 벌여 영국이 2대1로 승리했다. 특히 수원 친선 경기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비롯, 워익 모리스 주한 영국대사, 이갑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양국 해군관계자와 장병, 시민 등 700여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친선경기 하프타임에는 해군의장대 시범과 사물놀이 등이 펼쳐졌다. 한편 모리스 대사 등 영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날 수원월드컵구장에 자리한 국내 유일의 월드컵기념관이자 축구사료전시관에 전시된 1882년 영국수병이 전해준 한국 최초의 축구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황선학·김용국기자 hwangpo@kgib.co.kr

한국축구 사령탑에 조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네덜란드 출신의 조 본프레레(58) 감독이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나이지리아대표팀을 맡아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본프레레 감독과 17일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의 임기는 오는 21일부터 독일월드컵이 끝나는 오는 2006년 7월20일까지 25개월 간이며 독일월드컵 일정이 연기될 경우 월드컵 종료 시점까지 계약이 연장된다. 이로써 본프레레 감독은 이로써 지난 4월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하차한 이후 두달 만에 바톤을 이어받아 태극호의 선장이 됐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7월17일~8월7일·중국)에 대비해 오는 27일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 한국의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 상대인 중동 팀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네덜란드어 뿐 아니라 영어, 독어, 불어를 잘 구사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올림픽대표를 지낸 본프레레 감독은 90년 나이지리아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아 90년 아프리카컵 준우승과 94년 미국월드컵 8강을 이끌었고 95년 대표팀 감독이 된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을 일궈냈다. /연합

한국축구 부활 축포!

한국축구가 베트남에 진 빚을 깨끗이 갚아주며 치욕의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3차전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연속골로 약체 베트남을 2대0으로 완파, 지난 해 아시안컵 2차에선 오만 원정에서 당했던 0대1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2승1무로 조 1위를 굳게 지키며 월드컵을 향해 한발짝 진군했다. 비록 기대했던 대량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골대를 3차례나 맞춘 불운을 감안하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 ‘복수혈전’이었다. 그러나 FIFA 랭킹 96위의 약체 베트남을 상대로 기록한 2골차 승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안정환, 김은중을 투톱에,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로, 유상철을 중앙 스토퍼로 포진시킨 한국은 세트플레이 때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진철, 조병국의 고공 폭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측면과 중앙 돌파를 적절히 섞어가며 베트남 진영을 쉴새없이 파고 들다 안정환의 한방으로 상대의 끈질긴 수비망을 허물었다. 안정환은 전반 29분 이을용이 상대 수비사이를 뚫고 아크 뒤쪽으로 살짝 내준 볼을 통렬한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꽂아넣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7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김은중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한국은 전반 막판 베트남 공격수 판 반 타이엠에 순간적인 돌파를 허용해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믿음직한 스리백 수비라인은 더이상의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들어 김남일 대신 김두현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2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이 다시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나와 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골차의 답답하던 흐름을 바꾼 추가골은 올림픽호의 꾀돌이 김두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두현은 16분 박지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간 뒤 골키퍼와 맞서며 날카로운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 26분 박지성의 헤딩슛이 3번째로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 속에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연합

한국축구 숨통 튼 ‘역전승’

‘이제야 숨통이 트였다.’ 끝모를 슬럼프에 빠졌던 한국축구가 강호 터키를 상대로 부활의 신호탄을 힘차게 쏘아 올렸다. 한국축구대표팀은 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 2주년 기념 터키와의 2차 평가전에서 유상철, 김은중의 연속골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평가전에서의 0대1 패배를 설욕하면서 몰디브와의 독일월드컵 2차예선부터 시작됐던 지긋지긋했던 무득점의 사슬도 4경기만에 끊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에 조직력 난조로 흔들렸지만 후반에는 말그대로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반 초반까지 미드필드에서의 강력한 압박과 함께 박진섭의 오른쪽 측면 공략이 활기를 띠면서 공격 빈도가 잦았던 한국의 플레이는 하지만 중반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전반 6분 김은중의 중거리 터닝슛으로 포문을 열었던 한국은 터키의 거친 플레이에 막혀 좀체 완벽한 득점루트를 닦지 못하다 전반 종료 2분 전 상대 골게터 하칸 슈퀴르에 선취골을 내줬다. 터키는 43분 니하트가 코너킥을 차려던 동료로부터 재빨리 볼을 건네받아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하칸이 비호같이 대시,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1분과 6분 김동진, 김은중의 잇단 슛이 골문을 외면했던 한국은 8분 조재진, 김치곤, 김두현 대신 안정환, 최성국, 최진철을 한꺼번에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안정환과 최성국이 터키의 수비라인을 흔들던 한국이 달구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동점골은 22분 김동진과 유상철이 합작했다. 김동진이 골문쪽으로 파고 들어가다 터키 수비수 파티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유상철이 골문 왼쪽 모서리를 보고 강하게 슈팅,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공격에 불이붙은 한국은 31분 최성국이 오른쪽에서 차준 코너킥을 조병국이 솟구치며 헤딩슛한 게 골키퍼의 손을 맞고 뒤로 흐르자 김은중이 가볍게 차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연합

한국축구 “더 이상 후퇴는 없다”

‘더 이상 물러설 순 없다.’ 위기의 한국축구대표팀이 ‘올림픽호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5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강호 터키와 2차 평가전에 나선다. 지난 2일 상암벌에서 하칸 슈퀴르의 결승골에 무너진 태극호는 오는 9일 베트남과의 독일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더 이상 무기력증에 빠져 있을 수 없다며 ‘달구벌 결의’를 다졌다. 2002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터키에 2대3으로 무릎을 꿇은 현장인 달구벌에서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고 1무4패의 역대전적에 첫 승을 신고한다는 것. 설욕의 선봉에는 ‘올림픽호 황태자’ 조재진(수원)이 선다.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3골 1도움으로 활약한 조재진은 안정환(요코하마)이나 김은중(서울)과 발을 맞춰 모처럼 나서는 성인대표팀 최일선에서 자신의 A매치 3번째 골을 쏘아올릴 준비를 마쳤다. 또 설기현(안더레흐트), 송종국(페예노르트), 이을용(서울) 등 기존 멤버를 빼는 대신 조재진을 비롯해 올림픽대표팀 멤버 8명을 포진시켜 3-4-1-2의 새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투톱 뒤를 받치는 플레이메이커에는 2일 터키전 후반에 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펼친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이 처음 중책을 맡았다. 미드필더진에는 올림픽호 중원의 핵 김동진(서울), 김정우(울산), 김두현(수원)이 차례로 늘어서고 박진섭(울산)이 오른쪽을 맡아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다. 수비진에는 ‘맏형’ 유상철(요코하마)이 돌아와 좌우에 김치곤(서울), 조병국(수원)을 데리고 스리백 라인을 지휘하고 수문장에도 이운재(수원) 대신 ‘젊은 거미손’ 김영광(전남)이 나선다. 선발진이 통하지 않을 경우 ‘비장의 카드’ 박지성(에인트호벤)이 중원 사령관으로 나서 돌파구를 뚫는다. 1차전 승리로 에르순 야날 감독에게 A매치 4연승을 선사한 터키는 하칸과 하산사슈, 니하트 카베시, 일디라이 바슈튀르크 등 주전들이 먼저 나서고 신예들이 대거 교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한국축구 ‘총체적 부진’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축구가 오는 9일 대전에서 열리는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에 휩싸였다. 박성화 감독 대행이 한시적인 지휘봉을 잡고 있는 대표팀은 터키와의 1차 평가전에서 공수 조직력과 골 결정력의 난조는 물론 목표를 잃은 듯한 무기력 플레이로 일관해 깊은 우려를 낳았다. 물론 감독 교체기라는 점과 해외파 귀국 일정, 국내리그 일정 때문에 불과 이틀밖에 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지만 이날 드러난 대표팀의 경기력은 ‘백약이 무효’라는 절망감을 던져줄 뿐이었다. 박 대행은 “현재 상황은 조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는 실정인 만큼 2002년 같은 전력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새 감독이 오더라도 팀을 재정비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 같다”고 말해 당장 1주 앞으로 닥친 베트남전이 한국축구로서는 일대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베트남은 FIFA 랭킹 94위로 객관적인 전력이나 역대 전적에서 한국(19위)보다 한수 아래 임에 분명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오히려 베트남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2차예선 7조에서 1승1패로 한국(1승1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베트남은 카리스마가 강한 브라질 출신의 에드손 타바레스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팀 내부 개혁 조치를 단행해 사기가 충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던 팜 반 쿠엔을 팀 워크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과감히 전력에서 제외한 대신 나머지 선수들이 오로지 투지와 조직력으로 강팀을 잡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표팀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지난 해 10월 아시안컵 예선 오만 원정에서 치욕의 0대1 패배를 당했던 베트남에게 또다시 잡히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연합